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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

초점책을 보는 다솔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모양이 진짜 눈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아직 20센티미터 앞까지 밖에 못 보고
색감을 잘 구별하지 못하기에 지금 시점에서는 흑백으로 돼 있는 책이 좋다.
책을 펴 주면 집중해서 잘 보고 있는 것이
아주 아주 책을 좋아하게 될 것 같은 기쁜 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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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1.

처음으로 일광욕을 한 날
다솔이는 눈이 부신지 눈을 잔뜩 찌푸린채 팔을 흔들고 있다.
집안을 따뜻하게 해 준 후 일광욕을 시키는데,
2달 된 아기니까 2분 정도 햇빛을 쬐 준 후
속싸개로 덮어주고 또 2분을 쬐 준 후 덮어 주고...... .
이렇게 세 번 정도 일광욕을 해 줬다.
배꼽이 볼록하게 나와서 귀여운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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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31.

아직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바깥 날씨는 점점 추워져서
집안에서 유모차를 타는 다솔이.
씽씽쌩쌩 달려 보고 싶은 맘은 굴뚝같지만,
아직은 엄마도 다솔이도 찬바람은 무리야.
얼른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길 기다리는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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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3.

외할머니께 짝짜꿍을 배운 엄마가 틈만 나면 짝짜꿍~ 짝짜꿍을 하자
다솔이는 웃기도 많이 웃어 줬지만 이내 지겨워 졌는지 혀를 내밀면서 그만하자고 한다.
지겨워?? 그럼 이제 뭘 하면서 놀아야 되지?
고민하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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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나도 몰랐다. 다솔이의 얼굴에 하나 둘 씩 붉은 반점이 생겨나고, 늘상 잘 웃던 아기가 자꾸만 칭얼거렸지만 영문을 몰랐다. 무언가가 불편했기 때문일텐데 그 무언가가 뭔지 몰랐기 때문에 더 속상한 마음이었다. 끙끙대며 보채는 아기를 밤새 보살펴야 했지만 피곤이 대수가 아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울 수밖에 없는 아기가 너무나 가여워서 나도 같이 울 뿐이었다.

나는 출산 후 아기를 혼자서 돌볼 수 있을 때까지 친정에서 머물렀었다. 다솔이의 외갓집은 경북 안동인데 그곳에서도 외곽으로 벗어난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전원 주택이다. 아버지께서는 평생 염원이셨던 가축을 기르고 텃밭을 일구는 삶을 드디어 살게 되셨고 나머지 가족들도 덩달아 자연 친화적인 삶을 새로 얻었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흙을 밟고 다녀야 되는 먼지 나는 시골이 탐탁지 않았지만, 막상 아버지의 손길이 닿아 그곳에 철마다 다른 채소들이 자라고 토끼, 닭, 개가 있는 그야말로 그림 속 전원 풍경이 생겨나자 내 눈에도 참 좋아보였다. 나중에 다솔이가 크면 그곳에서 살아있는 자연 교육을 할 수 있겠다는 욕심에서였다.

게다가 황토로 만든 찜질방이 딸려 있어서 산후조리하기에도 딱이었다. 다솔이는 산후조리원을 나와서부터 꽤 오래 안동에 있는 외갓집에서 머물렀었다.

그동안 잘 있었다는 인사를 드리고 분당에 있는 우리집에 와서부터 얼굴에 붉은 것들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친정 어머니의 도움 없이 혼자서 아기를 돌보느라 내가 서툴렀기 때문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수소문 끝에 나는 곧 임신 중에새로 입주한 우리 아파트가 다솔이를 아프게 한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나마 많이 나았을 때의 다솔이 얼굴이다.


세상에!
현대식으로 갓 지어진 아파트에서 아기와 함께 알콩달콩 새롭게 살아보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아기를 아프게 하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새집증후군이라는 말과 사례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나에게, 특히나 가장 소중한 내 아이에게 일어나다니 참을 수 없이 속상했다.

