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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로 구입한 꼬꼬면이에요.
마트에 장을 보러 가서 꼬꼬면을 찾을 때 마다 없어서 그런지, 남편의 애를 좀 태웠던 꼬꼬면. 어렵게 꼬꼬면을 사서 아주 맛있게 먹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어쩌면 꼬꼬면의 이러한 품귀현상은 소비자를 애태우기 위한 전략이 아닐까? 하고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만, 먹어 보니 맛있긴 하네요.


남편은 꼬꼬면 사랑은 꼬꼬면을 한 번 먹어 본 후에도 사그라들지 않아서, 지나가던 길에 물을 사러 들어 갔던 낯선 수퍼마켓에서도, 50% 할인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들른 동네 편의점에서도, 꼬꼬면만 보이면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이미 꼬꼬면은 구하기 힘든 귀한 라면이라는 생각이 박혀 눈에 보일 때 마다 사 두는 것이지요.


저는 맵고 얼큰한 라면을 좋아하고 또 어떤 것에든 크게 열광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런지 꼬꼬면도 그냥 괜찮다, 정도인데요, 남편은 꼬꼬면이 조만간 신라면을 넘어 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더라고요. 또 하나 웃긴 것은 신라면이든, 진라면, 안성탕면이든 라면을 먹을 땐 그냥 '라면'을 먹겠다고 하는 사람이, 꼬꼬면을 끓일 땐 꼭 '라면'이 아닌 '꼬꼬면'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암튼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꼬꼬면???' 하기에 나는 밥을 먹을 테니 당신 혼자 드시라고 했답니다.




이경규 아저씨가 곧 광고에 등장할 거라는 소문이 있던데, 이경규 아저씨는 좋겠어요.




라면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양은 냄비에 끓이는 것이 제격이죠?
저희는 라면을 끓일 때 맹물에 라면 스프를 먼저 넣는데요, 라면 회사에서 권장하는 조리법과는 다르지만 이게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모든 국물 음식은 육수(?)가 중요하니까요.




스프를 미리 넣어 둔 물이 끓으면, 면을 넣습니다.
남편의 양은 두 개.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주면 골고루 잘 익고 더 쫄깃한 것 같아요.




면이 거의 다 익었을 무렵 달걀을 넣는데요,




이 때 달걀 흰자를 먼저 넣는 것이 중요해요.
라면 봉지에 달걀을 풀지 않고 그대로 익히거나, 흰자만 넣는 것이 더 맛있다고 써 있더라고요.



노른자 때문에 그렇기에 흰자를 먼저 넣어 휘휘 저은 다음,




노른자를 넣고 그대로 익혀 줍니다.




남편은 라면을 끓인 후 불을 끄고 잠시 뚜껑을 덮어 두는 것을 대단한 의식 쯤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드디어 완성된 꼬꼬면!
노른자가 국물에 풀리지 않아서 텁텁한 맛은 줄이고, 담백하면서도 끝맛은 매콤한 닭고기 라면이 완성됐어요.
라면을 좋아하시는 분들 중 아직 안 드셔 본 분들이라면 한 번 드셔 보시길~


아참! 임신 중에 라면을 먹어도 아기에게 큰 문제는 없답니다. 다만 라면은 소금이 많이 들어간 인스턴트 음식이라 평소에도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으니 임신 중에 일부러 찾아 드실 필요는 없고요, 라면이 너무너무 드시고 싶을 땐 가끔씩 드셔도 괜찮다는 말씀이에요. 라면 먹어도 아기 아토피 안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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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남편과 둘이서만!! 데이트를 나섰어요. 임신을 하게 되면 입맛이 조금 변한다고 하던데 저는 특별히 입덧을 하지도 않고(다른 사람들은 입덧 없는 것이 축복이라고 하던데, 저는 입덧을 핑계로 살을 좀 빼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기에...... .) 제 생각으로는 예전 입맛 그대로인 것 같아요. 아,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식성이기 때문이기도 하네요.


아, 임신 시기별로 특별히 더 먹고 싶은 음식들은 조금씩 달랐었는데요, 임신 초기에는 달달한 것이 많이 당겨서 빵이랑 케이크, 쿠키류를 엄청 많이 먹었고요, 그 다음에는 느끼한 맛이 자꾸 생각나서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랑 오일 스파게티를 자주 먹었어요, 그러다가 매운 맛으로 넘어 왔지요.


시장에서 파는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안동 떡볶이 골목으로 갔습니다. 아, 저는 아직도 친정에 있어요. 20일 넘게 친정에서 100% 기생하며 살고 있는데요, 제가 오래 있을 수록 친정 엄마의 일거리가 많아 져서 너무 죄송스럽답니다. 저는 몸이 무겁다는 핑계로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개구쟁이 다솔 군은 할머니만 찾거든요.




떡볶이 골목은 안동 구시장에 있는데요, 찜닭 골목을 지나 안동 시내 중심으로 조금만 걸어 오면 찜닭집들이 쫙~~ 늘어서서 찜닭 골목을 이루었던 것 처럼 어느 순간부터 떡볶이 수레들이 골목 중앙을 장악하고 있답니다. 떡볶이가 생긴 것들은 비슷비슷 해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맛이 천차만별이잖아요? 조금 더 맵고, 조금 덜 달고, 조금 싱겁고...... 미세한 손맛이 확연한 맛의 차이를 내기 때문에 신중하게 잘 골라야 되지요. 


보통 어느 집이 맛있는지 기웃 거리면서 떡볶이의 자태를 보고 맛을 예상하게 되죠? 떡볶이 골목에는 열 개가 넘는 수레들이 늘어서 있기 때문에 일일이 다 보고 다니기는 좀 힘들고요, 안동 출신인 제가 추천하는 떡볶이 집은 1호 떡볶이집이에요. 떡볶이 수레에 번호가 써 있으니까 보고 찾으시면 될 거예요.




사실 저도 열 곳이 넘는 떡볶이집을 일일이 다 가 보진 못했기에 더 맛있는 곳이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몇 군데 돌아 다니며 맛을 보니, 너무 심하게 맵지도 않으면서 구수한 감칠맛이 있는 곳이 바로 1호집이더라고요.  순전히 제 주관적인 입맛에 따라 매긴 순위이니 이 점 참고하시길~




먹으면서 주인 아주머니께 맛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같은 자리에서 36년 동안 떡볶이 장사를 하셨다고 해요. 떡볶이, 순대, 어묵, 튀김을 팔고 있는데요, 가격은 떡볶이 골목 모두 동일해요. 모든 메뉴 1인분에 2천원씩.




매콤한 맛을 원하면서도 너무 매운 것은 질색하는, 요상한 제 입맛에 딱 맞는 떡볶이. 정말 맛있어요.




어묵을 안 먹어도 어묵 국물은 공짜! 후후-- 불어서 조심해서 먹어야지 안 그럼 입천장 다 까집니다.




얼마 전 종로 3가에서 떡볶이 먹고 너무 맛이 없어서 경악을 금치 못했었는데요, 그 때 생각났던 것이 바로바로 안동 떡볶이 골목이었어요. 종로 3가에도 김밥, 떡볶이, 순대를 세트로 파는 김, 떡, 순이 유명했었잖아요? 그런데 얼마 전에 가 보니 노점상들을 싹 정리했는지 떡볶이 수레를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겨우 한 군데 찾아내서 떡볶이와 순대볶음을 먹었는데, 배 고파서 먹었지 정말 맛은 없었거든요.


찜닭도 안동이 제일 맛있지만 제 생각으로는 떡볶이도 안동 떡볶이 골목이 최고인듯!




떡볶이를 다 먹고 오붓하게 차 한 잔 마시기로 했어요. 안동에도 브랜드 커피 전문점들이 속속 들어 와 있던데, 그 중 한 곳을 골라 들어 갔답니다.




커피집에 가는 이유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함은 아니잖아요. 남편과 얘기도 나누고 분위기 있는 곳에서 여유도 갖기 위해서 가는 건데, 다솔이를 낳고 난 이후에는 갈 수 없는 곳 중 한 곳이 돼 버렸었거든요.


뜨거운 커피를 엎지를까봐 조심조심, 의자에 올라가고 탁자에 올라가려는 다솔이를 제압하느라 조마조마, 커피를 한 김 식혀서 원샷 할 수밖에는 없을 텐데요, 다솔이가 아이가 아닌 '아기'였을 때 유모차에 태워서 한 번 가보곤 자연스레 커피집과도 멀어졌었지요. 아궁! 둘만 있으니 좋네요.




둘째 임신 32주라도 애만 없으면 왠지 어려지는 듯 하여 셀카도 몇 장 찍어 보고,




남편은 카메라로 그런 저를 찍어 주기도 하며 놀았어요.
아참, 넉넉한 크기의 옷을 입으니 조금 덜 뚱뚱해보이죠? 제가 임신을 한 이후에도 계속 55사이즈 옷을 고집했더니 옷은 터질 것 같고, 몸매는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좀 우스웠었는데다가, 옷을 몇 벌 가져 오지 않아서(다솔이 옷만 한 가방) 입을게 별로 없었어요.


엄마 옷장을 열고 올레! 엄마는 최근 살이 많이 붙으셔서 (엄마에게도 절실한 것은 역시나 다이어트, 우리 모녀는 다이어트가 평생 숙제인가봐요.) 요즘 산 옷들은 대부분 88사이즈인데요, 제가 입으니까 보기 좋게 맞네요. 임신 후기에 88사이즈가 됐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 몇 벌 빌려갈 생각이에요.




데이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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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시끌시끌, 명절 준비로 한창인 안동 구시장(舊市場) 골목에 다녀왔어요. 안동 구시장은 찜닭골목으로 더 유명한데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구시장에 있는 찜닭집들이 인기가 많았지만(야간 자율학습 빼 먹고 몰래 나와 찜닭을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식당은 두 세 군데 밖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을 해요.


그런데 안동 찜닭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최근엔 시장 골목의 절반을 찜닭집들이 차지하고 있답니다. 그런데도 모든 식당에 손님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면 참 많은 분들이 안동 찜닭을 즐기는 것 같아요. 1박 2일에도 나왔고 다른 방송도 많이 타면서 안동하면 '하회마을'과 함께 딱 떠오르는 것이 바로 '찜닭'이 돼 버렸죠.




찜닭 골목으로 바로 들어가고 싶으시면 안동 구시장 '서문'으로 들어가시면 돼요.
명절을 맞아 찜닭집을 포함한 구시장 전체가 활기를 띈 모습이이었는데요,




제 고향인 안동 재래시장이 북적이고 잘 되는 모습을 보니 제가 괜히 흐뭇하더라고요.




명절 당일이 아니고 며칠 전에 갔던 것이는데도, 각종 전이며 떡들이 푸짐하게 나와 있어서 제 식욕을 자극했어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금방 쪄 낸 떡들은 정말 맛있어 보였답니다.


안동은 바다가 없어서 차례상에 생선을 올리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은데요(저희집은 차례를 지내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잘 모릅니다만,) 특히나 '고래 고기'랑 '문어'는 꼭 필요한 음식이에요. 잔칫날 이 두 가지 음식이 빠지면 아무리 음식을 잘 차려 놓아도 2% 부족한 상차림이 되고 말지요.




시장에는 큼지막한 물고기들이 많이 나와 있었어요.




어김없이 문어도 등장했고요. 이제 찜닭 골목을 보여드릴게요. 구시장 '서문'으로 들어가면 양쪽으로 찜닭집들이 쫙-- 서 있어요. 제가 갔을 땐 식사 때가 아니라서 바깥에까지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보통 삼십 분 이상씩은 기다려야만 매콤, 달콤, 짭잘한 찜닭을 구경할 수 있어요.




