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꼭 한 번 스위스에 가 보고 싶어.' 언제였던가, 엄마는 소녀같은 표정으로 수줍게 말씀하셨다. 부모님 세대라면 대부분 그러시겠지만 우리 엄마도 제대로 된 해외여행 한 번 못해보셨는데, '스위스'라는 나라가 가진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미지와 '스위스~'라고 발음할 때의 산뜻함이 무작정 그 나라를 사랑하게끔 만들어 준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스위스' 해 보니어느 시에서처럼 맑은 휘파람 소리가 나는 듯도 하다.
나는 철없는 시절에는 엄마와 다투기도 많이 했지만, 사춘기를 겪고 성숙해지면서 점점 더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다. 엄마로서의 삶과 아내로서의 삶, 그 속에서 정작 엄마 자신으로서의 삶은 잃어버리신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했다. 엄마에게 소녀 시절의 수줍음을 떠 올리게 해 준 스위스. 엄마와 내가 유럽여행명소인 스위스를 여행하게 된다면 모녀가 아닌 친구의 모습으로 스위스의 곳곳을 여행해 보고 싶다.
스위스관광청에 들어가서 이곳저곳 기웃거려보니 내가 몰랐던 스위스의 이모저모를 알 수 있었다. 유럽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스위스이기에 젊은 사람들처럼 배낭을 매고 짧은 기간동안 여러 나라를 둘러보기에 무리가 되는 부모님께는 스위스가 더할 나위 없이 좋고 편하단다. 부모님여행으로는 작은 유럽인 스위스가 제격이겠다.
스위스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퐁뒤, 한국에서는 어마어마한 가격때문에 엄두도 못냈지만 그 곳에서만은 여러 종류의 치즈 맛에 푹 빠져보고 싶다. 고소하고 영양 좋은 치즈라면 엄마도 좋아하실 테니 엄마와 함께 우아한 숙녀가 되어 늦도록 수다를 떨며 맛있게 먹어보고 싶다.
아,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파. 요즘 엄마와 진솔한 얘기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뜨뜻한 탕속에서 묵은 피로가 싹 가시도록 오래오래 얘기 나누며 목욕하고 싶다.
히힛, 엄마와 스위스 여행을 한다면 동양 여성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서양 남자들과 아빠 몰래 근사한 저녁식사를 해서 우리 둘 만의 비밀스러운 추억을 만들고도 싶다. 스위스에는 유람선을 타며 근사한 저녁 식사를 즐기는 디너크루즈가 있다고 하니, 석양지 지는 낭만적인 호수를 바라보며 동양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엄마와 둘만의 여행을 할 생각을 하니 생각만으로도 가슴 한 구석이 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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