물 맑고 공기좋은 시골에서 지내다 와서 더 변화를 크게 느끼는 것 같았다. 얼굴과 몸에 오돌토돌한 붉은 것들이 올라와 아기를 상하게 하는 것도 마음 아팠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간지러움이었다. 시간이 지나 아기가 손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자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긁기 시작했는데, 아직 어려서 얼굴엔 손이 닿지 않아 긁을 수 없으니 애꿎은 귀만 탈이 나도록 긁어댔다.

정확하게 어디가 간지러운지는 잘 모르겠고 간지러움 때문에 짜증은 나고, 해서 쉽게 손이 가 닿는 귀를 피가 날 정도로 잡아 뜯어 피를 낸 것이었다.

안쓰러운 다솔이의 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 말도 못하는 아기가 유해한 환경 때문에 아픔을 겪고 있으니 엄마로서 당연한 일이었다. 친환경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고 건강하게 사는 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사례를 찾아보니 우리 다솔이의 경우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솔이는 워낙에 얼굴이 깨끗했기에 울긋울긋한 것들이 나타나자마자 내가 낌새를 알아차리고 대처하기 시작한 것이었는데, 다른 아이들을 보니 말도 못하게 심하나 경우도 있었다.(그러나 내 아이의 눈에 티끌만 들어가도 가슴이 무너지는 것이 엄마다.)

하도 긁어대서 온몸을 전부에 성한 데가 하나도 없는 아이, 너무 쇠약해져서 도시에서는 도저히 살지 못하고 결국 나무가 많은 곳으로 이사를 해야 되는 아이, 아토피 때문에 밤에 잠도 잘 수 없는 아이, 심지어 학교에도 갈 수 없는 아이, 일상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아이. 그 아이들의 엄마는 얼마나 많은 밤을 아이와 함께 울었을까?

원인은 화학 성분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원인을 '집', 구체적으로는 집을 지을 때 사용된 화학 성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학교나 집) 보낸다. 그만큼 실내 공간의 환경은 아이들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내 공기 안에는 석유 화학 문명이 만들어낸 각종 화학 제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보이지 않는 유독 화학 물질들이 많이 있다.

더 예민할 수록 더 약할 수록 더 크게 다칠 수밖에 없는데, 세상에서 가장 예민하고 약한 존재는 바로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다.

그동안 사람들은 환경 문제에 너무 소홀했다. 눈 앞에 있는 이익에 연연했기 때문이었다. 환경을 지키는 것이야 훌륭한 일이지만 그것을 왜 내가 하필 왜 지금 해야 되는지 개연서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안일한 생각이 바로 나, 더 나아가 내 가족, 그리고 내 아이들을 아프게 한다면? 땅을 치고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현대인들은 집이나 건물을 지을 때 화려한 외관에만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 좀 더 비싸보이도록 좀 더 눈에 띌 수 있도록 막대한 화학 물질들을 쏟아 부었다. 자연은 처참하게 무시한 채 말이다. 그러나 겉보기에만 화려하게 만든 집들이, 우리의 홀대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한 환경이 거꾸로 우리를 상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눈에 화려하게 보이는 제품일수록 몸에 치명적인 유해 성분들이 훨씬 더 많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우리들은 회의에 빠지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목놓아 찾았던 삶의 질 향상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안락하고 편리한 아름다운 집이 사실은 우리를 불편하고 아프게 한다니 말이다.

그린 투모로우-화석 연료가 제로(0)인 집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

수고롭고 표가 안 나는 일이지만 '겉모양'보다는 '건강'과 '자연과의 화합'을 더 중시한 집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총 68가지의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그린 투모로우'는 건물 효율화를 통해 연간 에너지 수지를 제로나 플러스로 유지해 주고 재생목재, 바이오융합재재 등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한 친환경 건축물이다.

