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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떡국을 먹다가 뜬금없이 다솔이가 얘기를 합니다.

 

 

엄마, 나 상어한테 잡아 먹히고 싶어.

???? 왜 ????

 

 

너무 깜짝 놀라서 왜 그러냐고 물으니,

아이의 대답이 너무너무 해맑아요.

 

 

응, 그러면 내가 칼로 상어 입속을 이렇게 이렇게 해서 빠져 나오면 되거든

아하! 그럼 상어한테 잡아 먹힐 때에는 꼭 칼을 들고 있어야되겠네~ ^^

 

 

며칠 전에 잠자기 전에

꿈속에서 귀신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던 것(!!)과 똑같은 이유 때문이었어요.

잠들기 직전에 다시 아까 했던 기도는 취소라며,

꿈 속에 귀신이 나타나지 않게 해 달라고 아까 한 얘기는 다 거짓말이었다고 취소 기도를 했지만ㅋㅋㅋㅋ

 

 

 

 

 

 

 

 

 

 

다솔이가 상어에게 잡아 먹히고 싶다고 했던 것은,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은 동화 피노키오에 심취해 있기 때문이에요.

이 글을 쓰면서 찾아 보니 피노키오는 1883년 이탈리아 작가 콜로디가 쓴 동화라는데,

그동안 많이 각색이 되어 전해 내려 오면서 내용도 변형이 되었겠지만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정말 재밌는 동화인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육아에도 아주아주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관련글 다시 보기

 

[39개월 다솔 군] 말이 통하고 순진한 시기라 양육하기가 정말 쉽고 편해요!

http://hotsuda.com/1252

 

 

 

 

다솔이가 4살이었을 때 피노키오를 활용하는 훈육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아이가 35개월이 넘어가면서 말을 잘 알아듣고

어렴풋이 이치도 깨달아가는데, 그러면서도 순진무구한 시기이니

엄마가 하는 말은 뭐든 다 곧이 곧대로 믿었던대다가 (물론 7살인 지금도 엄마가 하는 말은 다 믿어요.)

살짝 연기를 더해주면 정말 귀여울 정도로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는데,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의 말을 안 듣고

학교에 가다가 책을 팔아서 나쁜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가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저희집에 있는 동화책 속 나쁜 친구들의 얼굴은 늑대인데,

피노키오가 늑대 친구들이랑 놀러 가서 만날 초콜릿, 빵, 과자만 먹고

인형극을 보면서 놀다가 당나귀가 되는 내용이 아이에게는 좀 무서웠었나봐요.

 

 

그 내용을 활용해서,

 

 

 

 

 

 

 

아이가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한다 싶을 때에는

피노키오가 책을 안 읽고 텔레비전을 많이 봤더니 당나귀로 변했던 얘길 상기시켜 주곤,
텔레비전에 한창 몰두하고 있는 아이에게 너도 당나귀로 변하고 있다고 살짝 겁을 줬습니다.
당나귀로 변화하는 중이라 다리가 딱딱해지고(원래 다리뼈는 딱딱하죠)
귀가 쫑긋해지고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 같은데 어떡하냐며...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아이는 무서워져서 얼른 텔레비전을 끕니다.
다솔이는 어디가고 당나귀 한 마리가 우리집에 있느냐며, 당나귀는 동물원에 갖다 주어야 되겠다며 엄포를 놓으면
아이가 발을 동동구르며 울기도 하고,
얼른 책을 한아름 가져 와서 읽어 달라고 하지요.
아이들은 원래부터 엄마가 책을 읽어 주는 걸 좋아하잖아요?
책도 좋아하지만 텔레비전을 조금 더 좋아할 뿐이거든요.

 

 

일단 텔레비전을 끄고 책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정말 재미있게 책을 잘 읽습니다.
이제는 자기가 스스로 텔레비전을 많이 봤다고 생각하면
다리를 은근슬쩍 만져 보고 무릎이 딱딱하니까 책을 얼른 꺼내서 읽더라고요.

일명 피노키오 당나귀요법은 4살 때부터 6살 때까지 참 잘 써 먹었던 방법 중 하나인데,
요즘에는 텔레비전, 스마트폰에 이어 컴퓨터에까지 맛을 들여 버려서

당나귀 요법이 잘 안 통하긴 해요.

 

 

 

 

 

 

 

여전히 아주아주 잘 사용하고 있는 피노키오 요법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요맘때 아이들이 하는 거짓말은 대부분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고 싶거나

엄마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 하는 거짓말이 많아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제페토 할아버지가 사 주신 책을 팔아 놀러를 갔다가 당나귀가 되어버린 피노키오.

요정에게 자기의 잘못을 얘기하기 싫어서 거짓말을 한 까닭에 코가 길어져 버리는 벌을 받는데,

순진한 아이들은 피노키오의 이야기가 재미있으면서도 코가 길어지는 것이 너무너무 무섭나봐요.

 

 

사실 들어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거짓말을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하기에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졌다고 얘기를 했더니,

 

 

(어머낫, 쓰고 보니 아이에게 거짓말로 훈육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 ^^;;

참 모순적이란걸 깨달았지만 아이를 양육하면서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함이니 좀 봐 주세요 ^^)

 

 

아이는 무심결에 거짓말을 하다가 코를 만져 보거나

아예 손으로 코를 (혹은 얼굴을) 가리고 얘기를 하기도 한답니다^^

엄마에게 친구와 있었던 일을 과장되게 이야기를 부풀려서 더 재미있게 얘기해 주고 싶은데

거짓말을 섞어서 얘길 하면 자기 코가 (당연히) 길어져 버려

엄마가 알아차리게 될 테니까요 ^^

 

 

 

 

 

 

 

그런데 여기서도 아이들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순진하면서도 엄마말을 아주아주 잘 듣는 7살 다솔 군에게 4살 때부터 써 먹었던 피노키오 요법이

둘째 다인 양에게는 잘 통하지가 않아요 ^^

아들과 딸의 차이일 수도 있고, 아이의 특성에 따라서 다른 양육법을 써야 되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

 

 

떼 쓰는 아들아이를 달랠 때 조용히 하고 엄마 말을 잘 들으면 젤리(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를 주거나

밥을 너무 안 먹어서 속을 썩일 때 밥을 다 먹은 후에 사탕을 주겠다고

보상을 걸면,

아들아이는 참 잘 통해서 즉각적으로 말도 잘 듣고, 안 먹던 밥도 먹고 그랬었는데

 

 

 

딸아이는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더 크게 난동(?)을 부리면서

그냥 달라고!!! 아우성을 칠 때가 참 많았어요

다인이가 4살이 되었을 때에도 똑같이 당나귀 요법을 사용했다가 비웃음만 샀고 ㅜㅜ

 

 

 

여전히 뭔가를 할 때에는 저에게 꼭 물어 보고 허락을 구하는 다솔 군과 달리,

다인이는 참 영악합니다.

