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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종일 아무일도 하지 않고 지루하게 보내던 날 저녁, 가슴을 흐뭇하게 해 줄 영화 한 편을 보러 가기로 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선선해진 바람을 느끼면서 탄천을 따라 산책하듯 집 근처 영화관으로 향했다. 내가 보고 싶었던 영화는 산드라블록의 '프로포즈'. 이 영화가 개봉한다는 얘길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산드라블록이 여자 주인공이라니, 어떻게? 하는 것이었다. 내가 그녀를 처음 보았던 영화 '스피드'을 봤던 때 내 나이가 아주 적었던 것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드라블록이 아직까지 사랑얘기를 할 수 있다니, 정말 의아했다. 인터넷을 통해 그녀의 나이를 검색해 보니 역시나 64년생!!! 마흔 다섯이었다.

우리 나라에서 마흔 다섯의 여자가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그것도 사랑얘기를 하고 있는 영화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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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영화관에 도착해서 오랫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게 되니 정말 마음이 들떴다. 역시 약은 약사에게, 영화는 극장에서! 평일 늦은 시각이라서 그런지 도착하니 극장이 무척 한산했다. 그래도 프로포즈를 보려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대부분 연인들이었고 동네에 있는 극장이라서 그런지 부부 사이도 참 많이 온 것 같았다. 연인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방식으로 프로포즈를 할 것인지를 계획해 볼 수도 있고, 부부들은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다시금 자신의 배우자에게 사랑의 손을 내밀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영화를 보면서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가 생각났다. 황정민과 김아중이 출연했던 이 드라마는 순진한 남자인 우체국 직원 황정민과 톱스타 김아중이 가짜 결혼 생활을 하다가 진정으로 사랑을 느끼게 되면서 진짜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 내용이었다. 영화 '프로포즈'도 잘 나가는 출판사 직원인 산다라블록이 그의 비서와 가짜로 결혼식을 올렸다가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사랑을 느껴서 정말로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영화속에서 산다라블록은 마녀로 불리면서 남자들이 기피하는 여성이었지만 매우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기 때문에 늘 완벽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킬힐은 기본이고 대부분 몸에 착 달라붙는 세련된 정장 차림으로 등장하는데, 마흔 다섯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완벽한 몸매의 소유자였다.(영화 속에서 벗은 몸을 공개하는데 정말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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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몸매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그녀의 고운 피부였다. 산드라블록이 출연한 영화를 본 게 몇 안 되지만 '스피드'나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떠올려 볼 때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별로 없는 것이었다. 연예인이니까 특별한 관리를 받기 때문이 아닐 것이냐고 쉽게 말할 수도 있지만 맥라이언 등을 생각해서양 여성들이 너무 쉽게 늙어 버리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산드라블록은 자신의 동안 비결이 아티스트리의 크림 엘엑스 덕분이라고 말했다. 크림 엘엑스에는 카디오리핀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자외선, 공해, 스트레스 등의 외적인 요인에 의한 노화는 물론 피부세포 내 에너지 감소로 발생하는 내적인 노화로 부터 피부를 보호한단다.

산드라블록은 그동안 화장품 협찬을 잘 받지 않았다고 한다. 써 보지도 않고 무작정 좋다고 홍보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엘엑스는 4단계로 이루어진 단계별 효과가 아주 좋아서 정말 효능을 봤기 때문에 좋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림 엘엑스 덕분에 회춘을 한 산드라블록이 비록 영화에서지만 훈남과 연인으로 맺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세월은 흘러도 나이는 먹지 않는 비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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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 크림을 써 봤기 때문에 그 말이 무슨 뜻인지를 잘 알았다. 낯선 성분들의 이름은 잘 알지 못해도 쫀득한 질감이 이 크림을 바른 후 얼마나 빠르게 흡수되고 그 촉촉함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를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가볍게 스킨만 바르고 난 후 이 크림을 발라 준 후 푹 자고 일어나면 다음날 아침까지 피부가 기분 좋게 촉촉하게 유지된다. 이 정도 보습력이면 쌀쌀한 바람에도 건조한 날씨에도 끄떡없이 내 피부를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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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메디에서 알카리환원수기 체험단을 모집하네요. 자격 요건이 되는데다 몸에 좋은 알카리 물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에 신청해보려 해요. 50명이나 뽑는다니 관심이 있는 분들을 참여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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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났던 무더웠던 여름, 우리들의 공공의 적은 자외선이었다. 특히나 태양을 얼마나 피하느냐에 따라 주름의 갯수가 달라지는 나 같은 삼십대에게 자외선 차단제는 하늘(?)이 주신 축복이다. 물론 맹신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세월은 유수와 같아서, 피부를 망치는 태양열과 화장을 망치는 끈적임 없이 산뜻하게 하루를 애썼었는데 어느새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온다. 이제 슬슬 새로운 적과 싸울 준비를 해야할 때가 온 것이다.

하늘이 높고 말과 내가 살찌는 가을이 되면 여성들의 공공의 적은 '건조함'으로 바뀐다. 건조함 또한 노화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데 탁월한 적군인 까닭에, 피부 속부터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한 특급 작전이 필요하다. 하루에 8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은 기본이고 유분과 수분이 골고루 들어 있는 영양제로써 피부에 듬뿍 밥을 줘야 하는 것도 기본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건성 피부로 변하므로 사춘기때 여드름이 좀 났었다고 유분 공급을 피하면 안 된다. 건강한 피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더불어 유분의 균형도 잘 맞아야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 주름살 가득한 얼굴을 부여잡고 통곡하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피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뒤늦게 피부과 시술이라도 받게 된다면 돈은 생각하지 않더라도 망가진 얼굴 때문에 얼마나 속이 상하겠는가. 조금 비싸더라도 내 얼굴에 투자하는 화장품 만큼은 좋은 것으로 쓰도록 하자. 물론 이것저것 덕지덕지 바를 필요는 없다. 나는 좋은 영양 크림을 하나 선택해서 스킨을 가볍게 바른 후, 그것 하나만 충실히 흡수시켜 주는데 이 방법이 화장품의 효능을 극대화 시키는 데 더 효과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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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아주 좋은 기회로 아티스트리 크림 엘엑스를 체험해 볼 수 있게 됐다. 마침 내 피부를 촉촉하게 보호해 주면서 세월을 거스르는 데 힘을 보태줄 화장품을 찾고 있었는데, 값지고 귀한 크림을 써 볼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뻤다. 금보다 삽십 배가 더 귀한 카디오리핀 성분이 들어 있어서 피부 속부터 어린 피부로 만들어 준다는데, 금보다 더 귀한 것을 얼굴에 바를 수 있게 됐다니 정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품을 받고 써 본 지 일주일 쯤 됐는데 역시나 피부가 한결 촉촉해진 느낌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크림 엘엑스의 효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스킨을 바른 다음에 바로 크림만 발라주고 충분히 흡수시킨다. 그런데 악건성이거나 평소에 쓰던 로션을 계속 쓰고 싶으신 분들은 스킨, 로션 다음의 순서로 발라주시면 된다. 엘엑스에 같이 들어 있는 앙증맞은 도구를 사용해서 크림을 적당량 떠서 손등에 던 다음 얼굴 중 건조함이 더 심한 눈, 뺨에 중점적으로 바르고 상대적으로 피지 분비가 활발한 이마, 코, 턱에는 조금 덜 발라주는 것이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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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집에서는 올백한 상투머리로 있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 특별히 머리를 풀었다. 완벽한 맨얼굴을 보이는 것이 마땅하나 흐린 눈썹 때문에 어찌나 민망한지, 맨얼굴에 눈썹만 그려 주기로 한다. 그리고 내 카메라에 들어 있는 뷰티샷 기능의 힘을 빌려 자체적인 뽀샤시함을 더하니 그런대로 봐 줄 만하다.(아닌가?) 야밤에 후기 올린다고 이리저리 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내 모습이 왜 그리 우습던지. 얼굴에 크림을 바르고 조금 남긴 것을 손등에 발라 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질감을 표현해주는 데에는 면적이 좁은 손등이 더 낫겠다고 생각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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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엑스의 첫 느낌은 굉장히 질감이 쫀득쫀득하고 유분이 풍부하다. 좋은 영양분이 듬뿍 들어 있어서 피부에 쏙쏙 스며들어 주기만 한다면 내 피부를 건강하게 보호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손등을 문질러 보니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흡수되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리고 처음에 느꼈던 풍부한 유분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촉촉한 수분감만 남아서 끈적임 없이 산뜻하게 마무리 되었다. 아티스트리 연구진이 입자를 아주 작게 만드는 데 애를 썼다더니 그게 무슨 소리인지 써 보니까 금방 알겠다.

'세월을 거스르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는 나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 같은 아티스트리 크림 엘엑스. 이 친구 덕에 건조하기 그지 없는 가을, 겨울 그리고 봄까지 나는 산뜻하면서도 촉촉한 내 피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생긴다. 하루 하루 더 어려지는 내 생활 속에 없어서는 안 될 크림 엘엑스.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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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링~ 낯선 번호로 온 문자 메시지 한 통. 누구지? 하면서 내용을 봤더니, 내용이 전혀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지금 바로 DAUM에 가서 서명 좀 부탁드려요. 우리 재범이 2PM탈퇴하지 않게요. 부탁드립니다.' 남자 아이돌 팀 2PM의 팬이 보낸 문자 메시지였는데, 너무 절박한 나머지 아무 번호나 눌러서 서명을 부탁한 것 같았다. 이것이 2PM 팬클럽 전체에서 공지로 띄워서 행해지는 상황인지, 나에게 문자를 보낸 팬의 독단적인 행동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서명을 호소하는 것을 보니 어쨌든 급하긴 급한 모양이었다.

아직 이 상황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 2PM이니 2AM이니 하는 것이 그냥 오전 오후의 시간을 나타내는 것인 줄로만 알았으니까 말이다. 그러다가 가요 방송을 즐겨 보게 되고 아이돌 가수들이 예능 방송에도 종종 출연하게 되어 그들의 얼굴과 이름을 이제는 어느 정도 알고 구별도 할 수 있게 됐다.


