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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나는 '좋은 엄마 되기' 공부를 시작했다. 임신&육아관련 책을 기본으로 하여 EBS나 기타 방송국에서 보여 준 육아 관련 방송을 참고서 삼아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필수 과목이었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문제아의 뒤에는 반드시 문제 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우리 아이를 행복하게 잘 기르기 위해서는 더더욱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기가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많이 해 줘서 부모와 바람직한 애착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고, 어린 시절부터 되도록 자주 엄마가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거나 알아 듣든 그렇지 않든 말을 많이 걸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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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보면 몇 년 동안 계속 됐던 아이의 문제적 행동이 전문가의 진단 후 단 며칠, 심할 경우 몇 주 만에 해결됐다.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세상에 자기 자식을 제대로 기르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냐만 여러 가지 상황이 따라주지 않고 자녀 교육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뜻하지 않게 자녀를 제대로 기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육아 공부를 해 보니 엄마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준비와 공부가 필요했다.

다솔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어느 정도 끝마친 다음에는 임신 기간 내내 공부했던 것을 실천에 옮겼는데, 늘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 주려고 몸짓을 동반한 노래를 자주 해 주려고 특히 노력했다.

얼마 전 친정에 갔을 때, 엄마께 다솔이를 맡겨 두고 거실에서 소설을 읽으며 뒹굴거리고 있었다. 오랫만에 나 혼자서 간식으로 군고구마와 우유까지 먹으면서 자유(?)를 만끽하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소설의 내용에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는데, 방에서 엄마가 다솔이와 놀아주시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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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멍했다.

다솔아, 이것은 뭐지? '해',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자...... .', 다솔아, 이것은 누구일까? '엄마', '엄마 앞에서 짝짝꿍, 아빠 앞에서 짝짝꿍...... .

엄마는 내가 가져간 아기용 그림책, '무엇일까, 누구일까'를 가지고서 다솔이와 놀아주시는 중이셨는데 그림책을 보고 거기에 나오는 대상을 먼저 읽어 주신 후 그것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꾸며서 해 주시거나 그림과 관련된 노래를 찾아서 노래를 같이 불러 주시는 방법으로 놀아주고 계신 것이었다.

내가 뒤통수를 맞은 듯 멍해졌던 이유는 엄마께서 다솔이에게 해 주시는 방법 그대로, 어쩌면 노래까지 똑같이 내가 다솔이에게 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림과 이야기와 노래를 엮어서 놀아주는 방법이라 내가 개발하고도 참 기특하다고 하던 참이었다. 엄마께서 보시는 앞에서 다솔이와 내가 논 적이 없는데 엄마는 어떻게 나와 똑같은 방법으로 다솔이와 놀아주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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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시간 동안 내가 책이나 텔레비전을 통해서 배운대로 다솔이를 교육시키고 있었다고 굳게 믿었었는데, 알고보니 어린 시절 엄마가 나를 교육시켰던 그것이 잠재돼 있다가 나온 것이었다. 그것도 나는 1절 밖에 모르는 동요들을 엄마는 2절 3절까지 다 꿰고 있으셨으니 당연히 엄마가 나보다 한 수 위셨다.

나를 포함한 요즘 젊은 엄마들은 일찍부터 자녀 교육에 열을 올리면서 열성적으로 교육 관련 자료들을 찾아 따라하기 바쁘다. 그런 자료들이 부족했던 시기에 자녀를 기르셨던 우리 윗세대 어른들의 교육 방침을 못 미더워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알고보면 우리를 지금의 모습으로 길러 내신 분들은 우리 부모님들이시고 지혜는 말할 것도 없으니와 경험까지 풍부한 분들도 우리 부모님들이시다. 우리가 아무리 똑똑한 척 해 봐야 부모님의 연륜을 따라갈 수는 없는 것이다.

나중에 내가 엄마는 어떻게 동요를 그렇게 많이 아시느냐고 언지시 여쭤봤더니,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초등학교 음악책을 얻어다가 나에게 노래를 가르쳐 주셨단다. 우리가 아는 것을 이미 부모님들은 다 알고 계시니, 젊은 엄마들 할머니를 우습게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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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 고개를 까딱까딱 손바닥을 빙글빙글.

