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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8.

다솔이가 하루하루 조금씩 자라나는 모습을
엄마, 아빠는 매일 사진을 찍어서 저장해두고 있다.
언제까지 기록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다솔이에게 파일을 주면 아주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이다.
그런데 아직은 누워있는 모습, 자는 모습이 대부분이라 사진이 좀 재미없다.
그리고, 선물도 받고 해서 옷도 참 많은데 왜 늘 노란색 옷만 입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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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7.

다솔이를 처음 보시는 분들이라면
월령에 비해 머리숱이 적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다솔이의 역사를 아는 내가 보기엔
그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머리카락이야 배냇 머리가 저절로 빠지고 또 나고 그러면서
막 태어났을 때보다 오히려 더 적어졌지만,
빨갛게 살만 보였던 속눈썹이 하나 둘 생겼고
전혀 없었던 눈썹도 흐릿하게나마 일정한 선모양을 그리게 됐다.
그 아이의 역사를 알게 되는 것
참 보람되고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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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6.

이제 색을 구별할 수 있을 때가 되어서 흑백에서 색깔 초점책으로 바꿨다.
양면에 알록달록, 네모 무늬, 동그라미 무늬 등등이 색색깔로 그려진 초점책을
우리 다솔이는 참 좋아한다.
자세를 잡고 책을 옆에 놓아주면 참 오래 관심을 가지고 책을 보는 기특한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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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5.

출산 전에는 아기가 태어나면 하루종일 말을 걸고
하루종일 노래를 불러주고, 하루종일 안아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뭐가 그리 피곤했는지, 생각할 수록 참 무심했던 것 같다.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많이 말을 걸고, 좀 더 많이 웃어줘야지.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해 매일 반성하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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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4.

아빠의 무릎에 기대 앉아서 짝짜꿍을 하며 행복해 하는 다솔이와.
그런 다솔이를 보며 더욱 더 행복해 하는 아빠,
그런 다솔이와, 다솔이의 아빠를 보며 몇 만 배 더 행복해 하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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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3.

나는 가끔씩 다솔이가 어느 만큼 자랐는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
속싸개로 꽁꽁 싸매보곤 한다.
신생아때 속싸개에 꽁꽁싸서 어깨에 척 걸쳐 안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다솔이가 얼만큼 컸는지 대충 짐작해볼 수 있다.
속싸개로 싸 놓으니 길쭉한 애벌래 모양이 된 다솔이가 엄마를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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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

다솔이를 한 번 본 사람들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데,
그 이유는 바로 다솔이의 신비로운 특징 때문이다.
다솔이는 태어날 때부터 코 아랫부분이 멍든 것처럼 새파랬는데,
그게 몽고반점이란다.
나는 늘 다솔이의 얼굴을 보고 있어서 그런지
이제 내 눈에는 몽고반점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는데
다솔이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꼭 묻는다.
아기 코가 왜 파래요?
...... 오래오래 기억해 달라고 파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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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

토닥토닥
자장, 자장 우리 다솔이 자장, 자장 잘도 잔다.
자장, 자장 우리 다솔이 자장, 자장 잘도 잔다.
자장, 자장 우리 다솔이 자장, 자장 잘도 잔다.
...... .
다솔이를 어렵사리 재워놓고 살금살금 일어나 다른 일을 하다보면
다솔이가 어느새 잠에서 깨어나 있다.
그러면 나는 후다닥 다솔이 곁으로 가서
자장, 자장 우리 다솔이 자장, 자장 잘도 잔다.
그러다 문득 놀아주지도 않고 계속 다솔이를 잠만 재우는 것 같아서
너무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미안해, 다솔아! 하루종일 잠만 재워서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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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30.

다솔이의 작고 귀여운 입술 사이로 날름 혓바닥이 보인다.
다른 아기들의 혀 모양을 유심히 보지 않아서
다 그런지 다솔이만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다솔이의 혀는 하트를 거꾸로 해 놓은 모양이다.
그 모양이 처음엔 무척 어색해서 걱정도 했었다.
다솔이의 혀는 왜 뱀처럼 갈라져 보일까? 혼자서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 외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우리 다솔이의 혀는 꽃같이 생겼단다.
내 눈에는 뱀이었는데, 친정 엄마의 눈에는 꽃이었다.
역시나 나는 한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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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9.

아빠가 퇴근하자마자 엄마는 기다렸다는 듯
다솔이를 아빠 품에 안겨주고는 쓱 사라진다.
하필 다솔이가 응애응애 울고 있을 때 들어온 아빠는
속수무책으로 우는 다솔이를 보고 어쩔 줄 몰라하다가
무릎에 앉혀 두고는 울음을 그칠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 보기로 한다.
응애응애 울고 있는 다솔이와
다시 출근이 하고 싶어지는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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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7.

다솔이 옷을 갈아입힐 때 가끔씩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얻어 입힌 옷이 아님에도 소매와 바짓단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선물로 들어 온 옷 중에는 70사이즈도 있긴 하지만
내가 산 옷 세 벌은 모두 아직은 다솔이에겐 조금 큰 80사이즈.
그래도 아기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므로
최소한 세 달은 입히려면 한 치수 크게 입히는 수밖에 없다.
......고 변명하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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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6.

