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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과자 어디있어? 맛만 좀 볼게. 나 한 개만, 하고 조르는 사람은 백일 된 아들 다솔이도, 남편도 아닌 우리 엄마다. 좀 전에 부스럭 소리가 들리며 엄마가 부엌 찬장이며 여기 저기를 들추는 소리가 나더니 나몰래 과자를 찾고 계셨던 모양이다. 홀로 아기를 보기가 조금 힘들어져서 당분간 친정에서 머물게 됐는데 이 때를 기회로 삼아 엄마하고 같이 다이어트를 하기로 한 것이다. 이제 아기를 낳은지 백일 쯤 됐으니 산후조리는 어느 정도 된 것 같아서 십여개월을 함께 했던 살들과 격한 작별 인사를 하기로 했다.

두리둥실한 배며, 엉덩이와 경계가 사라진 허벅지, 흔들면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은 겨드랑이 살을 찌우기는 참 쉬웠는데 빼려고 하니 보통일이 아니었다. 출산 전에 입었던 스키니 바지를 낑낑거리며 입으니 숨을 훅 들이쉬면 꼭 끼게 들어가기는 하지만 전혀 맵시가 나지 않는다. 하긴 코웃음을 치며 우습게 봤던 잉여 살 3kg을 아직까지도 못 빼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이어트를 한다고는 하지만 나는 모유 수유를 하고 있으니까 절대로 끼니를 거르지는 않는다. 세 끼는 든든하게 챙겨먹되 간식을 되도록 먹지 않으며, 오후에 동네 한바퀴를 돌고 저녁에는 DVD를 보며 운동을 하기로 했다.

아까 엄마와 함께 운동삼아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가게까지 걸어가서 먹고 싶은 간식을 사 왔는데, 하루에 한 번 일정량만큼 덜어서 먹기로 약속을 한 다음 나머지는 엄마 몰래 장식장 속에 숨겨 놓았다. 솔직히 나도 아구아구 과자를 뜯어서 한꺼번에 다 먹어버리고 싶은데 다이어트를 먼저 제안한 사람도, 조교를 자처한 사람도 나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손가락만 빨고 있다. 출출할 땐 따뜻한 보리차를 마시면 조금 나아질거라며 큰 컵으로 하나 가득 따라서 엄마께 드리고 나도 배부르게 마셨는데 다솔이에게 젖 한 번 물리고 나니 뱃속에서 과자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저녁 먹기 한 시간 전에 45분짜리 DVD로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면 완벽한데 삼일 정도 하니 매트를 깔기가 너무나도 싫었다. 작심삼일이라는 사자성어를 누가 지었는지 그 사람은 천재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엄마가 먼저 오늘 하루만 운동을 쉬자고 말씀해 주시면 오죽 좋을까마는 엄마는 벌써 운동할 채비를 마치신 듯 했다. 다이어트 조교 체면에 삼일만에 운동을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헛둘헛둘 오늘도 운동을 마쳤다. 혼자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면 에라 모르겠다면서 벌써 침대에 대자로 누워버렸을텐데 역시 엄마와 함께 하기를 잘 한 것 같다.

그런데 소파에 앉아서 우리 모녀를 지켜보시던 아빠가 한 말씀 하신다. DVD 속 S라인 언니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나는 건성건성 시늉만 하는 것 같다는 말씀! 운동은 시작하기 전에는 끔찍하게 귀찮지만 막상 시작하면 기분이 좋아지게 마련이어서 아까도 겨우 귀차니즘을 떨쳐내고 나니 슬슬 리듬도 타지고 기분 좋게 땀도 송글송글 맺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의아해 하던 찰나 에어컨에 비친 내 모습을 봤는데!!!!!!!! S라인 언니와는 전혀 딴판인 여자(물론 나이다.)가 전혀 엉뚱한 동작을 박자도 못 맞추면서 엉거주춤 하고 있었다.

럴수럴수 이럴수가! 적어도 이 DVD 속 동작들을 완벽하게 해 내기 전까진 운동을 거르지 않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엄마와 함께라서 내일도 모레도 더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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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하고 식감 좋은 빵에 달콤한 초콜릿이 듬뿍 발려진, 엊그제 남편 생일이라 사 온 먹음직스러운 초코케이크을, 내가 냠냠냠 흐뭇하게 맛있게 먹고 있는 시각은 새벽 5시!!! 이승기가 김치 냉장고 광고를 하면서 '딱 한 입만' 먹겠다고 했다가 김치를 포기째 먹어 버린 것처럼 나도 시작은 '딱 한 입만'이었다.

어젯밤에 왔다갔다 할 때마다 심하게 눈에 띄던 초코케이크. 심호흡을 하면서 절대 먹지 안겠노라고 참다가, 꿈에도 나올 뻔한 바로 그 초코케이크를 새벽에 눈 뜨자마자 냠냠거리면서 먹어 치운 것이다. 공복에 먹어서인지 케이크는 무한정 들어갔고 첨부터 작은 크기이긴 했지만 반 정도 남은 것을 결국 다 먹고 말았다.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다솔이가 배고프다며 깼길래 젖을 먹이고 등을 두드려 다시 재우고 나니 갑자기 허기가졌고 어젯밤부터 심하게 먹고 싶었던 케이크로써 공복감을 달랬다.

사람들은 흔히 모유 수유를 하면 살이 쫙쫙 빠진다고 얘기하는데, 내 생각에 이 말은 '대학 들어가면 살이 빠진다'는 말고 똑같다. 통통하던 고등학생이 대학생이 된다고 거저 살이 빠질 리 없듯, 임신 과정에서 찐 살이 출산과 동시에 다 빠지지는 않는다. 살을 빼겠다는 굳은 의지가 없으면 오히려 살을 더욱 찌울 수 있는 기간이 바로 모유 수유 기간이다.

텔레비전 방송에서 산모에게 모유 수유가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소개된 적이 있다. 나도 눈을 반짝이면서 봤는데 그 방송에서는 모유 수유 활동이 런닝 머신 위에서 1시간 동안 뛰는 것 보다 더 좋은 운동 효과를 낸다고 했다. 그러나 자세한 설명을 들어 보니 하루 8번, 한 번에 100ml씩 수유를 한다는 가정하에서였다. 물론 아기들은 보통 그 정도 젖을 먹는다. 그러나 세 시간 간격으로 하루 종일(24시간) 수유하는 것이 한 시간 남짓 뛰는 것보다 낫다니 삼십분만 더 뛰어도 상황은 역전되지 않을까?

한편 모유 수유 기간을 다이어트 기간으로 삼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젖을 먹이고 나면 너무 배가 고프다는 데 있다. 임신 기간보다 오히려 수유 기간에 먹고 싶은 것이 더 많아지는 것 같은데,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고도 왠지 모를 허전함이 있고 젖 한 번 물리고 나면 급격하게 밀려오는 배고픔 때문에 참기가 너무 힘들다.


방송에서도 엄마가 먹는 양과 젖의 양은 무관하다면서 젖을 물린다고 해서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내가 방송을 보면서 내린 결론은 출산 후에 임신전 몸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반 성인 여성이 먹는 양 만큼만 먹고(굶는 것은 절대 금물!) 수유를 부지런히 하고 틈틈이 운동도 열심히 해야만 했다. 아니 운동은 필수였다. 수유만으로 몸매를 되돌리기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니 말이다.

그나저나 이제는 신랑보다 내가 더 많이 먹는 것이 확실한데 이 식탐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식탁위에는 얄미운 신랑이 먹다가 남긴 피자 조각이 나를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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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 땐 몰랐다. 작년이었던가 시어머님께서 당신이 욕심내서 사셨다는 66사이즈의 옷을 도저히 입을 자신이 없으시다며 내게 내밀 때만 해도 알지 못하던 것이었다. 어머님은 연세에 비해 늘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계시지만 어쩔 수 없는 뱃살 때문에 딱 봐도 77사이즈는 입으셔야 될 것 같지만, 어머님도 여자인지라 한 치수 작은 앙증맞은 옷을 포기할 수는 없으셨나 보다.

