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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1.

신종플루가 전국을 들썩였던 때라 엄마, 아빠 이외의 사람들과는
면회가 금지된 산후조리원에서 다솔이가, 창문을 통해
할아버지를 만나고 있다.
할아버지를 알아 보는지 눈을 똘망거리면서 쳐다보는 귀여운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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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어리숙한 강도역이었던 임창정의 말처럼 '강도 당할(?) 나이지 강도 짓을 할 나이가 아닌 할머니들이 강도가 됐다'는 황당한 설정부터가 이 영화가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런데 나는 왜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낫을까?

분명히 한평생을 열심히 살았을 것이 뻔한 세 할머니, 영희(김수미), 정자(나문희), 신자(김혜옥) 할머니들의 노후가 어이 없을 만큼 꾸질꾸질해서? 아니면 할머니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도둑질 기술이 기발해서? 그것도 아니면 당장먹을 밥 한 그릇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이에서 수영복 입은 몸매를 뽐내고 싶어하는 할머니들이 귀여워서?

영화 '육혈포 강도단'은 눈빛 연기 하나로도 모든 대사를 소화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굉장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김수미 할머니,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애교 문희로 인기 몰이를 했던 나문희 할머니, 이 보다 더 귀여울 수 없는 김혜옥 할머니가 주인공이고 할머니들을 도와주는 어리버리한 강도역 임창정이 조연으로 출연한다. 소위 말하는 톱스타도 없고 아이돌도 없으며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할머니들의 할머니들에 의한 이야기가 전부이다. 그런데도 평균 나이 65세 할머니들이 쏟아내는 시시콜콜한 삶의 이야기는 참으로 신선하고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grandma
grandma by daska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하루하루 지리멸렬한 삶을 근근히 살아가는 할머니들. 그녀들의 꿈은 오직 하와이에 가서 단 한 번만이라도 힘든 삶의 무게를 내려 놓고 신나게 살아 보는 것이다. 하와이라는 목표가 없다면 단 하루라도 견디기 힘들 만큼 할머니들의 인생은 참 비참했다. 따뜻하게 먹을 밥 한 공기, 정답게 얘기 나눌 가족 조차 아쉬운 할머니들의 피폐한 삶 속에서 하와이는 한 줄기 빛이요, 희망이요, 생명이었다.

8년간 갖은 고생을 하면서 모은 돈 837만원을 가지고 드디어 하와이에 갈 수 있는가 싶었는데, 그만 은행 창구에서 강도를 맞고 만다.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허탕하고 그대로 포기할 수도 없기에 할머니들은 스스로 은행 강도가 되어 자신들의 돈을 돌려받고자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

코믹 영화를 내가 너무 어둡게만 표현을 했나? 다른 분들의 글들을 읽어 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빵빵 터져서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고도 하고, 김수미 할머니의 불꽃 에드리브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역시나 코미디 영화의 최고봉은 임창정이라고 칭찬을 하기도 했으며, 할머니들의 소탈하고도 재치있는 연기에 몰입하다보니 107분이 금방 지나가 버렸다는 글도 있었다. 웃고 즐길 수 있었다는 얘기다.

나도 많은 부분에서 웃었던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입은 웃는데 눈은 우는 참 이상한 현상을 경험한 것이다. '소녀, 숙녀, 아줌마, 엄마'를 지나 앞으로 나에게 남은 호칭이 '할머니'밖에 없어서 감정이입이 된 것인지, 이미 할머니라고 불리고 있는 엄마 생각이 나서인지, 영화에서 매우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는 그래서 더 쓸쓸해 보이는 그녀들의 삶이 참 아프게 와 닿았다.
 
입소문을 타고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육혈포 강도단'. 앞으로도 이와 같이 건강한 웃음을 주는 영화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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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30.

아직 어려서 식도가 짧기 때문에 자꾸만 토하는 다솔이
젖병으로 먹는 아기들이 공기를 같이 마시기 때문에 더 잘 토하고
모유를 먹이면(직접 수유) 트림을 시키지 않아도 괜찮다고 배웠건만 이론은 이론일 뿐.
젖병으로 먹이나 직접 수유를 하나 트림은 꼭 시켜줘야 된다.
 옷을 갈아 입히고 기저귀도 갈아 주려다
발가벗은 모습이 너무나 앙증맞아서 한 장 찍었다.
볼록한 배와는 상반되게 아직은 가녀린 팔다리.(겨우 3kg이 넘었던 듯)
그냥 올리려다가 고민끝에 가려주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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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9.

남편을 잘 둔 덕에 산후조리원에 한 달이나 있었다.
처음은 다솔이가 태어났던 병원에 달려 있는 산후조리원에서,
두 번째로는 일반 산후조리원에서 있었는데 이 사진은 두 번째로 있었던 곳에서 찍어준 것
다솔이도 산후조리원에서 가장 고참.
나도 산후조리원에서 가장 고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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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8.

