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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맹꽁이'
'아니야, 나도 다 알고 있었다고!'
'야, 야, 당연하지! 당연히 알고 있었겠지만 알고 있는 걸로는 부족해. 툭 치면 바로 툭 나와야지! 지금이 어떤 땐데. 이제 얼마 안 남은 거 몰라?'
'아무리 그래도 애 엄마한테 맹꽁이가 뭐람'


늦은 아침 간단히 샌드위치와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기 위해 언니와 함께 편의점에 들렀다. 계산을 마친 후 매장 안쪽에 마련된 간의 식탁에 앉아 김밥을 우물거리며 두리번대다가 언니의 새된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니 언니가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혼자 흥분해 있다. 언니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실제 크기와 흡사한 김연아가 예의 고혹적인 자태로 우아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저게 뭐냐고 딱 한 마디 물었다가 정신없는 맹꽁이로 전락한 것이었다. 언니는 어느새 포스트잇을 가져다가 정성껏 글을 쓰고 있었고 다시 보니 연아양의 패널 아래엔 응원글로 가득찬 포스트잇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김연아 파이팅, 힘내요', '언니가 제일 예뻐요', '금메달이 아니어도 괜찮아요','벤쿠버 동계 올림픽 기대할게요'


벤쿠버 동계 올림픽, 헉! 오늘이 며칠이지? 그러고 보니 벤쿠버 동계 올림픽이 열흘남짓 남았다. 13일에 개막식을 하니까 이제 곧!! 때로는 귀엽게 때로는 매혹적으로 2009년 우리의 답답한 마음을 위로해주던 김연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느냐 못 따느냐 긴장되는 이 시점에서 넋 놓고 앉아 있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진짜 너무했다. 맹꽁맹꽁맹꽁...... .

동계 올림픽에 피겨스케이팅만 있겠냐마는 나의 관심은 온통 피겨와 김연아에 쏠려있다. 작고 가녀린 몸에서 어찌 그리도 강인한 힘이 나오는지, 스무살 밖에 안 된 소녀가 어쩜 그렇게 농익은 표정들을 쏟아내는지 별 볼 일 없이 삭막했던 2009년 우리는 연아에게서 참 많은 것을 얻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실수를 이겨낼 수 있는 의연함,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때의 말할 수 없는 영광...... 우리에게 힘을 주었던 연아를 이제는 우리가 응원할 때가 왔다. 2월 24일 한국 시각 오전 9시 30분(현지 시각 23일 오후 4시 30분) 연아양을 목청껏 응원하자.

2010년 현재 피겨스케이팅의 여왕은 단연 김연아이며 이번 벤쿠버 동계 올림픽에서도 당연히(?) 연아가 금메달을 차지하겠지만(부담갖지는 말아요, 연아양) 역대 피겨스케이팅의 여왕들엔 어떤 얼굴들이 있을까?

1. 소냐 헤니(노르웨이)




역대 가장 아름다웠던 선수가 아니었나 싶다. 1928년부터 1936년까지 올림픽에서 3연패, 세계 피겨 선수권에서 10연패라는 엄청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소냐 헤니는 겨우 열 다섯의 나이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국민 영웅이 되었다. 특유의 귀여움과 관능미를 동시에 갖추어서 김연아와 가장 비슷한 선수인것 같다. 은퇴후 배우의 길로 들어서면서 더욱 화려한 삶을 살았던 소냐 헤니다.

2. 카타리나 비트(독일)




피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영원히 잊을 수 없을 '카르멘'으로 카타리나 비트는 올림픽 2연패(1984년, 1988년)를 거머쥔다. 그녀가 탱고 음악에 맞추어 '경기'가 아닌 '연기'를 하듯 쏟아냈던 열정적인 몸짓은 피겨의 예술성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기도 했다.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기에 급급했던 당시로서는 카타리나 비트의 숨막히는 스케이팅 실력을 따라올 자가 없었다. 월드챔피언십 우승 4회, 동계 올림픽 금메달 2회라는 엄청난 기록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현재에도 과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사회사업을 하고 있다.

3. 미셸 콴(미국)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피겨 선수인 미셸 콴은 김연아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여러 언론에 소개됐기 때문에 피겨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아사다 마오만큼 친근한 인물. 비록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세계선수권 우승 5회, 전미선수권 우승 9회를 포함해 43회 우승이라는 전례없는 기록을 세워 미국 역사상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게 된다. 부드럽고 우아한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나며 감정 표현이 매우 풍부하여 보는 사람들까지 동화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다.

다음은 역대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들의 연기이다.


*2006년 토리노,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사라 휴즈(미국)


*1998년 나가노, 타라 리핀스키(미국)



*1994년 릴레함메르, 옥산나 바이울(우크라이나)



*1992년 알베르빌,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



*1988년 캘거리, 카타리나 비트(독일)


*1984년 사라예보, 카타리나 비트(독일)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아넷 푀츠시(독일)




2010년엔 부디 연아양이길, 부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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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을 하나 둘 꼽다가, 계산기를 다다닥 두드리다가, 새삼스레 달력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결국 터져 나오는 것은 걱정어린 한숨이다. 지금쯤 우리 나라 모든 아내들의 모습이 바로 이렇지 않을까? 설날이 바로 코 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내들은 명절 준비로 한창일텐데 그 중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바로바로 설 선물일 것이다.

얇아진 지갑 탓에 가격을 어느 정도로 맞추어야 할 지에도 눈치 작전을 펼쳐야겠지만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을 사는가리라. 명색이 선물이니까 받는 분들의 기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만 한다. 별 거 아니라는 듯 슬쩍 내밀겠지만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대감을 갖도록 만드는 것, 열어 보는 순간 함박 웃음을 짓게 만들 만큼 그럴싸한 것, 그러면서도 가격은 착한 것! 바로 이런 선물을 찾아내는게 똑순이 아내인 내가 이번주 안으로 해내야 할 최대의 숙제이다.

우리 부부는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데, 나는 역시나 어른들께는 '건강'을 위하는 제품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해가 거듭할 수록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의 주름살과 흰머리가 늘고 그것을 보는 우리들의 한숨도 늘지만 늘 곁에서 지켜드리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이런 우리의 마음을 담아서 조금이나마 더 건강하게 지내시라는 뜻을 선물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내심 기대하시는 건강 관련 선물은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사 달라고 말씀하시고는 싶으나 가격 때문에 쉽게 말씀하지 못하시는 게 홍삼인 것 같다. 한국산 인삼의 우수성은 세계인이 이미 인정을 했다. 항암 효과, 항당뇨 효과, 항스트레스 및 항피로효과, 거기에다 노화방지에까지 효과가 있는 것이 인삼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인삼을 홍삼으로 만들면 그 효과가 월등해진단다.

인삼을 증기로 찌는 과정을 거쳐 홍삼으로 만들면 인체에 유익한 새로운 성분이 더 생기며 소화 흡수도 더 잘 된다고 한다. 게다가 홍삼에는 요즘 광고에 등장해서 몸에 좋다고 널리 알려진 '사포닌'이 수삼이나 백삼 등 다른 어떤 인삼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단다. 인삼은 몸에 열이 있으면 안 좋지만 홍삼은 남녀노소 누구나 복용해도 좋으니까 이번 명절 선물로 홍삼 제품을 선물해 드리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러나 홍삼은 가격이 너무 사악한 것이 문제였다. 어떤 것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몸에 좋은 홍삼이라고 하여 딱 한 번 마시는 것으로는 효과를 볼 리 없다. 약이 아니라 식품이기에 아침, 저녁으로 꾸준히 지속적으로 먹어야만 된다. 그런데 광고를 빵빵하게 하여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 제품은 너무 비싸서 절대로 오랫동안 먹을 수는 없다. 나는 비록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성분 함양은 더 좋으면서도(홍삼 100%) 가격은 착한 정성원 홍삼을 찾아냈다.


'정성원'에서 나온 매일매일 8시 홍삼타임은 홍삼의 대중화를 선언하고 나온 제품인 만큼 마시기 쉽도록 다양하게 마련이 돼 있는데, 홍삼 오리지널, 허니, 천마가 그것이다. 홍삼 오리지널은 농축액 100%로서 농축액을 직접 타 먹을 수도 있고 더 쉽게 마실 수 있도 파우치와 차 형태로도 나와 있다. 허니는 홍삼에 꿀이 들어 있어서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원액과 차 형태로 나와 있다. 천마는 이름 그대로 홍삼과 천마가 섞여 있는 것인데 좀 더 새로운 것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탄생했으며 원액과 겔의 형태로 나와 있다.

농축액도 좋지만 홍삼을 차 형태로도 타서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참 반가웠다. 농축액의 형태가 우리에게는 가장 익숙하지만 마시기에 번거로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식사 후에 차를 마시듯 쉽게 한 잔 타서 마실 수 있고 취향에 따라 종류를 고른 후 하나 혹은 두개를 넣으면 되니 입맛 맞추기도 참 간편하다.



아직 명절이 되기 전이지만 얼른 드리고픈 마음에 부모님께 선물로 가져다 드렸다. 내가 계획한 대로 별 것 아닌 듯 무심히, 그러나 사실은 굉장히 기대 되게 끔 포장을 해서 말이다. 역시나 부모님께서는 홍삼 제품을 한아름 받으시곤 기쁨의 웃음을 감추시지 않으셨는데, 이때를 놓치지 않고 한 마디 덧붙여 드렸다.

지금까지 드신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홍삼 100%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말이다. 유명한 브랜드 제품에는 홍삼이 60% 정도 밖에는 들어 있지가 않고 나머지는 유당이나 비타민 C, 그리고 생뚱맞게 대추농축액이 들어 있었다. 사실은 푸짐한 내용물에 비해 착한 가격으로 샀지만 100%라고 말씀드리니 엄청나게 감격해 하신다.

몸에 좋은 것이 입에 쓰다는 것을 철저하게 믿고 계시는 아버지께는 홍삼 오리지널을, 엄마껜 달콤한 허니를 타서 드렸는데 아주 맛있게 잘 드셨다. 하루 2번 이름대로 아침 저녁 8시에 꼭꼭 챙겨드시라고 마지막 생색을 내고 나서야 홍삼 시음회를 마쳤다.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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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께 드리는 명절 선물로는 역시 홍삼만한 것이 없으며 성분과 가격 다 따져 보면 역시 정성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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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넷의 여자가 스물 넷의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리다니 실제로도 정말 가능한 일일까? 그가 범이 처럼 웃어만 준다면, 내 가슴도 박진희의 가슴처럼 콩닥콩닥 알 수 없는 감정들로 두근거릴 것만 같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처음 봤던, 애인 줄로만 알았던 김범이 어느새 성장해서 누나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 유명했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보지 않아서 범이가 그 속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드림'을 보면서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었다.

