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풍전한정식,
아빠 회갑잔치 최고였어요!
아빠의 회갑이 다가오고 저는 안동에서 가장 멋진 식당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폭풍 검색을 하고 또 했었는데요~ 찾아 봐도 잘 모르겠고
이렇다 할 후기도 없어서 걱정이었어요.
회갑잔치는 60년 만에 받게 되는 생일 상이니까 기품있으면서도 음식이 좋아야 되잖아요~
상견례 등 격식 있는 행사를 치를 수 있을 만한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아하! 그렇지.... 안동에서 결혼해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 보기로 했어요.
친구들이 입을 모아 추천해 준 풍전한정식.
친구들을 믿고 예약을 했는데,,, 역시!!! 분위기도 괜찮았고 음식도 맛있어서
풍전한정식을 선택하길 정말 잘 한 것 같다고 남편이랑 둘이서 뿌듯뿌듯 ^^
들어가면서부터 우와우와~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데요~
부모님 생신이나 외국인 손님, 타지역에서 오신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에 좋을 것 같아요.
전통 한옥이라 기품있고 멋있었어요.
날씨가 조금 풀리면 아이들과 함께 투호 놀이도 하고
차 한 잔 하면서 경관을 조금 더 즐기면 좋겠어요.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일부러 지은 집이 아니라
옛날 선비가 정말로 살았던 집이라 더 의미가 있고 훌륭한 것 같아요.
안으로 들어가니 전통 가옥을 유지하면서도 누구나 편안하게 앉아 식사할 수 있도록
현대적인 시설로 보수해 둔 것 같았어요.
바닥이 따땃해요.
저는 수저집이 이렇게 큰 역할을 하는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수저집 하나로 훨씬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1인 상차림.
탁 쏘는 맛이 개운한 물김치가 시원하고 맛있어서
엄마는 세 그릇이나 드셨다는 후문이^^
가족들끼리 조촐하게 식사하는 자리였지만
이 날은 아빠의 환갑잔치라 한정식 코스로 주문을 했는데요~
풍전한정식에는 흑태찜 정식, 찜닭정식, 갈비찜 정식 등의 스페셜 메뉴와
닭볶음, 간장게장 등의 일품요리도 있으니까
생각보다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한국 전통의 맛을 즐길 수 있어서 좋고요~
특히 한정식에는 안동 지역의 특색이 물씬 풍기는 메뉴들이 코스로 나와서
저희 부모님도 좋아하셨지만, 타지 손님, 외국인 손님께 대접하면 더 훌륭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한정식 한 상 받아 보실까요? ^^
아참! 저희는 한정식 5인분을 주문을 했고, 아이들이 있어서 두 상으로 나누어 앉았기 때문에
제가 찍어 온 사진은 2인분이라는거 미리 말씀 드릴게요~
2인분이라 한 접시씩 보면 양이 적어 보이지만 결국 중간 정도에 이미 배가 불렀다는 ㅜㅜ
나중에 더 맛있는 음식이 나올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조절하면서 먹어야 돼요~
안동에서 유명한 마로 만든 죽으로 속부터 달래고
밀전병에 예쁘게 싸서 겨자장에 콕 찍어 먹음 맛있는....
저 이런 손 많이 가고 ^^ 예쁜 음식 정말 좋아해요. (만들기는 싫지만 ㅜㅜ)
상큼하면서도 고소했던 들깨소스 올린 샐러드.
아이들이 제비처럼 입을 딱딱 벌려 받아 먹었던
달콤쫄깃한 약식
그리고 잡채. 잡채도 아이들에게 양보^^
잡채 좋아하는 다인이도 얌전히 앉아서 오물오물 잘 먹고 있어요.
제가 꼽은 베스트 메뉴 중 하나!
메뉴명은 잘 모르겠지만, 우엉이랑 고기랑
안동에서 잔칫날에는 꼭 먹어야 되는 돔베기(상어고기)를 넣어 지져 낸 전~
안동에서 태어났지만 처음 먹어 본 음식인데요~ 진짜 진짜 맛있어요!! 우엉도 맛있어요~
그리고 역시나 안동에서 잔칫날 빼 놓을 수 없는 문어 회 + 몇 가지 종류의 회들...