에너지가 절약되니 경제적으로도 좋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의 건강을 염려하지 않아서 더 좋다. 그동안 벽이나 바닥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이 아이들의 피부와 호흡기를 상하게 했었는데 그린 투모로우는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하였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생태복원 개념을 적용한 친환경 조경 등으로 탄소제로를 실현해 국내 처음으로 세계적으로 권위를 갖춘 미국그린빌딩협의회가 주관하는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 인증 플래티넘 등급을 받기도 했다.)

실제 그린 투모로우는 건물의 최적화 배치와 향, 고성능 단열, 벽체나 창호 등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크게 낮추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계 및 전기 설비를 적용해 기존 주택 대비 약 56% 에너지 사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건설됐다. 여전히 남게 되는 약 44%의 에너지는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자체 생산, 궁극적으로 화석 에너지 사용을 제로화 했다. 그 결과 일반 주택은 40년 생애주기 동안 55.7kg-co2/m2.yr을 발생시키는 반면 그린 투모로우는 이산화탄소 발생이 '0'이다. 이산화탄소 발생률이 제로라니 이제 자연에게 덜 미안해해도 되겠다.

그린 투모로우는 외관은 일반 주택과 비슷하지만 곳곳에 최첨단 녹색 기술이 숨어 있어서 아이들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다.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태양열 발전 시스템은 일반 전기와 급탕용 전기를 생산한다. 지하 10m는 연중 15도를 유지하는 점을 이용, 지열을 끌어와 온수와 난방을 해결해준다. 집은 북동쪽을 높게, 남서쪽을 낮게 지어 여름에는 자연 통풍이 되고(환기만 잘 시켜줘도 집안 내부의 공기가 맑아지기 때문에 아토피의 염려가 덜해진다.) 겨울에는 북쪽의 찬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했다.

우리가 원하는 집은 어떤 모습인가?

엄마가 되면서 내 인생의 두 번째 막이 열렸다.
그동안 내가 생각해 왔던 '집'의 의미가 그저 평안과 쉼을 주는 공간이었다면, 다솔이가 태어남으로 인해 행복이 넘쳐나는 곳, 사랑이 가득한 곳, 충분한 휴식과 넉넉한 음식이 있는 건강함 그 자체로 바뀌었다. 어릴 땐 흙먼지 날린다고 마땅찮게 생각했던 우리 친정집, 나는 이 곳에서 힌트를 얻어서 이 다음에 다솔이가 좀 더 자라면 흙장난하면서 맘껏 뛰놀 수 있는 집을 선물하고 싶다.

감자를 캐느라 손톱 밑이 새까맣게 돼도 괜찮다. 아장아장 걷다가 풀뿌리에 걸려 넘어져도 괜찮다. 아침이면 아직 어스름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강아지들에게 냠냠냠 맛있는 밥을 주고, 닭이 횃대에서 내려와 제일 먼저 마실 물통을 채워 주고, 토끼가 밤새 잘 잤는지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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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럴 수 없을 거라고, 내가 말했지만
말투나 표정이 거짓말 같지는 않았노라고,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노라고 후배 아이는 반박했다.
그 남자는 정말 진심이었을까? 아니면 진심인 척 했을까? 것도 아니면 진심인 척 하다가 스스로 믿어버린 것일까. 진실은 그 남자만 알고 있겠지. 헤어진지 6개월이나 지난 전 남자친구인 그가, 이미 다른 사람과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는 내 후배에게 연락을 했다.

바로 어제 연락을 했던 사이인 것 처럼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전화를 하는 그 남자를, 같이 저녁 식사를 하자는 그 남자를 차마 모른척 할 수 없었다며, 왜 또 만나서 일을 만들었냐고 구박하는 나에게 후배는 변명을 했다.