어머님께서 내게 내미신 옷은 우연히 동대문 매장을 방문하셨다가 충동구매로 사신 것이었는데 불행히도 그 매장의 모든 옷들은 사이즈가 66까지 밖에 없었단다. 단추를 잠그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열심히 살을 빼면 입을 수 있으실 것 같아서 욕심내 샀지만 결국 포기하게 된 것인데, 그냥 두기는 너무 아까워서 며느리인 내게 주시기로 정하신 것이다.

어머니에 비해 체구가 작은 나는 55사이즈를 입기 때문에 그 옷을 선뜻 받아 들기가 망설여졌다. 받고 나서 입지 않을 바에야 다른 사람에게 주시도록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옷을 받아 들고서 쭈뼛거리고 있으려니 어머님이 '그거 아가씨 66이야' 하신다.



'아가씨 66??' 66이면 66이고 55면 55지 아가씨 66은 또 뭐람? 내가 어리둥절해 있으니까 답답하셨는지 어머님은 내 손에 들린 옷을 기어이 내 팔에 꿰어 주신다. 약간 큰 듯도 했지만 어머님 눈에는 당연히 안성맞춤이다. 좀 큰 것 같은데요, 라는 내 목소리가 무색학 거봐라 잘 맞지 않냐며 예쁘게 잘 입으라는 어머님 말씀.

아가씨들은 전혀 모르는 얘기일 테지만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몸매 선을 잘 드러내 주고 비교적 몸에 착 달라붙게 만들어진 옷들을 아가씨 55, 아가씨 66이라고 부른다. 백화점 등의 마담코너를 눈여겨 보셨다면 같은 사이즈라도 40대 이상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한 옷들의 모양들이 다소 펑퍼짐하고 몸매를 은근슬쩍 덮어주는 덮어주는 디자인들이 단연 최고 인기 상품이다.

어떻게 하면 몸매를 예쁘게 드러낼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가씨들이라면 어찌하면 결점을 가릴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줌마인 셈이다.



결혼한지 2년이 넘었지만 나도 그 전까지는 아가씨 55니 아줌마 66이니 하는 말의 뜻을 전혀 몰랐는데, 아기를 낳고 나니 피부로 확 와 닿았다. 아기를 낳기 전과 비교해서 지금 몸무게는 겨우(?????) 3kg밖에 더 늘지 않았지만 체형이 전혀 달라졌기 때문이다. 온 몸이 지방형 인간으로 변해서 임신 전에 입었던 모든 옷들을 하나도 입을 수가 없는 상황에 처하고야 말았다. 임신 전 체지방지수가 21이었는데 지금은 25니까 그럴 수 밖에 없다.

이까짓 3kg 맘만 먹으면 한 달 안에 쫙 빼 버리리라고 코웃음을 쳤지만 벌써 두 달째 그깟 3kg을 못 빼고 있다. 온종일을 아기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내가 먹고 자고 씻고만 하다보니 제대로 운동할 시간도 없고 운동할 기력도 없다. 3개월 이내에 다 빼지 않으면 내 몸무게로 정착 돼 버린다는 것을 알기에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싶지만 맘따로 몸따로인지 오래다.

그래도 절대로 아가씨 55에서 아줌마 55로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이 내 의지이기 때문에 내일(항상 내일)부터는 계단 오르기를 시작으로 몸무게 -3kg빼기 작전에 돌입할 것이다. 운동 전과 후를 비교하려고 미리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이 사진을 꼭 공개할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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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kg. 10개월의 임신 기간동안 내 몸무게는 정확히 11kg이 늘어났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임신 전 몸무게를 비밀로 하기 위해서 15kg이라고 몸무게를 약간 더 보태서 얘기 하기도 했지만, 11kg의 증가분에도 배에는 튼살이 생겼고 발목 관절에 무리가 갔다.

김희선, 손태영 등 연예인들의 아름다운 D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만삭 사진들을 구경하면서, 나는 임신을 하기 전부터 나 또한 어여쁜 임신부가 되리라 다짐을 했었다. 요즘에는 연예계에만 날씬한 임신부들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뒷모습을 보면 전혀 임신한 티가 나지 않는 일반인들을 보고 그 결심은 더욱 확고해졌다. 임신복도 무척이나 예쁘게 나와서 임신부 열의 아홉은 임신 전과 마찬가지로 멋스럽게 자신을 드러내고 다 임신 기간동안 몸무게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여성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데에만 이롭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굳게 결심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건강한 삶에 관심이 많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KBS 방송 '생로병사의 비밀'에 근거한 내용이다.) 임신부의 적절한 몸무게 증가는 7~13kg이며 특히 임신 후반인 8~10개월 째의 몸무게의 변화가 아주 중요하단다. 그 시기에 몸무게가 확 늘어나 버리면 태아가 성장하면서 비만이 될 경우가 많고 아이의 식습관이 나빠질 수도 있단다. 더 나아가 임신부의 당뇨 수치가 높으면 아기가 성장하면서 당뇨병에 걸릴 확률도 같이 높다고 하니 몸무게를 사수해야 하는 까닭이 단순히 아름다움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임신 초기에는 식사량도 늘릴 필요가 없으며 전혀 몸무게가 늘지 않아도 된단다. 그러다 임신 5개월 무렵부터 식빵 한 조각 분 정도의 열량 정도부터 조금씩 식사량을 늘려야 되는데, 우리네 습관이 어디 그런가? 어른들은 임신 이후엔 무조건 2인분의 식사를 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고열량인 과일은 하루 종일 입에 달고 살기를 바라신다. 나는 입덧도 없었고 식탐도 좀 있는 편이기 때문에 자칫 방심하면 살이 확 찔 수도 있었다. 이론이야 머릿속에 한 가득이지만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입덧이 없었기 때문이었는지 임신 기간동안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 또한 없었는데, 그래서 늦은 시각 자는 남편을 깨워서 구하기 힘든 과일이며 특정 식당의 음식 등을 부탁하는 일도 해 보지 못했다. 그런 경험들은 두고두고 재미삼아 얘기할 수 있는 것일텐데 말이다. 그래도 임신 6개월이 지나면서 밥 한 공기를 뚝딱 해 치우고도 무언가 달콤하고 고소한 것을 더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포만감을 높이기 위해 식사시간 이외에는 무조건 물을 많이 마셨고 식사할 때 열량이 낮은 야채부터 먹었다. 양배추, 배추, 버섯, 양파를 듬뿍 넣고 된장국을 심심하게 끓여서 건더기만 건져 먹었고, 집에 군것질거리를 아예 들이지 않으려고 애썼다. 임신 7개월까지는 근무를 했으며 출산하기 직전까지 2시간 거리로 동네 한바퀴를 산책하는 것 또한 빼먹지 않았가. 그랬지만 역시 막달에는 몸무게가 부쩍 늘어서 11kg 중 대부분이 7개월 이후에 찐 살이다. 임신 전부터 통통한 편이어서 애당초 목표는 8kg 이상 찌우지 않는 것이었지만 그런대로 성공한 편이다. 엄마의 몸무게 변화와는 무관하게 아기는 무럭무럭 잘 자라 주었다.


출산 후 3개월을 황금의 시기라고 하는데 이 시기 동안 임신 전 몸무게로 돌아가야 한단다. 호르몬의 영향 때문에 이 시기에 몸무게를 회복하지 못하면 10년이 지난 후 갱년기를 맡게 될 때 10kg 이상 몸무게가 증가하게 된단다. 나는 출산한지 이제 한달이 조금 넘었는데, 임산부의 최고 운동으로 손꼽히는 모유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임신 중 증가한 11kg의 몸무게 중 8kg이 자연적으로 빠졌다. 산후조리를 잘 해서 몸이 회복되고나면 간단한 체조부터 시작해서 남은 3kg도 빼도록 노력할 것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아내, 무척 예쁜 엄마는 쉽게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임신 전보다 더 예뻐지면 그 누구보다 내가 가장 즐겁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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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수 작은 청바지를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하게 되었다. 내겐 너무 작은 청바지이지만 너무 예뻐서 결코 포기할 수 없기에 나는 매일 집에서 그 청바지를 입고 있다. 텔레비전을 볼 때도 컴퓨터를 할 때도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낑낑대면서 그것을 늘리고 있다 보니 요즘 온통 신경이 다이어트에 쏠려 있다.

