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원피스에 슬리퍼를 신는 어처구니 없는 모양새를 하고서,
남편과 함께 올리브 파티에 갔어요.
집에서 나온 즉시 찍는 사진이 가장 예쁘다는 남편의 말에
스마트폰으로 목적지를 검색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사진을 찍었는데
이런이런~~ 내리막길에 '모델'을 세우는 것이 어디있어요?
안 그래도 짜리몽땅한 몸매가 내리막길 효과를 얻어 더더욱 짧고 굵어(?) 보입니다.
임신 22주째인데요,
첫 아이 다솔이때 보다 배 나오는 속도가 훨씬 빨라요.
다솔이때는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임신한 티가 잘 안났었는지,
임신 8개월이 지나도록 지하철에서 절대 자리양보를 받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벌써 자리 양보를 두 번이나 받았답니다.
단박에 임신부임이 드러난다는 말이지요.
제가 입은 원피스는 임신전에 입던 옷이라 55size인데
꽉 끼긴 하지만 아직은 지퍼를 여밀 수 있지만 조만간 못 입게 될 것 같습니다.
신발도 슬리퍼만 찾게 되고,
자리만 보이면 저도 모르게 얼른 가서 앉게 돼요.
드디어 도착한 올리브 TV 파티장.
행사가 8시에 시작이었는데, 그 때까지 저녁을 먹지 않고는 도저히 배길 수 없어서
5시에 간단히 먹는다고 국수를 먹었더니
행사장 음식은 그림의 떡!
음식 관련 방송에서 주최하는 행사라 그런지 음식이 참 많았어요.
한 쪽에는 음식을 차려 놓고,
다른 한 쪽에서는 방송 촬영을 하면서 연예인들이 인사를 했는데
약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연예인의 목소리만 들어야 했답니다.
올리브라고 써 있는 앙증맞은 케이크가 귀여워요.
그래 이거라도 먹어야지.
파티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대부분 검은색 옷을 입고 왔더라고요.
격식을 차린 자리에선 검은색이 가장 무난한가봐요.
한차례 연예인들이 왔다 가자,
모두들 음식이 차려진 곳으로 파도처럼 밀려 갔어요.
그 틈에 우리는 음식이 차려진 곳과는 반대쪽에 위치한 주 행사장으로 얼른 갔답니다.
웨이터들이 핑거푸드를 계속해서 가져다 주고,
샴페인, 맥주, 와인 등도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어요.
저는 물, 주스로 갈증을 달랬지요.
약간 늦게 슈가 출신 연기자 박수진이 도착했어요.
너무 날씬해서 급 좌절 모드.
이슬만 먹고 사나봐요.
본 행사장 맨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2부 순서를 시작하더라고요.
2부 첫 순서는 칵테일쇼였는데,
초보들인지 손을 덜덜덜, 병을 와장창, 술을 줄줄줄......
보기가 조금 민망할 정도로 떠는 거에요.
바로 앞에 앉아 있다가 맞을까봐 두려울 정도였답니다.
그래도 박수 많이 쳐 줬어요.
마지막에 덜덜 떨면서 완성된 칵테일을 나눠 주고
쓸쓸히 퇴장.
앗! 이 아리따운 언니는 누구?
케이블 방송에서 만이 본 얼굴인데 이름은 얼른 떠오르지 않았어요.
키도 크고 정말 예뻤답니다.
이 날 파티의 하이라이트
십센치의 공연이 이어졌어요.
사실 저는 이 두 남자를 잘 몰라요.
그저 '아메~ 아메~ 아메~~~~ 아메리카노' 와 다른 노래 몇 곡
그리고 무한도전에서 하하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는 정도.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더 인기가 많더라고요.
여자들의 환호가 대단했답니다.
노래를 다섯 곡이나 불러 주었어요.
십센치를 잘 몰랐었지만
노래를 들어 보니 실력있는 팀 같았고요,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던데, 대박나시길 바라요.
십센치의 열광적인 공연이 끝나자 또 한 차례 사람들이 파도처럼 밀려 갔어요.
이후에는 힙합 공연이 이어졌다는데,
저희도 파도에 휩쓸려 집으로 돌아 가기로 결정.
이 날 맥주를 세 병이나 마신 다솔 아빠.
예쁜 장식을 배경 삼아
미리 만삭 사진 찍는 연습을 해 보았어요.
남편과의 즐거운 나들이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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