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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0. 생후 101일

외할머니께서 백일 선물로 사 주신 근사한 외출복을 입은 다솔이
내내 집에만 있을 것으로 잘못 생각한 엄마, 아빠는
외출복 한 벌 사 주지 않았는데
기가 막히게도 외출복을 선물 받자마자 밖에 나갈 일들이 생겨났다.
저 옷 없었으면 어쩔뻔 했어?
비록 단벌이지만 한껏 멋을 낸 신사 다솔이다.


2009. 12. 21. 생후 102일


기러기 신세를 경험해 본 아빠는 언제 어디서든 쉽게 꺼내 볼 수 있도록
틈만 나면 카메라든 휴대전화든 꺼내 들고 다솔이를 찍는다.
손가락을 쪽쪽 빨기 시작한 다솔이가 너무 귀여워서
아빠는 다솔이를 찍고,
그런 아빠가 멋져 보여서
엄마는 아빠를 찍는다.


2009. 12. 22. 생후 103일

다솔이가 엄지 손가락을 쪽쪽 빨 때
실내복 보다 더 고무줄이 더 단단한 외출복 바지를 입혀놓고
바지춤에 손 넣은 건방진(?) 다솔이로 꾸며 놓으면
손을 절대로 뺄 수 없는 다솔이는 저 자세로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
영문을 모르는 다솔이의 얼굴이 귀엽다.


2009. 12. 23. 생후 104일

분당으로 올라왔다.
처음으로 우리 세 식구가 외식을 한 날
다솔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엄마, 아빠만 냠냠 먹은 것이 못내 미안하지만
'처음'이기에 의미있었던 날.


2009. 12. 24. 생후 105일

크리스마스 이브다.
다솔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게 된 크리스마스를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작은 초코렛 케이크와 포도주를 차려놓고는
기념 사진을 찍었다.
다솔이는 아직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잘 모를 테지만
내년부터는 산타할아버지께 선물을 받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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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4~2010-05-05 50명
2010-05-07 2010-05-25~2010-06-01
2010-06-07 무료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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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가르쳐 주는 것일까? 나 몰래 누군가가 와서 다솔이에게 귓속말로 속삭여 주는 것만 같다. 다솔아, 다솔아 이제 기어다니는 것도 적응이 됐지? 이제 앉아봐, 앉아봐, 할 수 있어, 앉아 봐.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면서 벽에 머리를 콩콩 박고, 전기선만 보이면 잡아 당기면서 구석진 곳 더러운 곳만 귀신같이 찾아 다니던 다솔이가 이제 스스로 앉기 시작했다.

육아책을 보니 생후 팔 개월이 되면 혼자서 앉을 수 있다고 했는데 어쩜 그리도 딱 맞추는지, 다솔이도 참 희안한 기술을 써 가며 척척 앉아 나를 놀라게 한다. 기는 자세에서 자기가 원하는 방향에 따라 오른쪽 다리 혹은 왼쪽 다리를 옆으로 옮기면서 엉덩이를 내리니 앉는 자세로 짜잔 바뀐다. 그 모습을 처음 봤을 때의 놀라움과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컸지만 곧 걱정스러움이 더 커졌다.


왜냐하면 아직 앉는 것에 익숙치 않은 다솔이가 흔들거리면서 앉아 있다가 불시에 뒤로 쿵 머리를 박으며 쓰러지거나 옆으로 픽 고꾸라지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워낙 갑작스레 일어나는 일이라 미쳐 손 쓸 기회도 없이 사고가 나는 것이다. 넘어지는 소리가 어찌나 큰 지 쿵 하는 소리가 나면 내 머리가 다 아파온다. 우리 집에는 놀이방 매트는 깔지 않아서 대신 거실에 두툼한 겨울용 이불과 담요를 넓게 깔아 주었는데 다솔이는 꼭 이불이 없는 곳에 가서 쿵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으앙-하고 눈물 몇 방울을 흘리면서 짧게 울고는 또다시 앉기 놀이 삼매경이다. 옆으로 쓰러지면서 책장에 머리를 박았을 때도 그랬다. 설거지를 하고 있다가 너무 놀라 달려왔는데 다솔이는 으앙으앙 울더니 금세 또 자세를 고쳐 앉는다. 뒤집기를 시작했을 때도(http://hotsuda.com/325) 너무 힘들어서 토하고 울면서도 하루종일 뒤집기를 했었는데 이번에도 하루종일 앉아 있어야만 직성일 풀리는 것 같았다.