서점에서 책을 봐도 다이어트, 길거리에 뿌려지는 광고지 속에서도 다이어트, 눈만 돌리면 다이어트라는 글자만 매직 아이처럼 보인다. 그러다 보니 현대 사람들의 염원이 다이어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영원한 내 친구 인터넷에서 최신 다이어트 동향을 살펴 보면서 뭐니뭐니 해도 운동이 최고라는 것은 또 한 번 깨닫게 됐다.

그렇지만 운동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식이요법. 무조건 적게 먹으면서 단기간에 살을 빼게 되면 그것이 요요로 돌아와서 더 뚱뚱해지는 지름길이 된다. 음식을 불규칙적으로 먹거나 전혀 안 먹게 되면 몸은 본능적으로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되고 언제 필요한 영양소를 얻을 지 모르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 족족 흡수하고 저장하게 되는 것이다. 영양의 균형이 깨지게 되는 원푸드 다이어트가 100% 실패하는 요인도 그것이고 금식이나 초절정 소식이 결국에는 더욱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까닭도 그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끼니를 '굶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보통 1200kcal 정도의 열량은 먹어 주되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근육 운동과 유산소를 병행해야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할 수가 있다. 근육이 없으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져서 운동의 효과를 내기가 힘드며 유산소를 함께 할 때 지방을 더 빨리 태워버릴 수 있다. 그리고 이제 비키니 입을 시기도 지났으니 너무 마음을 급하게 먹지도 말며 한 달에 2~3Kg 정도도 체중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다이어트에 임해야 한다. 아, 하루에 물을 8잔 이상 마셔주는 것도 잊지 말자. 너무 유식한가? 그런데 왜 나는 기초대사량이 평균 이하이고, 근육량이 거의 없으며, 왜 한 방에 날씬해질 수는 없는지를 고민하는가? 역시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허벅지에 꽉 끼어서 옴짝달싹 하지 않고 있는 고가의 청바지를 보니 마음을 느긋하게 먹을래야 먹을 수가 없다. 인터넷에서 알게 된 방법 중 솔깃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야채수프 다이어트. 몸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충분해야 다이어트가 더 잘 된단다. 적게 먹고 나물류만 먹어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가 바로 비타민과 미네랄 부족 때문이라고.

특히나 내가 신봉하고 있는 방송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소개한 내용이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별로 어렵지도 않았다. 양파, 단호박, 당근, 양배추 각 50g에 물 800g만 있으면 재료 준비 끝! 모든 야채들을 아주 잘게 썰어 준 다음, 물을 넣고 센 불에 5분,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20분 끓여 주기만 하면 된단다. 끓인 수프 중 맑은 국물만을 하루에 한 잔 200ml씩 먹으면 살이 쏙쏙 빠진다니 얼마나 간단한가.


바로 이거다 싶었다. 그런데 막상 하려니 망설여 지는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야채 값이야 날씬해 진다는데 그 정도 투자를 못 할까마는 그 딱딱한 단호박을 잘게 썰 용기가 나지 않았고, 채소의 무게를 정확하게 잴 저울이 없다는 것이 또 걸렸다. 게다가 자주 야채 수프를 끓여 줘야 할 텐데 그만한 부지런함이 내게 있었던가? 역시 게으른 여자는 예뻐질 자격이 없는 것이었다.

인터넷에서 야채 수프를 먹고 성공한 사례를 찾아 보려고 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시작만 했을 뿐 과정과 결과를 소개해 준 글은 하나도 없었다. 아,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직도 고민중이다. 야채 수프를 드시고 다이어트에 성공하신 분들은 꼭 그 성공담을 널리 알리셔서 나 처럼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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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도 보기 싫어서 '그것'이 있는 쪽으로는 의식적으로 고개도 안 돌리고 있다가 정면 승부를 한 지 10여분 째. 샅샅이 훓어보고 나니 더더욱 미워졌다. 보면 볼 수록 도저히 '입을 수가 없는' 크기인 것이 확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내 생활 신조 중 하나가 절대로, 절대로 인사치례와 '우리 다음에 밥 한 번 먹자'류의 형식적인 말은 하지 말자인데, 그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요놈의 입방정 때문에 아까운 내 돈 십여만원을 날리게 생긴 것이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K가 이번 휴가 기간에 일본 여행을 간다는 말을 살짝 흘렸다. 만사가 귀찮아서 아예 '방콕'이 계획이었던 나를 비롯하여 멀리 못 가는 것이 한이 되었던 다른 친구들이 벌떼처럼 K에게 바짝 붙어서 이것저것 물어 보기 시작했다. 며칠 계획으로 가느냐, 어디 어디를 보려느냐, 예산은 얼마나 잡았느냐 등등 질문이 쉴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다 쇼핑으로 관심이 옮겨 가면서 일본에서 사 오면 좋은 물건들에 대해서 또 한바탕 논의가 이어졌는데, K는 아는 사람을 통해서 일본 외지에 있는 의류 할인 매장을 알게 됐다며 사고 싶은 옷이 있으면 자기에게 부탁만 하란다.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예쁜 옷 있으면 자신의 것도 한 두벌 정도 사 와 달라고 부탁했고 그 중 한명이 특정 브랜드의 청바지를 부탁하기에 뭐에 홀렸는지 나도 덩달아서 '나도, 나도'를 외쳐댔다. 그러나 사실 내가 정말로 청바지를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다들 한 마디씩 하기에 그야말로 형식적으로 맞장구를 쳤던 것이다. 그런데 K는 오늘 전화를 걸어 일본에서 '특별히' 내 것만 사 왔다면서 밥을 사라고 했다. 다른 친구들에게는 비밀로 하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지난번 모임이 있었던 날 너무 정신이 없어서 누가 어떤 것들을 부탁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났고 치수도 몰라서 다른 친구들 것은 사 올 수 없었는데, 자신과 체형이 비슷한 내 옷만은 잘 고를 수가 있었단다.

밥 집에서 비빔밥을 막 비비고 있다가 그 얘기를 들었는데, 친구는 정말 몰랐을까? 순간 밥을 비비던 내 숟가락이 잠시 멈춰서고 의연하려고 애썼지만 미간이 살짝 찡그려 졌었다는 것을. K는 165의 훤씰한 스타일이고 나는 160-X의 아담한 스타일인데 어째서 우리의 체형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그것이 몸무게가 비슷하다는 뜻이었다면 정말 굴욕적이지만, 실제로 K와 나는 똑같이 40킬로 후반대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척 봐도 작을 것이 뻔한 청바지를 십몇만원 씩이나 주고 받아 와야 한다니, 너무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그것도 밥까지 사 가면서!) 너무 싸게 사서 거의 공짜나 다름 없다는 K 앞에서 '그래 정말 예쁘다, 고마워'를 외치고 있었지만 대학 졸업 이후 인터넷에서만, 그것도 시즌 오프 상품으로 80~90% 세일을 할 때만 옷을 사는(실제로는 내가 훨씬 똑똑하게 쇼핑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나에게는 너무 가혹한 가격이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의자 위에 던져 두고는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가 드디어 정면 승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이름 있는 브랜드의 바지라더니 역시나 예쁘긴 한데, 정말이지 끔찍하게 작다.

