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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3.

다솔이는 하루 종일 잠만 잔다.
모자동실로 같이 있었는데 깨어 있는 모습을 별로 보지 못했다.
콜콜콜 계속 잠만 잔다.
우리 다솔이는 앞짱구, 뒷짱구라서 똑바로 눕지 못하고
늘 머리를 옆으로 돌려서 누워 있다.
목이 아플까 염려돼 가끔씩 방향을 바꾸어 주는데
쌔근쌔근 잘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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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2.

제왕절개 수술 이틀 째, 낮 12시까지 머리를 들 수도 없고,
저녁 때까지 물 한 모금 먹을 수 없었는데도
나는 다솔이가 너무 귀여워서 곁에 두고 보고 싶었다.
모자동실을 신청해서 계속 다솔이와 같이 있었는데
초보 엄마 아빠라 기저귀를 갈아 줄 줄도 몰라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야 기저귀를 열어 봤더니,
짜자잔-.
태변을 눈 다솔이.
처음 경험한 배변이 불쾌했던지 잔뜩 찡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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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11일
(12시 52분/ 몸무게 2.84kg/ 키48.64cm)

다솔이를 처음으로 봤다.
입체 초음파를 하지 않은 까닭에 얼굴을 짐작 조차 못했었는데,
병원에서 성별을 가르쳐 주지 않아서 '아들'인 것도 몰랐었는데,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게 생겼었구나.
반가워, 다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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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남편이 꼬맹이였던 때의 일이다. 당시 태권도 도장에 다니고 있던 초등학생 꼬맹이 남편은 어느 날 부터인가 하루에 두 번씩 태권도 도장에 나가기 시작했단다.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아침에 나갈 수 있었던 걸 보면 아마도 방학 때였나 보다.

어머님께서는 다른 아이들은 태권도 도장에 한 번만 가는데, 꼬맹이 남편만 하루에 두 번씩 가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셨지만 그저 운동하는 것이 재미있고 좋아서겠거니 하셨단다. 그러던 어느날 그 날도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태권도를 하고 와서는 신이 난 꼬맹이 남편이 어머님께 활짝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단다.

'엄마, 나는 태권도 도장에 공짜로 다니고 있어!'
'???'

무슨 말인가 했더니 도장비를 내고 한 번만 가면 돈을 내고 다니는 것이지만 두 번 가니까 공짜인 셈이라는 거였다. 게다가 사범님께서 여러 번 와도 괜찮다고 하셨기에 마음껏 공짜로 다닐 수 있게 됐다며 해맑게 웃더라는 것이다. 그 모습이 귀여워 보여서 허허 웃고 마셨다는데,

어느 날 공짜로 다니는 것에 재미가 들린 꼬맹이 신랑이 돈을 벌어야겠다며 무리를 하기 시작했다. 공짜로 도장에 다니는 것에 성이 안 찬 나머지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이렇게 세 번 도장에 나가서 돈을 벌어 와야겠다는 것이었다.

태권도를 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온종일 태권도를 하러 가서 매번 땀을 흘리며 운동을 했으니 어린 것(??)이 얼마나 피곤했을까? 역시나 일주일 하더니 몸살이 나서 역시 제 나이에 돈을 번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그 이후부턴 공짜로 도장에 다니는 것에 만족을 했단다.

UAE Emarati emarat امارات اماراتي
UAE Emarati emarat امارات اماراتي by Bu_Saif 저작자 표시


그랬던 꼬맹이 신랑이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퇴근 후 집에서 같이 저녁 식사를 하는데 남편이 예의 귀여운 웃음을 지으며 좋아한다.

'여보, 나 오늘 6천원 벌었어!'
'???'

무슨 말인가 했더니 회사에 00도너츠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커피 기계와 커피가 선물로 들어왔단다. 아침에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 일하다가 졸러서 한 잔 마셨으니 도합 6천원을 번 셈이란다. 오늘은 회사가 너무 바빠서 누구도 우유를 못 사왔는데, 우유만 더 넣어서 먹으면 커피값이 올라가니 다음부턴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며 좋아했다. 말하는 것도 참 귀여운 우리 다솔이 아빠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하루에 백 잔 마시면??? 커피를 하루에 백 잔 마시면 대체 얼마를 아낀 셈이야? 고액 연봉자 부럽지 않겠다고 하는 다솔이 아빠.

당연히 우스개소리지만 고액 연봉자 되기 참 쉽다.

Happy President's Day
Happy President's Day by Cayusa 저작자 표시비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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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분들 중 참 많은 분들이 '유선염'에 대해 궁금해 하신다.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들 중 대부분이 유선염 때문에 힘들어 하기 때문일 것이고, 그런 반면 유선염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하면 예방을 할 수 있을지, 예기치 않게 걸리게 됐을 땐 어떤 조치를 취해야 되는지, 유선염으로 고생하고 있을 때 수유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인지라 유선염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았고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으며 한편으론 억울한 생각까지 들어 모유 수유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참 컸다. 그러나 미련 곰탱이 같은 참을성 덕에 울며불며 끝까지 모유 수유를 고집하며 유선염을 이겨냈고 지금은 갖가지 수난들을 견뎌내고 나니 세상에서 모유 수유 만큼 쉬운 것은 없다고 여기며 벌써 올챙이적 고통들을 다 잊어버리고 있다.

유선염은 왜 걸릴까?

나는 유선염만 세 번 걸렸다. 그것도 짧은 기간 동안 세 번이었다. 첫 번째엔 단순히 젖몸살이려니 했다가 입원까지 하고 나서야 유선염이라는 것을 알았다. 피검사 결과에서 염증 수치가 높았다. 그 때가 아기를 낳은 지 35일 즈음 되었을 것이다. 출산 후 처음으로 잠시나마 외출할 일이 생겼는데 출산 후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처음 만나게 되는 자리여서 나도 모르게 욕심이 좀 생겼었다. '예쁘게 보이고 픈 욕심'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기에게 젖 한 번 물린 후 오랜 시간 공들여 화장하고 머리 빗고 옷을 입었다. 미리 유축해 둔 모유를 젖병에 담아서 외출을 했고 밖에서는 준비해간 젖병으로 아기를 먹였다. 다섯 시간 정도 수유를 하지 못했는데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젖이 너무 불어서 옷이 다 젖을 정도로 가슴에 압박감이 심했었다. 단단하게 굳어진 가슴을 마사지를 하면서 유축기로 젖을 유축했는데 얼마나 쌓였든지 한쪽에서 150cc이상이 나왔던 것 같다. 탈이 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날 밤 갑자기 오한이 나면서 온몸이 떨려 오고 열은 40도로 올랐다. 미련한 탓에 며칠 버텨봤지만 열은 내렸다 올랐다를 반복했고 결국 병원에서 진찰을 받음과 동시에 입원 판정을 받았다. 친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수유 간격이 불규칙했을 때 안에 고여 있던 젖에 탈이 생겨서 유선염이 되는데 갑자기 고열이 나고 오한이 생기면 영락없으니 바로 병원을 찾아야 된다.

두 번째로 유선염에 걸렸을 땐 좀 달랐다. 그 당시 나는 수유 자세가 올바르지 않고 아기가 유륜이 아닌 유두를 세게 빠는 바람에 가슴 상태가 엉망징창이었다. 모유 수유를 할 때마다 젖보다 눈물이 더 많이 나왔고 심할 땐 피까지 나는 상황이었다. 아기가 힘이 좋아서 너무 세게 빨았고 잘못된 위치를 빠는 바람에 젖을 잘 먹지 못해서 수유 시간이 길어졌고 그럴수록 유두가 너무 시달려 버텨주질 못했다. 오죽했으면 당연히 동그라미 모양이어야 될 유두가 몇 달째 동그라미가 되지 못했다. 찢어지고 헐어 있던 곳으로 균이 들어가 염증을 발생시켰다.

유선염을 예방하려먼?