이벤트로 받아 온 퍼즐 장난감이 있었는데,

밤이 늦었으니 오늘은 그만 자고 내일 같이 하자고 얘길 했으나

아이들은 당장 궁금하니까 뜯어 보고 싶지요.

 

 

집에 들어와서 잘 준비를 하는데

다솔이가 저에게 퍼즐을 지금 뜯어 봐도 되냐고 또 묻습니다.

저는 내일같이 하기로 했지 않느냐며 아이를 달래는데,

곁에서 한심하다는듯 동생 다인이가 한마디 하는데 너무 놀랐어요!

 

 

오빠, 우리 그냥 뜯어서 하자

엄마한테 안 말하고 그냥 하면 되지~

 

 

너무 놀라서 얼음이 되어 있는 저에게 우물쭈물 와서

다인이가 퍼즐을 뜯었다며 이르는 7살 오빠 이다솔 군.

두둥~ 이것이 아들과 딸의 차이인가요?

 

 

 

 

 

오랜 세월동안 사랑을 받아 온 동화는 분명히 이유가 있지요.

동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그 주인공이 독자에게 주는 교훈이 매우 매력적이고 분명하기에

우리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려고 하고

더 다양하고 더 많은 책들을 섭렵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겠죠.

 

 

피노키오가 언제까지 우리 아이에게 친근하고 재밌는 친구이자

귀엽고 사랑스러운 훈육의 도구로 사용될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피노키오 동화가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아이와 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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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일, 새해 첫 날

아이가 좋아하는 조개 듬뿍 떡국을 끓여 주었더니,

떡국을 먹으며 아이가 신이 나서 얘기합니다.

 

 

엄마, 1월 1일이 되었으니까 이제 나 7살이야.

그 다음 1월 1일이 되면 8살, 또 그 다음 1월 1일이 되면 9살... 10살...11살...... .

 

 

6살에서 7살이 된 것이 더 없이 감개무량하다는듯

아이는 틈만 나면 자기가 7살이 되었다는 걸 자랑했어요.

 

 

오빠, 나는?

곁에서 오빠의 자랑질을 듣고 있던 동생이 묻자

아들 아이는 '너는 당연히(요즘 자주 쓰는 단어로 {쉽다, 별 거 아니다}라는 뜻으로 사용됨) 5살이지~' 하며

까불지마라! 오빠 일곱 살이다!! 라며 으스댑니다.

이후 동생이랑 놀 때, 싸울 때, 화를 낼 때 종종 들려오는

까불지마라 오빠 일곱 살이다~ 반말하지 마라(??)는 말.

 

 

 

 

 

 

 

 

아이는 유치원에 다니는 것 외에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데요,

아마도 형, 누나들이랑 같이 운동을 하면서 위계질서가 자연스레 잡히게 되었고

어른들이 보기엔 다 고만고만한 꼬맹이들이지만

더 어린 꼬맹이가 덜 어린 꼬맹이에게 '형, 누나'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이나 야~로 부르는 것에

(아이들이 오히려 더) 자기들 스스로 매우 엄격하게 규율을 만들어 놓은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그런 양상들을 보면서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는데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규율을 만들어 내고

그걸 자연스레 따르는 것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었어요.

6-7세가 되면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아이들도 '사회성'이라는 것이 길러지기 시작하는데

사회성에 서서히 눈을 떠 터득하면서

올바른 친구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수업시간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어른들이 개입해서 억지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들끼리 부딪히고 놀면서 스스로 깨닫게 돼요.

 

 

 

 

 

 

 

어느 날 태권도 차를 기다리러 가는 길에

아이가 간식을 사 먹고 싶다고 했고 시간이 조금 남아 가게에 들러 과자를 좀 사주었어요.

과자의 양이 많아 짧은 시간에 혼자서 다 먹을 수는 없었기에

태권도차에 태워 보내면서 차 안에서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잘 나눠 먹으라고 당부를 했지요.

 

 

간식을 다른 아이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기쁨을 알게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태권도를 갈 때, 가끔씩 큰 봉지에 들어 있는 사탕이나 호두과자 같은 것들을 들려서 보내주었습니다.

 

 

아이가 또 태권도장에서 친구들이랑 나누어 먹고 싶으니

사탕을 사 달라기에 같이 가게로 갔는데,

사탕 봉투을 손에 쥔 아이가 '내 말을 잘 듣는 사람에게만 이걸 줄 거야'라고 하는게 아니겠어요?

 

 

일곱 살 아이의 생각과 말이라고 하기엔 너무 무시무시해서,

태권도 관장님께 조심스레 여쭤보니까

아이가 그동안 간식을 가져 가서는 매우매우 얄밉게(!) 아이들을 줄 세우고 ㅜㅜ

깐족거리면서 자기 말을 잘 듣는 아이들에게만 간식을 나누어 주었다고 상황을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더불어 함께 사는 나눔의 마음을 가르쳐 주려다,

간식을 손에 쥐고 횡포를 부리는 아이를 만들 뻔했어요!!!

 

 

누가 이런 나쁜 마음을 가르쳤을까....

누구에게도 배우지 않고 혼자서 생각해냈다면, 인간의 본성은 이렇게나 악한가...

잠깐 생각에 잠기니 ^^ 두둥실 떠오르는 일상의 조각들~

 

 

 

 

 

 

엄마 말 잘 들으면 사탕 준다~

얼른얼른 청소 해라!!! 빨리 다 치우고 젤리 먹자~~

밥 다 먹었니? 다 먹은 사람만 아이스크림 먹을 수 있다.....

 

 

 

결국 또 제가 범인이네요~

아이를 키우면서 하루하루 '제가' 성장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더니

저의 좋은 점도 물론 본받았겠지만^^ 제 허물도 역시나 쏙쏙 스폰지처럼 흡수하고 있는 아이들.

 

 

아이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분명하고 단호하게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간식을 친구들 - 형, 누나들 - 동생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네 말을 잘 듣는 친구들에게만 주는 것은 나쁜 일이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7살 즈음 되니 제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잘 알아 듣네요.

우리 아이가 둥글둥글 잘 화합하는 아이로 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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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텔레비전 채널을 휙휙휙 돌리다가

EBS <달라졌어요> 폭식증 딸 편을 보게 되었어요.

처음 본 방송이었는데 느낀 바가 커서 함께 나누고 싶어 포스팅 해 봅니다. ^^

 

 

저는 소아비만 출신으로서 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고

기름지고 달콤하고 짜고 =  맛있는 음식을 양껏 먹는 것에 기쁨을 느끼면서도

과식을 하는 날이면 늘 후회되고 저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운동을 시작하면서 요즘에는 좀 달라졌지만 (오잉? 나도 달라졌어요?? ^^)

먹는 것에 되한 이중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우연히 보게 된 EBS <달라졌어요> 폭식증 딸 편에 호기심을 가지고

방송을 끝까지 보게 되었죠.