알람 시계 대신 다솔이가 응애하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면, 다솔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과 최대한 유치한 율동과 함께 동요를 부르는 것으로 내 아침은 시작된다. 역시 사람은 못할 것이 없는 게 잠꾸러기였던 내가 이제는 아침형 인간으로 변했다. 어느 날은 정말 달고 개운하게 잠을 자고 일어나서 시계를 봤더니 겨우 네 시간 남짓 잔 것이었다. 고 3때도 일곱 시간 이상씩 꼬박꼬박, 수업 중에도 깜빡깜빡 잠을 잤었는데..... . 내가 생각해도 정말 대견할 따름이다.

이제 곧 백일을 맞는 다솔이는 점점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특히나 아침에 젖을 먹고 나서는 '엄마, 놀아줘'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 보기 시작했다. 신생아였을 땐 잠을 재울 때만 노래를 불러줬기에 잔잔하고 고요한 노래만 선곡했었는데 지금은 재미있고 쾌활한 동요가 필요한 시기가 된 것이다.


기억의 물꼬를 트니 내가 아는 동요도 꽤 많았다. 다솔이 앞에서 동요제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갸웃갸웃 하면서 노래를 불러주면 다솔이는 좋아서 방긋방긋 웃고, 그러면 나는 더 신나서 다음 곡을 생각해 내곤 한다. 아침 체조 겸 다솔이의 손가락 발가락을 자극하는 율동과 함께 동요를 불러주면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엄마라고 스스로 자부하니 하루를 시작하는 내 기분도 더이상 좋을 수 없다.

그런데 우연히 '신데렐라' 노래를 듣다가 가사가 조금 달라진 것을 알았다. 딱 한 단어가 바뀌었는데 누가 바꾸었는지 박수를 쳐 주고 싶을 정도로 참 적절했다. 내가 어릴 때 부르던 신데렐라 노래는,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로 시작을 했다. 신데렐라를 구박하는 나쁜 사람은 계모와 언니들, 계모는 새엄마, 새엄마는 나쁜 사람.

이러 저러한 집안 사정으로 인해 새엄마를 맞이할 수도 있고 새롭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갈 수도 있는데 노랫말과 옛날 이야기 속에 나오는 새엄마는 한결같이 무시무시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새엄마를 둔 아이들은 신데렐라 노래를 신나게 부를 수 없었을 것이다. 새로 바뀐 노래 속에는 '계모' 대신 '엄마'로 돼 있다. 요즘처럼 이혼율이 높고 자연스레 재혼율도 높은 시대에 딱 알맞게 바뀌었다.



한편 듣다가 바뀐 가사 때문에 피식 웃음이 나왔던 동요도 있다. 송혜교의 귀여운 율동과 함께 다른 나라에까지 유행이 됐던 '곰세마리'가 그것인데,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을 '아버지 곰, 어머니 곰, 아기 곰'으로 바꾸어 놓았다. 아이들에게 아버지, 어머니를 가르치기 위함이었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노래는 한결 칙칙했다.

나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귀엽고 재미있는 동요, 듣기 좋고 내용 좋은 동요를 많이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이들이 나이에 맞지 않는 가사를 읊조리며 섹시 웨이브 춤을 추기 보다 예쁜 율동과 함께 율동을 더 많이 불렀으면 좋겠다. 우리 다솔이를 그렇게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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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하고 식감 좋은 빵에 달콤한 초콜릿이 듬뿍 발려진, 엊그제 남편 생일이라 사 온 먹음직스러운 초코케이크을, 내가 냠냠냠 흐뭇하게 맛있게 먹고 있는 시각은 새벽 5시!!! 이승기가 김치 냉장고 광고를 하면서 '딱 한 입만' 먹겠다고 했다가 김치를 포기째 먹어 버린 것처럼 나도 시작은 '딱 한 입만'이었다.

어젯밤에 왔다갔다 할 때마다 심하게 눈에 띄던 초코케이크. 심호흡을 하면서 절대 먹지 안겠노라고 참다가, 꿈에도 나올 뻔한 바로 그 초코케이크를 새벽에 눈 뜨자마자 냠냠거리면서 먹어 치운 것이다. 공복에 먹어서인지 케이크는 무한정 들어갔고 첨부터 작은 크기이긴 했지만 반 정도 남은 것을 결국 다 먹고 말았다.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다솔이가 배고프다며 깼길래 젖을 먹이고 등을 두드려 다시 재우고 나니 갑자기 허기가졌고 어젯밤부터 심하게 먹고 싶었던 케이크로써 공복감을 달랬다.

