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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0일에 여자이야기에서 두 번째 뷰티클래스 행사가 있었답니다. 이제 살랑살랑 봄바람도 불어 오는데 언제까지나 칙칙한 겨울 여자로 다닐 수 없잖아요. 딱 적당할 때 W-story에서 새 봄 맞이 샬랄라 화장법과 비단결 헤어 손질법을 가르쳐 준다고 해서 어찌나 기뻤는지 몰라요. 화장법은 통신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DHC KOREA에서 가르쳐 주기로 했고, 헤어 연출법은 고데기로 유명한 B2Y에서 가르쳐 주기로 했지요. 좋은 자리에서 잘 배우고자 들뜬 마음으로 약속 장소였던 신사역 B2Y 아카데미로 갔어요.

어떻게 가냐고요? 신사역 8번 출구로 나가면 세븐 일레븐이 바로 보입니다. 그 골목으로 바로 꺾어 들어가면 놀부 보쌈 건물이 보이시죠? 그 건물 2층이랍니다. 교통이 정말 편리해서 저 같은 길치도 헤매지 않아서 좋아요.

아! 이번 뷰티클래스에서 특히나 유용했던 점은 그저 강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 얼굴에, 내 머리에 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에요. 들을 땐 알 것 같았는데 막상 집에와서 생각해보면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있잖아요? 화장을, 머리 손질을 직접 해 봄으로써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지요.

자, 그럼 제가 이번 뷰티클래스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지 같이 한 번 보실래요?


신사역 8번 출구로 나가면요,

바로 세븐 일레븐이 보여요.


그 골목으로 꺾기만 하면 놀부 보쌈 건물 3층에 B2Y 아카데미가 있어요. 역시나 미용기기 전문 쇼핑몰답게 복도에 고데기 패널이 세워져 있지요.


에공! 너무 일찍 도착해버렸네요. 뷰티 클래스 준비로 한창일 때 1등으로 도착해서 여기 저기 구경하고 있는 일레드입니다.



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나 탐스러운 각종 헤어 미용 기기들이예요. 고급스럽게 유리관 안에 모셔다 두었네요. 좀 더 자세히 봐야겠어요.
 

빛을 받아서 자체 발광하고있는 저것은 여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분홍색 고대기네요. 미용기구이지만 색깔이 예쁘면 더 자주 손이가고 쓰고 싶어지잖아요.


헤어드라이어와 둥근 모양의 고데기, 그리고 엄선한 멧돼지 털과 유연한 고무쿠션으로 만들어서 머리를 빗는 순간 두피 마사지까지 된다는 풍성한 느낌의 고급 브러쉬도 있네요.


고데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정형적인 네모난 고데기들입니다. 자, B2Y의 제품 구경이 끝났으니 이제 뷰티클래스 내부를 볼까요? 총 25분이 참석하시는 자리인데요, 각자 볼 수 있도록 큰 거울을 준비해 주셨고 화장품들도 다양하게 마련해 놓으셨더라고요.


뷰티클래스를 시작하기 전, 저의 맨 얼굴과 맨 머리입니다. 거울이 푸른색이라 피붓결이 저절로 뽀샵처리가 되네요. 히힛!


통신판매 1위 기업 DHC가 선보이는 2010년 봄 메이크업의 주된 색깔이에요. 보이시죠? 민트코랄이요. 피부를 가볍고 자연스럽게 연출해 줄 수 있도록 파운데이션 대신 컬러 베이스 제품을 쓰고, 사진에 보이는 압축 파우더로 결점을 살짝만 가려 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가볍지만 결점이 살짝 가려져요.


뷰티클래스에서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이 '먹을 거리'죠. 점심을 먹고 갔음에도 맛있는 쿠키와 빵을 보고는 득달같이 달려가서 아구아구 먹었지요.


어여쁘신 여자이야기의 이성희님의 안내 인사로, 드디어 뷰티클래스가 시작했어요.


첫 순서로 DHC의 메이크업 담당자이신 '최현민' 님이 가르쳐 주시는 샬랄라한 봄 처녀로 새로 태어나는 법입니다. 모델은 대학교 새내기인 '여자둘리'님이 해 주셨어요. 얼굴에 살짝 붉은 기가 있으셨는데요,(어리시잖아요~ 한창 여드름이 날 나이니까요.) 가벼운 메이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크업 후 몰라보게 뽀샤시해 지셨답니다.


실력도 만점, 재치도 만점인 최현민 님이세요.


봄을 대표하는 새싹과 꽃의 색인 민트코랄로 화장을 마친 제 몹쓸 얼굴을 공개합니다. 핑계를 좀 대자면 강의를 들으랴, 메이크업을 따라하랴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 지경으로 완성이 됐는데, 집에서 배운대로 차근차근 다시 해 보면 훨씬 더 예쁠 것이라고 자신(?)하는 바입니다.



다음 순서는 B2Y의 인기 강사, 이름이... 이름이......? 이름 모를 멋쟁이 강사님. 재미있게 우리가 왜 외출할 때 머리를 매만지고 나가야 되는지를 설명해 주셨어요. 쉽게 말하자면, '생얼은 안 되고 생(?)머리는 왜 되니?' 일리가 있는 말이지요.


모델은 머릿결이 예술인 두 마네킹 여인님들께서 해 주셨는데, 강사님의 손놀림은 예술의 경지였지요. 가장 기본적인 C컬과 웨이브를 배웠어요. 저는 짧은 머리라 C컬은 그런대로 따라했는데 도저히 웨이브는 안 되더라고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C컬 사진은 깜박하고 안 찍어서.


마지막으로 뷰티클래스의 즐거움 중 하나, 푸짐한 선물이에요. DHC에서는 가장 유명한 클렌징 오일을 비롯하여 각종 샘플들을 두둑하게 챙겨 주셨고요, 봄 메이크업에 딱인 펄감 있는 핫핑크 립글로스도 주셨어요. 그리고 B2Y에서는 머리를 빗는 것만으로도 마사지가 되는 멧돼지털로 만든 브러시와 헤어 손질시 아주 유용한 헤어주스를 주셨답니다. 저는 거기다가 DHC의 카무카무 에센스를 하나 더 받는 행운도 얻었지요.

어떠셨어요? 여러모로 재미있었던 것 같죠? 오늘 포스팅은 뷰티클래스의 전반적인 것들을 담아 봤고요, 다음 리뷰에서 봄메이크업과 헤어 연출법을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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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나도 몰랐다. 다솔이의 얼굴에 하나 둘 씩 붉은 반점이 생겨나고, 늘상 잘 웃던 아기가 자꾸만 칭얼거렸지만 영문을 몰랐다. 무언가가 불편했기 때문일텐데 그 무언가가 뭔지 몰랐기 때문에 더 속상한 마음이었다. 끙끙대며 보채는 아기를 밤새 보살펴야 했지만 피곤이 대수가 아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울 수밖에 없는 아기가 너무나 가여워서 나도 같이 울 뿐이었다.

나는 출산 후 아기를 혼자서 돌볼 수 있을 때까지 친정에서 머물렀었다. 다솔이의 외갓집은 경북 안동인데 그곳에서도 외곽으로 벗어난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전원 주택이다. 아버지께서는 평생 염원이셨던 가축을 기르고 텃밭을 일구는 삶을 드디어 살게 되셨고 나머지 가족들도 덩달아 자연 친화적인 삶을 새로 얻었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흙을 밟고 다녀야 되는 먼지 나는 시골이 탐탁지 않았지만, 막상 아버지의 손길이 닿아 그곳에 철마다 다른 채소들이 자라고 토끼, 닭, 개가 있는 그야말로 그림 속 전원 풍경이 생겨나자 내 눈에도 참 좋아보였다. 나중에 다솔이가 크면 그곳에서 살아있는 자연 교육을 할 수 있겠다는 욕심에서였다.

게다가 황토로 만든 찜질방이 딸려 있어서 산후조리하기에도 딱이었다. 다솔이는 산후조리원을 나와서부터 꽤 오래 안동에 있는 외갓집에서 머물렀었다.

그동안 잘 있었다는 인사를 드리고 분당에 있는 우리집에 와서부터 얼굴에 붉은 것들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친정 어머니의 도움 없이 혼자서 아기를 돌보느라 내가 서툴렀기 때문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수소문 끝에 나는 곧 임신 중에새로 입주한 우리 아파트가 다솔이를 아프게 한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나마 많이 나았을 때의 다솔이 얼굴이다.


세상에!
현대식으로 갓 지어진 아파트에서 아기와 함께 알콩달콩 새롭게 살아보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아기를 아프게 하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새집증후군이라는 말과 사례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나에게, 특히나 가장 소중한 내 아이에게 일어나다니 참을 수 없이 속상했다.

물 맑고 공기좋은 시골에서 지내다 와서 더 변화를 크게 느끼는 것 같았다. 얼굴과 몸에 오돌토돌한 붉은 것들이 올라와 아기를 상하게 하는 것도 마음 아팠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간지러움이었다. 시간이 지나 아기가 손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자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긁기 시작했는데, 아직 어려서 얼굴엔 손이 닿지 않아 긁을 수 없으니 애꿎은 귀만 탈이 나도록 긁어댔다.

정확하게 어디가 간지러운지는 잘 모르겠고 간지러움 때문에 짜증은 나고, 해서 쉽게 손이 가 닿는 귀를 피가 날 정도로 잡아 뜯어 피를 낸 것이었다.

안쓰러운 다솔이의 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 말도 못하는 아기가 유해한 환경 때문에 아픔을 겪고 있으니 엄마로서 당연한 일이었다. 친환경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고 건강하게 사는 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사례를 찾아보니 우리 다솔이의 경우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솔이는 워낙에 얼굴이 깨끗했기에 울긋울긋한 것들이 나타나자마자 내가 낌새를 알아차리고 대처하기 시작한 것이었는데, 다른 아이들을 보니 말도 못하게 심하나 경우도 있었다.(그러나 내 아이의 눈에 티끌만 들어가도 가슴이 무너지는 것이 엄마다.)

하도 긁어대서 온몸을 전부에 성한 데가 하나도 없는 아이, 너무 쇠약해져서 도시에서는 도저히 살지 못하고 결국 나무가 많은 곳으로 이사를 해야 되는 아이, 아토피 때문에 밤에 잠도 잘 수 없는 아이, 심지어 학교에도 갈 수 없는 아이, 일상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아이. 그 아이들의 엄마는 얼마나 많은 밤을 아이와 함께 울었을까?