다리를 꿰어 보니 역시 허벅지까지 밖에는 바지를 올릴 수가 없다. 울며 겨자먹기로 청바지를 늘려서라도 입으려는 심산으로 집에서 텔레비전을 볼 때도 컴퓨터를 할 때도 청바지를 입고 있다.(물론 지금도 헥헥) 이렇게 며칠을 입고 있으면 조금은 늘어나겠지 하는 바람이 있고 또 이 청바지에 체형을 맞추는 다이어트를 시도하려는 계획도 섰다. 치수 작은 청바지를 사 온 친구 K양, 일부로 그러지는 않았겠지만 얄미운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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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9시 이후에 과자를 그것도 초콜릿이 듬뿍 발린 것으로 양껏, 한봉지를 다 먹었다는 것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가끔씩(?)은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 더운 여름밤을 더 즐겁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너무 자주가 돼서는 안 되겠지만 말이다. 날씬해지기 위해서는 야식은 금물이며 밤에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어서도 안 된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수십년 동안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존경스러운 몇 명의 얘기를 들어봐도 일주일에 한 번쯤은 자기 자신을 위안하는 차원에서 그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는 상을 준다고 한다. 솔직한 얘기로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가? 그 재미를 모른 채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생각만 해도 삭막하다. 날씬하고 예쁘게는 살아가겠지만 폭신하고 달콤한 케이크 맛이나 고소하고 쫄깃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닭튀김이 주는 기쁨을 모른다는 것은 너무 슬프지 않는가? 밤중에 최고 열량을 자랑하는 다이XXX를 먹은 변명이라고 하기엔 너무 구구절절했다.


여성들 중에는 음식을 먹기 전에 열량부터 따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도 몇 번은 해 봤는데 즐겁게 먹기에는 너무 짜증나는 일이라서 살 찌는 음식과 살 안 찌는 음식 정도로만 구분을 하면서 먹는다. 그리고 예전에도 몇 번 속은 적이 있어서 특히나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 고열량 식품이 분명한 음식에 써 있는 열량표는 아예 보지도 않는다.

좀 오래 된 얘기인데 엄청 큰 크기의 과자(다 못 먹으면 붙여 두라고 큼직한 스티커가 같이 있는 그런 과자)를 냠냠 맛있게 먹다가 무심코 열량표를 보게 됐는데 생각보다 열량이 낮아서 더욱 안심하고 그 큰 걸(그러나 노래방 새우X  정도로 큰 것은 아니고 일반 과자랑 노래방 과자의 중간 정도의 크기였다.) 혼자서 꾸역꾸역 다 먹었다. 짭짤한 뒷맛이 남아서 담백하게 우유(우유또한 열량이 높다.)로 마무리까지 해 주고 다 먹은 과자 봉지를 딱지처럼 접어서 버리려는 순간 다시 본 열량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가 한 번에 다 먹어 버린 그 과자가 사실은 3회분이었던 것이다.


무슨 말인가 싶어 자세히 읽어보니 처음에 내가 잘못 봤던 다소 낮았던 열량표는 과자를 1/3만 먹었을 때 해당되는 말이고, 나처럼 한 봉지를 다 먹은 경우에는 거기다가 곱하기 3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 표를 보기 전에는 과자의 열량이 높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낮아서 안심하고 꾸역꾸역 한 봉지를 다 먹었건만(...핑계인가...?) 괜히 사기당한 느낌이 들었다. 그 이후로 과자를 먹을 땐 재미삼아서 열량표를 볼 때도 있지만 대게 그냥 맛있지만 살 찌는 음식이려니 하면서 먹는다.

오늘 엄청난 고열량을 자랑하는 것을 뻔히 아는 다이XXX를 먹으면서 여기에는 어떻게 열량을 표시하고 있는지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래서 입으로는 우물우물 과자를 먹으면서 뒷부분에 있는 열량표를 봤다. 켁! 기가 찰 노릇이었다. 너무 달다고 느껴질 때마다 연한 아이스 블랙커피를 마시면서 거의 한 봉지를 다 먹고 있었는데, 이 과자의 1회 제공량은 겨우 2개라고 표시돼 있었던 것이다. 과자를 만드는 사람들이 차마 1봉지의 열량을 다 쓸 수는 없었던 것일 게다. 그러면 나처럼 날씬한 몸매는 원하면서도 단 것을 찾는 모순덩어리들이 맘 놓고 이 과자를 선택할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1회 제공량이 겨우 두 개라는 것은 너무 심한 듯 싶다. 두 개만 먹고 과자 봉지를 닫아서 냉장고 속에다 넣을 정도의 자제력을 갖춘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모르긴 몰라도 야심한 밤에 과자를 먹겠다고 모자를 눌러쓰고 편의점까지 뛰어갔다 온 사람들 중에는 아마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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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다이어트 운운하는 여인네가 갑자기 웬 야식?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어제는 유난히 달달한 과자, 짭짤한 과자, 시원상큼한 아이스크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아침부터 저녁밥을 다 먹을 때까지 느껴지는 허전함.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저녁밥이 다 소화될 무렵 집 앞에 있는 수퍼마켓으로 신나게 뛰어갔다.
 
헉! 고급 과자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에 첫번째 놀랐고 과자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에 두번 놀랐다. 과자 좋아하는 꼬맹이들이 있는 집들은 과자값만 해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과자 하나라도 몸에 좋은 것으로 주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인데, 고급스러운 재료를 썼다는 과자들은 하나같이 값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나야 뭐 질보다 양이란 생각으로 내가 어렸을 때 많이 먹었고 값도 비교적 저렴한 옛날 과자들을 잔뜩 사서 돌아왔다. 늦게까지 컴퓨터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야금야금 과자를 먹었다. 과자 먹고 부른 배를 부여잡고 그대로 자고 일어났는데, 오늘 아침 타는 듯한 목마름과 속을 박박 긁는 아픔때문에 불쾌한 기분으로 잠에서 깼다.

늦게 음식을 잘 먹지 않다가 먹어서 그런지, 밤에 먹은 것이 과자라서 그런지 술을 많이 마시고 난 다음날처럼 무척이나 괴로웠다. 거울을 보니 역시나 얼굴이 팅팅 부어있다. 얼굴 붓는 것이야 예상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놀랄 일도 아니었다. 아삭아삭 맛있게 짭잘한 과자에는 소금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물을 많이 마시게 됐고 그러니 얼굴이 붓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속이 이렇게 쓰릴 줄은 정말 몰랐다. 과일류는 많이 먹어도 다음날 아침에 이렇게까지 속이 쓰리지는 않을텐데 역시나 과자는 몸에 좋은 음식은 아닌 모양이다.

나는 원래 아침에 맛있는 음식을 먹기를 좋아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도 근사한 아침상을 차려서 먹을 정도로 아침 입맛을 잃은 적이 없었다. 아침에 고기를 구워 먹을 수도 있고 매운 비빔국수도 한그릇 뚝딱할 수 있는 식성이다. 한창 다이어트를 할 때는 저녁을 유난히 가볍게 먹기 때문에 먹고 싶은 것을 아침 식사 메뉴로 정해서 그거 먹는 설렘에 일찍 일어나기도 했다. 그래서 아침이라 입이 깔깔해서 밥맛이 없다는 사람들의 말을 그동안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 아버지는 늘 아침 식사 때 밥을 잘 드시지 못하시고 1/3 정도를 남기는 경우도 많으신데, 나는 그 이유를 이제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저녁식사 후에도 늘 입이 궁금하다고 하시면서 과일도 드시고 치즈도 드시고 떡도 드시고 각종 음료수도 드시고 주무시기 전까지 음식을 입에 달고 사신다. 그러니 거의 매일 아침 속이 더부룩 답답하시지 않으셨을까? 나도 오늘 아침에는 도저히 음식을 먹을 수 없어서 주스를 만들어 먹고 말았으니 말이다.