사람들은 흔히 모유 수유를 하면 살이 쫙쫙 빠진다고 얘기하는데, 내 생각에 이 말은 '대학 들어가면 살이 빠진다'는 말고 똑같다. 통통하던 고등학생이 대학생이 된다고 거저 살이 빠질 리 없듯, 임신 과정에서 찐 살이 출산과 동시에 다 빠지지는 않는다. 살을 빼겠다는 굳은 의지가 없으면 오히려 살을 더욱 찌울 수 있는 기간이 바로 모유 수유 기간이다.

텔레비전 방송에서 산모에게 모유 수유가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소개된 적이 있다. 나도 눈을 반짝이면서 봤는데 그 방송에서는 모유 수유 활동이 런닝 머신 위에서 1시간 동안 뛰는 것 보다 더 좋은 운동 효과를 낸다고 했다. 그러나 자세한 설명을 들어 보니 하루 8번, 한 번에 100ml씩 수유를 한다는 가정하에서였다. 물론 아기들은 보통 그 정도 젖을 먹는다. 그러나 세 시간 간격으로 하루 종일(24시간) 수유하는 것이 한 시간 남짓 뛰는 것보다 낫다니 삼십분만 더 뛰어도 상황은 역전되지 않을까?

한편 모유 수유 기간을 다이어트 기간으로 삼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젖을 먹이고 나면 너무 배가 고프다는 데 있다. 임신 기간보다 오히려 수유 기간에 먹고 싶은 것이 더 많아지는 것 같은데,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고도 왠지 모를 허전함이 있고 젖 한 번 물리고 나면 급격하게 밀려오는 배고픔 때문에 참기가 너무 힘들다.


방송에서도 엄마가 먹는 양과 젖의 양은 무관하다면서 젖을 물린다고 해서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내가 방송을 보면서 내린 결론은 출산 후에 임신전 몸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반 성인 여성이 먹는 양 만큼만 먹고(굶는 것은 절대 금물!) 수유를 부지런히 하고 틈틈이 운동도 열심히 해야만 했다. 아니 운동은 필수였다. 수유만으로 몸매를 되돌리기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니 말이다.

그나저나 이제는 신랑보다 내가 더 많이 먹는 것이 확실한데 이 식탐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식탁위에는 얄미운 신랑이 먹다가 남긴 피자 조각이 나를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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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사촌 오빠 집에 놀러를 갔을 때다.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아기를 보러 가는 길이었기에 아기 옷가지며 기저귀 등을 선물로 샀었다. 지하철을 몇 번이나 갈아타고 드디어 도착한 오빠의 현관문 앞에는 특별한 종이 쪽지가 적혀 있었다. '쉿! 아기가 자고 있으니 노크를'. 초인종 소리에 아기가 깰까봐 벨을 누르는 대신 문을 똑똑 두드리라는 의미였다. 그 문구를 보고 속으로 얼마나 재미있던지, '오빠'가 '아빠'가 되더니 자기 자식 생각을 엄청 하는구나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오빠처럼 아기를 애지중지 기르지는 않으리라 다짐했다. 어른들도 생활을 해야 되는데 아기가 깰까봐 말도 제대로 못하고 텔레비전도 화면으로만 보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은가. 나는 나중에 아기를 낳게 되면 시끌시끌한 환경 속에도 아기가 푹 잘 수 있도록 처음부터 너무 예민하게 기르지는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런데 오늘, 거실을 걷는 내가 평소와는 다르다. 뒷꿈치를 들고 사뿐사뿐 마치 고양이가 된 것 같다. 소리가 날 만한 모든 것은 다른 방으로 미리 옮겨 놓아 집 안에는 바람 소리 한 점 없이 고요하다. 설거지를 하면서 물소리가 크게 날까봐 연신 고개를 돌려 안방 쪽을 쳐다보고, 끝내고 나서는 홀로 앉아 차  한 잔 마시면서 고양이가 되면 어떠랴 이렇게 평온한 것을 하면서 소리없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다섯 시간 만에 극적으로 다솔이를 재운 것이다. 무엇이 불편한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른 아침부터 앵앵거리기 시작한 다솔이가 젖을 먹고도 자지 않고 기저귀를 갈아줘도 보채기 시작하더니 다섯 시간 동안 엄마의 품을 떠나지 않으려 했다. 이제 70일이 조금 넘은 우리 다솔이는 체중이 6kg이 넘어서(태어날 때 2.84kg) 오래 안고 있기가 슬슬 버거워지려는데 다섯 시간을 연속해서 안고 있으려니 보통 지치는 것이 아니었다.