드림에서 김범은 수컷(?)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격투기 선수로 출연을 했었지만 일부러 거친 척 하는 폼세가 무언가 어색했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운동을 할 때 흘리는 땀방울을 보면서 매력을 느낀다고 하던데 어린 여자 아이들에게는 그의 모습이 멋져 보였을 지 몰라도 누나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극중에서도 그의 팬클럽은 여고생 뿐이었고 손담비에게는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지만 거절당했듯 말이다.(끝까지 보지 않아서 나중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내가 손담비였어도 어리광쟁이 막내 동생 쯤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풋내를 숨길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미성숙. 드라마의 성숙도도 별로 인 것 같아서 중간 정도까지 보다가 말았었다. '드림'이 종영한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그새 김범은 몰라보게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요즘 내가 열광하는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김범은 인디밴드계의 천재 뮤지션 하민재로 출연한다. 사랑에 대해 냉소적이고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른바 '선수'인데, 때론 자상하게 때론 무뚝뚝하게 여자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훔쳐 버리는 특기를 가지고 있다. 오랫만에 내가 완전히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났고 드라마가 박진희, 왕빛나, 엄지원 등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들로 완벽하게 구성되었다는 사실에 더 신나있었다. 그러다가 박진희의 상대가 풋내나는 김범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땐 '왜왜왜'하며 절규했었다.


김범 때문에 감정이입이 어려울까봐 혼자서 못내 아쉬워하며 1회부터 야금야금 봐 왔다.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이미 결혼한 내가 보기에도 정말 재미있다. 가장 마음이 가는 것은 역시 박진희이지만 엄지원도 귀엽고 왕빛나는 멋지기까지 하다. 시간이 흘러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 수록 김범을 보는 내 시선도 달라졌다. '흐음 그런대로 괜찮군, 짜식 꽤 늘었는데'하다가 어느새 꼴까닥 넘어가 버린 것이었다. 극중 하민재가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여자라도 자신을 미치도록 사랑하게끔 만들 수 있다고 단언했던 것처럼 말이다.

드라마 중에는 이런 독백이 나온다. 민재(김범)에게 점점 끌리는 신영(박진희)의 독백이다.

나한텐 시간이 멈추고 이 남자한텐 시간이 후딱 흘러서
내일 아침 우리가 동갑이 돼 있으면 어떨까요?
내가 이 사람 나이로 돌아가긴 싫어요. 그 동안의 맵고 쓴 시간들을 어떻게 다시 겪어...... .
난 지금 내 나이가 좋아요. 이 나이를 품어 줄 남자가 없을 뿐.
이 아이한테 끌리는 마음이 두려울 뿐, 내 나이가 죄는 아니잖아요.
이 나이에도 이런 떨림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연애에 감을 잃어 심한 현기증을 느끼는 이신영입니다.


극중에서 이신영은 서른 넷, 하민재는 스물 넷이다. 열 살이라는 터무니 없는 나이 차가 참 속상하지만, 나는 이 둘이 아름다운 사랑을 하기를 바란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조금씩 조금씩 민재에게 빠져 들 신영과 조금씩 조금씩 신영을 사랑하게 될 민재. 누나의 눈에는 어릴 적 받은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나 때로는 가엾은 마음에 보듬어 주고 싶은 민재, 가끔은 어깨가 참 넓고 믿음직스럽게도 보여 맘 놓고 한참 기대 쉴 수도 있을 것 같은 민재, 그런 민재 역을 김범이 해 줘서 참 다행이다.

어느새 훌쩍 성장하여 눈부신 미소를 뿜어내는 민재, 김범이 누나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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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부엌이다. 밝은 색상이 우선 마음에 들고 거실과 연결돼 있어서 식사를 준비하거나 음식을 만들 때 거실에 앉아 있는 다른 사람들과도 쉽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ㄷ'자형 싱크대는 수납공간도 넉넉하고 음식을 만들 때 각종 재료들과 조리 도구들을 마구 꺼내둘 수 있을 만큼 여유로워서 좋다. 특히나 아기를 거실에 눕혀 두고서 일을 해도 몇 발자국만 옮기면 아기의 움직임을 훤히 볼 수 있어서 무척 안심이 된다.

우리집 부엌이 가장 흐뭇하게 느껴질 때는 손님을 초대했을 때이다. 부엌이 환하고 깔끔해 보이니까 변변찮은 세간도 그럴싸해 보이고 더불어 안주인인 내 감각까지 돋보이게 만들기 쉽다. 그리고 'ㄷ'자이기 때문에 부엌의 속사정은 가려져 잘 보이지 않지만 왔다갔다 하면서 손님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가져다 줄 때도 이야기의 흐름을 다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들 대접하느라 같이 어울리지 못하는 것 만큼 처량한 것도 없다.


반면 시댁에서 가장 끔찍한 곳도 부엌이다. 오래된 아파트라서 싱크대가 낡고 구식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수납 공간이 엉망이어서 좀처럼 필요한 것을 찾을 수가 없다. 지금이야 많이 나아졌지만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시댁을 방문했을 땐 땀 깨나 흘렸다. 갓 결혼한 새색시들은 시댁에 발을 내딛는 순간 긴장하게 마련인데, 솜씨 좀 발휘한답시고 혼자서 된장찌개라도 끓일라치면 어찌나 부담스러운지 식은땀이 줄줄 흐를 지경이 된다.

몇 가지 안 되는 채소를 다듬었을 뿐인데도 조리대는 엉망징창이고 긴장한 탓인지 재료를 다 넣고 완성된 이후에도 맛이 영 안 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좁아 터진 싱크대 때문에 속이 터질 지경이고 몰래 조미료라도 좀 넣어야겠는데 도대체 어디에 꼭꼭 숨었는지 머리카락도 안 보인다.

째깍째깍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식사 준비는 끝날 기미도 안 보이고 그럴 땐 남편의 도움이 절실한데, 구식 부엌은 대부분 다른 공간과 단절이 돼 있어서 남편을 부르기도 너무 힘이 든다. 눈을 질끈 감고 텔레파시를 보내봐도 남편은 감감 무소식, 용기를 내 헛기침을 해 봐도 눈치 없는 남편이 알아차릴 리 없다. 까치발을 들고 거실 쪽을 기웃거리다가 천신만고 끝에 남편과 눈이 마주쳤지만 시댁 부엌을 잘 모르는 것은 남편도 매한가지이다.

지금에야 시댁의 부엌 살림 정도는 깔끔히 '접수'해 버렸지만 여전히 구식 부엌에는 불만이 많다. 조금만 고치면 훨씬 쾌적한 환경에서 기분좋게 부엌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침 내가 와이프로거로 활동 하고 있는 한샘에서 부엌 공사 이벤트를 하고 있기에 얼마전 시댁에 갔을 때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자연스레 어머님께 보여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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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부엌 공사를 하지 않아도 상담만 받으면 부엌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우리 시댁에 딱 알맞는 이벤트이다. 이벤트는 2월 28일까지이지만 나는 이왕이면 명절이 시작하기 전에 얼른 상담을 좀 받았으면 좋겠다. 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기 전에 깔끔하게 부엌을 새단장 한 후 새로운 마음으로 새 밥을 해 먹으면 더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음식 준비로 한창일 명절 전에 공사를 끝내버리면 지지고 볶고 삶고 데치는 일이 한결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시어머님께 적극적으로 말씀드려 봐야겠다.

아, 혹시나 어두침침, 퀴퀴칙칙한 부엌 때문에 고민이 심하셨던 분들은 좋은 이벤트이니 한번 참여해 보시기를 권해드린다. 어쩔 수 없이 안주인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부엌이니 만큼 이 공간을 그저 밥 해 먹고 설거지 하는 곳으로 치부해 버리면 곤란하다. 여자라면 누구나 들어서는 순간 기분까지 좋아지는 부엌, 너무 예뻐서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은 부엌을 꿈꾸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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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추적에서 산후우울증을 다룬 '아가야 미안해' 편이 방송되자, 고만고만한 아기들을 키우는 내 또래 엄마들 사이에서 새삼스럽게 산후우울증이 화제로 떠올랐다. 방송에서는 겉보기에 특별한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던 한 여성이 3개월 된 아기를 강물에 던지고 뒤이어 자신도 몸을 던진 무서운 사례가 나왔다. 산후우울증을 아주 심각하게 앓는 산모들의 30%가 아기를 해치고 70%가 자신을 해친단다. 심하면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는 것이 산후우울증이니 별 것 아니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너무 무,섭,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저 의사 선생님의 지긋한 눈매를 몇 초간 바라봤을 뿐이다. 그런데도 나는 나 조차도 영문을 모르는 울음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토해내기 시작했다. 다른 산모들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랄 것도 없었다. 그 자리에 있던 막 출산한 산모 열 명은 무엇이 그리도 서러웠는지 한나같이 어깨를 들썩이고 입술을 씰룩이면서 한참을 울었다. 마지막 울음까지 실컷 쏟아내고 나자 이번엔 웃음이 났는데 웃음이 번지는 속도는 울음보다 더 빨랐지만 이번에는 모두들 그 이유를 알았다. 영문 모를 눈물에 대한 민망함이 만들어 낸 웃음이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있던 산후조리원 프로그램 중에는 산후우울증에 관련 된 것이 꽤 있었다. 출산 후 누구나 겪는 산후우울증에 대한 정보를 주고 미술치료를 2번 받게 해 주는데, 마침 조리원에 와 있던 남편에게 손을 흔들며 방을 나설 때만 해도 몰랐다. 그저 이미 지불한 산후조리 비용에 포함돼 있는 것이어서 '본전' 생각에 간 것이었지 손톱만큼도 우울하다는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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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감은 호르몬과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출산직전과 직후 거의 모든 산모들은 우울감을 경험한다. 그저 알아채지 못할 뿐. 첫 아이를 출산하는 엄마일 수록 더 심한데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10개월 동안의 임신 기간을 거치고 무시무시한 산통을 이겨내고 출산을 했으니(나처럼 제왕절개를 했을지라도) 얼마나 엄청난 경험을 한 것인가.

출산 후 갑자기 배가 허전해지고 통증은 계속되며 그러나 체중은 별로 빠지지도 않고 오히려 얼굴은 더 부으며 갓난 아기의 울음에 덜컥 겁이 나는데도 젖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아기를 어떻게 안고 달래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병원을 퇴원해야 된다. 모든 일들이 한꺼번에 시작되는데 어떻게 마음에 평온이 있을 수가 있겠는가.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이다.