 

 

폭식증 딸의 상황은 생각보다 너무너무 심각해서

한 달에 식비로만 300만원 정도 지출을 하고,

엄마가 주방과 냉장고를 튼튼한 자물쇠로 잠가 놓지 않으면

하염없이 음식을 먹고, 또 먹고 ....

스무살이 넘은 딸과 엄마가 '먹는 것' 때문에 몸싸움을 해야 할 정도였어요.

먹고 싶은 대로 먹도록 그냥 놔 두면 한 번에 3시간 정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양을 먹습니다.

 

 

그리곤

토하죠.

 

 

폭식증 딸에게 많이 먹는 것 보다가 더 큰 문제는 먹고나서 토한다는 건데요~

먹는 것은 좋아하지만 살이 찔 것이 두려워서 먹은 것을 다 토해 버리는 거였어요.

한 번 먹을 때 많이먹고, 또 다 토해내야 되므로

사회 생활은 불가능하죠.

그걸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집에서만 생활하면서 하루종일 먹고, 하루종일 토하고....

그런 딸을 보호(감시...)하느라 엄마도 대부분의 시간을 딸과 함게 보내야 하고,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야 할 때에는 주방을 잠그고, 냉장고를 잠그는데

 

 

처음에는 딸의 문제라고 생각했었던 것들이

전문가 상담을 통해서 서서히 딸 뿐만이 아니라 엄마에게도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어요.

그리고 단순히 다이어트 때문에, 먹는 것을 좋아해서 폭식증이 생긴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때문에 자기 몸을 혹사해서까지 먹는 것과 토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도 밝혀졌어요.

 

 

 

 

 

 

 

 

EBS <달라졌어요> 폭식증 딸은 3년 전부터 엄마랑 둘이서만 살고 있는데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엄마도 자기를 버릴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드러났어요.

겉으로 보이는 행동은 엄마를 싫어하는 것 같았고,

엄마가 없으면 마음대로 먹을 수 있으니 엄마의 죽음까지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얘기했던 딸.

 

 

그러나 상담이 진지해질 수록

엄마가 자기에게 꼭 필요한 존재임을 고백하는 딸.

엄마가 어디론가 떠나버릴 수 있다는 것이, 엄마가 자기를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

너무너무 두려워서

어린 아이가 으앙~ 하고 크게 울거나 많이 아프게 될 때 그 곁에 늘 엄마가 지키고 있듯,

EBS <달라졌어요> 폭식증 딸은 자기 몸을 망가뜨리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엄마가 자기 곁을 절대로 떠나지 않도록 방어막을 치는 것이었더라고요.

 

 

결말을 보고 나니 문득 드는 안타까움....

그리고 쏟아지는 눈물 ㅜㅜㅜ

 

 

 

 

 

 

 

꽤 오래 전부터 저는 아이들이 너무 말을 듣지 않거나 저를 힘들게 할 때

'엄마는 너희들을 더 못키우겠다, 같이 못 살겠다, 엄마는 갈거야'라는 말을 자주 했었고,

심지어 (길게는 5분정도) 진짜로 아이들을 놔 두고

현관 밖으로 나가 버린 적도 있어요.

 

 

지금부터 엄마는 다른 집에 가서 살거야,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시늉을 하면

아이들은 울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 속상해 하며 울고

아이들 둘이 싸웠든, 밥을 한 숟가락도 안 먹든,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제가 하는 얘길 듣고도 못 들은 척 꿈쩍도 안 하고 있든... 거의 모든일이 순식간에 싹 정리가 되거든요.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엄마가 없는 것이므로,

아이에게 주는 가장 큰 벌은 엄마가 사라지는 것.

 

 

실제로 제가 아이들을 놔 두고 5분 정도 현관문을 닫고 나가 버렸을 때,

현관문 밖까지 큰 소리로 엄마엄마 부르면서 다시는 안 그럴 거라며 대성통곡을 하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그 때는 저도 너무 진빠지고 화가 났던 상황이라서

아이들을 놔두고 현관문 앞에서 5분 정도 있다가 다시 들어갔었는데,

대부분은 제가 진짜로 집을 나가기 전에 문제들이 해결되므로 진짜로 나갔던 적은 별로 없어요.

 

 

4살짜리 동생에게, 6살짜리 아이가 '죽음'을 설명해 줄 때,

죽는 다는 것은 이제부터 엄마를 다시는 못 본 다는 뜻이야~ 라고 말했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엄마가 없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공포였던 거예요.

 

 

 

 

 

 

EBS <달라졌어요> 폭식증 딸편을 보고나서 아이들에게 너무너무 미안해서

저는 즉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얘기를 했어요.

 

 

 

엄마가 지난 번에 이제 너희랑 같이 살지 않겠다고 했던 말 기억나냐면서,

이제 우리집에서 안 살고 다른 곳에 가겠다고 했던 말,

사실은 거짓말이었어! 라고 얘기하자마자

 

 

4살 딸아이는 아직 그 뜻을 잘 몰라 어리둥절하고,

6살 아들아이는 정말? 그럼 엄마는 우리랑 계속 사는 거야?? 하면서

만세를 부릅니다 ㅜㅜㅜㅜ

엄마 사랑해~ 하면서요.

 

 

그러더니 엄마 나 핸...하다가 말을 멈추고,

(핸드폰 할거야~라고 하려던 말을 멈추고)

엄마 나는 지금부터 책 좀 읽고 있을게~ 엄마는 텔레비전 보면서 쉬고 있어~ 합니다.

어느새 철이 들어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하면 엄마가 좋아하는지도 알고 있는 아이.

엄마가 다시는 다른 집에 가겠다고 말하지 않고,

아이들과 계속 같이 있겠다고 하니 기분이 좋아 말도 더 잘 듣네요~

 

 

물론 반나절을 못 넘기고

또 말썽을 부리고 둘이서 싸우고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 아이들이지만

저는 방송을 본 후부터는 절대로 다시는 엄마가 떠나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답니다.

그동안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정말 미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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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유독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기다려 줄 수밖에요.

그러나 때로는 단호한 모습이 필요해요.

 

 

 

 

 

 

다솔이가 태권도를 다닌지 벌써 3개월 정도가 되었어요.

흰띠, 주황띠를 거처 지금은 어엿한 노란띠 ^^

태권도에 다니면서 한결 더 의젓해지고,

체육관에서 배워 온 태권도 동작을 엄마아빠 앞에서 자주 선보이기도 하며

태권도를 즐겁고 씩씩하게 잘 배우고 있답니다.