원인은 화학 성분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원인을 '집', 구체적으로는 집을 지을 때 사용된 화학 성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학교나 집) 보낸다. 그만큼 실내 공간의 환경은 아이들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내 공기 안에는 석유 화학 문명이 만들어낸 각종 화학 제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보이지 않는 유독 화학 물질들이 많이 있다.

더 예민할 수록 더 약할 수록 더 크게 다칠 수밖에 없는데, 세상에서 가장 예민하고 약한 존재는 바로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다.

그동안 사람들은 환경 문제에 너무 소홀했다. 눈 앞에 있는 이익에 연연했기 때문이었다. 환경을 지키는 것이야 훌륭한 일이지만 그것을 왜 내가 하필 왜 지금 해야 되는지 개연서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안일한 생각이 바로 나, 더 나아가 내 가족, 그리고 내 아이들을 아프게 한다면? 땅을 치고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현대인들은 집이나 건물을 지을 때 화려한 외관에만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 좀 더 비싸보이도록 좀 더 눈에 띌 수 있도록 막대한 화학 물질들을 쏟아 부었다. 자연은 처참하게 무시한 채 말이다. 그러나 겉보기에만 화려하게 만든 집들이, 우리의 홀대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한 환경이 거꾸로 우리를 상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눈에 화려하게 보이는 제품일수록 몸에 치명적인 유해 성분들이 훨씬 더 많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우리들은 회의에 빠지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목놓아 찾았던 삶의 질 향상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이다. 안락하고 편리한 아름다운 집이 사실은 우리를 불편하고 아프게 한다니 말이다.

그린 투모로우-화석 연료가 제로(0)인 집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

수고롭고 표가 안 나는 일이지만 '겉모양'보다는 '건강'과 '자연과의 화합'을 더 중시한 집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총 68가지의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그린 투모로우'는 건물 효율화를 통해 연간 에너지 수지를 제로나 플러스로 유지해 주고 재생목재, 바이오융합재재 등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한 친환경 건축물이다.

에너지가 절약되니 경제적으로도 좋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의 건강을 염려하지 않아서 더 좋다. 그동안 벽이나 바닥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이 아이들의 피부와 호흡기를 상하게 했었는데 그린 투모로우는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하였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생태복원 개념을 적용한 친환경 조경 등으로 탄소제로를 실현해 국내 처음으로 세계적으로 권위를 갖춘 미국그린빌딩협의회가 주관하는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 인증 플래티넘 등급을 받기도 했다.)

실제 그린 투모로우는 건물의 최적화 배치와 향, 고성능 단열, 벽체나 창호 등을 통해 에너지 사용을 크게 낮추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계 및 전기 설비를 적용해 기존 주택 대비 약 56% 에너지 사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건설됐다. 여전히 남게 되는 약 44%의 에너지는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자체 생산, 궁극적으로 화석 에너지 사용을 제로화 했다. 그 결과 일반 주택은 40년 생애주기 동안 55.7kg-co2/m2.yr을 발생시키는 반면 그린 투모로우는 이산화탄소 발생이 '0'이다. 이산화탄소 발생률이 제로라니 이제 자연에게 덜 미안해해도 되겠다.

그린 투모로우는 외관은 일반 주택과 비슷하지만 곳곳에 최첨단 녹색 기술이 숨어 있어서 아이들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다.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태양열 발전 시스템은 일반 전기와 급탕용 전기를 생산한다. 지하 10m는 연중 15도를 유지하는 점을 이용, 지열을 끌어와 온수와 난방을 해결해준다. 집은 북동쪽을 높게, 남서쪽을 낮게 지어 여름에는 자연 통풍이 되고(환기만 잘 시켜줘도 집안 내부의 공기가 맑아지기 때문에 아토피의 염려가 덜해진다.) 겨울에는 북쪽의 찬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했다.

우리가 원하는 집은 어떤 모습인가?

엄마가 되면서 내 인생의 두 번째 막이 열렸다.
그동안 내가 생각해 왔던 '집'의 의미가 그저 평안과 쉼을 주는 공간이었다면, 다솔이가 태어남으로 인해 행복이 넘쳐나는 곳, 사랑이 가득한 곳, 충분한 휴식과 넉넉한 음식이 있는 건강함 그 자체로 바뀌었다. 어릴 땐 흙먼지 날린다고 마땅찮게 생각했던 우리 친정집, 나는 이 곳에서 힌트를 얻어서 이 다음에 다솔이가 좀 더 자라면 흙장난하면서 맘껏 뛰놀 수 있는 집을 선물하고 싶다.

감자를 캐느라 손톱 밑이 새까맣게 돼도 괜찮다. 아장아장 걷다가 풀뿌리에 걸려 넘어져도 괜찮다. 아침이면 아직 어스름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강아지들에게 냠냠냠 맛있는 밥을 주고, 닭이 횃대에서 내려와 제일 먼저 마실 물통을 채워 주고, 토끼가 밤새 잘 잤는지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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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화장품을 가지고 가서 배우는 자리라고 해요. 전문가에게 배워와도 화장품이 달라서 발색이나 연출법 등이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이번 뷰티교실은 실생활에 더 효율적일 것 같아요.


여자이야기 뷰티교실




출처 : 여자이야기 -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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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의 한 버스 정류장. 모두들 자신이 탈 번호를 속으로 외면서 왼쪽만 목이 빠지게 바라보고 있는데 또각또각또각 경쾌한 구두굽 소리와 함께 한 여인이 나타났다. 이십 대로도 보이고 삼십 대로도 보이는, 도무지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신비로운 느낌이 여성이었다. 170쯤 되는 큰 키에 하이힐까지 신어서 더 키를 키웠다. 버스 정류장에는 남자들을 포함해서 그녀 보다 더 큰 사람은 없었다. 당연히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그녀를 향했지만 곧 그녀에게서 눈길을 거두는 듯 했다. 다시금 버스 정류장은 조금 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그 버스 정류장에 있는 모든 여성들은 그녀가 나타났을 때부터 줄곧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음을, 티나게 힐끔거리는 몇 몇의 남자들 보다 훨씬 더 자세히 훨씬 더 치밀하게 그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훓어내리고 있음을 말이다.

여자들은 여러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옆에도 붙어 있고 뒤에도 있고 머리 위에도 있는 듯 하다. 상대로부터 철저하게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있어도 보고 싶은 것은 어떻게든 보고야 말며, 알고 싶은 것은 어떻게든 알아내고야 만다. 그게 여자고 그게 여자의 여섯 번째 감각이다.

기품있고 정숙해 보이면서도 세련된 감각은 잃지 않은 그녀, 시쳇말로 자체 발광함으로써 모든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톡톡히 받고 있는 그녀는 고상한 멋스러움이 솟아 내렸는데, 나는 가재미 눈을 하고 최대한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무심한 채를 하면서 그녀가 입은 모든 옷들을 살폈다.



아, 딱 내가 찾던 느낌의 옷인데. 나이가 드니 감각은 유지하면서도 귀티나는 옷이 필요했다. 꾸미지 않은 듯 소박한 멋이 있으면서도 발랄한 느낌이 첨가된 옷을 갖고 싶었다.

내 눈을 사로잡은 그녀에게도 역시나 여섯 번째 감각이 있기에 그녀는 이미 내 시선을 눈치 채고 있었다. 주목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것을 즐길 줄도 아는 법이다. 큼지막한 가방에서 앙증맞은 손거울을 꺼내더니 거울 속 자신을 향해 씽긋 웃어주고는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꺄르르 웃기도 한다. 연인에게라도 닭살스러운 목소리로 말이다. 그러더니 별안간 패션 잡지를 꺼내 들고는 뜬금없이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그녀가 우리들의 시선을 눈치 챈 정황들이다.

나는 로고를 통해 그녀의 옷들이 헤지스라는 것을 알아냈다. 집에 오자마자 신들린 검색질로 헤지스 홈페이지를 탈탈 털었는데, 역시나 내 생각이 맞았다. 헤지스는 그 스타일의 줄기를 영국의 전통의상에 두고 있었다. 전통과 신사도를 사랑한 영국 상류사회는 그들의 가치관과 전통생활 습관에 맞춰 복식 체계를 발전시켰고, 영국 사립학교 덕분에 유행하게 됐단다. 명문가 자제들이 입던 교목은 일반인에게도 서서히 전파되어 품격과 격식을 갖춘 영국 전통 캐주얼로 자리를 잡았고 헤지스는 영국의 전통과 명예를 중시하면서도 진취적인 기상과 도전정신을 추구하는 감각있는 옷들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한다.

역시나 그랬기에 버스 정류장에서 그녀가 그리도 기품있어 보였던 것이다.


헤지스가 이번에 재미있는 이벤트를 열고 있었는데, 바로 헤지스 컬쳐클럽 6기를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십 년만 젊었어도 나도 응모를 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대학생(대학원생 포함)만 가능하다고 한다. 모집요강을 읽어 보니 진짜 재미있고 신나는 활동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았다. 젊은이들끼리 모여서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는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참  좋을 것 같은데 LG패션 입사 지원시 가산점도 주고, 헤지스 의류도 듬뿍 준단다.
자세한 내용은 헤지스 홈페이지 http://www.hazzys.com 참고

나이 때문에 내가 지원할 수 없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해지스 컬쳐 클럽이란 게 어떤 일들을 하는 것인지 궁금해서 찾아 봤더니,
 
로잉문화체험,



사회공헌활동,


영국문화체험,


가장 부러웠던 화보촬영까지!


와! 정말 대단했다. 나도 헤지스 컬쳐클럽으로 활동해서 기품있고 멋스러운 헤지스도 맘껏 입고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회 활동들도 신나게 하고 싶다. 어떻게 좀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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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어리숙한 강도역이었던 임창정의 말처럼 '강도 당할(?) 나이지 강도 짓을 할 나이가 아닌 할머니들이 강도가 됐다'는 황당한 설정부터가 이 영화가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런데 나는 왜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낫을까?

분명히 한평생을 열심히 살았을 것이 뻔한 세 할머니, 영희(김수미), 정자(나문희), 신자(김혜옥) 할머니들의 노후가 어이 없을 만큼 꾸질꾸질해서? 아니면 할머니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도둑질 기술이 기발해서? 그것도 아니면 당장먹을 밥 한 그릇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와이에서 수영복 입은 몸매를 뽐내고 싶어하는 할머니들이 귀여워서?