화장실을 갈 때 잠시 내려 놓은 것 빼고는(이 때도 집이 떠나갈 듯 자지러지게 울었다.) 이쪽 팔에서 저쪽 팔로 이쪽 어깨에서 저쪽 어깨로 다솔이를 내내 안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도 잠에 들지 않던 다솔이가 어느 순간 깊은 잠에 빠진 것이다.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근육이라는 것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저질체력의 소유자이다. 오죽했으면 체질량을 측정할 때마다 하체 부실에 상체 근육 빈약이라는 진단이 뜨고, 1kg의 아령으로 잠깐만 운동해도 낑낑대며 곧 운동을 중단해야만 하는 물살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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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가 6kg이 넘는 다솔이를 다섯 시간이 넘게 안고 있었다니, 이것은 차라리 기적이었다. 이렇게 어렵게 다솔이를 재우고 보니 절대로 아기를 깨워서는 안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쉿! 아기가 자고 있어요'라는 문구를 여러 장 인쇄해서 눈이 닿는 곳곳에 붙여두고 집안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기꺼이 고양이가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아기가 있는 부모들이 쉬쉬하는 까닭이 아기의 숙면을 위함이 아니라 자신들의 휴식을 위함임을 엄마가 된 후에야 알게 되었다. 다솔이가 자는 동안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샤워를 느긋하게 하면서 거울을 봤더니 이런! 다크서클이 정말 무릎까지 내려 올 지경이었다.


저절로 두 손이 모아지고 '우리 다솔이가 지금부터 열 시간 동안 쭉 자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가 절로 나오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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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칼리환원수기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저도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사용해보기는 처음인데요, 알카메디의 체험단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써보게 되었습니다. 알칼리물이 좋은 것은 알고 계시죠? 하지만 알칼리라고 하여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랍니다. 환원수여야 건강에 좋은 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환원수라는 것은 전자를 많이 띈 성분을 말하는데요, 원자 주위에 전자가 많아서 근접한 성분에 전자를 나눠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우리 몸에는 활성산소같은 전자가 부족한 불안정한 성분이 있는데요, 노화를 일으킨다고 하죠. 그런 성분들에 전자를 공급해줌으로써 몸에 균형을 맞춰준다고 해요. 쉽게 예를 들면 마음씨 좋은 기부자라고 하면 될까요?

알칼리환원수기를 접하게 된 것은 1달이 지났는데, 리뷰를 지금에야 쓰는 이유는 체험을 해 본 후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알칼리환원수의 다양한 효능과 활용에 대해 리뷰를 할테지만, 오늘은 분유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아기에게도, 산모에게도 좋다지만, 모유수유는 굉장히 힘이 듭니다. 유두균열이나 유선염이라도 걸리는 날에는 눈물을 흘리며 모유수유를 해야 하니 말이죠. 엊그제 열이 40도까지 올라가고 몸이 벌벌 떨리는 오한과 가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유선염을 앓게 되면서 당분간 분유와 모유를 반반씩 먹이게 됐어요. 분유를 탈 때 알칼리환원수를 이용하니 안심도 되고, 더 잘 타지는 것 같더라고요.

분유를 보통 물에 풀면 한참을 흔들어야 하는데, 알칼리환원수를 사용하면 흔들지 않아도 바로 풀어져 버립니다. 이유는 전기분해로 인해 알카리환원수가 된 물은 분자의 크기가 보통 물보다 작게 되기 때문이지요. 분자의 크기가 작다보니 다른 성분과도 잘 섞이고, 흡수력도 좋아져요. 또한 한꺼번에 들이켜도 목넘김이 쉬워지지요. 모회사의 소주 광고에서 목넘김이 부드럽다는 광고가 있었죠? 그 소주도 알칼리환원수를 사용한 소주라고 하네요. 알칼리환원수의 특징이 바로 목넘김이 부드러운 것이랍니다.

