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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내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흠흠...좀 과장인 것을 인정한다^^;;)

여자의 피부는 권력이라고 했던가? 내 피부는 평소에도 권력은 커녕 권위마저 없는 평범 그 자체지만 갑자기 여러 개의 사건이 터져서 그것을 수습하느라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스트레스에 휩싸였더니 결국 피부가 반란을 일으켰다!!!!!!


정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여드름이 온 얼굴을 뒤덮었다. 불과 2주 사이에!!! 주위에 내 안부를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줄 그동안에는 미처 몰랐었는데, 사람들은 모른척 해 주길 바라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만 보면 피부 얘기를 꺼 내서 내 가슴마저 들쑤셔 놓았다.

점점 더 심해지는 피부 상태를 무시할 수 없어서 나는 1단계로 피부관리실을 등록했다. 독일에서 수입해 온 고급 아로마오일을 사용하는 에스테틱이란다. 피부관리라는 것은 그 자체로도 참 호사스러워서 받는 내내 안락하고 평안한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비싸다는 독일제 아로마오일이 내게는 맞지 않는 제품이었는지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멍게가 돼서 5회만에 피부관리실을 그만 두어야 할 지경이 됐다.


2단계는 피부과.
관리실에서 피부과로 옮겨 의학의 힘을 빌어야 할 정도로 내 피부는 말이 아니었다. 이 쯤 되니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모르는 사람도 내게 말을 걸어온다. 이목구비는 예쁜 얼굴인데 피부가 너무 안 좋아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아줌마들... 제발 그냥 지나쳐주지 -.-; 피부과에서는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마법을 부리듯 피부를 어여쁘게 만들어준다는 '알라딘필'을 권했고 3회 관리에 3회 진정을 격주로 받기로 했다. 미세한 침이 피부속에 침투하여 얼굴 속부터 뽀얗게 만들어준다는 마법의 필. 정말 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어라 설명할 수도 없을 만큼의 따끔거리는 고통을 참으며 6주를 버텼지만, 결과는 실패. 물론 엉망이었던 피부가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았으며, 정상괘도로 돌아오기는 했다. 그러나 많은 돈을 들인만큼의 드라마틱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3단계는 한의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으나 만족할만한 결과(평범 그자체였던 내 피부로 돌아가는 것 -.-;;)를 얻지 못했던 나는, 마지막으로 평소 친분이 있던 한의원을 찾아가서 무시무시하게 한숨을 내쉬며 하소연을 했다. (물론 비용을 아껴보려는 심산이었다.) 한의원에서는 침술과 병행하여 나에게 무시무시한 제의를 해 왔다. 쉽게 말해서 얼굴에 부황을 뜨는 것!!!!!!!!!!!!!!!!! 어깨나 등에 부황을 뜨는 것과 같은 원리로 여드름이 난 부위를 바늘로 콕콕 찌른 후에 나쁜 피를 빼 내는 것이다. 너무 아픈 시술이기 때문에 마취 크림을 얼굴에 발라야만 한다. 3번 정도 시술을 받았다. 고여있던 고름까지 함께 빠지기 때문에 시술 후 3~4일이 지나면 여드름이 한결 가라앉아 있는 것을 느끼지만 그래도 별로 권할 만 한 것은 아니다.


4단계 포기!!!
지칠대로 지친 나는 그냥 포기하고 피부에 집중됐던 신경을 분산시키기로 했다. 그 사이 나를 곤란하게 했던 여러 일들도 다 해결됐고, 집에서 놀고 먹으며 잠도 실컷 잤다. 물도 많이 마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그랬더니 반항했던 피부가 얌전해지기 시작했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쉬기만 했는데말이다.

누구나 다 안다. 피부의 적은 스트레스라는 것을. 돈 들이지 않고도 피부를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우리는 다 알면서도 너무 시시한 나머지 우리는 이 방법을 믿지 않는다. 피부를 좋게 만들고자 나는 점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결과는 피부를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좋은 음식과 충분한 물. 그리고 피로를 풀어줄 숙면이면 그만이었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1g 날리면 피부는 1g 좋아진다. 명심하자.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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