다솔이의 전매 특허 표정, 일명 할아버지 표정이다.
내 사진이 이렇게 나왔으면 얼른 삭제하지 않겠느냐고 협박을 했을테지만
다솔이 사진은 블로그에까지 올려 버리는 야속한(?) 엄마다.
웃는 얼굴, 멋있는 얼굴은 앞으로 무궁무진할텐데
이런 표정은 아직 살이 덜 오른 어릴 때만 가능할 것이므로
어쩌면 더 소중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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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7.

태어나서 처음으로 예방접종을 한 다솔이.
BCG 주사였는데, 따꼼했을텐데도 으앙 소리 한 번 안냈다.
생각보다 긴 주사 바늘을 생각보다 깊게 찔렀는데도 꼼짝않고 주사를 맞는 의젓한 다솔이
다솔이 다음에 주사를 맞던 다른 아기가 애앵 소리를 내면서 크게 우는데
괜히 어깨가 으쓱해졌다. 기특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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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6.

잠시 젖 먹을 때, 기저귀가 젖어서 기분이 불쾌할 때, 아주 잠깐 놀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콜콜콜, 어떻게 이렇게 많이 잘까 싶게 콜콜콜
그래서 16일 동안 찍은 사진 중 대부분이 자는 사진이다.
잠결에 기지개를 켜던 다솔이가 우연히 다리를 이불 위에 얹게 됐는데
그 자세가 편한지 저렇게 다리를 척 걸치곤 새근새근 잘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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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5.

점점 더 잘 생겨져가고 있는 다솔이가(아기에게도 구레나룻이 있다니!)
아빠와 함께 꼴깍꼴깍 젖을 먹고 있다.
유축을 해서 젖병에다가 담아 주니 아빠가 먹일 수 있어서 좋다.
몸집이 작아서 수유 쿠션에 가로로, 세로로 다 눕힐 수가 있었구나.
먹는 양이 작아서 출생 직후엔 20ml씩 먹더니
생후 15일일 땐 40ml~60ml 정도 먹는다.(곱하기 8~10번)
그렇게 조금 먹고도 살이 찐다니 놀랍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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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4.

떡하니 내 침대를 차지하고는 쿨쿨 콜콜 잘 자고 있는
다솔이와 다솔 아빠.
아빠 품이 좋은 지 다솔이도 편안하게 잘 자고 있다.
다솔이는 1단계 신생아용 기저귀를 차고 있는데도 배꼽 위로 쑥 올라오네,
아직 다리에 살이 안 차 올라서 길쭉길쭉 쭈글쭈글한 다솔이.
아직도 3kg이 되려면 멀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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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3.

아직 산후조리원이다.
내가 밥을 먹는 동안에는 다솔이를 늘 흔들 침대에 뉘여 두고
나와 마주보게 위치를 잡은 후
그 앞에서 밥을 먹었는데 속싸개로 꽁꽁 싸 놓으면 움직이지 못하니
누에고치처럼 귀엽다.
어른들이 보기엔 불편해 조이지만
사실 아기들은 손도 꼼짝 못하게 꽁꽁 싸서
누에고치를 만들어 두는 편이 훨씬 안정감 있고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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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2.

얼쑤!
살풀이 춤이라도 추는 듯 보이지만 실은 몸을 배배 꼬면서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는 다솔이다.
흔들 침대에 뉘여 놓았는데 아직 몸이 너무 작다보니 침대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흔들흔들 하는 느낌도 썩 유쾌하지는 않은지 안아주는 것을 훨씬 좋아하고
흔들 침대는 싫어한다. 침대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에도 질색하는 다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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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1.

태어나서 처음 입는 옷 배냇 저고리.
신생아들이 바지를 입을 필요가 없는 까닭은, 바로 배냇 저고리가 너무 커서
다리까지 덮히기 때문이다.
소매가 길어서 손도 안 나오고 다리까지 덮히니 바지도 필요없고.
기지개를 켤 때마다 온 몸을 좌우로 배배꼬는 까닭에 옷도 엉망, 속싸개도 엉망
다리가 앙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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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0.