뒤집기를 할 때도 되돌려 놓으면 또 뒤집고 잠에서 깨 일어날 때도 뒤집으면서 일어나고 한밤줌에 쿵 하는 소리가 나서 보면 자다가 뒤집느라 벽에 머리를 박은 것이었었다. 그런데 앉은 자세에서 넘어지는 것은 뒤집다가 머리를 박는 것에 비해 훨씬 더 위험하고 아픈 것이라 무슨 조치가 필요했다.

머리를 보호할 무언가를 급히 찾다가 처음에는 비니 모자에 손수건을 잔뜩 넣어서 씌워 주었었다. 그런데 얼마 못 가서 땀을 비오듯 흘리니 그건 안 될 듯 싶어서 다솔 아빠가 이번에는 기저귀를 헬멧처럼 씌워 줬다. 실내에서 쓰고 있기에 모자 보다 덜 더우면서도 조금이나마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것. 기저귀가 딱이었다. 밤이 늦어서 당장 다른 보호책을 찾을 수 없고 다솔이를 못 앉게 할 도리도 없기에 그나마 기저귀 헬멧이 제일 나았다.



다솔이가 원없이 앉는 연습을 할 수 있으면서도 부상 위험은 적은 방법을 찾는 것! 이번 주 우리 부부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할 임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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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5. 생후 96일

아침부터 맞지도 않는 18개월짜리 우주복을 불편하게 입혀두고는
엄마는 다솔이에게 스파르타식 백일 사진 촬영 연습을 시키기 시작한다.
불편한 다솔이는 토끼인형도 밀치고 구션에 겨우 몸을 의지한 채
(절대 혼자서 앉을 수 있는 월령이 아니다.)
앵앵 울면서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아랑곳 않고 사진 찍기에만 열중인 못 말리는 엄마다.



2009. 12. 16. 생후 97일

한겨울에 어른들은 옷을 다 입었는데 늘 다솔이만 헐벗고 있다.
배냇저고리를 입었을 땐 체구가 작아서 무릎까지 내려왔지만
실내복으로 갈아 입었으니 아랫도리가 휑한데
엄마는 자꾸 옛날 생각이다.
병원에서는 신생아실에서 22도로 시원하게 생활했었어.
사실은 기저귀 갈 때 벗겼다 입혔다가 귀찮아서 스스로 만든 변명이라는 것을
혼자서만 모르는 엄마다.


2009. 12. 17. 생후 98일

아직 모든 것이 서툰 엄마에 비해 아기 안는 것, 씻기는 것
모두 능수능란하신 외할머니.
그래서인가? 늘 다솔이는 외할머니 차지다.



2009. 12. 18. 생후 99일

다솔이에게 지구본을 보여 주면서 함께 놀던 아빠는
갑자기 다솔이를 세워 안고 지구본을 만져 보게 한다.
아들아, 다솔아! 세상을 다 가지거라.
여전히 헐벗은 다솔이와, 엄마 옷을 빌려 입은 아빠다.



2009. 12. 19. 생후 100일

드디어 우리 다솔이가 태어난지 백 일을 맞았다.
무럭무럭 자라 주어서 어찌나 기쁜지
비록 다솔이는 먹을 수 없지만 우리끼리 아구아구 먹겠지만
백 일을 기념하는 상을 차려 주었다.
백 일 동안 아기를 키우느라 하루가 다르게 초췌해져 가는 엄마 대신
외할머니께서 장을 봐 오셨는데,
상다리가 부러진다.
무려 11가지 종류의 떡과, 새콤달콤 해파리 냉채
임신 기간에 내내 달고 살았던 바나나와 사과
중국에서 비싼(?) 값에 사 먹었던 초코파이
그리고 귤, 감, 파인애플, 메론까지
다솔아!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다솔아!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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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지는 것, 늘 어려 보이는 것, 화장하는 것, 옷 입는 것에 아주아주 관심이 많은 일레드입니다. 특히나 저는 화장하는 법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싶어서 앞으로 기회만 된다면 화장 학원에 다녀 볼 생각이거든요. 요즘에는 여건이 안 돼서 뷰티 블로거들의 화장법을 자주 들락거리면서 배우고 있었는데 파워 블로거 중 '기쁜 희양' 님의 글들을 읽고 많이 배웠었지요. 그런데 컴퓨터를 보면서 화장을 할 수는 없어서 머릿속으로 화장법을 외운 다음에 나중에 꼭 써 먹어 보리라 결심했지만 막상 해 보려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런 고충을 저만 겪은 것이 아니었던 듯 때마침 희양 님이 쓰신 책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메이크업 따라하기>가 발간됐고 운이 좋게도 읽어 볼 기회가 생겼네요. 화장대 옆에 두고 따라하고 싶은 화장법을 펼쳐 둔 후에 보면서 화장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그런데 아쉬운 점은 희양 님이 블로그에서 보다 덜 예쁘게 나온다는 것. 짧은 기간에 화장을 했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많이 힘드셨다고 해요.