 

 

며칠 전에 다솔이가 다니는 태권도장에서 정기 승급 발표회를 가졌어요.

유치원으로 치자면 재롱잔치??

부모님을 초대해서 아이가 태권도장에서 이러이러한 활동을 합니다~ 하는 것을 보여주는

비교적 가벼운 자리였답니다.

아이들은 승급 발표회에 맞추어 미리 연습도 하고

군무도 맞추는 것 같았는데,

다솔이도 도장에서 배워 온 군무를 집에서 자주 선보이면서 발표회 날을 기다렸지요.

 

 

 

 

 

 

드디어 대망의 발표회!!!

아이들은 한 시간 일찍 태권도장에 가서 막바지 연습을 했고,

저는 시간에 맞춰 도장에 들어갔습니다.

태권도장에 다니는 모든 아이들이 다 참여한 것은 아니었을텐데도 꽉 차 있는 도장안.

나이별, 띠별로 줄지어 앉아 있는 아이들과

맞은편에 방청객 대열로 앉아 있는 부모님, 조부모님, 형제 자매들 ㅎㅎㅎ

 

 

다솔이의 체구가 작은 편이었지만

슬쩍봐도 내 아이는 딱 눈에 띄게 마련이지요~

다솔이는 허리 꼿꼿하게 세우고

양 손을 무릎위에 올리고 바짝 긴장해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다솔이는 평소 수줍음이 많고 낯선 환경에는 적응 시간이 필요한 아이라서

이 많은 관객들 앞에서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좀 걱정이었어요.

 

 

크리스마스 발표회에서 이미 전적이 있었거든요.

제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어쩔 수 없이 올라간 무대 위에서 꼼짝 없이 얼음 자세로 끝까지 서 있었고

작년에는 아예 무대 위에 올라가지도 않았었어요.

집에서 저랑 같이 연습할 땐 그렇게도 귀엽게 잘 하더니....

 

 

 

 

 

이제 발표회가 시작되었고,

체육관에서 가장 어린 아이들의 무대가(다솔이가 속한) 제일 먼저 준비 돼 있었어요.

사범님의 호명에 따라 씩씩하게 뛰어 나와 자리에 설 차례.

다른 아이들은 모두 일어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데,

다솔이만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안 나오겠다는 걸, 억지로 끌어다가 자리에 서게 했어요.

 

 

사실 이 날 사연이 조금 있긴 해요~

아침에 태권도 띠를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ㅋㅋㅋ 나중에 엉뚱한 곳에서 발견된....ㅜㅜ

한 번만 빌려 매 보자며 그냥 보냈는데,

체육관에도 다솔이의 띠 색인, 주황띠는 없어서 다솔이만 특이하게 보라색 띠를 매고....

 

 

 

 

 

 

 

 

부끄러운 듯이 손을 만지작거리는 다솔이,

괜히 옷깃을 올려 장난을 치는 다솔이,

 

 

 

 

 

국기에 대한 경례 시간에는 ???

 

 

오늘 발표회가 잘 안 되겠구나....를 이미 깨닫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에서 신나게 연습하던 군무 시간에 혼자서만 우물쭈물대고 가만히 섰다가 앉았다가 하니까

태권도 관장님 사모님께서 사무실로 다솔이를 달래러 데려 가셨어요.

사무실에 앉아서 사탕을 먹으며 바깥을 살펴 보던 다솔이가 저랑 눈이 마주쳤지요.

 

 

 

 

 

 

 

저에게 달려 와 숨는 다솔이.

참 난감한 순간이에요.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세상에는 하기 싫은 일, 어려운 일도 많잖아요~

하기 싫다고, 어렵다고 그 일을 하지 않고 그냥 넘기게 되면

아이는 계속 아이로.... 아무 것도 못하는 아이로...

엄마에게 모든 것을 맡기게 되는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그걸 견딜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유도해 주어야 되는데, 참....맘처럼 쉽지가 않아요.

 

 

다솔이는 저에게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부끄럽다고 했어요.

 

 

아이가 상처받는 것이 마음 아프고 안쓰러우니

그냥 괜찮다고 엄마 품에 안겨 다른 친구들이 하는 모습을 구경만하자고 하는 게 가장 쉽지요.

그러나, 지금은 단호한 모습도 보여야 한답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자기 자리에서 잘하든 못하든 끝까지 힘듦을 견뎌 내도록 돌려 보내야 해요.

얼른 자리로 돌아가서 끝날 때까지 앉아 있으라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좋으니 자리로 돌아가 앉으라고 얘기를 했더니,

그제서야 고개를 드는 다솔이.

그러나 너무 부끄러워 절대 혼자서는 자리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다솔이.

다솔이의 손을 잡고 다른 아이들이 앉아 있는 곳에다가 앉혀 주었어요.

 

 

 

 

 

 

 

 

이번에는 어린 아이들이 나와서 평균대 위를 걷는 순서.

이 때도 엄청 떨리고 두려웠을 거예요.

평균대는 식은죽 먹기였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힘들었을 거예요.

 

사범님의 힘에 의지해서 겨우겨우,

그러나 끝까지 평균대를 마치고....조금씩 평정심을 찾아 가는 다솔이.

 

 

 

 

 

이번에는 둘씩 짝을 지어 경쟁을 하는 게임을 했어요.

탄성이 좋은 고무줄을 끼고 자기 앞쪽에 있는 태극기를 먼저 차지 하는 사람이 이기는 승리!

저는 계속 다솔이의 표정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엉덩이를 들썩이면서 하고 싶어하더라고요~ 사범님이 모르고 그냥 지나치시면 어쩌나 걱정이었죠.

다행히 사범님도 알아 보시고 다솔이를 시켜 주셨어요.

 

 

 

 

 

 

 

긴장은 했겠지만, 여전히 시선들이 두려웠겠지만

훌륭하게 게임에 임했고 결과는 다솔이의 승리!!

여기에서 다솔이가 이겨서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몰라요.

 

 

다솔이의 기억 속에 힘들었던 순간들은 희미해지고,

힘듦을 극복하고 승리했던 이 순간이 또렷하게 남게 되지 않았을까요?

 

 

 

 

 

 

 

 

모든 순서가 끝나고 미리 준비 돼 있던 인형을 엄마들이 하나씩 골라 아이에게 나눠 주는 시간,

저도 다솔이를 꼭 닮은 인형 하나를 골라 다솔이에게 주었어요.

다솔이는 정말 기뻐하면서 오늘 자기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합니다.