그런데 그는 후배를 만나자마자 그동안 잘 지냈느냐고 생각은 다 정리를 했느냐고 묻더니 새삼스럽게 살가운 척을 하더란다. 후배 아이는 영문을 몰라 근황을 얘기하면서 대충 맞장구를 쳐 줬는데 상황을 파악 해 보니, 6개월 전에 헤어졌다고 생각했던 그 남자가 자신은 그저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가진 것 뿐이라는 것이었단다.

잠시? 6개월동안???

Endless love

Endless love by millzero 저작자 표시비영리

사귈 때 '우리 사귀자'라고 말 해야 되는 것처럼 헤어질 때도 '우리 헤어져'라고 못을 박아야 되는 것인가? 애둘러 표현하더라도 그 날 분위기가 헤어지는 느낌이었다면 그것으로도 끝이 될 수 있지는 않은가? 떨어져서 각자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한 후, 정확히 6개월동안 아무런 연락한 번 없었다면 그건 이미 헤어진거나 다름없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후배도 그렇게 믿었는데, 그 남자만 딴소리를 하는 것이었다.

연인끼리의 문제를 제 삼자인 내가 다 알수도 없거니와 한쪽말만 듣고 모든 정황을 확실하게 파악해내기도 힘들지만 후배에게 얘기를 듣기론 그 맘때 그 둘은 크고 작은 문제들로 내내 삐그덕거렸었다. 그러다 서먹해지고 그러다 미워지고 그러다 싫어지고 그러다 어색해져서 헤어지자는 말은 못하고 빙빙돌려서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로 했단다. 내 생각엔 그도 일찌감치 후배와 헤어졌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랬기에 6개월 동안 시시껄렁한 문자 한 통 없었겠지.

그러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게 되었고 민망한 인사를 주고 받은 후 헤어졌는데 그 남자는 괜히 헤어졌다는 후회가 갑자기 파도처럼 밀려 와서 그런 허무맹랑한 이유를 들먹이면서 아직도 남자 친구인 척을 하는 것이 아닐까? 

이제 막 새로운 남자와 알콩달콩 잘 사귀어 보려고 하는 후배에게 그런 일이 생겨서 참 딱하고 어떻게든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하는 그 남자가 참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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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30.

오늘도 역시 '나 오늘 한가해요' 자세로 우리를 매혹시키는 다솔이.
아빠는 다솔이 얼굴 크기의 변화가 궁금하다며
대뜸 아이폰을 옆에다 두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
매일 매일 이렇게 사진을 찍으면 다솔이의 얼굴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잖아.
그,,,그런가?
그러나, 정확히 삼일 후 아빠의 작심삼일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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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9.

폭은 좁으면서도 볼록한, 백만불짜리 이마를 가진 다솔이.
엄마 덕에 예쁜 이마를 가져서 좋겠지? 엄마한테 고맙습니다 해야지. 
다솔이에게 생색을 잔뜩 냈는데,
어랏? 알고 보니 볼록 이마의 원조는 외할머니였다.
외할머니 덕에
외할머니-엄마-다솔이. 대를 이어 예쁜 이마를 뽐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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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8.

아기 용품을 쓰다보면 이렇게 편리할 수가! 새삼 놀라게 되는 경우가 참 많다.
무서워서 아기 손톱을 어떻게 깎아 줘야 될지 정말 걱정이었는데,
세상에나 네상에나, 이렇게 편리한 손톱 가위가 있었다.
길쭉하게 뚫린 네모 속으로 손톱을 넣고 쓱싹 잘라주면 끝.
와우, 감탄하며 재미있는 자르기 놀이(?)를 하고 있는 엄마와,
손톱 깎는 것이 싫어서 바동바동거리는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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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7.

외할아버지에게 꼭 안겨있는 다솔이.
느즈막히 농사의 즐거움을 아셔서 요령없는 외할아버지는
남들 다 쉰다는 정오의 뙤약볕 아래에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시고 밭일을 하시느라
몇 년만에 피부가 새카매지셨다.
그에 비해 하루가 다르게 뽀얘져가는 다솔이.
외할아버지와 다솔이가 만들어 내는 흑백의 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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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6.