나도 그랬다. 나는 우리 다솔이를 작게 낳았다. 2.84kg으로 태어난 다솔이는 왠일인지 먹는 것에 관심이 없어서 언제나 콜콜 잠만 잤다. 작은 입을 억지로 벌려서 젖을 물려도 골아 떨어지기만 할 뿐 좀처럼 먹지를 않았다. 당연히 적었던 몸무게는 더 빠지고 수분이 빠져나가서 자연스레 몸무게가 더 줄어드니 2.5kg이 간당간당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황달까지 오고 힘이 없는 다솔이는 더욱 젖을 빨지 못했다. 그럴 수록 내가 받는 스트레스의 양이 더 늘었났던 모양이다. 아기의 몸무게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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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치료를 받던 첫 날 '모자상'을 그려 보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난 별 생각 없이 쓱쓱 도화지를 채워나갔는데 다 그려 놓고 보니, 상의를 벗은 채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나와 다솔이였다. 그 무렵 나는 유두가 찢어지고 헐어서 옷을 입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고 그럼에도 아기의 몸무게를 생각하느라 내 상처를 돌볼 겨를이 없었다. 그림을 그릴 때만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아무말 없이 후두둑 눈물만 흘리게 된 것이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산후우울감은 누구나 다 경험하는 증상이다. 출산 후 2주 동안에 나타나는데 예민해지고 눈물이 많아지며 불안, 초조, 수면 및 식욕 장애를 겪는다. 정신적으로 고통이 심하지만 특별히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아기를 돌보는 데에 익숙해지고 푹 쉬고 잘먹으면 점차로 우울한 마음이 사라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 25% 정도는 우울한 정도가 극심해질 수도 있어서 문제다.

가족들은 산모를 보듬어주고 배려해야 된다. 육아를 산후조리도 끝나지 않은 엄마 혼자에게만 맡기지 말고 되도록 산모를 푹 쉬게 해 주어야 되는데 산모 자신도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출산 후 몇 주가 지났는데도 우울감이 지속되거나 더 심해지는 경우 혼자서 끙끙 맘 졸이지 말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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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kg으로 태어난 다솔이의 몸무게가 어느새 8.2kg이 됐다. 엄마를 알아보고 빙긋 웃어주며 반갑다고 손과 발을 버둥거리는 다솔이를 보며 우울감을 떨쳐버린지도 오래 됐다. 그래도 나는 낯선 의사 선생님 앞에서 주룩주룩 눈물을 쏟아내던 지난 날의 내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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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 보는 순간 쏙 빠져들게 돼 버린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 나왔던 이야기다. 극중 나반석(최철호)은 너무 반듯하고 순수해서 연애에 서툰 한의사인데, 자신이 반한 여자 이신영(박진희)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하기로 어렵게 결정한다. 영국에 일이 있어 다녀오면서 그녀를 기쁘게 할 선물을 하나 사 오는데 그것은 바로 초콜릿이다.

서른 넷의 남자가 동갑내기 여자에게 줄 귀국 선물로 고른 것이 초콜릿이라니, 그 남자 참 몰라도 너무 모른다. 편지 한 장 없이 달랑 초콜릿 한 상자를 선물하다니 좀 심하잖소!(아,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선물이 있다며 나반석이 며칠 전부터 약속을 잡았었고 이신영은 그것을 건네 받으러 인천공항으로 마중까지 나온 상황이다.) 친구들과 함께 선물을 열어 보았다가 당황한 이신영은 친구들과 일일이 초콜릿을 녹여 먹으면서 그 속에 들어 있을 지도 모를 '반지'를 찾는다.

첫 선물로 웬 반지? 하시겠지만, 열정이 넘쳐 앞서나가는 것이 '달랑' 초콜릿 한 상자 던져주는 것 보다야 낫다는 말이다. 내가 생각을 더듬어 봐도 초콜릿으로 좋아한다는 고백을 주고 받던 것은 초등학교 때나 하던 일이니까 말이다. 혹여 오해를 하실까봐 미리 말씀을 드리는데, 절대로 선물의 '가격'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초콜릿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너무 순수하다.


결국 선물이 정말 초콜릿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여자들은 몰라도 너무 모르는 이 남자를 폭탄으로 규정짓는다.(명색이 한의사인데.) 남자에 목숨거는 여자 정다정(엄지원)마저도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가면서 어떻게 이 남자와 사귈 수 있냐며 나반석을 거부했다.

참 애석하게도 여자들은 뻔히 알면서도 '선수'에게 마음이 끌리는 반면, 착한 것이 틀림없는 순진남을 보면 한숨부터 나올 때가 많다. 고급 기술을 구사하는 바람둥이를 만나 된통 당해 울지언정 순수한 폭탄남 때문에 속터지는 것 보다야 낫다고 생각한다. 너무 착해서 헤어지기가 죄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남동생이 적극 추천해서 보게 된 케이블 방송 '총각 연애하다'에 나오는 무수한 총각들도 청정지역에 살고 있는 순수남인 동시에 폭탄이다. 총각들과 소개팅을 한 여성들은 하나같이 남자들이 착한 것은 알겠는데 절대로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다고 고백한다. 내 동생은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방송이라며 '총각 연애하다'를 소개했지만, 내가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지라도 소개팅녀들처럼 행동을 했을 것이다.


연애경험이 전무하여 여자들의 마음을 전혀 들여다 볼 줄 모르는 순진한 남자들, 자신들의 실수 때문에 화가 나 있는 여성들을 보고 오히려 자신의 매력에 빠져있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가엾은 남자들, 여자친구들에게 줄 선물이라면 서른이 훌쩍 넘었어도 맨먼저 꽃 한 송이와 곰인형을 떠올리는 철없는 남자들, 여자들이 아무리 암시를 줘도 전혀 그녀가 원하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허허 웃기만 하는 속없는 남자들...... . 정말 미안하지만 폭탄이라고 부를 수밖에는 없다.

그러나 이들이 영영 폭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롤러코스터 중 '여자가 화났다'를 열심히 보면서 여자들의 심리 상태를 열심히 공부하고 주변에 친구인 여자들을 만들어 그녀들과 자주 교류하다보면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순진한 남자들은 다른 이유로 폭탄이 된 것이 아니라 너무 몰라서 폭탄이 된 경우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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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겨울이 되면 그냥 김치보다 국물이 있는 김치가 더 당기는지 모르겠다. 긴긴 한겨울밤 호호 불어가며 까먹는 뜨거운 고구마 때문인지, 뜨끈할 때 죽죽 찢어 먹어야 더 맛있는 고소한 부침개 때문인지, 무슨 까닭인지 잘 알 수는 없으나 짜릿하게 시원한 김치 국물이 그리운 계절이 맞긴 하다.

김치는 안주인의 솜씨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고 각 가정마다 기호가 달라서 선뜻 사서 먹기가 망설여지는 식품이다. 그런데 편의점과 마트에서 많이 봐 와서 눈에 익고 엠티 때도 자주 사 먹어 봤기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한울 김치가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이번에 한울에서 나온 한울나박김치를 먹어 볼 기회를 갖게 됐다.

한울나박김치는 조미료나 설탕을 넣지 않아서 처음 샀을 땐 별로 맛이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바로 개봉하여 먹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지만 이틀만 숙성시키면 그 맛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익힌 후 먹으면 왜 기호 다양한 사람들이 한울 김치는 믿고 사 먹을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익을 수록 더 깊은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이 나박김치를 삶은 감자나 고구마와, 찐 계란과 만두와, 뜨거운 부침개나 볶음밥과 함께 먹으면 진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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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지에 들어 있는 나박김치를 김치통에 넣었는데 100% 우리 농산물인 배추, 파, 무가 적절하게 들어 있어 보기에도 맛있어 보였다. 급한 마음에 한 국자 떠서 먹어 봤는데 숙성 시키기 전이라 다소 심심한 맛이었다. 어른들 말씀을 들어 보니 조미료가 덜 들어갔기 때문에 그렇단다. 그래서 익을 수록 더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것이란다. 한울에서는 주문을 받으면 그 즉시 담가서 보내주기 때문에 처음 맛 보았을 때 풋풋한 맛이 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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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맛있게 익은 한울나박김치를 예쁜 그릇에 덜어 내니 더욱 먹음직스럽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담아낼 때도 정성을 들여야 한다. 뭐, 국자로 그냥 떠내기만 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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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에 깔려 있는 흰 종이는 종이호일이라는 것인데 기름을 쫙 빼줘서 고기나 햄을 구을 때 깔아 주면 좋대서 샀더니 고기가 익기되 전에 다 타버려서 별로 효과를 못 봤다. 광고에 비해 별로였던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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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삼겹살이 올려졌고 지글지글 맛있는 소리를 내며 군침돌게 익어갔다. 다른 밑반찬들도 있었지만 주로 고기에 관심이 집중되는 순간이다.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이긴 하지만 삼겹살만 먹으면 다소 느끼할 수도 있는데 이럴 때 꼭 필요한 것이 입안을 시원하고 개운하게 만들어 주는 나박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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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먹기 심심한 음식들(군고구마, 찐 달걀 등)과 먹어도 참 좋지만 삼겹살과 같이 기름진 음식과 같이 먹을 때 최고의 궁합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제는 매끼니 한 그릇씩 꼬박꼬박 먹고 있는 나박김치,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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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 영화 <300>에 나왔던 울룩불룩 멋진 복근들(?)을 구경할 수 있다는, 아니 어쩌면 그 보다 훨씬 더 멋진 근육들을 볼 수 있을거라는 소문을 들었지만, 남편도 진짜 멋지고 재미있는 드라마라며 같이 보자고 권유했지만, 나는 원래 추노를 보지 않는다. 내가 좀 삐딱한 경향이 있어서 다들 재미있다고 열광하는 드라마에는 괜히 더 관심이 없어진다.

그러다 어느 날 이다해의 모자이크 때문에 게시판이 들썩거렸던 바로 그 날, 우연히 물을 마시러 거실에 나왔다가 별 생각없이 텔레비전 쪽으로 눈을 돌렸다가 이상하게 희뿌연 것을 보았다. 우리집 텔레비전이 너무 작아서 한 눈에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것이 무얼까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모자이크라는 것을 알게 됐다. 드라마에 웬 모자이크?

낌새가 이상해서 다시 보니 이다해의 표정이며 몸짓이 심상치 않다. 헉! 그래서 모자이크가? 머릿속으로 '19금' 딱지가 지나가고 아이들도 방송을 볼 이 시간에 어찌 저런 장면을 여과없이 보냈을까 하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한참을 들여다 보며 정신을 좀 차린 다음에야 이다해가 '아팠으며' 그래서  그것 때문에 '고통스러워' 했으며 치료를 위해 '벗겼으며'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원치 않은 부분이 드러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사상이 응큼해서 괜시리 이상한 생각부터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드라마의 흐름을 타지 않고 딱 그 장면부터 불쑥 보게 된다면 누구나 그런 오해를 할 수 있게끔 연출이 됐다. 아픈 연기를 뭘 그리 요염하게 했는지...... .