앞짱구, 뒷짱구, 옆짱구여서 바로 눕지 못하고 옆으로 고개를 돌려 줘야만 되는 다솔이
태어난지 열흘 된 우리 다솔이의 머리가 어찌나 작은지
아빠가 아-! 입을 벌리는 쏙 들어가게 생겼네.
엄마가 직접 만든 햇님,달님, 별님 모빌을 좀 봐 주면 좋으련만
우리 다솔이는 하루 종일 콜콜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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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저찌해서 모 명품 브랜드 보석 전시회에 초대를 받게 됐다. 평소 명품의 'ㅁ'도 모르고 지냈고 그 흔한(?) '구'삐리리 짝퉁 가방 하나 없는 내가 뜬금없이 명품 브랜드에 초대를 받게 되다니, 참 모순적인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나는 칠렐레팔렐레 들뜬 마음으로 그 자리에 참석했다. 드레스 코드가 검정과 하양이라길래 오늘 입으려고 별렀던 비둘기색 상의를 포기하고 결혼식 때 장만한 검은 예복 상의를 꺼내 입었다.

그래도 명색이 보석 전시회인데 꾸질꾸질한 맵시로 갈 수는 없지. 공들여 치장을 하고 거울을 보니, 와우 새삼 아름다운걸? 

전시회가 열린 모 호텔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보석 전시회에 가면서 실반지 하나 안끼고 나온 것이 맘에 걸려서, 결혼 예물이라도 좀 걸치고 나올 걸 후회를 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카메라가 있으니까. 남편의 카메라다. 내 위상에 날개를 달아 줄거라고 남편이 가져가길 권유하길래 못 이기는 척 매고 나온 값비싸고 무거운 카메라, 이게 있어서 조금 든든하긴 했다.



날씨도 참 좋았고 경치도 좋아서 룰루랄라 신이 나서 전시회장에 도착했다. 블로거의 본분을 지키고자 여기저기 사진부터 찍고 내 동선을 하나도 남김없이 기록으로 남긴 후 입구로 향했다. 생각보다 큰 행사였던 듯 호텔 밖에서부터 오늘 행사를 알리는 사진, 알림판 등을 마련해 두었고 행사장 입구에는 초대 받은 사람들의 명단을 꼼꼼히 확인하는 안내원들이 여럿 있었다. 보석 관련 행사였던 만큼 만일에 사태를 대비하는 경호원들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

이름을 확인하고 안내를 받아 들어 간 곳에는 연회 음식이 마련돼 있었다. 음식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있어도 샌드위치나 머핀 등에 커피 정도를 줄 줄 알았는데, 이건? 대체로 간단한 것들이었지만 호텔 뷔페 못지 않았다. 하긴 그곳이 호텔이었으니까.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은근한 조명이 켜져 있는 그 곳에는 일찍 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나도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냠냠 음식을 먹으려는데, 순간 나의 여섯 번째 감각이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주 천천히 그러나 예리하게.

거기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내가 그동안 봐 왔던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천천히 귀가 열리고 눈이 열리니 그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보이고 들렸다. 일단 그녀들이 입은 옷들이 내것과 질적으로 달랐다. 비록 몇 년 된 것이긴 하지만 나도 내 생애 가장 비싼 옷(결혼 예복)을 입고 갔는데도 말이다. 나도 보는 눈은 있어서 비싼 것을 구별할 줄은 아는데 여기저기 비싼 것 투성이였다. 요즘 유행한다는 봉긋한 어깨가 멋스러운 고급 옷들, 화려한 레이스, 형형색색 찬란한 실크 블라우스, 잡지를 넘기다 헉소리가 절로 나와서 대체 동그라미가 몇 개인지 세고 또 세 봤던 그런 류였다.

신발은??? 가방은??? 그제서야 나는 내가 간 곳이 '꽃 보다 남자'의 구준표나 갈 법 한 VVIP들만의 비공개 파티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곳에 난 일행도 없이 겁도 없이 혼자 간 것이다. 무심코 아래를 봤다가 헛웃음이 나왔다. 동네 아줌마들에게서 참 편할 것 같다는 이유로 별점 5개를 받은 인터넷에서 삼만 오천원 주고 산 고무재질의 내 신발이, 그녀들의 아찔하고 미끈한 킬힐과 뒤섞여 있으니 참 우스웠기 때문이다.



뭐 어때? 나도 내 나름대로 VVIP인걸, 그들과 그럭저럭 섞여서 음식을 먹고 여종업원에게 음료도 받아 마시고 최대한 두리번 거리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나름대로 그곳에 적응을 하고 있는데, 카메라가 자꾸만 걸리적 거렸다. 블로거들의 모임에서야 크고 값비싼 카메라가 좋아보이겠지만 이런 모임에서는 홀대받기 딱 좋은 소품이었다. 기자인지 손님인지 구별도 잘 안 가고 카메라가 걸리적 거려서 음식을 담을 때도 신경쓰이고.

금잔디가 왜 구준표의 파티에서 음식을 엎지르고 커피를 쏟는지 경험해 보니 알겠다. 어색한 그 자리에서 나도 소스통 한 번 엎지르고, 숟가락 하나 떨어 뜨렸으니까. 혼자서 아구아구 먹으려니 흥도 안 나고 재미도 없어서 다른 사람들을 따라 옆 방에 마련 돼 있던 보석 전시실로 갔다. 