유선염을 예방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 수유 간격을 일정하게 하는 수밖에는. 3~4시간 간격으로 시계를 보면서 규칙적으로 먹여야 된다. 나 같이 유두가 찢어지고 헤진 사람은 아기에게 직접 물리는 것을 자제하고(아기의 토사물이나 침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 유축을 해서 먹여야 되며 상처가 완전히 낫기 전에는 상처를 낫게 하는데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된다.(세 번째 유선염은 이제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직접 젖을 물렸다가 바로 또 걸려 버렸었다.) 나는 *시딘을 발랐었다. 물론 아기가 먹으면 안되는 연고였지만 상태가 너무 심했고 효과가 빠르기에. 수유전 물로 깨끗이 씻어내고 젖을 조금 흘려보내어 그 부분을 닦는 방법을 썼다.

책이나 병원에서 준 자료에서는 모유 수유가 저절로 될 것 처럼 얘기하지만 내가 직접 해보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날 수록 아기도 엄마도 요령이 생기고 모유의 양과 아기가 먹는 양이 점점 맞아지니까 탈도 적어진다. 그러므로 100% 모유 수유를 하려는 엄마들은 이골이 생기도록 인내하고 기다리면, 진짜 힘들긴 하지만 되긴 된다.



유선염에 걸렸으면?

앞에서도 얘기했듯 모유를 먹이는 중이라면 유선염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고 재발도 너무 쉽다. 나는 세 번이지만 인터넷 카페에서 본 어떤 엄마는 무려 아홉 번이었다. 나는 다행히도 심각한 수준까지 가지 않아서 비교적 쉽게 치료를 할 수가 있었는데 집에서 무턱대고 참기만 한 다른 엄마는 유방을 절개하고 염증을 뽑아 내는 수술, 그 부위를 찢고 심을 박는 수술, 주사기로 염증을 빨아들이는 수술 등 생각만 해도 오싹한 수술들을 받기도 했단다.

일단 유선염이 의심되면 산부인과 보다는 유방전문외과를 찾아야 된다. 나는 친정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입원 치료한 경험이 있었기에 두 번째, 세 번째엔 나 스스로 유선염인 줄 알았지만 산부인과 의사는 그 사실을 의심했었다. 당시 한창 신종플루 때문에 전국이 들썩거릴 때였으므로, 토요일 오후 유일하게 문을 열어 찾아간 분당 K산부인과 의사는 나에게 신종플루 주사를 권유했었다.

내가 우겨서 유선염일 때 먹는, 복용 후에도 아기에게 젖을 먹일 수 있는 항생제를 받아 올 수 있었지만 그 의사는 유선염은 출산 초반에나 걸리는 병이라며 이미 출산 후 3개월이 지난 내가, 가슴이 별로 딱딱하지 않은 내가 유선염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당에서 유명한 곳으로 손꼽히는 k산부인과에서 이렇게 말하다니 참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에서 유방에 관한 모든 것들은 '유방외과'에서 해결함이 지혜롭다고 하길래 또 인터넷에 물어물어 집 근처 유방외과를 찾았다. 역시 전문은 다른 것이 초음파를 통해 가슴을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염증의 부위와 젖의 흐름, 유선염을 여러 번 앓음으로써 젖줄이 막힌 곳 등등에 관해 속시원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유방외과에서 상태에 따라 무시무시한 시술을 하기도 하고 나처럼 비교적 가벼운 상황일 땐 마사지와 유축을 권해주기도 한다. 통증을 줄여 주고 치료도 되는 약도 처방해 준다.

가벼운 유선염엔 마사지와 유축이 최고다.

가볍다고는 하지만 염증 때문에 유륜과 유두를 살짝만 건드려도 아얏 소리가 절로 나고 수유시엔 저절로 꽥꽥 비명을 지르고 싶어지는 초기 유선염. 칼로 가슴을 찢는 끔찍한 수술은 하지 않지만 유선염에 걸리면 감정적으로 만신창이가 된다. 아파도 하루에 8~10번 규칙적으로 수유는 해야되기 때문이다.

산부인과와 유방외과 모두 나에게 젖을 계속 물릴 건지를 물어 왔고, 언제까지 수유할 생각이냐고, 이 상태로 모유를 먹이는 것이 엄마인 나에게는 참 힘든 일일텐데 분유를 먹이면 되지 왜 모유만을 고집하냐고 했었다. 의사가 권유하는 상황이니 핑계도 좋았고 눈 한 번 딱 감으면 앞으로 모유 수유의 고통에서 해방될 거라는 참기 힘든 유혹도 있었다.

그러나 천성이 미련하고 주위의 눈총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어서 나는 이를 악물고 모유 수유를 택했다. 성공하고나니 밤에 자다가 분유를 타러 가는 일, 물을 끓였다 식혔다, 젖병 소독하는 일 모두가 모유 수유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인 것 같아서 모유 수유가 가장 쉬운 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그러나 실제로는 어렵다.)

유선염에 걸렸을 때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으니 가슴 마사지 업체들의 광고글만 수십 개가 주르륵 올라 왔다. 마사지만 받으면 다 낫는다는 둥, 병원 갈 필요도 없다는 둥 너무 자신만만하게 얘기하고 있어서 오히려 더 의심이 가는 글들이 태반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마사지와 유축이 최고였다. 염증 때문에 유두와 유륜이 엄청나게 붓고 제대로 수유를 하지 못해서 젖이 계속 쌓이기 때문에 가슴은 점점 커져서 수박만 해지고 딱딱해져서 아기가 먹는 것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젖을 빼 내야 되는데 유축기 보다는 당연히 손으로 젖을 짜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살짝 닿아도 너무 아픈 상태일 테니까 스스로는 절대 할 수 없으니 전문 마사지 업체를 찾아야 된다. 통증이 없다고 소문난 곳이면 어디든 괜찮고(진짜 통증이 없었다. 인정은 많았지만 요령은 없었던 유방외과 의사 선생님이 유축 시범을 보일 땐 딱 죽고 싶었는데 말이다.) 쿠폰을 끊을 필요는 전혀 없다. 한 두번만 받으면 되고 심해도 3번만 받으면 된다. 나는 4번을 받았는데 마지막엔 스스로 할 걸 괜히 갔다 싶기도 했었다.



손으로 젖짜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출산 준비물로 유축기를 장만하는 사람들은 참 많고 임신 기간 내내 배 마사지를 하는 사람들도 참 많은데, 가슴 마사지의 방법과 손으로 유축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은 참 드물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배 마사지 보다 가슴 마사지와 유축 방법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한 번 잘 배워두고 요령을 익히면 유축기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쉽게 젖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유선염에 걸렸어도 모유에 피만 섞이지 않았다면 유축해서 아기에게 먹일 수가 있다. 직접 수유를 하는 경우엔 피가 좀 나와도 괜찮다. 항생제를 먹더라도 모유에까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유선염에 걸린 대부분의 엄마들이 유두와 유륜까지 아픈 상태니 손으로 젖을 짜는 방법을 배워야 된다. 병원에서 주는 자료에도 그림으로써 설명을 잘 해두었던데 블로그에 올리고 싶지만 가슴 그림이라 괜히 선정적이라고 오해할까봐 글로 설명을 해야겠다.

만약 왼쪽 젖을 짜려고 한다면, 왼손으로 가슴 아래를 받히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이용해서 젖을 짜면 된다. 이 때 유륜을 눌러야 되고 12시와 6시 방향에 각각 엄지, 검지를 두며 젖을 짤 때 이 두 손가락이 만나야 된다. 만냐야 된다는 말의 의미는, 손가락을 미끄러뜨려 아래에서 만난다는 말이 아니라 12시와 6시 방향을 완전히 눌러서 피부를 사이에 두고 손가락 지문 부분끼리 맞부딪혀야 된다는 뜻이다.

글로 설명을 해도 혼자서는 아무래도 이해하기 힘드니까 가슴 마사지하는 업체에 가서 배워오는 것이 좋겠다. 어차피 처음엔 너무 아파서 도움을 받아야 되니까 말이다. 이것도 연습이 필요한데 처음엔 숙달이 안되서 한 방울 씩 겨우 나오지만 익숙해지면 샤워기에 물 틀어 놓은 것 처럼 착착착 소리를 내면서 여러 가닥으로 젖이 나오니까 시간도 별로 안 걸리고 손쉽게 할 수 있다.