역시나 드라마가 끝난 후 게시판은 온통 이다해의 노출에 관한 이야기로 도배가 됐다. 모자이크 때문에 더 야했으며(동의요!!) 필요하지 않는 부분이었으며(음, 그럴지도...... .) 언년이(이다해)인 주제에 너무 예쁘고, 언년이는 아픈 상황에서도 신부 화장을 하고 있어서 극에 몰입할 수 없다는(그걸 알고 있는 당신은 분명히 여자!?!) 내용으로 드라마 추노의 중에서도 주로 이다해에 관한 의견만 잔뜩 올라왔었다.

그리고 오늘 또 한 번 게시판이 난리가 났는데 여론을 의식한 연출팀에서 이번에는 이다해의 상반신에 모자이크를 씌우지 않은 까닭이었다.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올라 온 기사에서 사진으로만 문제의 장면을 보았다. 그냥 넘길 수도 있고 문제를 삼을 수도 있는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가 어려운 장면이었다.

분명히 야하긴 하지만 이 정도의 상반신 노출은 식상하리만큼 많이 봐 온 것이기 때문이다. 사극의 노출신에는 정해진 틀이 있는지 여주인공들은 아파서 벗든, 씻으려고 벗든, 옷을 갈아 입으려고 벗든 꼭 그만큼씩 상반신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다해가 처음은 아니다. 역사가 있는 노출신인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진심으로 우스운 것은 내용상 어쩔 수 없는 노출신이라고 하기엔, 한복을 여민 폼새가 너무 속보이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다 안다. 어떻게 할 때 추노 이다해처럼 상반신이 드러나는지 말이다. 한복을 입어 본 사람이라면 그 부분을 감출 수도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다 알 것이다. 이다해가 너무 풍만하기 때문에 한복 치마를 입으면 자연스레 그런 상황이 된다고 변명한다면?(선수끼리 왜 그러세요?) 그건 정말 변명일 뿐이다.

의도적으로 가슴이 부풀려지도록 가슴 중간에 한복 치마를 입고 여몄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나온 것이다. 그러니 내가 웃을 수밖에...... .

언년이가 오지호를 꼬일 생각이 없었다면 굳이 불편하게 가슴 중간에다가 한복을 걸쳐서 입었을까? 옛날 사람 중에 저고리를 의도적으로 벗을 계획이 없는 여성이라면 가슴 가장 위 쪽에다 치마를 입지 않았을까? 그렇게 입는다면 제아무리 황진이라 할 지라도 모자이크를 할 정도로 민망한 그림이 연출되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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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가 시작된다는 말은 피부에 주름이 생긴다는 말과도 비슷하지만, 또한 피부가 힘이 없어 축축 늘어진다는 말과도 동일하다. 탄력이 줄어들어서 늙어버린 얼굴에 나타나는 특징은 모공이 두드러지는 것인데, 무섭게도 누구나 20대 중반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시계를 아무리 되돌려 보아도 세월이 흐르는 것은 막을 수 없듯 제 아무리 양귀비라도 노화가 진행되는 것을 멈출 수는 없다. 그런데도 우리가 얼굴을 매일 들여다보고 정성껏 매만지면서 가꾸는 까닭은 노화를 결코 멈출수는 없지만 그것을 늦출 수는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늙어갈 수 있다는 것! 여성들에게 이것보다 더 근사한 일이 또 있을까? 또래 친구들보다 단연 어려보이고 심지어 꽤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보다 더 앳되보일 수 있다면 우리 여성들은 얼마든지 대가를 지불하려고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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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으로 살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돈, 시간, 정성' 내 생각에 이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큰 돈을 들여서 피부과 시술을 받지 않더라도 매일 꾸준히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정성을 들이면 피부는 분명히 보답을 하기 때문이다.

이론은 참 잘도 알면서 왜 그리 실천이 어려운지 거울을 들여볼 때마다 모공이 눈에 띄게 커져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게으름과 귀찮음 때문에 못 본 척 외면하다가 드디어 피부 관리의 날을 지정하기로 했다. 이번에 스킨 아일랜드에서 체험단을 백명이나 모집한다기에 얼른 신청을 했더니 나에게 꼭 필요한 포어 타이트닝 팩을 보내 줬다.

주 1~2회 세안 후 스킨으로 피부결을 정돈한 다음, 적당량을 덜어내어 얼굴 전체에 얇게 펴 바른 후, 10~15분 정도 뒤에 미온수로 헹궈내기만 하면 된단다. 모공 관리를 하는데 드는 시간은 일주일에 겨우 30분 남짓. 이 시간 동안만 정성을 쏟아도 피부는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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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어 보니 고운 진흙처럼 입자가 작은 팩이 나왔다. 손으로 떠서 얼굴에 얇게 바르는데 발림성도 아주 좋았다. 박하가 들어 있어서 더 기분이 좋았는데, 왠지 박하향은 피부를 치료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시간이 지나니까 팩이 마르면서 모공도 같이 조여 드는 기분이 들었다.

스킨아일랜드의 '퍼펙트 포어 타이트닝 팩'은 피부 청결과 영양 공급, 모공을 한 번에 가꾸어 주는 팩이란다. 이 팩은 모공 깊숙히 쌓인 피부 오염 물질을 깨끗하게 제거해 주고 모공을 꽉 조여 준단다. 또한 식물성 원료들을 잘 조합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피부 자극을 최소화 했으며 천연보습인자로 인해 맑은 피부로 거듭날 수 있게 도와준단다. 딱 내가 찾던 화장품이다.

사용설명서에는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조금만 사용하라고 써 있었는데, 사진으로 찍기 위해서 나는 듬뿍 발랐다. 워낙 입자가 고와서 갯벌에서 진흙 장난을 칠 때 금세 말라버리는 것 처럼 '퍼펙트 포어 타이트닝 팩'도 금방 색이 옅어져 버려서 사진상으로는 잘 안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얼굴에 팩을 듬뿍 바른 채 남편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니, 으하하 웃으면서 '아바타' 같단다. 영화는 못 봤지만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분장한 것은 봤기에 나도 얼른 알아챘다. 그러고 보니 좀 비슷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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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미지근한 물로 씻어 내고 반들반들해진 얼굴에 기초 화장품을 바르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아지던지, 일주일에 2번 꼭 이 팩을 사용하리라 또 한 번 다짐했다. 피부는 시간을 들여 정성을 쏟는 만큼 좋아진다. 일주일에 30분씩만 피부에 투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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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만인 지 모른다. 오직 나 자신을 위한 책을 읽은 것이. 남편이 육아책을 한 보따리 선물(?)해 주어서 숙제하듯(뭐,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서도) 읽거나 남편의 책장에 꽂힌 경제, 경영 책 중 제목에 끌리는 것들만 골라서 읽다가 포기하다가를 반복했었다. 나를 위한 책,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소설책은 어떤 게 마지막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막연히 '시간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워낙 오랫동안 책을 안 사다 보니 요즘 나온 책 중에 어떤 책이 재미있는지 자신있게 고를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다솔이가 이유식 할 때가 돼서 관련 책을 고르려고 인터넷 서점에 들렀다가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를 쓴 작가다.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는  임용고사를 준비하면서부터 귀가 닳도록 듣던 문제작인데, 이삼십대 여성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소설로 통했다. 돈이 궁하던 시절이었기에 되도록 도서관에서 빌려 보려고 애를 썼지만 워낙 인기있던 책이라 2년이 넘도록(!!!) 대출에 실패해서 결국 사서 봐야 했던 책이기도 하다.

소설을 읽고 나서는 나도 스스로 '정이현' 전도사가 됐는데, 최강희, 지현우, 이선균이 출연했던 동명의 드라마는 최강희의 머리 모양과 옷 입는 스타일만 유행시키곤 쫄딱 망했었다. 그 정이현 작가가 새로운 소설 <너는 모른다>를 내 놓은 것이다.

앗싸 가오리! 어떤 제품이 좋을 지 모를 땐 명품을 구입하면 되듯, 어떤 책이 재미있을 지 모를 땐 아는 작가의 책을 사면 된다. 아기 이유식 책은 뒷전으로 하고 나는 얼른 이 명품책을 구입했다. 얼마 후 책이 도착했고 나는 들뜬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첫장을 열었다.

배신! 처음 몇 장을 읽고나서 내가 느낀 감정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를 읽고 나서 너무 감탄해서 정이현 작가의 다른 소설도 모두 찾아 읽어 봤다. 그랬기에 나는 그녀의 소설이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그녀 특유의 적나라한 냉소가 때때론 내게 더 큰 울림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소설은 이전과는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배신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소설 전반에 깔려 있는 음울한 기운에도 불구하고 뒷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서 한 번 펼친 책장을 쉽사리 덮을 수 없었다. 그래서 정말 미안했지만 딱 하루만 다솔이에게 불량 엄마가 되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젖만 물리고 나머지 시간은 되도록 오래, 되도록 많이 자게 한 후 다솔이와 놀아주는 대신 책을 읽었다.

책장을 넘길 수록 이야기 속에 깊이 빠져들었고 시간이 지날 수록 더더욱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됐다. '배신'이라던 생각은 '역시'라는 감탄으로 바뀐지 오래였다. 진짜 진짜 진짜 재미있었다. 이 소설 속에는 참 다양한 상처를 숨기고 살아온 사람들이 나온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지만 서로 소통하지 않기 때문에 속으로만 앓고 있다. 이혼과 재혼의 과정을 겪으면서 가족 구성원들 개개인의 삶에 생겨버린 어쩔 수 없는 생채기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스스로도 가벼운 상처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속으로 곪고 터지기를 반복하면서 몸 전체를 만신창이로 만들어 버렸다.

드러내기 싫은 속내까지 철저하게 보여진 이후에 바닥까지 내려갔던 뭉개진 자존심도, 절대로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가족간의 사랑도 다시금 되찾게 된다.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에게 모든 내용을 공개해 버리면 안되니까 두루뭉술하게 썼지만 결론은 아주 재미있다는 것!