안동 찜닭 골목의 찜닭은 전국으로 택배도 되는데요, 채소와 불린 당면은 익히지 않은 진공 포장이 되어, 집에서 끓여 먹도록 나오나 봐요. 음식맛은 불맛이기도 한데, 가정집 가스레인지로는 식당에서 만큼 세게 조리할 수 없으니 아무래도 맛은 좀 덜하겠죠. 안타깝지만 안동 찜닭 본연의 맛이 궁금하시다면 안동에 직접 오시는 수 밖에 없네요. 서울에서 먹는 찜닭 맛과는 차원이 다르답니다. 


 

이게 비법 양념인가봐요!! 마침 제가 시장에 갔을 때 한 식당에서 큼지막한 들통에 양념장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비법을 캐 내기 위해 자세히 들여다 봤어요.


간장을 기본으로 한 양념장인데요, 그냥 간장만으로 맛을 내는 것이 아니고 배, 양파, 파, 마늘, 고추와 간장을 펄펄 끓여서 걸러, 양념장을 만들어 두었다가 사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찜닭을 조리할 때는 이 조림간장에 설탕, 물엿, 다진 마늘, 붉은 고추, 그리고 정체 모를 연한 초록색 가루(이것만 알면 찜닭 골목의 비밀을 다 알게 되는 건데 말예요.)를 넣어 맛을 내더라고요.




1박 2일이 다녀 간 이후 주말이면 다른 지역에서 몰려 온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현대 찜닭집이에요.
찜닭 전문 맛객(?)인 제가 냉정하게 평가를 해 보자면요, 솔직히 비추입니다.


우선 맛이 변했어요. 서울 사람들 입맛에 잘 맞게 단맛을 너무 많이 내서, 같이 갔던 서울 토박이 남편은 한 입 먹고 '아! 맛있다' 했지요, 저는 '이 맛이 아닌데' 하며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또 유명세를 치르면서 몸값이 많이 올라, 양은 적어져서 남동생까지 세 명이서 밥 한그릇씩 국물에 비벼 먹은 후에야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원래 안동 찜닭은 네 명이 밥 없이 배 두드리면서 먹을 수 있을 만큼 양이 많거든요.



제가 추천하는 집은 '유진 찜닭'이에요. 양도 충분하고 맛도 옛날에 먹던 맛과 비슷한 것 같았어요. 
찜닭 골목의 찜닭 가격은 모두 같아요.
한 마리에 25,000원이고 한 마리 반은 37,000원이에요. 네 명이서 먹기에 충분한 양이고요.




찜닭을 좋아하는 저는 찜닭을 참 자주 사 먹는데요, 안동에는 찜닭 골목 외에도 찜닭을 배달해 주는 닭고기집이 참 많아요. 안동 시내를 다니다 보면 곳곳에 찜닭을 파는 식당이 보이지요. 


양념 통닭과 프라이드, 찜닭을 함께 파는 곳도 있어서(찜닭 골목에 있는 닭고기집에는 메뉴가 딱 한 가지. 오직 찜닭 밖에는 없어요.) 저는 찜닭 골목에도 가지만 집에서 가까운 단골 닭고기집에서 배달해서 먹기도 해요.(배달 찜닭집에는 쿠폰도 줘서 열 번 주문하면 한 번은 공짜로 먹을 수 있거든요.) 보통 찜닭 골목이 아닌 곳에서 파는 찜닭은 22,000원 정도에 먹을 수 있고, 하회마을에 있는 찜닭 집들은 찜닭 골목보다 조금 더 비싼 값에 판매하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친정에 오면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어야 되는 찜닭. 집으로 돌아가면 안동 찜닭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기에 식당에서는 절대로 사 먹지 않고 집에서만 비슷하게 흉내내어 만들어 먹는데요, 이번 명절에는 시댁에 갈 때도 장거리 포장 주문을 해서 가지고 갈 생각이에요.    




식구들이 많을 땐 양념 통닭과 한 마리와 찜닭 한 마리를 주문해서 먹기도 한답니다. 안동에는 그 유명한 하회마을과 도산서원도 있고, 아이들 교육에 좋은 국학 진흥원, 산림 박물관, 그리고 새로 조성된 허브 농장인 온뜨레피움도 있으니 시간 나실 때 놀러 오셔서 주변 관광지도 구경하시고 맛있는 찜닭도 드시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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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솔이가 감기에 걸릴 것 같아서,
제가  다솔 아빠를 말린 후에야,
다솔 아빠의 철없는 물장난은 끝이 났답니다.

그 이후로도 다솔이와 저에게 물을 뿌리며 음흉하게 재미있어 하던
다솔 아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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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을 유난히 좋아하는 23개월 다솔이는 오렌지, 자두, 수박에 이어 토마토 맛에 푹 빠졌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의 이름은 참 잘도 익히지요. 눈만 뜨면 '아토~, 아토, 아토!!!'를 외치는 다솔이. 사실 다솔이가 이렇게 토마토를 좋아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어요. 토마토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외갓집에 가서 직접 토마토를 따 먹어 본 이후에 토마토 맛을 알게 된 다솔이랍니다.




'아토~, 아토~, 아토!!'를 외치는 다솔이와 함께 밭에 토마토를 따러 갔어요. 커다란 바구니에 딸 건데, 꼭 자기 손으로 들고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다솔 군입니다.




보통 시중에서 사 먹는 토마토는 녹색일 때 밭에서 따서 유통 과정 중 빨갛게 익히는 것이라고 해요. 빨갛게 익었을 때 따면 팔리기 전에 상해 버리니까요. 그런데 저희는 밭에서 빨갛게 익은 토마토만 골라서 똑똑 따 먹으니 그 맛이 훨씬 더 좋을 수 밖에 없지요.




약을 치지 않아서 보기에는 좀 못생겼지만 물로 대충 행궈서 한 입 두 입 먹는 맛이 정말 일품입니다.
(글 아랫쪽에 토마토 오래 보관하는 방법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아이들은 토마토를 먹을 때 과즙을 줄줄줄 흘리기 때문에 수도에 연결 돼 있는 호수로 토마토를 씻은 다음에 그냥 바깥에 앉아서 먹었어요. 밖에서 먹으니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커다란 토마토 하나를 뚝딱 해치우는 다솔이. 정말 맛있어요.




입도 아~~ 크게 벌리고 참 잘 먹네요.

 

 

토마토를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1. 큰 냄비에 씻은 토마토를 넣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넣지 않고 오직 토마토만요.) 끓입니다.
2. 펄펄 끓고 나면 대야에 담고 거름망으로 익힌 토마토를 걸러냅니다. 건더기를 다 으깬다는 생각으로.
3. 건더기를 으깨서 걸러 낸 토마토를 다시한번 펄펄 끓입니다.
4. 유리병(커다란 주스병이 좋아요.)을 펄펄 끓입니다.
5. 끓인 토마토가 뜨거울 때 병에 넣고 뚜껑을 꼭 닫습니다.



이 방법을 쓰면 1년에 지나도 토마토를 먹을 수 있어요. 토마토를 익혀 먹으면 몸에 더 좋으니까 토마토 값이 쌀 때 많이 구입해 두었다가 주스를 만들어 먹으면 좋아요. 작은 유리병에 1회분씩 담아도 괜찮은데, 뚜껑을 딸 때 뽕! 소리가 나더라고요.


맛은 시중에 파는 토마토 주스에서 인공감미료를 뺀 맛? 토마토를 끓이니까 캐찹이랑 비슷한 향이 났어요.

 



토마토를 좋아하는 다솔이는 갓 딴 토마토를 두 개나 먹었답니다.



별안간 사랑해를 하는 다솔이, 카메라만 보면 사랑해는 자동입니다.




다솔 아빠는 토마토를 맛있게 먹다가 제가 카메라를 들이미니까 장난을 치고 싶었나봐요.


엄청 요란하게 토마토를 먹었는데, 다음 단락에 제가 움직이는 사진을 보여드릴 거거든요?
심신이 약하신 분들은 보지 마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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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실컷(23개월 다솔 군 때문에 사실은 좀 아쉬운듯 하게...) 윈도우 쇼핑을 즐긴 후 저희 가족은 커피를 마시러 푸드코트로 갔어요. 딱히 살 것은 없었지만 친정으로 내려가는 길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구경하러 간 것이었거든요. 여주 아울렛은 왔다갔다 하면서 많이 봤지만 한 번도 들른 적이 없어서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또 아울렛에서 제 맘에 쏙 들어와 저를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물건들이 있으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들러서 사도 되니까요.


장대비를 요리조리 피하고, 신나게 뛰어놀지 못해 보채는 다솔이를 달래느라 조금 지쳤는데요, 푸드코트에서 조금 쉬어 가기로 했답니다. 비도 피할 수 있고 다솔이도 조금은 자유롭게 풀어(?) 놓을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주변을 둘러 보니 다솔이 또래의 딸아이들은 하나같이 얌전하게 잘 앉아 있더라고. 역시나 아들과 딸은 천양지차.




아빠는 간질간질, 다솔이는 깔깔깔!




비 내리는 날 조금 늦은 시각이라서 푸드코트가 한산했어요. 대부분 쇼핑을 마치고 무거워진 두 손을 쉬게 하고, 가벼워진 지갑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듯?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도 많이 느낀 건데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참 많더라고요. 간혹 아주머니들끼리 와서 슬쩍 봐도 꽤 비싸 보이는 가방과 구두들을 잔뜩 구입해 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유모차를 끌고, 아기띠를 매고, 혹은 임신 중이었던 손님들이었답니다.




저희는 아울렛 내에 있는 중국 음식점인 얌차이나(관련글 보기 http://hotsuda.com/863)에서 식사를 했기에 푸드코트에서는 간단히 음료만 마실 참이었어요. 그래도 메뉴가 궁금하지요? 푸드코트의 메뉴를 보여드립니다.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해서 죄송해요. 이해해 주시기를...... .



비가 오고 춥고 피곤할 때는 고소하고 약간은 기름진 피자를 먹으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뱃속까지 뜨뜻해지는 국 종류를 먹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푸드코트 안에는 수유실도 있고 편의점도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탕, 초콜릿, 젤리, 마시멜로우 등을 파는 골라담는 사탕가게 위니비니도 있었어요. 알록달록 달콤해 보여서 다솔이에게 한 주먹 사 주고 싶었는데 꾹 참았답니다. 아직 다솔이가 사탕류를 잘 몰라서 보면서도 사 달라는 얘길 안 하더라고요. 아이들은 단 맛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되기에 먼저 요청하지 않는 한 제가 먼저 사 줘서는 안 되겠죠.




저희의 목적지였던 하겐다즈예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는 8월 16일 이후에 인터넷 홈페이지 회원가입을 하는 분에게 1인당 하겐다즈 커피 한 잔을 주는 이벤트를 열고 있거든요. 아울렛에 가기 전 정보를 싹싹 긁었더니 이렇게 좋은 혜택도 얻을 수 있었네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중 고를 수 있는데요, 임신 중이라 커피를 조심해야 되니까 저희 부부는 둘이서 한 잔만 마시기로 했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저에게 임신 기간 열 달은 정말 힘들어요.




향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카페라떼 한 잔. 공짜라서 더 맛있어요!




다솔이에게 줄 수 없는 것들을 저희끼리만 먹을 때, 참 미안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엄마 아빠만 커피를 야금야금 마셨으니 다솔이는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요? 지금 생각해 보니, 편의점이 있었는데 우유라도 좀 사 줄걸 그랬네요. 그러나 그 땐 전혀 생각지 못했어요.



다솔이는 그냥 엄마랑 물 마시자.




다솔이는 물 마시고 컵 수거함에 쏙 넣는 것에 재미를 느껴, 물도 다섯 번 마시고 컵도 다섯 차례나 쏙쏙 집어 넣고... 눈치가 좀 보이긴 했으나 그렇게 잠시 놀다가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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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저는 이제서야 가 보게 되었답니다. 친정이 있는 안동으로 오갈 때마다 멀리 보였던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언젠가 꼭 가 보리라 결심했었는데 드디어 발을 들여 놓게 되었네요. 무엇을 '사는 것'도 참 중요한 일이지만, 저에게는 무엇을 '먹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기에, 여주에 가서 뭘 먹을까 떠나기 전에 고민을 좀 했었어요.


