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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내 영혼을 살찌우는 독서의 계절이고, 내 몸까지 뚱뚱하게 만드는 외면하고픈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을의 묘미는 단풍놀이일 것이다. 그렇다. 바야흐로 단풍의 계절이 온 것이다. 미녀들은 산을 좋아한다고 이효리, 전지현 등등 한미모하는 여자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등산을 좋아한단다. 그렇다면 우리들도 빠질 수 없기에 친구들과 올 가을 원없이 산행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등산을 하기도 전에 나는 산에는 어떤 코디로 가야하는지 고민애 빠졌다. 운동삼아 가는 것이니 간편한 아웃도어룩이면 뭐든 괜찮을 것도 같지만, 또 여자들 마음이 어디 그런가? 어디서든 자신이 가장 돋보이고 싶은 것이 여자들의 솔직한 속마음일 것이다. 그 곳이 심지어 친구의 결혼식 장이라고 할 지라도 말이다. 나는 얼른 머리를 굴려서 산에 어울릴만한 옷들을 생각해봤다.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등산복을 마련하고픈 생각도 있었지만 산에서 빨간색을 찾기란 너무 쉽다. 아줌마, 아저씨들도 대부분 빨간 등산복을 입고 나오신다.


따뜻하고 활동하기 편하면서도 가장 예쁜 등산복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라푸마 홈페이지를 보게 됐다. 홈피(현재 다양한 이벤트 중이니 참여해도 좋겠다.)에서 천길 낭떠러지 위에서 로프 줄 하나에 몸을 맡긴 채 환상적인 몸짓으로 행위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봤다. 몸짓으로 그들만의 언어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라푸마의 프로젝트 반달루프(BANDALOOP)라고 했다.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듯한 그들의 퍼포먼스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예술적 감각이 투영돼 정말 멋있었다. 그들의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내일 당장에라도 산으로 달려가고픈 심정이었다.

그나저나 다시 원래 목적으로 돌아와서 산에서도 돋보이기 위해 이것저것 둘러본 결과, 허리에 밴드가 내장되어 여성스러우면서도 날씬해 보이는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는 자켓을 발견했다. 고어텍스로 돼 있기 때문에 부드럽고 고급스러워보인다. 또 거위털로 만들어져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난 자켓도 마음에 들었다. 산에서는 눈에 잘 띌 수록 좋기 때문에 형광색이나 원색이 좋은데, 앞서 얘기했듯 빨간색은 너무 많으니 나는 녹색이나 주황색 형광을 추천한다. 검은색 바지에 흰색이나 검은색 비니까지 맞추어 쓰면 눈에 잘 띄면서도 예쁘게 코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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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상한 것인지 기사들이 여론 몰이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나는 '에덴의 동쪽'이 재미없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제작비로 어마어마한 돈을 들였고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에덴의 동쪽은 처음 1, 2회만 반짝 재밌더니 점점 더 이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아역들이 나오던 초반에는 이미숙의 절절한 연기와 아역 연기자들의 애절함에 마음이 뭉클해지는 감동과 재미가 있었다. 그러다 아역이 성인으로 바뀌고 고대하던 송승헌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대부분의 기사에서 타짜보다 에덴의 동쪽이 더 재미있다고 하고 시청률도 에덴의 동쪽이 1위란다. 이연희의 연기가 다소 논란이 되긴 했지만 그것은 엄마 없이 자란 국자(국영란)가 아직 철이 덜 든 탓에 어린 아이의 티를 채 벗어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나에겐 어색하기 짝이 없는 등장 인물들의 말투와 행동이 다른 이들에겐 거부할 수 없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단다. 앞에서 열거한 모든 내용은 모두 기사화 된 것들이다. 그런데 왜 나는 에덴의 동쪽이 재미없게 느껴질까?

아역 배우가 출연하던 때부터 동철, 동욱이가 그들의 아버지 혹은 형제간의 애틋한 사랑을 표현할 때 말보다 먼저 나오는 행동이 있다. 내 기억으로는 초반에는 이 수신호가 극에서 빠진 적이 없었고 어떨 땐 한 회당 4~5회가 넘었던 적도 있었다. 나도 처음 몇 번은 이 수신호가 재밌고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너무 자주 나올 땐 보는 내가 다 민망할 정도여서 속으로 '이제 그만'을 외치게 된다. 심지어 송승헌이 연정훈을 향해 수신호를 할 땐 '제발 그것만은'을 외치기도 했다. 송승헌도 울면서 연정훈에게 '세상에서 네가 최고~!'하며 손등에 입맞추며 하늘로 팔을 뻗을 땐 스스로 민망하지 않았을까?


또 에덴의 동쪽에는 무자비한 폭력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온다. 당대를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었겠다고 일면 수긍이 되기도 하지만, 쇠파이프를 들고 수십 명의 사람이 우르르 몰려 나와 한 사람을 두들겨 패는 장면을 본다는 것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 또 요즘처럼 흉흉한 시대에 극중 지현이 신명훈에게 강제로 끌려가서 겁탈을 당하고 욕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무시무시한 장면을 드라마를 통해서까지 봐야 한다니...... . 힘에 의해서 무참히 짓밟힌 지현이 욕조에서 손목을 그어, 벌건 물에 기절해 있는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도 너무 심했다. 예고편을 보니 아이 때문에 결국 자신을 겁탈한 남자와 결혼까지 하게 되던데 앞으로 또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의문스럽다.

그런데 정말 에덴의 동쪽이 쏟아내는 수많은 대사들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노홍철도 아니고 중요하다 싶은 대사는 꼭 두 세 번씩 반복하고, 긴 대사를 읇조리듯 연결하다가 마지막에 지르는 것은 꼭 웅변을 하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일개의 시청자일 뿐이고 작가가 피땀흘려서 썼을 대사를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말 하는 것이 잘못된 행동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시대극이라지만 사극이 아니고서야 대사를 좀 더 세련되게 다듬어도 될텐데 굳이 70, 80년대 드라마처럼 쓴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전 드라마의 대사들을 다시 보고 들을 때 먼저 웃기부터 한다. 그만큼 지금 듣기엔 어색하고 낯간지러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월화드라마의 최강자인 에덴의 동쪽이 재미없다고 한 나에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뭇매를 들지도 모르겠다. 재미 없으면 안 보면 그만이지 어쩌자고 비판의 글을 쓰느냐고 야단칠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거액의 제작비에 화려한 캐스팅까지 거머쥔 에덴의 동쪽이 그에 걸맞는 수준의 드라마를 보여주기를 바라는 심정에서이다. 나는 또 어쩌면 앞으로 극이 전개되는 방향에 따라 아, 이제보니 재미있는 드라마구나 하고 마음을 고쳐먹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솔직히 에덴의 동쪽이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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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매일 전화로 수다떨고, 메신저로 대화하며, 틈틈히 만나 같이 노는 여고동창생이 '있었다'.

우린 자신의 속마음을 서로에게 낱낱이 다 드러내었으며 나는 재밌는 영화가 개봉하거나 맛있는 음식점을 새로 발견했을 땐 꼭 그 친구와 함께 갔다. 물론 그 친구도 싸고 예쁜 옷이 많은 가게와 커피향이 좋은 카페를 꼭 내게 소개해 주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둘 다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우리는 당연한 듯 함께 살게 되었다.

처음 몇 달은 좋았다. 팔짱을 끼고 장에 가서 사 온 반찬거리로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도 좋았고 휴일이면 만화책을 빌려 와 밤새 뒹굴거리며 킬킬대는 것도 재밌었다. 처음 몇 달,
우리의 본성이 눈뜨기 전까지는...... .

시간이 흘러 같이 산 지 5, 6개월쯤 되었을까? 나는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친구의 양말이며 옷가지가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고 밥이며 설거지가 내 차지가 될까봐 신경을 곤두세우기 일쑤였다. 사소한 것에도 짜증이 쉽게 났고 그런 내 마음을 들킬까봐 노심초사했다. 그렇게도 자주 드나들던 극장이며 쇼핑몰에 자연스레 발길이 끊어지고, 해도해도 끝이 나지 않던 수다가 점점 지루하고 무의미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는 각자의 방문을 걸어닫은 채 다른 이들과 통화하고 약속을 잡았으며 서로에게는 침묵하고 서서히 무관심해졌다.