점심 때가 되어서는 밥을 먹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지만 그 때까지 속이 완전히 편하지는 않았다. 과자 좀 먹었다고 너무 유난스러운 반응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오랫만에 짭잘한 맛, 달콤한 맛, 고소한 맛 등의 과자를 많이 먹었더니 몸에서 놀란 것 같다. 몸에 좋은 것들만 먹고자 오랜 기간 노력하다가 갑자기 좋지 않은 것을 먹으니 몸이 금방 반응을 한 것이다.
 
친구는 몸을 너무 곱게 길들이는 것 아니냐고 그냥 과자에 야식에 팍팍 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강한 몸으로 단련시키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놀렸는데,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야식은 정말 몸에 좋지 않다는 것. 잠들기 전 최소 4시간 전까지는 모든 식사 및 간식을 끝내는 것이 좋은 습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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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뷔폐 식당. 똑바로 앉아 있기도 버거운 내가 부른 배를 부여잡고 주위를 살피고 있다. 아까는 먹느라 바빠서 제대로 못 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음식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뷔폐 식당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음식을 즐, 기, 고 있을까? 내 생각엔 모두가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후식으로 조각케이크와 아이스크림과 커피까지(두 잔) 마신 후 숨쉬기도 불편한 내가 음식을 진정으로 즐기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뷔폐 식당에 있는 사람 중 절반은 본전을 뽑기 위한 경쟁이라도 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다이어트에 목숨을 걸면서도 가끔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 찾는 뷔폐 식당에선 많이 먹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가득찬 난 모순 덩어리이다. 과식을 하게 되면 많이 먹은 것에 대한 불쾌함과 그 열량을 소모하기 위한 신경전, 그리고 식사 후 불룩해진 배를 다시 납작하게 만들기 위한 무수한 노력이 들게 된다. 그러니 본전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적게 먹는 것이 맞지만 뷔폐 식당에 들어선 그 순간에는 오직 '많이 먹는 것=본전을 뽑는 것'이라는 나도 이해할 수 없는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니 정말 이상한 일이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내 일행들은 모두 그렇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이지만 각자 음식을 가져다 먹기에 바빠서 함께 자리해서 느긋하게 앉아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그래서 우리는 배가 어느 정도 부른 이후에야 본격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 대화 중에도 본전이란 말이 자주 등장하지만 꼭 누군가는 다시는 뷔폐 식당에서 만나지 말자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말을 꺼내고, 그러면 나머지는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며 평소에 적게 먹는 우리에게 뷔폐 식당은 손해라고 우겨대기 시작한다. 남들이 볼까봐 두려운 한 편의 코메디처럼 말이다. 그리곤 식탁의 한쪽엔 다 먹지도 않은 채 밀쳐 둔 접시들이 수북한데 또다시 음식을 가지러 자리를 뜬다. 순전히 본전을 뽑기 위해서.

나는 이런 우리의 모습을 보며 '막식가'라는 이름을 붙였다. 막식가는 많은 접시를 비워 내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며 음식의 종류나 조리법에 관계 없이 내키는 대로 마구잡이로 먹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온통 본전을 뽑아야 된다는 생각이 가득하여서 배가 부른 이후에도 계속해서 먹는 경향이 있는데, 나중에는 먹다가 지쳐서 다시는 뷔폐 식당에 오지 않을 것을 맹세하지만 곧 이를 잊고 다시금 뷔폐 식당을 찾아서 마구잡이로 먹는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뷔폐 식당에는 우리처럼 무식(?)한 막식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부산스럽게 왔다갔다하며 정신없이 접시를 비워낼 동안 아주 기품있는 동작으로 천천히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정한 순서에 따라서 뷔폐의 음식을 맛보는 듯 보였는데, 일행들과 충분한 대화를 하며 여유롭게 앉아 있는 모습이 참 우아해보였다. 그들은 은 음식을 맛있게 먹을 줄 아는 '미식가'였던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접시의 수가 문제가 아니며 많이 먹는 것을 가지고 본전을 뽑았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것 같았다.
 
내가 미식가가 아닌 막식가이기에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뷔폐 식당에 오는 지 잘은 모르겠다. 보기 좋을 정도로 담아 온 음식을 놓고 한참을 음미하는 그들의 식사 모습은 분명히 좋아보이긴 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주머니 가벼운 내가 자주 찾지 못하는 뷔폐 식당에서 미식가가 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는 것을 말이다. 언제 또 올 지 모르는데 우선은 먹어두고 볼 일이기 때문이라고 하면 너무 처량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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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날 지경이다. 정말 기가 막힌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정녕 우리 여자들은 한시도 다이어트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가 없단 말인가? 드디어 임신을 하여 3개월 째에 접어든 사촌언니와 오늘 점심을 같이 먹었다. 다행스럽게도 입덧이 심하지 않아서 언니는 모든 음식을 달게 먹을 수가 있다기에 우리는 몸에 좋고 맛있는 된장 찌개를 보글보글 끓여 먹었다. 각종 나물과 함께 곁들여 먹으니 꿀맛 같아서 나는 밥 한 그릇을 뚝딱 해 치우고 또다시 밥솥으로 눈길을 돌리다가 머쓱해지고 말았다. 조금 민망했던 나는 실실 웃으면서 임신부는 아기 몫까지 먹어야 하니 언니도 한 그릇 더 먹으라고 부추겼는데, 돌아온 언니의 대답이 너무 놀라웠다.

임신을 하면 무조건 잘 먹고 투실투실 살을 찌우는게 당연시 여겨졌던 옛날과 달리 21세기 임신부들의 최대 고민은 다이어트라는 것이 아닌가? 특히나 언니의 경우는 입덧이 없어서 더욱 조심해야 된단다. 아기의 건강을 우선시 여기는 엄마들이 미용을 위해 체중 관리를 할 리는 없고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다. 그런데 임신을 한 40주를 세 등분하여 임신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었을 때 초기에는 예전에 먹던 식사량 그대로 먹으면 되고 중기에는 150~200g을 후기에는 350~400g을 더 먹어 주면 된단다. 중간중간에 과일과 고구마 등을 간식으로 먹어주면 더 이상의 열량 섭취는 불필요하다는 말이다.식빵 한 쪽이 150g이라고 하니 임신을 했다고 하여 2인분의 밥을 먹는 것은 안 될 말이라고 한다.


이렇게 임신 기간동안 체중 관리를 하는 이유는 임신후 체중 증가가 너무 심하면 임신 중독증을 비롯하여 여러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고, 산모도 원래의 체중을 되찾기가 어렵지만 아이도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임신 전 체형에 따라 7~15kg 정도만 체중이 증가하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된단다. 임신을 하면 20~25kg 정도 살이 찌는 것을 예사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또한 3개월째인 언니도 그렇지만 5개월까진 배가 나오지도 않는단다. 5개월 이전에 배가 불룩한 산모가 있다면 필시 체중조절에 실패한 까닭일 것이다. 배가 나온 이유가 아이 때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사진을 보면 임신 후에도 너무나 날씬해서 역시 연예인들은 독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무지한 것이었다. 그녀들도 의사의 조언에 따라 철저하게 영양 조절을 했을 것이다. 임신부는 양보다는 질을 생각해서 음식을 먹어야 되고 임신부들이 많이 먹는 과일도 의외로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단다. 또한 아이를 갖게 되면 활동량을 줄이고 누워 있는 시간이 긴데 이것도 좋지 않은 것이란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벼운 산책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 유산의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 때부터는 걷기, 수영, 임신부 체조 등 운동을 병행해야 산모와 아이 모두가 건강해질 수 있다.


그동안에는 누가 임신했다고 하면 임신과 동시에 배가 나오고 임신 기간 동안에는 무조건 잘 먹고 조심해야만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드라마를 보면 한밤중에도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르면 남편을 가게에 보내어 아이스크림이나 딸기, 떡볶이 등을 밤참으로 먹는 장면이 나온다. 시도 때도 없이 아내가 원하면 언제나 어디에나 쌩하니 나가서 맛있는 음식을 구해오는 것이 남편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니의 얘기를 듣고 나니 밤중에 배가 고파서 힘들어 하는 아내를 잘 다독이는 것이 더 중요한 남편의 몫인 것 같다.