영화 '육혈포 강도단'은 눈빛 연기 하나로도 모든 대사를 소화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굉장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김수미 할머니,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애교 문희로 인기 몰이를 했던 나문희 할머니, 이 보다 더 귀여울 수 없는 김혜옥 할머니가 주인공이고 할머니들을 도와주는 어리버리한 강도역 임창정이 조연으로 출연한다. 소위 말하는 톱스타도 없고 아이돌도 없으며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할머니들의 할머니들에 의한 이야기가 전부이다. 그런데도 평균 나이 65세 할머니들이 쏟아내는 시시콜콜한 삶의 이야기는 참으로 신선하고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grandma
grandma by daska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하루하루 지리멸렬한 삶을 근근히 살아가는 할머니들. 그녀들의 꿈은 오직 하와이에 가서 단 한 번만이라도 힘든 삶의 무게를 내려 놓고 신나게 살아 보는 것이다. 하와이라는 목표가 없다면 단 하루라도 견디기 힘들 만큼 할머니들의 인생은 참 비참했다. 따뜻하게 먹을 밥 한 공기, 정답게 얘기 나눌 가족 조차 아쉬운 할머니들의 피폐한 삶 속에서 하와이는 한 줄기 빛이요, 희망이요, 생명이었다.

8년간 갖은 고생을 하면서 모은 돈 837만원을 가지고 드디어 하와이에 갈 수 있는가 싶었는데, 그만 은행 창구에서 강도를 맞고 만다.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허탕하고 그대로 포기할 수도 없기에 할머니들은 스스로 은행 강도가 되어 자신들의 돈을 돌려받고자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

코믹 영화를 내가 너무 어둡게만 표현을 했나? 다른 분들의 글들을 읽어 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빵빵 터져서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고도 하고, 김수미 할머니의 불꽃 에드리브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역시나 코미디 영화의 최고봉은 임창정이라고 칭찬을 하기도 했으며, 할머니들의 소탈하고도 재치있는 연기에 몰입하다보니 107분이 금방 지나가 버렸다는 글도 있었다. 웃고 즐길 수 있었다는 얘기다.

나도 많은 부분에서 웃었던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입은 웃는데 눈은 우는 참 이상한 현상을 경험한 것이다. '소녀, 숙녀, 아줌마, 엄마'를 지나 앞으로 나에게 남은 호칭이 '할머니'밖에 없어서 감정이입이 된 것인지, 이미 할머니라고 불리고 있는 엄마 생각이 나서인지, 영화에서 매우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는 그래서 더 쓸쓸해 보이는 그녀들의 삶이 참 아프게 와 닿았다.
 
입소문을 타고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육혈포 강도단'. 앞으로도 이와 같이 건강한 웃음을 주는 영화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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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결혼한지 3년이 되었다. 결혼 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을 정리해 보면 '행복'이라는 한 단어로 간추려 지니 내 결혼 생활은 아주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이사도 한 번 했고, 외국에서 얼마간 생활도 해 봤고, 다솔이도 태어났다. 결혼 생활이 계속 될 수록 살림은 자꾸자꾸 늘어 가는데 새로 들인 가구도 없고 집안을 예쁘게 꾸밀 줄도 몰라서 집이 점점 더 어수선해 지고 있다.

나 처럼 미적 감각이 없는 주부라면 집 근처에 있는 가구 직매장을 적극 활용해 보기를 권해드린다. 한 번 발을 들인 후 인테리어 공부삼아 내가 즐겨찾고 있는 곳은 잠실에 있는 한샘 인테리어 직매장이다. 방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어떤 소품을 활용해야 집안 전체 분위기를 고급스러우면서도 발랄하게 보일 수 있을지, 이 곳에 가면 고민이 해결되기 때문에 한번 발을 들인 후 참새 방앗간 드나들 듯 하고 있다.

한샘은 전통있는 가구 브랜드이기 때문에 우선 믿을만 하고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좋고 꼭 제품을 사지 않더라도 어떤 식으로 안방을, 부엌을, 아이방을, 소품을 꾸며두고 있는지 자세히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참 좋다. 건물 전체에 가구와 함께 소품들까지 진열해 두고 있어서 다른 데 갈 필요가 없다. 그 뿐 아니라 카페테리아와 수유실까지 마련해 두어서 쇼핑하다가 쉴 수도 있다.

휴일 우리 가족이 함께 찾은 한샘인테리어 잠실직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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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우리 집의 현실태를 먼저 짚어 봐야 된다. 우리는 다른 집과는 조금 다르게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결혼할 때 우리 가정의 목표가 '텔레비전 보다 책을 더 좋아하는 가정, 평생 공부하는 가정'이었기 때문에 아예 혼수로 텔레비전은 하지 않았고 대신 거실을 서재로, 안방을 독서실로 만들어 버렸다.

남편과 내가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었고 그 땐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책 읽는 습관을 물려주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런데 혼수를 준비할 때 냉장고나 소파 등 덩치 큰 것들에 밀려 서재를 그럴싸하게 꾸미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제 결혼 3년 차가 되어 집안을 재정비할 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는 것이 바로 멋진 서재이다.
다솔이가 태어나자 한꺼번에 구입했던 육아책


여기는 독서실이 아닙니다. 안방입니다.


남편과 내 책상, 그 위 각각의 모니터가 두 대씩.


삭막하기 그지 없는 우리 안방


서재가 된 우리 거실

그래서 이번에 한샘 직매장에 방문을 할 때 멋진 서재 꾸미는 방법과 책장, 책상들을 구경해 보자고 계획을 세웠다. 앗! 그런데 한샘인테리어에서 디자인과 기능은 좋으면서도 가격은 내린 봄 신상품 '슈퍼셀러 6종'을 출시했고 6대 품목(침실가구, 붙박이장, 소파, 거실장, 식탁, 서재) 중에 서재도 있다는 것이 아닌가!!! 참 좋은 기회였다.

시장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베스트셀러 상품을 1개씩 선정해 최근 트렌드에 맞게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하고 기능은 더욱 강화하면서도 가격은 최대 20%까지 파격적으로 인하한 상품들이란다. 어떻게 기능은 높이면서도 가격은 내릴 수 있지? 궁금해하니까 1등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능하단다. 한샘은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파워가 1위인 기업이다. 가장 많이 팔기 때문에 원부자재를 가장 많이 사고, 가장 싸게 구매한단다. 또 한샘의 뛰어난 구매 전문가들이 국내외 주요 지역을 누비며, 좋은 소재와 최고의 거래처를 발굴하여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고 했다.

티볼리 침실세트, 패리스 붙박이장, 위더스 소파, 밀리언 거실장, 케이스 식탁 세트, 플렉스 책상세트 중에서 이 글에서는 내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티볼리 침실세트와 플렉스 책상세트를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1. 티볼리


들어가자마자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티볼리.

다솔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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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역시 화장대가 중요한데 수납하기 좋게 칸도 나뉘어져 있고 깊이감도 있어서 참 좋다.


수납장의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쓴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방에도 이런 낭만적인 분위기가 필요해



엉망징창으로 방치 돼 있는 우리집 옷장이 부끄러워지는 순간!
놀랍게도 티볼리 옷장 속에 들어 있는 118,000원 상당의
스바트 박스가 무료로 증정된단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또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보고 붙박이장을 만져 보고 화장대를 찬찬히 살피다가
곁에 소품으로 둔 책장까지 넘기며 사진을 찍고야 마는 일레드, 이것은 페리스 붙박이장 세트이다.


다음은 우리집의 영원한 숙제 서재인데, 지하에 있는 서재관으로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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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것은?
내려가 보니 보기만 해도 허리가 편안해지는 메트리스가 전시 돼 있다.
신발을 신고 편히 누워보라는 문구를 보고 냉큼 누워 피로를 푸는 저질체력의 소유자 일레드.
그 옆에 마련돼 있는 안마 의자에도 앉아 보고,
금강산도 휴식후경.


2. 플렉스 7000 책상 세트


같이 간 신랑이 물만난 고기처럼 신이나서, 다솔이를 안고 이것 저것 구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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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고급스러워서 우리집에 그대로 들어다 옮겨 놓고 싶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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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서재처럼 때로는 카페처럼
책상 폭이 넓어서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커피잔이 소품으로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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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재에 있는 책장은 각 칸의 높이가 낮아서 파일처럼 길이가 긴 것을 수납하기에
무리가 있는데 이 책장 속에 들어 있는 소품 책들은 모두 커다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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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달려 있어서 편리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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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상은 두개가 붙어 있어서 우리집과 비슷(?)한데
자녀가 둘인 가정에서 아이들끼리 한 방에서 공부를 하게 하면
우애를 기르기에도 좋겠다.
책상이 두툼해서 무거운 것을 올려 놓아도 절대 휠 염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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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다리가 철로 돼 있어서 아주 튼튼하고
가운데가 뚫려 있기 때문에 공간을 훨씬 넓어 보이게 하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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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아, 우리 여기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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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감출 수 있도록 문이 달려 있는 책장.
우리집 처럼 어수선한 물건들이 많아서 치워도 집이 지저분해 보이거나
기어다니는 아기가 책을 잡아 당겨서 다칠 위험이 있을 때
문을 닫을 수 있는 책장이 아주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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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경을 마치고 피곤해서 결국 잠이 들어버린 다솔이.

이번에 한샘 직매장을 구경하면서 우리집 서재를 어떤 방식으로 꾸며야 될지 대충 감이 잡혔다. 인테리어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직매장을 드나들면서 공부를 해야겠지만 보면 볼 수록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 이 기분이 정말 좋다.

슈퍼셀러 6종 중, 내가 소개한 것 외 나머지 4종의 이미지 사진도 함께 보여드린다.

3. 밀리언 거실장

4. 위더스 소파

5. 케이스 식탁 세트

6. 패리스 붙박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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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9~2010-03-30 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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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세상에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니!!

코 앞에서 다니엘 헤니를 봤으니 호들갑이 당연하다. 지난 번에 말씀드린 대로 4월부터 시작 될 리얼리티 프로그램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의 제작 발표회에서, 보기만 해도 눈이 맑아진다는 다니엘 헤니를 만나고 왔다. 22일 월요일 오후에 압구정 CGV에서 있었던 이번 행사에는 여러 언론의 기자님들, 다니엘 헤니의 팬 분들, 그리고 각각의 영역에서 활약하시는 블로거 분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압구정 CGV에 설레는 맘으로 도착해서 제작 발표회가 시작되기 전


4월 2일 금요일 밤 10시에 케이블채널 O'live TV에서 방송 되는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 방송은 다니엘 헤니와 무려 402: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에서 우승한 박성우(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의 셰프 콘테스트)가 서호주로 여행을 떠나 펼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 두 남자는 서호주 오지에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고 원주민들 만나 그들의 음식을 맛 보면서 아웃백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게 된다.