2PM은 박진영이 키운 아이돌 팀 중 하나인데, 그 중에는 태국에서 온 닉쿤이라는 예쁘장한 아이(?)도 있고, 이제는 월드 스타가 돼 버린 '비'와 비슷한 외모와 음색을 가진 '아이'도 있고, 이전에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틈만 나면 춤과 노래를 선보였던 아이도 있다. 그리고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재범'이라는 아이(?)는 2PM의 리더인데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다가 박진영의 연습생으로 들어오게 되었단다.

문제는 재범이 연습생 시절 '한국이 싫다, 한국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한국 사람들은 자신이 조금만 랩과 노래를 잘 해도 아주 잘 하는 것으로 안다' 등등의 글을 쓴 것이 이제 와서 언론에 노출돼 버린 데 있다.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했다는 내용으로 각종 인터넷 뉴스에 도배되더니, 재범과 JYP가 공식적인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졌었다. 재범이 철없던 연습생 시절 너무 힘들었을 때 푸념삼아 쓴 글이었다고 이제는 180도 달라졌다고 사과했지만, 제 2의 유승준으로까지 치부되면서 온갖 욕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이 일로 인해 그가 팀을 탈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처음에 이 문자를 받았을 때는 '재범탈퇴'라는 유언비어가 퍼졌고 그로 인해 팬들이 동요하고 있겠거니 했다. 그런데 연예 뉴스를 검색해 봤더니 정말 팀의 리더인 그가 탈퇴 선언을 했단다. 그 뿐만 아니라 JYP측에서는 2PM이 해체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고 하니 2PM 팬클럽들이 절박할 만도 했다.

나는 2PM의 팬이 아니다. 그런데 이 일로 팀이 해체까지 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팀들의 팬들이 일부러 이 일을 더 키웠고 기삿 거리가 없었던 연예부 기자들이 거기에 동참하면서 마녀 사냥처럼 돼 버렸다는 얘기도 있던데 정말 그렇다면 연예계는 너무 무서운 곳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재범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혹독한 연습생 시절을 거쳤고 이제야 조금 인기를 끌려고 하는 판국에 조금(?) 힘든 일이 있다고 탈퇴를 선언해 버린 것은(물론 기사에서 본 얘기로는 JYP 내부의 합의에 의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재범의 탈퇴를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고, 내 생각에는 아직 어리고 철이 덜 든 재범이 무섭고 두려운 나머지 팀을 그만 둔다고 주장한 것 같다-철저한 내 생각-) 너무 성급한 일인 것 같다. 앞으로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 지어질 지 더 두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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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넘기면서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예쁘다'가 아닌 '어려 보인다'로 바뀐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세월을 거스르고자 동안 화장법에 열광하고 노티(?)나지 않는 옷차림을 유지하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있다. 좀 우습지만 처음 만난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판가름 하는 나만의 잣대도 나이와 관련된 것이다. 나를 내 나이로 보는 사람은 당연히 못된 사람이요(더 많게 보지 않는데도!), 서너 살 쯤 어리게 봐 주는 사람은 둘도 없는 착한 사람으로 내 멋대로 규정하고 있다.

왜 이렇게 나이드는 것이 싫은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모든 여성들의 마음이 나와 같지 않을까? 올 여름은 여차저차 하다보니 바닷가에 발 한 번 못 담가 보고 지나쳐 버렸는데도 내 얼굴에는 치열한 여름의 흔적들이 남아서 정말 속상하다. 그렇다고 미미시스터즈도 아니면서 스카프에 선글라스로 자외선과 싸울 수는 없지 않은가.

어리게 보이고 싶으면 피부 화장을 최소화하라는 조언이 있다. 화장은 했지만 파운데이션을 소량만 바르고 파우더는 바르는 시늉만 해서 피붓결을 살리는 화장을 해야 한단다. 특히 얼굴 가장 자리로 갈 수록 파운데이션의 양을 줄여서 새파란 실핏줄까지 보일락말락 얇게 화장을 하면 더욱 어린 피부로 보일 수 있단다. 그러나 그게 말이 쉽지 빤히 기미며 잡티가 보이는데 그걸 가리지 않고 그냥 두기가 참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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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유행했던 물광화장이며 윤광화장을 내가 절대로 따라할 수 없었던 까닭도 바로 그것이다. 스키니 바지가 날씬하고 긴 다리를 가진 자들이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기 위해 입기 시작한 바지인 것 처럼, 광채나는 화장법도 축복받아 타고난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화장법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잡티 많은 나는 유행이야 어떻든 덕지덕지 파운데이션을 바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동안을 절대로 포기할 수는 없는데, 이런 나에게 눈이 번쩍 뜨일 만한 크림 하나가 호박처럼 덩쿨째 굴러 들어왔다.

바로바로 아티스트리의 크림 엘엑스를 체험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피부 미용에 관심이 많은 사람치고 아티스트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비싸서 살 수 없었을 뿐. 크림 엘엑스에는 피부 세포의 중추 성분인 카디오리핀이 들어 있는데, 화장품에 카디오리핀을 넣은 제품이 그동안에는 없었단다. 크림 엘엑스가 최초인 셈인데 그도 그럴 것이 카디오리핀이 좀 비싼가? 이 좋은 성분을 피부 속에 쏙쏙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 아티스트리 연구진들이 생명공학기술로서 카디오리핀을 리포좀 형태로 재합성했다는데, 그 가치가 자그마치 금의 30배에 해당한단다. 텔레비전 등에서 피부 관리를 받을 때 금팩을 받는 사람들을 보고 부러워만 했는데, 내 얼굴에 금보다 귀한 카디오리핀을 바른다고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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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엘엑스가 드디어 배송돼 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짜잔~ 개봉을 했는데, 큰 상자 속에 들어 있는 것이 크림이고 그것 뿐만이 아니라 다른 제품들도 같이 들어 있었다. 작은 상자 속에는 눈, 볼, 입술 등에 자유자재로 바를 수 있는 아이섀도우, 립스틱, 볼터치 팔레트가 들어있었고 샘플 꾸러미에는 여러 종류의 클렌징과 로션 등이 들어 있었다. 아마도 피부 관리의 기초인 세안부터 꼼꼼하게 한 후 스킨 로션 단계에서부터 아티스트리의 제품을 발라 효과를 극대화 하고 그런 다음, 엘엑스를 발라 피부 속부터 어리게 만들며 화장을 할 때에도 아티스트리로써 고급스럽게 연출하라는 깊은 뜻이 숨어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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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돼 온 제품을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샘플 꾸러미에는 각각의 제품들에 대한 설명들과 정품의 사진이 함께 들어 있어서 어떤 제품의 샘플인지 잘 알 수 있도록 구성 돼 있다. 클렌징 제품으로는 크림 클렌저와 포밍 클렌저가, 기초 제품으로는 밸런싱 스킨 로션, 밸런싱 밀키 로션, 모이스처 스킨 로션, 모이스처 밀키 로션, 그리고 카밍 크림이 들어 있었다. 미국에서 만들어 진 제품이라서 제품 이름이 모두 영어로 돼 있는데 제품의 묽은 정도와 더 촉촉하고 덜 촉촉한 것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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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흐뭇한 눈, 입술, 볼 화장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도록 똑똑하게 구성된 색조 팔레트. 상자에 담겨져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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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엘엑스 크림이 담겨져 있는 상자이다. 무려 30만원 상당의 정품이라니 내 피부 정말 호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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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를 열어 보면 아주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엘엑스 크림이 들어 있다. 어쩐지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올리비에 반도네'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란다. 올리비에 반도네는 랑콤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제 영어 실력이 부족하여 우리말로 어떻게 변환해야 할 지 몰라서 영어 직책 그대로 올리는 점 양해 바랍니다.) 출신으로 최근 '제니퍼 로페즈, 마크 제이콥스 등의 브랜드의 디자인 작업애도 참여한 유명한 인물이다. 엘엑스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잘 살리면서 은색의 큼지막한 둥근 뚜껑과 이중 원형의 모양이 도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잘 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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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을 꺼내면 덜어 쓸 수 있도록 작은 도구가 들어 있는데, 값진 크림이니 만큼 손가락으로 자꾸 찍어 쓰다보면 세균이 감염될 수도 있고 체온 때문에 크림 성분이 변질될 우려도 있으니 같이 들어있는 이 앙증맞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크림을 꺼내고 난 빈 상자도 너무 고급스럽게 느껴져서 버리기가 아까울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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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모양의 뚜껑을 열고 덮개까지 벗겨내니 쫀득한 질감의 엘엑스 크림이 등장! 조심스럽게 덮개를 연다고 애를 썼는데도 뚜껑에 가득 묻어 버려서 약간 속상했지만 그 덕에 풍부한 질감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됐다. 피부에 발라 보기 전이었음에도 한 눈에 되직한 질감이 잘 느껴졌다. 피부 탄력에 좋은 물질, 손상된 피부를 회복시키는 물질, 피부 스스로 방어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물질 등이 가득 들어 있어서 피부 속부터 아기 피부처럼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크림 엘엑스, 이 크림을 다 써 갈 때쯤이면 나도 한결 더 어리고 건강한 피부를 가지고 있게 되지 않을까? 마구 마구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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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에서 꺼낸 색조 파레트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미세한 펄을 함유하고 있는 네가지 색의 아이섀도우와 립스틱과 볼터치가 나왔다. 거울이 달려 있어서 어디에서든 쉽게 수정화장을 할 수가 있고 질 좋은 붓도 함께 들어 있어서 여러모로 편한 제품. 얼른 화장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발색과 화장한 느낌은 다음 글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오늘부터 당장 아티스트리 크림 엘엑스를 사용할 예정이다. 피부에 여러 종류의 화장품을 덕지덕지 바르면 피부가 다 흡수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효능을 느낄 수도 없을 테니까 스킨만 소량 바르고 난 다음 엘엑스를 바르려고 한다.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바르는 것 보다 제대로 된 화장품 하나를 정성껏 두드려 흡수시킬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더 어려질 내 피부가 정말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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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적 부모님이 HOT와 젝스키스를 구별하지 못하시는 것, 가요 프로그램을 보면서 두통을 호소하시는 것, 내가 흥얼거리는 랩을 들으시고는 그게 무슨 노래냐며 역정(?)까지 내시는 것을 절, 대, 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온 나라가 HOT 노래로 들썩이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그들의 노래를 모르실 수가 있으며, 리듬감이 살아 있는 랩을 들으시면서 어떻게 짜증을 내실 수 있는지...... 꼭 거짓말 같았다.