안동에서는 회가 귀하므로 특히 문어를 중요하게 여겨요.
바삭바삭 (녹두였던가??) 전
아빠와 남편이 환호했던 육회.
고소하고 달콤한 맛으로 먹나요? 전 육회맛을 잘 모르겠는데
아빠와 남편은 무척 좋아했어요.
히히힛!~ 대신 저는 굴이 맛있어요!!
상큼하게 레몬즙을 미리 뿌려 두셔서 입안에 넣는 즉시 이야이야~ 살살 녹았던 굴맛!
이건 한 폭의 그림처럼 꾸며져 나왔던데
전복이랑 밤 은행 등등을 짭짤하게 조려낸것이에요.
보기에는 예쁜데 간이 너무 센 것이 흠....이건 조금 먹다가 말았어요.
오잉? 우리 다인이 언제 또 거기가서 앉아 있니?
모양이 예뻐서 자꾸 보는 다인이.
아이들에게 먹이면 좋은 들깨듬뿍탕.
쫄깃한 조랭이 떡이 들어 있어서 후후~ 불어서 다솔이 많이 먹였어요.
역시 생일상에 빠질 수 없는 갈비찜 간이 잘 배어 있고 고기가 연했어요~
어머낫! 그러고 보니 음식들이 놋그릇에 담겨져 나왔었군요~
이제서야 발견. 이런 디테일한 정성 좋아요~
오리 훈제 고기와 머릿고기.
훈제 오리는 아이들이 분홍고기라고 부르면서 맛있게 잘 먹었어요~
와우! 나왔다. 홍어 삼합.
홍어 삼합은 전라도 음식인데 아빠가 아주 좋아하세요~
저도 먹어 봤는데 완전히 폭삭 삭힌 것이 아니라서 홍어맛에 익숙치 않은 분들도 쉽게 드실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팍팍 삭혔음 더 좋았을 것 같지만~
외국 손님들이 드시기에 무난한 정도였어요.
다음으로는 제가 꼭 한 번 먹어 보고 싶었던 신선로.
옛날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갔던 음식이라면서요? 그릇도 예쁘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늘 궁금했었는데
아빠 생신 덕에 먹어 볼 기회가 생겼네요~
신선로는 기대했던 것 만큼 맛있지는 않았지만 먹어 본 것으로 만족^^
신선로는 아주머니께서 한 그릇씩 일일이 떠 주셨어요.
주인공인 아빠가 잘 드시니 좋네요~
와....입에서 사르르륵 녹아 없어지던 장어도 나오고
보기좋게 구워진 새우도 나오고.
새우는 다인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인데,
새우 먹으려고 아이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어릴 때 밑반찬, 도시락 반찬으로 많이 먹던 매콤한 북어포.
어른이 되어서 엄마께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더니 ^^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며 ^^
저도 얼른 북어포를 배워 봐야겠어요.
코다리라는 말이 더 익숙한 흑태찜.
흑태찜부터는 맛은 있는데 도저히 배가 불러서 못 먹을 것 같아서
염치불구하고 주인 아주머니께 포장해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이제 모든 코스가 끝나고 밥 먹을 시간.
또??? 밥을???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풍부하게 먹었더라도 쌀밥을 안 먹으면 뭔가 서운하잖아요~
안동 간고등어 구이도 한 상에 한 마리씩 주셔서 고등어 두 마리도 흑태찜이랑 같이 포장하고^^
된장찌개 쓱쓱 비벼서 밥 한공기 또 먹고.
역시 마무리로는 된장찌개를 먹어야 개운한 것 같아요.
된장찌개가 살짝 칼칼하면서도 구수했어요.
후식으로는
(소화제 효과 있는) 안동 식혜.
이거 못 드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달기만한 쌀알 동동 식혜 말고,
맵고 시원하면서 먹으면 달콤한 끝맛까지 나는 안동 식혜를 드셔 보셔야 되는데~~
느긋하게 저녁 식사를 잘 끝냈더니
해가 어둑어둑 떨어져서 분위기는 한껏 더 무르익어 있었어요.
기념사진을 안 남길 수가 없죠.
아빠! 생신 축하 드려요. 앞으로 더 건강하세요~
엄마도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