폭풍전야 같던 시간들이 흐르고 마침내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무엇 때문이었는지 지금은 생각조차 나지 않는 그 일 때문에 친구와 나는 서로를 집어삼킬 듯 싸웠고 또 울었다. 그것은 차라리 속 시원한 순간이었다.

각자 다른 집을 얻어서 이사를 가고 연락을 하지 않은 채 몇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궁금함은 모가 난 돌처럼 내 심장 한 구석을 찌른다. 내 모든 것을 다 나누어도 아깝지 않았던 그녀였는데, 어쩌다 우리가 이런 지경에 이르렀을까. 왜그렇게 난 이기적이었던 것인가.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는 서로에게 지켜야 할 '선'을 정하지 못한 채 서로의 영역을 너무 많이 침범했던 것 같다. 미묘하고 섬세한 우리 여자들에게는 타인에게 들키지 않고 보호받고 싶은 자신만의 영역이 있게 마련인데...... .

어느날 불쑥 그녀 앞에 나타나 서로 마주보며 맘껏 웃어보고 싶다. 그녀가 나를 보고 다시 웃어줄 것을 기대하는 마음이 욕심은 아니리라. 얼른 그녀를 만나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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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중에서 가장 불룩한 부분을 줄자로 재니 -.-;;;;;; 도저히 밝힐 수 없이 민망한 XXinch를 기록. 굳이 재 보지 않아도 여자라면 자신의 몸 상태를 직감으로 느낀다.

이제는 지옥의 다이어트를 시작해야할 때. 대학시절에 재미를 보고 그 이후로도 쏠쏠하게 써 먹은 계란 다이어트가 언뜻 머리를 스친다. 원래는 덴마크식 다이어트라고 하여, 빵 한조각이니 자몽 반개니, 커피 한 잔이니 하는 식단표가 마련돼 있으나 귀찮아서 그냥 매끼니마다 삶은 달걀 2개를 소금없이 먹었다. 그렇게 2주를 보내니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나
요요가 너무 쉽게 온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발견한 것이 바로 이소라 다이어트 1탄!! 모델 답게 쭉쭉 뻗어 부럽기만한 소라님의 몸매를 보며 운동을 하니 흥도 더 나고 운동을 많이 한 그녀답게 전문가 처럼 설명도 잘 해 준다. 무엇보다 더 기분이 좋은 것은 3일만하면 몸이 반응한다는 것. 그런데 생각보다 정말 힘, 들, 다.



땀도 많이 나고 숨도 가쁘다.  특히 팔 운동을 할 때면 중간에 그만두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팔 운동만 15분 -.-) 유산소를 병행하지 않으면 불룩 나온 뱃살을 다 없애기 힘들겠지만 매력적인 몸매의 라인을 만들어주기에는 이소라 다이어트 1탄 만 한 것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 이후에 다이어트 비디오 붐이 일어나면서 이소라 다이어트도 2탄이 나오고 조혜련, 옥주현, 황신혜 등등 참 많이 쏟아져 나왔지만 역시 원조가 짱인지라 이소라 1탄을 능가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헛둘헛둘 오늘부터 지옥의 다이어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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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잔 째 커피를 마시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카페인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지난 2주 동안의 내 행적이 단지 방황에 불과했다면, 나는 무엇으로부터 일탈했던 것일까?

오랫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어찌어찌 해서 연락 된 친구와 그 친구를 통해 또 연락된 친구.
그렇게 해서 만난 초등학교 동창생들은 내가 그동안 가슴속에서 담고 있던 추억 속의 인물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러나 첫 모임에서의 서먹하고 어색함은 나에게 색다른 '짜릿함'을 주었는데 그것은 그녀들의 삶이 내 삶과 많이 다른 데서 오는 낯설음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 내가 즐겨보았던 프로그램 중 하나가 '조정린의 아찔한 소개팅'이었다. 미팅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가장 내 호기심을 자극한 요소였지만 그 프로그램을 통해 나는 다른 세상을 자주 보았다. '아.찔.소'에 의하면 서른이 되도록 클럽한 번 안 가본 나는 아주 답답한 여자이며 그것은 결코 진실이 될 수 없기에, 부킹한 번 못해 봤다고 말하면 완전히 내숭녀으로 찍히게 된다. 어떨 땐 내가 이상한 것인지, 프로그램 속 그녀들이 다른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었지만 나도 가끔 달라져보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러던 차에 나는 그녀들을 만났다.

첫만남의 낯설음이 무색할 만큼 우리는 급속도로 다시 친해졌다. 그녀들의 화려한 옷차림과 명품 소품에 기죽었던 나는 두번째 약속부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녀들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매일 들르는 고급 음식점에 내 지갑이 바닥나고 매번 새로운 문화적 충격에 혼란이 생기기도 했지만 나는 별로 게의치 않았다. 어쩐지 내가 더 당당해진 것 같았으므로, 그녀들과의 만남은 참 즐거웠다.

그러나 2주만에 나는 깨달았다. 그 속에는 내가 없음을...... . 평소보다 진한 화장을 하고 있는 그녀는 내가 아니며 사소한 것에도 크게 웃고 있는 그녀는 나와는 다르다. 화려한 소품을 즐기며 시끌벅쩍한 술자리에서 요란하게 떠드는 '그녀'가 '나'이기엔 너무 낯설다.

나는 단지 일탈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두 잔 째 커피를 마시며 내 속에 있는 '공허'를 발견한다. 카페인으로는 채우지 못할 1g 가벼운 그것. 나는 그것을 나의 미완성 된 '자아상'이라고 정의했다. 내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내 속의 허전함을 다른 사람이 아닌 나로써 채워야 한다. 나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으로 조금 더 깊어지고 조금 더 무거워져야되는 것이다.

나는 아마도 당분간 다시 만나자던 그녀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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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나처럼 국문과를 전공한 사람들에게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타전공자들과는 달리 우리의 전공 과정에는 '영어'가 없으며 당연히 원서 또한 우리글이다.지금과는 사뭇 달랐던 고대 국어나 중세 국어를 해독하느라 진땀을 뺀 적은 있지만, 꼬부랑 글씨를 가지고 씨름할 필요는 없었단 말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국어 전공자가 학부시절에 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어학연수를 가는 경우는 나 때만 해도 흔치 않았다.(석박사 과정으로 들어가면 음성학이나 비교 문학 등을 공부하려고 유학하는 분들이 있다.) 학교를 다니면서 외국어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인지 국문과 전공자들에게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타전공 친구가 붙여 준 내 별명 '국산(^^;;;)'에서도 볼 수 있듯, 나는 나라밖 일에 무심했고 이런 상태는 대학원까지 국문과로 진학하면서 더욱 심해졌었다. 꼭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도 우리말 문법은 자주 틀리면서도 영어를 강조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지나치게 눈치를 주고, 텔레비전에서 좋아보이는 광경이나 물건에 외국 같다느니, 외제 같다느니 하는 말이 나오면 혼자서 흥분했었다.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의 국문과 출신들에게서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런 내가 성인이 되면서 나라 밖 세상을 조금씩 구경하게 되니, 신기하고 요상한 것이 한 둘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서두를 장황하게 쓴 까닭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것들이 유독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1. 집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는다
.
외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조차 이 의견에는 상반된 견해를 보일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서 본 요상한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드라마가 '캐빈은 13살'인지 '천재소년 두기'였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주인공이 비 오는 날 축축하고 더러워진 운동화를 신은 채로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는 그대로 침대 위로 털썩 누워버리는 것이었다. 놀라움을 벗어나 충격 그 자체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미국에 있는 이모 댁에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실제로 집 안에서 신발을 신은 채 생활하는 그네들의 문화에 다시한번 놀랐던 경험이 있다. 내가 의외로 먼지에 민감한 까닭에 밖에서 묻혀 온 먼지들을 털지도 않은 채 소파에 앉고, 집 안을 활보하며, 심지어 주방에서 요리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그것은 차라리 공포였다. 저렇게도 깔끔해 보이는 사람들이 먼지가 그득한 집안에서 생활한다니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집 안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우리의 문화가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어쩌면 방에 얼룩하나 없이 깨끗하게 쓸고 닦아 놓은 모양이 더 불편할 지도 모른다. 걱정과는 달리 이모 댁에서 보낸 한 달 내내 먼지로 인한 질병이 없었던 걸 보면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문화가 생각만큼 지저분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맘 편히 누울 수 있는 깨끗한 방 바닥이 더 좋기는 하다.