그런데 살아 보니 정말 그랬다. 2PM은 뭐고 2AM은 또 뭔지, 수퍼주니어가 열 세명이라던데 대체 누가 누군지, 소녀시대의 얼굴은 왜 다들 똑같이 생겼는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그런지 절대로 알아차릴 수 없었다. 전국을 강타했던 원더걸스의 텔미의 후렴구 정도만 겨우 따라부를 정도였고 소녀시대의 GEE도 한참 후에야 겨우 따라부를 수 있었다. 물론 후렴구만 말이다. 내가 부모님을 이해할 수 없었던 생각도 나고 젊은 나이에 시대에 너무 뒤떨어진다 싶어서 억지로라도 가요 방송을 보려고 노력도 해 봤다.


그러나 암만 집중해서 보려고 해도 예전에 부모님이 그러하셨듯 머리만 아팠다. 대체 무슨 노래가 저 모양이지? 하는 말이 울컥울컥 올라왔다. 보면 볼 수록 머리만 아파서 가요 방송을 얼마 보지도 못하고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려 버린 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좀 달라졌다.

고만고만한 나이의 여성 아이돌 그룹들이 귀엽기도 하고 멋져 보이기도 해서 최신 인기 가요들을 제법 즐길 줄 알게 됐다. 덕분에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라는 팀명만 겨우 알았던 내가 카라의 누구누구니, 포미닛의 누구누구, 브라운아이드 걸스의 누구누구까지 두루두루 익히게 됐는데, 특별히 눈에 띄고 관심이 가는 몇몇이 있다.


인형처럼 예쁜 외모와 작은 얼굴이 부러워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2ne1의 산다라박, 필리핀에서 연예인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다큐로 담은 인간극장에서 미리 봤었고 또 내가 좋아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이 키웠기에 특별히 더 애착(?)이 가는 인물이다. 얼굴이 작고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그런지 특이한 머리 모양을 해도 다 잘 어울리던데 보는 사람만 없으면 나도 꼭 한 번 따라해보고 싶다.(나중에 외국에 갈 기회가 있으면 거기선 꼭 따라하리라.)

그리고 티아라의 전보람. 아직은 전영록의 딸로서 더 유명한데 나는 가수로 데뷔 하기 전 그녀가 화장품 모델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먼저 반했었다. 물론 포토샵으로 더욱 이쁘게 만들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참 내가 좋아하는 이목구비를 가져서 감탄을 하고 봤던 기억이 있다. 그랬는데 전보람이 티아라로 데뷔를 했고 화장품 모델을 했을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다. 티아라에서는 연하게 화장을 해서 그런지 무척 청순해 보였고 어떨 땐 아이같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의 작은 키가 내가 동질감을 느끼게 했다. 그 또래의 아이들 사이에서는 인터넷에서 전보람의 키가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 키가 작아도 충분히 예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에 나는 키 작은 전보람이 참 좋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긴 사람은 브라운아이드 걸스의 손가인이다. 몸을 약간 뒤로 젖히고 골반을 흔드는 시건방춤으로 나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는데, 손가인에게는 팀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녀들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손가인만 쳐다보게끔 만드는 절대적인 힘이 있었다. 손가인도 화장을 연하게 하면 참 청순하게 생겼던데 강인한 스모키 화장이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그녀의 스모키 화장과 머리 모양을 따라하고 싶게끔 만들었다. 머리 자르는 순간 아줌마 된다는 내 신념이 이렇게까지 흔들린 적은 없었던 듯. 그러나 완벽한 브이라인의 얼굴의 가졌고 머리숱도 풍성한 손가인과는 달리 둥글넓적한 얼굴과 빈약한 앞머리를 가진 나에게는 유행에 따르는 머리 모양은 금물인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무튼 귀엽고 매력적인 소녀들 덕에 요즘 노래들도 많이 알게 됐고 흥얼거릴 수 있게 됐고 보는 눈이 없을 땐 춤도 살랑살랑 쳐 보게 됐다. 나를 한결 더 어려지게 만들어준 그녀들이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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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연예인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중, 고등학교 때는 서태지를 좋아해서 모든 책과 공책에 '태지부인'이라고 이름을 써 두곤 했었어요. 서태지의 앨범이 새로 출시되면 줄을 서서라도 출시 된 그 날 바로 그것을 사야만 했고 한 곡 한 곡 맘 졸이면서 어떤 노래가 가장 인기가 좋을지를 혼자서 점쳐 보기도 했답니다. 수능만 끝나면 서울로 당장 달려가서(저는 지역 출신이거든요.) 서태지의 집 앞에 텐트라도 치고 그의 얼굴을 딱 한 번만 보기를 염원했었어요.

제 생각에는 서태지와 저는 천생연분이기 때문에 서태지가 저의 얼굴을 딱 한 번만 본다면 그도 저를 평생의 반려자로 알아차릴 것이라는 엄청난 착각 속에서 살았기 때문이었죠. 지금은 팬과 가수의 입장이지만 우연이라도 한 번만 마주치게 된다면 당당히 그의 여자 친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정말 얼토당토 않는 상상의 날개를 펼쳤었지요.

수능만 끝나면, 수능만 끝나면...... . 이런 생각으로 서태지를 실제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제가 고3이었을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결국 기자회견을 하더니 갑자기 제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린 나이였기에 서울엔 찾아갈 수 있었지만 은퇴후 서태지가 떠난 미국으로 도저히 따라갈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정말 상심했었어요. 그 때 받은 충격 때문인지 이후에는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연예인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타고난 기질 때문인지 연예인도 분명 우리와 똑같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환상 비슷한 것이 있어요. 그래서 아직도 연예인을 참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우연히 길거리에서 연예인을 만나거나 좋은 기회가 생겨서 가까이에서 그들과 함께 있을 때면 정신을 잘 못차리기 일쑤죠. 어릴 때는 그런 기회가 있으면 같이 사진을 찍자고 말을 걸기도 하고, 정말 좋아한다면서 그들에게 말을 하기도 했는데,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게 되니까 왠지 모를 쑥스러움이 생기는 것이에요. 나 보다 훨씬 더 어린 아이돌 가수에게 좋아한다고 달려가기도 민망하고, 동갑이나 또래 여자 연예인들을 만날 땐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좋아하는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게 돼 버렸답니다.



지난번에 좋은 기회가 있어서 일산 MBC방송국에 블로그 기자단으로 뽑혀서 어떤 프로그램을 취재하러 간 적이 있어요. 그 때 저는 블로그 기자로 갔지만 그 곳에는 수 많은 신문, 잡지 기자들이 쫙 깔려 있었지요. 제 눈 앞에서 인기 있는 연예인들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이고 눈도 몇 번 마주쳤는데,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는 것이에요. 다른 기자들은 늘 보던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연예인들 보다 자신들이 훨씬 더 우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연예인을 보고도 별다른 반응도 없고 표정도 없었어요. 저만 혼자서 가슴 콩닥거리면서 그 주변을 서성댔지요. 신분이 어중간 해서 더 어색했던 것 같은데 그저 팬의 입장에서 그 행사에 참여했으면 같이 사진 한 장 찍어 달라고 부탁이라도 할 수 있었겠지만, 기자 신분으로 간 자리이니만큼 체통을 지켜야 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제 블로그에 방문해 주시는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연예인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하실 것 같으세요?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써 주셔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좀 알려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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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각만 하면 히죽히죽 웃음이 난다. 지난 토요일 무한도전의 분장쇼 때문인데, 무한도전에서 다른 때와는 달리 1박 2일로 여행을 가면서 벌어진 이야기들로 1,2,3회(무려 3주 동안 방송)가 꾸며지고 있다. 얼핏 생각해보면 1박 2일하고 비슷한 소재라서 식상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1박 2일 보다는 예전에 유재석이 진행했던 동거동락과 비슷한 것 같다. 여러 명의 연예인들이 같이 여행을 떠나지만 팀을 나누어서 경쟁한 후 서바이벌 형식으로 1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 진행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잘생긴팀과 못생긴팀으로 나누어서 시간별로 게임을 하는데 게임에서 지게 되면 진 팀에서 팀원 중 한 명을 탈락자로 선정하여 맨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면 상금 300만원을 타게 된다.

첫 번째 게임에서 정형돈이, 두 번째 게임에서 정준하가 탈락해 버려서 무한도전의 팬인 나는 조금 속상하기도 했다. 비록 다른 연예인 출연자 중에서 멋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프로그램 이름이 무한도전이니만큼 무한도전 멤버들이 더 많이 더 오래 살아남아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세 번째 게임에서 김경진(개그맨)이 탈락하고 네 번째 게임에서 또다시 무한도전 멤버인 박명수가 탈락하게 되면서 이러다 노홍철과 길마저 탈락하게 되면 어쩌지 하는 안타까움은 더 커졌다. 그리고 그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박휘순과 양배추 같은 사람들이 대신 탈락해 주면 좋으련만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섯번 째 게임이었던 분장쇼를 보고 나니 그들이 탈락하지 않은 것이 어찌나 다행인지...... .


내가 생각할 때 지난 주 방송분에서는 누가 탈락하게 될 것인지를 결정할 때의 아슬아슬하던 그 순간도 참 재미있었고, 게임도 재미있었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분장쇼였던 것 같다. 아이돌 그룹 2PM이 포함된 잘생긴팀에서는 별로 아이디어를 내지도 못했고 워낙에 잘 생긴 탓에 분장을 해도 별로 우습지가 않았는데, 못생긴팀은 조금만 분장을 해 줘도 그 효과가 정말 컸다.