그들은 원주민들에게서 음식을 대할 때의 경건한 마음 가짐을 배웠고 서호주 오지에서 신선한 재료와 자연 그대로의 맛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조미료라는 것도 깨달았다. 또한 카누를 타고 원시림으로 들어가 음식 재료를 구하고 현지 치즈 농장, 양파 농장 등을 체험하며 땀 흘리는 보람 속에서 새로운 맛을 찾게 되는데 이 모든 과정이 방송에 고스란히 담기는 것이다.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의 제작 의도


다니엘 헤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처음 출연해 보지만 평소 요리와 여행을 좋아하기에 이번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그도 캥거루 고기, 타조 고기, 애벌래 요리 등 생소한 맛을 의도하지 않게 먹어 봐야 될 때는 솔직히 무척 힘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도시적이고 세련되게 보이는 다니엘 헤니가 서호주 오지에 가서 어떤 추억을 쌓고 왔는지 정말 궁금한데 방송을 보면 알게 되겠지.

한편 너무나 잘 생겨서 요리사 맞아? 하고 반문하게 만들었던 박성우 셰프는 역시나 402:1의 경쟁을 뚫을 만큼 예사롭지 않았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이었을텐데 어쩜 그리 자연스럽게 방송에 임하고 인터뷰를 잘 하는지 요리사 역을 맡은 배우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박 셰프는 다니엘 헤니 못지 않게 건장한 체격과 훈훈한 외모도 지니고 있어서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외모에서 풍기는 반듯한 이미지 때문에 그가 만든 음식도 분명히 맛있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그의 활약도 방송을 통해서 확인 가능.


이번 행사는 '괜히했어, 괜히했어'라는 유행어가 아주 잘 어울리는 박성호 씨가 진행했는데, 이 날도 역시 괜히 한 질문이 몇 개 있어서 자연스레 어깨를 들썩이면서 자신의 유행어를 잘 써 먹었다. 원래 이런 자리는 어색하기 마련이다.


언제봐도 멋있는 다니엘 헤니와, 전혀 꿀리지(?) 않는 박성우 요리사가 나를 향해(정말???) 웃어준다.


왼쪽부터 다니엘 헤니의 통역사, 다니엘 헤니, 박성우 요리사, CJ의 국장님, 이 방송의 PD님이다.


한국말 할 때는 귀엽고 영어를 할 땐 멋있는 헤니가 방송 중에는 멋있는 척 했지만 70m짜리 나무에 맨 몸으로 올라가야 할 때 속으로는 무서웠노라고 고백했다.


다니엘 헤니를 '형'이라고 부르는 부러운 박성우 요리사, 어느새 헤니와 친해진 모양이던데 그래서일까? 전혀 주눅들지 않은 모습이 멋지다. 방송에도 헤니에게 운전을 시켜 놓고는 조수석에서 콜콜 자는 그의 모습이 나온다던데 역시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만만하다.


아참! 또 중요한 것!
이 방송을 통해 다니엘 헤니와 박성우가 찾아 낸 새로운 봄 맛은 방송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란다. 양파 농장과 치즈 농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마일럽 어니언 치즈 스테이크 & 코코넛 프로운'은 4월과 5월 전국 아웃백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고 앞으로도 아웃백은 서호주의 계절을 담은 대자연의 맛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별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스테이크가 생각나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아웃백~ 아웃백'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다니엘 헤니가 서호주에서 찾아온 봄 맛을 꼭 먹어 보고 싶다.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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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뚫고 하이킥'이 끝나 버렸다. 시트콤 뒤늦게 보기 시작하셔서 느즈막히 지붕킥에 반해 버리신 아버지는 본방송과 케이블에서 하는 재방송, 또 한참 전에 했던 방송을 해 주는 재방송을 한꺼번에 보시느라 내용 이해가 뒤죽박죽 엉망징창이셨다. 그래서 누가 누구와 사귀는 사이인지, 황정음의 학교가 왜 서운한지, 세경이는 왜 그 집에서 일만 하는지, 자옥 아줌마네 집에는 왜 그리 학생들이 많은 지를 잘 알지 못하셨지만 곧 종영한다는 소식에 이렇게 재미있는 방송을 계속하지 왜 끝내냐시며 아쉬워 하셨었다.

최고의 유행어 빵꾸똥꾸를 외치고 다니는 초등학생부터 우리 아버지 세대까지 모두들 재미있게 봤던 시트콤이기에 '지붕킥'이 끝나 버렸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데, 이런 기분을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세경과 지훈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해서 그 둘이 죽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아서 올려 놓은 글, 세경이가 사실은 귀신이었다는 글, 왜 그런 결말을 택해야 했는지에 대한 항의 글 등등 계속 되는 여운들 때문에 가슴 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끝나 버린 것도 허무한데 뭇 남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청순 글래머 세경과 뭇 여성들이 흠모했던 훈남 지훈이 말도 안 되게 죽어 버리다니,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세경과 지훈의 죽음보다 나를 더 충격에 몰아 넣은 것은 신세경의 실체였다! 나는 본방송 시간을 지키지 못해서 주말 동안 다시 보기 서비스를 통해서 몇 편의 방송을 연달아 봤는데 알고 보니 순진무구 청순가련 세경이 사실은 꼬리 아홉 달린 여우였지 않나? 준혁이를 철저하게 이용(?)하면서 자신의 사랑도 집요하게 이루려고 했던...... 왕 내숭이 무섭기까지 했다.

I'll Give You All I Can...
I'll Give You All I Can... by Brandon Christopher Warren 저작자 표시비영리



세경이는 준혁이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랬음에도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해맑게 '용꼬리 용용'을 외치면서 준혁 학생과 공부를 하고 준혁이가 자기 앞에만 서면 바보처럼 구는 것을 즐기고(?) 준혁이와 가끔씩 데이트를 해 주면서 희망 고문을 하며 준혁 학생이 자기를 계속 좋아하도록 만들었다.

회상 장면을 보면 준혁이에게 묘하게 웃어 주는 장면, 준혁의 어깨에 기대는 장면, 같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알고 나서 보니 쉽게 말해 어장관리를 하고 있었던 거여서 무척 괘씸했다. 자기를 좋아하는 줄 뻔히 알면서 그리고 그 마음을 받아 줄 생각이 전혀 없으면서 어떻게 그런 식으로 행동을 했는지 선수도 보통 선수가 아니었다.

끝까지 준혁을 거절하면서도 선물로 '뽀뽀'를 주고 마지막까지 착한척을 잃지 않는다. 열심히 공부해서 목표로 하는 대학에 가기로 약속해요...... 하면서 말이다.

세경이는 지훈에게 무시무시한 방법으로 사랑을 고백했다.


또 지훈과의 마지막 한 때는 어떠한가.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떠나기로 했던 세경은 끝끝내 밍기적 대면서 지훈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슬아슬하게 어긋나는가 싶더니 용케 같은 차를 타고 속앳말을 할 기회도 얻는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왕내숭 세경이 놓칠 리 없지. 세경은 지훈 때문에 한국을 떠나기 싫었노라고, 떠나기로 결정을 하고서 많이 아팠었노라고,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그래도 또 못 볼 것을 생각하니 힘들 것 같노라고 속사포 처럼 쉴 틈없이 마구 말을 쏟아냈다.

세경의 기습 고백에 당황한 지훈이 정신을 차릴 겨를도 주지 않은 채 세경은 결정타를 날리는데,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 이대로 시간이 잠시 멈췄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 지훈을 기겁하게 만든다. 이미 정음의 남자 친구인 것을 알고 있다고 얘기했고 둘이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까지 했으면서, 그러나 나는 당신을 좋아하니 이대로 시간이 멈추길 바란다니!

예의 순진한 얼굴로 차분하게 자기 맘을 고백하는 세경을 지훈은 정신없이 바라보고, 그 둘은 결국...... . 세경의 바람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렸다.

세경이는 진정한 선수였다.
3년이 흐른 후, 세경을 생각한 것만으로도 준혁 학생은 눈시울을 붉혔다. 여전히 준혁은 세경을 잊지 못하는 눈치였는데 최적의 어장 관리를 통해 자기를 좋아했던 준혁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최선의 시간대를 공략해 자기가 좋아했던 지훈을 얻은 세경 양, 절대 얼굴에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감정이 실리지 않는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세경이는 알고보니 무시무시한 왕내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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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지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아웃백~ 아웃백~', 이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남자 '다니엘 헤니'를 만날 수 있기 됐다. 광고를 통해 다니엘 헤니가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의 새 모델이 되었다는 것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메뉴를 개발하는 경쟁이 붙여 졌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는데 무려 402:1을 뚫고 '박성우' 씨가 최종 우승자로 선정 됐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이제 우리는 더욱 맛있어 질 아웃백을 기대하고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다니엘 헤니와 박성우 씨는  서호주를 여행하면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왔는데, 이 모든 여정이 어드벤처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를 통해 공개 된다고 한다. 이들이 찾아낸 맛은 4월부터 아웃백 매장에서 먹어 볼 수 있을텐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음식들인지 그 모든 것들이 CF와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개된다고 하니 음식 속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일화들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4월 2일에 첫 방송이 될 <다니엘 헤니 아웃백 가다>는 파워 블로거들을 초청하여 제작 발표회를 여는데, 영광스럽게 나도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제작 발표회에서는 다니엘 헤니 기자 간담회와 특별한 영상을 공개한단다. 그렇다면 다니엘 헤니를 직접 만나 볼 수 있다는 말 아닌가?

우선 사진으로 먼저 다니엘 헤니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고 제작 발표회에서 보고 들은 모든 것들을 생생하게 담아서 후기 포스팅을 올리도록 할 예정이다. 다니엘 헤니가 어떤 맛과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해 줄 지 진짜 기대가 된다.

곧 만나러 갑니다. 다니엘 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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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음 한 구석이 찜찜했던, 그래서 늘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던 다솔이의 옷장을 드디어 오늘 깔끔하게 정리했다. 벌써 아기 옷장을? 하시는 분들은 아직 자녀가 없으시거나 아님 아빠이거나...... . 다솔이의 이름이 '별이'일 때 이미 장만해 둔 이 옷장의 이름도 '별이'다. 손잡이가 별 모양으로 된 이 옷장은 내가 임신 9개월에 접어 들었을 때 태명과 제품명이 같아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들여 놓았다. 미리 준비 해 둔 출산 용품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두었는데 참 잘 쓰고 있다.