아울렛 근처에도 몇몇 이름 난 음식점이 있는데, 쇼핑을 하던 중에 나가서 먹고 다시 들어 오는 것은 좀 애매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곳은 아울렛 안에 있는 중국 음식점인 얌차이나였습니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2층에 위치 해 있어요. 아울렛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얌차이나를 찾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얌차이나는 쇼핑 중 주린 배와 아픈 다리를 달래기엔 더 없이 좋은 곳 같아요. 아울렛 안에 푸드코트가 있어서 조금 더 값싸고 간편하게 식사를 할 수도 있지만, 푸드코트는 너무 번잡스럽잖아요? 조금 더 여유있고 느긋하게...방해받지 않는 식사 시간을 원할 때는 얌차이나에서 식사를 하세요.


음식값도 단품일 경우에는 푸드코트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데, 가장 대중적인 메뉴인 자장면이 얌차이나에서는 7000원, 푸드코트에서는 6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답니다.




식당 앞에 메뉴판이 있어요. 식당 안에서 미쳐 메뉴판 사진을 찍지 못해서 입간판을 조각조각 내서 글 하단에 확대 사진을 올려 놓을게요. 얌차이나의 메뉴가 궁금하신 분은 큰 사진으로 보시길.




주방을 훤히 드려다 볼 수 있게 해 두어서 음식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면 주방안을 볼 수 있는데요, 빼꼼히 쳐다보는 것이 민망하고 직원분들이 사진 촬영을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것 같아서 조금 더 자세한 주방의 모습을 찍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식당이 크다 보니 그 만큼 주방도 크고 넓은데 지나다니면서 슬쩍 안쪽을 들여다 보는 것 만으로도 색다른 기분이 들었답니다.




다솔이와 음식점에 왔을 때 좀 조심해야 할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얼음'과 '단무지'예요. 둘 다 다솔 군이 너무 좋아하는 것이라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끝을 보거든요? 얼음과 단무지로 배를 채우게 할 수는 없으니 되도록 안 보이는 곳에 숨겨 두어야만 한답니다.




얌차이나에는 아이용 의자가 마련 돼 있어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면 VIP 쿠폰북을 받을 수 있는 표를 출력할 수 있는데요, 1층 안내데스크에서 쿠폰북으로 교환을 하면 아울렛 내에 있는 여러 매장에서 (아주 소소하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얌차이나에서는 세트 메뉴를 주문할 시 탄산음료 두 잔을 서비스로 마실 수 있답니다.


자장면을 먹을까? 중국식 냉면을 먹을까? 그래도 요리 하나는 먹어 줘야 되는데...... 고민을 하다가 저희는 세트메뉴 중 A세트를 주문했어요. 2인 이상 주문시 가능하고 1인에 18,000원(부가세 별도)인 A세트에는, '유산슬, 탕수육, 딤섬'이 순서대로 나오고 자장 혹은 짬뽕을 식사로 먹을 수 있어요.




맨처음 나온 유산슬, 정~~말 맛있었어요. 둘이 먹기에 양도 적당하고 해삼과 새우도 많이 들어가 있었는데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일품이었답니다. 먹으면서 계속 유산슬이 이렇게 맛있는 것이었나 감탄을 했어요.




식사를 하면서 간간히 주방 쪽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니, 주방장들이 중국인인 것 같았어요. 중국인이 직접 만드는 정통 중국요리가 먹고 싶다면 얌차이나가 딱 좋을 것같아요.




두 번째로 나온 탕수육.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바삭바삭해서 탕수육도 역시나 맛있었는데요, 어디서 들은 얘기로는 아이 때는 달달한 탕수육을 좋아하다가 성장하면서 매콤한 깐풍기를 좋아하게 된다던데...... 맞는 말 같기도 해요.(참고로 다솔 아빠는 탕수육을, 저는 깐풍기를 더 좋아한답니다.)




달콤한 맛 덕에 다솔이가 탕수육 속에 들어 있는 양파랑 당근을 많이 먹었어요. 요즘 코코몽에 푹 빠져 있는 다솔이는 당근을 '싱싱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 중요한 채소'라고 여기고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만화 영화도 밥상머리 교육을 하는 데 꽤 유익한 듯?




다음으로는 딤섬이 나왔는데요, 새우 딤섬과 채소 딤섬이 각각 한 개씩 들어 있는 나무그릇(?)이 두 개 나왔어요. 다솔 아빠는 새우 알러지가 있는데, 두 가지 딤섬에는 모두 다져진 새우가 듬뿍 들어 있어서 (일일이 골라내고 먹을 수 없으니) 맛있는 딤섬 4개는 모두 제 입 속으로 냠냠냠... 어찌나 부드럽고 고소하던지요. 속이 훤히 비칠 만큼 피가 얇아서 딤섬 더 맛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은 태생적으로 중국 음식을 좋아하지요? 다솔이도 유산슬 속에 있던 채소와 새우를 잘 먹었고, 탕수육 속에 있던 양파, 당근과 고기도 잘 먹었어요.



저희가 갔었던 날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다가 말다가 다시 쏟아지기를 반복했었고, 시간도 어중간했기에 얌차이나에 손님이 별로 없었어요.




내부가 무척이나 넓고 안락했으며 후텁지근 끈적끈적했던 바깥 공기와는 달리, 식당 안은 상쾌했답니다. 맛있는 음식들을 한 가지씩 먹을 때 마다 정말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어요.



이제 세트 메뉴의 마지막인 자장과 짬뽕을 먹을 차례. 남편과 저는 각각 하나씩 주문을 했는데요, 마지막까지 아주 맛있는 음식이 나왔답니다. 자장면 속 건더기가 아주 풍부해서 씹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에서 옥의 티(티라고 하기엔 좀 치명적이었지만)를 발견하게 됩니다.




제가 주문했던 짬뽕 속에서 흑, 철수세미 조각이 나온 것이에요. 다행히 짬뽕 그릇이 제 앞에 놓여지자 마자 발견을 해서 직원분이 죄송하다며 다른 것으로 바꿔 주셨는데요, 두 번째 짬뽕이 너무 빨리 나온 것으로 보아 새로 만든 건 아니고, 많이 끓여 놓은 짬뽕 통에서 새로 퍼 온 것인 듯 했어요. 어쩐지 찜찜...... .


아, 마지막에 철수세미만 발견되지 않았어도 완벽했던 식사 시간이었는데...... .




죄송하다며 탄산 음료 두 잔을 서비스로 주셨습니다. 저희는 이미 쿠폰으로 탄산 음료를 마시고 있던 중이었는데 말예요. 흥! 그렇게 미안하면 음식값을 좀 깎아 주든가, 딤섬이라도 좀 포장해 주든가 할 일이지. 안 그런가요?




나쁜 기억(?)을 애써 지우고 다시금 자장면과 짬뽕을 맛있게 먹는 단순한 저.
다솔이는 아빠가 자장면을 후루룩 후루룩 먹는 모습을 보더니 자기도 그렇게 먹고 싶었나봐요. 아빠 흉내를 내서 면발을 후루룩 빨아 들이고고 싶은데 맘처럼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냠냠쩝쩝 맛있게 한 끼 식사를 잘 했네요.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얌차이나의 메뉴를 보여드립니다. 입간판을 잘라서 확대한 사진이라 좀 쭈글쭈글 보기 힘든 부분도 있어요. 이해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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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삼성전자 버블샷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삼성전자에서 이번에 세탁기 신제품이 나오는데, 버블샷 체험단으로 참여했었던 사람들 중에서 몇 명이 직접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인터뷰에 응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답니다. 동영상 촬영을 한다니 처음에는 부담감이 엄습해 와서 망설였었는데, 언제 또 그런 기회가 주어지겠나 싶어서 눈 질끈 감고 섭외를 수락해 버렸어요. 


얼마 후 저에게 주어진 질문 내용이 메일로 왔고(미리 답변을 준비하라는 얘기겠지요.) 저는 제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답을 작성해서 외우는 연습을 했어요. 주어진 질문은 겨우 두 개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부담스럽더라고요. 하고 싶은 얘기를 재미있게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자연스럽게 말로 표현하려니까 잘 되지 않아서 참 걱정스러웠지요.


드디어 약속했던 시간이 됐고 만족스럽게 연습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배짱이 생겼습니다.




남자 세 분이 오셨는데, 생각지 않았던 예상 답변을 가지고 오셨더라고요. 앞에서 대답이 적힌 종이를 들어 주시면 말하듯 읽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읽어 보니, 버블샷 측에서 제가 썼던 체험단 포스팅을 토대로 답을 만들어 주신 거였고요, 제가 준비했던 내용과도 비슷했답니다. 다만 훨씬 더 짧아졌어요.


외우지 않고 보고 읽으면 된다고 하기에 휴-- 다행.




카메라를 설치하는 동안 10여분 정도 시간이 있어서 계속해서 연습을 했어요. 제가 준비했던 것과 내용은 같았지만 문체가 달랐기에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말할 수 있도록 웅얼웅얼 계속 연습을 했답니다.




이 날 촬영했던 카메라인데요, 남편이 갖고 싶은 렌즈라고 했어요. 일명 새아빠(?) 렌즈??? 저는 잘 모르는 분야이긴 하지만 매우 좋은 것이고 그만큼 또 비싸다고 해요.



인터뷰 촬영이 끝나고 저희 가족은 놀러를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끝내는 것이 좋았어요. 업체 측에서도 앞서서 촬영하신 분이 엄청 자연스럽게 잘 하셨다며 은근히 압박을 주시고, 질문이 두 개밖에 없으니 십 분 만에 얼른 끝내자고도 하시고......


다른 분들과 비교했을 때 너무 못했다는 평을 듣기는 또 싫어서, 촬영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속 연습을 했답니다. 문제는 우리의 귀염둥이 다솔 군! 집에 낯선 사람이 세 명씩이나 와 있는 것도 불안하고, 엄마가 종이를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웅얼거리는 것도 맘에 안 들었을 거예요.




다행히 다솔 아빠가 집에 있어서 연습때 이렇게 스틸컷도 찍어 주고, 마이크도 등 뒤로 달아 주고, 본격적으로 촬영이 시작됐을 때엔 다솔이를 방에 데리고 가서 다솔이와 숨 죽여 기다려 주기도 했답니다. 만약 다솔 아빠가 없었더라면 다솔이 때문에 촬영이 제대로 되기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카메라로 찍히는 제 모습을 본 다솔 아빠가 '눈을 크게 떠야겠다'고 조언을 해 주었어요. 안 그래도 살이 많이 쪄서 이목구비가 살에 묻혀 더 두리둥실해졌는데, 동영상으로 찍으면 1.5배 정도 더 뚱뚱하게 보이잖아요. 눈을 크게 뜨자, 예쁘게 나와야지... 하며 눈에 힘을 좀 줬는데, 막상 촬영할 때엔 눈 크기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발음이 꼬이고 말이 빨라져서... 에공...... .




연습을 십 분 정도 하고 바로 촬영이 시작되자 다솔이와 다솔 아빠는 방으로 들어갔기에 촬영 사진은 없는데요, 빨리빨리 진행을 시켜서 조금 정신이 없는 와중에, 질문 하나는 책장 앞에서 또 하나는 (조금 민망했던) 부엌 앞에서 찍었어요. 질문 하나에 각각 세 차례씩 촬영을 했고요, 두 번째 질문 땐 여러 가지 이유로 NG가 많이 나서 마지막엔 땀까지 삐질...... .

발랄하고 다소 과장되게 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에 되도록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손발이 오글거리네요.




집에 오셔서 얘기 좀 나누고, 카메라 설치하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본 촬영 하는 데까지 약 한 시간 정도 걸렸어요. 생각보다 길었지만 무사히 인터뷰 촬영을 마치게 되어 정말 다행이에요.