비록 영화 <올드보이>처럼 볼 땐 너무 재미있어서 감탄을 했지만 다 보고 나서는 마음 속에 무언가 묵직하고 찜찜한 것이 남는다는 것이 흠이지만, 그만큼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주는 책이기도 하다. 나처럼 재미있는 소설책을 찾아 헤메는 분들께 자신있게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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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그[(명사) 1. 마루나 방 바닥에 까는 거칠게 짠 직물 제품 2. 무릎을 덮는 담요]'에 관한 강의를 듣고 와서인지 이제는 인테리어 잡지를 봐도 텔레비전 드라마를 봐도 내 눈에 먼저 들어 오는 것은 보송보송한 러그다. 문맹이 글을 깨치고 나면 그저 배경에 불과했던 각종 간판들의 글자들이 눈에 띄고, 인쇄물에 있는 글자들이 읽혀서 눈을 뗄 수 없는 것 처럼 이전까지는 있는 줄도 몰랐던 러그들이 보는 족족 나에게 인사를 한다.

그러고보니 그럴싸한 공간엔 늘 러그가 있었다. 아기가 엉금엉금 기어가는 모습을 보며 행복하게 웃는 가족이 있었던 기저귀 광고 속에도, 신혼 부부가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 평안한 오후를 보내던 오렌지 주스 광고 속에도, 꼬마가 문제를 푸느라 머리를 싸맨 모습이 귀엽던 학습지 광고 속에도 언제나 러그가 있었다.


엉금엉금 기어가는 아기의 무릎을 폭신하게 감싸주던 포근한 느낌의 러그가, 신혼의 단꿈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주던 소파 아래의 러그가, 꼬마의 방을 더욱 귀엽게 표현해 주던 러그가 늘 있었던 것이다. 그저 내가 모르고 있었을 뿐...... .

잡지 속 인테리어 사진을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러그가 사실은 꽤 많은 역할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깔끔하게 정돈된 집이지만 어쩐지 허전하게 느껴질 때, 작은 크기의 러그 한 장만 깔아 보면 훨씬 더 아늑하고 세련되게 집을 연출 할 수가 있다. 소재와 색에 따라 러그 전체의 크기와 직물의 길이에 따라 주는 느낌이 천차만별이어서 러그를 깔 공간이 갖는 기능과 안주인의 개성에 따라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러그가 멀게 느껴지는 까닭은 왠지 모르게 비싸보이기 때문인데, 요즘에는 실용적으로 나온 제품들이 많으므로 안목이 있는 사람은 인터넷으로 저렴한 것을 구매할 수 있다. 안목을 갖기 전에는 무조건 많이 만져보고, 멋지게 꾸며 놓은 것들을 많이 보러 다니며 안목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동대문이나 지하 상가에 발품을 팔면 팔 수록, 잡지 속 사진을 보면 볼 수록 눈이 깨치게 된다.

비싼 것은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에 이르는 것도 물론 있지만, 내 생각으로는 뭣 하러 그리 비싼 러그를 사서 '모시고' 사는가 싶다. 십만원대(이것도 생각에 따라서는 비싸겠지만)의 러그로도 훨씬 더 아늑하고 분위기 있는 집을 연출할 수 있다.


내가 배운 것에 따르면 거실 소파 아래나 침대 발치에 러그를 까는 것이 가장 쉽고, 좀 더 작은 크기의 러그를 아이들 방의 의자나 책상 아래에 까는 것도 멋스럽다. 현대적인 무늬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며 단순한 거실은 단색보다는 화려한 무늬가 있는 제품이 공간에 활기를 주기에 좋다. 대게 바닥 색상에 맞추어 러그를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 보다는 가구나 벽면 색상이나 스타일에 맞춘 것이 더 멋지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속 박진희의 집에도 폭신한 느낌의 러그가 깔려져 있는데 추운 겨울, 집안 분위기를 한결 더 아늑하고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맨발로 밟았을 때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 화장실 앞에 깔아 놓은 발판도 러그의 일종이니 이미 우리는 누구나 러그를 한 개쯤은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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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은 원래 다 이런건지, 이제 겨우 4개월 된 다솔이에 대한 상상이 끝이 없다. 드라마 '공부의 신'을 보면서 수험생이 된 다솔이를 생각하고, 휴가 나온 군인을 생각하며 군입대 하는 다솔이를 생각하고, 텔레비전에 나온 아역 배우들을 보면서 그 맘 때의 다솔이를 또 한번 생각하게 된다.

출산 전만해도 나는 내가 절대 유난스러운 엄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나 스스로 다짐까지 했다. 아무리 내 자식이 귀해도 너무 호들갑 떨며 기르지 않겠노라고. 금방금방 커 버리는 아이에게 절대로 비싼 옷을 사 주지 않을 것이며, 사 달라고 떼를 써도 필요한 것이 아니면 장난감도 함부로 사주지 않겠노라고 말이다.

그런데 다솔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미리 구입해 둔 다솔이 옷 장에는 내년 봄에나 입을까 말까 한 옷들이 대여섯 벌 쯤 걸려 있고, 찬거리를 사러 간 마트에서 정작 내가 넋 놓고 보는 것은 로보트와 기차놀이 장난감이다. 막상 다솔이를 기르다보니 이것 저것 자꾸만 해 주고 싶어진다. 그래도 선언한 것이 있어서, 어른 옷 보다 더 비싼 아기옷 브랜드 매장에는 가지 않지만 대박 세일을 하는 인터넷 매장에서는 클릭질을 멈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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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내가 와이프로그 3기로 활동하고 있는 한샘의 홈페이지를 둘러 보다가 알록달록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들 가구를 보게 됐다. 우리집에는 여윳방도 없고 다솔이에게 아이만의 방을 만들어 주기엔 아직 이르지만 가구들이 어찌나 앙증맞고 예쁜지 하나하나 다 둘러봤다. 자녀의 나이에 따라 깜찍한 것에서부터 고상한 것까지 다양하게 구비돼 있었는데 역시 나는 갓난쟁이 엄마답게 귀여운 것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때부터 내 방을 가졌는데 우리 어렸을 때만 해도 아이들 방이라고 그렇게 예쁘게 꾸며놓고 살지는 않았었다.(우리집만 그랬나?) 그러나 요즘은 어떤 시대인가 밥 한 끼를 먹어도 모양, 맛, 영양 등을 꼼꼼하게 따지는 엄마들이 참 많다. 그렇듯 아이가 자고, 놀며 생활하는 공간인 아이방을 꾸며 줄 때도 그냥 아무것이나 사지는 않는다. 특히나 가구는 한 번 구입하면 오랜 시간동안 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따져 볼 것이 참 많다.

그런면에서 한샘 가구는 무척 잘 나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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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예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색깔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아이들 물건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왜 딸아이의 물건들이 더 예쁜지, 다솔이 동생으로는 꼭 딸을 낳아야겠다는 사명감을 심어주었다!(헉! 벌써 둘째 생각을?) 가구도 딸아이 것으로 나온것이 분명한 파스텔 분홍색이 더 마음에 들었다. 보기만 해도 열고 싶어지는 하트 모양 손잡이는 아이의 감성을 자극해서 놀이와 학습의 재미를 더해 줄 것만 같고, 모서리를 둥근 곡선으로 처리 해 주어서 한샘 가구는 아이의 안전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모서리 부분을 다른 색으로 처리해서 더 감각적으로 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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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음에 드는 것은 넉넉한 수납장인데, 큰 장난감도 너끈히 들어갈 수 있도록 크기가 커서 참 실용적일 것 같다. 크면서도 쉽게 열고 닫을 수 있어서 아이들 스스로 가지고 놀더 장남감이나 옷 등을 정리할 수 있다. 또한 토끼 모양으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의자는 아랫 부분에 수납 공간이 있어서 자질구레한 아이 물건들을 깔끔하게 넣어둘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이 가구의 이름은 애니 ANY인데 가볍고 질 좋은 플라스틱 소재에 어린이가 혼자서도 움직일 수 있는 규격으로 만들어져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동시키며 놀 수 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은 작은 공간에도 여유를 더해줌으로써 실용적으로 배치하기에 참 좋다. 녹색, 분홍색, 파란색으로 구성돼 있으니까 엄마와 아이의 개성에 따라 마음대로 구입해서 알록달록 예쁘게 꾸미면 좋을 듯 싶다.

이런 추세면 얼마 뒤엔 짜잔, 우리 다솔이에게도 예쁜 방이 생길 것 같다. 아직은 안방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다솔이. 우리 침대에서 엄마와 꼭 붙어서 자는 다솔이가 혼자 잘 수 있을 때가 되면, 혼자서도 무서워하지 않고 쌔근쌔근 단 잠을 잘 수있도록 한샘 가구로 예쁜 다솔이 방을 꾸며주고 싶다.

아, 한샘 홈페이지에서는 'tntn 자녀방 이벤트'를 여는데 매장 방문만 해도 공짜로 선물을 주는 이벤트도 열고 있기 때문에 엄마라면 꼭 한 번 참여해 보시길 권해드린다. 한샘 자녀방 가구는 유아에서부터 수험생 자녀에 이르기까지 나이에 맞춤맞은 가구들을 구비해 놓고 있으므로 천천히 둘러 보시고 다가오는 봄, 자녀에게 꿈을 키울 수 있는 자신만의 방을 꾸며주시길 또한 권해드린다.

이미지를 클릭하거나 여기를 클릭하면 tntn 자녀방 이벤트로 바로 갑니다. ^^~ 슝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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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산후조리원은 워낙에 비싸기 때문에 아무리 잘 활용을 하더라도 절대로 본전을 뽑을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금 더 지혜롭게 활용하면 산후조리원 이용비가 너무 아까워 배가 아플 일은 없기 때문에 비싼 돈 내고 제대로 조리하지 못하는 산모들을 위해 이 글을 쓰려고 한다.

산후조리원 본전 뽑는 법 1. 아기는 되도록 신생아실에 맡기기

산후조리원은 말 그대로 출산을 한 산모가 자기의 몸을 추스르기 위해 몸조리를 하러 들어가는 곳이다. 엄마라면 누구나 갓 태어난 아기와의 만남이 무척 반가워서 아기와 하루종일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우선 자신의 지친 몸부터 달래는 것이 급선무다. 자신과 남편을 쏙 빼닮은 아기가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계속 안아 주고 싶겠지만 아기는 되도록 신생아실에 맡기고 엄마들은 그 시간에 1분이라도 더 잘 것을 권한다.