어찌나 움직임이 많은지 배냇 저고리를 꽁꽁 싸매 주면
부시럭부시럭 어느새 저렇게 풀어 버리는 다솔이.
그래서 다솔이는 늘 나 오늘 한가해요 자세다.
입술까지 도톰하게 내밀고 요염한 자태를 뽐내는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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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가 7개월이 넘었다. 이유식과 함께 여전히 모유만 먹이는 것을 보고 주윗 사람들, 특히 다솔이 또래의 아기를 기르는 엄마들은 깜짝 놀라 묻곤 한다.

'모유가 모자라지는 않아요?'라고 말이다.
나는 심상한 표정으로 '아니오'라고 대답하고 말지만, 속으로는 '야호!'쾌재를 부른다. 바로 이런 날을 생각하면서 분유 수유의 유혹을 떨쳐 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져서 분유를 먹이면 큰일이라도 날 것 처럼 얘기하지만, 나는 이전에 쓴 글(모유 수유, 강요만 할 일이 아니다 http://www.hotsuda.com/277)에서도 밝혔듯 모유를 먹이든 분유를 먹이든 그 선택은 전적으로 엄마에게 달렸다고 생각한다. 제 자식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엄마요,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사람도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다. 주변을 둘러 보면 분유를 먹고서도 아주 바람직한 잘 큰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데도 많은 수의 새내기 엄마들이 모유 수유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나도 그랬지만 가슴에 상처가 나고 탈이 나면서도 주윗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이 두려워서 모유 수유를 포기하지 못하는 엄마들이 참 많다. 내가 아는 선배 중에도 자신의 아이가 자주 아프고 체격이 작은 이유를, 분유탓으로 돌리는 것을 봤다. 벌써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니까 까마득한 예전 일일텐데도 그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아이 엄마를 원망하는 말을 할 때면 내 속이 다 상한다. 모유야 좋은 것은 분명하지만 분유를 먹고 자랐다고 해서 아이가 약골로 자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해서 내내 속상해 할까봐 두렵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도 듣고 싶지 않아서 나는 이를 악물고 모유 수유의 어려움을 극복해 내었다. 7개월 동안 온전히 모유 수유를 하고 있는 내가 경험한 바로는 모유량을 늘리는 방법이 다음과 같다.



1.규칙적으로 수유 및 유축하기.

아기가 잘 먹지 못해고 수유 자세가 나빠서 나는 한동안 유두가 너덜너덜 해지고 피가 나고 갈라지고 형편없었다. 그래서 근 한 달간을 유축을 해서 먹였는데, 유축을 하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

바로 '젖은 비워 내는 양 만큼 새로 또 생긴다'는 것이다. 출산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아직 젖량이 많지 않을 땐 양을 늘리기 위해 아기에게 직접 수유를 한 후에도 조금 더 짜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다음 번 수유시에 비워 낸 것 만큼 또다시 젖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젖량이 너무 많아서 골치인 경우엔 아기에게 먹인 후 남은 젖을 그대로 두면 된다. 그러면 다음 수유시엔 그만큼 적게 젖이 돌게 되는 것이다.

전유가 너무 많을 것 같아서 고민인 엄마들도 있는데, 사실 전유와 후유의 구별은 그리 크지 않다. 아기가 꼴깍꼴깍 젖을 먹을 때 몇 모금의 차이 밖엔 나지 않는다. 그래서 젖양이 너무 많은 경우에도 굳이 전유를 짜 내지 않아도 되니 걱정하지 마시라.(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들은 말이니 믿어도 됨.)

백 일 정도 지나면 아기도 요령이 생겨서 잘 먹고 수유에도 규칙이 생기니 엄마의 고생도 백 일이면 끝이다. 백일 동안만 고생하면 아기가 먹는 만큼 젖이 생긴다.