익숙해지면 모유 수유가 가장 쉽다.

유선염으로 한창 고생할 땐 3월만 기다렸었다. 아기가 6개월이 될 때까지만 모유 수유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힘들었던지 딱 6개월만 먹이고 그 이후론 분유만 주리라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100% 모유 수유에 성공하고 나니 이제는 분유 주는 것이 더 힘들것 같아서 계속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 아기도 많이 커서 젖을 잘 먹어 주고 이제는 수유 간격이 좀 벌어져서 7시간 이상 먹이지 않아도 탈이 없다.

무엇보다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두려울 것이 없는 것이다. 나는 분유가 번거로워서 아기가 돌이 지나서 생우유를 먹을 수 있을 때까지는 젖을 먹일 생각이다. 내 블로그에 놀러 오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유선염에 관해 궁금해 하시고, 다른 분들이 유선염 때문에 고생을 덜 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긴 글을 썼다. 부디 울지 않고 모유 수유에 성공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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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듣기엔 거짓말 같은, 주민등록번호가 두 개인 사람이 실제로 있다. 그것도 꽤 많이...... . 이미 짐작 하셨겠지만 그 운 없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바로 나다. 이번 일을 처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나도 그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 후 혼인신고를 하면서, 자신이 지금까지 써 왔던 주민등록번호가 실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주민등록번호가 틀렸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결혼을 한 후 혼인 신고를 할 때 여자들은 '호적'을 아버지에게서 남편에게로 옮기게 되는데, 나는 그 과정에서 호적상에 기재 돼 있는 주민등록번호가 주민등록등본이나 주민등록증에 기재 된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동사무소에서는 먼 옛날(?) 내가 출생신고를 할 당시 누군가의 실수로 인해 이런 일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측을 했다. 그러나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어떤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기게 됐는지 지금은 당연히 알 수가 없기에 나는 이 억울한 상황을 하소연 할 대상이 없었다.

호적에 써 있는 낯선 주민등록번호와 지금까지 써 온 익숙한 주민등록번호. 사람은 한 명인데 번호는 둘이었다. 아귀가 맞지 않는 이 상황에선 혼인신고를 할 수 없다는 말만 멍하니 들을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행정 기관에서 잘못한 일인 것 같은데, 그 때 그 기관도 아니고, 그 때 그 사람도 아니니, 웃는 낯으로 지금은 혼인 신고를 할 수 없다고 친절히 설명을 해 주는 동사무소 직원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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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6883 pairs of scissors on the wall, 5376883 pairs of scissors, take one down, pass it around, 5376882 pairs of scissors on the wall by Bright Tal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설명을 들어 보니 주민등록번호를 택일 해야 된단다. 그런데 호적상에 있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그 낯선 번호를 사용한다고 정하면 그 즉시 번호가 바뀌게 되고, 지금까지 써 왔던 틀렸지만 익숙한 옛 번호를 쓰려면 재판을 해서 바로 잡아야 된다고 했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재판'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면 아마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게 될텐데, 나는 왠지모를 꺼림칙한 생각이 들어서 깊게 생각하지 않고 낯선 번호를 택했다. 나이 서른에 주민등록번호를 다시 외워야 할 상황에 이르렀지만 번거롭지 않는 편을 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주민등록번호를 바꾸자마자 내가 해야 할 일이 태산처럼 많아진 것이다. 기분 좋은 일은 주민등록증에 새로 찍은 잘 나온 사진을 넣을 수(공짜로) 있다는 것밖에는 없었다. 내가 거래하고 있는 모든 은행의 고객 정보를 바꾸어야 했고, 여권을 다시 만들어야 했으며, 주로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도 연락을 해야 됐고, 얼마 동안은 새로 가입하려고 했던 인터넷 사이트에서 바뀐 주민번호와 실명을 연관짓지 못해서 애 먹었고, 주민번호가 헷갈려 이상한 사람 취급도 받았다.

그 이전까지의 내 모든 기록이 깡그리 사라지게 됐다.

Colorful Chaos
Colorful Chaos by Darwin Bell 저작자 표시비영리

그 무엇보다 가장 속이 쓰렸던 것은 새로 받은 주민등록번호의 생일이 예전 것 보다 빨라서 내가 가입해서 이미 십 년 넘게 부었던 여러 개의 보험료가 갑자기 인상돼 버린 것이다. 앞으로의 보험료는 말할 것도 없고 지나간 것들까지 일시불로 정리해서 오십 여 만원을 더 내야만 했다. 모든 기록을 다시 쓰고 돈까지 더 내야될 줄 알았더라면 재판을 해서라도 예전 주민번호를 지키는 건데, 후회스러웠지만 도리가 없었다.

내가 추측하건대 앞으로도 나와 같이 주민번호를 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사람들이 꽤 있을 것 같다. 나처럼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함부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말고, 상세히 따져서 자신에게 돌아올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그런데 내 잘못도 아닌 상황에서 내가 본 피해가 크다면 큰데, 이걸 보상받을 길은 진짜로 없다는 말인가? 만약 있으면 그 방법을 아시는 분은 꼭 좀 가르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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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결혼한지 3년이 되었다. 결혼 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을 정리해 보면 '행복'이라는 한 단어로 간추려 지니 내 결혼 생활은 아주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이사도 한 번 했고, 외국에서 얼마간 생활도 해 봤고, 다솔이도 태어났다. 결혼 생활이 계속 될 수록 살림은 자꾸자꾸 늘어 가는데 새로 들인 가구도 없고 집안을 예쁘게 꾸밀 줄도 몰라서 집이 점점 더 어수선해 지고 있다.

나 처럼 미적 감각이 없는 주부라면 집 근처에 있는 가구 직매장을 적극 활용해 보기를 권해드린다. 한 번 발을 들인 후 인테리어 공부삼아 내가 즐겨찾고 있는 곳은 잠실에 있는 한샘 인테리어 직매장이다. 방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어떤 소품을 활용해야 집안 전체 분위기를 고급스러우면서도 발랄하게 보일 수 있을지, 이 곳에 가면 고민이 해결되기 때문에 한번 발을 들인 후 참새 방앗간 드나들 듯 하고 있다.

한샘은 전통있는 가구 브랜드이기 때문에 우선 믿을만 하고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좋고 꼭 제품을 사지 않더라도 어떤 식으로 안방을, 부엌을, 아이방을, 소품을 꾸며두고 있는지 자세히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참 좋다. 건물 전체에 가구와 함께 소품들까지 진열해 두고 있어서 다른 데 갈 필요가 없다. 그 뿐 아니라 카페테리아와 수유실까지 마련해 두어서 쇼핑하다가 쉴 수도 있다.

휴일 우리 가족이 함께 찾은 한샘인테리어 잠실직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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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우리 집의 현실태를 먼저 짚어 봐야 된다. 우리는 다른 집과는 조금 다르게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결혼할 때 우리 가정의 목표가 '텔레비전 보다 책을 더 좋아하는 가정, 평생 공부하는 가정'이었기 때문에 아예 혼수로 텔레비전은 하지 않았고 대신 거실을 서재로, 안방을 독서실로 만들어 버렸다.

남편과 내가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었고 그 땐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책 읽는 습관을 물려주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런데 혼수를 준비할 때 냉장고나 소파 등 덩치 큰 것들에 밀려 서재를 그럴싸하게 꾸미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제 결혼 3년 차가 되어 집안을 재정비할 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는 것이 바로 멋진 서재이다.
다솔이가 태어나자 한꺼번에 구입했던 육아책


여기는 독서실이 아닙니다. 안방입니다.


남편과 내 책상, 그 위 각각의 모니터가 두 대씩.


삭막하기 그지 없는 우리 안방


서재가 된 우리 거실

그래서 이번에 한샘 직매장에 방문을 할 때 멋진 서재 꾸미는 방법과 책장, 책상들을 구경해 보자고 계획을 세웠다. 앗! 그런데 한샘인테리어에서 디자인과 기능은 좋으면서도 가격은 내린 봄 신상품 '슈퍼셀러 6종'을 출시했고 6대 품목(침실가구, 붙박이장, 소파, 거실장, 식탁, 서재) 중에 서재도 있다는 것이 아닌가!!! 참 좋은 기회였다.