저도 그래요. 사실 처음에는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그것을 스스로 극복해 내고 끝까지 노력한 그 모습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한 번 이겨내 봤으니 다음 번에는 분명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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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에서 불꽃이 화르륵 솟아 오를 때가 있는데요~
문제는 뭘 해도 '내 아이'는 예쁘니 화르륵 솟아 올랐던 불씨는 곧 꺼지고,
훈육을 해야할 때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참 많아요.
아무리 자상한 엄마, 친구같은 엄마가 좋다고 하지만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 혼내야 할 때는 눈물 쏙 빠지게 혼낼 줄도 알아야 되잖아요?
저에게는 칭찬 보다 더 어려운 것이 지혜롭게 혼내는 것이라
괜히 어설프게 잘못 시작했다간 본전도 못 찾고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까봐
저희 집에서는 주로 남편이 혼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칭찬 요법은 잘 하고 있는지를 저 자신을 돌아보니,
결국 저는 당근과 채찍을 둘 다 제대로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래서 제가 아이들에겐 내내 '을'인가 봅니다.
아이들은 '갑', 저는 '을'





남편도 평소에는 아이들과 장난도 많이 치고 같이 잘 놀아줄 땐 친구같지만
한 번 혼을 낼 때는 아주아주 무섭게 아이들을 몰아 붙이는데요,
그래서 그런가 남편이 요즘 똑소리나게 사용하고 있는 하나, 둘, 셋! 전략도 잘 먹히고~


(((  많은 부모님들이 사용하고 계시죠? 아이들이 장난을 치거나 할 때,
그만 해라~ 하나, 둘, 셋!!!!
셋 하면 난리 난다는 공포의 하나, 둘, 셋! 전략 말예요. )))


저와 같이 있을 땐 그만 좀 하라고 고래고래 큰 소리를 쳐도 들은 척도 안 하던 아이들이
아빠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경우도 많은데요~
남편이 아이들을 혼을 내러 방으로 데려 갈 때는
너무너무 마음이 아파서 꼭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가도,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분명히 엄마든 아빠든 엄격한 쪽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기에
악역을 도맡아서 해 주는 남편에게 고맙기도 해요.




아이가 아직은 어리고 순진해서
남편이 무릎꿇고 앉아서 손들기를 시키기만 하는데도
이 벌을 어마어마하게 무서워 하기에
울고불고 난리가 나면서 잘못했다며 싹싹 빌고
다시는 안 그럴게요~라는 말을 필두로 조목조목 자신의 잘못을 고해성사하듯 읊더라고요.
남편이 조용히 하고 가만히 있으라고 해도 계속계속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용서를 구하는
아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엄마로써 마음이 아프지만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그냥 놔 두는 것은 더 안 될 일이니까요.


그러나 아이는 역시 아이.
야단 맞은지 삼십 분도 못 되어 아이는 똑같은 장난을, 똑같은 싸움을, 똑같이 또 해요.




얼마 전 남편의 동료들과 함께 베트남에 여행을 갔을 때
베트남 현지에서 일하시는 아이에게 할아버지뻘 되는 분을 만났는데요~
이 분은 아이를 만난 그 순간부터 칭찬세례를 퍼부으시더라고요.
여행 중이라 한껏 들떠서 통제가 전혀 안 되는 순간을 뻔히 눈으로 보시면서도
아이에게 너는 정말 멋지고, 너는 정말 의젓하고 훌륭한 아이라는 것을 계속계속 말씀하셨어요.


여행 일정 중 이틀을 그 분과 함께 다녔었는데,
아이가 칭찬을 그저 흘려 들었던 건 아니었더라고요.
그 분만 보이면 칭찬 받았던 대로,
동생을 챙기는 의젓한 오빠의 모습, 혼자서도 씩씩하게 걷는 멋있는 모습 등등을 보여 주더니




식사 시간에 현지식이 입맛에 잘 맞지 않았을 텐데도
혼자서 앉아 잘 먹는 모습까지 보여 줬습니다.
(그 동안에는 제 무릎에 앉아서 식사 시간마다 저를 괴롭혔었는데 말예요.)


너털웃음을 보이시며 아이가 잘 먹는 모습을 틈틈히 계속 칭찬을 해 주시니,




급기야 향기가 독특하고 고약(?)해서
잘 먹기 힘든 박하잎까지 꼭꼭 씹어서 먹는!!! 기적같은 일이 계속계속 벌어졌어요.
역시 칭찬의 힘은 놀랍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는데요~
당근이 채찍 보다 조금 더 강한 이유는
억지로 못하게 하는 채찍의 유효 시간 보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의지를 만들어 내는 당근의 유효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에요.

아이를 춤추게 만들었던 '당근'의 마술사, 베트남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다시 아이는 본래의 말썽꾸러기로 돌아왔지만
그 분이 동행하시는 내내 순둥이요, 효자였거든요.



당근과 채찍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당근쪽으로 완전히 마음이 기울어졌었는데,
집으로 돌아와서 이번에는 채찍의 마술을 보게 됩니다.


저희 아이는 48개월이지만 아직 '응가'는 기저귀에 다가 했었어요.
변을 가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변기에 앉기를 거부하는(쉬는 스스로 변기에 가서 하면서도...) 아이였죠.
저는 끝까지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 주자고 주장했었지만
마음 한 편엔 아이가 변기에 응가를 하지 못하는 것이 큰 숙제처럼 남아 있었는데요~


남편이 변기에 반강제로 앉혀 놓고 아이가 변기에 응가를 할 때까지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엄청난 채찍질을 했었어요.
아이는 울기도 하고, 싫다고 거부도 했지만 그 날 남편은 유독 완강했죠.
육아책에는 용변을 가리기를 지도할 때 무조건 아이의 기분에 맞추고,
아이가 준비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중단하라고 있었기에 저는 속으로 꽤 걱정을 했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불가능하게 보였던 일을 아이가 결국 해내더라고요~
반강제로 진행이 되었던 용변 훈련이었지만,
일단 성취해 내고 나니 아이의 태도는 처음과는 전혀 달랐어요.
변기에 응가한 것을 제 아빠에게 자랑하고, 저에게 자랑하고, 할머니 할아버지께 전화로 자랑하고....
남편은 아이가 성공을 하자 다시금 다정한 아빠, 친한 친구의 모습으로 아이를 칭찬해 주고 보듬어 주었어요.
그 날 남편이 채찍질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이는 지금도 응가를 기저귀에 하고 있겠죠.


칭찬과 꾸중, 당근과 채찍.
칭찬이 꾸중보다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당근만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칭찬과 꾸중을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부모가 지혜롭게 잘 판단을 해야겠지요.
훌륭한 부모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워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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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는 병원을 아주아주 무서워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18개월 즈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총 4번을 수술대에 올랐고,
삐뽀삐뽀 119차를 벌써 두 번이나 타 봤거든요.