2. 식당에서는 물과 밑반찬을 공짜로 준다.
부모님과 함께 했던 베트남 여행에서 나는 우리 나라가 얼마나 인심 후한 나라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었다. 우리는 작은 식당에 가서 된장찌개 하나를 시켜도 밥도 주고 갖가지 밑반찬도 준다. 더군다나 반찬이 모자랄 때는 스스럼 없이 '아줌마, 반찬 좀 더 주세요, 정말 맛있네요.'하면 인심 좋은 주인 아줌마가 넉넉하게 부족한 반찬을 채워준다. 그런데 이게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음식 문화가 달라서 우리는 밥과 반찬이 한 세트처럼 돼 있지만 외국은 그게 아니기 때문에 음식을 하나씩 따로 주문하고 쌀을 먹는 나라에서는 밥도 따로 주문을 해야 된다.

뿐만 아니라 물에 석회질 함유량이 많아 물이 귀한 나라에서는 식당에서 물을 공짜로 얻어먹을 수도 없다. 메뉴판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물이라는 메뉴는 참 낯설다. 이런 나라에서는 끓인 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다고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매번 물을 사 먹을 수밖에 없다. 또 우리와 다른 음식 문화때문에 상대적으로 야박하게 느껴지는 마당에 팁까지 줘야한다. 물가가 비싼 나라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면 더욱 배아프게 느껴지는 팁 문화, 나에게 촌스럽다고 한들 할 말이 없다.



3. 화장실에는 꼭 문이 있어야 한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급부상한 나라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같은 대도시만 여행한 사람들은 중국 고유의 화장실 문화(?)를 체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불행인지 행운인지 나는 중국에서 두 달간 연수를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말로만 듣던 기괴한(?) 중국 화장실들을 참 다양하게도 체험해 봤다. 이 때 귀국하여 인천공항에 첫 발을 내딛고 공항내에서 나를 반기는 으리으리한(중국 시골에서 살아본 사람들이라면 한국의 모든 화장실을 정말 으리으리하다고 느꼈으리라.) 화장실을 만났을 때, 그 앞에서 '나 돌아왔노라'며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중국의 화장실은 변화하고 있는 중인지 그 형태가 참으로 다양했다. 우리 나라 시골 재래식 화장실을 생각하고 그것 쯤이야 하시는 분들은 모를 말씀이다. 나 또한 경북 안동 출신이니 재래식 화장실에 놀랄 리 없다. 수세식 변기인 줄 알았는데, 밑을 보니 참혹한 곳, 앞이 다 뚫려있는 상태에서 칸칸이 칸만 나누어 놓은 곳,  ___ㅣ___ㅣ___ㅣ 대충 이런 모양이다. 그나마 칸도 나뉘어 있지 않고 뻥 뚫힌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얼굴 맞대고 일을 봐야 되는 곳 등등. 아, 그 때를 회상하며 화장실의 모습을 떠올리니 새삼스레 힘들다.

다들 알고 계시듯 중국도 많이 변해서 시골도 의외로 발전한 곳이 많다. 그런데 유독 화장실만은 왜 그리도 변화가 더딘지 모르겠다. 우물 안의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어 세상 밖을 보니, 할 말이 정말 많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 지루해 질까봐 오늘은 여기서 줄인다. 못 다한 얘기들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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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로, 현재 방송되고 있는 모든 방송사의 드라마 중 내가 1등으로 손꼽는 것은 금요드라마 '신의 저울'이다. 하루에 두 편의 드라마가 방송되어서 더욱 몰입하기 쉬운 이 드라마는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오랫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문성근이 드라마에 안정감을 주고, 훈남 이상윤, 송창의 등의 신예 배우들 또한 제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다. 특히 서울대 출신 배우 이상윤은 돋보이는 외모 덕분에 남자 김태희로 불리며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달구었던 인물이다. 연기력 되고 인물 되는 그를 보는 것 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 드라마 속에서 벌어진 사건이 더욱 긴장감있는 것이라 보는 이의 가슴을 절로 졸이게 만든다.



신의 저울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드라마는 사법고시 준비생들의 피를 말리는 고시 전쟁에서부터 시작하여 인물들이 꿈에도 그리는 사법 연수원에 입성하면서 제대로 된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단 세 주, 즉 6회 방송이 나간 상태인데 어찌나 전개가 치밀하고도 빠른지 굵직 굵직한 사건들이 이미 시작되어 깊숙한 내용으로 넘어가려는 상태이다. 초반에 몰아붙이기를 해서 보는 이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끔 만든 것이 이 드라마의 전략이었던 것 같은데, 탁월한 판단이었다. 금요일 저녁에는 아줌마부대가 리모컨 주도건을 잡고서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보는 것이 당연하게 돼 있는 지금, 신의 저울이 4회 방송만에 시청률 1위로 올라섰고 6회만에 의미있는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고 트렌디한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해서 '사랑과 전쟁'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항상 참혹했다. 그런데 신의 저울은 어떻게 이 징크스를 깬 것일까?

우선 '신의 저울'은 신선한 재미가 있다. 이 드라마에 주인공인 훈남들도 대부분 신인 연기자들인 만큼 풋풋한 매력이 있는데, 극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 또한 흥미진진하다. 뿐만 아니라 선과 악이 분명하게 나누어지던 옛 드라마들과는 달리 이 드라마에는 누구의 편도 들 수 없을 정도로 기구한 운명과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존재한다. 주인공 김우빈은 결과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됐지만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고 자수를 할 생각도 여러 번 했었다. 그런 김우빈(이상윤)과 사법 연수원에서 만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장준하(송창의)는 돈 없고 빽 없는 사람이 세상에서 받는 냉대를 몸소 체험한 인물이다. 우빈과 우정을 나누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체험하게 되지만, 그 친구가 곧 자신의 원수인 셈.



얽히고 설킨 사건 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시청자들은 사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맘인 동시에 선하고 여린 우빈이 한 번의 실수로 엄청난 결과를 초해할 것을 걱정하게 되는 것이다. 사건의 경의와 범인이 모두 밝혀진 상황에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드라마 '신의 저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심정이다. 이미 모든 것이 다 밝혀졌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매 회 가슴 졸이며 사건의 흐름을 지켜보고 된다. 이들의 꼬인 실타래 같은 관계 속에 이들을 사랑하게 될 여자들 신영주(김유미), 노세라(전혜빈)까지 합세하면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정말 기대가 된다.

매주 금요일이면 의무적으로 이혼이냐, 아니냐를 점치던 아주마부대까지 채널을 변경해 우빈이냐, 준하냐를 선택하게 만든 매력있는 드라마 '신의 저울', 이번 주 방송에서는 또 어떤 흥미진진한 얘깃 거리로 보는 이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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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씩 하 답답할 때면,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자리를 박차고 나가 어디론가 정처 없이 쏘다니고 싶은 생각이든다. 그러나 요즘처럼 세월이 하 수상할 땐, 해가 지고 나서 여자 혼자 몸으로 집밖을 나간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뚜벅이 인생 삼십년인 내게 자동차라는 존재는 도도하고도 먼 존재인 까닭에 평소에는 별 관심도 없지만, 문득 바람이 되고 싶을 땐 가슴 시리도록 갖고 싶은 물건(?)이기도 하다.