시장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베스트셀러 상품을 1개씩 선정해 최근 트렌드에 맞게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하고 기능은 더욱 강화하면서도 가격은 최대 20%까지 파격적으로 인하한 상품들이란다. 어떻게 기능은 높이면서도 가격은 내릴 수 있지? 궁금해하니까 1등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능하단다. 한샘은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파워가 1위인 기업이다. 가장 많이 팔기 때문에 원부자재를 가장 많이 사고, 가장 싸게 구매한단다. 또 한샘의 뛰어난 구매 전문가들이 국내외 주요 지역을 누비며, 좋은 소재와 최고의 거래처를 발굴하여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고 했다.

티볼리 침실세트, 패리스 붙박이장, 위더스 소파, 밀리언 거실장, 케이스 식탁 세트, 플렉스 책상세트 중에서 이 글에서는 내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티볼리 침실세트와 플렉스 책상세트를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1. 티볼리


들어가자마자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티볼리.

다솔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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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역시 화장대가 중요한데 수납하기 좋게 칸도 나뉘어져 있고 깊이감도 있어서 참 좋다.


수납장의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쓴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방에도 이런 낭만적인 분위기가 필요해



엉망징창으로 방치 돼 있는 우리집 옷장이 부끄러워지는 순간!
놀랍게도 티볼리 옷장 속에 들어 있는 118,000원 상당의
스바트 박스가 무료로 증정된단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또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보고 붙박이장을 만져 보고 화장대를 찬찬히 살피다가
곁에 소품으로 둔 책장까지 넘기며 사진을 찍고야 마는 일레드, 이것은 페리스 붙박이장 세트이다.


다음은 우리집의 영원한 숙제 서재인데, 지하에 있는 서재관으로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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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것은?
내려가 보니 보기만 해도 허리가 편안해지는 메트리스가 전시 돼 있다.
신발을 신고 편히 누워보라는 문구를 보고 냉큼 누워 피로를 푸는 저질체력의 소유자 일레드.
그 옆에 마련돼 있는 안마 의자에도 앉아 보고,
금강산도 휴식후경.


2. 플렉스 7000 책상 세트


같이 간 신랑이 물만난 고기처럼 신이나서, 다솔이를 안고 이것 저것 구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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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고급스러워서 우리집에 그대로 들어다 옮겨 놓고 싶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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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서재처럼 때로는 카페처럼
책상 폭이 넓어서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커피잔이 소품으로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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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재에 있는 책장은 각 칸의 높이가 낮아서 파일처럼 길이가 긴 것을 수납하기에
무리가 있는데 이 책장 속에 들어 있는 소품 책들은 모두 커다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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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달려 있어서 편리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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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상은 두개가 붙어 있어서 우리집과 비슷(?)한데
자녀가 둘인 가정에서 아이들끼리 한 방에서 공부를 하게 하면
우애를 기르기에도 좋겠다.
책상이 두툼해서 무거운 것을 올려 놓아도 절대 휠 염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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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다리가 철로 돼 있어서 아주 튼튼하고
가운데가 뚫려 있기 때문에 공간을 훨씬 넓어 보이게 하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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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아, 우리 여기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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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감출 수 있도록 문이 달려 있는 책장.
우리집 처럼 어수선한 물건들이 많아서 치워도 집이 지저분해 보이거나
기어다니는 아기가 책을 잡아 당겨서 다칠 위험이 있을 때
문을 닫을 수 있는 책장이 아주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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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경을 마치고 피곤해서 결국 잠이 들어버린 다솔이.

이번에 한샘 직매장을 구경하면서 우리집 서재를 어떤 방식으로 꾸며야 될지 대충 감이 잡혔다. 인테리어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직매장을 드나들면서 공부를 해야겠지만 보면 볼 수록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 이 기분이 정말 좋다.

슈퍼셀러 6종 중, 내가 소개한 것 외 나머지 4종의 이미지 사진도 함께 보여드린다.

3. 밀리언 거실장

4. 위더스 소파

5. 케이스 식탁 세트

6. 패리스 붙박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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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유모차에 태워 처음으로 지하철을 탔던 날, 나는 새삼스레 우리 나라 지하철이 참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관절이 아프셔서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드신 어르신들과 휠체어를 타야 되는 사람들도 지하철 역마다 마련돼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정말 좋다. 지상과 지하를, 개표구와 승강장을 연결해 주는 엘리베이터가 곳곳에 마련돼 있어서 힘들게 계단을 오르지 않고도 원하는 곳으로 숑숑숑 갈 수 있다.

임신 기간에도 종종 이용하곤 했던 이 엘리베이터를 유모차와 함께 또 탔던 날, 나는 참 민망한 장면을 목격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와 그 아이의 엄마, 그리고 내가 다솔이를 태운 유모차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다 타고 한참 지난 뒤(지하철과 연결 돼 있는 엘리베이터는 몸이 다소 불편한 분들과 어르신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문이 서서히 닫히고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려데 그 순간 손을 내 흔들며 종종 걸음으로 어떤 할머니 한 분이 뒤늦게 오셨다.

나는 얼른 열림 버튼을 눌러 할머니가 들어 오시게끔 했는데, 그 순간 짜증 섞인 한숨소리가 났다. 꼬마 아이의 엄마였다. 또 한참을 기다리는데 다른 할머니가 같이 가자며 달려 오셨고 문은 또 다시 열렸다. 마지막에 탄 할머니는 급하게 타시느라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것인지 내려가는 것인지를 잘 모르셨는데 알고보니 잘못 타신 거였다.

Teleportation Prototype
Teleportation Prototype by gilderic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여기에는 내려가는 것 밖에는 없어요. 문 한 번 열리면 또 한참 기다려야 되는데...... .

아이의 엄마는 속이 상한듯 팔짱을 끼며 궁시렁거렸고 아이는 엄마의 눈치를 살피느라 어쩔 줄 몰라했다. 엘리베이터를 잘못 탄 할머니가 미안한듯 내리시자 꼬마 아이는 두 손을 기도하듯 모으고 '제발, 제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드디어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자 꼬마 아이는 자신의 기도가 이루어진듯 기쁘게 박수를 치면서 '와, 이제 문이 닫혔다!'하며 좋아한다.

원래 어르신들을 위한 엘리베이터에 얻어 타는 입장인데 뭘 그렇게 빨리 가려고 하는지 나는 참 불편했다. 잘못 된 일로 짜증을 내는 엄마도 문제였지만 그런 엄마의 기분을 맞추느라 안절부절 못하면서 잘못된 일을 배워갈 그 딸아이가 진심으로 안타까웠다.

내가 어렸을 때, 그 땐 텔레비전 수신료를 방송국 직원이 일일이 받으러 다녔는데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참 충격적인 장면을 봤었다. 친구 엄마가 집 옥상에서 빨래를 너시다가 그 직원이 수신료를 받으러 오는 것을 보곤 다락방으로 숨으신 거였다. 그런 일이 익숙한 듯 친구는 천연덕스럽게 엄마가 집에 안 계시다고 이야기 했고 후에 칭찬을 받았다.

come my tiny metal children
come my tiny metal children by drspam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목욕탕에서 몇 천원 아끼려고 아이의 나이를 속이는 엄마, 아이 손을 잡고 무단횡단을 하면서 너 혼자 다닐 땐 꼭 신호등 보고 건너라는 엄마, 운전할 때 신호위반을 밥 먹듯 하면서 아이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엄마, 주변 사람들에게 이유없이 쌀쌀맞게 대하면서도 자기 아이는 예의바르게 커 주길 기대하는 엄마.

나도 나중에 어떤 엄마가 될 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안타까운 엄마들을 비난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했다. 부모, 특히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월등히 더 많은 엄마는 자식이 어떤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는지를 깊이 있게 생각해 보고 자신이 먼저 그런 어른이 되도록 애써 노력해야만 한다. 그래야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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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9~2010-03-30 20명
2010-03-31 2010-04-02~2010-04-26
2010-04-30 무료배송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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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세상에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니!!