아직은 외출 할 일이 별로 없어서 내의에다가 두툼한 우주복 하나 입혀서 나가지만 다솔이의 옷장 속에는 귀엽고 앙증맞은 옷들이 꽤 있다. 예뻐서 하나 싸서 둘 사 모은, 아직 한 번도 입지 못한 옷들이 따뜻한 봄날이 와 다솔이가 쑥쑥 커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모두 큰 치수로 사 두었다.)

신체치수 80인 다솔이에게 90짜리 옷들이 잘 맞을 리 없어 아직 개시도 못했지만 하나같이 정말 마음에 드는데, 그 옷을 걸고 있는 옷걸이가 내내 못마땅했던 것이다. 어른들 옷을 거는 옷걸이로 아기 옷을 거니까 크기가 맞지 않아서 옷들이 모두 양팔을 벌려 허수아비 놀이를 하고 있다. 때문에 옷장 문도 잘 닫히지 않고 더불어 옷장이 어수선하고 지저분해 보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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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아기 옷걸이를 사게 돼 다솔이 옷장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소품을 사러 갔다가 발견한 것인데 다섯 개 들이 한 묶음의 가격은 7,500원. 생각보다 사악한(?) 가격 때문에 고민을 좀 했지만 스웨이드로 된 소재도 고급스럽고 한 번 사서 오래 쓸 요랑으로 눈 딱 감고 두 묶음을 사 왔다. 어른용 옷걸이 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튼튼해 보인다.


아기 옷에서부터 아동 옷까지 오랫동안 쓸 수 있을 것 같다. 아기용 옷걸이만 사진으로 찍어 놓으니까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워 어른용 옷걸이와 비교해서 사진을 찍어 봤다. 같이 두고 보니 크기 차이가 현격해 어느 정도로 작은 지 알수 있겠다.


어른용 옷걸이에 걸어 두었을 땐 허수아비가 팔을 벌리고 서 있는 것 처럼 보이던 옷[니트 소재의 아기(혹은 유아)옷을 이렇게 걸어 두다간 옷감이 다 상해 버릴 수도 있겠다.]이 아기용 옷걸이를 만나니 편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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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용 옷걸이로 바꿔 주었을 뿐인데 옷장이 참 가지런해졌다. 깔끔하게 바뀐 다솔이의 옷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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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의와 실내복은 오른쪽 수납장에 넣어 두었는데, 얼른 날씨가 좋아져서 다솔이를 데리고 같이 나들이 가고 싶다. 내의 하나에 점퍼 하나 입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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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7~2010-03-20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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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박명수가 자신을 스스로 거성이라고 칭했을 때 우리는 모두 웃었다. 헤헷 제(?) 까짓 것(?)이 거성이라니, 하는 심리였을 것이다. 사실 그 때는 박명수 조차 그 상황을 웃기게 만들기 위해 거성이라는 말을 꺼냈지 자기가 진짜로 연예계의 큰 별[巨星]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다. 그가 늘 입버릇처럼 말하듯 그는 2인자에 불과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나는 거성이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레 박명수가 떠오른다. 그것도 '님'자를 붙여 거성 박명수 님으로 말이다. 실제로 거성쇼까지 맡아서 하고 있는 박명수는 자기을 스스로 거성이라고 부름으로써 진짜 연예계의 거성이 되었다.

여기에서 이름 짓기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뱉은 대로 된다는 언어의 신성성이 실제 드러나는 순간인 것이다.

한채영은 바비 인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이 별명을 그녀의 소속사에서 붙인 것이라고 확신 한다. '거성=박명수'처럼 한채영이 나올 때 마다 늘 부록처럼 따라 나오는 '바비 인형'이란 수식어가 그녀를 진짜 바비 인형으로 만들어 주었다. 한채영과 한고은이 나오는' 신이라고 불리는 사나이'를 보면서 나는 옆에 있던 남편에게 물었다.

한채영이 더 예뻐, 한고은이 더 예뻐? 남편은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참 특이한 기억 장애(?)를 가지고 있기에 아주 아주 유명한 국민 연예인이 아니고서는 볼 때마다 누가 누군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저기 좀 더 벗은 한채영이고 좀 덜 벗은 여자가 한고은이야('신이라고 불리는 사나이 첫 회'에선 진짜 그렇게 설명할 수밖엔 없었다.)라고 했더니 한고은이 더 예쁘다고 했다. 그런데 왜 한채영이 바비 인형이지?

명품코 민효린도 그렇다. 민효린이 잡지에만 얼굴을 비추면서 나 처럼 한 번 본 연예인(특히 예쁜 여자 연예인)의 이름과 얼굴을 절대 잊어 버리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만 유명하던 시절, 소속사에서는 민효린의 코를 가지고 그녀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명품코, 콧대가 오똑하고 예쁜 것이 특징인 민효린에게 참 지혜로운 별명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질투심 많은 어린 네티즌을 자극해 유명세를 쉽고 빠르게 치르기에도 좋았다.

민효린이 명품코라는 별명을 스스로 가져 오자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성형을 했네, 자연 미인이네라고 편을 나누어 싸우기 시작했다. 몇 날 며칠, 소속사가 의도적으로 올렸을 사진이 나타날 때 마다 그 유치한 싸움은 새로 시작했다. 그 싸움 속에 당연히 민효린은 없었고 결과적으로는 명품코 민효린이라는 이름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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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내 별명은 참 어디에 내 놓기가 부끄러운데, 어디 가서 별명이 일레드라고 얘기할 때마다 왜 일레드냐고 물어 볼까봐 조마조마할 때가 참 많다. 블로그 이름은 어떤가? '미녀들의 수다'라니! 손발이 오그라든다. 모 연예 방송과 똑같은 제목을 쓰고 혼자 운영하는 블로그에 '~들'을 붙이다니 참 성의가 없긴 없다.

만사가 귀찮아서 뒹굴뒹굴 대던 어느 날, 오늘은 기필코 블로그를 만들어야 된다는 의무감만 있었던 것 같다. 별명을 뭘로 하지? 글쎄, 빨간색을 좋아하니까 레드로 하지 뭐. 어, 레드는 이미 있는데? 그래? 그럼 빨간색을 제일 좋아하니까 그냥 앞에다 일(1) 붙이지 뭐. 그래서 태어난 민망한 내 별명 일레드. 이제는 참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게 됐는데 이다지도 초라하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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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 파랑도 좋아하니까 어쩌면 삼원색이 될 뻔 했던 내 별명!

만약 시간을 돌려서 내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던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 별명을 뭐라고 지을까? 거성 박명수처럼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나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아, 뭐 든 짓기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더 힘들다. ...... 갑부동안미녀?......에라잇 속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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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의 '지붕뚫고 하이킥'인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6이 막을 내렸다. 방송을 하고 하고 또 하는  케이블의 특성상 텔레비전에 케이블이 나오는 집이라면 누구나 영애씨의 막돼먹은 행각을 한 번 쯤은 봤을 것이다. 나는 시즌 1부터 6까지 한 회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보던 애청자이기에 끝나버린 시즌 6이 아쉬움과 동시에 5월에 방송 예정인 시즌 7이 무지 기다려진다.

영애는 시즌 1에서부터 6까지 한결같이 뚱뚱하고 못 생겼지만 의리있고 불의를 참지 못하며 일도 사랑도 열심히 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중간 중간 머리 길이가 짧아 졌다 길어 졌다를 반복하고 살도 조금 빠졌다가 다시 찌기를 반복했으며 영애가 좋아하는 남자들도 많이 바뀌었지만 영애라는 인물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다.

김현숙이 연기하는 영애에게 익숙해져서 그런지 나는 영애가 약간 통통하긴 해도 절대로 못 생겼다거나 비호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영애는 과감하게 짧은 치마도 입고 뾰족하고 예쁜 구두도 자주 신는다. 그리고 또 날이 갈 수록 세련되 보이는 그녀의 화장법은 또 어떤가. 그래서 '막돼먹은 영애씨'에 나오는 남자 출연자들 중 가장 잘 생긴 사람은 결국 영애를 사랑하게 되는 지도 모르겠다.



시즌 6에서는 영애를 가냘프게 보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유민상과 싸우다 정이 들어 버린 잘생긴 김산호가 둘 다 영애를 사랑하게 된다. 민상은 영애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으며 산호는 외모 지상주의인 자기가 정말로 영애를 사랑하게 돼 버렸는지 아직도 갸우뚱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벌써 헤어나올 수 없는 사랑에 빠진 듯 싶다. 사귀게 될 경우 장단점을 확실히 따져보자는 산호의 계산에서 처럼 영애는 못생기고 뚱뚱한 것 빼고는 모든 것을 갖춘 여자이니까 말이다. 내 주위에 있다면 꼭 친구 삼고 싶은 인물인 것이다.

그런데 시즌 7의 거의 끝자락에서 새삼스레 영애의 나이가 내 귀에 거슬렸다. 이미 알고 있었고 그동안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었는데 왜 갑자기 영애의 나이가 마음에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좀 그랬다. 극중 영애는 나 보다 한 살 더 많은 서른 세 살이다.(실제 김현숙의 나이도 그렇다.) 미혼인 자녀의 나이가 서른 셋 정도가 되면 부모님들은 슬슬 결혼 얘기를 꺼내실 때도 됐다.

그런데 내 기억으로는 시즌 1에서부터 영애네 엄마는 영애를 결혼시키지 못해서 안달이었던 것 같아서 말이다. 영애만 보면 늘 결혼을 하라고 잔소리였으며 영애도 자신을 노처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시즌 1에서 영애는 노처녀가 아니었던 것 같다.



궁금해서 시즌 1의 시작 시기를 찾아보니 2007년이었다. 그럼 그 당시 영애 나이 서른, 그리 급한 나이는 아니었는데도 우리 영애는 억울하게 노처녀라고 들들 볶였던 것이다. 그런 설정(못생기고 뚱뚱한데다 노처녀이기도 해서 뭇 남성들에게 거절당하기만 했던 영애)을 해야 드라마가 더 재미있고 시작할 때엔 지금처럼 큰 사랑을 받을 지는 몰랐기 때문에 그랬겠지만, 이미 영애의 팬이 돼 버렸으므로 괜히 지난 날의 애꿎은 애물단지 대우가 속상하게 느껴진다.

시즌 6에서는 한심함의 대명사 지순에게도 영복이라는 사랑이 찾아 왔고 지원과 서현은 결혼해서 행복해졌다. 혁규는 여전히 처가에 얹혀 살면서도 철이 안 들었고 지지리 복 없는 일류대생 용주는 끝내 취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영애 동생 영민이가 사고를 쳐서 삼(?)수생 신분으로 애아빠가 되고 그 때문에 영애네 부모님은 속이 성할날이 없었는데 과연 시즌 7에서는 또 어떤 재미있고 사실감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나를 즐겁게 해 줄까?