내가 자동차를 생각할 땐 일상이 아닌 일탈의 이유이기 때문에, 내가 그리는 자동차는 짜릿한 속력을 느끼게 해 준다는 스포츠카이다. 늘씬하게 잘 빠진 모델로 이왕이면 빨간색이면 좋겠다. 평소 빨간색을 좋아하는 까닭이다. 오늘 괜시리 답답한 마음이 드는데 여전한 겁쟁이 심보로 문 밖에는 나가지 못하고, 대신 미래의 내 애마가 돼 줄 자동차를 검색해보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신차정보를 검색해보니 각양각색의 자동차들이 물 밀듯 쏟아져 나온다. 나는 그 중에서 내 구미에 맞는 스포츠카를 그것도 외제차들로만 샅샅이 살펴보았다. 지금 당장 살 것도 아니고 그냥 꿈에 그리고 싶은 차인데, 값비싼 외제차라고 해서 안 될 이유가 없다. 수입자동차비교 기사를 통해 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쓰비시 자동차가 올 7월부터 국내에 판매되기 시작했고, 새로운 모델들은 9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90여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고 각종 레이싱 데회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꿈의 차이다. 더구나 꼼꼼하기로 소문난 일본의 장인이 만드는 차이니 안전성 또한 보장돼 있을 것이다. 자동차를 통해서 사람, 사회, 지구와 공생하고 지구 환경에 대해 고민하기 때문에 한국 진출 모델의 테마는 '지구를 달리며, 지구와 숨쉰다'란다. 역시 내 맘에 드는 문구이다. High-performance 4WD 세단인 랜서 에볼루션, 5인승 중형 SUV인 아웃랜더, Sports-coupe인 이클립스, Sporty 중형세단인 랜서, All-round SUV인 파제로 등 총 5개 모델을 선보였으며, 신모델은 9월 22일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란다.

이 중, 나는 당연히 내 꿈의 자동차로 랜서 에볼루션을 뽑았다. 이따금씩 울쩍하고 원인 모를 답답함 때문에 속상할 때, 랜서 에볼루션은 나를 어디로 데려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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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재미있게 노래를 가르쳐 줄 선생님이 없어서일까? 옛 생각에 젖고 노래 선생님들의 가창력에 빠져 한 때는 재밌게 봤던 '불후의 명곡'이 코너 시작 초반의 화려했던 추억들을 뒤로한 채 쓸쓸히 퇴장했다.

김성은의 활약으로 화제가 되는 듯도 했으나 역시 노래 교실에서 음치의 활약이란 것이 오래갈 것은 아니기에, 없어질 때는 말없이 코너가 사라졌다. 나도 '불후의 명곡' 초반에 트로트 대가들이 나와서 기가 막힌 기교와 시원한 가창력을 보여줄 때, 그리고 90년대 인기 가수들이 나와 그 시절 노래를 불러줄 땐 그 코너를 봤었다. 그러나 회가 계속 되면서 초대 손님만 바뀌고 나머지는 똑같은 형식에 질려서 언제부터인가는 그 코너의 존재 유무조차 알지 못했다. 그랬다가 탁재훈-신정환의 진행으로 '꼬꼬관광 싱글싱글'(이하 꼬꼬싱)이라는 새로운 코너가 탄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새로운 코너의 탄생이긴 하지만 '꼬꼬싱'은 늘 있어왔기에 신선할 것 없는 연예인 짝짓기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내가 '꼬꼬싱'이 방송된다는 소식에 출연진들을 검색해보고 방송까지 본 이유는 그것이 신선하든 식상하든 간에, 연애 버라이어티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꼬꼬싱'은 정통 연애 버라이어티를 그대로 재현한다니 솔직하기까지 하다. 사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는 출연진들 간에 소위 '러브라인'이라는 것을 만들어두고 그것을 교묘히(?) 활용해서 시청률을 올리곤 했다. 출연진들 사이에 묘하게 오고 가는 사랑의 기류를 흘려보내 놓고 사랑과 질투라는 심리전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말이다.

지금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우리 결혼했어요'도 사실은 연애 버라이어티의 연속이며, '패밀리가 떴다'의 잠자리 순위 경쟁이나 편가르기 게임도 알고 보면 이성의 눈에 들기 위한 것이니 이 또한 연예인 짝짓기의 변형이다. 케이블을 포함한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짝짓기의 형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다만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이 케이블에서는 더 자극적이고 공중파에서는 덜 자극적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연애 버라이어티가 실패한 적은 없다. 짝짓기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인기를 얻은 신인 연예인들도 참 많고, 그런 프로그램을 할 때는 인기가 많아져서 투터운 팬층을 확보하다가도 프로그램이 끝남과 동시에 인기가 거품처럼 사그라 드는 경우도 참 많았다. 사람들이 식상하다느니 뻔하다느니 하면서도 연애 버라이어티를 보게끔 만드는 매력이 분명히 있는 까닭이다. '꼬꼬싱'도 '불후의 명곡'이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하자 가장 안전하게 많은 수의 시청자들을 모을 수 있는 방법으로 연예인 짝짓기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짝짓기 프로그램도 예능이기에 늘 그렇듯, '꼬꼬싱'에도 망가질 준비가 돼 있는 출연진이 대기하고 있고 그들은 인연 찾기 보다는 웃음 주기에 더 연연할 것이다. 또한 신인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리려 애쓸 것이고 중견들은 옛 명성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애초에 연애할 마음이 없는 출연자들이 모여서 만드는 연애 버라이어티지만,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어떤 여자 연예인(혹은 남자 연예인)과 맺어질 지 궁금해하며 TV앞에 바짝 다가 앉을 것이다. 그리고 출연진들은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자신이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줄테고 그런 것들은 그 프로에 출연한 이성뿐만 아니라 그것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게 될 것이다.

다만 문제는 최근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경쟁이 너무나 치열해져서 '꼬꼬싱'은 대진 운이 좋지 않다. 그러나 첫 방송의 반응이 그런대로 괜찮았다고 하니 가능성은 충분하다. 촬영 장소인 사이판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던 1회, 2회부터는 본격적인 사랑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더욱 치열하게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움직이려 애 쓸 '꼬꼬싱' 과연 이 프로그램에도 짝짓기 프로그램의 불패 신화, 연애불변의 법칙은 적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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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내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흠흠...좀 과장인 것을 인정한다^^;;)

여자의 피부는 권력이라고 했던가? 내 피부는 평소에도 권력은 커녕 권위마저 없는 평범 그 자체지만 갑자기 여러 개의 사건이 터져서 그것을 수습하느라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스트레스에 휩싸였더니 결국 피부가 반란을 일으켰다!!!!!!


정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여드름이 온 얼굴을 뒤덮었다. 불과 2주 사이에!!! 주위에 내 안부를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줄 그동안에는 미처 몰랐었는데, 사람들은 모른척 해 주길 바라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만 보면 피부 얘기를 꺼 내서 내 가슴마저 들쑤셔 놓았다.

점점 더 심해지는 피부 상태를 무시할 수 없어서 나는 1단계로 피부관리실을 등록했다. 독일에서 수입해 온 고급 아로마오일을 사용하는 에스테틱이란다. 피부관리라는 것은 그 자체로도 참 호사스러워서 받는 내내 안락하고 평안한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비싸다는 독일제 아로마오일이 내게는 맞지 않는 제품이었는지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멍게가 돼서 5회만에 피부관리실을 그만 두어야 할 지경이 됐다.


2단계는 피부과.
관리실에서 피부과로 옮겨 의학의 힘을 빌어야 할 정도로 내 피부는 말이 아니었다. 이 쯤 되니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모르는 사람도 내게 말을 걸어온다. 이목구비는 예쁜 얼굴인데 피부가 너무 안 좋아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아줌마들... 제발 그냥 지나쳐주지 -.-; 피부과에서는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마법을 부리듯 피부를 어여쁘게 만들어준다는 '알라딘필'을 권했고 3회 관리에 3회 진정을 격주로 받기로 했다. 미세한 침이 피부속에 침투하여 얼굴 속부터 뽀얗게 만들어준다는 마법의 필. 정말 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어라 설명할 수도 없을 만큼의 따끔거리는 고통을 참으며 6주를 버텼지만, 결과는 실패. 물론 엉망이었던 피부가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았으며, 정상괘도로 돌아오기는 했다. 그러나 많은 돈을 들인만큼의 드라마틱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3단계는 한의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으나 만족할만한 결과(평범 그자체였던 내 피부로 돌아가는 것 -.-;;)를 얻지 못했던 나는, 마지막으로 평소 친분이 있던 한의원을 찾아가서 무시무시하게 한숨을 내쉬며 하소연을 했다. (물론 비용을 아껴보려는 심산이었다.) 한의원에서는 침술과 병행하여 나에게 무시무시한 제의를 해 왔다. 쉽게 말해서 얼굴에 부황을 뜨는 것!!!!!!!!!!!!!!!!! 어깨나 등에 부황을 뜨는 것과 같은 원리로 여드름이 난 부위를 바늘로 콕콕 찌른 후에 나쁜 피를 빼 내는 것이다. 너무 아픈 시술이기 때문에 마취 크림을 얼굴에 발라야만 한다. 3번 정도 시술을 받았다. 고여있던 고름까지 함께 빠지기 때문에 시술 후 3~4일이 지나면 여드름이 한결 가라앉아 있는 것을 느끼지만 그래도 별로 권할 만 한 것은 아니다.