책의 구성은,
Part1 제대로 된 메이크업의 기초
Part2 메이크업의 기초 공사, 베이스 메이크업
Part3 메이크업의 묘미, 아이 메이크업
Part4 얼굴 윤곽이 달라 보이는 화장하기
Part5 유혹을 부르는 입술 메이크업
Part6 팔색조의 변신, 상황별 메이크업하기
로 되어 있어요.


저는 이 중에서 상황별 메이크업하기를 선택해서 두가지 화장법을 따라해 봤답니다.

1. 달콤한 캔디 메이크업하기

화장품이 하나도 없으면 희양 님이 추천하신 화장품을 사면 되고요, 저처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비슷한 색깔로 따라 해도 괜찮아요. 저는 희양 님이 쓰신 것과 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었는데도 비슷한 느낌이 났답니다. 달콤한 캔디 메이크업은요, 분홍색, 보라색 아이섀도우와 흰색 펜슬, 그리고 분홍 펄 하이라이트와 분홍 블러셔가 특별히 필요해요.




대충 설명을 드리자면 분홍색 섀도우를 눈두덩이 전체에 바르고 보라색으로 아이라이너를 그렸고요, 흰색 펜슬로 언더라인 점막을 채워 줬어요. 보이시나요?



완성하면 이런 모습이랍니다.

2. 눈, 코, 입이 또렷한 증명사진 메이크업하기

5월이면 대학교에서 졸업 앨범을 찍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명사진 찍을 일이 많잖아요. 원래보다 눈은 더 크고, 얼굴은 갸름하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화장으로 실현시켜 보겠습니다. 아참! 많은 분들이 제가 화장품 관련 리뷰를 한 사진을 보고 피부가 좋다는 오해를 하시는데요, 여기서 비밀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래야 실제로 뵀을 때 실망하지 않으시죠.

비법은 두 가지랍니다. 저는 특별한 조명을 받기 위해 사진을 화장실 백열등 아래에서 찍었고요, 제 카메라 안에 내장된 기술인 '뷰티샷' 기능으로 찍었답니다. 그러니 오해하지 마세요. 전 평범한 대한민국 삼십 대 아줌마일뿐이니까요.




이것도 대충 설명을 드리자면, 살구색 섀도우를 눈두덩에 넓고 연하게 바른 후, 짙은 갈색 섀도우를 눈꼬리 부분에 발라서 눈에 부드러운 음영을 줬어요. 그리고 아이라인은 평소보다 조금 두껍게 그리고요 언더라인까지 그립니다. 흰색 펜슬로 하이라이트를 주면 돼요.



인상이 한결 또렷해 보이지요? 뷰티샷으로 안 찍었으면 이목구비가 더 또렷하고 색감도 선명하게 보였겠지만 아줌마 피부가 적나라해지는 것이 두려워서 좀 숨겼답니다. 이해해주세요.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메이크업 따라하기> 원윤희(희양 님) 저, 웅진웰북'은 화장을 잘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시는 분들에게 적당한 책인 것 같아요. 과외 수업을 받듯 천천히 하나씩 따라하다보면 책 없이도 자유롭게 화장할 수 있는 기술이 익혀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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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전, 저의 경우는 병원에 갈 수 없었던 특수한 상황이었음을 미리 밝힙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 지나고보니 아, 참 다행이었구나, 축복받았구나 싶다. 나는 임신 기간 동안 딱 5번 산부인과에 갔다. 보통 산모들이 임신 기간동안 12~14회 정도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도 보고(평범한 초음파, 입체 초음파, 정밀 초음파 등), 각종 검사(다운증후군 검사, 기형아 검사, 임신성 당뇨 검사 등)도 하니까 다른 산모들보다 참 적게 병원을 간 셈이다.

나는 중국에서 약 일 년 반동안 생활하면서 중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다. 내가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겨울 방학이 되어 잠시 한국으로 돌아왔던 2009년 2월이었다. 당시 임신 9주였는데 병원에서 축하한다고 아기집이 잘 보인다고 하는 말만 들은 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것이 첫번 째 병원 진료였다. 병원에서는 내가 한 달 뒤에 다시 진료를 받으러 올 줄 알았겠지만 그 다음으로 병원을 찾은 것은 무려 18주가 지난 임신 27주 째인 2009년 6월이었다.

그러면 다운증후군 검사는? 기형아 검사는? 당뇨 검사는? 아니, 검사는 둘째치고 정밀 초음파는?