처음으로 분장쇼를 했던 길은 민머리를 활용하여 뒷통수에 레고 처럼 각진 머리카락과 동그란 얼굴을 그려넣어서 나를 박장대소 하게 만들었는데 뒤로 도니까 얼굴과 연결이 되어 더욱 웃겼다. 배를 잡고 어찌나 깔깔대고 웃었던지 평소에 나답지 않을 지경이었다. 나는 집에서 텔레비전을 볼 때도 크게 웃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신나게 웃었다. 그 다음 박휘순은 감은 눈에다가 눈동자를 그려 넣고 할아버지로 변장하였는데 그 모습이 약간 괴기스러우면서도 정말 재미있어서 또 한번 나를 깔깔대게 만들었다. 무한도전을 보는 내내 박휘순은 왜 탈락하지 않는 것이냐고 생각했었는데 탈락했으면 좋은 구경거리를 놓칠 뻔 했다. 마지막으로 양배추도 박휘순하고 같이 감은 눈꺼풀 위에다 눈동자를 그려 넣고 할머니로 분장했다. 박휘순이 앞에서 먼저 했기 때문인지 크게 우습지는 않았지만 박휘순과 같이 할아버지 할머니로 연기하니까 재미가 더해졌다.

다른 사람이 화면에 잡힐 때도 뒤에 있던 그들에게 눈길이 갔는데 참 이상하게 생각됐던 것은 그들이 계속 눈을 감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눈을 계속 감고 있어서 눈꺼풀 위에 그려 넣은 가짜 눈이 계속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박휘순과 양배추는 원래 눈이 작기 때문에 뜬 눈이랑 감은 눈이 별 차이가 없어서 눈을 떠도 자신의 진짜 눈보다는 그려 넣은 가짜 눈이 더 먼저 보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눈을 감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진 것이었다. 지난주 마지막 게임이었던 분장쇼에서 2PM과 상추가 떨어지고 다음주에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되는데 다시한번 내가 배를 잡고 웃게 될 정도로 재미있는 방송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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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가 점점 식상해지고 '대망'이 이름 그대로 크게 망(?)해 버리면서 일밤의 존재감이 너무 작아졌었다. 그 이후 파격적으로 소녀시대를 투입해서 회생하려는 발버둥을 쳐 봤지만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지는 못했었다. 그런데 신동엽을 필두로 모인 오빠밴드가 의외의 재미를 줌으로써 다시금 일밤을 선택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 신동엽과 유영석, 탁재훈 등이 다소 연령대가 높은 시청자들을 잡을 수 있고 수퍼주니어의 성민과, 정모, 서인영 등이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기에 구성원을 제법 잘 짠 것 같다.

처음에 오빠밴드가 시작한다고 했을 땐 '무한도전'에서 컨서트를 하던 때가 기억이 났는데, 밴드의 'ㅂ'도 모르는 연예인들이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워가는 구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한도전에서는 가수(??)인 박명수 정도만 겨우 건반을 칠 줄 알았지 다른 출연진들은 각자가 맡은 악기들을 전혀 연주할 수 없는 실력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선생님과 1:1로 열심히 연습을 하니 엉망징창이었던 연주 실력이 그나마 몇개의 곡은 들어줄 수준 정도로는 올라갔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합주도 할 정도로 성장했다. 나는 오빠밴드도 '도레미'부터 시작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가장 의외였던 사람인 신동엽이 둥둥두둥~ 제법 그럴싸하게 베이스를 연주할 줄 알았고(나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그 정도만 들어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저 아이돌 가수라고만 생각했던 성민이(수퍼주니어로 단체로 나왔을 땐 전혀 눈에 띄지 않는 멤버였었는데...... .)  기타도 칠 줄 알고 무대 매너도 갖추고 있는 것이었다. 들어보니 예전부터 밴드를 하고 싶어 했지만 그 꿈을 마음 속에만 품고 있던 사람들이(탁재훈이나 유영석 등도 밴드는 아니니까) 이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신의 꿈을 펼쳐 본다는 취지가 들어 있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오빠밴드가 정말 그들의 말처럼 오래 두고 볼 수록 재미있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노래를 맡고 있는 서인영도 생각보다 훨씬 더 훌륭한 가창력을 보여주고 있고 새로 투입된 홍경민도 여러 악기들을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등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의외의 면모를 보여주는 연예인들이 참 많았다. 그러나 아무리 오빠밴드가 신선함으로 대중을 유혹한다고 해도 다른 경쟁 프로그램이 빵빵 터지는 웃음을 주고 있다면, 냉정한 시청자들이 일밤 쪽으로 눈길을 줄 리가 없다. 그러나 오빠밴드가 성장하는 동안 '패밀리가 떴다'가 너무 심하게 추락하고 있기 때문에 '패떴'의 팬들조차 '일밤'으로 돌아서고 있는 추세이다. '1박 2'일은 여전히 가장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니까 일밤 제작진 쪽에서는 영리하게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1박 2일'을 피하고''패밀리가 떴다'와 경쟁하기로 한 것이다. 오빠밴드를 다 보고 난 후에 채널을 돌리면 그제서야 1박 2일이 시작하므로 시청자들은 가장 재미있는 1박 2일을 놓칠까봐 걱정할 필요도 없이 재미있는 것만 쏙쏙 골라서 볼 수 있게 됐다.

나는 다시보기 서비스로 뒤늦게 '패밀리가 떴다'도 봤는데, 공포체험은 정말이지 너무 재미가 없었다. 그것만 30분 이상 방송을 했던데 그렇게 해서는 옛명성을 되찾기 힘들 것 같았다. 오빠밴드는 자신들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기자 간담회를 여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던데(다음주 방송분) 지금처럼만 한다면 추락하던 일밤을 회생시키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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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찬란한 유산'의 여운을 가지고서 후속 드라마 '스타일'을 봤다. '스타일'이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김혜수와 류시원의 출연으로 방송되기 전부터 각종 매체에서시끌벅쩍 하더니, 드디어 8월 1일 첫방송을 선 보였다. 천방지축 잡지사 에디터 서정을 중심으로 화려하게만 보이는 패션잡지사의 일과 사랑이야기를 다루게 될 '스타일'은 나 또한 굉장히 기다렸던 드라마이다. 단순히 드라마의 출연진이 좋아서도 아니고 화려한 예고편에 반해서도 아니다. 나는 이미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부터 '스타일'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언제였던가 퇴근길 지하철에서 심드렁하게 무가지 신문을 읽다가 1억원의 고료를 받았다는 소설 '스타일'에 관한 내용을 보게 됐다. 1억! 그 신문 광고에서는 1억이라는 돈과 스타일리시하게 서 있는 여자의 뒷모습 그림(책의 표지이다.)만을 너무 강조해 놓았기에, 처음 그 내용을 읽었을 땐 '스타일'이 그냥 저냥한 소설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었다. 작가가 그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피땀흘려 노력했을까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1억이라는 상금만을 질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역시 광고의 효과는 대단한 것이어서  별다른 관심 없이 흘려버린 정보였는데, 매일 아침 저녁으로 소설 '스타일'의 광고를 보게 되니까(무가지 신문은 출퇴근길의 동반자 아니던가.) 슬슬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광고를 읽어보니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란다. 1억이라는 상금이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문학상 수상작이라니, 솔깃했다. 나처럼 학창시절을 열등하게 보냈던 사람들은 '상'이라고 하면 왠지 더 그럴싸해 보이니까 말이다. 그러던 중에 서점에 들를 기회가 있어서 나는 신문 광고가 아닌 실물로 소설책 '스타일'(백영옥 저)을 만나게 됐고, 어떤 내용인지 조금만 읽어보겠다고 펼친 책장을 도저히 덮을 수가 없을 정도로 그 소설에 몰두하게 됐다.

문학상을 받은 소설이라고 하면 너무 어려워서 도대체 작가가 어떤 의도로써 그러한 소설을 썼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을 때가 너무나 많다. 솔직히 '재미없다'라고 평을 하고 싶지만 권위있는 문학상을 받은 소설에게 감히 그렇게 말하지는 못하고 나의 무지함을 자책하면서, 용케 끝까지 다 읽어냈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그저 책꽂이에 장식품으로 꽂아두게 된다. 그런데 '스타일'은 많이 달랐다. 일반적인 20~30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흠뻑 빠질 정도로 소설은 재미있었다. 약속 시간은 다가오고 읽던 책을 덮을 수는 없어서 당연히 나는 그 책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 후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스타일'을 드라마로 만든다는 소식은 걱정반 기대반이었다.


정이현의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가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씁쓸하게 지켜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오은수역이었던 최강희의 패션 스타일 덕에 처음에는 뭇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듯 하더니, 원작의 감동은 이미 사라지고 내용이 점점 산으로 가다가 결국 처참하게 마무리 되는 모양을 고스란히 지켜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 드라마는 '최강희 머리'라는 검색어만을 히트 시키고 시청자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백영옥의 소설 '스타일'이 드라마화 된다는 말에 걱정이 더 앞섰다.

스타일 1회를 보고 나니 우려가 현실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너무 실망스러웠다. 이제 1회인데 내가 너무 빡빡하게 구는 지도 모르지만 어디에도 원작이라던 백영옥의 '스타일'은 없었다. 고작 잡지사라는 공간의 배경과 등장인물의 이름만 같았지 책 어디에도 없는 에피소드로 1회를 구성했다. '찬란한 유산'의 시청률이 너무 부담스러웠는지 볼거리만을 잔뜩 뿌려 둔 느낌이었다. 어깨에 힘만 잔뜩 들어갔지 구성도 엉성하고 인물들의 성격도 종잡을 수 없었으며 비현실적인 내용이 너무 많아서 공감할 수도 없었다. 처음에 강렬한 인상을 주려는 시도였는지 초반이라서 연기자들이 캐릭터를 제대로 잡지 못했는지 너무 어수선했다.