어떻게 촬영이 되었을지 매우 궁금하긴 하지만, 삼성전자 신제품 발표회 때 제가 그 영상을 직접 보고 싶지는 않아요. 어쩐지 매우 부끄러울 것 같기 때문에요. 그래도 재미있었기에 발랄하게 말하는 연습을 좀 해서 이참에 홈쇼핑 주부 모델로 진출해 볼까? 하는 거창한 꿈을 잠시 꿔 보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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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해도 표시가 나지 않고, 안 하면 금방 마음이 심란해 지는 것이 바로 청소가 아닐까 싶어요. 거실이 아수라장으로 변한지 오래, 발바닥이 끈적거리고 자세히 보지 않아도 다솔이가 흘렸을 것이 뻔한(아니면 다솔 아빠!) 얼룩들이 곳곳에 말라 붙어서 내 기분을 찐득하게 만들기에, 주말 동안 치우고 또 치웠는데 별로 달라진 것이 없네요.

치우고 돌아서면 다솔 군 & 다솔 아빠가가 아무렇게나 내던지거나 버려놓은 요구르트병, 휴지 조각, 맥주캔이 발 밑에 걸리고, 또 치우고 돌아서면 악마의 미소를 지은 다솔 군이 책장에서 책을 빼 휙휙, 장난감들을 홱홱, 정말 꽥 소리 나게 울화가 치밀지만 어금니 꽉 깨물고 웃는 낯으로 다솔이를 타이릅니다.


걸레를 빨기 싫어서 샘플로 받은 물휴지로 거의 기다시피 거실의 얼룩들을 닦아 내고 있는데, 이제야 알아챘다는듯 한 마디 하는 다솔 아빠. 청소하는 거야? 왜??? 육중해진 몸으로 바닦을 닦는 아내에게 어디 할 소리냐고요. 두 사람을 집에서 내 보내든지, 재우든지 한 후에 청소를 해야 마무리가 지어질 것 같아서 그만 두고 책상을 정리하던 중에 중국에서 쓴 가계부 겸 일기장을 발견했어요.




일기 쓰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 다솔이가 태어난 이후로는 한 장도 써 보질 못했네요. 여유가 생기면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해야겠어요. 2007년 후반부터 쓴 일기장이었는데 첫장에는 독서 목록도 있고(제가 좋아하는 한국 소설, 요즘엔 통 못 읽었어요.) 이후에는 중국에서 약 2년간 생활하면서 쓴 가계부겸 일기가 있었어요.




저는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사전을 찾아가며 해당 품목을 번역해서 써 두었는데요, 은근히 중국어 공부가 되더라고요. 어학 공부가 뭐 별건가요? 필요한 것부터 익히는게 좋죠. 그 땐 참 알뜰하게 잘 살았던 것 같은데...... .




중국에서도 인터넷도 하고 블로그도 했었는데, 통신 환경이 좋지 않아서 너...무 느렸어요. 그래서 대부분 그날 그날의 이야기들을 일기로 남겨 두었었답니다. 손글씨를 쓰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일이 제게는 참 소중한 시간이었거든요. 천천히 한 글자씩 써 내려가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마음도 정리하고, 계획도 세우고...... .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넘겨 가며 읽는데 그 때의 일들이 생생하게 다 기억이 나더라고요. 외국에서 살게 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잖아요? 기회가 된다면 또 비슷한 경험을 해 보고 싶은데,  완전히 가는 것은 싫고 적당하게 2년 정도 또 나갔다 올 수 있을까요? 그 땐 블로그로 일상을 정리할 것 같긴 해요.




제가 있던 곳이 중국 산동성 청주시라는 작은 도시라서 참 물가가 쌌었는데, 가게에서 양 손 가득 무겁게 장을 봐도 정말 저렴하게 살 수가 있었어요. 한국에서의 장 보기와 중국에서의 장 보기가 너무 심한게 차이가 난다는 생각을 하면서 휘리릭 일기장을 넘겼는데요,





마침 다솔이를 임신하고 있던 중이어서, 임신 중 몸무게 변화를 계획(?) 했던 내용을 발견했어요. 다솔이와 '달'이는 생일이 약 한 달 반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 저는 다솔이를 임신했을 때 나름대로 몸무게 사수에 성공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그 수치를 참고하면 둘째 '달'이 때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달에 1kg씩 찌는 걸 목표로 삼고 일주일에 한 번씩 '시장'에 몸무게를 재러 갔었답니다. 병원이 아니고 시장이요. 중국돈 0.5위안(1위안이 약 170원 정도일 걸요?)을 내면 옛날식 기계로 키와 몸무게를 재 주는데요, 결과지를 잘라서 주기 때문에 일기장에 붙이면서 몸무게를 점검했었어요. 저에게 중요한 것은 몸무게였기에 키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었는데, 어쩜 저리도 정확하게 156이라고 나왔을까요? 까치발 좀 들 걸 그랬네요.


현재 임신 28주가 조금 넘은 제 몸무게는 55kg, 다솔이때와 비교해서 정확히 2kg이 더 나가는 상황이에요. 중국에서는 못 미더워서 빵류, 과자류를 안 먹었었는데(한창 멜라민 파동이 있었던 시기였지요.) 지금은 조금의 허기를 못 참고 열량 높은 것들을 마구 먹기 때문인 것 같아요. 건강하게 식단 잘 조절하면서 다솔이 때 처럼 몸무게 사수에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두서없이 글을 쓰다보니, 청소 얘기- 가계부, 일기장 얘기- 몸무게 얘기까지 참 다양하게도 이야기가 흘러갔네요. 국어 시간이었다면 하나의 소재로 글을 써야 된다며 야단 맞았겠지만, 블로그에 올리는 일상 이야기니까 꾸짖지 말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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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 드디어 남편이 돌아왔고, 얼른 저녁 밥상을 차려 준 후 남편이 식사를 하는 동안, 저는 다솔이와 함께 선물 꾸러미를 풀러 보았답니다. 남편과 새벽부터 열심히 골랐던 선물이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에요. 선물을 하나씩 열어 볼 때마다 미소가 한 가득!
(관련글, 새벽 5시 30분에 한국에서 하와이에 있는 물건을 사게 된 사연! 
http://www.hotsuda.com/852)


만약, 하와이로 여행을 그것도 '혼자서' 떠나셨다면 집에서 목을 빼고 기다리는 가족들을 위해 꼭 사와야 할 선물 목록을 몇 가지 알려 드립니다. 하나씩 안겨 줘야 뒷탈이 없어요.


1. 아내를 위한 코치 가방


하와이에 있는 와이켈레 아울렛은 코치 가방이 싸기로 유명한데요, 그래서 한국, 중국, 일본 단체 관광객들이 한 번 가면 싹쓸이를 해 온다고 하지요? 아침 일찍 가서 물량을 확보하지 않으시면 허탈하게 빈 손으로 돌아오셔야 될 정도로 사재기를 해 오는 곳이기도 해요. 요즘 한국에서도 최고 70% 세일을 한다고 써 놓은 곳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가격표를 비교 해 보니 하와이에서 사는 것이 한국보다 보통 50% 이상 저렴했어요.
 

남편도 저를 위해 코치 가방 두 개를 선물로 사 왔어요. 결혼식 이후 이름있는 가방을 사는 건 처음이라 더 기분이 좋았답니다. 먼저 가장 필요했던 흰색 핸드백,




작은 크기로 된 흰색 가방이 필요했던 터라 남편에게도 특별히 주문했던 것이었는데, 아주 잘 골라주었어요. 어깨에 사선으로 맬 수도 있도록 긴 줄도 달려 있고, 한쪽 어깨에 깜찍하게 매거나 들고 다닐 수도 있는 것이에요. 남편이 하와이 현지에서 카카오톡으로 보내 준 사진으로 봤던 것 보다 실물이 훨씬 더 예뻤답니다. 




안감은 녹색으로 되어 있어 색상이 잘 어울리고 고급스러운데, 작은 주머니가 앞뒤로 있고 가방 크기가 작기에 공간이 더 나누어져 있지는 않답니다. 긴 어깨끈은 탈부착이 가능해요.




그리고 두 번째 가방이에요. 기저귀 가방으로 써도 될 만큼 크고요, 기본적이고 익숙한 코치 로고가 가방 전체에 은은하게 박혀 있고요, 연한 갈색이에요. 아래에 알록달록한 색깔이 더 들어가 있어서 저처럼 발랄한 제품을 우너하셨던 분들께 알맞은 제품인 것 같아요.




공간이 세 곳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가운데에 커다란 지갑 모양으로 만들어 진 주머니가 인상적입니다. 가방에 아무것도 안 넣으면 쭈글하게 되는 것이 흠이지만 괜찮은 것 같아요.


2. 아이를 위한 폴로 의류.


다음은 역시나 하와이에 있는 와이켈레에서 값싸기로 유명한 폴로매장에서 아이들 옷을 사 와야, 자상한 남편에 이어 따뜻한 아빠로 등극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옷값에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늘 70~90% 세일 기간에만 옷을 사기에 제 느낌으론 여전히 비싸긴 했어요. 손바닥만한 아이들 옷으로 들이기엔 좀 아까운 금액이었지만 그래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한국에서 사는 것 보다는 역시나 50%이상 저렴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23개월 된 아들 다솔 군의 옷은 제쳐두고, (아는 분이 물려 주신 옷들이 많아서 다솔이 옷장은 차고 넘치거든요. 비록 옷들이 모조리 낡았긴 하지만...... .)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딸아이 옷만 잔뜩 골랐답니다. 그런데 코치 매장에서 너무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아울렛 매장이어서 그런지 작은 크기의 옷들은 별로 없었어요.


기껏 눈이 아프게 골라 놓은 옷들을 치수가 없어서 사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지요. 너무 아쉬워서 넉넉하게 입힐 우주복과 내년 가을부터 입힐 가디건과 2년 뒤에나 입힐 원피스를 하나 골랐답니다.



엥? 다솔이가 여자 아이 옷을???
아직 뱃속에 있는 딸아이 옷인데, 두 돌이 다 돼 가는 다솔이에게 맞네요. 고이 모셔두었다가, 이 년 뒤에 입혀야 될 듯 싶어요. 예쁜데 딱 하나 남은 것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해요.


미국 치수라 한국이랑은 좀 다른데요, 2/2T예요. 보통 체격인 다솔이가 아들이고 23개월이니까 폴로 구매하실 분들은 감안하시고 사시면 될 거예요. 

 



다솔 아빠가 면세점에서 사 온 초콜릿 상자를 들고 뜯어 달라고 하는 다솔 군, 그거 먹는 건 줄 어떻게 알았지? 초콜릿은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는 다솔 군에게 맛이나 보라며 초콜릿 상자를 열어 주었어요.




처음 먹어 보는 황홀한 달달함에 반해 정신없이 초콜릿을 흡입하고, 침을 줄줄 흘리고, 흘린 침과 범범이 된 초콜릿을 손에다 묻히고, 그 손을 옷에다 닦으려고 하기에, 안 돼!!!!!!!!!!!!!!!!!!!!!!!!!!!!!!!!!!!!!!!!!!!!!!!!!!!!!!!!!



얼른 옷을 벗겨서 고이 모셔 두었답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옷장 속에 고이 모셔 둘 딸아이 원피스, 딸 옷은 정말 예쁜 것이 많아요.




그리고 9M짜리 우주복, 우주복은 아래 위가 달려 있어서 꽤 크게 입는 편인데요, 다솔이가 한국 치수 80짜리
우주복을 돌 전까지만 입었었거든요? 발목이 나오고 작아져 버려서 말예요. 제 생각에 한국 치수로 치면 90정도 될 것 같은데, 12개월 조금 넘을 때까지 입힐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년 가을부터 입힐 수 있을 18M짜리 가디건이에요. 잘 늘어나는 소재라 그런지 생각만큼 크지는 않고요, 원피스 위에 입혀도 예쁠 것 같고 속에 내의 하나 입히고 치마나 바지랑 입혀도 예쁠 것 같아요.


이번에는 다솔이의 옷인데요, 뒤늦게 미안한 마음에 다솔이 옷은 남편에게 알아서 잘 골라 오라고 했더니 가장 많이 사 왔더라고요.