다른 엄마들이 물어 볼 때마다 하나도 안 했다라고 대답하면, 나는 아무렇지도 않는데 듣는 사람들이 기겁을 했다. 나는 중국에서도 시골(산동성 청주시)에 있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살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 아니, 더 솔직히 얘기하자면 그 곳에도 규모가 꽤 큰 병원이 있었지만 정말이지 병원에 가고 싶지가 않았다.

당연히 중국에도 임신부가 있고 그들도 건강하게 아기를 잘 낳지만 의료 시설이 낙후했을 것만 같고 위생 상태를 믿을 수가 없어서 차라리 가지 않는 쪽을 선택했던 것이다. 같이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중국인 선생님 중에도 임신한 분이 있어서 물어 봤었다. 병원에 가면 어떤 진료를 받는지 말이다. 중국 사람들은 자주 병원에 가지도 않지만 가도 특별한 검사가 없었다. 몸무게를 재고, 배 둘레를 줄자로 재고(!!), 초음파를 원하면 찍고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정확하게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충 그러했다. 병원에 갔어도 한국처럼 별별 검사를 하지는 않는 듯 했다. 그래서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이 덜 불안했을지도 모른다.

학기를 마치고 귀국을 하면서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산부인과를 다녀 보려고 했건만, 이미 모든 검사를 할 시기가 지났기 때문에 27주, 32주, 34주, 36주 이렇게 병원에 가서 초음파만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다솔이가 자리를 거꾸로 잡았기 때문에 나는 38주에 제왕절개 수술로 다솔이를 낳았다.)

참 다행스럽게 아무런 검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다솔이는 건강하게 태어나 지금껏 병원한번 안 가고(병원에 안 가는 것이 습관이 됐는지 태어난지 8개월 째 된 다솔이도 소아과에 간 적이 없다. 예방접종은 모두 보건소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건강 관련 텔레비전 방송을 보다가 내가 임신 기간 내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까닭을 알게 됐다.

앞서 얘기했든 나는 중국에서 일년 반 동안 생활했다. 그것도 시골에서. 시골에 있었기에 아주아주 싼 값에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가 있었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 5층, 학교 5층, 학교 식당 5층을 계단으로 걸어다니면서 체력 또한 기를 수 있었다. 임신 7개월까지 학교에서 강의를 했던 것도 정신과 육체 건강에 무척 도움이 됐다.

우리 부부는 주중 점심만 학교 식당에서 사 먹었고 나머지는 모두 한국식으로 밥을 해서 먹었다. 중국에서 주로 먹었던 것은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고추장 돼지고기 볶음, 간장 닭볶음, 토마토 달걀 볶음 등이었다. 그런데 지역적 특성상 한국에서 먹는 음식들과는 좀 달랐다.

모든 음식에는 동일하게 버섯, 청경채, 양배추, 파프리카, 피망, 감자, 부추, 숙주, 시금치, 파, 마늘이 꼭 들어갔다. 그것도 아주아주 많이. 채소 값이 상상을 초월하게 쌌고 된장과 고추장, 김치를 아껴야 했기에 싱겁게 끓인 국에 샤브샤브를 하듯 늘 채소를 냄비가 넘치게 넣고 맛을 내기 위해 마늘도 한 번에 꼭 한 통씩을 넣었다.

그리고 바쁜 아침에는 늘 대왕바나나를 남편은 한 개, 나는 세 개(그래야 양이 찼다)씩 먹고 간식으로는 꿀이 넘치는 고구마를 먹었다.


내가 본 방송의 내용은 이러하다.
임신 중 엽산이 필요하니 양배추, 녹색 채소, 토마토를 먹어야 한다.(나는 임신 전부터 매일 먹었다.) 그리고 임신 중 색깔이 다양한 채소를 많이 먹으면 기형아를 예방할 수 있다.(이것도 매일 샤브샤브를 해서 엄청나게 먹었다.) 또 임신 중 고구마를 먹으면 우울감과 빈혈을 예방할 수 있다.(고구마 파는 아줌마와는 친구가 되었었다.) 마지막으로 임신 중 바나나를 먹으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대왕바나나를 아침마다 세 개씩 먹었다.)

내가 산부인과를 딱 다섯 번 가고도 한 번도 아프지 않고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었던 까닭은 임신 기간 동안 된장에 익힌 각종 야채, 고추장에 익힌 각종 야채, 간장에 익힌 각종 야채, 달걀에 볶은 각종 야채와 바나나, 사과, 복숭아, 배 등의 야채를 원없이 먹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요즘에도 중국에 있었던 시절이 생각 나 마트에서 야채며 과일, 특히 바나나를 장바구니에 넣으려 하다가, 숨이 턱 막히는 가격 때문에 차마 살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 중국에서는 진짜 싼 값에 다 살 수 있었던 것들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리 채소와 과일 값이 비싼지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가끔 아니, 자주 나는 중국의 풍부한 먹거리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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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2.

