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나도 다 알고 있었다고!'
'야, 야, 당연하지! 당연히 알고 있었겠지만 알고 있는 걸로는 부족해. 툭 치면 바로 툭 나와야지! 지금이 어떤 땐데. 이제 얼마 안 남은 거 몰라?'
'아무리 그래도 애 엄마한테 맹꽁이가 뭐람'
늦은 아침 간단히 샌드위치와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기 위해 언니와 함께 편의점에 들렀다. 계산을 마친 후 매장 안쪽에 마련된 간의 식탁에 앉아 김밥을 우물거리며 두리번대다가 언니의 새된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니 언니가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혼자 흥분해 있다. 언니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실제 크기와 흡사한 김연아가 예의 고혹적인 자태로 우아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저게 뭐냐고 딱 한 마디 물었다가 정신없는 맹꽁이로 전락한 것이었다. 언니는 어느새 포스트잇을 가져다가 정성껏 글을 쓰고 있었고 다시 보니 연아양의 패널 아래엔 응원글로 가득찬 포스트잇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김연아 파이팅, 힘내요', '언니가 제일 예뻐요', '금메달이 아니어도 괜찮아요','벤쿠버 동계 올림픽 기대할게요'
벤쿠버 동계 올림픽, 헉! 오늘이 며칠이지? 그러고 보니 벤쿠버 동계 올림픽이 열흘남짓 남았다. 13일에 개막식을 하니까 이제 곧!! 때로는 귀엽게 때로는 매혹적으로 2009년 우리의 답답한 마음을 위로해주던 김연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느냐 못 따느냐 긴장되는 이 시점에서 넋 놓고 앉아 있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진짜 너무했다. 맹꽁맹꽁맹꽁...... .
동계 올림픽에 피겨스케이팅만 있겠냐마는 나의 관심은 온통 피겨와 김연아에 쏠려있다. 작고 가녀린 몸에서 어찌 그리도 강인한 힘이 나오는지, 스무살 밖에 안 된 소녀가 어쩜 그렇게 농익은 표정들을 쏟아내는지 별 볼 일 없이 삭막했던 2009년 우리는 연아에게서 참 많은 것을 얻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실수를 이겨낼 수 있는 의연함,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때의 말할 수 없는 영광...... 우리에게 힘을 주었던 연아를 이제는 우리가 응원할 때가 왔다. 2월 24일 한국 시각 오전 9시 30분(현지 시각 23일 오후 4시 30분) 연아양을 목청껏 응원하자.
2010년 현재 피겨스케이팅의 여왕은 단연 김연아이며 이번 벤쿠버 동계 올림픽에서도 당연히(?) 연아가 금메달을 차지하겠지만(부담갖지는 말아요, 연아양) 역대 피겨스케이팅의 여왕들엔 어떤 얼굴들이 있을까?
1. 소냐 헤니(노르웨이)
역대 가장 아름다웠던 선수가 아니었나 싶다. 1928년부터 1936년까지 올림픽에서 3연패, 세계 피겨 선수권에서 10연패라는 엄청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소냐 헤니는 겨우 열 다섯의 나이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국민 영웅이 되었다. 특유의 귀여움과 관능미를 동시에 갖추어서 김연아와 가장 비슷한 선수인것 같다. 은퇴후 배우의 길로 들어서면서 더욱 화려한 삶을 살았던 소냐 헤니다.
2. 카타리나 비트(독일)
피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영원히 잊을 수 없을 '카르멘'으로 카타리나 비트는 올림픽 2연패(1984년, 1988년)를 거머쥔다. 그녀가 탱고 음악에 맞추어 '경기'가 아닌 '연기'를 하듯 쏟아냈던 열정적인 몸짓은 피겨의 예술성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기도 했다.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기에 급급했던 당시로서는 카타리나 비트의 숨막히는 스케이팅 실력을 따라올 자가 없었다. 월드챔피언십 우승 4회, 동계 올림픽 금메달 2회라는 엄청난 기록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현재에도 과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사회사업을 하고 있다.
3. 미셸 콴(미국)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피겨 선수인 미셸 콴은 김연아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여러 언론에 소개됐기 때문에 피겨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아사다 마오만큼 친근한 인물. 비록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세계선수권 우승 5회, 전미선수권 우승 9회를 포함해 43회 우승이라는 전례없는 기록을 세워 미국 역사상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게 된다. 부드럽고 우아한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나며 감정 표현이 매우 풍부하여 보는 사람들까지 동화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다.
다음은 역대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들의 연기이다.
*2006년 토리노,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사라 휴즈(미국)
*1998년 나가노, 타라 리핀스키(미국)
*1994년 릴레함메르, 옥산나 바이울(우크라이나)
*1992년 알베르빌,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
*1988년 캘거리, 카타리나 비트(독일)
*1984년 사라예보, 카타리나 비트(독일)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아넷 푀츠시(독일)
2010년엔 부디 연아양이길, 부디, 제발!!!
'리뷰 이야기 > 방송 연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은반 위에, 실제 부부로 발전한 페어 스케이팅 커플 (2) | 2010.02.16 |
---|---|
김범, 누나들의 마음을 녹이다. (2) | 2010.02.07 |
추노 이다해의 좀 우스운 노출 사건 (24) | 2010.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