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또 여쭙습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고마우신 분들 중 여자분들은, 집에 계실 때 어떤 머리 모양을 하고 계신가요? 드라마 속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들이야 집에 있을 때조차 고데기로 말아서 구불구불하게 예쁜 머리를 흐트러짐 없이 늘어뜨리고 있지만, 아직은 더운데 그게 쉬운가요? 또 밥 먹을 때도 솔직히 얼마나 걸리적 거려요? 또 집에 있을 때 왁스나 젤을 덕지덕지 바라는 것도 웃기잖아요? 참 이상한 것이 밖에서는 머리를 풀고 있어도 잘만 생활하는데, 집에만 오면 도착과 동시에 머리끈부터 찾게 된답니다.
저는 파마가 풀려서 약간 굽슬한 기운이 남아 있는 긴머리를 가지고 있는데요, 밖에서는 더워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머리를 손으로 틀어올려서 목에 바람만 몇 번 쐬어 준 다음 다시 늘어뜨리고 다니면서 집에서는 왜 그렇게 안 될까요? 제가 특별히 내숭이 센 것도 아니고 우아한척(?) 고운척(?) 할 줄 아는 여우도 아닌데, 집 안과 밖의 차이가 너무나 큰 것 같아서 다른 분들께 질문 좀 하려고요.
사실 저도 집에서조차 예쁜 제 모습을 만들어 보고자 많은 노력을 했답니다. 아무래도 머리카락이 자꾸 얼굴쪽으로 쏠리게 되면 거추장스러우니까 머리띠를 사서 해 보기도 하고(처음에 샀을 땐 연예인들처럼 멋내기용으로 머리띠를 해 봤어요. 그런데 오히려 더 불편하기만 하고 전혀 시원한 감이 없는 것이에요.
그래서 아예 올백으로 시원하게 머리를 넘겨 봤어요. 얼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니까 차마 눈뜨고 못 볼 지경이 됐지만 그래도 머리를 묶지 않는 방법을 찾는 중이었기에 그냥 해 보기로 했어요. 제가 이마가 넓어서 머리띠를 하지 않는 편이라 집에서만 하려고 싼 걸 사서 그런가 착용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귀 뒷부분이 너무 아픈거에요. 굵은 것 하나 가는 것 하나를 샀었는데, 결국 사 놓고 몇 번 해 보지도 않은 머리띠만 화장대 서랍속을 뒹굴고 있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에요. 머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핀도 해 봤는데요,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으면 자꾸 상투를 틀게 돼서 묶기는 묶되 이왕이면 좀 더 어여쁘게 묶어보자는 생각에서 시도해 본 것이었지요. 그런데 머리핀도 머리끈 만큼은 편하지가 않더라고요. 하나로 묶여지는 것이니까 머리끈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상투머리에 길들여진 저는 머리카락 한 올도 귀찮게 느껴져서 머리카락을 바짝 당겨서 정수리에 턱하니 올려 두어야 속이 시원하거든요. 결국 집에 있을 땐 늘상 누가 볼까 두려운 올백에 상투머리입니다.(연예인들의 정성이 들어간 그 상투머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것 다들 알고 계시죠?)
얼마 전 크게 넘어지는 바람에 꼬리뼈를 다쳐서 아직도 움직일 때마다 너무 아프거든요? 그래서 내내 집에만 있는 중인데요, 좀 지저분하지만 머리도 안 감고 모처럼 자연인(??)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있으니 당연히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고 있지요. 머리를 바짝 당겨서 묶은 상투머리를 했다가 머리밑이 아파서 밑으로 느슨하게 묶었다가, 다시 거슬리면 위로 묶었다가를 반복하면서 계속 지내고 있어요.
그런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견인형 탈모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견인? 차를 아무대나 세워두면 견인 해 간다고 할 때 그 '견인'이죠? 그러면 견인형 탈모라는 것은 머리를 바짝 묶었을 때 머리뿌리가 당겨 올라오면서 머리카락이 탈모가 된다는 그런 말인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적은 머리숱이 저의 나쁜 습관 때문에 더 적어진다니 끔찍한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다 넓은 이마가 점점 더 넓어지고 머리카락은 뭉텅이로 빠지는 것이 아닌가 별별 상상이 다 들었지요. 그러다가 일터에서도 직업의 특성상 머리를 바짝 당겨서 묶어야 하는, (예를 들면 승무원, 간호사) 분들은 집에서도 왠만하면 묶고 계실테니 집에서만 머리를 묶는 저보다도 훨씬 더 머리 뿌리쪽이 시달릴 텐데, 그 분들은 이미 견인형 탈모에 걸리셨을까요? 샤워캡 같은 것을 사서 집에 있을 덴 그걸 쓰고 있을까 하는 우스운 생각도 해 보고 팔이 아프도록 머리를 땋아서 왠만하면 머리 뿌리에 자극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도 해 봤는데, 솔직히 가장 편한 것은 역시나 상투머리랍니다.
다른 분들은 집에서 어떻게 하고들 계신가요? 혹시 저만 추한 몰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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