햇살이 좋길래 다솔이와 집밖으로 나가보려고
두툼한 방한 우주복을 입히고 모자도 씌우는 중이다.
역시나 본전을 뽑기 위해서 93일 된 다솔이에게 18개월 때나 입는 우주복을 산 엄마.
옷이 너무 커서 입히는 것이 좀 힘들지만 그래도 아기들은 쑥쑥 큰다니까.
내년 겨울에도 잘 입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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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4.

어느새 스스로 목을 가눌 수 있게 된 다솔이
아직 혼자서 엎드릴 수는 없지만 엎드리게 도와 주면 고개를 들 수 있다.
특별히 가르쳐 주지 않아도 때가 되면
스스로 하나씩 하나씩 깨우치는 기특한 다솔이.
엎드려서 웃는 모습도 정말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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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1.

안겨있는 다솔이도, 안고 있는 외삼촌도 약간 어색한 듯?
엄마는 외삼촌이 다솔이와 더 많이 놀아주고
외삼촌이 다솔이를 더 자주 안아주길 바라는데
아기가 어색한지 외삼촌은 다솔이를 아직 어려워한다.
다솔아, 외삼촌은 엄마의 동생이란다 앞으로 더 많이 친해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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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0.

인터넷으로 다솔이의 옷을 샀다.
백 일 기념으로 사 준 옷인데, 오래오래 입히기 위한 전략으로
한(?) 치수 큰 것을 산다는 것이 그만...... .
외할머니 말씀이 이 옷은 백 일 아기 옷이 아니라 돌 아기 옷이 틀림없단다.
쩝. 할 말 없는 엄마다.
얻어 온 옷도 아닌데 생각보다 너무 큰 치수 때문에 할 말도 없고
본전을 뽑기는 커녕 아예 입힐 수 없는 저 옷이 심히 부끄러워지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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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3.

와, 귀여운 다솔이다!
외출복이 하나도 없는 다솔이에게, 엄마는 다 너무 큰 옷을 사줘서
보시다 못한 외할머니께서 입히기도 좋고 예쁜 90사이즈의 외출복을 사 주셨다.
사실 90도 지금 입히기에는 좀 커서 팔, 다리를 두 번씩 접어서 입혀야 되지만
이만하면 참 잘 맞고 또 멋지게 어울린다.
옷이 날개라더니 얼굴이 활짝 핀 우리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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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선생님과의 약속은 오전 11시, 나는 10시 30분부터 차가웠던, 몸 보다 마음이 훨씬 더 추웠던 교실 안에서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젯밤부터 준비했던 말들을 처음부터 다시 연습해보면서 하도 많이 봐서 너덜너덜해진 종이 쪽지 한 장을 쥐고 있었다. 12월의 교실 안에는 나 말고도 몇 명의 친구들이 군데군데 떨어져 앉아서 자신의 점수로 안전하게, 혹은 아슬아슬하게라도 들어갈 수 있을 만한 대학들을 표시하고 있다. 색색깔 형광펜이 요란하게 그어진 대학별 전형표. 내가 조금 전까지 뚫어져라 보고 있던 것도 바로 그 전형표이다.

드디어 약속했던 11시가 되었고 담임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모습이 보였다. 선생님과 상담을 한 후에 최종적으로 대학 입시 원서를 쓰기로 했던 것이었다. 과연 어떤 대학에 원서를 넣게 될까, 잦아들었던 심박동수가 다시 빨라지기 시작했고 나는 속으로 다시한번 어젯밤에 미리 점찍어 두었던 대학의 이름들을 하나하나 되새겨보았다.

그런데 내 쪽으로 걸어오는 줄 알았던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방향을 홱 트시더니 다른 친구 쪽으로 가시는 것이 아닌가? 11시는 내 시간인데...... . 선생님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시고는 그 친구의 원서가 좀 급하니 나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셨다. 수능 점수가 형편 없는, 이른바 우등생이 아니었던 나는 사실 다른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하고 대학 진학 상담을 하기도 부끄러웠던지라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다.

사실 더 볼 것도 없었지만 나는 다시한번 대학 전형표를 보는 척 하면서 귀는 그 친구와 선생님께로 활짝 열어 놓은 채,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한 시간 쯤 기다리니 선생님이 미안하다고 하시며 내 앞으로 오신다. 나는 또 떨렸다.