코 앞에서 다니엘 헤니를 봤으니 호들갑이 당연하다. 지난 번에 말씀드린 대로 4월부터 시작 될 리얼리티 프로그램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의 제작 발표회에서, 보기만 해도 눈이 맑아진다는 다니엘 헤니를 만나고 왔다. 22일 월요일 오후에 압구정 CGV에서 있었던 이번 행사에는 여러 언론의 기자님들, 다니엘 헤니의 팬 분들, 그리고 각각의 영역에서 활약하시는 블로거 분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압구정 CGV에 설레는 맘으로 도착해서 제작 발표회가 시작되기 전


4월 2일 금요일 밤 10시에 케이블채널 O'live TV에서 방송 되는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 방송은 다니엘 헤니와 무려 402: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에서 우승한 박성우(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의 셰프 콘테스트)가 서호주로 여행을 떠나 펼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 두 남자는 서호주 오지에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고 원주민들 만나 그들의 음식을 맛 보면서 아웃백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게 된다.

그들은 원주민들에게서 음식을 대할 때의 경건한 마음 가짐을 배웠고 서호주 오지에서 신선한 재료와 자연 그대로의 맛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조미료라는 것도 깨달았다. 또한 카누를 타고 원시림으로 들어가 음식 재료를 구하고 현지 치즈 농장, 양파 농장 등을 체험하며 땀 흘리는 보람 속에서 새로운 맛을 찾게 되는데 이 모든 과정이 방송에 고스란히 담기는 것이다.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의 제작 의도


다니엘 헤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처음 출연해 보지만 평소 요리와 여행을 좋아하기에 이번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그도 캥거루 고기, 타조 고기, 애벌래 요리 등 생소한 맛을 의도하지 않게 먹어 봐야 될 때는 솔직히 무척 힘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도시적이고 세련되게 보이는 다니엘 헤니가 서호주 오지에 가서 어떤 추억을 쌓고 왔는지 정말 궁금한데 방송을 보면 알게 되겠지.

한편 너무나 잘 생겨서 요리사 맞아? 하고 반문하게 만들었던 박성우 셰프는 역시나 402:1의 경쟁을 뚫을 만큼 예사롭지 않았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이었을텐데 어쩜 그리 자연스럽게 방송에 임하고 인터뷰를 잘 하는지 요리사 역을 맡은 배우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박 셰프는 다니엘 헤니 못지 않게 건장한 체격과 훈훈한 외모도 지니고 있어서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외모에서 풍기는 반듯한 이미지 때문에 그가 만든 음식도 분명히 맛있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그의 활약도 방송을 통해서 확인 가능.


이번 행사는 '괜히했어, 괜히했어'라는 유행어가 아주 잘 어울리는 박성호 씨가 진행했는데, 이 날도 역시 괜히 한 질문이 몇 개 있어서 자연스레 어깨를 들썩이면서 자신의 유행어를 잘 써 먹었다. 원래 이런 자리는 어색하기 마련이다.


언제봐도 멋있는 다니엘 헤니와, 전혀 꿀리지(?) 않는 박성우 요리사가 나를 향해(정말???) 웃어준다.


왼쪽부터 다니엘 헤니의 통역사, 다니엘 헤니, 박성우 요리사, CJ의 국장님, 이 방송의 PD님이다.


한국말 할 때는 귀엽고 영어를 할 땐 멋있는 헤니가 방송 중에는 멋있는 척 했지만 70m짜리 나무에 맨 몸으로 올라가야 할 때 속으로는 무서웠노라고 고백했다.


다니엘 헤니를 '형'이라고 부르는 부러운 박성우 요리사, 어느새 헤니와 친해진 모양이던데 그래서일까? 전혀 주눅들지 않은 모습이 멋지다. 방송에도 헤니에게 운전을 시켜 놓고는 조수석에서 콜콜 자는 그의 모습이 나온다던데 역시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만만하다.


아참! 또 중요한 것!
이 방송을 통해 다니엘 헤니와 박성우가 찾아 낸 새로운 봄 맛은 방송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란다. 양파 농장과 치즈 농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마일럽 어니언 치즈 스테이크 & 코코넛 프로운'은 4월과 5월 전국 아웃백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고 앞으로도 아웃백은 서호주의 계절을 담은 대자연의 맛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별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스테이크가 생각나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아웃백~ 아웃백'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다니엘 헤니가 서호주에서 찾아온 봄 맛을 꼭 먹어 보고 싶다.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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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뚫고 하이킥'이 끝나 버렸다. 시트콤 뒤늦게 보기 시작하셔서 느즈막히 지붕킥에 반해 버리신 아버지는 본방송과 케이블에서 하는 재방송, 또 한참 전에 했던 방송을 해 주는 재방송을 한꺼번에 보시느라 내용 이해가 뒤죽박죽 엉망징창이셨다. 그래서 누가 누구와 사귀는 사이인지, 황정음의 학교가 왜 서운한지, 세경이는 왜 그 집에서 일만 하는지, 자옥 아줌마네 집에는 왜 그리 학생들이 많은 지를 잘 알지 못하셨지만 곧 종영한다는 소식에 이렇게 재미있는 방송을 계속하지 왜 끝내냐시며 아쉬워 하셨었다.

최고의 유행어 빵꾸똥꾸를 외치고 다니는 초등학생부터 우리 아버지 세대까지 모두들 재미있게 봤던 시트콤이기에 '지붕킥'이 끝나 버렸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데, 이런 기분을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세경과 지훈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해서 그 둘이 죽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아서 올려 놓은 글, 세경이가 사실은 귀신이었다는 글, 왜 그런 결말을 택해야 했는지에 대한 항의 글 등등 계속 되는 여운들 때문에 가슴 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끝나 버린 것도 허무한데 뭇 남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청순 글래머 세경과 뭇 여성들이 흠모했던 훈남 지훈이 말도 안 되게 죽어 버리다니,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세경과 지훈의 죽음보다 나를 더 충격에 몰아 넣은 것은 신세경의 실체였다! 나는 본방송 시간을 지키지 못해서 주말 동안 다시 보기 서비스를 통해서 몇 편의 방송을 연달아 봤는데 알고 보니 순진무구 청순가련 세경이 사실은 꼬리 아홉 달린 여우였지 않나? 준혁이를 철저하게 이용(?)하면서 자신의 사랑도 집요하게 이루려고 했던...... 왕 내숭이 무섭기까지 했다.

I'll Give You All I Can...
I'll Give You All I Can... by Brandon Christopher Warren 저작자 표시비영리



세경이는 준혁이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랬음에도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해맑게 '용꼬리 용용'을 외치면서 준혁 학생과 공부를 하고 준혁이가 자기 앞에만 서면 바보처럼 구는 것을 즐기고(?) 준혁이와 가끔씩 데이트를 해 주면서 희망 고문을 하며 준혁 학생이 자기를 계속 좋아하도록 만들었다.

회상 장면을 보면 준혁이에게 묘하게 웃어 주는 장면, 준혁의 어깨에 기대는 장면, 같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알고 나서 보니 쉽게 말해 어장관리를 하고 있었던 거여서 무척 괘씸했다. 자기를 좋아하는 줄 뻔히 알면서 그리고 그 마음을 받아 줄 생각이 전혀 없으면서 어떻게 그런 식으로 행동을 했는지 선수도 보통 선수가 아니었다.

끝까지 준혁을 거절하면서도 선물로 '뽀뽀'를 주고 마지막까지 착한척을 잃지 않는다. 열심히 공부해서 목표로 하는 대학에 가기로 약속해요...... 하면서 말이다.

세경이는 지훈에게 무시무시한 방법으로 사랑을 고백했다.


또 지훈과의 마지막 한 때는 어떠한가.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떠나기로 했던 세경은 끝끝내 밍기적 대면서 지훈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슬아슬하게 어긋나는가 싶더니 용케 같은 차를 타고 속앳말을 할 기회도 얻는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왕내숭 세경이 놓칠 리 없지. 세경은 지훈 때문에 한국을 떠나기 싫었노라고, 떠나기로 결정을 하고서 많이 아팠었노라고,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그래도 또 못 볼 것을 생각하니 힘들 것 같노라고 속사포 처럼 쉴 틈없이 마구 말을 쏟아냈다.