시즌 7에서는 장동건 과장이 다시 돌아온다고 하던데 막돼먹은 영애씨의 고군분투가 얼른 다시 시작되길 진심으로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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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가 경기에 대한 부담감으로 잠을 뒤척였을 23일, 연아 양을 응원하는 우리 국민들도 그녀와 함께 밤잠을 설쳤을 것이다. 우리 언론은 물론 온 세계인들이 당연히 금메달은 김연아의 것이라며 추켜세웠고 그것은 '부담감'이라는 가시가 되어 밤낮없이 연아를 괴롭혀 왔다.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 드디어 피겨 스케이팅 쇼트 경기가 열린 24일이 되었고 어쩌면 피하고 싶었을 지도 모를 그녀의 올림픽도 시작됐다.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경기에서는 늘 이변이 있었다. 누구나 다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했던 선수는 부진했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새로운 은반의 여왕으로 탄생하는 모습을 우리는 자주 봐 왔다. 올림픽과 유독 인연이 없었던 전설의 피겨 여왕 '미셸 콴'은 인터뷰를 통해서 이렇게 밝히기도 했다. '사람들의 극진한 관심과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만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올림픽 경기는 나를 너무 힘들게 만들었다. 마치 생사의 갈림길에 홀로 던져진 것 같았다.'라고 말이다.

그러나 김연아는 역시 김연아였다! 바로 앞 경기에서 '아사다 마오'가 73.78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림없이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78.50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쇼트 경기에서 당당히 1위를 지킨 김연아는 여전히 그녀에게 맞설 상대가 없음을 또 한 번 만 천하에 알리게 되었다.


나는 오늘 쇼트 경기를 쭉 지켜 보면서 내가 만약 저 자리에 선다면?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 봤다. 으, 나는 극심한 소심쟁이이기 때문에 수 만명이 나를 한꺼번에 쳐다본다는 생각만으로도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러니 절대로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부러운 이유가 딱 한 가지 있는데 바로바로 그녀들의 화려한 경기복이 탐나기 때문이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은 하나같이 가녀리고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데 피겨 의상은 그런 그녀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준다. 순정 만화에나 나올 법한 근사한 옷을 입고서 은반위를 나비처럼 날아 다니는 피겨 선수들. 피겨 스케이팅은 가장 멋진 옷을 입고서 경기하는 스포츠가 아닐까? 이 글에서는 오늘(2월 24일) 있었던 쇼트 경기 중 1위에서 5위까지 성적을 낸 선수와 16위를 기록한 곽민정 선수의 화려한 피겨 의상을 살피려고 한다. 왜냐하면 너무너무 부러우니까!

실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의상마저도 김연아의 것이 단연 최고라는 생각을 했다. 쇼트 프로그램때 입은 검은색 본드걸 의상은 김연아를 더욱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만들어 주었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나하나 세심하게 연아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숨은 손길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의상 전체에 크고 작은 비즈를 달아서 무척 화려하고 비즈가 작은 움직임에도 반짝반짝 빛을 내면서 몸의 각도에 따라 다른 빛을 뿜어내고 있어서 정말 아름답다. 김연아는 목이 길어서 더 우아한 여성미를 보여 주는데 목을 휘감는 장식이 있어서 그런 그녀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있어서 조금 추워 보일 수 있을 텐데 목 부분 장식으로써 그 부분을 보완했다. 뒷 모습을 보면 한 쪽 어깨에서 세 개의 선이 늘어뜨려져서 그녀의 고운 뒤태를 완성시키며 치마의 옆트임이 다리를 더욱 길어 보이게 해 준다. 옷이 너무나 예뻐서 스케이트 대신 구두로 갈아 신으면 당장이라도 파티에 참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은 올 시즌 최고 기량을 선 보이며 완벽한 연기를 펼친 '아사다 마오'이다. 최선을 다 해서 트리플 악셀까지 성공했지만 모든 부분에서 김연아를 능가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본인 스스로 만족할 만큼 훌륭한 경기를 펼쳤으니 그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아사다 마오'는 키와 체형이 김연아와 비슷하지만 김연아가 귀여움과 관능미를 다 갖춘 것에 비해 '아사다 마오'는 귀여운 느낌이 더 큰 것 같다. 이번에 그녀가 입고 나온 의상은 붉은 색 원피스인데 검은 색으로 포인트를 주어서 세련돼 보인다.
 
손목까지 길게 이어진 소매가 전체적으로 다부진 느낌을 주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변치 않은 실력을 선보이고 싶어 한 '아사다 마오'의 신념이 옷에서도 보이는 것 같았다. 여러겹으로 망사가 덧대져 있어서 정열적이면서도 고혹적인 느낌을 주는 마오의 의상은 배와 등 부분에 프린세스 라인이 잡혀 있어서 늘씬한 그녀의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고 있다. 치마는 하늘거리는 소재여서 회전하거나 점프를 하는 등 큰 움직임이 있을 때 마다 나폴거리면서 아름답게 흔들렸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입고 싶어하는 붉은 색 원피스가 정말 잘 어울린다.


이번에는 3위를 기록한 캐나다의 '조애니 로셰트' 선수의 모습인데, 그녀는 24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에 비해 한층 성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이 셋 중 가장 작으면서도 혼자서 연기하는 모습만 보면 오히려 더 커보이기도 한다.

오늘 '조애니 로셰트'의 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그녀의 눈물에 가슴이 아팠을 것이다. 이틀 전 딸의 경기를 지켜 보려고 동행했던 어머님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조애니 로셰트'는 어머니를 잃은 가슴아픈 상황에서 경기를 치뤄야만 했다. 서글픈 탱고 선율에 맞춰 준비한 연기를 모두 마친 후에야 그녀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려냈고 그것을 지켜 보던 관중들도 기립해 그녀를 위로했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그녀의 의상은 마치 어머니를 추모하는 듯 검은 색이었다. 그 위로 세 가지 색 비즈가 화려하게 박혀 있는데 붉은 색으로는 장미를 녹색으로는 장미 줄기를 수 놓고 있어서 그녀를 한층 더 성숙해 보이도록 만들어 주었다. 특히 뒷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허리까지 깊게 파고 드러난 등에 커다란 장미 몇 송이가 그려진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아찔하기까지 했다. 역시나 그녀를 잘 아는 디자이너가 만든 의상인 듯 싶다.


4위에 그친 '안도 미키' 선수는 '올림픽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며 김연아에게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언론들의 관심을 자기에게로 끌어오고 싶어했다. 그러나 김연아를 자극하여 네티즌들을 발끈하게만 만들었을 뿐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래도 올림픽에서 4위를 했다는 것도 대단한 일 아닌가. 올림픽에 도전을 했으니 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을 '안도 미키'에게도 수고 했다고 말 해주고 싶다. 김연아가 워낙 잘 하니까 쉽게 그 기량을 따라갈 수 없으니 얼마나 속이 상하겠는가.

내가 생각할 때 '안도 미키'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참 큰 것 같다. 앞서 김연아를 자극하는 발언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했던 점에서도 그렇고 늘 파격적인 노출 의상과 짙은 화장을 선보이는 그녀의 경기 장면을 봐서도 그렇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예전 보다는 다소 절제된 모습으로 등장했는데 짙은 자주 색과 검정 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옷이었다.

앞섶을 깊게 파고 길게 십자가 모양의 화려한 비즈를 달았고 몸매 선을 따라서도 반짝이는 비즈 장식을 했다. 왼쪽 오른쪽이 비대칭을 이루면서 엇갈리게 팔이 드러나는 소매 장식이 독특한데 역시나 그녀의 강한 개성이 이 의상에도 반영된 듯 보인다. 평범한 것을 보다는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여성들이라면 '안도 미키'의 의상에 높은 점수를 줄 것 같다.


다음은 말괄량이 소녀를 연상시키는 미국의 '레이첼 플랫'이다. 다른 선수들 보다 다소 통통해서 더욱 익살스럽고 귀여워 보이는데, 그래서 그런지 소녀들이 좋아할 것 같은 진한 분홍 색에 눈이 내린 듯 반짝거리는 비즈 장식을 단 경기복을 입고 나왔다. 그녀의 흰 피부색과 진한 분홍색이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프로필을 보니 키도 조금 작은 듯 하고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도 영락없는 발랄 그 자체이다.

그런 외모 탓에 앞섶이 깊게 파진 옷을 입었음에도 마냥 귀여워만 보이는데, 앞뒤가 균일하게 계곡 모양으로 파져 있고 뒤에는 끈장식이 더해 져 있다. 비즈가 박혀 있기는 하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옷이 심심한 느낌이 들고 왠지 모르게 무성의함 마저 드는 '레이첼 플랫'의 의상, 연아의 것과 비교하니 너무 초라하다.


마지막으로 귀염둥이 곽민정 선수를 살펴 보자. 군포 수리고에 재학중인 열 여섯 살 곽민정 선수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서 프리 스케이팅 출전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 53.16점을 얻어 16위에 올랐는데 목표를 이룬 만큼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는 즐기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치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연성을 타고 났다는 평을 들으며 스핀과 스파이럴이 강점인 곽민정은 아직은 부족하지만 점점 성장하고 있으니, 김연아와 함께 우리 나라를 피겨 강국으로 이끌어 줄 새싹임에 틀림없다.

오늘 민정 양이 선보인 의상은 보라와 검정이 절묘하게 섞인 상큼한 경기복이었다. 옅은 색에서 짙은 색으로 점층적으로 색이 변화하고 한쪽 어깨끈에서부터 시작된 비즈가 세로로 이어져 있었다. 비즈도 세로에 꽃모양으로 물결 치듯 수 놓여 졌는데 색이 위 아래로 섞여있는 것과 비슷하게 반짝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반짝임의 강도를 조절해 조화를 이루어 놓았다. 시원하게 드러낸 허리를 오른쪽 어깨끈에서 이어지는 물결치는 비즈 장식으로 감싸 주어 가녀린 허리를 더욱 잘록하게 보여 주었다.


2월 26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피겨 스케이팅 여자 프리 스케이팅 경기가 열린다. 쇼트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니 김연아 선수가 이제는 부담감을 조금 떨쳐 버리고 연습하듯 담담하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선 보이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쇼트 1위=프리 1위라는 공식이 있듯 이 날에도 우리의 연아가 분명히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또 1등을 할 것이 분명하다. 다가오는 금요일에는 연아가 또 어떠한 자태로 우리에게 감동을 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김연아 선수 아자! 곽민정 선수도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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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햇살이 좋아서 친구와 만나러 가는 길 버스 안에서 잠시 눈을 감고 온 몸으로 담뿍 그 빛을 받는다. 기분 좋게 덜컹이는 버스와 적당한 따스함이 한가로운 주말 오후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해 문이 열리자 꺄르르 상큼한 웃음이 버스 안에 가득 퍼진다. 아마도 여고생들인 듯 싶다. 눈을 떠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몇 가지 중 하나다.