아빠를 닮아(이럴 땐 덮어씌우는 게 진리?) 개구쟁이에 호기심 대장이라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떨어지고, 덤블링 하다가 부딪히고, 까불거리다가 넘어지고...
이마만 두 번, 미간 한 번, 눈 옆 한 번.
네 번씩이나 찢어진 곳을 꿰매러 응급실 (그것도 꼭 주말이나 밤에만)에 갔으니
다솔이에게 병원은 공포일 수 밖에요...... .


모르는 아저씨들이 몸을 꽁꽁 묶고, 혹은 움직이지 못하게 꽉 잡고
아이가 소리를 지르든 말든 (얼른 치료를 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따끔따끔 바늘로 살을 꿰매는 경험을
네 번씩이나 겪으면서 다솔이에게 가장 무서운 곳은 병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다솔이가 병원을 아픈 곳을 치료하는 곳이 아닌 무섭고 또 무서운 곳으로 인식하게 된 데에는
제 잘못이 큰 것 같아요.


다솔이가 다쳐서 병원에 갔을 때,
아이가 알아듣든 아니든 모든 과정들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두 번째 꿰맬 때부터는 어떤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는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계속 계속 시뮬레이션 해 주었더라면,
아이가 덜 무서워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아이가 어려서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을 이해시키고
아이에게 치료를 잘 받는 법을 연습시키기 보다는
그저 아이에게 사탕을 줘 안정을 시키고, 계속 옆에서 안아주는 일을 선택했었는데,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앞으로 닥칠 일을 미리 알려 주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다인이가 급성중이염에 걸려 이비인후과에 다닐 때,
다솔이도 감기 기운이 있어 열도 나고 콧물도 나서 같이 진료를 받던 날이었어요.
다솔이는 병원에만 가면 겁에 질려서 무조건 으앙~ 울기 시작한답니다.
배 부분을 진찰 할 때에도 으앙~,
의사 선생님이 입을 벌려 보라고 해도 입술을 꼭 다물고 잉잉~


다솔이는 첫 번째 감기 진료에서 저와 의사 선생님의 진땀을 너무 많이 빼 놓아,
감기와 살짝 있었던 중이염 기가  다 나았는지 확인을 하러 갔을 땐
대기실에서 미리 연습을 했어요.



.
.
.

다솔아, 의사 선생님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사 선생님이 입을 아~ 벌리라고 말씀하시면 어떻게 할까?
그 다음에 코를 보자고 하실 땐?
... 잘 했다~
마지막으로 귀를 보자고 하실 땐??
.
.
.


대기실에 앉아서 여러 번, 계속계속 끊임없이 아이와 함께 연습을 했는데요,
드디어 다솔 & 다인이의 이름이 불리고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가면서는,
다인이 보다 자기가 더 먼저 진료를 받겠다고 씩씩하게 말하는게 아니겠어요?
의사 선생님 앞에만 가면 무조건 울던 아이가
용감하게, 자기가 먼저 진료를 받겠다니, 진짜 대단히 용기를 낸 것이었어요.


비록 막상 선생님을 만나니 다시금 두려움이 생겼는지
다인이가 하는 모습을 지켜 본 후에야 진료 의자에 앉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저와 연습했던 대로
 입도 아~ 크게 벌리고, 코도 보여 주고, 귀도 보여 주고... 무척 대견했어요.
 
 
아~ 아이가 미리 짐작하고 예상할 수 있으면,
두려움이 훨씬 덜해지는 구나...
무슨 일이든 연습하고 시뮬레이션을 하게 되면 더 자신있게 잘 할 수 있겠구나!!!

깨달았던 순간입니다.
 
 

 
속상하게도 다솔이의 치아에 충치가 생겨,
아이와 함께 치료를 받으러 가기 전에도, 저는 아이와 함께 치과 진료를 받는 연습을 집에서부터 했어요.
아플 거라는 얘기도 미리 해 주었어요.
주사를 잇몸에 콕 놓을 땐 정말 아프겠지만, 그 땐 제가 다솔이의 손을 세게 꽉 잡아 줄거라고
집에서 입 벌리는 연습, 주사 맞는 연습, 아플 땐 제가 손을 꽉 쥐어 주는 것까지 시뮬레이션을 하고 치과에 갔습니다.
 
 
진료실 의자에 앉아서 의사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연습을 한 번 더 해 보고,
다솔이는 의사 선생님 앞에서 아~~ 입을 크게 벌릴 수 있었답니다.
충치가 많이 심해져 신경 치료까지 받아야 했는데
주사를 맞을 때 얼마나 아플 것인지, 아플 땐 제가 어떻게 해 줄 건인지를 미리 집에서 연습 했기에
다솔이는 치과에서 큰 소동 없이 마취 주사를 맞을 수 있었어요.
 
 
((((((((   에휴... 그런데 마취 주사를 맞은 후에는
다솔이 혼자서 의자에 앉아 공포를 이겨내고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다솔이도, 저도 거기까지는 미쳐 대비하지 못했었어요.
아이는 엄마 무릎에 앉아서 엄마와 안고 치료를 받겠다고 발을 동동 구르며 울고,
저와 의사 선생님은 난감해하고...
일반 치과에 갔었는데 결국 마취 주사만 맞고 정작 치료는 못하고 돌아 왔답니다.
치과 치료에 관해서는 다음 번 포스팅에서 자세하게 쓸게요.  ))))))))))
 
 


아이들에게 연습과 시뮬레이션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다솔이처럼 새로운 일, 낯선 환경을 만나면 의기소침해 하는 수줍음이 많고 적응기가 필요한 아이들에겐 더더욱!


상황에 따라 꼭 자기가 직접 연습해 볼 필요는 없고,
엄마가 하는 모습을, 혹은 친구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으로 연습 및 시뮬레이션을 해 볼 수도 있어요.


처음 보는 놀이기구가 있을 땐 다른 친구들이 타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 주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를 아이와 같이 이야기 해 본 후에
새로운 장난감이나 놀이기구를 체험해 보게 한다면
아이는 그냥 처음부터 낯선 것에 도전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자신있게 대처할 수 있을 거예요.




다른 아이들은 척척 잘 해내는데 왜 우리 아이만 소극적이냐고 속상해 하실 필요는 전혀 없어요.
엄마와 함께 차근차근 연습해 보고,
재미있게 시뮬레이션 해 보는 경험을 많이 가지면 가질 수록
아이가 자라면서 새로 만나게 되는 장난감, 운동기구, 상황, 문제, 낯선 환경......에 자신있게 대처할 수 있을 테니까요.


자기 혼자 맘 속으로 (빠른 속도로) 연습을, 시뮬레이션을 할 줄 아는
능동적이고 용감한 아이로 자라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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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겁(食怯)

명사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


'제 걸음으로 집에서 십 분 정도 걸리는 이마트에 가서 아이스크림하나 사 먹고 오자!'는게
제 계획이었어요.
일종의 서프라이즈 선물?? 정도였다고나 할까요?


