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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각만 하면 히죽히죽 웃음이 난다. 지난 토요일 무한도전의 분장쇼 때문인데, 무한도전에서 다른 때와는 달리 1박 2일로 여행을 가면서 벌어진 이야기들로 1,2,3회(무려 3주 동안 방송)가 꾸며지고 있다. 얼핏 생각해보면 1박 2일하고 비슷한 소재라서 식상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1박 2일 보다는 예전에 유재석이 진행했던 동거동락과 비슷한 것 같다. 여러 명의 연예인들이 같이 여행을 떠나지만 팀을 나누어서 경쟁한 후 서바이벌 형식으로 1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 진행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잘생긴팀과 못생긴팀으로 나누어서 시간별로 게임을 하는데 게임에서 지게 되면 진 팀에서 팀원 중 한 명을 탈락자로 선정하여 맨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면 상금 300만원을 타게 된다.

첫 번째 게임에서 정형돈이, 두 번째 게임에서 정준하가 탈락해 버려서 무한도전의 팬인 나는 조금 속상하기도 했다. 비록 다른 연예인 출연자 중에서 멋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프로그램 이름이 무한도전이니만큼 무한도전 멤버들이 더 많이 더 오래 살아남아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세 번째 게임에서 김경진(개그맨)이 탈락하고 네 번째 게임에서 또다시 무한도전 멤버인 박명수가 탈락하게 되면서 이러다 노홍철과 길마저 탈락하게 되면 어쩌지 하는 안타까움은 더 커졌다. 그리고 그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박휘순과 양배추 같은 사람들이 대신 탈락해 주면 좋으련만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섯번 째 게임이었던 분장쇼를 보고 나니 그들이 탈락하지 않은 것이 어찌나 다행인지...... .


내가 생각할 때 지난 주 방송분에서는 누가 탈락하게 될 것인지를 결정할 때의 아슬아슬하던 그 순간도 참 재미있었고, 게임도 재미있었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분장쇼였던 것 같다. 아이돌 그룹 2PM이 포함된 잘생긴팀에서는 별로 아이디어를 내지도 못했고 워낙에 잘 생긴 탓에 분장을 해도 별로 우습지가 않았는데, 못생긴팀은 조금만 분장을 해 줘도 그 효과가 정말 컸다.

처음으로 분장쇼를 했던 길은 민머리를 활용하여 뒷통수에 레고 처럼 각진 머리카락과 동그란 얼굴을 그려넣어서 나를 박장대소 하게 만들었는데 뒤로 도니까 얼굴과 연결이 되어 더욱 웃겼다. 배를 잡고 어찌나 깔깔대고 웃었던지 평소에 나답지 않을 지경이었다. 나는 집에서 텔레비전을 볼 때도 크게 웃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신나게 웃었다. 그 다음 박휘순은 감은 눈에다가 눈동자를 그려 넣고 할아버지로 변장하였는데 그 모습이 약간 괴기스러우면서도 정말 재미있어서 또 한번 나를 깔깔대게 만들었다. 무한도전을 보는 내내 박휘순은 왜 탈락하지 않는 것이냐고 생각했었는데 탈락했으면 좋은 구경거리를 놓칠 뻔 했다. 마지막으로 양배추도 박휘순하고 같이 감은 눈꺼풀 위에다 눈동자를 그려 넣고 할머니로 분장했다. 박휘순이 앞에서 먼저 했기 때문인지 크게 우습지는 않았지만 박휘순과 같이 할아버지 할머니로 연기하니까 재미가 더해졌다.

다른 사람이 화면에 잡힐 때도 뒤에 있던 그들에게 눈길이 갔는데 참 이상하게 생각됐던 것은 그들이 계속 눈을 감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눈을 계속 감고 있어서 눈꺼풀 위에 그려 넣은 가짜 눈이 계속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박휘순과 양배추는 원래 눈이 작기 때문에 뜬 눈이랑 감은 눈이 별 차이가 없어서 눈을 떠도 자신의 진짜 눈보다는 그려 넣은 가짜 눈이 더 먼저 보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눈을 감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진 것이었다. 지난주 마지막 게임이었던 분장쇼에서 2PM과 상추가 떨어지고 다음주에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되는데 다시한번 내가 배를 잡고 웃게 될 정도로 재미있는 방송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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