재워도 재워도 안 자는 다솔이에게
아빠가 손수건을 안대삼아 덮어 두고는 슬슬 최면을 건다.
다솔이는 잔다, 잔다, 잠이 온다.
서서히 잠에 빠져들고 앞으로 최소한 다섯 시간 동안은 숙면을 취한다.
잔다, 잔다, 잠이 온다.
레드 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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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8.

다솔이가 아빠 품에 안겨서 콜콜콜 자고 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조금 벌린 입이며
오목한 턱이며
터질 것 같은 볼살이며
포동포동한 손등까지
어디 한 구석 예쁘지 않은 곳이 없다.
...... 라고 생각하는 고슴도치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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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5.

다솔이와 눈을 맞추며 같이 웃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솔이가 꼭 내 말을 다 알아듣는 것만 같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장난치는 것, 소곤소곤 속삭이는 것에
어떻게 그리도 적절하게 반응을 보일까?
손톱으로 긁어서 붉게 부어 오른
저 조그마한 머릿속에서 다솔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 중일까?
무척 궁금한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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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4.

엄마도 잘 안다.
생후 75일 밖에 되지 않는 새카맣게 어린 다솔이를,
아직 혼자서 앉지 못하는 어리디어린 다솔이를,
보행기에 태우면 아나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잠도 안 자면서
여섯 시간이 넘게 내려 놓기만 하면 앙-하고 울어버리는 다솔이를
혼자서 돌보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보행기에 앉혀두면 좀 나을까 싶어서
발이 땅에 닿지도 않는 다솔이를 보행기에 태웠더니
더욱 더 서럽게 머리를 콩콩콩 박으면서 우는 다솔이다.
그런 다솔이를 보며 더 크게 울어버리고 싶은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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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3.

아기들은 쌔근쌔근 잘 자다가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팔을 휘저으며 깜짝 놀라 깰 때가 있다.
보통 속싸개로 아기를 꽁꽁 싸매는 것도 생후 한 달 정도면 졸업을 하지만
아기가 깊게 못 자고 자꾸 깨는 경우에는
속싸개와 겉싸개로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콜콜콜 잘 자는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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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2.

외출 준비가 한창일 무렵, 짐짓 근엄한 다솔 아빠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니, 이 녀석이 아빠 앞에서 건방지게 무슨 짓이야?
엥??
영문을 몰라 방으로 들어와 보니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다솔이를 저 지경으로 만들어 두고는
아빠가 오셨는데 건방지게 주머니에서 손을 안 뺀다며
다솔이를 야단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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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1.

출산 준비를 할 때,
다솔이의 옷은 노란색 상의(성별을 몰라서) 하나, 바지 둘
흰색 내복 한 벌, 우주복 하나(모두 80사이즈) 이렇게 준비해 두었었다.
선물로도 실내복이 꽤 들어와서
엄마는 매일 재미있는 옷 갈아입히기 놀이에 여념이 없다.
이맘때 아기들은 잘 토하기 때문에 옷이 금방 더러워지기도 하니까
아침 저녁으로 옷을 갈아입혀 줘야 된다.
배냇저고리를 졸업하기까지 시간도 좀 있고
아기들은 금방금방 크니까 신생아용 60사이즈는 절대 사지말고
80사이즈부터 사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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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1. 20.

다솔이가 드디어 배냇저고리를 벗고 처음으로 내의를 입었다.
신생아시절 몸집이 너무 작아서 무릎까지 내려오던 배냇저고리 덕에
바지를 안 입히는 것이 습관이 돼 버려서
내의로 바꾸고 나서도 바지를 안 입히는 엄마.
80 사이즈가 넉넉하니 잘 맞는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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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에 마트에서 아주 앙증맞은 인형을 발견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기저귀 찬 아기 인형이 바로 그것인데, 나중에 우리 별이(태명)를 낳으면 이렇게 귀여웠으면 좋겠다는 얘기와 함께 다솔 아빠가 보여 준 인형이다. 아주아주 감성적인 다솔 아빠에 비해 무뚝뚝이 철철 넘치는 나는, 저 인형을 사야되나 말아야 되나 한참을 고민했다.

저 조그마한 인형이 무려(??) 만원이었기 때문이다. 속에 건전지를 넣을 수 있게 돼 있어서 모자를 앞뒤로 움직이며 전원을 켜면 탈탈탈탈 소리를 내면서 앞으로 기어가게 만들어진 인형이다. 좀 비싸긴 했지만 다솔이의 모델로 삼아 이름도 다솔이의 태명이었던 '별이'라고 지어주었다.

태어나자마자 다솔이와 별이를 만나게 해 주었고, 이후로도 다솔이에게 자주 별이를 보여주었는데 다솔이는 계속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도 다솔이가 태어나니 별이 따위(?)는 관심 밖이라는 듯 책장 한쪽 귀퉁이에 올려다 두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다솔이가 기기 시작하자 기는 연습을 할 때 별이가 딱인 듯 싶어 다솔이에게 움직이는 별이를 보여주었다.

혹시나 친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역시나 별이를 잡는 즉시 먹어버리는 다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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