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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뛰어난 것이 있으면,
말은 안 해도 엄마는 흐뭇하고 기뻐서 어쩔 줄 모르게 되지요.
그것에 특히 '공부'와 관련된 것이라면 감동의 크기는 더더욱 커져서 고맙기까지 한 것이 사실입니다.
다솔이는 말의 시작은 좀 늦는 편이었는데 일단 말이 트이니 재잘재잘 못하는 말이 없어요.
최근에는 읽고 쓰는 데에도 관심이 많아져서
어린이집에 보내는 수첩에 제가 쓰는 내용을 무척 궁금해하는데요~
글씨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이제 알게 되었는지
자기가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저에게 꼭 그 내용을 수첩에 적으라고 부탁하고
그대로 썼는지를 감시 감독하기도 해요^^
그런 모습이 귀여워서 어린이집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어린이집에서도 선생님께 이러이러한 내용은 엄마가 볼 수 있도록 수첩에 써 달라고 주문을 하더랍니다^^
이제 자주 보는 만화영화의 제목은 곧잘 읽고 쉬운 건 혼자서도 잘 쓸 수도 있게 되었는데요,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엄마, 이거 뭐야? 엄마 저거는???? 하고 끊임없이 묻듯,
관련 글 : http://hotsuda.com/1768
엄마 이건 뭐야? 이거는? 저거는? -- 아이가 묻는 말에 대답을 꼭 해 주세요.
글씨를 배우기 시작하는 다솔이는
엄마, '댕'은 어떻게 써? 딩동댕 유치원 할 때 '댕'
엄마, '레'는 어떻게 써? 파워레인저 할 때 '레'
...... 궁금한 글씨가 많아져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저에게 묻고 묻고 또 묻는답니다.
응~ '댕'은 디귿에다가 애에다가 아래에 이응을 쓰면 돼.
'레'는 리을에다가 에를 쓰면 되는데, 에는 어에다가 이를 써서 에를 만드는 거야 ^^
일일이 대답을 해 주기도 하고, 애와 에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종이에 써서 보여 주기도 하는데요~
다솔이에게 글씨 쓰는 법을 가르쳐주면서 다시 한 번 느낀 것이
아이에게 쓰기 교육을 절대로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에요.
우리말이든 외국말이든 언어는 듣기 - 말하기 - 읽기 - 쓰기의 순으로 익히게 되잖아요?
각각의 부분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도 따로 있고 순차적으로 발달을 하기에
아직 듣기의 영역만 발달이 되어 있는 어린 아이에게 쓰기를 강요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가 있고
(논문으로 증명이 된 사실로, 텔레비전 방송에도 나온 내용이에요.)
말하는 게 서툰 아이에게 읽기를 먼저 가르치는 것도 좋은 교육은 아니지요.
아이가 궁금해 하고 알기를 원하면 글씨를 가르쳐 주는 것이 맞으나
너무 일찍부터 언어를 배우도록 하지는 않는 것이 더 좋아요.
다솔이가 지금 글씨 쓰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사실 따로 있는데요~
아이패드 검색 기능에 맛을 들여서
검색창에 (다솔이의 눈높이로는 돋보기 그림을 눌러서 ^^) 자기가 원하는 것을 써 넣으면
그와 관련된 것들이 주르르륵 나오는 것이 그렇게 재밌고 기쁠 수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책에서 자기가 아는 글씨를 발견하는 기쁨도 크고, 자동차 번호판, 건물의 간판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겠지만
가장 큰 재미는 인터넷 검색인 것 같아요.
공룡이라고 쓰면 공룡의 사진, 동영상이 주르르륵 나오니 그걸 하나씩 클릭해서 보는 재미가 오죽하겠어요?
딩동댕 유치원 동영상을 보고 싶을 때, 파워레인저 장난감을 구경하고 싶을 때도
아이패드, 혹은 스마트폰에 글씨를 써 넣습니다.
다솔이는 오늘도 저에게 글씨를 물어 봅니다.
다솔이는 아직 모든 말을 정확하게 하지는 못하거든요?
듣는대로 말을 하는데 다솔이에게는 텔레비전이 아니고 펠레비전이라고 들렸었나봐요~
그 뿐만 아니라 정림 - 정리(0), 합책 - (합체)....등등등 이런 말들이 수없이 많음^^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너무너무 많기에 아직은 다솔이가 글씨 쓰는 걸 배우는 건 이르다고 생각을 했어요.
우선 단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난 다음에 글씨를 배우는 편이 훨씬 오류도 적고 효율적일 것 같아서요.
아이가 너무 어려서 혀짧은 소리를 낼 때 영어를 배우면
조금 더 자랐을 때 발음을 하나하나 다~ 모조리 교정해야 되는(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되는) 것처럼.
글씨도 우선 말을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된 다음에 배우게 되는 것이 훨씬 더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에요.
아이가 궁금해하면 가르쳐 주되, 너무 일찍 글씨를 가르쳐 줄 필요는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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