세경의 기습 고백에 당황한 지훈이 정신을 차릴 겨를도 주지 않은 채 세경은 결정타를 날리는데,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 이대로 시간이 잠시 멈췄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 지훈을 기겁하게 만든다. 이미 정음의 남자 친구인 것을 알고 있다고 얘기했고 둘이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까지 했으면서, 그러나 나는 당신을 좋아하니 이대로 시간이 멈추길 바란다니!

예의 순진한 얼굴로 차분하게 자기 맘을 고백하는 세경을 지훈은 정신없이 바라보고, 그 둘은 결국...... . 세경의 바람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렸다.

세경이는 진정한 선수였다.
3년이 흐른 후, 세경을 생각한 것만으로도 준혁 학생은 눈시울을 붉혔다. 여전히 준혁은 세경을 잊지 못하는 눈치였는데 최적의 어장 관리를 통해 자기를 좋아했던 준혁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최선의 시간대를 공략해 자기가 좋아했던 지훈을 얻은 세경 양, 절대 얼굴에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감정이 실리지 않는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세경이는 알고보니 무시무시한 왕내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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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구,나!---라고 말했을 것이다. 가은 엄마와 내가 아주 친한 사이였다면...... .

그러나 우리는 아직 서로 존대를 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나는 대신 엄청 힘들었을 것 같다는 걱정과 정말 고생하셨다는 위로의 말만 들었다. 정말 미친 짓이었을까? 진짜 가은 엄마 말처럼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약속이 있었던 압구정에서부터 우리집이 있는 판교까지 오는 것은.

나는 이제 7개월에 접어든 다솔이를 데리고 둘이서만 외출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마트에서 돌도 지나 보이는 아이를 한쪽 옆구리에 끼고(?) 다른 손으론 장바구니를 들고 포부도 당당하게 걸어 다니는 아줌마를 볼 때나, 아기띠로 아기를 안고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다니는 아줌마들을 볼 때, 나는 속으로 너무 나약한 엄마가 아닌지 반성을 하곤 했다.

어느 날에는 저녁 때까지 집에 있다가 갑자기 동네 한 바퀴라도 돌고 오자는 생각이 들어서 처네(아기띠처럼 아기를 안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인데, 포대기처럼 생겨서 뒤로 업을 수도 있다. 아기띠와 포대기의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는 아기용품이다.)로 아기를 안고 나가 보려고 시도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다솔이와 내가 둘 다 빵빵하게 옷을 입고서 처네까지 하려니 혼자서 찍찍이로 품을 조절하는 것도, 뒤에 달린 버클을 채우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겨우 엉성하게나마 혼자서 처네를 매고 끙끙대면서 밖으로 나갔는데, 이런이런! 눈이 오는 것이 아닌가. 3월 중순에 눈이, 그것도 내가 나가기로 맘 먹었던 바로 그 날 내리다니. 도리없이 동네 한 바퀴도 포기하고 신선한 바람만 한 번 쐬고는 도로 들어왔다.


지하철 타는 다솔이


그랬는데 어제 압구정에서 볼 일이 생긴 것이었다. 8.5kg이 넘는 다솔이를 안고서 돌아 다니는 일은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이번엔 처네 대신 유모차를 써 보기로 했다. 남편이 자동차로 출근할 때 달려 나가서 일을 본 후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것으로 계획을 짰다.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데 뭐가 힘들까 싶었고 요즘은 시대가 좋아져서 지하철역마다 엘리베이터가 있기 때문에 별 것 아닐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유모차를 탄 다솔이를 데리고 압구정에서 판교까지 오는 길은 2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발이 붓도록 걸어 다녔던 배낭 여행지에서의 길 보다 몇 배는 더 험난하고 길게 느껴졌다.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여정이었는데 세 시간은 족히 더 걸린 것 같다. 다행히 기특한 다솔이가 유모차에서 잘 자 주어서 다솔이를 어르거나 재우는데 드는 힘은 하나도 없었음에도 집에 오자마자 나는 대자로 뻗어 버렸다.

지하철 개표구는 휠체어가 지나가는 문으로 들어갔고 모든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한 번 환승을 했는데 열차와 승강장 사이가 조금 넓은 곳도 있어서 그 땐 다른 분들의 도움도 얻었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집으로 걸어 오는 도중에 몇 번이고 택시를 잡아 타고 싶었지만, 아기를 안은 채 유모차를 접는 것도 힘들었고 소심해서 택시 기사님께 접어 달라고 말하기는 껄끄러워서 이를 악물고 걷기만 했다.(이런 미련퉁이)

얼마 전에 본 다큐멘터리에서 프랑스 여인들은 유모차를 끌고서 먼 길도 잘만 가길래 내게도 쉬울 줄 알았더니 역시나 저질 체력이 문제였다. 당분간 절대로 유모차 여행을 가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지만 하루가 지나니 적응이 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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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지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아웃백~ 아웃백~', 이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남자 '다니엘 헤니'를 만날 수 있기 됐다. 광고를 통해 다니엘 헤니가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의 새 모델이 되었다는 것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메뉴를 개발하는 경쟁이 붙여 졌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는데 무려 402:1을 뚫고 '박성우' 씨가 최종 우승자로 선정 됐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이제 우리는 더욱 맛있어 질 아웃백을 기대하고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다니엘 헤니와 박성우 씨는  서호주를 여행하면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왔는데, 이 모든 여정이 어드벤처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를 통해 공개 된다고 한다. 이들이 찾아낸 맛은 4월부터 아웃백 매장에서 먹어 볼 수 있을텐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음식들인지 그 모든 것들이 CF와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개된다고 하니 음식 속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일화들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4월 2일에 첫 방송이 될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는 파워 블로거들을 초청하여 제작 발표회를 여는데, 영광스럽게 나도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제작 발표회에서는 다니엘 헤니 기자 간담회와 특별한 영상을 공개한단다. 그렇다면 다니엘 헤니를 직접 만나 볼 수 있다는 말 아닌가?

우선 사진으로 먼저 다니엘 헤니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고 제작 발표회에서 보고 들은 모든 것들을 생생하게 담아서 후기 포스팅을 올리도록 할 예정이다. 다니엘 헤니가 어떤 맛과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해 줄 지 진짜 기대가 된다.

곧 만나러 갑니다. 다니엘 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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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음 한 구석이 찜찜했던, 그래서 늘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던 다솔이의 옷장을 드디어 오늘 깔끔하게 정리했다. 벌써 아기 옷장을? 하시는 분들은 아직 자녀가 없으시거나 아님 아빠이거나...... . 다솔이의 이름이 '별이'일 때 이미 장만해 둔 이 옷장의 이름도 '별이'다. 손잡이가 별 모양으로 된 이 옷장은 내가 임신 9개월에 접어 들었을 때 태명과 제품명이 같아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들여 놓았다. 미리 준비 해 둔 출산 용품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두었는데 참 잘 쓰고 있다.

아직은 외출 할 일이 별로 없어서 내의에다가 두툼한 우주복 하나 입혀서 나가지만 다솔이의 옷장 속에는 귀엽고 앙증맞은 옷들이 꽤 있다. 예뻐서 하나 싸서 둘 사 모은, 아직 한 번도 입지 못한 옷들이 따뜻한 봄날이 와 다솔이가 쑥쑥 커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모두 큰 치수로 사 두었다.)

신체치수 80인 다솔이에게 90짜리 옷들이 잘 맞을 리 없어 아직 개시도 못했지만 하나같이 정말 마음에 드는데, 그 옷을 걸고 있는 옷걸이가 내내 못마땅했던 것이다. 어른들 옷을 거는 옷걸이로 아기 옷을 거니까 크기가 맞지 않아서 옷들이 모두 양팔을 벌려 허수아비 놀이를 하고 있다. 때문에 옷장 문도 잘 닫히지 않고 더불어 옷장이 어수선하고 지저분해 보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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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아기 옷걸이를 사게 돼 다솔이 옷장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소품을 사러 갔다가 발견한 것인데 다섯 개 들이 한 묶음의 가격은 7,500원. 생각보다 사악한(?) 가격 때문에 고민을 좀 했지만 스웨이드로 된 소재도 고급스럽고 한 번 사서 오래 쓸 요랑으로 눈 딱 감고 두 묶음을 사 왔다. 어른용 옷걸이 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튼튼해 보인다.


