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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런 일을 겪을 땐,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아리송했었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나중엔 자연스레 당연한 듯 여겨졌다. 그래. 당연하...지. 정말 당연한...가? 나는 오프라인 모임을 자주 갖는 편은 아니었는데 운이 좋게도 최근 각종 행사에 초대를 받게 되면서 방명록과 덧글로만 인사를 하던 블로거 님들과 실제로 만남을 갖게 되는 일이 잦아졌다.

나는 블로그 '미녀들의 수다'를 운영하면서 처음에는 방송 연예에 관한 글들을 주로 쓰다가 어느 순간부터 내 삶속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의외로 많은 분들이 내 수다에 공감해 주셨다. RSS 구독을 해 주시는 분들도 늘어났고 즐겨찾기를 해 두셨다는 분들도 생겨났다. 칭찬을 받으니 더 신이나서 방송 연예 쪽 보다는 내 이야기를 점점 더 많이 쓰게 되었는데, 나는 어디까지 솔직하게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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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 끝에 사실을 쓰되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짓고 재미있게 블로그 활동을 해 오던 중, 방명록과 덧글을 통해 자주 인사를 하게 된 블로거 님들과 실제로 만나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된 것이다. 고맙게도 '미녀들의 수다'와 '일레드'라는 이름에 익숙하신 분들은 나를 반겨 주셨는데 시선이 배에 머무는 순간 흠짓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한 번도 내가 결혼을 한 사실을 이야기 한 적이 없었고 오프라인 활동은 직장을 그만 둔 임신 7개월 이후부터 더욱 많이 했기 때문이다.

처음 매번 덧글을 남겨 주시던 분들의 발걸음이 딱 끊어졌을 땐 서운하게도 했지만, 배가 점점 더 불러질 수록 서운한 마음은 사라졌다. 아직 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여성분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 뵌 적은 없지만 그 분들도 어쩌면 내게 서운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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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삭을 채우고 지난 9월 초 나는 출산을 했다. 건강한 아들을 낳았고 어느 정도 몸도 추스렸기에 임신 말부터 소홀했던 블로그 활동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이제는 아무래도 아기와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들을 이곳에 쏟아내고 싶어질 것이기 때문에 나는 더 이상 미혼인 척 할 수가 없게 됐다. 그래서 오늘 내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에게 '사실은 저 아기 엄마예요. 그동안 얘기 못 해서 정말 죄송해요'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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