이런 특징은 분유를 탈 때 매우 유용한데요, 보통 분유를 탈 때 급하게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밥 달라고 울며 보챌 때 타기 때문이죠. 이 때 분유가 잘 풀리지 않아서 계속 흔드는 것보다 알칼리환원수로 하면 단번에 풀려버리니 더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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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설치한 알카메디의 알칼리환원수기인데요, 알칼리의 단계를 조절할 수 있고, 산성수도 2단계에 걸쳐 나옵니다. 알칼리수가 나올 때는 옆에서 산성수도 같이 나오기 때문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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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스위치를 돌리기면 하면 알칼리수와 산성수가 동시에 쏟아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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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유를 타기 위해 알칼리 2단계로 맞춰놓은 후 물을 주전자에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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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유와 젖병을 미리 준비해 둔 후 물을 끓입니다. 분자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끓는 속도도 매우 빨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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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다 녹긴 했지만 잘 섞이라고 흔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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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된 분유의 모습입니다. 잘 풀린 모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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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분유를 먹일 일만 남았네요. 금세 완성된 분유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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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칼리환원수로 만든 분유를 맛있게 먹고 있는 다솔이입니다. 분유를 줄 땐 아빠가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다솔이의 만족한 눈빛이 보이시죠? 다솔이는 잘 토하는데, 알칼리환원수 덕분인지 이렇게 먹이니 소화를 잘 시키더라고요. 꼴깍꼴깍 맛있게도 먹었습니다. 더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이잖아요. 제가 아파버려서 모유를 못 준 것이 못내 미안하지만 더 알칼리환원수라는 점이 그래도 다행이네요. 우리 다솔이가 건강한 물로 행복해지기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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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젖'은 '수도꼭지'가 아, 니, 다.

나도 아기를 낳기 전에는 틀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처럼 엄마 젖도 그런 줄 알았다. 그저 아기 입에 물리기만 하면 젖이 콸콸 쏟아지는 줄로만 알았다는 말이다. 나와 내 동생도 순전히 모유만 먹고 자랐다기에 엄마를 닮은 나에게 모유 수유가 두려울 리 없었다. 그러나 막상 닥치고 보니 모유 수유는 출산의 과정보다 더 힘든 것이었고 나를 포함한 많은 수의 새내기 엄마들이 모유 수유 때문에 울고 웃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식이 귀해서 그런지 요즘 엄마들은 하나같이 모유 수유에 성공하려고 무척이나 애를 쓴다. 사회적으로도 모유 수유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아기를 낳았든 낳지 않았든 모유가 아기에게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고 그러므로 좋은 엄마라면 응당 모유로써 아기를 길러야 된다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보통 출산을 하고 나면 삼일 후쯤부터 젖이 돌기 시작하는데 이 때 산모들은 첫번째 고통을 맛보게 된다. 젖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마사지로 풀지 않으면 참을 수가 없다. 남편들은 출산의 과정도 잘 이겨낸 아내가 그깟 가슴 통증 때문에 낑낑거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을테지만 가슴을 옥죄어 오는 아픔은 정말 겪어보지 않고선 모르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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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수건으로 아픈 가슴을 마사지 하고 유선을 뚫어(막힌 변기를 뚫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고 확신한다.)젖이 잘 나오도록 한 다음 아기에게 본격적으로 먹이게 되는데, 솔직히 텔레비전에서 보던 '감동'보다는 악 소리나는 '아픔'이 더 큰게 사실이다.

나는 아기에게 한 방울도 아깝다는 초유를 먹일 때 한 손에는 꼭 손수건을 쥐고 있었다. 어찌나 아픈지 손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데 손수건이 흠뻑 젖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모성이란 대단해서 눈물을 찔끔거리면서도 모유를 계속 먹였다. 그것도 세 시간에 한 번씩!! 세 시간에 한 번씩 아기에게 먹이거나 유축을 해야 되는데 깜박 잠이 들어서 그 시간을 넘겨 버리면 야속하게도 가슴은 또 돌덩이가 되고 그것을 풀기 위해 또 눈물 콧물을 다 빼야만 한다.

그래도 모유 수유는 중요하고 꼭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나는 모든 고통을 감내했다. 아기를 먼저 낳은 선배 엄마들을 조언을 들어보면 모유 수유를 몇 개월동안 했냐는 것에 따라 남편과 시댁의 대우가 달라지기에 힘들어도 꾹 참아야 된다고 했다. 분유를 먹인 엄마들은 아기가 조금만 아파도 '모유를 못 먹였으니'라는 핀잔이 평생 따라 붙는다고도 했다. 무,서,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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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가슴이 돌이 되는 젖몸살을 잘 넘기고 나니 유두 균열이 시작됐다. 균열, 말 그대로 갈라진다는 말이다. 말랑해야 할 유두가 마른 논처럼 쩍쩍 갈라지고 피도 나며 헤진 옷처럼 너덜거리는 증상이다. 운이 좋게도 잘 넘기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또 한번 손수건을 쥐어 짜야만 했다.