아기 옷에서부터 아동 옷까지 오랫동안 쓸 수 있을 것 같다. 아기용 옷걸이만 사진으로 찍어 놓으니까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워 어른용 옷걸이와 비교해서 사진을 찍어 봤다. 같이 두고 보니 크기 차이가 현격해 어느 정도로 작은 지 알수 있겠다.


어른용 옷걸이에 걸어 두었을 땐 허수아비가 팔을 벌리고 서 있는 것 처럼 보이던 옷[니트 소재의 아기(혹은 유아)옷을 이렇게 걸어 두다간 옷감이 다 상해 버릴 수도 있겠다.]이 아기용 옷걸이를 만나니 편안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기용 옷걸이로 바꿔 주었을 뿐인데 옷장이 참 가지런해졌다. 깔끔하게 바뀐 다솔이의 옷장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의와 실내복은 오른쪽 수납장에 넣어 두었는데, 얼른 날씨가 좋아져서 다솔이를 데리고 같이 나들이 가고 싶다. 내의 하나에 점퍼 하나 입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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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 정지영의 거부할 수 없는 달콤 목소리에 취에 잠도 떨쳐버린 채 라디오를 듣다가 재미있는 사연 하나를 듣게 됐다. 어떤 여자분이 문자메시지로 보낸 글이었는데 낮에 서점에서 책을 고르다가 낯선 남자분에게 도움을 얻었고 자기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연락처를 물었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가슴이 쿵쾅거려서 잠을 못 이루고 있다는 그 청취자는 어떤 방법으로 그 남자에게 연락을 해야 자연스러울지 너무도 고민이 된다며 조언을 구해왔다.

우연히 서점에서 만나게 된 낯선 남자에게서 뜻밖에 호감을 얻게 되고(자세한 내용이 소개됐었는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생각이 안 난다. 이 죽일 놈의 기억력...... .) 어색하게 주춤거리면서 연락처를 물었고, 이제 남은 순서는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하는 것인데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는단다.

사연을 보낸 여성분은 도움을 받은 남자분이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웠노라고 그래서 눈 딱 감고 연락처를 물었는데 남자분이 의외로 순순히(?) 전화번호를 가르쳐 줬다며 수줍게 고백을 했다.

Radio Daze
Radio Daze by Ian Hayhurst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이 이야기를 듣다가 내가 경험했던 황당했던 일화가 하나 떠올랐다.

때는 바야흐로 모든 수험생들이 꿈 속에서까지 모의고사를 풀고 낮에 잠깐 조는 잠에서조차 시험에서 낙방하는 악몽에 시달리던, 중등 교원임용고사를 두 달 남짓 남겨 둔 어느 겨울이었다. 하늘이 늘 꾸물꾸물하고 9월말부터 겨울이 시작된다는 노량진에서 한창 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던 때였다.

그 당시 나는 아예 짐을 싸 들고 학원 근처 창문도 없는 1.5평(!!!!)짜리 고시원 방에서 먹고 자며 공부 기술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었다. 일주일에 두 번 학원에서 수업을 듣을 때빼곤 답답한 고시원 방에 콕 틀어박혀서 책만 보는 지리멸렬한 시간을 보냈는데, 그 때 내가 본 것이 책이었는지 글자였는지 이도 저도 아닌 그냥 종이 쪼가리였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암튼 늘 방에서만 공부를 하다가 너무 졸려서 어느 날엔 고시원에 딸려 있는 작은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하기로 했다. 독서실 안에는 예비 교사, 예비 경찰, 예비 행정 공무원, 예비 공인중계사의 책들이 가득했는데 정작 사람은 예비 대학생 한 명과 예비 국어 교사인 나, 딱 둘 밖엔 없었다.

Belinha has more than good looks
Belinha has more than good looks by betta design 저작자 표시비영리


졸려서 독서실에 갔는데 너무 세게 틀어져 있던 온풍기 때문에 더욱 졸음이 쏟아져서 나는 예비 대학생-재수생으로 보이는-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다가 온풍기를 끄기로 맘을 먹었다. 온풍기가 천장에 달려 있었고 나는 키가 작으니 의자를 놓고 올라서서 온풍기를 꺼야만 했다.

윙--- 기계음이 나던 독서실이 일순간 조용해지더니 꺅 소리와 함께 뒤이어 나온 쿵 소리!

난방기를 끔과 동시에 내가 올라 서 있던 바퀴달린 의자가 움직이면서 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바닥으로 곤두박질을 쳐 진 것이었다. 그 방엔 나보다 한참 어린 재수생밖엔 없었지만 그래도 남자였던지라, 나는 부끄러움이 밀려와 바로 일어나지를 못했다. 한참을 고꾸라져 있으니 걱정이 됐는지 그 예비 대학생이 나를 일으키러 왔다. 더욱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모든 일들이 잘 수습됐고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채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책상 오른 쪽으로 슬쩍 초코 우유 하나가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놀라서 올려다보니 아까 그 예비 대학생이었다. 우유와 함께 그는 나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아까 내가 소개했던 라디오의 사연에서는 서점에서 자기에게 도움을 준 어떤 멋진 남자에게 호감을 느낀 여성이 그 사람의 연락처를 물었다. 그런데 내 경험에서는 시험 공부에 지쳐 부스스한 어떤 여자(그것도 한참 연상)가 난방기를 끄다가 꺅 소리를 내며 떨어졌고 그것을 도와주었을 뿐인데 어떤 이유로 남자는 연락처를 물어 온 것일까? 그것도 초코 우유와 함께 말이다.

왠지 민망하라 것 같아서 그 날 이후로 다시 방에서만 공부를 했는데 내게 전화번호를 물었던 그 남자의 심리가 나는 아직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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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서는 '나중에' 나이가 더 드시면 꼭 전원주택에서 사시겠노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집 주변에는 과일 나무도 심고 갖가지 채소들도 심어서 철마다 맛있는 과일과 신선한 채소를 직접 길러서 드실 거라고도 하셨다. 동물을 좋아하시니까 당연히 강아지도 기르실 계획인데 이왕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다는 진돗개가 좋겠다시며 늘 그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속으로 과연 그 날이 오긴 할 지 의심했었지만, 세월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나중'이 되었다. 드디어 주변에 논과 밭이 널리고 흙을 밟을 수 있는 곳에 우리집이 짠 생겼다. 오랜 시간 아버지의 머리 속에 그려져 있던 집이 실제 세상에 척 하고 나오자 시큰둥했었던 나도 신이 나서 이곳저곳을 둘러 봤는데, 아버지의 꿈의 실체가 이랬었구나 싶었다.



직접 설계에 참여하시고 작은 소품까지 하나하나 관여 하셔서 꾸며진 집에는 온갖 것들이 다 있었다. 천장을 유리로 만들어서 하늘이 보이는 작은 정원, 냉온욕을 할 수 있도록 욕조가 두 개 놓인 욕실(그 중 하나는 월풀), 잡동사니를 모조리 다 넣고도 공간이 넉넉해 숨바꼭질 할 때 숨고 싶은 다락방. 그 중에서도 황토로 만들어 숨을 쉰다는 찜질방이 이 집의 압권이다!

블로그를 통해서 하나하나 다 소개해 주고 싶을 정도로 예쁘게 지어진 우리-친정(이 집에 내 방은 없다.)집. 오늘은 집 밖에 아담하게 만들어 져 있는 연못을 좀 보여드리려고 한다. 겨울에 갔을 땐 연못이 꽝꽝 얼어서 거기 살고 있는 잉어들의 생사가 궁금했었는데 봄이 오고 날씨가 따뜻해지니까 물고기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것 같은 돌들도 사실은 아버지께서 공을 들여 모양을 잡으셨고 곳곳에 심겨져 있는 식물들도 그렇다.