4단계 포기!!!
지칠대로 지친 나는 그냥 포기하고 피부에 집중됐던 신경을 분산시키기로 했다. 그 사이 나를 곤란하게 했던 여러 일들도 다 해결됐고, 집에서 놀고 먹으며 잠도 실컷 잤다. 물도 많이 마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그랬더니 반항했던 피부가 얌전해지기 시작했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쉬기만 했는데말이다.

누구나 다 안다. 피부의 적은 스트레스라는 것을. 돈 들이지 않고도 피부를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우리는 다 알면서도 너무 시시한 나머지 우리는 이 방법을 믿지 않는다. 피부를 좋게 만들고자 나는 점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결과는 피부를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좋은 음식과 충분한 물. 그리고 피로를 풀어줄 숙면이면 그만이었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1g 날리면 피부는 1g 좋아진다. 명심하자.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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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제작보고회에 다녀와서일까? 길거리를 지나다가 LGT오즈 광고를 볼 때마다 마음 속으로 흐뭇한 기분이든다. 사람 마음이란 참으로 유치한 것이라, 파워블로거도 아닌 나를 제작보고회에 초대해 준 오주상사(?)에 대한 고마움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되기 때문일 것이다. LGT 측에서 오즈에게 거는 기대가 큰 듯 지하철에서도, 거리에 붙어 있는 각종 포스터에서도 오주상사 영업 2팀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광고판도 어찌나 큰 지 거의 실사 수준이다.

오주상사 영업2팀은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듯, LGT오즈 광고 속에 나오는 가상 인물들이다. 국내 최초로 광고와 시트콤을 접목하여 이야기와 웃음이 있는 광고라는 새로운 기법을 시도했고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캐스팅도 어찌나 화려한지 실제로 그 인물들 그대로 하나의 시트콤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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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상사 영업 2팀은 '2팀'이라는 어감에서 느낄 수 있듯 1군이 아닌 2군으로 이루어진 약간 엉성한 집단이다. 심지어 영업팀인 자신들이 주력해서 팔 물건이 무엇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어리버리하지만 사람 냄새 나고 의리있는 팀이기도 하다. 영업 2팀은 모두 다섯 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카리스마 부장 장미희, 간지 차장 오달수, 촐랑 차장 유해진, 애교 대리 이문식, 얼짱 신입 이민기가 그 구성원이다.

지금까지 총 다섯 편의 광고가 제작된 상태이고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더욱 재밌는 에피소드로 계속해서 새로운 내용의 광고가 더 나올 수 있단다. 이들은 2군답게(?) 사내에서도 '봉숭아 학당'이라는 굴욕적 애칭으로 불리는데, 무수입, 무실적,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회사 내에서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늘상하는 일이라곤 근무시간에 오즈로 주식 검색하기, 영어 회의 시간에 오즈 사전으로 찾은 몇 마디 단어만 읊조리기 등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장미희 부장의 생일을 늦지 않게 오즈로 검색해내고, 계약 시간에 늦지 않으려 오즈로 빠른 길도 용케 찾아내며, 내기를 할 땐 오즈로 인터넷 검색까지 하고 마는 센스 있고 정감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어떤 내용으로 우리를 재밌게 해 줄 지 기대가 되는 오주상사 영업2팀, 사람 냄새 나는 이들을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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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만 주야장천 먹던 내가, 감히(?) 신들만 마신다는 신의 물방울 포도주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포도주에 대한 지식을 넓혀보겠다는 포부는 절대없고 포도주 고수들이 좋아한다는 시큼하거나 떫은 맛의 포도주 보다는 달달한 맛을 특히 선호하는 것을 보면 나에게 포도주은 그저 비싼 술의 일종이며 미지의 세계일지도 모른다.

오늘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대학 후배를 만났다. 학교 다닐 땐 꽤 친했지만 졸업하고나서는 별 소통이 없었던 사이인지라 둘다 아주 반가운 마음을 우물쭈물 표현하다가
요상하게도 화제가 '포도주'로 넘어가게 되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우리는 포도주를 곁들인 저녁을 먹으러 어느 레스토랑에를 들어가 있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후회가 물밀듯 밀려왔다. 그러나 곧이어 여자 둘이 마시기엔 포도주보다 더 멋진 술도 없을 것 같다는 폼생폼사 정신이 발동하고나니, 오랫만에 만난 후배에게 비싼 밥 한 번 못 사주랴하는 맘이 들기도 했다.


맛있고 고급스러운 저녁 식사를 끝낸 후 집으로 돌아와 기분 좋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언니는 못 보던 사이에 더 멋있어졌네요~'하는 후배의 문자가 도착했다.

생각해 보니, 오늘 내 모습이 평소와는 사뭇 달랐던 것도 같다. 장소와 음식이 사람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인 듯. 좀 간지럽기도 하지만 기분 좋은 변화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저러나 달콤한 기분을 즐기는 동안 내 지갑이 이렇게나 가벼워졌으니 아마도 당분간은 '인간의 물방울'이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술인 '맥주의 기간'이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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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는 160센티이다. 흐음.....정확히 말 하자면 157센티이다. 그러나 밖에서는 언제나 164센티의 키를 유지한다. 왜냐하면 나는 언제나 7센티 굽의 하이힐을 신기 때문이다.
물론 한 때에는 167일 때도 있었고 얼마 동안은 165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나는 적정 수준인 164센티를 유지해왔다.


무작정 키를 키우려고 신었던 10센티짜리 '플랫폼 슈즈(일명 지우개 신발)'가 전혀 예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굽을 약간(?) 줄여서 8센티짜리 힐을 신게 되었다.크고 넓쩍한 지우개 신발을 얇고 날렵한 힐로 바꾼지 얼마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쑤시고 결리는 몹쓸 관절염! 지느러미를 버리고 인간의 다리를 얻은 후, 피를 흘리면서도 왈츠를 췄던 동화 속 '인어공주'처럼 불편한 발과 아픈 다리를 해 가지고서도
오직 '아름다움'을 위해서 결코 힐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 시간이 더 흘러 1센티미터가 많은 차이를 낸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7센티 힐로 바꾼 후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종류의 신발은 딱 그 높이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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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문득 내가 7센티의 힐 속에 나를 가두고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귀여운 모양의 펌프스가 유행할 때에도, 트레이닝 바지를 입을 때에도(이 땐 키높이 운동화), 하다못해 한복을 입을 때에도. 항상 7센티를 신어야하는 것은 어쩌면 내 강박관념이 아닐까?


이제는 오히려 굽 없는 슬리퍼를 신는 것이 더 불편해져버린 나에게, 추석 선물로 귀여운 리본이 달린 3센티미터짜리 펌프스를 선물했다. 어쩌면 내일아침 눈 뜨자마자 후회하며 그 신발을 반품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전신거울에 비춰본 내 모습이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것 만큼 흉직하지 않다는 것에 스스로 만족한다.


오늘 나는 줄어진 굽 높이 만큼 더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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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물 두살이었을 때 나보다 다섯살 많은 사촌 언니가 거울을 보다가 한숨을 푹푹 내쉬는 것을 봤다. 무슨 일인가 싶어 자세히 들여다 봤더니, 언니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는 위로 쭉 올리면서 '내 얼굴이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다.

그 당시 이십 대 후반으로 향해 가던 언니에게는 늘어진 모공과 짙어져버린 주름이 고민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을 나를 보며 살짝 눈을 흘기며 '너도 내 나이 돼 봐' 하던 언니. 그 때 나도 언니를 따라서 얼굴을 다림질 하듯 쭉 펴 봤지만 어렸던 나에겐 별 차이가 없었다. 그 기억이 어찌나 생생한지 나는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언니가 했던 것 처럼 거울을 보고 얼굴을 쭉쭉 땡겨보곤 했었는데, 어느새 나도 한숨이 푹푹 나올 나이가 돼 버렸다.