언니를 따라 산부인과 병원에 같이 갔는데 입구에 들어서자 표어가 눈에 띄었다. '작게 낳아서 크게 기르자' 영양이 과잉 되면 아이도 커 지고 아이의 무게가 4kg이 넘으면 자연 분만이 힘들어 진다고 한다. 병원에서도 가장 주의를 주는 것이 체중 조절이고(요즘 산모들은 지혜로워서 다른 것은 일러주지 않아도 잘 아니까) 언니의 차례를 기다리면서 본 임신 관련 책자에서도 비만에 관한 내용이 너무나도 많았다. 원래부터 통통했던 언니도 막달까지 8kg 정도 몸무게가 늘 것을 계획으로 영양 조절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임신부가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산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좋다고 하니 우리 여성들에게 다이어트란 평생 같이 지내야 하 친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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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아직 치우지도 않은채 한쪽으로 슬쩍 밀어만 두고 볼록 나온 배를 기분좋게 쓰다듬다가 나도 모르게 화들짝 놀란다. 역시 나쁜 습관을 들이기란 이렇게도 쉬운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당연하지만 나는 굳이 밥상을 다시 한번 쳐다본다. 역시 바닥이 보인다. 어찌나 알뜰히 잘 먹었는지 휑한 느낌마저 주는 국그릇을 보고 잠시 심란한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한국 사람은 국물을 먹어야 속이 든든하다더니 며칠째 살뜰이도 들이마신 국물 덕에 속은 물론이거니와 정신까지 든든해진 기분이다. 며칠 전 설마하다가 찬 바람에 뒷통수를 맞았을 때 꽁꽁 언 몸을 녹이려고 모처럼 뜨끈한 국을 끓였고 한참 만에 맛본 끝내주는 국물의 짜릿함에 어렵게 들인 좋은(?) 습관이 와르르 무너지고야 말았던 것이다.

내 글을 읽고서 어떤 분들은 국을 먹었으면 먹었지 뭘 그렇게 호들갑이냐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1년 365일 다이어트를 계획(만) 하는 통통(?)녀이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영양소의 집합체이며 뱃살의 주범이라는 국물을 꽤 어렵사리 끊고 살아왔다. 그랬다가 갑자기 분 찬바람을 핑계삼아 며칠 째 국물을 들이키고 있으니 내 딴에는 정말 허탈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인인 내가 다른 음식도 아닌 국물을 나쁜 음식으로 생각하게 된 것에는 계기가 있다. 나와 키는 10센티미터 이상 차이가 나면서 몸무게는 똑같은(!) 친구 때문인데, 우리는 친하다보니 함께 밥 먹을 기회도 많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먹는 것 같은 친구가 늘 마른 체형을 유지하는 비법이 궁금했기에 그녀의 식사습관을 꾸준히 관찰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물론 다른 이유도 참 많지만 나는 국물을 대하는 태도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라면을 먹어도 늘 국물을 먼저 탐하는 나와는 달리 그 친구는 태생적으로 국물을 멀리하는 까닭이었다. 라면을 한 냄비에 끓여서 작은 그릇에 덜어먹을 때 그 친구는 국물을 한 숟가락도 떠 먹지 않는다. 정말 그런가 싶어서 일부러 면과 국물을 함께 그릇에 떠서 주면 그 친구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러면 맛이 없다고 질색을 한다. 면은 국물과 함께 촉촉하게 먹어야 맛있고 면을 먹는 중간중간 라면 국물을 후루룩 마셔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나와는 정반대였다. 꼬들꼬들하게 말라가는 라면을 먹는 것이 훨씬 더 맛있다며 국물은 쳐다보지도 않는 그녀. 다른 국이나 찌개를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부터 국물 음식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식사를 끝낸 친구의 국 그릇에는 건더기만 건져먹고 남은 국물이 가득 남아있었다.


옳다구나! 그 이후로 나는 국물을 먹지 않았다. 보글보글 찌개를 끓였을 때도 건더기만 건져 먹을 뿐 국물은 먹지 않으려고 애썼고 라면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국물을 후루룩 먹어야만 밥 먹은 것처럼 느껴지던 내 식습관을 고치자니 정말 힘들긴 했다. 특히나 날씨가 추울 땐, 각종 해물과 얼큰할 것이 틀림없는 짬뽕 국물, 뽀얀 색감으로 먹기만 하면 건강해질 것 같은 설렁탕, 신김치로 끓이면 더욱 맛있는 김치찌개, 고기 익는 냄새가 구수한 쇠고기무국 등 국물이 끝내주는 음식들만 생각나니 말이다.

그런데 국물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것은 사실이다. 국물이 살찌는 원인은 크게 소금과 기름 때문인데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각종 재료의 염분과 지방이 국물속에 녹아난다. 국물이 고소한 것은 육류에서 빠져나온 기름 때문이며 짭짤하고 감칠맛나는 국물맛은 소금이 좌우한다. 그래서 국물은 열량이 높으며 이것을 마시면 배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비만 문제 뿐만 아니라 밥을 먹을 때 국물과 함께 먹으면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고 하니, 건강을 생각한다면 눈물겹지만 조절할 필요가 있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국물 음식을 좋아한다. 그렇기에 아예 끊을 수는 없으니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도록 습관을 들여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끝내주는 국물의 유혹을 이기기란 정말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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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각또각또각, 경쾌하면서도 가벼운 하이힐이 나를 향해 걸어 오는 소리가 들린다. 굳이 얼굴을 쳐다보지 않아도 약속시간에 30분이나 늦은 내 친구 M모양이다. 그녀가 늦은 것에 대해 화가 낫다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나는 일부러 친구 쪽은 쳐다 보지도 않고 심드렁하게 식당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제 딴에도 미안한 듯 때아닌 웃음을 날리면서 과하게 반가워하는 친구의 얼굴에 그만 피식 웃음이 나와 버린다.

아니 나도 이렇게 까지 늦을 줄은 몰랐는데, 괜히 버스를 타 가지고 말이야. 겉옷을 벗고 자리로 앉는 친구의 배에서 무언가 반짝거리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친구는 오랜 기간의 처절한 다이어트 끝에 몰라보게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으면서도, 24인치 청바지를 입고 말리라며 아직도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대단한 아이(?)이다. 그냥 봐도 몸매의 선이 확실히 달라져서 나는 이 친구를 만날 때마다 다이어트 의지를 새롭게 다지게 된다.

몸매에 자신이 생긴 친구는 이 추운 겨울에 배꼽티를 입고 나왔다. 물론 실외에서야 두툼한 겉옷을 입으니까 건강상 큰 문제가 없다고 해도 겨울에 배꼽티라니, 정말 예상못한 일이었다. 그런데 내가 더 놀랐던 것은 배꼽티 때문이 아니었으니...... . 친구는 날씬해 진 자기의 배를 축하하기 위해 '배걸이(마땅한 용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를 선물했단다. 배걸이라는 낯선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목에 걸면 목걸이 배에 걸면 배걸이라고 말씀드리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다.