Iqra: Read
Iqra: Read by Swamibu 저작자 표시비영리


그래, 어느 대학에 가고 싶니? 과는?

공부 못하는게 죄는 아니었을텐데, 왜 그리 움츠려졌는지 잔뜩 주눅이 들어서는 더듬거리며 대학명을 하나씩 이야기 했다. 과는 국문과로요. 전부 다 국문과로 쓰고 싶어요.

그래? 안전하게 A대학에는 꼭 써야 된다. 국문과도 괜찮겠다. A대학에는 꼭 써야 돼. 알았지? 네?......아, 네. 그리곤 끝이었다. 내 형편없는 수능 점수로는 입시 전략을 짜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는 듯, 선생님은 A대학만을 강조하시곤 가셨고 나는 참 부끄러웠다. 성적 좋은 친구와 한 시간 동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을 내 초라한 성적표 앞에서는 볼 수 없음이 참 비참하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십 년도 더 된 일이다.

학창시절 나는 공부를  잘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잘 놀지도 못했으니 선생님의 눈에 잘 띌 리 없는 '병풍'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나는 학교 가는 일이 참 재미가 없었고 매일 아침 피곤했으며 성적도 나쁘면서 시험 기간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나만 그랬을까?? 내 생각으로는 성적이 부진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우울한 학창시절을 보냈을 것 같다. 나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대우받는 더러운(?) 학교, 이 치사한 굴레에서 얼른 벗어나리라 결심을 했었다.

그런데 꼴찌도 행복한 교실이 독일에는 있단다. 아니, 그 곳은 아예 자신이 꼴찌인지 일등인지 알지 못하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란다.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학생들이 힘들까봐 시험 일정을 미리 이야기하지 않는 믿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그 곳이란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의아해 하는 나에게 블로그 '독일 교육 이야기'운영하는 박성숙(무터킨더) 님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천천히 말씀해주신다.

지금처럼 성적에 목숨 걸지 않아도 예쁜 우리 아이들을 삭막한 경쟁 속으로 내몰지 않아도 밤 열시가 넘도록 학원을 전전하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이 있다('꼴찌도 행복한 교실' 머리말 중. 21세기 북스 박성숙 저)고 말이다. 


지난 주에 저자 박성숙 님이 직접 말씀해 주시는 독일 교육 이야기가 궁금해서 '꼴찌도 행복한 교실' 책 간담회에 다녀왔다. 간담회에서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독일 학교의 얘기를 듣고는(박성숙 씨는 현재 독일에서 거주하면서 초등학교와 김나지움에 다니고 있는 두 아이를 기르고 있는 엄마이자 블로그 '독일 교육 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이다.) 내내 갸우뚱했다.

달라도 너무 다르기에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믿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학교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실정은 초등학교 때부터 밤 늦도록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뺑뺑이 도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독일에는 낙제생이 아니면 학원에 다니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하고, 우리나라는 중학생만 돼도 잠이 부족해서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올 지경인데, 독일에서는 놀면서 운동하면서 공부해도 부족하지 않기에 8시면 아이들이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대신 어릴 때부터 문제 해결 학습과 실습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조를 짜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 가고, 아이디어를 짜내어 결과물도 만들어 낸단다. 실 예를 들어보니 우리가 대학에 가서야 하게 될 과제들을 독일 학생들은 초등학교때부터 하고 있었다. 일류대라는 개념도 없으니 꼭 대학에 가지 않아도 그만이고 자신이 원한다면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바로 일터로 뛰어들 수도 있단다.

삶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독일 내 분위기 덕에 자신이 꿈꾸는 삶의 방식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독일에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쟁이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가 다르게 인식되고 있단다.

Skipping Schoolgirls outside Victoria Station, London
Skipping Schoolgirls outside Victoria Station, London by UGArdener 저작자 표시비영리

대부분의 학생들이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고 학교에서도 배워야 할 기본 교육과정을 느슨하게 마련해 두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가 되지는 않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내가 우리나라 교육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다 소화할 수도 없으면서 우리나라처럼 꼭 그렇게 많은 것들쏟아 부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공부해야 할 시기에 바짝 집중해서 하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 독일과 우리나라의 딱 중간이면 좋을텐데...... .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경쟁보다는 협동을 강조하는 독일의 학교에는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20년(!!) 동안 시험 기간만 되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무척 힘들었던 것과는 달리 독일의 학생들은 매일 신나고 재미있게 등교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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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삼년 차,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그동안 친구로 사귄 아줌마 친구들 덕에 나도 점점 살림의 기술이 늘고 있다. 주부 9단 살림의 고수들은 햇병아리인 나에게 그동안의 비법들을 서서히, 자연스레 전수해주었는데 알면 알수록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건강하게 아이 기르는 법, 허투루 돈 낭비 하지 않는 법, 알뜰살뜰 살림 늘리는 법들이 체화된 고수들을 만나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존경심이 생겨나는데, 이번에는 일원역에 있는 래미안 갤러리에서 집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고 오라는 권유를 받았다.