눈웃음이 예쁜 효리를 따라하고 싶다가도 주름이 생길까봐 함부로 반달눈을 만들지도 못했는데, 신경을 써도 역시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는 가 보다. 눈가와 입가에 희미하게 생겼던 주름들이 점점 깊고 길어지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언니의 당부대로 스물 다섯부터 꼬박꼬박 아이크림을 바르고 있는데도 주름은 왜 점점 더 깊어지는걸까?SK-II 에 따르면 주름이 생기는 모양이 스타킹에 올이 나갈 때와 비슷하다고 한다. 이것을 스타킹 현상이라고 하는데 스타킹에 난 작은 구멍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길고 심해지듯 얼굴에 난 미세한 표정 주름도 표정이 반복됨에따라 길고 깊어진다고 한다.
 

SK-II 는 이삼십대 여성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안티에이징 화장품 중 하나일 것이다. 다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흠일 뿐, 이미 많은 여성들에게 화장품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난 상태이다. SK-II 싸인즈 링클세럼은 나처럼 길어지는 주름을 눈에 띄게 개선해준단다. 촉촉한 젤 타입이라 감촉도 좋고 바르고 나면 피부 표면층의 수분 보유력을 증가시켜주어 주름이 완화돼 보인단다.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겠지? SK2에센스를 광고하는 김희애는 나이가 들 수록 더 어려지는 것 같아서 그녀가 광고하는 화장품을 더 갖고 싶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날이 추워지면 피부가 더 건조하고 건조함은 주름이 심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될텐데 나도 내 얼굴을 위해 투자를 좀 해야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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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으로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 온 내 남동생. 일 년만에 집에 돌아왔는데 그동안 필리핀인이 다 됐다. 더운 나라라 그런가 어찌나 새카맣게 탔는지 농촌 총각같이 보였다. 필리핀 현지에는 잘 적응을 했었는지 몰라도 이제 한국에서 세련된 남자로 거듭나려면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스타일을 변신 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스타일이기에 바로 미용실에 데려가서 멋지게 만들어주었다.


별로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엔 동안이 대세니까, 나는 남자헤어스타일 중 어리고 세련되게 보이는 데는 샤기컷이 최고라고 생각하기에 미용실 있던 이준기의 샤기컷 사진을 본 따 머리를 자르게 했다. 얼굴이 새카맣긴 하지만 키가 크고 얼굴이 갸름한 편인 내 동생에게도 샤기 스타일이 잘 어울렸다. 미용사 언니에게 스타일리이 하는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고 했더니 케라시스옴므의 화이버왁스 내츄럴볼륨을 추천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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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 언니가 알려준 왁스바르는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머리를 감고 난 후에 살짝 털듯이 말리고 70% 정도 말랐을 때 손바닥에 왁스를 적당량 던다. 손바닥으로 왁스가 잘 녹도록 비빈다음 머리를 주먹으로 쥐었다 놓았다를 하고 살살 털어주기도 하면서 맘에 드는 모양으로 만들면 된다. 이 왁스는 섬유질이 포함돼 있어서 탄력있게 세팅해주고 또 자연스러운 볼륨감도 줄 수 있단다. 또 부드러운 질감이 모발 전체를 가볍게 연출하며 자연스러운 광택도 준다고 한다. 샤기컷은 왁스만 잘 발라주어도 쉽게 스타일링이 되니 어리고 세련돼 보이고 싶은 남성분들은 도전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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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명절이 되면 귀성전쟁, 귀경전쟁으로 전국이 긴장한다. 라디오 방송들은 명절 내내 24시간 생방송으로 교통 상황을 전달하고 각종 매스컴은 발빠른 교통 정보를 알리고자 동분서주한다. 방송에서 서울-부산 10시간, 서울-광주 7시간 등의 기사를 봐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가 된통 당한(?) 경험이 있는 나는, 그 일이 있은 후부터는 아예 연휴전후로 교통 혼잡을 피해 고향에 다녀오게 되었다. 지금부터 명절 귀향길에 있었던 난감했던 그 얘기를 하려 한다.  

내 고향은 경상북도 안동이다. 타지 사람들에겐 하회마을과 찜닭으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평상시 고속버스를 타면 서울에서 세 시간이면 거뜬하게 도착하는 곳이라서 그리 먼 곳은 아니다. 지난 추석에는 서울에 사는 사촌 오빠와 시간대가 잘 맞아서 내려가는 길 말동무도 하고 차비도 좀 아껴볼 요랑으로 오빠 차를 얻어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우리 둘다 다른 일이 있었기에 연휴 첫 날 저녁에 승용차로 안동에 내려가기로 했는데, 그 때도 어김없이 고속도로가 주차장을 방불할 정도로 꽉 막힌다는 교통 상황이 방송됐지만 심각한 교통 체증을 겪어 보지 않은 나는 그냥 그러려니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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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빠와 만나서 신나게 고향으로 가는 길, 그런데 승용차의 조수석에 웬 여자분이 앉아 있었다. 눈치를 보니 얼마전에 헤어진 오빠의 여자친구가 아닌가? 오빠와 그 여자분은 극적으로 화해하여 다시 만나게 된 듯 보였다. 여자분도 동향이라서 같이 가게 된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 혼자서 버스타고 가는건데, 차비 몇 푼 아껴보려다 어색한 상황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맺혔던 감정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듯, 둘을 출발과 동시에 못 다한 얘기들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 자리가 가시방석이었다.

나 때문에 속시원히 얘기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나는 결국 뒷자석에 모로 누워 자는 척을 하기로 했다. 힘들어도 세 시간, 아니 명절이라 차가 막히니까 넉넉잡아 다섯 시간이면 가겠지. 그동안 피곤했었는데 실컷 잠이나 자 보자는 심정으로 잠을 청했다. 그러나 자리가 불편해서인지 눈을 감고 누워있어도 정신이 더 맑아져만 왔다. 거기다가 설상가상으로 우리가 타고 가는 고속도로에서 접촉사고가 나서 차들이 완전히 거북이 걸음이었다. 자도자도 끝이 없는 귀향길이었다. 시속 20킬로도 채 밟지 못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끔찍했던 교통 체증때문에 세 시간이면 갈 고향을 열 세시간에 걸쳐 도착하게 된 나는, 이제 다시는 빨간날에 이동하지 않는다. 비교적 자유로운 일을 하는 덕분에 일찌감치 고향에 내려갔다가 느즈막히 올라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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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체증을 알면서도 떠날 수밖에 없는 우리네 형편, 추석귀향길안전운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것을 준비해보자.

첫째로 먼 길을 떠날 땐 타이어점검이 중요하다. 대한타이어공업협회가 5개 도시에서 차량의 공기압과 마모도 등 안전상태를 조사한 결과, 이중 64.6%가 적정수준보다 낮은 공기압상태에서 주행하고 있고 또 이중 32.8%가 수명이 다한 불량한 타이어를 장착한 채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펑크 등 타이어 문제를 경험한 운전자는 조사대상의 79.6%이었으나 이 중 타이어의 상태를 6개월 이상 또는 거의 점검한 적이 없다는 응답자는 40.5%이나 됐다.
 
타이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운전자수가 매우 적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타이어 상태, 어서 빨리 점검해봐야겠다. 타이어를 교체하려는 분들은 한국타이어에서 노면과 타이어의 회전저항을 감소시켜 혁신적인 연비 개선을 실현한 저연비타이어가 새로 나왔다니 참고해볼만 하다. 연료를 가득 채우고 운전했을 때 1회 주행 시(70리터) 약 2,660원의 경제적 절감 효과를 가져온단다.