내 설명을 듣고 설마?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금 상상하시는 그 기상천외한 것(적어도 두툼한 배를 가진 나에겐)이 맞으니 자신의 상상력을 폄하하지 마시도록. 내 관심에 신이 난 친구는 거기가 밥을 먹는 식당이라는 것도 잊고 친히 일어나서 뱅그르르 돌아 나에게 배걸이를 보여주었다. 뒤에는 한 줄, 앞에는 두 줄로 되어 있는 배걸이는 청바지 위와 배꼽치 아래에서 아주 아름답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너무 비싸서 차마 24k 순금으로는 주문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꽤 값을 치르고 산 것이란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보기 좋게 납작한 배 위를 반짝이는 배걸이가 내가 보기에도 참 예뻤다. 특히나 청바지 위로 잘록하게 뻗은 허리에 굵은 금줄이 반짝이니까 한층 더 섹시해 보이기도 했다. 친구의 말을 들으니 배걸이의 또다른 좋은 점은 그걸 하고 있으면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는 것이란다. 무슨 말인고 하니, 방심하고 음식을 아구아구 먹으면 금줄이 툭 끊어져 버릴 수도 있으니(그렇다, 금은 탄력이 없다.) 알아저 적당한 양의 음식만을 먹게 되고 자리에 앉을 대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앉을 수밖에 없어서 자세교정에도 아주 좋단다.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 예쁘게 한 배걸이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툭 끊어져 버린다면 그것 참 난감한 일일테니 배걸이를 한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레 음식의 양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배걸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길이가 짧은 상의와 골반 바지를 입을테고 항상 허리가 드러나니까 늘 배가 긴장된 상태일 것이다. 어느 책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면 같은 이유로 다이어트 효과가 더 좋다던데, 배걸이도 다이어트 용품으로 딱일 것 같다.

이쯤되면, 보기에도 좋고 체형관리에도 좋은 배걸이가 2009년의 인기 상품 목록에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의사들은 배 부분을 따뜻하게 해야 건강에 좋다고 하던데, 그래도 내 생각에는 가끔씩이라면 자신의 아름다운 허리선을 드러내도 큰 문제는 안 될 것 같다. 물론 배둘레햄이 두둑한 나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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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제로>에서 다이어트 약의 성분과 부작용에 대해 낱낱히 설명해 준 이래로 긴가민가 했던 그 약의 위험성이 보다 더 분명해졌다. 실제로 내 주위에도 다이어트 약을 처방받고 우울증과 불면증 등 여러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다이어트 약이 심하면 자살 충동까지 부를 수 있다는 방송 내용이 남일 같지 않았다. 그러나 뉴스에서도 떠들썩했던 다이어트 약의 성분과 부작용을 알면서도 그 약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까지 있을 것이다. 분명히 말이다. 그렇다면 왜?

나는 줄곧 46kg을 유지해왔다. 46kg이라고 하면 엄청나게 날씬하다고 생각하실 지 모르나, 나는 키가 160센티에도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마르지도 찌지도 않은 그냥 보통 몸매의 소유자이다. 그런데 요 몇 달 추위를 핑계로 꼼짝달싹 하지 않는 생활을 2개월 넘게 지속하다 보니 어느새 몸무게가 부쩍 늘었다. 내가 하는 일은 내내 서 있어야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움직임이 그다지 많지 않고 근무시간도 짧다. 추운 것을 끔찍히도 싫어해서 퇴근 후에는 곧장 집에 들어와서 별로 움직이지도 않기 때문에 평소보다 운동량이 확 줄었다. 그래서인지 1kg씩 늘던 몸무게가 50kg에 육박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으면서도  천성이 게으르고 뒷심이 부족한 나는, 보다 더 쉬운 방법이 없는지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체형관리실 광고를 보게 됐다. 사실 체형관리에는 운동과 식사조절이 최고이다. 다 알면서도 자꾸만 체형관리실 쪽으로 눈길이 가는 것은 요즘 다이어트에 관한 광고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한달에 10kg씩 빼 주겠다느니, 연예인 다이어트라느니, 자고 나면 빠져 있다느니 온갖 달콤한 말로 유혹을 하니 태생이 게으른 내가 안 보고 배기겠냐는 말이다. 그래서 나도 그 중에서 좀 이름 있는 체형관리실을 슬쩍 클릭했다.


구미를 당기는 문구가 내 눈을 확 사로잡았다. 방문만 해도 무료로 상담을 해 주고 살 빠지는 로션까지 덤으로 준단다. 밑져야 본전이다 싶어서 나는 당장에 집하고 가장 가까운 지점으로 상담을 받으러 갔다.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체형관리실이었는데, 내가 들어가니 상담원이 상냥하게 나를 맞아준다. 상담실로 안내를 받으며 슬쩍 관리실을 보니, 휴일이라 그런지 꽤 많은 여성들이 살 빼기에 여념이 없는 듯 했다.

몸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먼저 체형검사를 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옷도 갈아 입고 사진도 찍어야 한다면서 상냥하기 그지 없는 직원이 민소매 브라탑과 반바지를 가져다 줬다. 그런데 그 옷을 입으려고 보니 어찌나 작은지 다섯살짜리 아이가 입으면 딱 맞을 것 같아 보였다. 그러니 내가 입으면 그 꼴이 어떻겠는가? 바지는 배를 꾹 눌러서 안 그래도 불룩 나온 내 배를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했고 브라탑은 진동이 작아서 겨드랑이가 끼고 살이 올록볼록 장난이 아니었다. 민망한 상태로 사진을 찍고 체질량검사도 하니 정말로 공짜로 상담을 해 준다.

상담원은 언제 인화했는지 흉직한 꼴로 사진에 찍힌 내 울룩불록 보기 흉한 몸매를 차트에 끼워서 같이 가지고 왔다. 그리곤 49kg인 내 몸무게를 보고 무게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누차 강조했다. 나도 알고 있듯 나는 키가 작으니 말이다. 라인이 살아야 되는데 고객님은 지방이 너무 많이 쌓여 있는 상태고, 몸의 순환도 잘 되지 않아서 이 상태로 두면 점점 더 셀룰라이가 많아지기 때문에 지금 그것을 방지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단다. 물론 고객님은 나를 지칭하는 것이다. 내 발로 살을 빼겠다고 찾아가긴 했지만 나를 보고 뚱뚱하다고,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게 뻔하다고 하는 얘길 들으니 기가 막혔다.


나는 마르지도 찌지도 않은 그야말로 보통 몸매라고 생각했었는데 내 착각이었나 싶었다. 나이도 서른이기 때문에 한 번 찐 살이 잘 빠지지도 않을 시기로 접어들었다며 왜 이제서야 왔냐고 윽박지르기 시작하는 상담원이었다. 기가 죽어서 비용은 한 달에 얼마나 드냐고 모기소리로 물어보니, 심상한 목소리로 행사가격 240만원이란다. 24만원도 비싼판에 240이라니 살 빼는데 그렇게 많은 돈이 들 줄은 몰랐다. 놀란 기색이 역력하자 상담원은 얼마까지 가능하냐고 카드 할부로 계산하면 되지 않냐고 집요하게 물어봤다. 겨우겨우 도망치듯 빈 손으로 관리실을 빠져나왔지만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과 공짜 사은품을 받을 요랑으로 찾아갔던 체형관리실. 과체중도 아닌 나를 뚱뚱보로 몰아세우며 윽박지르는 상담원의 말을 듣고 있으면 정말로 뚱보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상황이 이러니 비만인 사람들이 다이어트 약의 달콤한 유혹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겠냐는 말이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편하게 뺀 살은 금세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다. 움직임이 적어서 살이 올랐으니 내일부터는 PT체조라도 해서 둔해진 몸을 가볍게 만들어야겠다. 다이어트의 공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몸에 필요한 최저 열량은 섭취하되 그 보다 더 많이 열량을 소모하면 된다. 이렇게 간단한 공식을 두고 귀찮음 때문에 수모를 당해가며 그  많은 돈을 쓸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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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관한 한, 나를 포함한 여자들은 좀 불쌍하다. 혼자 간 목욕탕에서 들은 60대(혹은 그 이상) 아줌마들의 수다에서도 다이어트는 빠지지 않았다. 머리가 은빛인 그녀들도 단백질 위주의 식단의 중요성과 저녁 7시 이후의 금식이라는 원칙을 논하고 있으니, 어쩌면 우리 여자들에 다이어트란 '평생 짊어지고 가야하는 짐'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많은 여자들이 이중적인 행동들을 하고 있다. 친구를 만나 다이어트를 계획하면서도 커피는 꼭 생크림을 듬뿍 얹은 것으로 마시고 칼로리가 적은 샐러드를 주문하면서도 마요네즈가 듬뿍 든 불투명한 소스를 마구 뿌린다. (내 이야기이다.사실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다. 역시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 날씬해지고 싶은 것은 분명하지만 또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기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여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공든탑 무너뜨리기 중에 '과자 한 봉지 다 먹기'도 있다.
차라리 안 먹는게 쉽지,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는 것이 과자이기도 하다. 예전에 짭짤한 과자 한 봉지를 (노래방 사이즈는 아니었지만 보통보다는 더 큰 ) 무심코 집어 먹다가 반 쯤 먹었을 때 생각없이 읽은 칼로리표를 보고 화들짝 놀란 적이 있다. 칼로리가 생각보다 적어서 안심하고 산 것이었는데, 내가 먹고 있었던 과자는 말도 안되게 '5회분'이었고, 언뜻 읽었던 칼로리량은 1회분이었던 것이다.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별로 크지도 않는 과자를 어떻게 5회로 나누어 먹으라는 것인지. 완전 속았다고 화를 내면서, 그 화를 가라앉히고 마음에 안정을 주기 위해(?) 나머지 과자를 다 먹었던 기억이 있다.