너무 더운 날씨에 집에 일찍 가 봐야 특별히 할 일도 없고
어린이집 하원한 아이들 데리고
시원시원한 이마트에 놀러가서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귀여운 동물 친구들도 구경하고...
오는 길엔 놀이터 들러서 신나게 놀면 저녁밥이 맛있겠다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답니다.


삼사십 분 정도면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특별하지 않은 이 일정이
4시간 동안, 제가... 또 아이들이...녹초가 돼 쓰러질 때까지 계속되리라고는
진짜 상상조차 못했네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시에는
언제 어디서든 무조건 눕고 보는게, 요즘 다인 양의 실태라는 걸,
잠시 깜박했던 것이 화근이었어요.


그걸 잊어 버리다니,
그걸 잊고 아기띠도 없이 고장 나 손으로 끌어주지 않음 삐걱거리는 자전거를 가지고
혼자서 애들 둘을 데리고 마트에 갈 생각을 했다니......
또렷한 정신으로 찬찬히 생각해 보니
처음부터 식겁하지 않을 수 없는 무모한 계획이었습니다.




업어 주지 않음 걷지 않겠다!
온몸으로 시위하는 다인 양을, 이 더위에 낑낑 엎고 안고 땀을 뻘뻘 흘려도 제자리걸음.




패달과 핸들 부분이 말썽이라 다솔이 자전거는 뒤에서 밀어 주지 않으면 잘 나가지 않는데,
다인 양은 제가 자전거에 손을 대면 울고불고 난리가 납니다.
엥??????  무조건 제 두 손은 자기를 안거나 업는대만 써야 한다네요~




안 그럼 자전거를 내 놓으시든지....가 다인 양의 시위 내용입니다.




심통이 날 때 입이 삐죽나오는 것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터득하는 놀라운 능력~


다솔 군도 걸어갈 생각은 전혀 없으니
1차 협상 결렬.




다솔 & 다인이는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팽팽하게 대립중입니다.




엄마가 왜 화가 났는지,
자기가 어떻게 하면 이 일이 끝이 나는지 잘 아는 다솔 군.
난감한 표정으로 사태를 파악하는 중.


그러나 꽤 오랜 시간이 흐르도록 결국 타협하지 못하고
저는 다시 낑낑대며 다인이를 안고 업고
손이 아닌 몸으로 자전거를 밀며
땀으로 샤워를 한 채 이마트에 겨우겨우 도착을 했어요.



이마트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살지요.
아이들과 동물들은 서로를 구경하며,
잠시 평화롭고 행복한 한 때를 즐기다가 (아~ 언제나 행복한 순간은 짧아요.)




앵무새, 토끼, 열대어까지 다 구경하고 나니
슬슬 눈에 들어 오는 건 장난감들...



얼른 아래층 아이스크림 가게로 내려가기만 하면
이 상황도 아름답게 끝낼 수 있을 텐데...



 
제가 한 발 늦어 아이들의 눈과 마음에 장난감이 들어오고야 말았어요.
급기야 다솔이까지 마트 바닥을 기어 다니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겨우 달래고 얼러 자전거에 태운 후
아이스크림을 사 먹였어요.
 
.
.
 
그리고
 
.
.
.
 
절반의 일정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 오면서 둘이서 어찌나 진상을 부리는지,
사진도 없는 집으로 돌아 오는 길 (끝이 없어 보였던 그 긴긴 길~)
그 짧은 거리를 오면서 얼마나 폭발을 많이 했던지 윽박질러도 보고, 타일러도 보고...
진짜 힘들었어요.
집으로 돌아 와 시계를 보니 마트가서 아이스크림 사 먹고 오는데
장장 4시간이 걸렸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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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난기가 하늘을 찌르는 다솔 군.
2013년 다섯 살이 되면서 부터는 어린이집에서도 그렇고 집에서도 그렇고
내숭 없이 본연의 개구진 모습을 마구마구 발산하고 있는데요,


외출했던 남편이 돌아와 옷방에서 옷을 갈아 입는 동안
다솔이는 또 장난기가 발동을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제 흥을 못 이겨 한바탕 난리가 날 때는 꼭 크고 작은 사고들로 이어지기에
다솔이를 안정시킬 수 있는 무서운 누군가가 필요한데,
그 역할은 주로 제 아빠였지요.
그래서 그런지 다솔이는 저랑 있을 때와 남편과 같이 있을 때가 달라도 너무 다른데


남편이랑 둘이 있을 땐 밥도 잘 먹고 비교적 얌전하며 심지어 낮잠도 잘 잔다고 하더라고요.
저와 있을 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어서 절 정신없이 만들며
밥도 먹여 주길 바라고, 안아 주길 원하고, 절대 잠은 자지 않겠노라고 난리인데 말예요.




귀여운 다인 양도 요즘엔 '엄마바라기'가 되어서
저랑 있을 땐 꼼짝 달싹을 못 하게 하거든요?
제가 조금만 자리를 비우면 울고불고 난리가 나기 때문에
화장실도 잘 못가고 집안 일도 전혀 할 수가 없어요.
다인이를 재운 다음에야 살곰살곰 밥도 짓고 설거지도 슬쩍 할 수가 있어서 요즘 좀 힘든데,


 

제 아빠랑 둘이 있을 땐 자고 자고 또 자고 낮잠을 그렇게 많이 잔다고 하더라고요.
울지도 않고 무던히 잘도 놀고.


저는 아이 둘을 혼자서 돌 볼 때 
위험천만한 장난을 잘 치는 다솔이 꽁무니 따라 다니랴, 
저에게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 다인이 챙기랴 정신이 하나도 없고
끼니 때가 되면 제비처럼 입을 벌리며 자기에게만 밥을 줄 것을 요구하는 두 아이를 먹이느라
정작 저는 밥도 제대로 못 먹을 때도 왕왕있어요.


그런데 남편에게 아이들을 둘 다 맡기고 외출을 한 뒤 집에 들어 와서 보면
남편은 거실, 아이들은 다른 방에서 제 각각 시간을 보내고 있는게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죠.
왜 그럴까요? 아이들은 왜 아빠와 엄마를 가리는 걸까요??
 
 
 
 
히히힛~ 히히힛~
정답은 엄마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지롱~
 
 
(이런 말 자꾸 하면 남편이 서운해 하는데...)
 
 
다솔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다인이에게
"내가 엄마 좋아해, 내가 엄마야! 다인이는 아빠야!!"를 외치고
다인이도 제 품에서 아빠 품으로 옮겨갈 때 앙앙앙~ 서글피 운답니다.
 