1회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과장됐다는 것과, 김혜수가 예쁘고 멋지다라는 것 밖에는 없다. 이 드라마도 김혜수의 패션 스타일만을 히트시키고 말 것인지 너무 걱정스럽다. 조금 더 지켜 봐야겠지만 산만의 도가 지나친 '스타일' 1회 출발이 너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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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깜짝 놀라게 해 드릴 요랑으로 연락 없이 고향집에 내려갔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서둘렀더니 아침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부모님이 1박 2일 동안 부부동반으로 나들이를 다녀 오신다는 것이 아닌가. 하필이면 이 때, 약간 아쉬웠지만 며칠 동안 집에서 지낼 계획이었는지라 웃는 낯으로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재미있게 다녀 오시라고 말씀드렸다. 사실 나는 대학 때부터 집을 떠나서 생활했기에 혼자서 지내는 것에는 이골이 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내가 혼자서 집에 있다는 것이 걱정이셨나보다.

'가스 밸브는 꼭 잠그고 잘 때 창문이랑 문 단속 철저하게 해. 누가 와도 절대 문 열어주지 말고 집에 없는 것 처럼 소리도 내지 말고 문 꼭 잠그고 있고, 알았지? 무서우면 불 하나 켜 두고 라디오 들으면서 자고...... .' 내 나이 서른 하나, 엄마는 내 나이 때 이미 동생과 나를 유치원에 보내셨으면서도 딸이 마냥 어리게 느껴지시나 보다.

나는 속으로 무척 우스웠지만 꼭 그렇게 하겠노라고 엄마와 약속했다. 다 큰 내가 다시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듯한 이색적인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내가 올 줄 몰라서 밥도 반찬도 마땅한 것이 없다며 걱정하셨지만 혼자서 척척 잘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미안해 하시는 부모님의 등을 떠밀어 모임에 보내 드리고 나는 혼자가 됐다.


참 이상한 것이 엄마가 나를 애 취급 하셔서 그랬는지 갑자기 혼자서 보내는 1박 2일이 너무 무료하고 두려워졌다. 집에서 해야 할 일들을 챙겨온 가방은 쳐다보기도 싫어졌고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싫었다. 침대에 뒹굴거리면서 철지난 텔레비전 재방송을 보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다가 또다시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면서 그렇게 오후까지 시간을 때웠다.

점심은 밥만 겨우해서 냉장고에 있던 김치들과 먹었고 저녁은 라면으로 해결했다. 닭볶음탕, 갈비찜도 뚝딱 만들고 크림소스 스파게티며 매운탕도 만들 수 있는 나인데 말이다. 또다시 침대에서 왼쪽으로 뒹굴 오른쪽으로 뒹굴거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삽십분 거리에 있는 마트에 산책 겸 다녀오기로 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어차피 다음날에도 아무것도 해 먹기 싫을 것 같아서 부모님이 오시기 전까지 빵으로 끼니를 떼우려는 심산이었다.

마트로 걸어가고 있는데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산책하러 나왔다고 말씀드리니 화들짝 놀라시는 엄마, 밤중에 위험하니 얼른 들어가라고 다시 신신당부를 하신다. 시계를 보니 겨우 9시다.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렸을 때, 대학원 수업만 9시가 넘어서 끝났었고 노량진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는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가던 시절도 있었다. 그랬는데 나는 다시 아이가 됐다. 엄마의 말씀을 들으니 순간 또 무서워져서 얼른 빵만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방마다 불을 다 밝히고 늦게까지 라디오를 들으면서 인터넷을 하다가 새벽녘이 돼서야 겨우 잠을 잘 수가 있었는데, 아예 밤을 새워 버리고 부모님이 오신다는 오후 늦게나 일어날까 하는 한심한 생각까지 했다. 부모님이 퇴근하시기를 기다리던 그 옛날의 나처럼 혼자서 지내는 1박 2일이 너무나 길고 싫었다. 문득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찡했던 글 한 단락이 떠올랐다.

이제 막 출산을 한 어떤 산모가 친정에 와서 산후조리를 하고 있었단다. 밤이 되어 산모와 신생아가 한 방에서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거실에서 산모의 부모님이 하시는 얘기가 들렸단다. 친정 엄마가 친정 아빠에게 '아기'가 이불을 잘 덮고 자고 있는지 좀 보고 오라고 부탁하는 얘기였다. 산모의 친정 아빠는 아기와 산모가 자고 있는 방으로 조심조심 들어오더니 갓난아기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산모의 이불을 잘 덮어 주고는 방을 나갔다고 한다. 그 할아버지에게는 자기 딸이 영원히 '아기'로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산모도 그 마음을 헤아리고는 눈물을 지었단다.

나도 갑자기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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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동글동글 감자도 큼직하게 썰고 길쭉길쭉 당근도 큼직하게 썰어서 각종 야채들과 햄을 넣어 맛있는 카레를 만들어서 먹었다. 따뜻한 밥 위에 카레를 넉넉히 올리고 잘 익은 김치 한 쪽을 곁들이면 다른 반찬은 필요도 없고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오늘 너무 더워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월요일이었지만, 야채들을 썰고 볶고 끓임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카레를 만든 것은 '찬란한 유산'에서 선우환이 은성이에게 해 줬던 카레밥이 부러웠기 때문이 아닐까.

까칠했던 선우환이 어느새 다정다감한 남자로 변해서 자신이 사랑하는 은성을 위해 밥 한끼를 마련해 줬다. 선우환이 메뉴로 카레밥을 선택한 것은 아주 잘한 것 같다. 특별한 요리 실력이 없어도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근사해 보일 수 있고 또 맛과 영양도 좋기 때문이다. 분명히 선우환이 처음으로 해 본 음식이었을 테니 엠티를 떠난 대학생들도 쉽게 만들고 자취생 초대 요리로도 단골 손님인 카레가 아주 제격이다.


아주 바람직한 내용으로써 어제 찬란한 유산이 마무리 됐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착한 마음씨로써 역경과 고난을 극복해 냈던 고은성은 모든 나쁜 일들이 다 해결됐고(그리워하던 아버지와도 만났고 잃어버렸던 동생도 찾았다. 그리고 자신이 의지했던 할머니와의 나이를 초월한 신의도 확인했고 사랑했던 남자 선우환과도 예쁜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다) 무서울 정도로 악역을 잘 소화해 냈던 승미 엄마와 사랑 때문이라는 핑계로 악행에 동조했던 승미는 결국 그 죗값을 치루게 된다. 착한 사람은 복을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아주 쉽고도 명쾌한 결론을 내려준 것이다.

키다리 아저씨처럼 은성이의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 주었던 박준세가 조금 불쌍하긴 하지만 내 바람대로 은성이 환이와 연결된 것은 정말 기분이 좋았다. 드라마가 종영되기 전까지 은성이와 준세의 결합을 강하게 원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은성의 곁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서 해 준 사람도 준세이고 은성의 아버지까지 도와준 은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은 머리가 아닌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야 행복한 것, 준세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은성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환이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환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의 곁에서  자신만을 바라보고 자신 때문에 양심을 버리면서까지 나쁜 일을 했던 승미가 얼마나 눈에 밟혔을까. 미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환이는 그래도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은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마지막회가 더욱 흐뭇했던 까닭은 다른 드라마와는 달리 주인공들의 행복한 시간을 꽤 길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면 항상 모든 갈등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드라마도 끝이 나 버려서 너무나 아쉬웠다.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이후에 주인공들이 어떻게 살게 될 것인지를 그저 시청자들의 상상에만 맡기고는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과 그 결과만 보여주고는 성급하게 드라마를 끝내 버린다. 그래서 방송되는 내내 힘들게만 살았던 주인공이 맘껏 웃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그 여운을 혼자서만 새겨야 했다. 그런데 찬란한 유산은 조금 달랐다. 비록 한회에 그치긴 했지만 환이와 은성의 데이트 장면도 보여주었고 가족을 찾은 은우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보여주었다. 은성이가 울어야 했던 시간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방송 분량이지만 은성이가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환이, 가족들과 어떻게 행복해 하는지 보여주니 만족스러웠다는 말이다.

이제 찬란한 유산이 끝나버려서 더 이상 은성이의 선한 웃음도 환이의 매력적인 모습도 볼 수는 없지만, 찬란한 유산은 결국 가족이라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남기고 간 이 드라마를 당분간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도 보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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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남 김범도, 섹시디바 손담비도 털털한 덕만 이요원에겐 상대가 안 되었나 보다.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부터 치열하게 홍보를 해 온 '드림'은 뚜껑을 열어 보니 이게 뭔가 싶다. 아직 좋은지 나쁜지 판단이 서지 않은 상태란 말이다. '드림'을 본 시청자들도 재미있다는 평과 별로라는 평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결혼 못하는 남자'가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에서 '드림'마저 아직 더 지켜 봐야겠다는 평을 듣고 있으니 이 시점에서 가장 신난 것은 '선덕여왕'이다. 시청률 30%를 가뿐하게 넘기면서 월, 화 드라마의 절대 강자로 굳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선덕여왕. 그런데 왜 나는 선덕여왕을 진득하게 볼 수가 없을까?

내가 드라마를 보는 감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한 심정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선덕여왕'을  재밌다 재밌다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재밌는 쪽으로 나 자신을 설득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질질 늘어진 엿가락 처럼 드라마의 전개가 너무 쳐진다는 느낌이 든다. 덕만이의 신분이 밝혀질랑말랑 할 때도 특유의 긴장감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참고 봤다. 덕만이가 천명 공주의 동생이라는 사실만 밝혀지면 다시금 급박하게 상황이 재설정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은 아무도 대적할 수 없는 존재인 미실과 쌍둥이 자매의 불꽃 튀는 대결구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러나 어찌저찌하여 덕만이의 존재가 밝혀진 다음에도 뭐 하나 달라진게 없다. 여전히 덕만이는 힘없는 낭도에 불과하고 미실에게는 감히 도전장조차 내밀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내가 자꾸만 '선덕여왕'을 '자명고'와 대조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조금 민망하지만, '자명고'에서는 희희낙낙의 단원으로서 천하게 살아왓던 뿌꾸가 자신이 사실은 낙랑의 왕 최리의 딸 자명 공주라는 것을 알아 차리자마자 금세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런데 왜 덕만이는 계속 일개 낭도일 뿐인 것일까? 뿌꾸와 덕만은 참 많이 닮아 있는데 둘 다 한 나라의 공주이지만 자신의 신분을 알지 못하고 천한 인생을 살아 왔다. 그러나 공주 답게 소신이 있었고 당당했으며 둘 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겪어 왔는데 그 과정에서 더욱더 강한 신념을 갖게 되었다. 거기까지는 뿌꾸와 덕만이가 동일 인물이라고 해도 될 만큼 비슷하다. 그런데 자신의 신분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너무나 다른 행보를 보인다.