말 소리는 짧고 웃음 소리는 길었는데, 무엇이 그 아이들을 그토록 즐겁게 하는지 슬쩍 호기심이 생겼다. 눈을 감은 채 온 신경을 귀에 집중시켜 아이들의 이야기를 엿들으니 그 나이 또래의 여학생들이면 누구나 그렇듯 무슨무슨 오빠들에 관련된 이야기가 한 가득이었다. 귀여움이 하늘을 찌르고 어떨 땐 요염하기도 하다는 그 오빠들은 요즘 그 아이들이 사는 이유였다.

승훈이 오빠, 정수 오빠, 시백이 오빠도 멋있어!
태범이 오빠는?
그 오빠는 상화 언니랑 사귀잖아?
아니야 그냥 친구랬어.
9년 동안이나?
응. 9년 동안 절친이래.

엥? 왜 이렇게 이름들이 낯익을까? 슬쩍 눈을 떠 봐도 모르는 여자 아이들인데 그 애들이 이야기하는 이름이 낯설지가 않았다. 아이들이 최고로 멋있어서 미니 홈피까지 다 훑었다는 그 오빠들은 바로바로 밴쿠버 동계 올림픽 대표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연예인을 봤을 때도 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한 소녀는 이제서야 자신의 이상형을 만났다며 호들갑이었는데, 아줌마인 내가 봐도 마음이 흐뭇해 지는데 아이들의 눈에는 오죽할까?

나도 여자인지라 그 아이들처럼 남자 선수들에게 더 관심이 갔는데, 국가 대표를 얼굴로 뽑았는지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훈남일까? 우리 선수들은 경기복을 입은 모습도 참 멋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찍은 사진들도 무척 근사했다. 실력과 외모를 겸비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이승훈 선수(스피드 스케이팅 5000m에서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 100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승훈 선수는 원래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데 국가 대표에 탈락하게 되자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꾸었단다.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으면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바꾸어서 연습한지 1년도 안됐는데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수가 있었을까? 그것도 아시아인 최초로 말이다. 아시아인은 체격상, 체력상 불가능하다고 했던 종목인데 당당히 새로운 역사를 쓴 셈이다. 노력만 한다면, 끊임없이 노력만 한다면 사람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또 다시 보여준 이승훈 선수. 작은 일에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할 수 없다'고 말하던 우리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5000m에서 금메달을 딴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선수는 인터뷰에서 마지막 세 바퀴를 도는 동안 이를 악물고 달렸는데, 온 힘을 다 했는데도 이승훈 선수의 추적이 자신을 미치게 하였다고 말했다. 생애 최고의 경기였다고 이승훈 선수의 실력을 인정하였단다.

이정수 선수(쇼트트랙 1500m/ 1000n에서 금메달을 땄다.)

귀여운 외모와 개구진 동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블로그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이정수 선수. 이 선수가 금메달을 따던 경기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었는데,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반성하게끔 했던 순간이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아쉽고 속상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이정수 선수가 금메달을 따 주어서 그 날 쇼트트랙 경기를 보던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정수 선수는 미니홈피에 각종 재미있는 사진들을 공개해 놓고 있어서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귀여운 외모를 더욱 빛나게 해 주는 다부진 근육질 몸매와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연습을 했다는 승리를 위한 열정이 인상적인 선수다. 아, 그리고 이정수 선수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진행하는 '표정 올림픽'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는데, 표정 올림픽은 올림픽 시상대에 선 선수들 중 가장 인상적인 표정이나 몸짓을 취한 인물을 네티즌이 투표를 하여 선정한다.

모태범 선수(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 1000m에서 은메달을 땄다.)

모터범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태범 선수. 그는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서 오기로 더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는 내용의 인터뷰도 했던데, 그 만큼 이번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에서 보여 준 기량은 대단한 것이었다. 아무도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이렇게 많은 메달이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 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너무도 값진 메달인데, 그의 말처럼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기에 참 외로운 땀방울을 흘렸을 것 같다.

한편 이상화 선수와 9년 지기 친구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자 인터넷에는 이 둘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널리 퍼지면서 너무 잘 어울리니 이 기회에 한 번 사귀어 보는 것은 어떻겠냐며 네티즌들은 모태범 선수와 이상화 선수를 연결시키지 못해 안달이다. 한 블로그에는 이 둘을 '우리 결혼했어요'의 결정판으로 패러디하기도 했는데 그 정도로 최근 이 둘의 인기가 대단하다.

성시백 선수(쇼트트랙에서 금메달에 도전중이다.) 
아, 아직까지도 아찔한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다. 1500m 경기에서 넘어져 아깝게 메달권에서 벗어났던 성시백 선수. 그 때 성시백 선수의 마음을 헤아리니 너무나 안타까워서 속상한 마음에 폭포 같은 눈물을 쏟아 냈다는 이야기가 여러 블로그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이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별명이 섹시백일 정도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선수다. 성시백 선수는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2004년에 국가 대표가 됐는데 올림픽에는 이번이 첫 출전이란다. 2006년 국가 대표에서 탈락하고 난 후 쇼트트랙을 그만 두려고 할 만큼 슬럼프에 빠졌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이미 경기를 치른 1500m를 포함해 1000m, 500m, 5000m 계주 등 전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이니 남은 경기에서 지금의 씁쓸함을 보상받을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그가 도전할 종목이 여럿 남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특히 성시백 선수를 따를 자가 없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의 주 종목 500m 경기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여심을 설레게 하는 훈남 선수들을 살펴 보았지만 올림픽 대표팀에는 훈녀 선수들도 만만치가 않다. 남자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기량도 뛰어나지만 미모도 어찌나 뛰어난지 경기가 끝나고 난 후 선수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놀라는 경우가 참 많다. 물론 구슬땀을 흘려가며 연습한 우리 선수들에게 외모가 뭐 중요하겠냐만 하나같이 다 예쁘고 멋있으니 어쩌란 말인가.

이상화 선수(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기대주로 손꼽히던 이상화 선수가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동계 올림픽 하면 쇼트트랙만 생각해 오던 우리 나라가 스피드 스케이팅에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자 선수 중에서는 김연아 선수만 화려한 조명을 받았기에 대회 시작 전후로 이상화라는 이름 한 번 제대로 들어 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사람들의 무심함 속에서도 꾸준하게 연습에 임했던 이상화가 금메달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이뤄냈다. 이로써 앞으로는 스피드 스케이팅도 효자 종목으로 거듭날 것이 분명해졌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딴 이승훈, 모태범과는 모두 한국체육대학교 07학번 동기라고 하는데 특히나 모태범과는 어렸을 적 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 사이라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상화가 미니 홈피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 찍은 사진들을 공개하자 많은 네티즌들이 그녀의 미모를 감탄하고 있는데, 경기복을 입고 얼음판 위에 있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에프터스쿨의 '유이'와 닮은꼴로도 화제가 되고 있는 이상화 선수, 정말 고생이 많았고 진짜 잘 했다.

서정화 선수(모굴스키에서 아깝게 결선 진출을 하지 못했다.) 

서정화 선수는 모굴 스키 선수이다. 모굴이란 여러 사람이 스키를 타고 슬로프를 달리는 동안 눈이 패이고 쌓이기를 반복하면서 슬로프 면이 울퉁불퉁하게 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모굴 스키란 슬로프에 인위적으로 모굴을 만들어 놓고 점프와 회전 기술을 이용해서 스키를 타는 것인데 1992년에 처음으로 동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모굴이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는 것 처럼 우리 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이라 대중들과 언론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때문에 서정화 선수는 코치진도 없이 고독하게 연습을 해야만 했고 피땀흘려 노력했으나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그러나 보통 세계적인 스키 선수들이 서른 즈음 전성기를 맞는데 서정화 선수는 이제 스무 살이다. 게다가 모굴 스키는 장애물을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체구가 아담한 동양 선수에게 더욱 유리하다고 하니 서정화 선수의 앞날이 더욱 밝다.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빠지지 않는 미모까지 갖추고 있어 엄친딸로도 유명한 서정화 선수는 서울외고를 졸업하고 미국의 남가주 대학에 진학한 상태인데 일리노이주립대, 조지워싱턴대, 뉴욕대, 에모리대까지 다섯 개의 대학에서 러브콜을 받은 인재이기도 하다.

김연아 선수(피겨 스케이팅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김연아 선수! 20일에 김연아 선수가 밴쿠버로 날아갔는데 그것 하나만으로도 밴쿠버가 들썩였다고 한다. 각국의 취재단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전하려고 했기에, 김연아 선수가 연기했던 007의 한 장면 처럼 공항이 떠들썩했단다. 한편 미국에서 한 설문조사에서 동계 올림픽의 미녀 선수 중 열 명을 뽑았는데 동양인 선수로 유일하게 김연아 선수가 들어 있다. 역시 김연아 선수는 동서양을 초월하여 미모와 실력 모두를 인정받은 셈이다. 이제 며칠 뒤면(24일) 김연아 선수의 경기가 열리게 된다. 많이 부담도 되고 떨리겠지만 차분히 연습대로만 경기를 치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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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성시백 선수의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경기를 다시 봤다. 벌써 여러 번 본 경기지만 볼 수록 더 마음이 아프다. 이정수 선수와 이호석 선수가 금, 은메달을 따던 날, 메달 소식 덕에 기뻤지만 솔직히 기쁨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다. 이정수 선수와 이호석 선수의 환희 사이로 자꾸만 성시백 선수의 눈물이 보였기 때문이다. 쇼트트랙 1500m와 1000m 경기에서 아쉬운 경기를 치룬 성시백 선수. 나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성시백 선수도 이번 동계 올림픽을 통해서야 알게 됐지만 이 선수에게 특히 마음이 쓰인다.

2위로 들어 오다가 넘어져 버렸던 1500m 결승전 이후 성시백 선수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잊어버려야 다음 경기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모두들 입을 모아 위로와 응원의 말들을 했겠지만 그의 마음은 쉽사리 그 순간의 속상함을 떨쳐 버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1000m 준결승전, 얼마나 긴장을 했으면 성시백 선수는 부정 출발까지 했다. 마음이 급했던 것이다. 속이 상하다 못해 활활 타버릴 것 처럼 떨렸을 그 순간 저도 모르게 다른 선수들 보다 앞서 발이 나갔을 것이다. 그의 경기 장면을 보고 또 보고 자꾸 자꾸 보다 보니 그의 마음까지 읽어지는 듯 한데, 볼 수록 나도 성시백 선수와 마찬가지로 속이 아렸다.


