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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5. 생후 96일
아침부터 맞지도 않는 18개월짜리 우주복을 불편하게 입혀두고는
엄마는 다솔이에게 스파르타식 백일 사진 촬영 연습을 시키기 시작한다.
불편한 다솔이는 토끼인형도 밀치고 구션에 겨우 몸을 의지한 채
(절대 혼자서 앉을 수 있는 월령이 아니다.)
앵앵 울면서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아랑곳 않고 사진 찍기에만 열중인 못 말리는 엄마다.
2009. 12. 16. 생후 97일
한겨울에 어른들은 옷을 다 입었는데 늘 다솔이만 헐벗고 있다.
배냇저고리를 입었을 땐 체구가 작아서 무릎까지 내려왔지만
실내복으로 갈아 입었으니 아랫도리가 휑한데
엄마는 자꾸 옛날 생각이다.
병원에서는 신생아실에서 22도로 시원하게 생활했었어.
사실은 기저귀 갈 때 벗겼다 입혔다가 귀찮아서 스스로 만든 변명이라는 것을
혼자서만 모르는 엄마다.
2009. 12. 17. 생후 98일
아직 모든 것이 서툰 엄마에 비해 아기 안는 것, 씻기는 것
모두 능수능란하신 외할머니.
그래서인가? 늘 다솔이는 외할머니 차지다.
2009. 12. 18. 생후 99일
다솔이에게 지구본을 보여 주면서 함께 놀던 아빠는
갑자기 다솔이를 세워 안고 지구본을 만져 보게 한다.
아들아, 다솔아! 세상을 다 가지거라.
여전히 헐벗은 다솔이와, 엄마 옷을 빌려 입은 아빠다.
2009. 12. 19. 생후 100일
드디어 우리 다솔이가 태어난지 백 일을 맞았다.
무럭무럭 자라 주어서 어찌나 기쁜지
비록 다솔이는 먹을 수 없지만 우리끼리 아구아구 먹겠지만
백 일을 기념하는 상을 차려 주었다.
백 일 동안 아기를 키우느라 하루가 다르게 초췌해져 가는 엄마 대신
외할머니께서 장을 봐 오셨는데,
상다리가 부러진다.
무려 11가지 종류의 떡과, 새콤달콤 해파리 냉채
임신 기간에 내내 달고 살았던 바나나와 사과
중국에서 비싼(?) 값에 사 먹었던 초코파이
그리고 귤, 감, 파인애플, 메론까지
다솔아!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다솔아!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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