균열이 있어도 아기에게 먹어야 되기 때문에 약은 바를 수 없다. 낳을만 하면 또 젖을 주고, 낳을만 하면 또 주니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나는 수유때문에 살짝 우울증도 겪었다. 다행히(?) 한 쪽 가슴에 문제가 극심해지면 다른 쪽이 조금 괜찮고, 또 그 쪽이 심각해지면 다른 쪽이 덜 아프고를 반복해서 여러 번의 고비를 잘 넘겼다. 출산한지 50일을 넘긴 지금 가슴이 너무 심하게 아플 땐 유축을 해서 젖병으로라도 모유를 먹이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나는 젖양이 괜찮은 편이라서 참아내기만 하면 되지만 선천적으로 젖양이 부족한 엄마들도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모유와 분유를 함께 먹이기를 권장하거나 아니면 분유만 먹이도록 해야 된다. 그런데도 모유만을 강조하는 분위기 때문에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엄마들 중에는 너무나도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분들이 있었다. 시댁이며 친정에서 젖이 잘 나오느냐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울상이 돼서는 하소연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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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엄마는 그들의 아기를 사랑한다. 모유를 먹이지 않는 엄마를 이기적인 엄마라고 단정짓지 말고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땐 분유를 먹이더라도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 봐 줄 필요가 있다. 다른 가족들은 반드시 모유 수유를 해야 된다고 강요하기 보다는 엄마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그저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유두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모유 수유를 했듯 모유를 가장 먹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엄마 자신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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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흑마늘에 푹 빠져 있어요. 흑마늘 진액을 마신다는 것만으로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거든요. 곰이 마늘 먹고 사람되었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마늘의 효능이 좋거니와 곰같이 뚱뚱한 사람도 마늘 먹으면 날씬해진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적어도 곰보다 사람이 날씬하니 말이죠. ^^

요즘은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데 출산 후 3개월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요. 황금의 시기라도고 하는데요, 출산 후 3개월 안에 임신 전 체중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50세 이후에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3개월 안에 정상 체중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은 50세 이후에도 살이 찐다고 하네요.

그래서 3개월 안에 정상 체중으로 돌아오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동양인들은 출산 후 뼈마디가 늘어나 찬바람을 쐐거나 하면 바람이 들어간다고 하여 나중에 고생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밖에 나가 운동을 하기도 힘들죠. 아기는 젖달라고 보채고, 아이에게 시달리다보면 움직임도 적어지고, 힘드니까 밥만 많이 먹게 되어 살이 도리여 찔 확률이 굉장히 높아요.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 미모를 위해서 정상 체중으로 돌려놓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운동을 하고, 흑마늘을 마시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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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밥 달라고 조르는 우리 아들이에요. 건강하게 자라줘서 정말 감사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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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들을 안고 집안을 돌아다니면 근력 운동이 꽤 된답니다. 나날이 늘어나는 아들의 몸무게 덕분에 운동이 더 잘되고 있어요. 그래도 너무 많이 들면 되려 관절에 좋지 않기에 가볍게 5분 정도 안아주며 걸어다닙니다. 흑마늘 하나 들고 찍어보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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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트림을 시키려 흔들 의자에 앉아 있다가 흑마늘 마시는 컨셉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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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이렇게 집 안에서 런닝 머신을 뛰어요. 뛰는 것 까지는 아니고 빠르게 걷는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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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런닝 머신을 타면 내 살도 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져요. 아직 임신 전 체중으로 돌아오기까지는 2kg정도 남았어요. 3개월이 되려면 2달이 남았으니 한달에 1kg 이상씩만 빼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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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뛰었으면 갈증 해소를 위해 풀마루의 흑마늘 진액을 마셔줍니다. 운동을 하고 마셔서 그런지 몸 속 곳곳에 쫙 흡수되는 느낌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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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고 나서 마시는 흑마늘 한잔이 건강과 날씬함을 더해주는 것 같아요. ^^ 아름다운 엄마가 되는 날까지 모두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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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수술 하셨어요?'라고 누가 물으면, 나는 늘 약간 고개를 숙이면서 무언가 잘못이라도 한 듯 수줍게 대답하곤 했다. '아...... . 아기가 거꾸로 있어서요' 역아인 경우에는 자연분만을 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제왕절개 수술을 해야 한다.