'자명고'의 뿌꾸는 다른 사람들(최리의 둘째부인 왕자실 측근의 사람들)이 자신을 자명 공주라고 인정해 주든 말든 자신의 소신대로 강력하게 밀어 붙인다. 목숨을 버릴 만큼 사랑했던 호동 왕자를 버리고 당연히 호동의 나라인 고구려와 적이 되는 것을 선택한다. 낙랑의 원후를 단번에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사랑할 뻔뻔함(?)도 가지고 있었고 갑자기 낙랑의 온 백성을 진심으로 애닯아 할 수 있는 포용력도 갖추가 된다. 그리고 갓난쟁이 때부터 뿌꾸를 키우고 기예를 가르쳤던 희희낙랑의 단장 부부와 평생을 뿌쿠의 오빠로 살아왔던 행카이(일품)의 태도또한 백팔십도 달라진다. 그들은 뿌꾸가 자명 공주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망설이지도 않고 자명에게 고개를 숙이며 절을 하며 존대를 한다. 어제까지 한솥밥 먹으며 욕도 하고 스스럼없이 대하던 뿌꾸를 단숨에 공주로 대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왜 '선덕여왕'의 덕만이의 경우는 어떠한가.

천명 공주가 마야부인 앞에서 덕만에게 사실 너는 내 동생이었노라며 사실을 밝힐 때, 덕만이는 어떻게 반응했는가. 끝까지 공주가 자신을 벌한다고 생각하며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야 만다. 김유신이 그게 사실이라고 다시금 확인 시켜주자 그제서야 자신의 신분을 받아들이는데, 계속 우울모드이다. 뭐, 덕만이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화를 엄마로 알고 사막에서 오랜 기간 살아오면서 자기가 신라의 공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 보지 않았을테니 얼떨떨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모든 것들이 당황스럽고 믿어지지 않아서 그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회피해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김유신의 그 태도는 무엇인가. 쌍생을 숨겨야 하든 말든 덕만은 신라의 공주이고 그러면 당연히 자신이 모셔야 할 대상인데 넙죽 절은 하지 못할망정 여전히 덕만이를 자신의 낭도로 대하는 그 무례함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쌍둥이 천명과 덕만이 얼른 힘을 합해서 몇 주 동안 별 활약을 못 하고 있는 미실과 대결을 펼쳐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덕만이는 신분을 되찾은 후에도 너무나 무력하다. 심지어 28일 방송 마지막 부분에는 시력을 되찾은 칠숙이 덕만을 보고 살의에 찬 표정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더이상 덕만이는 어린 아이도 아니고 이제 장성하여 궁으로 들어와 있는 상황인데 아직도 칠숙을 보고 도망이나 쳐야하는 상황이라는 말인가. 대체 언제쯤 덕만이는 늠름(?)하고 당찬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참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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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이 얼마나 재밌는데 그깟(?) 자명고를 보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내 주위의 친구들은 서른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십화랑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그 중 몇몇이 너무나 멋있고 잘생겼지 않냐면서 가슴 설레 하던데, 정말 화랑들이 그렇게 멋있게 나왔었나? 나는 드라마들에 관심이 많기에 본방송과 재방송을 다 보는 방법으로 이런 저런 드라마들을 많이 보고 있다. 그래서 선덕여왕과 자명고 모두를 봤다. 선덕여왕이 덕만의 신분이 밝혀질 듯 말 듯한 현재 상황으로서는 정말 재미가 있지만 이전 몇 회는 인기와 높은 시청률에 비해 별로 재미가 없었던 적도 있었다. 그랬기에 많은 사람들이 꽃미남 십화랑에 대해서까지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이 나로서는 언뜻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은 안 해 봤는데 친구의 말에 의하면 원래 십화랑은 완벽한 꽃미남 부대로 섭외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랬지만 예산이 부족해서 몇 명만을 잘생긴 배우로 섭외하고 다른 이들은 그냥 인원수를 채우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고...... . 역설적이게도 친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배역이 엄태웅과 홍경인이다.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외모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엄태웅은 엄청 중요한 배역인 김유신이고 홍경인이 맡은 배역의 이름은 잘 모르지만 이 둘은 연기력 만큼은 인정받은 사람들인데 다른 화랑들과의 나이 차이가 너무 나는 바람에 이러한 원성을 듣게 된 것이다. 솔직히 김유신이 다른 화랑들보다 너무 늙어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꽃미남 부대라는 이름과 걸맞지 않다는 이유로 캐스팅이 잘못 되었다고 비판하는 것은 좀 심한 것 같다.


이야기가 산으로 간 것 같은데,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생각보다 그렇게 재미있지 않다고 여겼던(순전히 내 입장에서) 선덕여왕은 큰 배역이 아닌 화랑들에까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또한 그들을 꽃미남 부대라고 부르면서 연기력 뿐만이 아니라 외모에도 그렇게 신경을 쓰면서, 왜 같은 사극인 자명고는 끝까지 한자리 숫자의 시청률 밖에는 올리지 못했나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명고의 마지막 두 회를 보면서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럴줄 알았으면 나도 자명고를 보지 말 걸 그랬다. 나는 비극적인 결말을 무척 싫어한다. 역사적으로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을 맺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끝날 줄은 몰랐다. 아무리 전쟁을 치르면서 드라마가 끝을 맺었지만 대부분의 인물들이 죽음에 이르고 특히나 세 주인공이 모두 죽어 버리다니 너무 슬펐다.


예상한 바와 같이 호동은 결국 낙랑 공주(라희)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이용하고 연민했으며 자명 공주를 사랑하고 끝까지 잊지 못해서 결국에는 같이 죽고야 만다. 낙랑 공주는 호동이 자신이 아닌 자명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호동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거둘 수 없어서 나라와 아버지를 배신하고 백성들에게 돌팔매를 맞아 죽게 된다. 그리고 자명은 호동을 사랑했고 호동이 자신을 아껴줌도 알았지만 그 보다 자신의 나라였던 낙랑을 더 사랑했기에 호동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마지막회에서 낙랑 공주 라희가 호동에게 애절하게 매달리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예나 지금이나 신분이 낮으나 높으나 여자들은 사랑 때문에 참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사는구나 싶었다. 물론 남자인 호동도 자명이를 좋아해서 죽게 되지만 상황이 반대였다면 호동이 자명을 위해 고구려를 망하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까 낙랑 공주가 참 불쌍했다. 어린 시절에 그저 사랑을 위해 자명고를 찢었다는 이야기만 듣고서 그 후에는 이 둘이 행복하게 잘 살았는 줄로만 알았었다. 그런데 사랑을 위한 죄로 낙랑 공주는 돌에 맞아 죽고 호동은 사실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다니, 너무 끔찍하지 않은가? 이런저런 이유로 자명고의 마지막회는 너무 슬펐는데, 선덕여왕은 행복하게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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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종영 설도 있었지만 나는 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자명고, 내가 알던 호동 왕자 낙랑 공주 이야기와 너무 달라서 살짝 충격도 있었지만 뜻밖의 전개가 정말 재미있다. 스스로 울려서 적군의 침입을 알린다는 자명고가 실제로는 그저 북인 것이 아니라 낙랑의 공주 자명이었다는 것도 참신했고, 호동이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 낙랑 공주가 아니라 사실은 자명 공주였다는 것도 새로웠다.

호동이 낙랑 공주를 사랑한 척 하면서 그녀를 이용한 것에는 살짝 화가 났고 그로 인해 아버지와 나라까지 배반한 낙랑 공주의 삶이 너무 애처로웠지만(어느 것이 진짜인지 나는 모른다. 역사에도 호동이 낙랑을 사랑을 미끼로 이용했다는 얘기와 정말 사랑했다는 얘기 두 가지가 전해진다고 한다.) 그것으로 인해 드라마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나는 자명고를 보면서 극중 '모양혜'라는 인물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락부락한 얼굴과 기차 화통 같이 큰 목소리, 그리고 뚱뚱한 몸매. 그녀는 각종 영화에 아주 강한 역할로 등장해서 외모는 낯익었지만 이름이 무엇인지는 몰랐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 자명고에서 꽤 비중있는 역할을 맡음으로써 나는 그녀의 이름이 고수희라는 것도 알았고 내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영화에 출연해 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모양혜, 고수희는 연극 배우 출신이란다. 어쩐지 탄탄한 연기 실력을 갖추고 있었고 성량이 풍부했다. '너나 잘 하세요'라는 명대사를 남겼던 친절한 금자씨에도 그녀가 나왔는데, 좀 끔찍하게 기억되는 목욕탕 장면의 그 여자가, 영애씨가 락스를 꾸준히 먹여서 결국 죽게 만드는 그 여자가 바로 고수희였다.

그 뿐 아니다. 그녀는 분홍신, 너는 내 운명, 괴물, 그 놈 목소리 등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작품에도 출연했단다. 고수희는 자명고에서 왕이 될 뻔 했다가 여동생인 왕자실(이미숙)에게 죽임을 당하는 왕굉(나한일)의 아내인 태대부인 모양혜로 나온다. 왕비가 될 뻔 했다가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역할이기에 모양혜는 왕자실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후사를 도모한다.


