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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연예인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중, 고등학교 때는 서태지를 좋아해서 모든 책과 공책에 '태지부인'이라고 이름을 써 두곤 했었어요. 서태지의 앨범이 새로 출시되면 줄을 서서라도 출시 된 그 날 바로 그것을 사야만 했고 한 곡 한 곡 맘 졸이면서 어떤 노래가 가장 인기가 좋을지를 혼자서 점쳐 보기도 했답니다. 수능만 끝나면 서울로 당장 달려가서(저는 지역 출신이거든요.) 서태지의 집 앞에 텐트라도 치고 그의 얼굴을 딱 한 번만 보기를 염원했었어요.

제 생각에는 서태지와 저는 천생연분이기 때문에 서태지가 저의 얼굴을 딱 한 번만 본다면 그도 저를 평생의 반려자로 알아차릴 것이라는 엄청난 착각 속에서 살았기 때문이었죠. 지금은 팬과 가수의 입장이지만 우연이라도 한 번만 마주치게 된다면 당당히 그의 여자 친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정말 얼토당토 않는 상상의 날개를 펼쳤었지요.

수능만 끝나면, 수능만 끝나면...... . 이런 생각으로 서태지를 실제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제가 고3이었을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결국 기자회견을 하더니 갑자기 제 눈 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린 나이였기에 서울엔 찾아갈 수 있었지만 은퇴후 서태지가 떠난 미국으로 도저히 따라갈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정말 상심했었어요. 그 때 받은 충격 때문인지 이후에는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연예인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타고난 기질 때문인지 연예인도 분명 우리와 똑같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환상 비슷한 것이 있어요. 그래서 아직도 연예인을 참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우연히 길거리에서 연예인을 만나거나 좋은 기회가 생겨서 가까이에서 그들과 함께 있을 때면 정신을 잘 못차리기 일쑤죠. 어릴 때는 그런 기회가 있으면 같이 사진을 찍자고 말을 걸기도 하고, 정말 좋아한다면서 그들에게 말을 하기도 했는데,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게 되니까 왠지 모를 쑥스러움이 생기는 것이에요. 나 보다 훨씬 더 어린 아이돌 가수에게 좋아한다고 달려가기도 민망하고, 동갑이나 또래 여자 연예인들을 만날 땐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좋아하는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게 돼 버렸답니다.



지난번에 좋은 기회가 있어서 일산 MBC방송국에 블로그 기자단으로 뽑혀서 어떤 프로그램을 취재하러 간 적이 있어요. 그 때 저는 블로그 기자로 갔지만 그 곳에는 수 많은 신문, 잡지 기자들이 쫙 깔려 있었지요. 제 눈 앞에서 인기 있는 연예인들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이고 눈도 몇 번 마주쳤는데,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는 것이에요. 다른 기자들은 늘 보던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연예인들 보다 자신들이 훨씬 더 우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연예인을 보고도 별다른 반응도 없고 표정도 없었어요. 저만 혼자서 가슴 콩닥거리면서 그 주변을 서성댔지요. 신분이 어중간 해서 더 어색했던 것 같은데 그저 팬의 입장에서 그 행사에 참여했으면 같이 사진 한 장 찍어 달라고 부탁이라도 할 수 있었겠지만, 기자 신분으로 간 자리이니만큼 체통을 지켜야 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제 블로그에 방문해 주시는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연예인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하실 것 같으세요?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써 주셔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좀 알려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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