임신 27주부터 한결같이 내 가슴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있는 아기 때문에 나는 무척 애를 태웠었다. 주위에서 나중에 자리를 잘 잡는 경우도 있다고 많이 들었기에 처음에는 별로 걱정도 하지 않고 '그까짓 것' 했지만 32주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수시로 고양이자세 체조를 하면서 아기 머리가 아래를 향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35주가 넘고도 아기가 움직일 기미가 안 보이자 나는 너무나도 불안해서 수시로 인터넷 카페를 들락날락 거리면서 '역아'에 관한 글을 읽고 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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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by bie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육중한 배를 하고서 고양이 체조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가만히 서 있어도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데 무릎을 꿇고 배를 아래로 내렸다 올렸다 하면 허리에 얼마나 무리가 가겠는가. 그런데도 자연분만을 하고자 나는 수시로 고양이 체조를 했고 나중에는 물구나무서기까지 시도했었다. 물구나무서기는 잘못 하다가 큰일 날 것 같아서 결국 하지 않았지만 수술을 계획한 38주 4일 되던 날까지도 자연분만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나 끝내 아기는 자리를 바꾸지 않았고 나는 제왕절개를 했다.


하늘이 노랗게 보일 때까지 힘을 줘야 하며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진통을 열 시간 넘게 참아 내야만 하는 것이 자연분만이다. 힘을 주다가 얼굴에 있는 실핏줄이 다 터지는 사람들도 숱하고 하도 이를 악물어서 치아가 상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는 것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물론 마취를 하기에 고통스러운 아픔은 없지만 척추 마취를 하고 정신이 말짱한 상태로 분만 수술의 모든 상황을 고스란히 들어야만 한다. 무서워서 벌벌 떨리고 심장이 밖으로 나오려는 상황을 인내하면서, 내 배를 가르고 잡아 당기고 아기를 꺼내고 피와 불순물을 다 제거하기 위해 위에서 배를 내리 누르는 모든 상황들을 그야말로 이겨내야만 한다.


자연분만은 아기를 낳음과 동시에 모든 고통도 사라진다고 들었다.(아, 회음부의 상처가 심한 분들은 상처가 아물 때까지 많이 불편하단다.) 반면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는 낳고 나서부터 고통이 시작된다. 마약 성분이 들어 있다는 무통 진통제가 있는데 뭐가 그리 아플까 하시는 분들께 무통 주사가 정말 無痛을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고 연거푸 설명해도 듣는 사람은 그저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었다.


오죽하면 친정 엄마까지도 '별이(태명)가 엄마 힘들까봐 거꾸로 있는 것이라며 제왕절개를 앞두고 심란해 하는 당신 딸을 위로 하셨을까.' 내가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제왕절개의 아픔을 아무리 설명해도 엄마는 그래도 자연분만에 비하면 세발의 피밖엔 되지 않는다며 제왕절개는 '거저 낳는 것'이라고 표현하셨다. 나중에 제대로 회복이 안 돼 앉지도 못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당신 딸을 보시곤 너무나도 마음 아파 하셨지만 그래도 자연분만의 위대함에 대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실 것이다. 나도 자연분만을 한 산모들이 그 힘든 고통을 이겨내고 아기를 낳았다는 것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제왕절개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들엔 억울한 생각이 든다.



bisous
bisous by Alain Bachellie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제왕절개를 하면 쉽게 아기를 낳는 것이고 너무 쉽게 낳다 보니 자연분만한 엄마에 비해 모성애도 적으며 모유수유 또한 어렵다는 잘못된 생각들이 내가 가장 속상한 부분이다. 내가 직접 경험해 보니 제왕절개도 정말 아프며 특히 물 한모금 먹지 못하고 꼼짝달싹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어야만 했던, 밤에는 통증이 더욱 심해져서 끙끙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던 수술 후 첫 이틀은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 그리고 모유에 관한 부분은 자연분만을 한 다른 산모들과 마찬가지로 출산 후 삼일이 지난 날부터 초유가 돌기 시작하더니 한 달이 조금 넘은 지금은 모유로만 아기를 기르고 있다.


산후조리원에 있으면서도 자연분만한 산모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때면 괜시리 위축되어 방청객처럼 감탄사만 연발하며 듣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 후회스럽다. 같이 맞장구 치면서 제왕절개를 한 내 이야기도 함께 했어야 되는데 말이다. 임신/출산 관련 카페에 가 보면 많은 임신부들이 자연분만을 하기 위해 무척 애를 쓰고 있는데, 물론 자연스러운 것이 좋기는 하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무리하게 자연분만만을 고집하지 말고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똑같이 열 달 동안의 임신 기간을 거쳤고 힘든 분만 과정을 이겨낸 제왕절개한 엄마들 더이상 기죽을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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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됨과 동시에 여기 저기에서 청첩장이 쏟아지더니 5월이 되니까 아예 들이 붓기 시작했다. 다들 친한 사람들이기에 축하를 해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꺼번에 여러 장의 청첩장이 손에 들어오니 머릿속에는 한가지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축,의,금' 늘 고놈의 돈이 문제다. 가장 기쁘게 축하해 주어야 할 날에 돈 걱정이 왠말이냐 말이다. 그래도 5월의 신부가 가장 아름답다는 망언을 한 사람을 찾아내어 따지듯 묻고 싶다. 신부는 다 예쁘지 왜 유독 5월이냐고 말이다. 이왕 이렇게 된 것, 5월을 몸 보신의 달로 지정하고 매주 한 차례 이상의 뷔폐음식을 아주 즐겁게 먹어 주기로 했다.(5월을 축하의 달로 지정하지 못한 나는 역시 속물!)