연못을 지나 저 멀리 보이는 빨간 우체통 역시 아버지께서 뚝딱뚝딱 만드신건데 반듯한 것이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아, 그러고 보니 그 아래엔 버려진 항아리를 화분 삼아 식물을 심어 꾸며 놓으신 게 보인다. 하나에서부터 아버지의 손길이 지나지 않은 곳이 없다. 호, 혹시 아버지는 타고난 집 꾸미기의 달인?!?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면 다솔이와 함께 하염없이 서서 연못 안을 들여다보며 알록달록 잉어들이 움직이는 것을 관찰해 보고도 싶다. 연못이 있는 빨간 우체통집에 또 놀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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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에서부터 이어진 계단의 맨 아래 칸에 서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낸 지 십여 분 남짓, 기다리는 사람도 특별한 까닭도 없으면서 나는 장승처럼 그 곳에 계속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그렇게 해가 쨍쨍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비가 올 것을 알아 차렸을까?

빗방울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가방 속에 다소곳이 보관해 두었던 우산을 하나씩 꺼내 들고 무심히 나를 스쳐 목적지를 향해 갔고, 정확히 2분 마다 새로운 사람들이 나를 지나쳤지만 나는 그곳에서 발을 뗄 수가 없었다. 처음보다 빗방울은 더욱 거세져 이제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나처럼 우산이 없어서 발이 묶였던 사람들 중에 더러는 오히려 젖는 것을 즐기는 듯 신나게 비를 향해 몸을 던졌고 더러는 포기한 듯 가방이며 신문을 머리에 쓰고 뛰기 시작했다.

슬슬 한기가 돌아서 나도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될 것이 분명했지만 달리 도리가 없었다. 내리는 모양새를 보니 지나가는 비는 아니니 쉽게 그칠 리도 없었다. 이럴 땐 늘 첫 걸음이 어려운 것이다. 막상 빗 속으로 들어가 보면 예상외로 시원하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심호흡을 하고 드디어 비를 맞으려는데 어디선가 우산 하나가 쓱 올라왔다. 우산 위로 파란 하늘과 구름이 보였다. 펼쳐진 우산 위에 하늘 그림이 그려져 있는 1단짜리 긴 우산이었다. 누굴까, 내게 우산을 씌워주는 사람은...... . 사거리 약국까지 씌워 드릴게요. 고개를 돌려 보니 앳된 여대생이었다. 긴장했던 마음이 푹 놓이며 고마움이 마구 샘솟았다. 정말 고마워요.

When it rains...
When it rains... by EJP Photo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5년도 넘은 어느 날의 일이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세차게 비가 내리는데 우산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 특히 여학생이나 아주머니를 보면 꼭 그들과 함께 우산을 쓰고 간다. 방향이 달라 얼마 못 가서 헤어진 경우도 있고 우리집 근처까지 행선지가 같아서 꽤 오래 같이 걸은 적도 있다.

동성이긴 하지만 낯선 사람과 한 우산을 쓰고 가는 것이 어색한게 당연하니까 어떨 땐 너무 서먹해서 괜히 잰걸음으로 걷기도하고, 우산이 작아서 어깨가 젖기도 했다. 그러나 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전해져 오는 뜨뜻하고 흐뭇한 그 무언가가 있어서 나는 5년이 흐른 지금까지 우산 나눠쓰기를 하고 있다.

물론 내가 우산을 얻어 쓴 적도 참 많다.

동성에게서 받은 호의이기에 그 속에 혹 '흑심'이 있지나 않을까 의심하지 않아도 되니 요즘처럼 무서운(?) 세상에서도 쉽게 친절한 마음을 베풀 수도, 기꺼이 받을 수도 있는 것 같다. 내일도 비가 내린다던데 깜박하고 우산을 잊고 나온 사람이 눈에 띈다면, 함께 우산을 쓰고 가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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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책에서 배운대로 행동하는 착한(?) 다솔이 엄마는 모유를 먹이는 아기들은 6개월 때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소리에 주윗 사람들의 걱정어린 말들을 억지로 견디면서 6개월을 꿋꿋하게 버텼다. 누구는 보니까 3개월 되자마자 이유식 시작하던데? 아기 덩치가 그렇게 큰데 어떻게 젖만 먹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겠어? 이유식 얼른 시작해야 되지 않나? 주윗 사람들이 이유식, 이유식 할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지만 임신 기간 동안 다니던 예비 엄마 교실 선생님도 그러셨고 책도 그랬기에 오직 6개월, 180일이 되기까지만 기다리고 기다렸다.

다솔이는 어느 덧 성장해서 어른들이 식사하는 것을 보면 쩝쩝 입맛도 다시고 내가 무엇을 먹을 때 마다 뚫어지게 혹은 민망하게 쳐다보는 등 음식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한 번은 사과를 먹고 있는데 포크가 움직이는 대로 고개를 돌리면서 침을 질질질 흘리는 것을 보곤 너무나 주고 싶어서 맛만 좀 보라며 혀끝에 사과를 살짝 대 줬는데, 다솔이가 무서운 속도로 사과를 빠는 것이 아닌가.

처음 맛 본 사과의 맛과 달콤한 향에 홀린 듯 '에에' 소리까지 내 가며 사과를 빠는데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먹을 수 있는 월령이기도 해서 그냥 줘 버릴까 잠시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배, 운, 여, 자'가 아닌가? 이유식은 6개월부터(모유 먹는 아기, 알러지 있는 아기), 순서는 쌀(곡식)-채소-과일, 단 맛이 나는 맛있는 것은 나중에, 육류에 신경쓸 것! 이렇게 달달달 외우고 있는데 어찌 알면서 그것을 어기겠나.


이제 다솔이도 이유식을 시작할 때가 돼서 쌀죽부터 끓여서 먹였고 며칠 지난 후 양배추도 같이 갈아 넣어서 먹이고 있다. 일찍 시작하는 아기들은 불린 쌀을 갈아서 10배 죽을 끓이는데 다솔이는 8배로 시작을 했다. 7개월부터는 덩어리가 있는 것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진도를 맞추기 위해서다.

보통 손가락이나 아기 숟가락을 입에 대 봐서 혀로 밀어내지 않으면 이유식을 시작할 때가 된 것이라고 하던데 나는 미리 다솔이와 숟가락으로 먹는 연습을 좀 해 두었다. 6개월을 고집하면서 남들보다 천천히 시작했는데 정작 때가 됐을 때 다솔이가 숟가락으로 음식 먹는 것에 익숙치 않아서 이유식을 못 먹게 되면 낭패가 아닌가. 그래서 5개월 중반이 넘어갔을 때 유축한 젖을 컵에 담아서 작은 숟가락으로 떠서 먹이면서 연습을 시켰다.

역시나 처음에는 주는 족족 흘려버리기 일쑤더니 두 번만 하니까 꼴깍꼴깍 곧잘 받아 먹었다. 경험한 기억이 있어서인지 이유식을 주는 첫 날부터 냠냠냠 참 달고 맛있게 잘 받아 먹는 다솔이. 보통의 아기들이 처음에 이유식을 먹을 땐 흘리는 것 반, 먹는 것 반이라던데 젖으로 연습을 해 봤기에 다솔이는 흘리는 것이 거의 없다.

이유식을 시작한 첫날엔 한 번만, 그 다음날 부터 하루에 두 번씩 먹이고 있는데 쌀의 양은 어른 밥 숟가락으로 반 숟가락(하루에 먹는 양)부터 시작해서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한 숟가락씩 먹는다. 물론 이유식 후에는 바로 또 젖을 물려야 한다. 아직은 모유가 주식이고 이유식은 간식이기 때문이다.(하루에 분유나 모유를 최소 600cc는 먹어야 된다.) 

간도 하지 않은 쌀과 야채를 갈아서 만든 죽이 뭐가 맛있을까 싶기도 한데, 다솔이는 새로 먹는 음식이 너무나 맛있다는 듯 숟가락만 들면 자동으로 입을 쩍쩍 벌리면서 냠냠 쩝쩝 너무나 맛있게 먹어 준다. 이유식 만드는 것 때문에 하루는 더 바빠졌지만 그만큼 보람은 더 늘어났다.



오늘따라 유독 얼굴에 많이 뭍히고 먹는 다솔이 귀엽게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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