여름에 예쁘게 입히면 좋을 오렌지색 반소매 셔츠, 23개월 다솔이의 옷들은 모두 4/4T로 샀는데요, 내년에 입히면 예쁘게 잘 맞겠더라고요. 이 셔츠는 한 번 입혀 봤는데 색은 너무나도 잘 맞았지만 하의 실종 패션이 돼 버리더라고요.



아래의 옷들도 다 4/4T랍니다.



제가 골랐으면 안 샀을 것 같은데 다솔 아빠의 눈에는 예뻐 보였나봐요. 가장 기본적인 폴로 흰색 셔츠와 회색 가로 줄무늬 모자 셔츠. 역시 내년 가을 쯤에 예쁘게 맞겠지요?

 

 



마지막으로 다솔이 바지. 얼핏 재 봐도 다솔이 목까지 오던데, 저걸 언제쯤 입히게 될 지...... .


3. 세계 3대 커피로 손꼽히는 하와이안 코나 커피



커피를 무진장 좋아하는 제가 임신 중이라 맘껏 마시지 못하고, 임신과 수유가 끝나면 하루에 커피를 열 잔씩 마시겠다는 얘기를 귀가 아프도록 해서인지, 남편이 코나 커피도 사 왔어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예멘 모카 마타리와 함께 세계 3대 커피로 손꼽히는 하와이안 코나 커피! 마셔 본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맛과 향이 기대 이상이라고 하던데, 정말 기대가 돼요.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다솔이를 위해 장난감 기타 하나를 사 왔는데 길거리에서 산 거라고 했어요. 줄이 네 개 밖에 없지만(원래는 다섯 개라면서요? 잘 몰라요. 저는...... .) 남편이 동요를 연주 해 봤는데 신기하게도 연주가 잘 되더라고요. 갯수로 봤을 때 다솔이의 선물이 가장 많긴 했지만, 선물들 덕에 다솔아빠는 저에게 며칠 동안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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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다섯 시, 하와이로 여행 간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침형 인간과는 거리가 먼 저로서는 아무리 오매불망 그리는 남편의 전화라 하더라도 상냥하게 전화를 받기가 힘든 시간이지요. 그러나 쇼핑센터에서 저를 위한 선물을 고르는 중이라는 남편의 한 마디에, 심봉사가 청이를 만나듯 눈이 번쩍! 한순간에 온 몸에 기운이 펄펄펄 샘솟았습니다. 이런, 속물...... .




남편이 간 쇼핑몰은 하와이에서도 유명한 와이켈레 아울렛이었어요. 하와이에 여행 간 한국인이라면 90% 이상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특히나 코치(COACH)가 무척이나 저렴해서 많이 사는 사람들은 코치 가방을 열 개 이상씩 사 오기도 한다고 해요. 그 동안 변변한 가방이 없어서 벼르고 있던 차에 남편이 선물로 가방을 사 주겠다니 아무리 잠꾸러기인들 그깟 잠이 대수겠어요?


우리는 전화로 코치 매장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좀 나눈 뒤, 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 카카오톡으로 채팅을 하면서 가방을 고르기로 의견을 모았어요. 하와이는 한국보다 다섯 시간이 빠르니, 남편이 코치 매장에 도착한 시각은 현지 시각으로 오전 10시였는데, 중국과 일본의 아줌마 손님들이 파도처럼 밀려 와서 얼른 고르지 않으면 물건을 살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해요.




대략적으로 한국에서 사는 것의 절반, 잘만 고르면 1/3 가격으로도 질 좋은 가방을 살 수 있기에 패션에 관심이 있는 여성 관광객들은 절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지요. 특히 하와이로 신혼 여행을 떠난 새내기 부부들은 양가 어르신들이나 친지들의 선물로도 코치 가방을 많이들 사 오는데, 어르신들이 하와이 현지 가격을 잘 모르시니까 생색내기용 선물로도 무척 좋은 것 같아요.




이야~ 남편이 찍어온 사진을 보니, 카카오톡으로 보던 작은 사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매장이 넓고 예쁜 가방도 더 많이 눈에 띄네요. 아궁, 직접 가서 이것저것 들어 보고 골랐어야 되는데...... 이 다음엔 꼭 직접 가서 싹쓸이를 해 오고 말겠어요!




기본적인 것들도 예쁘고,




알록이 달록이들도 정말 예쁘네요. 맘 같아선 색깔별, 소재별로 하나씩 다 사 오고 싶지만 싸다고 욕심부리다가 패가망신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골라야 해요. 남편이 구역을 나누어서 카카오톡으로 15장의 사진을 보내 주었고 저는 그 중에서 고르고 또 골라, 눈물을 머금고 두 개를 선택했어요.




꺄오~ 제가 선택한 가방이 저기 보이네요. 과연 저는 저렇게 많은 가방들 중에서 어떤 것을 골랐을까요? 아마 직접 가서 들어 보고 샀으면 결과가 좀 달라졌을 수도 있는데, 저를 위해 귀찮음을 무릅쓰고 일일이 사진을 찍어 보내고 설명까지 해 준 다솔 아빠! 고마워! 사...탕 사줄게.



한국에서도 코치 가방을 꽤 많이 할인해서 팔던데요, 마침 저희 집 근처에 아울렛 매장이 있어서 가 봤더니 거기도 최대 70% 이상 할인 된 가격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제가 고른 가방과 완전히 동일한 것은 없었지만 엇비슷한 것이 있어서 가격표를 봤는데, 꺄오~! 절반 가격에 샀더라고요. 이럴 때 만세가 절로 나오지요.




제 가방을 두 개 산 남편이 다음으로 간 곳은 역시나 폴로 매장이에요. 이번에는 아이들(?)의 옷가지를 사러 간 것이지요. 한국에서 폴로 옷을, 그것도 아이들 옷을 사려면 손이 떨려서 못 사잖아요? 손바닥 만한 것들이 어찌나 비싼지 말예요. 솔직히 하와이에서도 폴로가 싸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한국에서 사는 것 보다 50%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다솔이 옷은 그리 신경을 써서 사지 않았었는데, 둘째는 왠지 모르게 예쁘게 키우고 싶은 욕심히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딸아이의 선물을 먼저 고르고(우리는 이미 둘 다 딸바보) 안 사줄까 하다가 미안한 마음에 뒤늦게 다솔이의 선물도 골랐답니다.


 


폴로 매장도 무척 크고 넓어요. 카카오톡으로는 아이들 옷들만 봤었는데, 실제 매장에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크기의 옷들이 구비되어 있네요. 사계절 옷들이 모두 있고요. 저는 폴로가 잘 어울리지 않는데(마네킹 처럼 키 크고 늘씬한 사람들에게 잘 어울리더라고요.) 남편은 폴로가 잘 맞아서, 셔츠 하나, 바지 하나 골라 왔더라고요.

 




우리 둘째는 아직 뱃속에 있기에 어떤 사이즈를 골라야 할 지 정말 난감했어요. 한국과 치수를 표기하는 방법도 다르고, 실물을 볼 수가 없어서 좀 답답했지요. 꽤 고민을 하다가 작은 것 보다는 큰 것이 낫겠다 싶어서 넉넉한 크기로 몇 벌 골랐는데요, 고르다 보니 작은 사이즈는 남아 있는 것들이 별로 없어서 안타까웠어요.


아울렛이라 그렇겠지요? 결국 원했던 디자인으로 골랐다기 보다는 사이즈가 있는 옷으로 몇 벌 골라서 살 수밖에 없었답니다. 예쁜 것들은 정말 많았는데 아쉬워요.




가방과 딸아이 옷을 고르는데 너무 힘을 쏟았던 탓에(시간이 진짜 많이 흘렀고 너무 집중을 했던 까닭에 어지러울 지경이었어요.) 첫째 아이 다솔 군의 옷들은 남편에게 알아서 사 오라고 했는데 막상 가방을 열어 보니 다솔이의 선물이 가장 많았답니다.


처음엔 안 사주려고 했었는데 미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넣었나? 다솔이의 옷들도 여유 있게 큰 사이즈로 사 와서 대부분 좀 뒀다가 입혀야 될 것 같아요.



남편이 피팅룸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찍어 왔네요. 네 장의 사진 중 어떤 옷이 가장 잘 어울리나요? 제가 봐도 참 잘 골랐다 싶게 아주 예쁜 옷을 사 왔더라고요. 남편이 고른 옷은 오른쪽 아래의 흰 셔츠와 빨간 바지랍니다. 실제로 보면 더 잘 어울리고 예뻐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본격적인 선물 꾸러미 펼쳐 보기는 다음 이야기로 좀 미룰게요. 과연 남편이 골라 온 선물은 어떤 것일까요? 헤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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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와 다솔 아빠가 진돗개 모녀인 진주, 구슬이와 놀고 있는데 갑자기 뱀이 나타났대요!!
찜질방을 데우는 땔감 틈 속에서 뱀이 등장해서, 처음엔 잘 몰랐었는데
개들이 컹컹 짖고 무언가 음산한 분위기를 내며 움직이는 모습에 깜짝 놀라 자세히 봤더니 뱀이었다나 봐요.
놀란 다솔 아빠는 얼른 다솔이를 안고 친정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소리를 치며 뛰어 왔습니다.
장인어른!! 장인어른!! 뱀이에요! 뱀이 나타났어요!


 
 
그 소리를 들으신 친정 아버지께서 긴 쇠막대기로 뱀을 유인해서 땅에 떨어지게 했고
저도 궁금해서 뱀구경을 갔어요.
가까이에서 보니 뱀도 그냥 뱀이 아니라 머리 모양이 세모난 독사였습니다.
헉! 독사...... .

 
 
 
처음에는 막대기에 뱀을 감으려고 시도를 해 보셨는데, 맘 처럼 쉽게 되지는 않았나 봐요.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가 다시 펴기를 몇 차례 반복하면서 독사는 좀처럼 물러 서지 않았습니다.
자기도 독이 있다는 것이죠.

 
 
쇠막대기에 대응하는 무서운 독사를,

 
 
 
어미 진돗개 진주가 물끄럼히 바라봅니다.
아버지께서는 쇠막대기로 뱀 머리를 누르신 채, 두 번째 방법을 찾으셨어요.

 
 
통 속에 유인해서 넣기.


 
 
 
들어가라, 들어가라, 독사야 얼른 들어가 버려라...... .



 
머리를 들어 빈 통속을 한참 바라 보던 독사가

 
 
스스로 그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휴---- 다행이에요.

 
 
얼른 통을 세우고 뚜껑을 닫은 후


 
 
아버지는 근처 하천에 뱀을 놓아주셨습니다.
독사가 또 올까봐 두렵기도 해서, 왜 그냥 놓아주셨느냐고 여쭤보니
제가 임신 중이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임신 중에는 매사에 조심을 해야 된다시며...... .

 
 
훠이-- 훠이--- 뱀아, 뱀아, 멀리 가거라.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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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채소류, 요즘에는 가지와 오이가 한창이라죠?
포실하게 삶아 놓고 오다가다 집어 먹어도 맛있는 감자와 달콤한 고구마, 쪄서 껍찔까지 먹는 단호박,
하모니카 불듯 후후 소리까지 내고픈 옥수수와 익혀 먹으면 더 좋다는 토마토, 
찌개 끓일 때 빠뜨리면 서운한 호박과 고기 구울 때 한 입 아삭하게 베어 먹는 고추까지!
먹고 싶은 채소 목록이 한가득이지만 저는 마트 채소 코너엔 잘 가지 않아요.
왜냐하면 친정에 가면 이 모든 채소들이 지천에 널려 있고 다 공짜니까요. 게다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텃밭에서 오직 취미로 갖가지 채소들을 기르시는 친정아버지께서 조금씩 다양하게 농사를 지으시기에
경북 안동에 있는 친정에는 마트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채소들이 잘 자라고 있답니다.
얼른 내려와서 실컷 먹고 양껏 가져 가라고 하시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벼르기만 하고 가지 못했었어요.
친정에 없는 버섯류와 급히 다솔이의 밥상에 올려질 것들만 조금씩 사고 군침만 흘리고 있었는데,
딩동! 친정에서 채소 상자를 택배로 보내주셨어요!!