축산학과 모 교수님이, "여성들이 이유를 알 수 없이 더 비싼 저지방우유를 골라 마시면서(사실 우유는 지방을 3.4%함유하고 있는 것이 1등급이란다.) 지방은 물론이고 소금이 듬뿍 들어간 과자는 아무렇지 않게 다 먹는게 아이러니다"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평생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우리의 몸이 매년 비슷한 까닭은, 공든 탑을 우리 스스로 무너뜨리기 때문인 것 같다. 먹고 싶은 것 참고 힘든 운동 견뎌가며 공들여 쌓아 온 다이어트라는 탑을 야식 한방(?)과 회식 한번으로 무참히 무너뜨리기 때문인 것이다. 이제 곧 있으면 연말 모임이 쓰나미처럼 몰려올텐데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탑'의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내 책상 위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티라미슈'가 놓여있다. 나는 매일 1g 무너진 나의 탑을 1g 보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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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히 생각해보면, 철이 들고 난 이후부터 나는 음식을 먹을 때 한 번도 마음놓고 마음껏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게 무슨 황당한 말이냐고 반문하는 분이 있으실 지도 모르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정말 그렇다. 내가 자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서 내가 세운 기준에 따라 늘 일정한 양의 음식을 먹고 조절을 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식탐이 많은 내가 맛있는 음식 앞에 처참하게 무너져서 과식을 할 때도, 친구들과의 수다 속에서 무심코 과자를 집을 때도, 사실은 마음 놓고 그 음식을 온전히 즐긴 적이 없다는 말이다. 늘 머릿속에서는 '살'과 의 전쟁중이기 때문에 먹으면서도 맘이 편할 날이 없었다.

우리 나라 여자들의 대부분은 의학적인 기준에서 표준 체중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이 '권력'이 될 수 있는 시대에 살면서 우리 여성들은 얼마나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가? 그래서 그런지 거리를 다녀봐도 과체중보다는 저체중이 더 많아 보인다. 그렇지만 표준의 범위 내에서라도 이왕이면 체중을 더 적게 유지하고 싶은 것이 여자들의 본능이기도 하다. 길게 보면 1kg의 감량도 없으면서도 1년 내내 다이어트 중인 나의 눈에 들어온 기사가 있으니, 바로 '동거하는 여성이 더 뚱뚱하다'는 것!



'뚱뚱, 다이어트, 살, 체중감량'이런 단어가 들어가 있는 기사는 당연히 내 시선의 거름망에 걸리게 된다. '동거'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느낌에 이끌려, 나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자세히 읽기 시작했다. 혼자 사는 여자가 자신을 위해 만찬을 차릴 리 없다는 것이다. 혼자서는 간단하면서도 영양이 있는, 혹은 단순히 허기만을 면하는 그저 그런 식사를 하는 여성들일 지라도 누군가와 함께하는 밥상에는 공을 들이게 된단다. 여자들에게 식사 시간이란 단순히 배를 불리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그 자체로 '문화의 표현'이고 '사교의 시작'이며 '친밀관계의 진전'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그럴 듯 했다. 나도 집에서 혼자 밥을 먹을 때면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서 김이랑 먹거나, 남은 밑반찬을 한 데 넣고 쓱쓱 비벼서 그릇채 들고 먹기도 한다. 다소 궁상맞아 보이기는 하지만 혼자서 고기를 굽는 모습은 더더욱 괴상하다. 이런 것이 꼭 돈 때문만은 아닌 게, 그러곤 친구와 커피전문점에 가서 밥값보다 훨씬 더 비싼 커피와 쿠키를 먹는 것도 우리 여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여자들이 결혼을 해서 누군가와 같이 식사를 하게 되면 밥상 자체가 달라진단다. 여자들에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음식을 해 주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좀 억울하게 느껴지는 것은 남녀가 결혼하거나 동거를 시작하게 되면 여자는 살이 찌거나 식습관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남자는 더 건강해진단다. 남자들은 동거나 결혼 후 건강식이나 과일 채소 등을 더 많이 섭취하게 되지만(이 모든 것을 여성들이 다 챙겨주기 때문) 여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풍성해진 식탁 덕(?)에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고 식사량도 자연스레 남자와 비슷해지기 때문이란다. 남편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 주다보니(직접 해 주지 않아도 늘 맛있고 영양 좋은 식사를 하게 되면 마찬가지일 것 같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뚱뚱해져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아줌마가 되면 체형이 급격히 변하나 보다.

아, 우리 여성들은 결혼을 하게 되면 더욱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해야 할 것 같다. 무심코 남자들과 같은 양의 식사를 하게 된다니...... . 손수 맛있고 영양있는 밥상을 차리면서도 자신은 칼로리가 낮은 음식 위주로 적은 량을 먹어야 한다니 정말 어려운 일일 것 같다. 상황이 이쯤되면 남편들은 결혼 후 살이 찌는 아내를 타박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정성을 쏟은 그 손길을 고마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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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중에서 가장 불룩한 부분을 줄자로 재니 -.-;;;;;; 도저히 밝힐 수 없이 민망한 XXinch를 기록. 굳이 재 보지 않아도 여자라면 자신의 몸 상태를 직감으로 느낀다.

이제는 지옥의 다이어트를 시작해야할 때. 대학시절에 재미를 보고 그 이후로도 쏠쏠하게 써 먹은 계란 다이어트가 언뜻 머리를 스친다. 원래는 덴마크식 다이어트라고 하여, 빵 한조각이니 자몽 반개니, 커피 한 잔이니 하는 식단표가 마련돼 있으나 귀찮아서 그냥 매끼니마다 삶은 달걀 2개를 소금없이 먹었다. 그렇게 2주를 보내니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나
요요가 너무 쉽게 온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발견한 것이 바로 이소라 다이어트 1탄!! 모델 답게 쭉쭉 뻗어 부럽기만한 소라님의 몸매를 보며 운동을 하니 흥도 더 나고 운동을 많이 한 그녀답게 전문가 처럼 설명도 잘 해 준다. 무엇보다 더 기분이 좋은 것은 3일만하면 몸이 반응한다는 것. 그런데 생각보다 정말 힘, 들, 다.



땀도 많이 나고 숨도 가쁘다.  특히 팔 운동을 할 때면 중간에 그만두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팔 운동만 15분 -.-) 유산소를 병행하지 않으면 불룩 나온 뱃살을 다 없애기 힘들겠지만 매력적인 몸매의 라인을 만들어주기에는 이소라 다이어트 1탄 만 한 것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 이후에 다이어트 비디오 붐이 일어나면서 이소라 다이어트도 2탄이 나오고 조혜련, 옥주현, 황신혜 등등 참 많이 쏟아져 나왔지만 역시 원조가 짱인지라 이소라 1탄을 능가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헛둘헛둘 오늘부터 지옥의 다이어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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