난 그녀가 연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껏 그녀와 같은 여배우는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여자 배우들은 여린 몸매와 나약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무서운 역할을 할 때에도 우렁차다기 보다는 앙칼진 쪽에 가까운데, 고수희는 진짜 왕후감인 것 같다. 장군역을 맡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절대 욕 아님) 건강한 몸과 목소리가 정말로 매력적이다.

바람이 있다면 고수희와 같은 외모를 가진 여배우들이 주인공이 되어 멜로 드라마를 찍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날씬하고 예쁜 여자만 있는 것이 아닌데, 뚱뚱한 여인들도 사랑을 하는데, 왜 그녀들이 주인공인 멜로 드라마는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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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소비자 서포터즈 품평회에서 받은 딜레마코리아의 펜토체스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발달시키기에 아주 좋은 교구이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기에 그야말로 놀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밋밋한 나무 조각이 재미있는 장난감처럼 느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아이들이 집중해서 조각들을 맞추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품평회에 엄마를 따라 온 아이들이 있었다. 집중력이 5분 정도밖에 안 된다는 미취학 아동들이 펜토체스와 교재를 가지고(펜토체스에는 그것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담긴 교재가 같이 나와 있다.) 이렇게 저렇게 모양을 만들면서 노는 모습을 지켜 봤는데 놀이처럼 느껴져서 그런지 시키는 사람이 없어도 교재를 따라 오랜 시간 동안 곧잘 하는 것을 보니 아이들을 사로잡을 무엇인가가 분명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수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당연히 수학 성적도 나빴기에 더이상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부터는 수학의 'ㅅ'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간단한 셈조차도 계산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마트 등지에서 물건을 사고 나서 거스름돈을 받을 때에도 어련히 알아서 줬겠지 하며 그것을 영수증과 맞춰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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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수학문제에 간단한 도형이라도 나오면 지레 겁을 먹어서 연필을 굴릴 생각부터 했으며 지능 검사나 적성 검사를 할 때 나를 가장 애먹였던 것도 바로 도형 문제와 공간 지각 능력 평가이다. 내 상황이 이렇기에 이번에 받은 펜토체스는 아이들의 교구일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굳어버린 수학적 사고력을 깨울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었다.

펜토체스의 조각들을 가지고 놀다보면 조금 더 많이 생각하고(유창성), 더 독특하고(독창성), 더 다양하고(융통성), 더 치밀하게 사고하는 방법(정교성)을 계발할 수 있을 것 같으니 정말 창의력 발달에 좋을 것 같다. 다만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역시 가격이다. 펜토체스는 단순해 보이는 모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5만원이라는(교재 포함) 가슴 떨리는 가격표를 달고 있다. 나무 조각들을 들여다보면 세심하게 마감처리를 했고, 교재 연구에도 정성을 쏟은 것은 틀림없는 것 같지만 5만원을 주고 선뜻 펜토체스를 선택하기가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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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에서 많이 쓰는 방법처럼 가격을 9만 9천원으로 조금 올리고 딜레마코리아에서 나온 다른 놀이용 교구들을 함께 판매해 보는 것은 어떨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다양한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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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에 벤처 소비자 서포터즈 3차 품평회에 다녀왔다. 이대 yesAPM 6층 스토리라운지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블로거들과 카페 운영자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이미 1, 2차때부터 행사에 참여한 분들도 있었고 나처럼 3차에 처음 참석한 사람들도 있었다. 행사 시간은 저녁 7시. 나야 집에서 룰루랄라 하다가 간 것이지만 퇴근후에 바로 오는 분들도 있을 것이기에 은근히 저녁 식사를 기대하고 갔는데,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져 버리지 않은 주최측의 배려. 스시캘리포니아에서 푸짐하고 맛있는 초밥과 롤을 도시락으로 준비해 주셔서 음료수와 함께 냠냠 먹는 것으로써 행사가 시작됐다. 우물우물 밥을 먹으면서 주위를 살피니 각자 차고 있는 명찰에서 낯익은 별명들도 눈에 띄었다. 인터넷 공간에서만 만나다가 그들과 한 자리에 모이니 기분이 더욱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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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소비자 서포터즈 3차 품평회에는 5가지 업체가 참여를 했는데 모두 벤처답게 훌륭한 품질과 낮은 가격의 제품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은 적절한 가격에 우수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서 무척 좋은데, 다만 벤처 기업이다 보니 브랜드와 상품의 가치가 제대로 입소문이 나지 않아서 아쉬운 점이 많다. 그래서 이 행사가 주최됐을 것이고 나같은 블로거들에게 체험할 기회를 주는 것일 게다. '우리 상품이 이렇게 좋으니 많이 좀 알려주세요' 쉽게 말하면 이것이 바로 이번 행사의 취지가 아닐까.

첫번째 순서는 각각의 업체에서 자신들이 선보일 제품들에 관한 설명을 하는 시간이었다. 맨처음 소개된 것은 '펜토체스70'이라는 어린이용 교구였다. 이것말고도 단계별로 교재와 함께 판매되는 것인데 아이들의 수학적 사고력을 길러 주는 데 안성맞춤인 놀이형 교구다. 어린 아이들은 도형의 모양을 따라서 맞추며 노는 것으로 공간 지각 능력을 기를 수 있고 아이의 나이 많아지고 지능이 발달할 수록 교구의 수준도 점점 높아진다. 요즘 수학 문제들은 정답보다는 정답을 찾는 과정을 더 중요시하는 추세다. 어떤 방법으로 그러한 답을 내게 되었는지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경우의 수가 엄청나게 많아서 하나의 문제를 푸는데만 만여가지가 넘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고수준형 교구를 직접 해 보니, 수학적 사고를 한 지 꽤 오래 된 내가 하기에도 벅찬감이 있었다. 그러나 엄마를 따라 품평회에 참석한 여러 꼬마 아이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집중해서 도형 조각들을 이리저리 맞추고, 옮기고 하는 것을 보니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엔 충분한 교구인 것 같았다. 이 날 품평회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펜토체스70을 하나씩 다 나누어 주었는데, 나 또한 이제부터라도 굳어져 버린 수리력과 공간지각능력을 발달시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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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소개된 상품은 조그셔틀 기보드였는데 역시나 블로거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제품이다. 1인 1디지털카메라 시대가 돼 버린 현대인, 처음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됐을 땐 컴퓨터에 저장을 해 두고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앨범에 끼워넣고 보는 옛날의 향수에 젖는 사람들이 늘었다. 컴퓨터 폴더에 차곡차곡 쌓아 두기만 하기에는 사진과 추억들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카메라도 발달하고 일반 사람들의 사진 편집 실력도 늘게 되니 이제는 그저 사진으로만 보기엔 무언가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편집 기능을 익히고 프로그램만 구입한다면 내 방이 방송국이고 내가 PD가 될 수 있기에, 가족들이나 연인과 함께한 특별한 날 찍은 사진을 그저 사진으로만 즐길 수는 없다. 사진을 동영상으로 편집해서 돌잔치나 결혼식 회갑연 등 특별한 날에 뮤직 비디오처럼 보여주는 것이 유행하게 된 것이다. 나와 우리 가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영상이 생기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다만 동영상을 만드는데 수고와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된 GR100 하나만 있으면 단 몇 분만에 멋들어진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

텔레비전에서 PD들이 방송을 편집하는 장면을 봤는데 조그셔틀로 앞뒤로 빨리 감으면서 편집하는 것이 무척 멋있어 보였다. 이 GR100  키보드에는 방송국에서 쓰는 장비와 비슷한 기능으로써 동영상의 고속검색과 정밀검색이 가능하다. 또한 8개의 미디어 단축키로 영상 편집 및 관리 작업이 편리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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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핫탑이라는 제품이 소개 됐는데 사무실에서 뜨거운 음료를 마시기에 정말 편리해 보였다. 나처럼 한여름에도 뜨거운 커피와 차를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품이다. 요즘엔 사무실에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 두는 경우가 많으니 여름이라고 너무 찬 음료만 마시는 것보다 따뜻한 것을 마시는 것이 훨씬 더 건강에 좋겠다. 이 제품은 핫탑이라는 것인데 머그컵과 찻잔의 온기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며 한약과 차가운 음료를 따뜻하게 데울 수도 있다.

어떤 용기라도 사용할 수 있는데 컵에다 음료를 끓여서 핫탑 위에 올려 놓으면 60도 정도로 온도가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서 차를 즐길 때 일에 몰두를 하더라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다. 그리고 뜨거운 물이 없을 때는 찬물부터 서서히 데울 수도 있으니까 편리하다. 한약을 먹을 때 따뜻하게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한약 봉지를 머그컵에 그대로 담고 뜨거운 물로써 그것을 데워 먹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환경 호르몬이 나올 것만 같다. 이럴 때 컵에 한약을 붓고 핫탑 위에 올려 놔만 주면 먹기에 알맞은 온도로 따끈하게 데워주니까 그러나 단점도 눈에 띄었는데 전기가 있는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어뎁터가 너무 커서 약간은 불편할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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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로는 휴대폰을 통해서 사용할 수 있는 네비게이션인 TocToc(톡톡) 서비스가 소개됐다. 차 안의 유비쿼터스 TocToc은 무선 네트워크 통신을 통한 안전운전 데이터 업데이트 및 실감나는 3D맵을 제공해 주어 간편하고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한 네비게이션이다. 나는 차가 없어서 특별한 관심이 없었는데 같이 갔던 친구의 말이 꼭 운전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처럼 유난히 길눈이 어두운 길치 방향치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제품이라고 했다. 약속 장소를 잘 몰라서 헤멜 때 간편하게 휴대폰을 꺼내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는 도중에 전화가 오면 네비게이션을 종료하고 전화로 전환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자동전환이 된단다. 그러니 전화가 올 때는 휴대폰으로 변신, 통화가 끝난 후에는 다시 내가 원하는 곳을 안내해주는 네비게이션으로 변신하니 참으로 똑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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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된 제품은 내가 가장 눈독을 들였던 것인데 여자라면 누구나 다 갖고 싶어하는 원적외선 전기레인지이다. 품평회에서도 남성 블로거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 것이 키보드였다면 여성 블로거들의 사랑은 전기레인지로 향했다. 제이씨텍의 카본레인지는 연속 발열 방식을 채택하여 밥짓기, 전골요리, 곰국 끓이기 같은 장시간의 조리까지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개발된 한국적인 주방요리 기기이다. 세라믹 투명 진공관에서 발열하므로 히터의 수명이 길고, 발열온도가 다른 조리기기보다 높기 때문에 아주 편리한 환경에서 요리를 할 수 있단다.