예쁘긴 예뻤던 24억 짜리 목걸이와 참 싸게 느껴졌던 10억 짜리 반지,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팔기도 한다고 좋아하며 반지, 귀걸이를 보여 달라던 어떤 사람, 그 사람이 착용 해 볼 보석들을 흰 장갑을 끼고 고이고이 벨벳 소재의 상자에 담아 가는 경호원, 가장 있어 보이는 어느 부부에게 찰싹 붙어서 정성껏 보석들을 설명해 주며 이번 기회에 하나 들여가시라고 권유하는 여직원, 그 틈에서 나 홀로 붕 떠 있는 것 같아서 조금은 씁쓸하게 전시실을 빠져 나왔다.

그런데 24억짜리 목걸이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혀 있는 그 목걸이를 할 때는 어떤 옷을 입어야 되는 것일까? 아무래도 삼만 오천원 짜리 내 신발은 같이 신기 민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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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9.

아직 태지(아기들이 태어날 때 싸여 있는 피부 보호막 같은 것)가 다 벗겨지지도 않은
다솔이가 아빠의 손가락을 꼭 쥐더니 씽긋 웃는다.
사랑은 말 해주지 않아도 손 끝으로 전해지는 것.
사랑은 가만히 바라만 봐도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
사랑한다, 다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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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8.

살갗은 쭈글쭈글 있는데, 아직 그 속에 살이 차오르지 않아서
조금 인상을 쓰면 온 얼굴이 쭈글쭈글 해 지는 다솔이다.
팔 다리도 골격은 좋으나 아직 가죽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만지기 조차 조심스럽다.
기지개를 펼 때마다 저런 표정을 짓는 것이 귀여워서
'할아버지 표정' 짓는다고 했다가,
다솔 아빠는 어머님과 간호사 선생님께 야단을 맞았다.
아기에게 몹쓸 소리 했다고 말이다.
헤헤헷 사실은 내가 먼저 한 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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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7.

아직도 하루종일 잠만 콜콜콜 귀엽게 자는 다솔이가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한다.
몸무게가 아직도 적게 나가고
황달 수치도 비교적 좋지 않은 상태.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몸무게도 '상태 나쁨'이 아니고
황달 수치도 좋아지려고 한다는 것.
모유의 양은 괜찮아서 열심히 유축을 해서 젖병으로 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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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6.

황달에 걸린 다솔이가 잘 먹지 못해서 몸무게가 너무 많이 빠졌다.
원래부터 작게 태어났는데(2.84kg) 더 빠져서
2.5kg까지 내려갔다.
2.5kg 미만으로 태어나면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되니
무척 심각한 상황이었다.
젖을 잘 먹이는 요령이 없고, 아기도 잘 빨지 못하고,
이럴 땐 유축을 해서 젖병으로라도 줘야 됐는데 몰랐다.
결국 아기에게 분유 혼합 수유를 하고
같이 있을 땐 무조건 '캥거루 요법'을 했다.

'캥거루 요법'이란 아기와 살을 맞댄채(여의치 않으면 옷을 입어도 된다.)
아기를 가슴에 올려 놓아 아기에게 엄마, 아빠의 심장소리를 들려주는 것이다.
마치 캥거루가 새끼를 주머니 속에 품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숙아가 태어났을 때 이렇게 살을 맞대고심장소리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몸무게를 늘리고 잘 자랄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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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9. 15.

다솔이가 노랗다.
황달에 걸려 버린 것이다.
아기를 보는 것이 너무나 즐거워서 내내 같이 있었지만
아직 요령이 없어서 젖을 잘 빨지 못하는 다솔이에게 젖병으로 유축을 해서라도
젖을 줬어야 되는데 초보 엄마 아빠가 잘 몰랐다.
신생아실에서 포도당만 먹으니 힘도 없고 황달기가 점점 더 심해졌다.
제왇절개 수술을 했기 때문에 몸을 잘 움직일 수가 없었고 회복이 더뎌서
편한 자세로 수유를 할 수가 없었는데 그래서 더 배를 곯았을 것이다.
미안해, 다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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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4.

다솔이가 꽤 오래 눈을 뜨고 있다.
태어난 직후부터 눈을 조금 떴었는데,
(아버님께서는 어떻게 갓 태어난 아기가 눈을 뜰 수가 있냐시며 영험한 아이가 태어났다고 좋아하셨는데, 알고 보니 요즘 아기들은 모조리 다 영험한 듯
모든 아기들이 다 태어나자마자 눈을 반짝 떴다.)
내내 자는 모습만 보여주더니 꽤 오래 눈을 떠서 나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10센티미터 정도밖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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