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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날 지경이다. 정말 기가 막힌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정녕 우리 여자들은 한시도 다이어트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가 없단 말인가? 드디어 임신을 하여 3개월 째에 접어든 사촌언니와 오늘 점심을 같이 먹었다. 다행스럽게도 입덧이 심하지 않아서 언니는 모든 음식을 달게 먹을 수가 있다기에 우리는 몸에 좋고 맛있는 된장 찌개를 보글보글 끓여 먹었다. 각종 나물과 함께 곁들여 먹으니 꿀맛 같아서 나는 밥 한 그릇을 뚝딱 해 치우고 또다시 밥솥으로 눈길을 돌리다가 머쓱해지고 말았다. 조금 민망했던 나는 실실 웃으면서 임신부는 아기 몫까지 먹어야 하니 언니도 한 그릇 더 먹으라고 부추겼는데, 돌아온 언니의 대답이 너무 놀라웠다.

임신을 하면 무조건 잘 먹고 투실투실 살을 찌우는게 당연시 여겨졌던 옛날과 달리 21세기 임신부들의 최대 고민은 다이어트라는 것이 아닌가? 특히나 언니의 경우는 입덧이 없어서 더욱 조심해야 된단다. 아기의 건강을 우선시 여기는 엄마들이 미용을 위해 체중 관리를 할 리는 없고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다. 그런데 임신을 한 40주를 세 등분하여 임신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었을 때 초기에는 예전에 먹던 식사량 그대로 먹으면 되고 중기에는 150~200g을 후기에는 350~400g을 더 먹어 주면 된단다. 중간중간에 과일과 고구마 등을 간식으로 먹어주면 더 이상의 열량 섭취는 불필요하다는 말이다.식빵 한 쪽이 150g이라고 하니 임신을 했다고 하여 2인분의 밥을 먹는 것은 안 될 말이라고 한다.


이렇게 임신 기간동안 체중 관리를 하는 이유는 임신후 체중 증가가 너무 심하면 임신 중독증을 비롯하여 여러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고, 산모도 원래의 체중을 되찾기가 어렵지만 아이도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임신 전 체형에 따라 7~15kg 정도만 체중이 증가하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된단다. 임신을 하면 20~25kg 정도 살이 찌는 것을 예사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또한 3개월째인 언니도 그렇지만 5개월까진 배가 나오지도 않는단다. 5개월 이전에 배가 불룩한 산모가 있다면 필시 체중조절에 실패한 까닭일 것이다. 배가 나온 이유가 아이 때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사진을 보면 임신 후에도 너무나 날씬해서 역시 연예인들은 독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무지한 것이었다. 그녀들도 의사의 조언에 따라 철저하게 영양 조절을 했을 것이다. 임신부는 양보다는 질을 생각해서 음식을 먹어야 되고 임신부들이 많이 먹는 과일도 의외로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단다. 또한 아이를 갖게 되면 활동량을 줄이고 누워 있는 시간이 긴데 이것도 좋지 않은 것이란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벼운 산책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 유산의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 때부터는 걷기, 수영, 임신부 체조 등 운동을 병행해야 산모와 아이 모두가 건강해질 수 있다.


그동안에는 누가 임신했다고 하면 임신과 동시에 배가 나오고 임신 기간 동안에는 무조건 잘 먹고 조심해야만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드라마를 보면 한밤중에도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르면 남편을 가게에 보내어 아이스크림이나 딸기, 떡볶이 등을 밤참으로 먹는 장면이 나온다. 시도 때도 없이 아내가 원하면 언제나 어디에나 쌩하니 나가서 맛있는 음식을 구해오는 것이 남편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니의 얘기를 듣고 나니 밤중에 배가 고파서 힘들어 하는 아내를 잘 다독이는 것이 더 중요한 남편의 몫인 것 같다.

언니를 따라 산부인과 병원에 같이 갔는데 입구에 들어서자 표어가 눈에 띄었다. '작게 낳아서 크게 기르자' 영양이 과잉 되면 아이도 커 지고 아이의 무게가 4kg이 넘으면 자연 분만이 힘들어 진다고 한다. 병원에서도 가장 주의를 주는 것이 체중 조절이고(요즘 산모들은 지혜로워서 다른 것은 일러주지 않아도 잘 아니까) 언니의 차례를 기다리면서 본 임신 관련 책자에서도 비만에 관한 내용이 너무나도 많았다. 원래부터 통통했던 언니도 막달까지 8kg 정도 몸무게가 늘 것을 계획으로 영양 조절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임신부가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산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좋다고 하니 우리 여성들에게 다이어트란 평생 같이 지내야 하 친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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