미래의 주거 문화가 궁금하느냐? 래미안 갤러리에 다녀 오너라.

집안 곳곳에 친환경 기술이 들어가 있어서 지으면 지을 수록 녹색 지구가 되게 하는 집, 에너지 효율을 높여서 돈 샐 틈이 없는 집, 가족의 건강까지 관리해 주는 집,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으면서도 한국의 정서를 잃지 않는 집, 과연 그런 집이? 삼성 래미안에 있었다.  

날씨도 따뜻하고 다솔이와 함께 외출하는 데에도 익숙해져서 지하철을 타고 일원역에 있는 래미안 갤러리에 갔다. 지하철 3호선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데, 삼성 래미안 홈페이지를 통해 시간대 별로 예약을 해야 한다.(약 40분 동안 투어, 무료관람)


래미안 갤러리로 가는 길에 꾸며져 있는 모형 인테리어가 이채롭다.


저 멀리 '어서 오세요' 하며 손을 흔들고 있는 가족이 보여서 좀 놀랐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역시나 모형.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쓴 노력이 역력하다.


드디어 도착. 지하철 역에서 도보로 1분이면 도착할 길을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천천히 왔다. 그만큼 밖에서부터 볼거리가 많았는데, 유모차 속에서 다솔이는 콜콜콜 잘도 자고 있는 중.


들어가 보니 탁 트인 현관에 조그마한 도서관도 마련 돼 있고, 그 옆 햇살이 따사롭게 들어오는 곳에서는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그리고 갤러리답게 미술 작품도 곳곳에 전시 돼 있어서 친구들과 쉽게 다양한 문화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것 같았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구경 좀 해 볼까?

래미안이 자신있게 선보이고 있는 E-Cubic은 다섯 가지 'E' 요소들이 입체적으로 결합하여 친환경 주거 공간을 구성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양하나 기술과 설비에 에너지를 줄이는 에너지 절약(Energy Saving), 자연 그대로의 자재를 활용한 에콜로지(Ecology),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고효율(High Efficiency), 신재생 에너지인 자연 에너지(Natural Energy) 등 다섯 가지 친환경 에너지 저감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적의 주거 공간이다.

래미안이 제안하는 현대적인 한국 감성과 친환경이 하나가 된 E-Cubic이 실제 주거 공간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


1. 거실 속 친환경적 마감재와 최첨단 시설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공간이다. 각자의 일터, 학교에서 고단했던 피로를 뒤로한 채 사랑하는 가족과 한 자리에 모여 하루 일과를 얘기하는 곳, 거실이다. 딱 봐도 현대적으로 꾸며져 있는 이 공간에서 최첨단 시설과 친환경적 소재를 만날 수 있다. 소파 뒤 하얀 벽은 천연목화 소재로 만든 친환경 흡음 음향재로서, 친환경적 소재로 마감한 공간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또 거실 창에는 자연 환기가 되면서 직접 들어오는 햇볕을 차단하는 '이중 외피' 단열 유리창을 설치했다. 내부 창에는 전동 블라인드를, 외부 창에는 전동 개폐창을 설치했다. 이 창은 빛의 조도를 조절해 공간을 빛으로 디자인할 수 있게 했다.

2. 침실 속 친환경적 마감재와 최첨단 시설


다음으로는 눕는 순간 단잠에 빠져버릴 것만 같은 침실이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달콤하고도 깊은 잠 만큼 보약도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늑하고도 편하게 꾸며야만 하는 곳이 바로 침실이다.

마치 울창한 숲 속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침실 인테리어, 천연 목재 섬유질을 가공한 바닥재로 연출한 것으로 내수성, 단열성은 물론 탈취성이 뛰어나 해충이나 곰팡이류의 서식이 불가능한 친환경 제품이다. 침대 아래에 놓인 카페트에도 최첨단 기술이 숨겨져 있는데 발을 내딛는 순간 센서에 의해 LED 벽 등이 자동으로 켜져 혹시 모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3. 주방 속 친환경적 마감재와 최첨단 시설

어찌나 맘에 쏙 드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주방이다. 입식과 좌식 탁자가 함께 자리해 있는 한국형 부엌 공간. 주부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것처럼 그동안 내가 꿈꾸던 것들이 이미 실현돼 있었다. 대청마루를 사용한 우리의 정서를 담아 앉아서 전을 부치는 등의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진 공간(부피 큰 물건을 여유롭게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겸한다.)이 정겹다.
 