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유축(유축기 보다 손이 훨씬 더 안전하다. 손으로 젖짜는 법도 예전에 쓴 글 중에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http://www.hotsuda.com/390)을 해서 젖병에 담아서 젖을 먹였는데, 처음엔 세 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했다. 서툴러서 한 번 유축할 때 너무 오래 걸려서 몹시 힘들었지만 자다가도 일어나서 세 시간에 한 번, 한 번에 한 시간씩!!! 유축을 했다.

세 시간마다 유축을 할 땐 세 시간마다 젖이 불었다. 나중에는 요령도 생기고 젖이 너무 남아서 네 시간에 한 번, 다섯 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했는데, 참 신기하게도 그럴 땐 네 시간에 한 번, 다섯 시간에 한 번, 젖이 불었다. 바로 젖은 비워 내는 양 만큼 새로 또 생긴다는 말이 꼭 맞아 떨어진 것이다.


2.하루에 3L씩 물 마시기.

가물치, 돼지족, 잉어탕 등등 젖량을 늘리기 위해 뽀얗고 기름진 국물들을 코를 막고 마시는 엄마들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위에 나열 된 음식들은 젖량 늘리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산부인과 의사도 그랬다. 정말이다. 뽀얀 국물이 젖이랑 색깔과 질감이 비슷해서 그런 낭설이 생겼나 본데 먹을 때 비위만 상하지 젖량이 늘어나지는 않는단다.

그러면 뭘 먹어야 될까?

아주 쉽다. 바로 '물'이다. 모유는 아주 영양이 풍부한 음식인데 엄마의 몸에 있는 여러가지 영양소들을 엄마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골고루 쏙쏙쏙 빼 가서 만든다. 이 때 다른 것은 이미 엄마의 몸 속에 있고(엄마가 영양 결핍 상태가 아니라면) 수분만 더 필요하다. 그래서 엄마가 물을 많이, 아주 많이 마셔야 된다.

모유를 먹인다고 해서 엄마가 더 많은 영양 섭취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아시는 분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신다. 임신 기간과 마찬가지로 음식으로 치자면 빵 한 쪽, 고구마 한 개, 밥 반공기 등만 더 먹어도 충분하다. 이미 임신 기간 동안 찌운 살들이 엄마의 허벅지, 배, 엉덩이에 덕지덕지 붙어서 아기에게 줄 모유의 재료로 대기하고 있다. 그러니 더 먹을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간혹 엄마가 밥을 잘 먹어야 아기도 잘 먹는 것이 아니냐며 억지로 밥을 두 그릇씩 드시는 분들도 있는데, 안 된다. 산후조리 기간에는 엄마가 몸을 추스르기 위해 많이 먹어야 되지만 그 이후엔 얼른 예전의 몸매로 돌아가는 것이 엄마에게도 아기에게도 좋다. 아기는 이기적이기 때문에 엄마가 무엇을 먹든 얼마를 먹든 자기가 필요한 것은 쏙쏙쏙 다 가져가니까 말이다.

대신 물은 꼬박꼬박 잘 마셔주어야 된다. 나는 원래부터 물을 많이 마셨는데 요즘에는 더욱 많이 마시고 있다. 물 마시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이제는 곁에 물이 없으면 심한 갈증을 느낀다. 내가 마시는 물은 일부러 재 보지는 않았지만 하루에 3L 정도 되는 것 같다.(국, 음료수 제외한 순수한 물) 물을 많이 마시니 젖도 잘 돌고 순환도 잘 돼서 몸 속 노폐물도 다른 사람들보다 잘 빠져나가는 것 같다

평소에 물을 적게 마시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3L를 마시는 것은 무리일테니 보리차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양을 늘려 나가길 바란다.