보통 주부들이 주방에서 요리하는 시간이 하루 평균 3시간이라고 한다. 나도 요리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에 그 정도 시간을 들이는 것 같은데, 가스레인지에서는 켜서 요리를 할 때 미세하게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주부들에게 폐암 발병률이 높은 것이란다.매스컴을 통해서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척 찜찜했지만 전기레인지가 가격도 비싸고 화력도 좋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선뜻 바꾸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품평회를 통해서 보니 생각보다 훨씬 화력이 세서 좋았고 국내에서 생산된 벤처 회사의 제품이라서 그런지 가격도 한결 저렴했다. 요즘처럼 웰빙이 중요시 되는 시대에 주부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전기레인지로 한 번 바꿔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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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가 끝난 후에 각각의 제품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그 이후에는 가슴 떨리는 체험 상품 추첨 시간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나는 제품이 당첨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행사에 참여해서 여러 블로거들과 기업인들과 만난 것 만으로도 정말 의미있고 재미있어서 정말 좋았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자주 참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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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 인정받은 몇몇개의 방송을 제외하고는 유독 쓴소리가 많은 방송 연예 블로그 게시판. 나도 텔레비전 깨나 본 사람 중 하나인데 내가 봤을 땐 무난하게 재미있었던 방송이 여지없이 도마위에 올라 난도질 당하는 것을 참 많이도 봐 왔다. 이미 많은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등도 소위 대박을 칠 땐 온통 찬양조의 칭찬 일색이지만, 조금만 삐끗한 날이면 감이 떨어졌느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느니 원성이 자자한 곳도 바로 방송 연예 블로그 게시판이다. 특히나 프로그램이 새로 시작해서 첫 방송이 끝나고 난 뒤에는 검증되지 않은 갖가지 비방들이 더욱 판을 친다. 그래서 방송이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초치기를 당해서 김이 새 버리는 경우도 참 많다.

새로 시작한 '남자 이야기'와 '신데렐라 맨'도 초장부터 초치기를 당했던 드라마 중 하나이다. 가장 무성했던 글들은 각 드라마의 주인공인 박용하와 권상우의 연기력 논란과 미스캐스팅 논란이다. 내가 본 남자 이야기는 또다시 조폭 이야기를 다룰 것 같아서 약간 꺼려지기는 하지만, 독특한 캐릭터인 김강우와 박시연이 흥미롭고 그 중심에 선 박용하의 활약이 기대되는 드라마였다. 도대체 어떻게 연기를 해야 잘 한다고 칭찬을 받을 지 궁금한 노릇인데 별로 문제가 없어 보였던 박용하에게 집중적으로 화살이 꽂혔다. 그리고 신데렐라 맨은 아직도 '권상우 발음 논란'이라는 문제가 검색어 순위에 올라 있을 만큼 치사하게 권상우의 발음을 잡고 늘어지고 있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상하다'고 하면 정말 이상하게 느껴져 버린다. 남자 이야기는 '재미 없다던데, 박용하가 가장 문제라지?'하는 생각을 하면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고 신데렐라 맨은 '권상우의 발음 때문에 자막까지 필요하다던데'라는 걱정을 하면서 드라마를 봤었다. 결론은 낚였다는 허탈감과 함께 잘못 된 정보 때문에 드라마에 몰입을 하지 못했다는 불쾌감을 얻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예능에서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강호동과 유재석, 이 둘은 1등이기에 서로 간에도 늘 비교되지만 다른 사람의 가능성이나 재능을 판단할 때도 끊임없이 기준이 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조금 돋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가 강호동이 될 수 없는 까닭이나 ~가 유재석처럼 되려면 갖추어야 할 조건' 등의 글들이 참 많이도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해피선데이에서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이 새롭게 시작했다. 의외로(?) 아주 재미 있어서 요즘에는 패밀리가 떴다나 1박 2일보다도 더 기대되는 것이 남자의 자격이다. 나는 이 방송을 보면서 라디오스타로 복귀 했을 때 과연 적응할 수 있을지 암울했던 김국진의 재치가 다시 살아났고 2008년 가장 몰락했다는 이경규의 건장함을 확인 시켜 줄 것이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나는 또다시 도마 위에서 이경규와 남자의 자격을 봤다.

요즘 시대의 흐름이 '칭찬합시다'가 아니라는 것 쯤은 나도 잘 안다. 그래서 좋은 말을 하는 것보다 윽박지르기, 쓴소리를 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더 쉬운 방법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방송 연예 블로거들의 글을 볼 때면, 마치 사냥꾼처럼 방송을 보는 내내 덫을 쳐 놓고 뭐 하나 걸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조그마한 건수라도 챙기면 기다렸다는 듯이 낚아 채서 도마질 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때가 참 많다. 물론 나도 방송 연예 관련 글을 많이 썼고 그 중에는 비난하는 글들도 상당수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건전한 비판이 아닌 비난을 위한 비난하는 글들이 너무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나부터 반성을 하게 됐고 적어도 사냥은 하지 않아야 겠다는 다짐마저 하게 됐다. 좋은게 좋다는 생각도 참 무기력한 것이지만 건수 하나 챙기기를 도끼눈 뜨고 기다리는 모습도 참 안 됐다. 초치기를 하기 전에 과연 합당한 지를 먼저 생각하는 방송 연예 블로거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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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블로거뉴스 연예면을 보다가 실소를 금치 못할 글을 하나 발견했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 '신데렐라맨'의 주인공인 권상우에 관한 것이었는데, '자막이 필요하다'는 제목이었다. 글의 내용이 뻔히 짐작이 됐기에 나는 그 글을 읽지 않았다. 어제는 미처 방송을 보지 못했던 상황이었으므로 권상우의 대사처리에 문제가 있구나 싶었다. 오후에 이 드라마에 관한 또 다른 글 두 개를 더 볼 수 있었는데, 이 또한 글의 내용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너무나도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하나는 권상우가 드라마 선택을 잘못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여전히 발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뚜껑을 따 보기도 전에 김이 새는 느낌이 들었다. 안 그래도 소녀시대의 윤아가 나온다는 얘길 들어서 은근히 반감이 들었는데 기대했던 권상우마저 헤매고 있다니 완전 실패구나 싶었다.

그러나 저녁에 뒤늦게 본 신데렐라맨 1회는 내 짐작과는 전혀 달랐다. 비록 선입견 때문에 권상우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지레 조마조마해 하며 대사 전달이 불분명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정말 그렇게 심각한 정도인가? 내가 보기에 권상우의 연기는 아주 좋았다. 첫회임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안정돼 보였고 다소 어색할 수 있는 장면마저 능청스럽게 잘 해 내었다. 1인 2역을 소화하기 위해 부잣집 인물의 목소리를 조금 더 낮게 깔았을 뿐이지 사람들이 수군대던 것 처럼 자막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권상우의 연기 논란은 당분간은 계속될 것 같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신데렐라맨에 관한 좋지 않은 글들을 읽었기 때문이다. 선입견 때문에 권상우의 대사 처리에 더욱 문제가 있는 듯 생각될 것이고 보는 이 스스로 그 드라마에 몰입하기 전까지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 것이다.



신데렐라맨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가난하지만 성실하고 밝게 살아가는 한 남자가 어떠한 계기로 인해 백마탄 왕자(?)를 만나 인생 역전이 되는 내용을 그릴 것 같다. 요새 드라마에는 출생에 문제가 없으면 안 되는 모양인지 너도나도 출생부터 아주 드라마적인 요소들을 삽입해 두었다. 부모의 반대 때문에 아이를 출산하고도 헤어지게 된 비련의 여자는 쌍둥이를 낳았지만 이 중 하나만 부잣집이었던 남편의 집으로 가게 되고 나머지 하나는 동대문 시장에서 어렵지만 밝고 씩씩하게 신데렐라처럼 살고 있다. 이 둘이 운명처럼 제외하면서 앞으로 무궁무진한 얘기가 펼쳐질 것이다. 드라마 깨나 봤다는 사람은 누가 누구와 사랑을 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지 쉽게 머리를 굴려볼 수 있을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런 대중적인 얘기가 잘 먹히니 나는 그동안 '돌아온 일지매'가 낮은 시청률 때에 겪었던 수모를 신데렐라맨이 대신 갚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인과 아벨'이 더 화끈한 복수를 하지 못하고 정체돼 있고 '미워도 다시 한번'이 불륜과 사각관계와 출생의 비밀이라는 막장의 삼박자를 고루 갖추면서 결국 '아내의 유혹'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이 시기에, '신데렐라맨'은 각기 다른 삶을 살아 온 쌍둥이 형제의 재회라는 흥미있는 무기를 갖추고 있어 수목 드라마의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윤아가 연기하는 장면을 한 번도 못 봤었는데 왠만한 신인 여배우들보다 더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 하는 것 같았다. 가수가 연기를 해 봤자지 했던 내 선입견이 윤아의 연기를 보기도 전해 깎아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권상우의 발음 논란은 그가 데뷔한 이래 한번도 빠지지 않은 단골 메뉴였다. 이미 그도 그의 단점을 인정했고 어쩔 수 없는 부분에 연연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자기만의 분야를 찾아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그런데 또 굳이 캐캐묵은 얘기를 또 끄집어 내어 잘 해보겠다는 사람에게 초를 칠 필요가 있겠는가. 다른 어떤 것이 아닌 그의 발음이 이제와서 또 다시 문제가 된 것을 보면 꼬투리를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그 이외의 것에서는 건질것이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내가 보기엔 재미만 있었던 신데렐라맨. 나는 권상우도, 신데렐라맨도 잘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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