온도 센서에 의해 LED 전등과 환기 팬이 단계별로 동시에 가동되는 놀라운 기술, 냉장고 옆에 설치된 터치 스크린을 통해 냉장고 안에 있는 식품들의 유통기한과 가족 건강 정보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기술 등 모든 것이 신기하고도 맘에 들었다. 또한 다른 집과 비교한 우리집의 에너지 사용량과 패턴을 피드백 받을 수 있어서 늘 가정에서 친환경적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인 에너지 절약에 앞장설 수 있다.

4. 욕실 속 친환경적 마감재와 최첨단 시설

욕실이 진화하니 이렇게 안락한 공간이 될 수 있구나 싶었다. 샤워기 밑에는 걸터앉을 수 있는 자리도 있다. 벽에 부탁된 조종기를 통해 물 온도 및 조명의 색상, 물이 떨어지는 위치,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 욕조는 좌식 생활에 익숙한 한국인을 위해 다용도 워시볼이 더해 져 있어서, 앉아서 발을 씻을 수 있으며 애완동물의 목욕이나 손빨래도 손쉽게 할 수 있다. 물 절약도 녹색 지구 환경을 위해 꼭 해야할 일이다.

래미안 갤러리를 둘러보니 E-Cubic은 인간을 포함한 지구 전체를 돌볼 줄 아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지향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꿈꾼다. 흙냄새, 새소리, 햇살의 눈부심을 가까이에서 더 오래 즐기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눈과 귀가 번쩍 뜨이는 최첨단 기술들이 가득 들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 친화적인 제품과 자연을 담은 풍경으로 가득한 래미안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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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9.

여기는 또 경북 안동에 있는 외갓집
외할머니께서 다솔이와 함께 놀아 주고 계신다.
외할머니와 다솔이가 재미있게 놀면 엄마는 한결 더 편하게 지낼 수가 있다.
그래서 좀 멀긴하지만 엄마는 자꾸만 외갓집에 가려고 한다.
대신 아빠는 외로운 기러기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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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8.

다솔이가 하루하루 조금씩 자라나는 모습을
엄마, 아빠는 매일 사진을 찍어서 저장해두고 있다.
언제까지 기록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다솔이에게 파일을 주면 아주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이다.
그런데 아직은 누워있는 모습, 자는 모습이 대부분이라 사진이 좀 재미없다.
그리고, 선물도 받고 해서 옷도 참 많은데 왜 늘 노란색 옷만 입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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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7.

다솔이를 처음 보시는 분들이라면
월령에 비해 머리숱이 적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다솔이의 역사를 아는 내가 보기엔
그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머리카락이야 배냇 머리가 저절로 빠지고 또 나고 그러면서
막 태어났을 때보다 오히려 더 적어졌지만,
빨갛게 살만 보였던 속눈썹이 하나 둘 생겼고
전혀 없었던 눈썹도 흐릿하게나마 일정한 선모양을 그리게 됐다.
그 아이의 역사를 알게 되는 것
참 보람되고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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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6.

이제 색을 구별할 수 있을 때가 되어서 흑백에서 색깔 초점책으로 바꿨다.
양면에 알록달록, 네모 무늬, 동그라미 무늬 등등이 색색깔로 그려진 초점책을
우리 다솔이는 참 좋아한다.
자세를 잡고 책을 옆에 놓아주면 참 오래 관심을 가지고 책을 보는 기특한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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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5.

출산 전에는 아기가 태어나면 하루종일 말을 걸고
하루종일 노래를 불러주고, 하루종일 안아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뭐가 그리 피곤했는지, 생각할 수록 참 무심했던 것 같다.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많이 말을 걸고, 좀 더 많이 웃어줘야지.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해 매일 반성하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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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4.

아빠의 무릎에 기대 앉아서 짝짜꿍을 하며 행복해 하는 다솔이와.
그런 다솔이를 보며 더욱 더 행복해 하는 아빠,
그런 다솔이와, 다솔이의 아빠를 보며 몇 만 배 더 행복해 하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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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3.

나는 가끔씩 다솔이가 어느 만큼 자랐는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
속싸개로 꽁꽁 싸매보곤 한다.
신생아때 속싸개에 꽁꽁싸서 어깨에 척 걸쳐 안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다솔이가 얼만큼 컸는지 대충 짐작해볼 수 있다.
속싸개로 싸 놓으니 길쭉한 애벌래 모양이 된 다솔이가 엄마를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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