분유를 먹인다고 해서 비난하는 사람은 참 나쁜 사람이다. 해 본 사람은 다 알지만 물 끓이고, 분유를 타고, 식히고, 먹이고, 젖병을 씻고...... . 분유를 먹이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분유에도 좋은 성분이 참 많이 골고루 들어있다. 그래서 나는 분유 먹이는 엄마들도 참 훌륭한 엄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래도 모유 100%에 성공하고 싶으신 분들은 앞서 내가 이야기 한 2가지를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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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5.

와! 천사가 따로 없다.
외할머니와 짝짜꿍을 처음 한 날이었는데
짝짜꿍-, 짝짜꿍-, 노래를 불러주니 입을 크게 벌리고 미소를 지어 준다.
세상에, 저렇게 예쁜 미소를 가지고 있었다니!
다솔이의 첫 함박 웃음이 우리 모두를 기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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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4.

꼴깍꼴깍 유축한 젖을 젖병으로 먹고 있는 다솔이
많이 먹는 아기들은 산후조리원에서부터 100ml 넘게 먹던데
우리 다솔이는 지금까지도 딱 100ml만 먹고 고개를 절래절래.
한 번에 풍족하게 많이 먹으면 먹는 간격도 좀 더 늘어날텐데
우리 다솔인 일정한 양만 먹고 세 시간에 한 번씩 으앙! 배고프단다.
뱃고래(????)가 커지면 엄마도 쉽고 다솔이도 좀 더 쉬우련만
먹는 것 만큼은 한고집하는 우리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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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화장품을 가지고 가서 배우는 자리라고 해요. 전문가에게 배워와도 화장품이 달라서 발색이나 연출법 등이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이번 뷰티교실은 실생활에 더 효율적일 것 같아요.


여자이야기 뷰티교실




출처 : 여자이야기 -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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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3.

참 미안하지만, 어느새 엄마는 다솔이가 자는 모습이 가장 사랑스럽다고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기가 살이 포동포동 찔 수록 엄마는 피골이 상접해진다고 하더니
밤낮없이 다솔이를 돌보느라 엄마는 정말 울기 일보직전.
그나마 외할머니가 많이 도와주시는 데도 이렇게 힘드니
혼자서 아기 보는 엄마들은 정말 힘들것 같다.
세상없이 자는 다솔이와
다솔이가 오래 자 주기를 바라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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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2.

짜잔~ 드디어!!! 4kg이 넘었다.
큰 아기들은 산후조리원에서도 4kg이 넘던데 우리 다솔이는 조금씩 조금씩
체중이 늘어서 엄마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이제는 얼굴도 토실토실 턱도 두 개.
누가봐도 포동포동 귀엽고 건강한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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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1.

목욕하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다솔이
아기들은 목욕을 주2~3회만 시켜야 된다는데, 얼마전에 이런 지식을 알게 돼서
5개월이 넘도록 거의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 꼴로 다솔이를 씻겼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부분 아기샴푸를 쓰지 않고 물로만 씻긴 것.
피부 보호와 보습이 염려되어 나도 평소에 비누를 잘 안 쓰기 때문에
다솔이도 물로만 씻긴 것인데 그거 하나는 잘한 듯.
요즘에는 일주일에 2~3번만 목욕한다.
대신 얼굴과 엉덩이만 자주 씻는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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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0.

다솔이의 카시트 시승식이다.
카시트에 적응이 될 때까지 집 안에서 먼저 앉아있는 연습을 한 후
본격적으로 차로 옮길 예정이다.
돌이 지나기 전, 12kg 미만의 아기는 거꾸로 앉혀 역방향으로 가게끔 해야 된단다.
엄마하고 얼굴을 보면서 갈 수 있어서 마음이 안정도 되고
안전상으로도 더 낫기 때문일 것이다.
카시트 위에서도 콜콜 잘 자는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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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19.

다솔이와 아빠가 같이 자는 모습
눈, 코, 입, 얼굴의 방향까지 어찌나 똑같은지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몰래 찍었다.
쿨쿨쿨, 콜콜콜 편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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