이야~ 이야~ 만세!!
상자를 열어 보았더니 오이 20개, 가지 30개, 옥수수 20개, 단호박 3개, 둥근 호박 1개가 수북하게 들어 있네요.
매끼니 몸에 좋은 채소류를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됐어요.


다솔이도 신이 나서, '호박~ 오이~' 하면서 채소들을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지난 번에 안동에 갔을 때 봤던 채소들은 다 기억을 하네요.
아직 옥수수와 가지라는 말은 잘 몰라서 이번 기회에 실물을 보고 가르쳐 주고 있어요 .




생가지를 꽉 깨물어 보곤 인상을 찌푸립니다.
다솔아, 가지를 쪄서 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먹으면 얼마나 맛있다고,
기름을 두른 후 양파와 간장을 넣고 지글지글 볶아 먹어도 진짜 맛있고!



외갓집에 갔을 때 많이 먹었던 옥수수도 이파리를 깐 후 한 입 먹어 봅니다.



옥수수는 잎을 까고 한 장만 남긴 후,
물에 소금, 설탕 조금 넣고 삶아서 간식으로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다솔이가 옥수수를 좋아하고 잘 먹기 때문에 바로 삶아서 둘이서 신나게 먹었답니다.



상자가 무거워서 채소를 조금씩 들고 냉장고로 나르는데,
다솔이가 꽤 묵직한 단호박을 들고 엄마를 도와 줍니다. 단호박을 낑낑거리면서 제게 가져다 주었어요.
냉장고 채소칸에 채소를 가득 넣고 남은 것은 김치 냉장고 속에도 그득 넣어 두니,
안 먹고 보기만 해도 배가 두둑하게 불러 옵니다.


당분간 굽고, 볶고, 지지고, 끓이고...... 채소들을 다양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 아빠 고맙습니다. 잘 먹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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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폭풍우를 뚫고, 버스를 타고서,




하트를 뿅뿅 날리고,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며
우리도 좀 데려가라고 가방 속에 들어 가 있던 저와 다솔이를
차마 떨치고 '하와이'로 갔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남편이 집을 떠나기 전, 좀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고 싶어서
아침부터 분주하게 남편의 식사를 준비해 주었어요. 왜냐면 저는 내조의 여왕이자, 천사같은 아내기 때문이지요.
별로 먹는 것에 취미가 없는 남편에게, 예전에 예전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 본 적이 있어요.
한~~참을 생각한 끝에 남편이 얘기한 음식은 잡채인데요,
신혼 초 채썰기도 서툴고 요리도 어려워 하던 때라 하필이면 손 많이 가는 잡채를 좋아하는게 얄미웠지요.
그러나 이제는 결혼 5년 차 주부 9단(진짜?). 잡채를 간편하게 만드는 법 쯤은 알고 있답니다.


잡채가 왜 잡채였겠어요?
냉장고를 열어 그 속에 있는대로 잡다한(?) 채소들을 가늘게 썰어 기름에 쓱쓱 볶고
불린 당면을 넣어 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그게 곧 잡채가 아니겠어요?


잔치음식 잡채라면 더 정성스레 재료를 갖추고 채소를 일일이 볶아 나중에 한 데 버무리거나 다시금 볶겠지만
그냥 밥 반찬으로 한 그릇 뚝딱 만들어 먹기엔 간편식 잡채도 괜찮아요.
제가 냉장고를 털어 준비한 재료는 당근, 양배추, 양파, 버섯, 조랭이떡, 당면(한 시간 정도 불린)이에요.
모든 재료를 채썰고, 기름을 넉넉하게 두른 팬을 달군 후 한꺼번에!! 볶아 줍니다.
달궈 진 프라이팬에서 착-- 소리가 날 때 기분이 좋은데요, 채소들이 거의 다 익었다 싶을 때
한 시간 정도 불려 놓은 당면과 조랭이떡을 넣고 물 반 컵을 넣고 끓여 줍니다.
당면이 익은 후 간장으로 색과 맛을 낸 후 기호에 따라 설탕을 약간, 참기름을 넉넉히 부어주면 끝!




정말 쉽죠?


그 다음으로 준비한 것이 호박전과 두부부침이에요.
사실 무척 쉽지만, 무언가 있어 보이는 것이 전이기 때문에 같이 한 번 준비해 봤어요.




재료는 애호박과 달걀과 두부.
소금을 솔솔 뿌려 놓은 호박과 두부에 고구마맛 전분가루를 묻히고, 계란을 입혀 지글지글 부쳐주면 되지요.
(저희 집에 있어서 전분가루를 썼고요, 부침가루 있으시면 소금간 안 해도 돼요.)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부엌이 소란스러우니, 남편이 무슨 일인가 싶어 빼꼼히 내다봅니다.
이히힛, 최대한 심상한 표정으로, '당신 가기 전에 맛있는 것 좀 만들어 주려고'라고 말하는 저, 정말 뿌듯하죠.
사실 저를 데려가 준다고 해도 임신 25주 된 몸으로 9시간 동안, 그것도 저녁 비행기를 탈 자신은 없어요.
하와이에 내리자 마자 여행을 시작하게 될 텐데, 으--- 생각만 해도 다크써클이 내려오는 듯 하네요.




밥상을 차리는데, 다솔이가 아빠 밥그릇을 탐내내요.
아빠를 닮아 다솔이도 잡채를 좋아하려나??





다솔이도 냠냠냠 잘 먹고, 아빠도 쩝쩝쩝 잘 드시고 행복했던 저희 집 식탁 풍경이었습니다.
주로 다솔이에게 무슨 반찬을 만들어 줄까 고민을 했었는데, 남편을 위한 음식도 자주 만들어야겠어요.
남편이 하와이로 떠난 지 사흘째, 다솔이와 저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잘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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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 원피스에 슬리퍼를 신는 어처구니 없는 모양새를 하고서,
남편과 함께 올리브 파티에 갔어요.


집에서 나온 즉시 찍는 사진이 가장 예쁘다는 남편의 말에
스마트폰으로 목적지를 검색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사진을 찍었는데
이런이런~~ 내리막길에 '모델'을 세우는 것이 어디있어요?
안 그래도 짜리몽땅한 몸매가 내리막길 효과를 얻어 더더욱 짧고 굵어(?) 보입니다.


임신 22주째인데요,
첫 아이 다솔이때 보다 배 나오는 속도가 훨씬 빨라요.
다솔이때는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임신한 티가 잘 안났었는지,
임신 8개월이 지나도록 지하철에서 절대 자리양보를 받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벌써 자리 양보를 두 번이나 받았답니다.
단박에 임신부임이 드러난다는 말이지요.


제가 입은 원피스는 임신전에 입던 옷이라 55size인데 
꽉 끼긴 하지만 아직은 지퍼를 여밀 수 있지만 조만간 못 입게 될 것 같습니다. 




신발도 슬리퍼만 찾게 되고,
자리만 보이면 저도 모르게 얼른 가서 앉게 돼요.




드디어 도착한 올리브 TV 파티장.
행사가 8시에 시작이었는데, 그 때까지 저녁을 먹지 않고는 도저히 배길 수 없어서
5시에 간단히 먹는다고 국수를 먹었더니
행사장 음식은 그림의 떡!
음식 관련 방송에서 주최하는 행사라 그런지 음식이 참 많았어요.




한 쪽에는 음식을 차려 놓고, 
다른 한 쪽에서는 방송 촬영을 하면서 연예인들이 인사를 했는데
약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연예인의 목소리만 들어야 했답니다.




올리브라고 써 있는 앙증맞은 케이크가 귀여워요.
그래 이거라도 먹어야지.




파티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대부분 검은색 옷을 입고 왔더라고요.
격식을 차린 자리에선 검은색이 가장 무난한가봐요.




한차례 연예인들이 왔다 가자,
모두들 음식이 차려진 곳으로 파도처럼 밀려 갔어요.
그 틈에 우리는 음식이 차려진 곳과는 반대쪽에 위치한 주 행사장으로 얼른 갔답니다.
웨이터들이 핑거푸드를 계속해서 가져다 주고,
샴페인, 맥주, 와인 등도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어요.
저는 물, 주스로 갈증을 달랬지요.




약간 늦게 슈가 출신 연기자 박수진이 도착했어요.
너무 날씬해서 급 좌절 모드.
이슬만 먹고 사나봐요.




본 행사장 맨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2부 순서를 시작하더라고요.


2부 첫 순서는 칵테일쇼였는데,
초보들인지 손을 덜덜덜, 병을 와장창, 술을 줄줄줄......
보기가 조금 민망할 정도로 떠는 거에요.


바로 앞에 앉아 있다가 맞을까봐 두려울 정도였답니다.
그래도 박수 많이 쳐 줬어요.



마지막에 덜덜 떨면서 완성된 칵테일을 나눠 주고
쓸쓸히 퇴장.
 



앗! 이 아리따운 언니는 누구?
케이블 방송에서 만이 본 얼굴인데 이름은 얼른 떠오르지 않았어요.
키도 크고 정말 예뻤답니다.




이 날 파티의 하이라이트
십센치의 공연이 이어졌어요.




사실 저는 이 두 남자를 잘 몰라요.
그저 '아메~ 아메~ 아메~~~~ 아메리카노' 와 다른 노래 몇 곡
그리고 무한도전에서 하하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는 정도.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더 인기가 많더라고요.
여자들의 환호가 대단했답니다.




노래를 다섯 곡이나 불러 주었어요.


십센치를 잘 몰랐었지만
노래를 들어 보니 실력있는 팀 같았고요,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던데, 대박나시길 바라요.



십센치의 열광적인 공연이 끝나자 또 한 차례 사람들이 파도처럼 밀려 갔어요.
이후에는 힙합 공연이 이어졌다는데,
저희도 파도에 휩쓸려 집으로 돌아 가기로 결정.




이 날 맥주를 세 병이나 마신 다솔 아빠.




예쁜 장식을 배경 삼아
미리 만삭 사진 찍는 연습을 해 보았어요.
남편과의 즐거운 나들이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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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 사랑 없이는 같이 못 먹는다는 양푼이 비빔밥을 넉넉하게 비볐다. 송송 썰어 살짝 무친 배추 겉절이도 넣고, 신선한 상추도 아낌 없이 팍팍 넣고, 두부가 듬뿍 들어간 구수한 멸치 된장찌개에 알맞게 매운 고추장까지 인심 좋게 넣어서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 숟갈까지 넣으니 와! 기가 막히다. 남편이랑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아구아구 냠냠냠 볼이 터지도록 먹고 있는데, 텔레비전에서는 우리가 좋아하는 1박 2일이 한창 방송되고 있었다.

마침 1박 2일 속 그녀들도 오물오물 맛있게 무언가를 먹고 있는 중이었는데, 나는 순간 볼이 미어지도록 밀어 넣은 내 밥숟가락이 심히 부끄러워졌다. 다행히 남편은 열중해서 먹고, 집중해서 보느라 내 볼에 부끄러워 소름이 돋은 줄을, 부지런히 음식을 퍼 나르던 내 숟가락질이 점점 느려졌음을, 모르는 듯 했으나 나는 더 이상 아구아구 비빔밥을 퍼 먹을 수 없었다.

아무리 여배우라고 해도 서른 일곱 살의 최지우가, 서른 넷의 김하늘이 그리도 다소곳이 앉아 저리도 얌전히 음식을 먹는데, 아무리 아줌마라고 해도 서른 셋의 나는 좀 심하지 않나 싶었다.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들을 보면 아줌마 경력이 늘어갈 수록 점점 더 화통대담해지고 점점 더 내숭과는 거리가 먼 것 같이 보이던데, 어쩌면 여자들에게 내숭은 필수불가결의 조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남편에게 사랑 받기 위해, 그리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말이다.