둘째로 꽉 막힘 도로 상황때문에 제 때 식사를 할 수 없으니 차 안에서 편리하게 집어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김밥이나 샌드위치 주먹밥 등이 차 안에서 먹기 편한 것들인데, 만들기도 간단하니 가게에서 사는 것 보다 직접 만들어서 준비하면 당신은 센스쟁이~ 마실거리도 여러 종류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커피, 오렌지주스, 생수, 각종 차를 아이스박스에 미리준비해서 꽉 막힌 귀성길을 소풍 삼아 즐겨보자. 이럴 때 물티슈를 준비해서 깔끔하게 뒷마무리 하는 것도 잊지말기를.
장거리 운전 전에는 차의 상태를 꼼꼼하게 준비해서 좋은 명절에 인상 쓰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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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변했다. 가끔씩 보는 패션잡지에서 패션 제안이라며 내 놓은 수십만원의 옷가지들에 혀를 끌끌차고, 명품의 정의조차 알지 못했던 내가 이제는 변해버렸다. 물론 워낙에 그 쪽으로는 문외한이었기에 나의 변화는 무지에서 자각정도이지만, 그래도 고급 브랜드에 눈을 뜨고나니 각종 브랜드의 값비싼 가방을 들고다니는 이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가짜가 많은 루이비통 가방은 5분에 한 명 꼴로 들고 지나간다고 해서 5분 가방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흔한 루이비통 가방이 눈에 보이면 당연스레 가짜려니 하는데, 하나에 몇 백만원씩 하는 진짜 고급 브랜드를 사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지 정말 궁금하다.

내가 소위 명품에 눈을 뜨게 된 것은 매스컴 덕분(?)이다. 내가 즐겨보는 케이블 방송 중에는 스타들의 패션을 진단해주는 프로그램도 있고 각종 진귀한 브랜드의 제품들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처음 보는 세상이 신기해서 계속 보며 그들의 설명을 듣다보니 이제는 일이백만원 정도 하는 물건은 싸게 느껴질 정도고 오십만원 정도 하는 가방 정도는 사도 될 듯한 착각까지 생길 지경에 이르렀다. 그 돈이면 십만원짜리 가방에 옷이며 신발이며를 잔뜩 사고도 며칠은 잘 먹겠다고 고개를 젓던 내가 변해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런 증상(?)을 앓는 사람들이 나 말고도 더 있나보다. 얼마 전 서점에 들러서 신작들을 보던 중에 내 맘에 쏙 드는 제목을 달고 있는 책 두 권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압구정 다이어리'와 '청담동 여자들'이었다. 신작인데도 벌써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책 사는 데는 돈 아끼지 말자는 지론을 가지고 있는 나는 얼른 그 두권의 책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 중 소설인 '압구정 다이어리'는 내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알고 보니 논스톱 작가였던 정수현이 쓴 책이었다. 정신없이 읽느라 처음에는 그 책이 소설인지도 몰랐을 정도니 말 다했다. 내가 픽션과 논픽션을 착각한 까닭에는 그 책 속에는 실제 압구정의 모습들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뭐, 압구정에 즐겨다니지 않으니 그 지도조차 정수현 작가가 창조해 낸 가상의 것일지도 모르나 내 짐작으론 실제 압구정의 모습일 것 같다. 케이블 온스타일을 즐겨보고 스타들의 행사장 드레스에 관심을 갖던 나는 실제로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녹여놓은 그 책이 정말로 신기했다. 처음 압구정을 방문하는 비압구정인(?)들이 마치 늘상 압구정이나 청담에서 놀았던 척(?)하기에도 좋을 만큼 상세한 지침서이다. 압구정에서는 어떤 카페가 유명하고 그 곳에서는 주로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지, 새로 생긴 나이트에는 무슨 옷을 입고가야 무사 통과인지, 압구정 사람들의 관심사는 도대체 무엇인지 정말 사실같은 소설이다.



텔레비전과 각종 잡지, 그리고 책을 통해 압구정 훔쳐보기를 한 나, 삼십년 동안 세워 온 가치관이 한 순간에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니 오래지나지 않아 다시 원래의 소탈한 내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값비싼 물건을 마음내키는 대로 사 들일 형편도 되지 않으니 어쩌면 생각보다 더 빨리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다른 세상을 아주 재미있고 유쾌하게 훔쳐보고 있고 '고가 브랜드는 절대 안 된다'에서 '형편껏 적당히'로 생각도 바뀌었다. 하루하루 아둥바둥 살아가기에도 빠듯한 생활에 명품이 왠말이냐 할 수도 있지만 차곡차곡 모아뒀던 돈을 투자해서 자신이 갖고 싶었던 브랜드의 가방이나 신발을 사는 것이 잘못된 일만은 아니지 싶다.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그것이 또한 살아가는 힘, 사는 재미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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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이 지났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나는 아직도 '유방암'이라는 단어만 보이면 시선이 고정되곤 한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작년 여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암이 흔해진 시대라고는 하지만 유전력도 없고 특별한 증상 없었으며 건강검진도 꼬박꼬박 받아오신 엄마가 졸지에 암환자라고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유방암이 다른 암에 비해 덜 위험하다고는 하나, 3기 정도되면 가슴 한 쪽을 다 들어내야만 한다. 여성에게 가슴을 잃는 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말을 안 해도 잘 알 것이다. 다행히 엄마는 그 힘들다는 항암치료도 5차례나 견뎌내셨고 수술도 말끔하게 끝나서 지금은 건강한 삶을 회복하신 상태이다. 그러나 나만 해도 엄마 사선(?)이 있기 전까지 내 가슴에 너무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미혼이든 기혼이든, 나이가 적든 많든 여성들이여 부디 가슴에 관심을 갖자.

1. 5만원이면 정밀 진단 끝
엄마의 경우도 그랬지만 한국 여성의 절반 이상이 치밀유방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엑스레이로는 고놈의 암덩어리를 완벽하게 찾아낼 수 없단다. 엄마는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가슴검사를 받았으면서도 3기 말이 될 때까지 이상없음이라는 결과를 받았다고 한다. 여성에게는 직감이라는 것이 있고 자기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알기에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초음파 검사를 받아 보신 다음에야 암이라는 것을 아셨단다.

치밀유방은 쉽게 말해 유방의 세포조직이 너무 촘촘해서 엑스레이로는 그 속을 꿰뚫어볼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치밀유방은 초음파 검사를 해야만 정확하게 진단을 할 수 있다. 나도 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 정말 간다하다. 삼십대 이후 여성들이라면 가족력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 쯤은 산부인과를 찾아서 유방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5만원이라는 비용이 아까울수도 있지만 1년에 한 번 자기 생일에 맞추어 스스로에게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준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쓰자. 우리들에게 지름신이 강림하셨을 때 잘 하는 방법인 12로 나누기를 해 보면 한 달에 5천원 꼴 밖에는 안 된다. 이렇게 적은 돈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다니 거저 먹기가 아닐 수 없다.


2. 얼굴보다 가슴을 더 자세히 보자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얼굴에 생긴 미세한 잡티나 가녀린 잔주름을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늘 거울을 보고 살기 때문이다. 자신의 얼굴 생김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화장법도 알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깔도 안다. 그런데, 가슴은 어떤가? 빈약한 가슴때문에 고민인 여성이나 풍만한 가슴 덕에 자랑스러운 여성들도 '크기' 이외의 것에는 관심이 없다. 자신의 가슴이 어떤 모양을 지녔는지, 몸 상태에 따라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몰라도 너무 모른다.

그런데 건강한 가슴을 가지기 위해서는 손거울로 얼굴의 모든 부분을 자세하게 뜯어보듯 가슴도 정기적으로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단다. 서서 팔을 옆으로 벌렸다가 위로 올리면서 이 때 가슴의 모양이 어떻게 변하는지 잘 살펴보자. 움푹 들어간 데는 없는지, 피부색이 이상하지는 않은지 유두를 눌렀을 때 분비물이 나오는지도 잘 관찰해보자. 또 영양크림을 바르면서  얼굴을 살살 두드려줄 때와 마찬가지로 가슴의 구석구석을 살살 만져보며 몽우리가 잡히지 않는지 검사해보자. 암이란 나쁜 놈(?)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기 전까지는 특별히 아프지 않단다. 그래서 통증을 느낀 이후에는 이미 많이 진행되버린 경우리고 한다. 그러나 여성들이 조금만 더 가슴에 관심을 가진다면 자가진단으로도 알아챌 수 있다고 하니 샤워 후에 얼굴보다는 가슴을 보는 습관을 기르자! 크기는 둘째 문제이다.