어제도 결혼식장에 다녀 왔는데 특이하게도 이 결혼식에는 들러리가 있었다. 신부가 입장하기 전에 귀엽게 정장을 차려 입은 앙증맞은 꼬마들이 먼저 등장해서 신부가 사뿐히 즈려밟을 꽃길을 만들어 주었다. 결혼식이 무엇인지, 자기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신랑 신부의 미니어쳐 같았던 두 꼬마 아이들은 꽃을 뿌리면서 자기들끼리 신이 났다. 연신 헤헤거리면서 결혼식장을 한결 밝게 만들어 주었던 꼬마 아이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7살짜리 사내 아이가 신부의 조카라고 했다. 은근히 길게 느껴졌던 주례사가 끝나고 덩달아 눈시울을 적셨던 부모님을 향한 인사도 끝났다. 신부 측에 서서 배시시 웃으며 사진 촬영까지 끝내니 이제 본격적인 식사시간(??).

이 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식당으로 향해서 결혼식의 어느 순서보다도 더 엄숙한 자세로 음식을 뜨고 있는데, 어디선가 찢어지는 듯한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려 온다. 그냥 우는 정도가 아니라 숨이 넘어가는 정도였기에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 내 경건한 식사 의식을 방해하는 자가 누구인지 보기 위해 나는 식당 내부를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엄마에게 잡힌 팔과 다리를 버둥거리면서 온몸으로 울고 있는 아이가 이내 눈에 들어왔다. 더웠던지 정장 자켓은 벗겨지고 없었지만 아까 들러리를 섰던 그 남자 아이가 틀림없었다. 그렇게도 해맑게 웃더니만 뭐가 맘에 안 들어서 온 식당을 소란스럽게 만드는지 내 신경이 온통 그 쪽으로 쏠렸다.

그럼에도 음식을 한가득 먹음직스럽게 담아 와서 자리에 앉는데, 같이 갔던 동료가 한 마디 한다. '정말 웃기지 않니? 아까 울던 남자애 말야. 같이 들러리 했던 여자애하고 사귀는 사이인데 여자애가 먼저 집에 간다고 그렇게도 서럽게 울었단다. 듣자하니 걔네 엄마들끼리 벌써부터 사돈 맺자고 약속까지 하고 유치원에서도 다른 애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둘이서만 논다네' 일곱살 짜리 꼬마가 밥을 마다하고 사랑 때문에 그토록 서럽게 울었다니, 문득 그득한 내 뷔폐 접시가 부끄러워졌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참 빨리도 성숙해서 유치원에만 들어가도 사귀는 사람이 있고 초등학생들은 자기의 여자친구에게 반지며 각종 선물들을 기념일마다 사 준단다. 요즘 신세대 엄마들은 자녀들의 이성 교제에 관대해서 어린 자식들이 그들의 이성친구와 어떻게 지내는지 늘 궁금해 하고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분위기란다. 이미 짝이 맺어진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놀 때도 자신의 상대와 놀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두루두루 친구를 사귈 기회를 놓치게 된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도 남자 친구의 'ㄴ'도 겪어보지 못한 나와는 정말 세대 차이가 나는 아이들인 것이다.

그런데 아동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너무 일찍부터 이성 교제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내가 생각해도 아이들은 동성끼리의 우정을 먼저 쌓으면서 사회성을 길러야 하고 다양한 또래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자라야 할 시기가 있는데, 이성 교제를 하느라 그 기간을 놓치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똑소리가 나서 애인지 어른인지 구분이 안 가는 경우도 있다. 나는 너무 똑똑한 아이들에겐 왠지 거부감마저 드는데, 아이는 아이다운 것이 더 예뻐보이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에서 어른처럼 섹시 댄스를 추거나 트로트를 구성지게 부르는 아이들이 거북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내가 그 아이들의 엄마가 아니기에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다소 모자란 듯 보여도 순수하고 아이답게 길러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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