사실 나라고 처음부터 양푼에 밥을 비벼 하마 처럼 입을 쩍쩍 벌리며 먹었겠는가? 나도 한 때(??)는 음식점의 음식들을 남길 줄도 알았으며, 입가에 양념이 묻을까 조심조심 신경 써 가며 밥을 먹기도 했었다. 뜨거운 국을 그릇째 후후 불어 마시지도 않았었고, 스파게티나 라면 같은 면 요리는 포크로 돌돌 말아 입을 '아~'가 아닌 '오~' 정도로 벌려 오물오물 먹었던 때가, 나에게도 '있었다'는 말이다!!!!! 



언젠가 남편과 함께 마트에 갔을 때 남편에게 무언가 말 실수를 하여 급히 남편을 달래줘야 했을 때가 있었다. 순간적인 임기응변으로 남편에게 팔짱을 끼며 (지금 생각해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콧소리를 냈던 것 같은데, 남편은 의외로 굉장히 좋아하며 앞으로도 이렇게 팔짱을 끼고 다니자며 한동안 싱글벙글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이가 생긴 후 아이를 안고, 업고, 쓰다듬어 주느라 남편에게는 제대로 된 애정표현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은 끊임 없이 노력하며 지켜 가는 것이라고 어디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 받지 않도록 신경써서 배려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조금 더 표현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름다워 보이도록 노력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더 사랑하리라 다시금 결심하는 것, 이미 결혼한 우리들에게도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전혀 다른 사람이 돼라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잊고 있었던 우리의 본모습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남편과 연애를 하던 그 시절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심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올백으로 머리를 틀어 올리고 출신을 알 수 없는 축축 늘어진 옷들을 입고 아구아구 밥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더워서 땀이 삐질삐질 흘러도 절대로 머리를 바짝 묶지는 않았던(큰 얼굴이 드러날까봐), 연애시절 남편을 만날 때는 가장 예쁜 옷들로만 입고 있었던, 자장면도 아름답게 먹었던 과거의 내 모습을 꼭 다시 되찾겠노라고 결심에 결심을 했다.

남편을 위해, 나를 위해, 우리의 사랑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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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파' 값이 장난이 아니지요? 
장 보러 갔을 때 한 주먹 될까말까한 파 한 단에 삼천 원씩 하기에 그냥 안 먹고 말자며 뒤돌아 설 때가 많았어요. 그러나 한국 음식에 파, 마늘이 빠지면 무언가 밍숭맹숭 허전하잖아요? 늘 2% 부족한 음식을 만들어 먹다가 친정에 내려 간 이후 잃어버린 2%를 되찾았답니다. 친정 아버지의 텃밭에 대파, 쪽파가 쑥쑥 올라왔기 때문이에요.




와! 대파다!!


싱싱한 대파들이 어찌나 잘 자라고 있는지 양껏 먹고 이웃에 나누어 줘도 남을 양이에요.
판매를 목적으로 기른 채소가 아닌지라, 사진에 보이는 것이 대파밭의 전부인데요, 그래도 이 정도 양이면 우리 식구들이 먹고도 남습니다. 파 뽑아서 장에 가서 팔까? 하는 딸의 우스개 소리에 아버지는 먹고 남는 것은 이웃에 나누어 주라고 하십니다. 좀 아까운데?? 아버지의 나눔을 다 이해하기엔 제 그릇이 너무 작지요.




이것은 쪽파예요!


대파 옆에서 비슷한 양의 쪽파들도 줄지어 잘 자라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은 대파보다는 쪽파로 더 많이 만드는데, 먹을 때 마다 푹푹 줄어들어 슬픈 파김치나 비 오는 날 먹으면 더 맛있는 파전이 제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예요.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냄비를 불에 올리다 말고 남편과 함께 파 밭으로 갔어요.




대파를 쏙 빼 내는 다솔 아빠의 표정이 익살스럽네요.
우리 둘 다 한 뿌리씩만 뽑아서 다시 집으로 돌아 갔는데, 무슨 소꿉 놀이를 하는 기분이었답니다.



돌아가는 길에 진돗개 구슬이에게 장난도 걸어 보고,
구슬이는 그 옆에 있는 진주의 새끼(역시 암컷)인데 다솔이보다 훨씬 훨씬 늦게 태어났음에도 벌써 저렇게 씩씩해졌어요. 사람을 좋아하고 장난이 어찌나 심한지 반갑다고 달려들면 좀 무서울 정도랍니다.




집 안으로 돌아와 갓 뽑아 온 파를 넣은 라면을 맛있게 끓여 먹었는데요,
저녁에는 엄마께서 텃밭에서 뽑은 파를 이용한 세 가지 맛을 선보여 주셨어요. 이 날이 친정 나들이의 마지막 날이었기에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해 주고 싶으셨나봐요. 친정에서 집으로 돌아올 땐 항상 양손이 무거워서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그게 엄마의 기쁨이기도 하겠거니 하고 못 이기는 척 다 받아서 온답니다.




텃밭에서 뽑아 온 쪽파를 다듬고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 둔 다음,



고춧가루, 까나리액젓, 마늘, 물엿을 넣은(개량 절대 불가, 순전히 감으로 이루어진 양념장)
엄마표 양념장을 만들어서 파김치를 만들어 주셨어요.


이 날의 마늘 당번은 이다솔 군. 손아귀에 힘이 세서 절구를 쿵쿵 찧으면 정말 마늘이 찧어지더라고요. 다솔이가 찧어 놓은 마늘을 제가 몇 번 더 찧은 다음 양념장에 넣었어요.




적당한 크기로 자른 파를 완성된 양념장에 넣고 쓱쓱 버무려만 주면 진짜 맛있는 엄마표 파김치가 되지요. 제가 파김치를 어찌나 잘 먹으면 다솔 아빠는 김치통 줄어드는 것이 무서울 정도라네요.




짜잔~! 완성.




다음으로는 파전을 만들어 주셨는데요,
경상북도 일부 지역에서만 먹는다는 배추전(김치전 말고 배추전,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에요.)도 함께 만들어 주실 거예요. 부침가루(없으면 소금 간을 한 밀가루)를 물에 섞어 농도를 맞추고 기름을 자작하게 둘러 달군 프라이팬에 파를 먼저 깔아요.




그 위로 밀가루를 살살 뿌려 주고,




다른 그릇에 풀어 놓은 달걀을 숟가락로 끼얹어 앞뒤로 노릇하게 익혀 주면 끝! 해물을 넣으면 순식간에 몸값이 뛰는 해물파전이 되지만 그냥 파로만 전을 부쳐도 맛있어요.



배추전은 배춧잎에 밀가루 옷을 입혀 지그재그로 눕힌(?) 다음 그대로 구워주면 끝이에요.
만드는 방법은 쉽지만 고소한 것이 정말 맛있답니다. 김치전과는 또다른 맛이니 꼭 한 번 드셔 보세요.




세 번째 음식은 갑자기 먹고 싶었던 돼지고기 두루치기(안동에서는 두루치기라고 말한답니다.)
삼겹살과 목살을 반반씩 섞은 돼지고기에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설탕, 매실액(역시나 개량 없음 눈대중으로)으로 양념을 하고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고기를 먼저 달달 볶다가 양파와 파를 듬뿍 넣고 익혀주면 끝.




대파를 듬뿍 넣었는데도 익히고 보니 파는 거의 안 보이네요. 엄마표 음식은 참 간단한데 희안하게 맛있어요. 친정에서 오늘 올라 왔는데 글을 쓰다 보니 벌써 또 가고 싶어지네요. 먹어도 먹어도 맛있는 친정 엄마표 음식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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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요리 삼매경에 빠져 있는 일레드입니다.
군것질 좋아하고 아직도 초등학생 입맛인 다솔 아빠 덕(?)에 여러가지 음식에 도전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호떡 믹스로 호떡꼬치를 한 번 만들어 봤어요.


다솔 아빠는 고소한 피자, 바삭한 닭튀김, 달콤한 호떡을 특히나 좋아해요.
그런데도 살이 찌지 않으니 좀 불공평하지요.
아무튼 그래서 저희 집 장바구니엔 호떡 믹스가 자주 보이지요.
음식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만든다고 호떡 믹스를 사 오는 날이면 다솔 아빠가 직접 만들어서 대령을 하는데요,
이번에는 제가 조금 더 색다른 호떡 요리를 시도해 봤어요.




호떡 믹스를 사시면
반죽 가루(프리믹스)와 이트스, 그리고 호떡 쨈 믹스가 들어 있어요.
발효를 하지 않아도 돼서 기다릴 필요가 없답니다.




반죽 그릇에 프리믹스, 이스트, 미지근한 물 280ml를 넣고
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주걱으로 5분 정도 반죽해 주세요.
반죽을 따로 발효시킬 필요가 없어서 편리해요.




동그랗게 반죽이 완성되었습니다.
별로 어렵지 않은데도 완성시키고 나니 뿌듯했어요.




 

호떡 쨈 믹스를 다른 그릇에 담는데,
견과류가 듬뿍 들어가 있어서 씹는 맛이 좋을 것 같더라고요.




여기서 호떡을 만들려면
식용류를 조금 묻힌 비닐 장갑을 끼고 반죽을 떼어 낸 다음
호떡 쨈 믹스를 숟가락으로 떠서 넣지요.




속이 흐르지 않도록 반죽을 잘 오무린 다음




달궈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지글지글 지져 내면 되지요.


 

식용류를 조금 묻힌 주걱으로 꾹꾹 눌러 모양을 만들면서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 내면 호떡은 끝이에요.




저는 조금 더 색다른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어요.
그냥 호떡으로 먹어도 맛있겠지만
호떡의 쫄깃함을 유지하면서도 또다른 맛을 낼 수는 없을까?
생각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호떡꼬치예요.
호떡처럼 겉은 바삭, 속은 쫄깃한 떡을 꼬치에 끼우고
매콤달콤한 소스를 발라 먹는 그 꼬치요.



호떡 두 개를 만들고 남은 반죽을 동글동글하게 잘 빚어 줍니다.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호떡 쨈 믹스를 사용해서 매콤달콤 소스를 만들 거예요.




호떡 쨈 믹스 2큰술, 간장 1.5큰술, 고추장 1.5큰술, 레몬즙 1큰술(식초로 대체 가능), 고춧가루 약간
잘 섞어 준비합니다.
소스는 한 번 끓여 주는 것이 더 맛있잖아요?
저는 전자레인지에 1분을 돌렸어요.

 



끓는 물에 동그랗게 만든 반죽을 넣어 익히고,
이 때 서로 달라붙지 않게 저어 주면서 끓여 주세요.
발효가 되어서 크기가 커졌어요. 조금 작게 만들어도 될 것 같아요.




익힌 호떡을 찬물에 씻어 물기를 빼요.




꼬치에 보기 좋게 끼우고,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모든 면이 다 바삭하게 구워 질 때까지
돌려 가면서 떡을 구워줍니다.
그래야 겉은 바삭 속은 쫄깃한 호떡 꼬치가 돼요.
(떡을 끓는 물에 삶는 대신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 낸다면 이 과정을 생략하셔도 된답니다.)




모든 면을 바삭하게 구운 호떡꼬치에 소스를 발라 줍니다.
소스도 골고루, 되도록 빈 곳 없이 돌려 가며 발라 주세요.




완성!
정말 쫄깃쫄깃 바삭한 호떡꼬치가 만들어 졌어요.
소스에 들어 있는 견과류가 고소하게 씹히고요,
매콤달콤한 소스에 호떡꼬치를 곁들여 먹으니까 정말 맛있더라고요.
호떡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새로운 간식거리가 하나 더 생겼네요.
몸은 좀 힘들어도 마음은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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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뿌듯, 제가 처음으로 만든 피자예요!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지만 먹어 보면 맛은 더 환상적이라는!!
작은 크기이긴 하지만 두 판을 만들었는데
'게 눈 감추듯' 사라졌고 가족들 모두 더 내 놓으라는 눈치였답니다.
사실 재료는 별로 차이가 없는데요, 그래도 이름을 붙이자면
위의 것은 햄치즈 피자이고요, 아래의 것은 카레 피자예요.


