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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삼성전자 버블샷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삼성전자에서 이번에 세탁기 신제품이 나오는데, 버블샷 체험단으로 참여했었던 사람들 중에서 몇 명이 직접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인터뷰에 응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답니다. 동영상 촬영을 한다니 처음에는 부담감이 엄습해 와서 망설였었는데, 언제 또 그런 기회가 주어지겠나 싶어서 눈 질끈 감고 섭외를 수락해 버렸어요. 


얼마 후 저에게 주어진 질문 내용이 메일로 왔고(미리 답변을 준비하라는 얘기겠지요.) 저는 제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답을 작성해서 외우는 연습을 했어요. 주어진 질문은 겨우 두 개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부담스럽더라고요. 하고 싶은 얘기를 재미있게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자연스럽게 말로 표현하려니까 잘 되지 않아서 참 걱정스러웠지요.


드디어 약속했던 시간이 됐고 만족스럽게 연습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배짱이 생겼습니다.




남자 세 분이 오셨는데, 생각지 않았던 예상 답변을 가지고 오셨더라고요. 앞에서 대답이 적힌 종이를 들어 주시면 말하듯 읽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읽어 보니, 버블샷 측에서 제가 썼던 체험단 포스팅을 토대로 답을 만들어 주신 거였고요, 제가 준비했던 내용과도 비슷했답니다. 다만 훨씬 더 짧아졌어요.


외우지 않고 보고 읽으면 된다고 하기에 휴-- 다행.




카메라를 설치하는 동안 10여분 정도 시간이 있어서 계속해서 연습을 했어요. 제가 준비했던 것과 내용은 같았지만 문체가 달랐기에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말할 수 있도록 웅얼웅얼 계속 연습을 했답니다.




이 날 촬영했던 카메라인데요, 남편이 갖고 싶은 렌즈라고 했어요. 일명 새아빠(?) 렌즈??? 저는 잘 모르는 분야이긴 하지만 매우 좋은 것이고 그만큼 또 비싸다고 해요.



인터뷰 촬영이 끝나고 저희 가족은 놀러를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끝내는 것이 좋았어요. 업체 측에서도 앞서서 촬영하신 분이 엄청 자연스럽게 잘 하셨다며 은근히 압박을 주시고, 질문이 두 개밖에 없으니 십 분 만에 얼른 끝내자고도 하시고......


다른 분들과 비교했을 때 너무 못했다는 평을 듣기는 또 싫어서, 촬영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속 연습을 했답니다. 문제는 우리의 귀염둥이 다솔 군! 집에 낯선 사람이 세 명씩이나 와 있는 것도 불안하고, 엄마가 종이를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웅얼거리는 것도 맘에 안 들었을 거예요.




다행히 다솔 아빠가 집에 있어서 연습때 이렇게 스틸컷도 찍어 주고, 마이크도 등 뒤로 달아 주고, 본격적으로 촬영이 시작됐을 때엔 다솔이를 방에 데리고 가서 다솔이와 숨 죽여 기다려 주기도 했답니다. 만약 다솔 아빠가 없었더라면 다솔이 때문에 촬영이 제대로 되기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카메라로 찍히는 제 모습을 본 다솔 아빠가 '눈을 크게 떠야겠다'고 조언을 해 주었어요. 안 그래도 살이 많이 쪄서 이목구비가 살에 묻혀 더 두리둥실해졌는데, 동영상으로 찍으면 1.5배 정도 더 뚱뚱하게 보이잖아요. 눈을 크게 뜨자, 예쁘게 나와야지... 하며 눈에 힘을 좀 줬는데, 막상 촬영할 때엔 눈 크기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발음이 꼬이고 말이 빨라져서... 에공...... .




연습을 십 분 정도 하고 바로 촬영이 시작되자 다솔이와 다솔 아빠는 방으로 들어갔기에 촬영 사진은 없는데요, 빨리빨리 진행을 시켜서 조금 정신이 없는 와중에, 질문 하나는 책장 앞에서 또 하나는 (조금 민망했던) 부엌 앞에서 찍었어요. 질문 하나에 각각 세 차례씩 촬영을 했고요, 두 번째 질문 땐 여러 가지 이유로 NG가 많이 나서 마지막엔 땀까지 삐질...... .

발랄하고 다소 과장되게 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에 되도록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손발이 오글거리네요.




집에 오셔서 얘기 좀 나누고, 카메라 설치하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본 촬영 하는 데까지 약 한 시간 정도 걸렸어요. 생각보다 길었지만 무사히 인터뷰 촬영을 마치게 되어 정말 다행이에요.


어떻게 촬영이 되었을지 매우 궁금하긴 하지만, 삼성전자 신제품 발표회 때 제가 그 영상을 직접 보고 싶지는 않아요. 어쩐지 매우 부끄러울 것 같기 때문에요. 그래도 재미있었기에 발랄하게 말하는 연습을 좀 해서 이참에 홈쇼핑 주부 모델로 진출해 볼까? 하는 거창한 꿈을 잠시 꿔 보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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