아기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잠에 빠져서 하루 20시간은 거뜬히 잘 수 있지만(먹을 때도 자면서 먹는다.) 엄마들은 출산과 동시에 수유와의 전쟁이 선포되기 때문에 제대로 누워있을 시간조차 없다. 신생아들은 젖을 빨 힘이 부족해서 2시간마다 배고프다고 울어대고 이제 막 출산한 산모의 젖이 풍부할 리 없으니 엄마들은 유축하랴, 물리랴 정신이 없다. 좀 쉴만 하면 수유하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수유실로 뛰어가야 되고 제대로 앉아 밥 먹을 시간조차 없다. 밤에도 쉬지 않고 2시간 마다 수유를 해야 되기 때문에 엄마들은 산후조리를 하러 조리원에 간 건지 젖을 주러 수유원에 간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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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에는 무조건 '완모(100% 모유만 주는 것)'를 고집했기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내가 읽은 책에서는 분유를 주면 큰 일 날 것처럼 묘사를 해 두었고, 한 번 젖병을 빨아 본 아기들은 젖병보다 60배나 더 힘든 엄마젖을 빨려고 할 리 없다며 잔뜩 겁을 줬기 때문에 힘이 들어 쓰러질 직전까지 젖을 주러 다녔다.

모르는 분들은 그깟(????) 모유 수유가 뭐라고 이렇게 엄살이냐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태어난지 얼마 안 돼 힘이 없는 아기들은 젖을 빨다가 잠들어 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초보 엄마들은 젖 주다 말고 아기 깨우는 것이 일이고 몇 번 빨다가 잠들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보면 수유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걸리게 된다.

트림까지 시키고 나면 녹초가 돼(다시 한번 알려드리자면 그냥 엄마가 아니라 산후조리 중인, 하루 종일 자도 부족할 회복 전의 엄마들에 관한 이야기다.) 진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 된다. 겨우 아기를 눕혀 놓고 조금 쉬려고 하면 금세 또 수유 시간이 돼 버려서(초반 아기들의 수유 간격은 2~3시간마다 한 번인데, 한 번 먹이는 데 1시간이 걸리니까) 정작 엄마들은 밥도 못 먹고 또 젖을 물리러 가야 된다. 나도 신생아실에서 언제 전화가 올 지 모르기 때문에 서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산후조리원에 비싼 돈을 내고 들어간 이상, 충분한 조리를 하다 돌아와야 되지 않겠는가. 모든 산후조리원에는 하루에 일정시간을 모자동실 시간으로 정해 두고 그 시간 동안 신생아실을 소독한다. 대개 2~3시간 정도인데, 내가 경험해 보니 산후조리원에서 조리하는 2주 동안에는 모자동실 시간에 충분히 아기를 안아 주고 나머지 시간에는 신생아실에 맡겨 두는 것이 더 낫다. 어차피 수유할 때 또 아기와 만날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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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반에는 거의 모자동실로 지내다가 아기를 에만 신생아실에 맡겨서 내가 쉴 틈이 없었다. 거의 종일 데리고 있으면서 아기가 젖을 찾으면 바로 물렸고 12시 쯤 유축해 놓은 모유와 함께 신생아실에 데려다 주었다. 새벽에 한 번 깨서 유축을 하고 조금 더 자다보면 신생아실에서 아기가 배고파하는 것 같다며 전화가 왔다.

아기가 젖을 찾으면 바로 전화를 달라고 부탁했기에 신생아실에서 무시로 내게 전화를 한 것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기를 키워보니 젖병을 물었다고 해서 엄마 젖을 거부하지도 않으며 금방 태어나 힘이 없을 땐 하루에 몇 번은 젖병을 빨아서 쉽게 배를 채워 주는 것도 필요하다. 나도 산후조리원에서 젖병으로도 줘 봤고 너무 힘들 땐 분유도 먹여 봤다. 그래도 지금 다솔이가 태어난지 130일 정도 되었는데 모유로만 아기를 키우고 있다.

우리 다솔이는 산후조리원에서 엄마 젖, 젖병, 모유, 분유를 다 경험해 봐서 그런지 어떤 방법으로 먹여도 별로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 산후조리원에서 본전 뽑는 법 중 첫번 째는 아기를 가급적 신생아실에 맡겨 두고 엄마는 무조건 열심히 쉬는 것이다. 내가 바보같이 그랬던 것처럼 수유하느라 진 빼지 말고 하루 중 몇 번은 직접 수유, 나머지는 젖병으로 주기를 권한다.(나중에 직접 수유로 전환할 수 있다.) 텔레비전도 보고 여유롭게 쉬면서 유축기로 젖을 유축해서 신생아 간호사에게 맡기자, 간호사가 잘 먹여 준다. 산후조리원 비용에 이미 젖 먹여 주는 비용도 다 포함이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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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축기로 규칙적으로 젖을 짜 주면 젖량이 더 늘어나는데, 출산 초반에 젖이 부족해서 잘 나오지 않으면 분유도 좀 먹이자. 비싼 분유값도 이미 조리원 비용에 대 포함이 돼 있는 것이다. 먹여 주는 비용, 분유값이 다 포함 돼 있어서 산후조리원이 그토록 비싼 것인데, 왜 그것을 셀프(?)로 할까.

아, 그런데 아기를 신생아실에 안심하고 맡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산후조리원을 선택할 때 신생아실에 있는 선생님들이 소아과 간호사 출신들로 구생돼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믿고 맡길 수 있다. 보통 병원에서 운영하는 산후조리원들은 믿을 수 있는데, 간호사 출신이 아닌 용역이나 심지어 임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서 운영하는 산후조리원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된다. 아기는 간호사에게 엄마는 무조건 쉬고 또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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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 동료들과 마땅히 할 이야기가 없는 내 또래 여자들은 으레 지난 밤에 봤던 텔레비전 방송을 화젯 거리로 삼는다. 친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친하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사이에서 가장 좋은 얘깃 거리이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없었다면 우리들이 어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쉴새 없이 오고가는 수다들.

깔깔거리면서 손뼉을 치고 때로는 옆사람을 때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점심 시간 내내 우리는 스스로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다. 남자들은 그렇게도 할 이야기가 없을까 싶기도 하겠지만 짧은 점심 시간을 가장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생각해 보면 즐거워야 할 그 시간에 인생을 논하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하기 위한 방법들을 쏟아내는 일 만큼 밥 맛 떨어지는 일이 또 있을까?

주윗 사람들의 얘길 들어 보면 이삼십대 여성들에게 단연 화제는 '파스타'이지만, 나는 '공부의 신'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호통을 쳐도 멋있다는 이선균과 연기를 못 해도 좋다는 알렉스, 그리고 시원 털털한 매력녀 공효진이 나오기 때문에 월화요일엔 냠냠냠 파스타를 선택한다던데, 나는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도 아니고 그런 자녀를 두지도 않았으면서 매주 '공부의 신'을 본다. 그것도 울, 면, 서!!


미치지 않고서야 다 큰 어른이 학원물을 보면서 훌쩍거리겠느냐만, 나는 극중 한수정(배두나)에게 완전히 감정이입해 있다. 끝끝내 임용 고사에 합격하지 못해서 꿈을 접어야 했지만 어릴 때부터 내 꿈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기간제 교사로서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친 적이 있는데 그 때 나는 '공신'의 한수정과 비슷한 모습이었지 싶다. 실력은 별로 없지만 의욕은 넘치고 수업은 재미없게 하면서도 학생들과 사이는 좋은...... .

나도 그랬다. 성적으로 줄 세우기 처럼 잔인한 것은 없다고,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모든 학생들을 끌어안고 갈 수 있다는 신념이라고 생각했었다. 배두나가 자신의 실력 없음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서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정교사로 있는 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요즘의 학교 교무실 실정도 내가 근무하던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단다. 교과서가 바뀌어도 내용에 큰 변화가 없는 과목을 담당한 선생님들은(특히 수학) 특별한 수업 준비 없이 늘 하던대로 교실로 가고, 교과서가 바뀔 때 마다 바짝 긴장해야 하는 선생님들은(특히 국어) 어떻게 가르쳐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교무실 내에서 ebs방송으로 예습을 한단다. 다른 선생님은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는 지를 배우기 위해서다.



솔직히 말해서 답지를 보고 외워서 풀이해주는 선생님도 있고 결국 자신도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선생님도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정말 있다. 내 글을 보시고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은 노여워 하실 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학원 강사와 비교할 수 없이 진짜 훌륭하신 현직 교사들도 참 많지만 타성에 젖어 있는 교사들이 문제다.

현직 교사들은 드라마 '공부의 신'을 보면서 자신들을 한 번 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극중 강석호 변호사(김수로)의 충고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은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테니까 비교적 현식감 있게 표현돼 있는 학생들의 속 마음도 헤아려 가면서 앞으로 어떤 교사의 모습으로 거듭나야 할 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아니 꼭 그래봐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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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130일 째. 몸도 거의 다 회복이 되었고 다솔이도 건강하고 귀엽게 자라주어서 요즘 나는 출산 초기에 비해 너무나도 평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이 얼마나 많았는가. 배우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해야 할 일도 너무 많다. 정말 기쁜 마음으로 이 모든 것들을 하기 위해 이제 슬슬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다 죽었어!

다솔이가 태어나고 완벽한 주부가 됐는데, 집안 꾸미기에 너무 문외한이라 솔직히 좀 부끄럽던 차에 만원으로 배우는 '한샘 문화강좌'를 알게 됐다. 한샘 잠실 직매장에서는 매주 화, 수, 목요일에 '애프터눈브런치 문화강좌'를 여는데, 각 강좌는 35명 선착순으로 사전 예약 접수제로 진행된다. 각 강좌의 1회 참가비는 만원이지만 빵과 커피를 마련해 두었기 때문에 만원도 안 되는 셈이다. 이 강좌의 신청 및 접수는 http://www.hanssem.com/jamsil 에서 할 수 있다.(강좌 관련 문의: 02-3430-6900)

 

아, 한샘이 가구와 인테리어로 유명한 업체이긴 하지만 문화 강좌는 그것 뿐만이 아니라 자녀 교육에서부터 작은 음악회와 발렌타인 초콜릿 포장에 이르기까지 참 다양한 과목들이 마련돼 있다. 나는 특히나 인테리어를 좀 배워야하겠기에 주로 집안 꾸미기에 대한 강의를 신청했는데 얼마나 듣고 싶은 것들이 많은지 이미 6개나 신청해 둔 상태이다.

신랑이랑 둘이 살 때만 해도 집이 휑하든 말든 별로 상관하지 않았지만 엄마라는 이름이 원래 이런 것인지 참 희안하게도 이제는 좀 꾸미고 살아야 되겠다 싶다. 내 방은 썰렁할 지언정 다솔이 방 만큼은 사랑스럽게 꾸며주고 싶기 때문이다.