요즘 요리에 대한 관심이 무척 커져서 집에서 피자를 굽거나 빵을 만드는 것이 너무너무 하고 싶거든요.
그러나 처음이기에 망칠까봐 두려운 생각도 크지요.
만드는 법을 보면 박력분을 중량에 맞게 체에 치고, 또 뭐를 하고, 또 뭐를 하고......
조리 도구도 별로 없거니와 일을 크게 벌였다가 수습이 안 될까봐, 하고 싶어도 망설이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마트에서 발견한 '갈릭 난' 믹스.


요즘엔 시대가 좋아져서 핫케이크 믹스, 도넛 믹스, 호떡 믹스 등등
사용 설명서 대로 재료를 섞고 물만 부어 반죽하면
금세 그럴싸한 요리가 뚝딱 완성되는 ~~믹스들이 많이 나왔지요.
그 중에서 인도 요리를 먹을 때 카레와 함께 먹는 '난'을 만드는 믹스를 발견했어요.
난도 빵이고 피자 도우도 빵이니까
난을 조금 도톰하게 만들어서 피자 도우를 삼고 그 위에 재료를 올려 구우면 피자가 되지 않을까?


얼른 사 와서 피자를 만들어 보았답니다.
다행히도 얼마 전 치즈 요리를 만들어 먹고 난 후에 남은 재료들도 많아서
추가로 구입한 재료는 별로 없었어요.
냉장고를 열어서 넣고 싶은 재료들을 듬뿍 넣은 일레드표 피자가 되었지요.


햄치즈 피자 & 카레 피자 재료

갈릭 난 믹스,햄 100g, 양송이 버섯 3개, 양파 1개,
피자 치즈 적당히, 체다 치즈 적당히
통조림 옥수수 3큰술, 피자소스, 아주 매운맛 소스(생략 가능)
(갈릭 난 믹스 속에 카레가루가 들어 있어요.)



저는 큐원에서 나온 인도식 커리와 갈릭난 믹스를 사용했는데요,
믹스를 열면 난을 만드는 재료인 가루(??)와 이스트, 갈릭파우더, 그리고 인도식 커리 가루가 들어 있어요.
난 믹스는 30분 동안 발효를 시켜야 되니까 반죽을 먼저 시작합니다.

 



반죽 그릇에 난 믹스, 이스트, 물(110ml)을 넣고 숟가락으로 골고루 저어 주세요.
그리고 반죽 표면이 매끈해지고 탄력이 생길 때까지 5분 정도 비닐 장갑을 낀 손으로 충분히 반죽해 주세요.




난생 처음 반죽이라는 것을 해 봤네요.
동그랗게 아주 예쁘게 잘 된 것 같지요?
저처럼 초보 요리사들도 쉽게 만들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반죽이 끝나면 비닐을 덮어 30분 정도 발효시켜 주세요.
반죽을 너무 오래 발효시키면 풍미가 나빠질 수도 있다니 시간을 지켜 주세요.




발표가 되는 동안 나머지 재료들을 잘게 썰어서 준비해요.
양송이 버섯 3개는 절반은 모양을 살려서 썰었고 나머지는 네모로 잘게 썰었어요.
햄, 양파도 잘게 썰어서 준비해 둡니다.
이 재료들로 두 가지의 피자를 만들어 볼 거예요.
햄을 향해 뻗어 오는 오동통한 다솔이의 손이 보이네요.



드디어 발효가 다 되었어요.
반죽을 두 개로 나누어서 밀대로 밀어주시면 되는데요,
저는 밀대도 없어서 그냥 손으로 죽죽 늘려서 동그랗게 만들었어요.
되도록 두께가 균일하도록 신경쓰면서 모양을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잘 늘어나고 쉬웠답니다.




한쪽 면에 갈릭 파우더를 숟가락으로 골고루 발라주고요,





가스레인지 위에서 중불로 반죽 표면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고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앞뒤를 잘 봐가며 구워주세요.

 



노릇하게 잘 구 구워진 반죽을 전자렌지용 접시에 놓고
피자소스를 숟가락으로 잘 발라 줍니다.
맛을 살짝 봤더니 스파게티 소스와 비슷한 것 같아요. 피자소스가 없으시면 스파게티 소스로도 가능해요.





그리고 모양을 살려 썬 양송이 버섯, 피자 치즈, 햄, 양파, 옥수수, 체다 치즈를
욕심껏, 가득 올렸어요.
(절반은 카레 피자에 쓸 거니까 반씩만 넣어 주세요.)
집에서 만드는 피자의 장점은 원하는 재료를 마음대로 넣을 수 있다는 것!
도우가 찢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토핑은 풍부하게! 양껏!!
그리고 재료 위에 조금씩 뿌려져 있는 빨간색 액체는요, '아주 매콤한 소스'라는 핫소스인데요,
진짜 너무너무 매워서 저렇게 조금 넣어도 입 안에서 활활 불이 난답니다.
보통 피자를 먹을 때 핫소스를 뿌려 먹으니까 미리 좀 뿌려두자는 생각으로 조금 첨가해 봤는데 정말 매웠어요.
매운 것을 싫어하시면 빼셔도 돼요.





재료를 조금 더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전자레인지에서 2분 30초만 돌려 주면,
정말 쉽고 간편하게 햄치즈피자가 완성이에요.




짜자잔~~~!!
생애 첫 피자예요. 생각보다 보기보다 맛이 좋아서 금방 다 먹어 버렸지요.
가족들 모두가 다 엄지손가락을 들 정도여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조심스레 접시를 들어 올리는 다솔 군,
그러나 매운맛 소스때문에 다솔이는 카레피자를 기다려야 했답니다.




남겨 놓은 반죽을 동일한 방법으로 동그랗게 만들고
갈릭 파우더를 숟가락으로 골고루 발라 주세요.
갈릭 파우더는 향긋한 냄새가 나고, 마늘로 유명한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맛이었어요.




이번에도 동그랗게 피자 소스를 발라 주어요.




이번에는 반죽을 한쪽면만 익히고 나머지는 전자레인지 속에서 익혀 보려고
프라이팬에 한쪽만 색깔을 봐 가면서 구웠답니다.




반죽을 익히면서 다른 냄비에는 카레를 끓이는데요,
냄비에 갈릭 난 믹스 속에 들어 있던 마크니 인도식커리 분말과 물 120ml부어 잘 섞어 준 후,
남겨 둔 재료를 함께 넣어 걸쭉하게 끓여 줍니다.
저는 양송이 버섯, 양파, 햄을 넣었는데 감자, 호박 등 어떤 재료를 써도 잘 어울릴 듯 해요.
이번 카레피자에는 통조림 옥수수는 넣지 않았어요.




한쪽 면을 노릇하게 구워 낸 도우에
끓여 낸 카레를 골고루 발라 줍니다. 카레의 양이 제법 많아서 남은 것은 밥을 비벼 먹었어요.




그 위에 피자 치즈와 체다 치즈를 듬뿍 올리고,




전자레인지에 넣어 역시 2분 30초를 돌렸어요.
프라이팬에서 절반만 익혔던 도우 반죽이 잘 익어서 나왔답니다.




와우~~~!!!
보기에도 그럴싸한 카레 피자가 완성이 됐어요.
시중에는 카레 피자가 없는 것 같은데, 이렇게 먹어도 정말 맛있던걸요?
카레향과 치즈가 어우러지니까 색다른 고소한 맛이 있었어요.


 


이 피자는 다솔이도 냠냠 맛있게 잘 먹었고요,
가족들에게 사 먹는 것 보다 낫다는 찬사를 받으며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답니다.

저처럼 서양 요리에 자신이 없으신 분들은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믹스 제품을 활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요리에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더 쉽고 더 맛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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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상황이 그렇게 돌아갔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장장 세 시간, 꽃샘추위에 날은 춥고 아이들은 슬슬 졸음이 오는지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그대로 길 위에 서서 세 시간을 버틸 수는 없었고, 일행 중 우리 집이 가장 가까웠고... 모두들 '나'를 보고 있었다.

그날 우리는 교회에서 오전 예배를 마친 후 점심을 먹고 노닥거리며 오후에 있을 특강을 기다리고 있었다. 교회 식당에서 수다를 좀 떨다 보면 특강 시간까지 무난하게 기다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문제는 추위와 아이들이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예원이네와 밀린 이야기를 좀 하고 운동장에서 잠시 놀다 보면 얼추 시간이 맞을 줄 알았었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 보다 날씨는 더 추웠고 시간은 더 천천히 갔다.

칭얼거리는 아이들을 잠시나마 눕혀 재울 곳, 우리 어른들도 조금 더 편히 시간을 보낼 곳이 필요했고 가장 쉬운 방법은 교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우리집에 가서 쉬는 것이었지만, 결단을 내리기엔 용기가 필요했다. 우리집은 쓰레기통이 '형님' 할 만큼 너무너무 심하게 말 할 수 없이 지저분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아이가 있는 집이 다 그렇죠' 하며 서글서글하게 웃는 예원 엄마가 차마 예측하지 못할 더러움이 우리집 그 자체였다. 예원 엄마는 특히나 부지런한 살림꾼이니 때문에 예원이네는 언제나 먼지 하나 없는 말끔함을 자랑한다. 가끔은 자신의 그런 기질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며 토로하기도 했지만, 당연히 발 디딜 곳 없는 꼴을 만드는 나 보다야 백만 배는 나은 습관이다.

함께 우리집으로 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더럽다, 정말 더럽다, 상상을 초월하게 더러울 것이다를 반복하면서 그래도 이해해 줄 것을 하소연 했고, 현관문이 열리자 마자 후다닥 들어가 거실에 널브러져 있는 옷가지들만 대충 치웠다.




화끈...... .
얼굴이 달아 오르고, 나는 그 날의 후유증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얼굴을 감싸게 되었다.

소파 밑에 들어가 있는 벗어 놓은 양말, 여기 저기 굴러 다니는 아이이의 블록들, 싱크대 위에 겹겹이 마치 유물처럼 쌓여 있는 그릇과 접시들, 그리고 차마 눈 뜨고 못 볼, 말라 붙어 있는 바닥의 김치 국물이며 과자 부스러기. 아이들을 재우고 우리는 차를 마시며 때로는 웃고 때로는 진지했는데, 나 홀로 좀비처럼 엇박자를 탔다. 치부를 들켜 버린 까닭에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어찌저찌 그 날을 마무리 하면서 나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남편에게 말했다. 그럴 리도 없겠지만 만약 갑작스럽게 손님을 초대하게 된다면 적어도 세 시간 전에는 나에게 연락을 해 달라고 말이다. 그러지 않으면 현관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절대로 열어 주지 않을 거라는 엄포도 놓았다.

손님이 오시기 세 시간 전, 나는 집에 있는 모든 창문을 활짝 열고 집안을 청소하기 시작할 것인데 밀려 있는 설거지와 빨래도 함께 해야 되기 때문에 못 해도 두 시간은 걸릴 것이다. 그 다음에는 얼른 샤워를 하고 한 듯 안 한듯 투명 메이크업을 하는 데 삼십 분, 남편의 손님을 떡진 머리와 눈곱 낀 얼굴로 맞이 할 수는 없지. 그리고 손님이 도착하자마자 내 놓을 간단한 음식 준비에 또 삼십 분. 실제로 써 보면 세 시간이 절대로 충분하지 않다.

손님과 함께 갑자기 집으로 오면서 주차장에서 전화하는 남편은 빵점, 그나마의 귀띔도 없이 초인종부터 누르는 남편은 마이너스 이백점. 집안 꼴을 저렇게 지저분하게 해 놓는 나는 낙제다. 앞으로는 아이가 자는 시간에 꼭 깨끗하게 청소를 해 두겠다는 결심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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