3. 님아, 속옷 사이즈는 제대로 알고 있나요.
남자들이 알면 놀랄 일이지만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속옷 사이즈를 제대로 몰라서 맞지 않는 속옷을 입는 경우가 있다. 컵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브래지어 컵 아래로 가슴이 나와 가슴이 네개가 되는 민망한 상황을 연출하는 경우도 있고, 가슴 둘레가 너무 작은 속옷을 입어 옆구리살이 울룩불룩해지는 경우도 있다. 사실 가슴이 여성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부분인만큼 많은 여성들이 가슴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는 한데, 앞에서도 언급했듯 그 관심이 온통 크기에 집중돼 있어서 너무 문제이다. 가슴을 크게만 보이려고 하니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 속옷을 사지 않고 대충 적당한 것을 사서 그 안을 각종 뽕으로 채우는데 급급해있다.

그러나 자신의 가슴의 모양을 잘 알고 거기에 맞는 속옷을 입는 것이 가슴을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지름길이다. 가슴 사이즈를 재려면 밑가슴둘레와 가슴둘레를 각각 재야 된다. 밑가슴 둘레가 브래지어 사이즈이며 가슴둘레와 밑가슴둘레의 차이가 컵사이즈가 된다.

컵 사이즈 ---- 밑가슴둘레와 가슴둘레의 차이
-------------------------------------------
AA컵 ------------------7.5센티 내외
A  컵------------------10.0센티 내외
B  컵------------------12.5.센티 내외
C  컵------------------15.0센티 내외
D  컵------------------17.5센티 내외

정확하게 측정해서 자신의 속옷사이즈를 안 다음 매장에서 속옷을 살 때에는 입어보고 사는 것이 현명하다. 디자인에 따라 속옷의 크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속옷이니만큼 촉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옷을 살 때와 마찬가지로 꼼꼼하게 따져보자.

여성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가슴, 이 소중한 가슴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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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오랫만에 놀러간 친척 언니 집. 언니가 내가 온 줄도 모르고 넋을 놓고 드라마를 보고 있길래, 호기심이 생겼다. 나의 사촌 언니는 육아와 회사일을 병행하고 있는 만능 워킹맘이다. 늘 바쁜 언니이기에 그동안 제대로 본 드라마가 없어서 텔레비전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그날따라 집중해서 보는 폼새가 영 희안했다. 나중에야 나를 발견한 언니는 케이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스페셜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몇 번씩 스쳐 보기만 했던 드라마라 나에겐 생소한 것이었는데, 언니는 이미 이 드라마의 마니아인 듯 보였다. 드라마의 줄거리를 잘 모르는 나에게 등장인물 소개에서부터 각각 인물의 성격 소개까지 장황하게 설명해 주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삼십대 직장 여성들의 삶과 사랑을 담아 놓은 드라마인데 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어찌나 속이 시원한지 마치 자신을 대변해 주는 듯 하다고 했다.



케이블은 자극적인 소재가 많고 다소 억지스러운 구석도 많아서 나는 몇몇 내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일절 눈길한 번 주지 않았었지만, 언니의 말을 듣고나자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막돼먹은 영애씨에 관한 기삿거리를 찾아봤고 시즌 1부터 다시보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막돼먹은 영애씨는 이미 숱한 마니아들을 거느린 대단한 드라마였다. 케이블 방송에서 시청률 1%를 넘긴다는 것은 그 프로그램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것은 그만큼 그 시장이 아직까지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제작비가 열악한 케이블 쪽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자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막돼먹은 영애씨는 그 흔한 자극적인 침대신(?)도 없이 시즌 4까지 제작한 케이블계의 대박 드라마였던 것이다. 이 드라마에는 출산드라(아직도 나에겐 이 캐릭터가 너무 강하게 각인됐다.) 김현숙을 필두로 정다혜, 윤서현, 도지원, 최원준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살아 숨쉬는 막강 연기를 자랑한다. 모든 배우들이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있다. 사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김현숙을 제외하고는 배우들의 본명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출연진 중에 소위 스타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하나같이 어찌나 연기를 잘 하는지 배우들의 내공들이 만만치 않음이 느껴졌다.


다큐 드라마인 막돼먹은 영애씨는 말 그대로 다큐와 드라마를 섞어 놓은 듯 하다. 등장인물의 속 마음과 상황 설명을 나레이션으로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나는 이것 또한 이 드라마의 성공에 힘을 실어 준 하나의 색다른 장치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삼순이'를 보면서 많은 여성들이 자신을 대변해주는 삼순이의 언행에 속 시원함을 느꼈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표현이 더 자유로운 케이블 대표인 영애씨는 시원함을 넘어선 카타르시스를 느끼도록 해 준다. 이 드라마를 쓰는 작가들은 어떤 사람들인 지 보고 싶을 정도로 정말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솔직하고도 담백하게 드라마로 표현해 주고 있다. 그래서 또 다큐이기도 한가보다.

요즘 세상에선 치명적인 약점일 수 있는 뚱뚱함을 가지고 있는 삼심 대 노처녀 영애의 좌충우돌 인생기. 뚱뚱하지만 늘 예쁜 옷을 입고 하이힐을 신는 그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엔 금방 얼굴을 일글어뜨리고, 불의를 보면 주먹부터 날리는 그녀, 그러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앞에선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가 되는 그녀 영애가 남같지 않음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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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적(나는 올 해 서른이다.)만 해도 목이 마르면 당연하게 수도꼭지를 찬 물 방향으로 콸콸 튼 다음 유리컵에 따라서 그대로 마셨다. 그 때 마셨던 물도 시원하고 달았던 것 같은데, 정말 그랬던 때가 있기나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물이 점점 더 귀해지고 있다.

언제부턴가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일이 점점 줄어들더니 끓는 물에 넣어 마시는 티백이 다양한 종류를 자랑하며 등장했고 보리, 결명자, 옥수수 등이 우리의 주된 마실거리가 되었다.

내가 대학생이 될 무렵이었던가? 결국 돈을 내고 사 먹는 생수가 등장했는데, 짠순이 기질이 다분한 나는 속으로 결코 물을 사 먹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곤 했었다. 정말 그 때만 해도 물을 돈을 주고 사 먹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모든 마실거리 중 가장 달고 맛있는 것이 '물'이지만 순수한 물에 아무런 첨가물이 없는 것에 떡 하니 가격표가 붙어 있는 것이 영 거슬렸기 때문이다. 공짜(?)로 물을 마음껏 마셨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같은 값이면 오렌지주스나 탄산음료를 사 먹는 것이 더 마땅하다고 생각했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생수 회사들은 곧 망할 것이라고 혼자서 장담했었다. 그러나 결국 내 예감은 완전히 어긋나고 말았다.


평소에 다른 음료는 잘 마시지 않는 나이기에 요즘의 내가 값을 치르고 사 먹는 마실거리 중 단연 1위는 물이다. 물 값도 점점 올라서 지하철 매점에서 사 먹는 물은 육백원 정도이고 마트에서 무심코 집어 든 물은 심층해양수로 만들어졌다며 삼천원 정도나 했다. 세상에 물 값이 커피값을 앞지르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물이 돈이 되는 사업인 까닭인지 기능성 생수를 수입하는 업체가 등장했고 매출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듣기에도 생소한 '워터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등장했고 '물'만 전문적으로 파는 물 카페도 문을 열었단다. 예전에 즐겨 부르던 동요 '옹달샘'에선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카페에 가서 물만 먹고 간다니, 생각할 수록 놀랍고도 끔찍하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는 못 믿을 물들이 많다는 것을 역설하는 사례이므로.


각각의 물들이 가진 효능도 참 다양한데, 내가 들어 본 것으로는 피로를 풀어준다는 산소수, 다이어트를 돕는다는 탄소수, 무기질함량을 높인 미네랄워터, 청정을 강조한 해양심층수, 아기를 위한 베이비 워터 등이 있다. 가격을 들으면 놀랄 사람이 나 말고도 여럿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물들은 500ml 기준으로 적게는 천오백원에서 많게는 이만원까지 제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촌스럽게 들릴진 몰라도 솔직히 나는 아직까지 효능에 따라 물을 골라먹을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있다. 다만 야외활동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서 물을 준비할 때는 상대적으로 값이 싸게 치인 2리터짜리 물을 준비할 뿐이다. 물로 병까지 고칠 수 있을 정도로 시대가 발전한 것은 환영이지만 물을 물처럼 왈칵왈칵 마실 수 있었던 그 때가 정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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