신혼집을 꾸미면서도 내 손으로 그 흔한 그림 액자 하나 안 사 걸었고 친정 어머니께서 아기자기한 장신구를 좀 사라고 주신 돈도 먹는 데 다 써버렸는지 어느샌가 없어져 버렸다. 누가 완벽하게 꾸며만 주면 그걸 깨끗하게 유지하며 살아갈 자신은 있는데 정말이지 내 손으로 예쁘게 만들 자신은 없었다. 감각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노력을 하면 까막눈에서는 벗어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내가 이번에 들은 강좌는 '러그와 카펫, 체온을 담다'라는 제목으로 조희선 님이 강의를 해 주셨다. 조희선 님은 탤런트 사미자, 김보연, 이창훈, 김명민, 가수 송대관, 개그우먼 박미선 등 수많은 연예인들의 집을 꾸며 준 스타일리스트이다. 러그와 카펫을 이용하여 집안을 더욱 따뜻하고 세련되게 연출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강의 내내 어찌나 신선했든지 머릿속으로 쏙쏙 집어넣느라 필기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는 카페트는 알고 있었지만 러그의 개념 조차 알지 못했는데, 남편에게 러그를 배우러 간다고 하니 그 사람은 대뜸 '나 러그 좋아하는데' 한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 강의를 들어보니 카페트보다 작은 크기의 깔개를 러그라고 하는 것 같다. 소재와 모양, 무늬가 천차만별이라서 꾸미는 사람의 개성에 따라 입맛대로 구성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집안의 분위기를 자기 만의 색으로 꾸밀 수가 있다.

가장 쉽게는 거실 탁자 아래, 침대 발치에, 의자 아래에 깔 수 있고 세련되게 응용할 감각만 있다면 집안 어디든 못 깔 곳은 없는 것이 러그이다. 실제 사례를 사진으로 많이 보여주셨는데 자그마한 러그 한 장으로 집 전체의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것이 느껴졌다. 좀 더 배워서 나도 꼭 내손으로 아름다운 우리집을 꾸며보리라 다짐하며, 다음번 강의도 기다려 진다. (러그에 대한 좀 더 자세한 포스팅도 조만간 올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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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학교 다니는 여자예요!

엥? 이건 또 무슨 소리? 남편과 함께 2010년 우리 가정의 계획을 세우다가 내린 결정이다. 나는 아기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엄마, 아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솔이가 어느 정도 자라서 놀이방에 가기 전까지는 일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솔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는데 당분간 나홀로 방학인 셈. 이 시간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보낼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내린 결정이 바로 다시 대학생이 되는 것이다.

아기를 둘러업고 학교를 다니겠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방송통신대학교'에 편입하기로 결심을 했다. 나는 이미 대학을 졸업했으니 다시 1학년부터 할 필요는 없고 3학년으로 원서접수까지 마친 상태이다. 아직 합격자 발표가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이 대학은 졸업은 무척이나 어렵지만 입학은 비교적 쉽기 때문에 내 멋대로 합격이라고 결론내리고 있다.(이러다 떨어지면 왠 망신?!? 편입학은 대학교 때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방송통신대학교는 이름답게 집에서 컴퓨터로 방송을 보며 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나처럼 집밖을 제대로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나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말 좋다. 수업료도 저렴하기 때문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추천해 드리고 싶다.

나는 학부에서 국어국문학을 졸업했고 국어교육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중어중문학과로 편입을 하게 된다.(내 멋대로 이미 합격)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 중 대다수의 학생들이 중국인이라 내가 하는 일에도 중국어가 필요하지만, 내가 다시 학생이 되겠다고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어 공부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터넷 동영상 강의로 중국어를 배우다가 좀 더 깊이있게 배우고 싶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 꿈이 이루어지게 됐다.

그런데 회화를 조금 할 수는 있지만 쓰기 실력은 형편이 없기 때문에 3학년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가 있을지 정말 걱정스럽다. 3학년 즈음 되면 어려운 숙제도 많을 것이고 손발이 벌벌 떨리는 시험은? 공부는 정말 재미있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중간, 기말 고사는 역시나 두려움의 대상이다. 방송통신대학교가 졸업을 잘 시켜주지 않기로 유명하던데, 내가 2년 만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할 수 있을 지는 걱정스럽지만 다솔이를 기르는 동안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고 무언가 나에게도 뜻깊은 일을 하게 됐다는 것이 정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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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일이 있어서 다솔 아빠에게 다솔이를 맡겨 두고 오랫만에 혼자서 외출을 했다. 6개월 정도 만에 다시 타게 된 지하철이(임신 후기와 출산 후 4개월 동안 승용차만 타고 다녔었다. ) 무척이나 색다르게 느껴졌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할 설렘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몽실몽실 올라왔다. 마치 출산 후 내내 집에만 있다가 처음으로 바깥공기를 마셨을 때의 그 기분 같았다.

그동안 기억 상실증에라도 걸렸는지 멀지도 낯설지도 않은 곳에 가는 데도 몇 번을 도중에 멈춰서서 노선도를 보고 또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날씨는 또 왜 그리 추웠는지 모자와 마스크가 없었더라면? 으, 상상하기도 싫다.

오늘 날씨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나는 외출 준비를 정말이지 철저하게 했다. 내복은 필수로 입어 주고 두툼한 바지에 두툼한 니트를 입고 그 위에는 넉넉한 사이즈의 가디건까지 걸쳤다. 그리고 패딩 점퍼로 마무리. 머리와 귀를 통해 체온의 80퍼센트가 빠져 나간다고 하니까 귀까지 덮는 군밤장수 모자를 쓰고 볼살은 마스크를 써서 보호했다. 한마디로 '멋'과는 전혀 상관이 없이 무조건 따뜻하게 껴입는 패션을 선 보인 것이다.

집에서 나올 때는 멋내다가 얼어 죽는다, 따뜻한게 최고지 하면서 별 생각없이 나갔다. 그런데 오늘 내가 간 목적지는 인테리어 업체에서 주최한 교양강좌, 그야말로 교양이 넘치는 사람들을만 가득 모인 자리였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강좌였는데 교양있는 사람들은 어쩌면 하나같이 옷차림에서도 교양이 넘치는지, 별로 꾸미지도 않았지만 다들 참 세련되게 차려입고 오셨다. 그 중 딱 한 사람, 나만 빼고 말이다.

둘둘 만 두루마리 휴지처럼 마구잡이로 껴 입은 사람은 진짜 나 하나 밖에 없었다. 모자 쓰고 갈 생각에 머리도 안 감고(!!!) 나간 터라 군밤장수 모자를 벗을 수도 없고 참 난감했다. 나를 미지의 세계로 이끌어주었던 강좌(러그와 카페트에 관한 인테리어 강좌였는데 다음에 포스팅 할 생각임)가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새삼스레 옛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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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 아빠와 데이트를 하던 몇 해 전 겨울, 그 해 겨울도 따뜻하지는 않았을 텐데 나는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짧은 치마를 입고 면레깅스도 아닌 스타킹 하나를 신고서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었다. 생각만 해도 추워서 오싹해지는데 그 땐 어찌 그리도 헐벗고 다닐 수 있었을까. 기억을 더듬어 더 과거로 가 보니 역시나 계절과 상관없이 헐벗고 다니던 내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한겨울에도 멋내느라 반바지를 입고 다녔으니 정말 다시 생각해도 대단했었다.

내복을 입고서 스타킹을 신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 겨울에 반바지를 입을 생각이 사라진지는 오래 됐는데, 그래도 너무 둘둘 말아서 눈사람 처럼 입고 다니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다솔 아빠에게 오늘 내가 느꼈던 것을 이야기 하면서 내가 어쩌면 텔레비전에 나올지도 모른다고 했더니 다솔 아빠가 의아해 한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아줌마를 변신시켜 주는 방송을 하던데 오늘 내 모습이 완벽한 '변신 전'의 모습이었다고 말하면서 웃으니 다솔 아빠도 웃는다. 내일도 일이 있는데 내일은 눈사람이 아닌 사람의 모습으로 다녀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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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아들 다솔이의 백일 사진을 좀 자랑해 볼까 합니다. 예전에 우리가 어렸을 때처럼 사진관에 가서 의자에 앉힌 다음 딱 한 장만 찍어주려고 했었는데 아기 아빠가 결사 반대를 해서 결국 찍게 된 백일 사진인데요, 찍고 나니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상의 모든 엄마의 마음이 동일하겠지만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자랑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길 지경이 돼서 각 주제별로 두 장씩만 골라서 블로그에 올립니다.

고슴도치 엄마라고 놀리실건가요?

다솔이는 차에 타면 잠이 드는 아주 좋은(?) 습관이 있는데 이 날도 사진관으로 가는 동안 내내 새근새근 잘 잤어요. 사진관에 도착하니 먼저 온 친구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저희 부부는 다솔이가 잠에서 완전히 깨고 사진관에도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아기와 조금 놀아주었답니다. 잠에서 깬 지 얼마되지 않아서 사진이 제대로 안 나올까봐 무척 걱정했는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니까 얼마나 잘 하는지 저 애가 내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으쓱했어요. 물론 콩깍지가 잔뜩 끼어서 그렇겠지만 아기 모델을 시켜도 되겠다는 생각까지 했었지요.

첫 사진은 노란색을 주제로 한 사진인데 포동포동한 팔 살이 사진에 잘 나와서 아주 마음에 들어요. 사진관에서 느낀 것이지만 아기 사진은 역시나 노하우가 필요하더라고요. 사진관 직원 분이 딸랑이를 흔들면서 다솔이를 어르니까 다솔이도 덩달아 신이나서 방긋방긋 잘 웃었어요. 집에서 사진찍을 땐 대부분 눕혀 놓고 찍었는데 잘 배워 두었다가 따라해봐야겠다고 결심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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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촬영은 제가 좋아하는 빨간색이 주제인데요, 모자 달린 옷을 입히고 처음 몇 장은 옷에 달린 모자를 씌웠고 그 다음 몇 장은 그 위에 귀마개까지 씌워서 찍었어요. 아기들은 머리카락이별로 없어서 그런지 모자를 씌우거나 두건 등 소품을 사용해서 멋을 좀 내 준 다음 찍으니까 훨씬 더 귀엽게 나오는 것 같아요. 이 때부터 잠이 완전히 깼는지 조금만 신나게 해 주면 펄쩍펄쩍 뛰고 아주 좋아해서 지켜보는 내내 흐뭇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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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진은 분홍이 주제예요. 사진이 의젓하고 어른스럽게 나와서 또 다른 분위기가 나는데, 여기에 올린 사진들은 모두 원본이라서 조금 보정을 하면 더욱 멋진 사진으로 완성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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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사진은 겨울이 주제예요. 여러가지 표정들을 보여 드리고 싶어서 일부러 웃는 얼굴은 뺐어요. 집에서 사진 찍은 것을 인화할 때 찍은 사진의 수량이 너무 많으니까 잘 나온 것만 선별해서 뽑는데, 너무너무 고르기가 힘들잖아요. 어쩌다 펼쳐진 손가락 세개가 귀여워서 뽑고, 혓바닥이 조금 나와 있으면 그 모습이 또 귀여워서 뽑고, 옆으로 조금 흘긴 눈빛이 귀여워서 뽑고...... . 이번에도 사진관에서 각 주제별로 다섯 장씩을 고르라고 했는데 진짜 힘들더라고요. 사진관에서 원본을 다 줘서 어쨌든 다 인화를 하긴 할 것이지만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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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와서 힘들었는지 다솔이는 집에 돌아와서 내리 다섯 시간을 잤답니다. 장한 우리 아들, 아기 모델한 번 시켜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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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도 심장은 쿵쿵거리고 나도 모르게 속으로 숫자를 세게 된다. 일, 이, 삼...... . 속으로 센 숫자가 삼십을 넘어가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붉으락푸르락 해 진 얼굴을 하고서 남편을 째려 보는데, 이제서야 눈치를 챈 남편은 '이제 곧 닫으려고 했지' 하면서 무려 1분이 넘도록 열어 두었던 냉장고 문을 그제서야 닫는다.

