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수줍음이 때로는 작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자신감 향상 교육이 필요한 까닭.
자주 가는 중식당에서 어른들은 디저트를 먹으며 막바지 수다를 나누고 있었고
아이들은 그 식당에 마련된 어린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어요.
다솔이가 다다다다다~ 뛰어 오더니, 제 손을 잡아 끌면서 '엄마, 잠깐만 이리로 와 봐' 합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놀게 끔 돼 있는 어린이 놀이방인데
놀다가 제가 있는 자리로 올 때 종종 신발을 벗고 맨발로 뛰어 오는 경우가 있었기에
저는 한쪽 팔을 아이에게 잡아 끌리면서도 우선 아이가 신발을 잘 신고 온 것을 칭찬해 주었어요.
응... 누나가 해 줬어.
라고 대답하면서 계속계속 저를 끌고 어린이 놀이터로 이끄는 다솔이.
아이의 손을 잡고 어린이 놀이방으로 가 보니
다솔이 또래의 어린 아이들과, 중학교 2학년 정도로 보이는 여자 아이들이 그 안에 있었어요.
손가락으로 중학생 여자아이들 중 한 아이를 가리키면서
제 품에 얼굴을 폭 파묻는 다솔이...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응응....거리고 있습니다.
다솔이의 감탄사와도 같았던 응응....에는 저 누나가 내가 신발을 신는 걸 도와워서 정말 고마워...라는 뜻이 숨어 있지만
그걸 알아차리는 사람은 엄마인 저 뿐이지요.
저는 얼른 아하, 저 누나가 다솔이가 신발 신는 걸 도와 줘서 고마워서 그러는 구나...큰 소리로 말하면서
그 중학생 아이가 당황하지 않도록 했는데,
같이 있던 다른 여자 아이가 의아한듯 묻습니다.
근데 쟤는 엄마한테 왜 이른거야?
몰라, 신발을 거꾸로 신고 있기에 도와 줬는데 애들은 도와줘도 뭐라고 하고 안 도와줘도 뭐라고 하고...
억울하다는 듯한 여자 아이의 손동작.
아니, 도와줘서 고마운데 말을 잘 못해서 그러는 거라고 대신 대답해주면서 상황을 마무리지었지만
수줍음이 많은 아이의 성격이 오해를 불러 일으키리 뻔한 상황이었어요.
다솔이는 말도 못하는 개구장이예요.
까불까불 발을 동동, 엉덩이를 씰룩씰룩....
같이 있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장난을 잘 치는데
친하지 않은 사람, 처음 보는 사람, 또는 아주 친한 사이지만 낯선 곳과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맞닥뜨리게 되면
말도 못하고 그저 저에게 얼굴을 파묻고 숨는 것이 최고로 편한 아주아주 소극적인 아이로 변합니다.
다솔이의 이러한 성격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러려니 하지만
자칫 오해를 할 경우들이 생겨서 문제지요.
어린이집 등원할 때(하원하고 나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을 때에도) 친구와 마주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상대방은 아주~ 반가워 하면서 다솔아!!!! 부르는데,
다솔이는 고개를 홱 돌리거나 얼굴이 무표정으로 변하면서 모른 척을 합니다.
평소 어린이집에서 가장 좋아한다는 친구와 마주쳤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친한 친구니까 그 친구는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다솔아~ 다솔아~ 다솔아~ 신이 났는데,
다솔이는 전혀 반응이 없으니까 아이와 함께 등원하던 그 친구의 할머니께서 서운한듯 한 마디 하셨었어요.
다솔아, OO이는 이렇게 반가워 하는데 너도 아는 척 좀 해 주면 안 되니?
OO혼자서만 이렇게 반가워하네~
상황에 따라 변하는 아이의 성격을 잘 모르기 때문이지요.
나중에 다솔이에게 그 상황에 대해 물어 보면
자기도 등원하다가 친구를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갑고 좋았다고 대답을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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