계속해서 경기장면. 다시 한번 숨을 가다듬고 두 번째 출발신호를 기다렸는데 이번엔 약간 늦게 출발하였으나 역시나 곧 1등으로 치고 나가게 된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눈 깜짝 할 사이에 미국의 '오노'와 캐나다의 '찰스 해멀린'에 밀려 3등이 되고 만다. 진짜 잠깐 동안 일어난 일이었다. 성시백이 틀림없이 선두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마지막 바퀴에서 '찰스 해멀린'에게 선두를 내줬고 바깥 쪽을 견제하다가, 안으로 치고 들어온 오노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들어왔다.

우리나라 중계석에서는 끝까지 성시백의 결과를 판단하지 않았고 실낱같은 희망으로 그가 오노보다 조금이라도 더 먼저 들어왔기를 기도해 봤지만, 결국 0.0006초 차이였다.

0.0006초. 가늠하기도 어려운 시간이다. 이 찰나의 시간 때문에 우리 성시백 선수는 또 다시 뜨거운 울음을 삼켜야 했다. 아니 이제는 삼킬 수 조차 없을 만큼의 눈물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경기가 끝나고 성시백 선수는 그의 미니 홈피를 통해 딱 반이 지나갔다며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에 그는 또 한번 툭툭 털고 일어나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이제 남은 경기는 그의 주 종목인 500m와 5000m 계주이다. 경기의 결과가 좋아서 그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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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에서 열까지 너무나 다른 남자와 여자, 집에 손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보이는 반응도 하늘과 땅 차이다. 갑작스레 집에 친구가 찾아온다는 전갈을 보내왔을 때 남자들은 '반갑거나, 귀찮거나' 중 하나이지만 여자의 경우는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미묘하고도 복잡한 심정에 휩싸이게 된다. 절대로 갑자기 여자를 방문하면 안 되는 이유도 이와 같은데 아무런 준비 없이 손님을 맞게 된다면 여자의 분노가 하늘에 닿을 것이니 남자들은 유념하기 바란다.

손님이 온다는 소식을 들음과 동시에 여자는 바빠지기 시작한다. 시간이 없을 수록 여자는 더욱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데 머리속에 집안의 구조를 재빨리 떠올린 다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장소부터 치우고 쓸고 닦는 일을 순식간에 해 치우게 된다. 갑자기 원더우먼이 된 여자를 보고 남자들은 사람 사는 곳이 다 마찬가지인데 뭐 하러 호들갑을 떠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친구에게든 남편의 친구에게든 아파트 광고 속에 나오는 가장 이상적인 안주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여자들의 심리이다.

청소가 끝나면 대접할 음식 준비로 넘어간다. 이 때도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평소에는 잘 해 먹지 않는 이름 모를 소스가 뿌려진 샐러드며 후식으로 내 놓을 과일에 음료까지 하나라도 흠잡을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나는 평소에는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지만 손님상엔 특별히 주문받지 않는 이상 절대로 커피를 내 놓지 않는다. 홍삼차 한 잔에 수많은 상징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생각하고 여유가 있으며 기품있는 안주인의 모습이 차 한잔으로 완성된다.


올 설에는 어떤 홍삼차를 드릴까요? 라고 한 마디 덧붙임으로써 '뭔가 있어 보이는' 데에도 성공했다. 우리집에는 특별한 정성원의 홍삼 제품들이 있는 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홍삼차와 홍삼 엑기스는 마셔봤겠지만 홍삼에 꿀이 들어 있는 것이나 홍삼에 마가 들어 있는 것은 처음 접해보기 때문이었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포닌'이라는 전문 용어를 적절히 섞어 주면서 마시는 것 하나도 건강을 생각해야 된다면서 기력을 보강하는 데에도 피부에 탄력을 더 하는 데에도 홍삼만한 것이 없다며 생색을 냈다. 좀 비싸고 먹기가 번거로워서 그렇지 우리 몸에 홍삼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다들 알기에 손님들도 흔쾌히 맞장구를 쳐 주셔서 화기애애한 후식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남자 손님들은 거의 홍삼 100%가 들어 있는 오리지널의 기분좋게 쌉싸름한 맛을 원했고 여자분들은 달콤한 꿀이 포함돼 있는 허니를 원했다. 그리고 젊은 분들일 수록 부드러운 마가 더 들어 있는 천마 홍삼을 드셔보고 싶어 하셨다. 내 놓은 음식이며 차를 손님들이 달게 드실 때 안주인의 기분도 최고로 좋아지는데 그런 뜻에서 이번 명절 손님 맞이는 성공적이었다.

손님이 많이 오셔서 손이 바쁠 땐 믹스커피 보다 타기 더 쉬운 파우치 형태의 홍삼차를 내면 되니까 쉽고 편리하게 건강한 홍삼차를 드릴 수 있었고 우리 가족들끼리 오붓하게 마실 땐 엑기스 형이 더 좋았다. 기호에 따라 상황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어서 더 좋은 것이 정성원 매일매일 8시 홍삼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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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원의 홍삼 time 중 오리지널에는 홍삼이 100% 들어 있다. 이름값하느라 비싸면서도 홍삼 함량은 터무니 없이 낮은 제품들이 참 많기에 가격과 성분을 잘 살피면서 똑똑하게 골라 마시는 지혜가 필요하다. 홍삼차는 약이 아니기에 한 잔으로 그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고 매일 꾸준히 마셔야 되는데 이 제품은 100%를 자랑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니까 매일 마셔도 부담이 없다.

손님들이 밀물처럼 밀려 왔다가 썰물 처럼 빠져나가기를 반복했던 설 연휴가 끝나고 가족들끼리 오붓한 시간을 즐기면서도 우리는 몸에 좋은 홍삼차를 마셨다. 아버지는 오리지널, 남편은 천마, 나는 허니. 세 사람이 각자 좋아하는 것 한 병씩을 맡아서 기호에 따라 한잔 씩 마셨는데, 역시나 건강에 좋은 것이 맛도 좋다며 온 몸으로 그 효능을 표현해 주는 가족들이다. 가족들과 마셔도 친지들과 마셔도, 역시 있어 보이고 싶을 땐 홍삼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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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윷놀이 경기를 열기로 한 설날 저녁이다. 식구가 너무 많은지라 떡국은 가족별로 집에서 먹고 윷놀이 시합은 우리집에서 차로 10여 분 떨어져 있는 외갓집에서 하기로 했다. 외갓집에 들어서니 미리 모여있는 며느리들에 사위들까지 이미 북새통이었는데 한쪽 방에서는 꼬마 녀석들이 벌을 서는 중이었다. 야단을 맞은 모양인지 우리 가족들이 들어서는 대도 뾰루퉁해 있었다.

무슨 잘못을 했길래 설날 저녁부터 저러고 있을까 궁금해하다가 이내 답을 찾고는 푸시식 웃음부터 터뜨렸다. 안방의 한 쪽 벽면에 전에 없던 추상화가 한 가득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찌나 열심히 낙서를 했는지 빈틈이 별로 없었다. 색색깔로 그려져 있는 사람 얼굴, 동물 얼굴과 한글을 모방해서 만든 듯 한 요상한 글씨들까지...... . 새로 벽지를 바르지 않고선 절대 원상태로 돌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우리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벌도 사면을 받았는데 녀석들은 벌써 기력을 되찾았는지 헤헤거리면서 또 이 방 저 방을 우르르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아마도 벌을 받을 땐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야 빨리 용서 받는 다는 것을 알고 눈치껏 연기를 한 모양이다. 영리한 것들!


어른들의 말씀을 들으니 잠시 과일을 드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시는 동안 고만고만한 아이들 셋이서(나이는 5살 안밖이다.) 벽지를 도화지 삼아 그림 그리기 삼매경에 빠져 버렸단다. 도배한지 얼마되지 않는 데다가 그림을 그린 도구가 사촌 언니의 샤넬 립스틱을 포함한 값비싼 화장 도구들이라 가중죄가 적용됐다.

자연스레 화제는 '아이들이 자랄 수록 집안이 황폐해진다'는 것으로 옮겨갔고 다솔이(5개월)가 자라 보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금방 깨닫게 될 것이라고 잔뜩 겁을 주었다. 4살, 5살 연년생 형제를 키우는 사촌 언니가 가장 큰 한숨을 쉬었고, 말괄량이 딸아이를 둔 덕에 아들 둔 엄마 못지 않은 수고를 하고 있다는 사촌 오빠도 거들었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가전 제품이며 살림 살이가 남아나질 않는데 그런 것들이야 고장나면 다시 살 수 있지만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아이들의 안전이란다.

그래서 서랍들의 손잡이는 모조리 빼고 가스레인지 손잡이도 빼고 냉장고 문처럼 여닫이는 다 묶어 놓아야 한단다.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다른 것은 몰라도 아이들이 벽에다 낙서를 하는 것 정도는 눈감아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릴 땐 자꾸만 벽에다 낙서를 하고 싶어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면 아이들의 창의성이 개발될 것 같기도 해서다.

나는 다솔이의 방을 꾸밀 때 아예 낙서를 할 수 있게끔 만드려고 한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다솔이의 방은 이렇다. 신랑의 이야기를 들으니 남자 아이들은 요새 만들기를 좋아하과 구석지고 약간 어두운 곳에서 놀기를 즐긴다니까 침대 아래에서 놀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천장은 구름이 떠 있는 하늘 모양으로 도배를 해 주고 싶다. 그리고 벽면엔 낙서가 지겨워질 때까지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큰 종이를 붙여주고 싶다. 대신 꼭 크레파스로만 그리기로 약속을 하고 말이다.

지금 내가 가장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이들 방의 벽지인데 예전 내 방은 그냥 모든 면을 똑같은 벽지로 발랐었다. 그런데 다솔이 방에는 가능하면 구간을 나누어서 다른 벽지를 발라주고 싶다. 예를 들어 어떤 한 면엔 귀여운 인형들이 가득한 벽지를 또 다른 면엔 숲이 울창한 벽지를 또 한 면엔 파도가 넘실거리는 벽지를 말이다. 물론 아랫 쪽에는 낙서를 할 수 있도록 큰 종이를 붙여야되겠지. 아이 방을 생각하다가 내 상상력과 창의성까지 저절로 길러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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