냉장고에 야채나 반찬통 등을 넣을 때 미리 준비를 해 두었다가 한꺼번에 넣으면 참 좋을 것을 남편은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 둔 채 하나씩 가져다 넣기 때문에 매번 나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내 잔소리에 내가 지겨워져서 애써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지만 전기 절약에 별로 관심이 없는 그이 탓에 내 속만 새까맣게 탄다.

나는 유난스럽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알뜰한 편인데 희안한 것은 우리집 식구들 중 누구도 나만큼 절약형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배우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 어려웠던 가정 형편 덕(??)에 일찍부터 스스로 아낄 줄 알게 됐던 것 같다. 에어컨을 처음 샀을 때 부모님은 전기세를 걱정하셔서 출근하실 때마다 '똑똑하게 사용할 것'을 당부하셨지만 나는 혼자 집에 있을 때 한 번도 에어컨을 켠 적이 없다.


좀 우습지만 대학에 다닐 때 내 별명은 '총장딸'이었는데 아버지가 대학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런 별명을 갖게 된 이유도 비슷하다.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친구들이 반찬을 다 먹는지 남기는지 도끼눈을 뜨고 지켰기 때문이다. 교내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친구들은, 반찬은 으레 남기는 것으로 생각하여 늘 식판에 풍성하게 담아 와서는 남은 반찬을 버리곤 했지만 내 식판은 항상 싹싹 비워져서 버릴 것이 하나도 없었다. 거기다가 학생회실에서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쓰고, 이면지도 버리지 말라고 늘 잔소리를 해 댔으니 '총장딸'로 불릴 만도 했다.

몇 년 전부터 '친환경'이란 말이 화제가 되기에 대체 친환경이 뭔가 싶어 알아 봤더니, 환경을 훼손시키지 않고 잘 보존해서 우리 후손들에게 녹색 지구를 물려 주자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제서야 친환경 붐이 일어나서 먹을 거리, 입을 거리, 전자 제품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들을 환경을 생각해서 만들고 있는데, 나는 이미 어렸을 적부터 자타공인 '친환경인'이었다. 유난스럽게 느껴졌던 내 모든 짠순이 생활들이 사실은 현대 가장 필요한 친환경적 생활방식이었던 것이다.

친환경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원 절약, 물 절약, 전기 절약인데 자원이나 물이야 눈에 보이는 것이라 쉽게 아낄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전기를 아끼는 것은 쉽지 않다. 방심하는 사이 아까운 전기가 줄줄줄 샐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쓰지 않는 전자 제품의 플러그는 콘센트에서 빼 두어야 되고 전자 제품을 살 때는 모양과 가격만 보지 말고 소비 전력이 적은 제품을 선택해야 된다.


이와 관련해서 하나 자랑할 것이 있다. 그동안 전기세가 아까워서 여러가지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속 세탁'만 해 왔던 애물단지 드럼 세탁기를 얼마 전에 '삼성 하우젠 버블세탁기'로 바꾸었다. 하우젠 버블세탁기는 되도록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고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연간소비전력량이나 탄소배출량까지 신경을 썼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광고에서 한가인이 나와서 '원, 투, 쓰리, 포 버블 버블~' 할 때마다 너무나 갖고 싶어서 내 가슴에도 뽀글뽀끌 거품이 일었는데 여러 가지를 계산해 보니 역시나 바꾸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구입하게 됐다.

삼성 하우젠은 거품 세탁 기능이 있어서 세탁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전력과 물을 아낄 수 있고 빨래를 할 때 거품이 많이 나기 때문에 속옷이나 아기 옷을 손상없이 빨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피부에 직접 닿는 옷을 세탁할 때 옷감을 부드럽게 유지해 주는 기능이 있어서 피부, 특히나 아기 피부를 보호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기 옷을 빨 때마다 세제 찌꺼기가 남아 있지는 않은 지 옷감에 손상이 가지 않는 지 늘 걱정스러웠는데 이번에 한시름 덜게 됐다.



게다가 살균 통세척 기능이 있어서 전용 세제 없이도 70도 고온의 물로 세탁조를 고속 회전시켜 세탁조에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1/300만 수준으로 줄여 주고, 곰팡이와 물때까지 제거해 줄 수 있다고 한다. 세탁 30회마다 통세척 시기를 알려줘서 세탁조를 오랫동안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통세척을 한 번 하는데 드는 비용은 겨우 180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정말 부담이 없다.

옛말에는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아줌마 셋만 모이면 친환경이니, 에코니 하는 이야기들뿐이다. 자녀가 생기면서 아이들이 안전하고 풍족하게 누릴 수 있는 자연 환경을 물려줘야 되겠다는 사명감 또한 생겼기 때문이다. 거창하게 들렸을 지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은 알고 보면 별 것 아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필요 없는 전깃불 하나, 아무 생각 없이 샀던 전자 제품의 소비전력 확인 등으로 누구나 쉽게 녹색 지구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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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임신과 출산의 문화가 참 많이 바뀌긴 했다. 예전에도 아기를 낳는 일은 축복으로 여겼지만 임신부에 대한 인식은 요즘과 많이 달랐다. 임신과 동시에 여자들은 꾸미기를 포기하고 거무튀튀하고 못생긴 임부복을 입고서 외출도 잘 하지 않았다. 임신한 여자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불룩 나온 배를 내 놓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엔 사람들이 아기를 낳는 것도 엄청난 축복으로 생각하지만, 10개월의 임신 기간도 귀하게 생각해서 그 시간을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기쁘게 보낼 지도 궁리하게 된다.

요즘 임신부들은 임신 전보다 더 예쁘게 자신을 가꾸고 '출산 준비 교실' 등에 다니면서 미리 엄마가 되는 연습을 한다. 또한 시기 별로 달라지는 자신의 몸을 신비롭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배를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신의 D라인을 기념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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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의 방법도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그저 고전 음악을 들려 주거나 배를 쓰다듬으면서 아기에게 말을 거는 것이 태교의 전부였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별별 태교법이 다 있다. 연구 결과 뱃속에서의 10개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기의 두뇌와 성격이 달라진다고 하기 때문에 엄마들은 태교에 더욱 더 신경을 쓰게 됐다.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적인 태교를 하는 것은 아기에게 좋을 뿐만이 아니라 태교를 통해 아기와 교감하는 것이 예비 엄마의 정신 건강에도 좋기 때문에 태교는 일찍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나는 다솔이를 임신 했을 때 주로 음악 태교를 해서 모차르트 음악과 같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처음엔 별로 감흥이 없었지만 듣다보니 역시 모차르트구나 싶을 만큼 그의 음악에 심취하게 됐다. 또 임신 중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아기의 두뇌를 자극한다는 속설이 있어서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는 조작 태교(만들기)도 시간이 날 때마다 해 주었다. 조작 태교가 정말로 아기의 머리를 좋게 해 주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재미도 있고 산모의 정신 건강에도 좋으며 나중에 아기에게 선물할 수도 있으니까 여러면에서 긍정적인 것 같다.

나는 임신 기간 동안 다솔이가 태어난 곳인 분당 차여성병원을 놀이터처럼 드나들었다. 차여성병원에서 열 달 동안 각종 검사들을 하면서 다솔이가 자라나는 과정을 지켜 보느라 그랬기도 했지만, 이 곳에는 예비 엄마를 위한 여러 가지 교실들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기 때문에 진료가 없는 날에도 놀이터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놀러 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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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여성병원에서 조작 태교로 딸랑이 만들기를 했는데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은 도안을 가위로 오려서 양면 테이프나 글루건으로 붙이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도 나는 원래부터 손재주가 없기 때문에  남들보다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결과물도 참 볼품이 없다. 며칠 전에 꺼내 보니까 제대로 붙이지 않았는지 솜뭉치가 삐죽 삐져나와 있어서 당장 내다버리고 싶었다. 그렇지만 다솔이가 조금 더 자란 후 엄마가 직접 만든 딸랑이라며 자랑스레 선물할 생각을 하며 버리고픈 마음을 꾹꾹 누르고 있는 중이다.
 
위에 사진으로 찍어 놓은 것 뿐만이 아니라 박음질을 해서 만든 딸랑이와 손싸개, 그리고 CD케이스 처럼 생긴 탯줄 보관함도 만들었었는데 솜씨가 좋진 않았어도 아기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만든 것이 정말 좋은 추억이 됐다. 다솔이와 놀다가 임신 중 태교를 하면서 만들어 놓은 것들을 하나 둘 꺼내 보여주면서, 그 당시 내가 했던 생각들을 다솔이에게 이야기 해 준 적이 있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를 테지만 다솔이가 눈을 말똥거리면서 내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것을 보면 조작 태교는 정말 아기와 엄마가 함께 하는 행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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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꺼내보니 내가 직접 만든 선물들이 꽤 많다. 차여성병원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는 다솔이에게 줄 모빌도 만들었는데 내가 만들었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낚싯줄로 연결이 돼 있어서 옷걸이에 걸어서 보여 주면 발을 버둥거리면서도 모빌에서 시선을 떼지 않으니 아기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아기와 단둘이 교감할 수 있는 열 달 동안의 임신 기간, 이 긴 시간동안 엄마는 피곤하기도 힘들기도 하겠지만 엄마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권한다. 예쁜 딸랑이며 모빌이 만들어지는 동안 괜한 우울감도 사라질 것이고 엄마의 마음이 밝아지면 아기도 덩달아 기뻐질 것이다. 가장 좋은 태교는 엄마가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니까 손 끝으로 아기에게 사랑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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