 
 
 
저를 좋아해서 저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경쟁이 붙기에
아이들은 저와 있을 때 저를 힘들게 하는 것이에요.
흠흠흠...더 구체적으로 더 많이 글을 쓰려고 하다가 남편이 서운해 할까봐 그만 쓸래요.
 
 
그래도 악역을 자처해서 아이들을 엄하게 훈육하고,
제가 없을 땐 아이들을 잘 돌 봐 주는 남편인데
삐치면 안되잖아요?
 
 
고마워, 여보.
나만 인기 있어서 미안해~~
그래도 인기인이라 나는 늘 피곤하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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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이가 이렇게 의젓하게 자랐어요.
태어난지 벌써 39개월째, 4살, 14.5kg, 97cm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아직 작지만
다솔이가 태어났을 때의 모습을 생생하기 기억하고 있는 제 눈엔 벌써 소년같아 보입니다.
다솔이는 두 번의 언어 폭발의 시기(각 시기별로 더듬는 과정이 있었어요.)를 거치더니,
 
 
관련 글 : 28개월 다솔이는 언어 폭발 중, '아이가 말을 더듬어'도 염려 마세요.
http://hotsuda.com/1027
 
 
요즘엔 재잘재잘 자기 의사도 표현 잘 하고
가끔은 저를 위로하기도 하며
종종 아빠의 운전 습관(?)과 안위를 걱정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말을 알아듣고 어렴풋이 이치를 깨달아 가니(그러면서도 순진무구하니!!!)
아이를 기르고 가르치기가 무척 수월해졌는데요,
예전같았음 훈육을 해도 못 알아 듣고 징징거리고 떼만 썼을 아이에게
'하얀(???)' 거짓말 공법을 사용하니
잘 조련된 말처럼 몇 가지 명령어에도 참 말을 잘 들어요. 
 
 
아이가 조금 더 자라 꾀가 들면 더 이상은 안 통하겠지만
지금은 저에게 강력한 무기가 되어 주는 하얀(하얗다고 우기는 중!!) 거짓말 몇 가지를 공개합니다.
 
 
 
 
텔레비전을 많이 보면 '당나귀'로 변해요.
 
저와 남편을 닮아 당연히 텔레비전 보는 것을 좋아하는 다솔 군.
요즘엔 세월이 좋아 원하는 만화를 원하는 때에 무한정 볼 수 있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더 많이 보겠다고 떼를 쓰는 경우가 있어요.
저녁 준비를 하거나, 설거지 및 집안 일을 할 때 텔레비전을 틀어 주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만 보게 하고 싶은데 계속계속계속...계속계속...더 보겠다고 떼를 쓰는 경우가 많았어요.
 
 
동화 '피노키오'에서 힌트를 얻어서,
피노키오가 공연을 보고 아이들과 노는 장면의 그림책을 보여 주면서
피노키오가 텔레비전을 많이 봤더니 당나귀로(동화 내용중 변하는 모습이 있잖아요?) 변했다고 말을 해 주곤,
텔레비전에 한창 몰두하고 있는 아이에게 당나귀로 변하고 있다고 살짝 겁을 줬습니다.
당나귀로 변화하는 중이라 다리가 딱딱해지고(원래 다리뼈는 딱딱하죠)
귀가 쫑긋해지고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 같은데 어떡하냐며...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다솔이는 무서워져서 얼른 텔레비전을 끕니다.
그리고 책을 한아름 가져 와서 읽어 달라고 하지요.
아이들은 원래부터 엄마가 책을 읽어 주는 걸 좋아하잖아요?
책도 좋아하지만 텔레비전을 더 좋아할 뿐이거든요.
 



일단 텔레비전을 끄고 책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정말 재미있게 책을 잘 읽습니다.
이제는 자기가 스스로 텔레비전을 많이 봤다고 생각하면
다리를 은근슬쩍 만져 보고 무릎이 딱딱하니까 책을 얼른 꺼내서 읽더라고요.


아빠가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본다며,
아빠가 당나귀로 변하면 어떡하냐며 책을 가져다 주는 다솔 군.
텔레비전 끄기 참 쉽죠잉~

 



우유를 마시면 '벌레'가 죽고 튼튼해져요.


다솔이는 모유 수유를 18개월까지 했기 때문인지 우유를 잘 먹지 않으려고 했었어요.
보통 아이들은 우유를 하루에 500ml 정도는 마시던데
우리 아이는 하루에 한 모금도 안 먹이는게 걱정이 되던차에
그동안에는 우유를 마실 수밖에 없는 환경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논 후 물대신 우유주기)을 만들었었어요.
하얀(이건 정말 하얀) 거짓말을 써 보기로 했습니다.


초코렛 등을 먹은 후 이 색깔이 변했을 때
거울을 보여 주고는 입 속에 벌레가 살게 되었다고 이럴 땐 우유를 먹어야 벌레가 죽는다고
우유 한 컵을 마시게 해 봤어요.
액체가 들어가니 자연스레 이 색깔은 돌아 왔고, 다솔이는 우유의 힘을 믿게 됐습니다.
조금 멍이들거나 살깣이 살짝 까졌을 때도 우유를 먹으면 낫는다고 우유를 마시게 했지요.


그랬더니 요즘엔 스스로 우유를 잘 마시는데요,
한 가지 부작용은 '약'은 절대 안 먹고 아플 때도 무조건 우유만 고집하는게 조금 흠이긴 해요.
이마가 찢어져서 꿰맨 후 항생제를 먹어야 했는데도,
우유 마시면 된다고 우유만 ......
다행히 항생제를 안 먹었지만 염증이 생기거나 하진 않았답니다.

 


울고 떼 쓰는 아이는 '딸랑딸랑' 아저씨가 데려 가요.



장난감을 가지고 동생과 싸울 때, 이유 없이 울고 칭얼거릴 때는
가장 무서운 사람이 바로 '딸랑딸랑'아저씨입니다.


실은 저희 동네에 주기적으로 '딸랑딸랑' 종을 치며 두부를 팔러 오시는 분이 있는데,
그 소리가 저희 집까지 매우 선명하게 들리기에
그 아저씨를 울고, 떼쓰고, 엄마 말씀 안 듣는 아이들을 데리러 온
딸랑딸랑 아저씨라고 하얀(?) 거짓말을 했거든요.


딸랑딸랑 소리가 안 들려도 그 아저씨한테 전화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
다솔이는 어쩔 수 없이 울음을 멈추고
다시는 안 그렇겠다고 엄마 말씀 잘 듣겠다고 약속을 하는데요,


아이가 말 귀를 잘 알아들으면서도 순진무구하기에, 이런 제 하얀 무기들이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세 가지 무기를 갖춘 저는 요즘 아이를 기르는 것이 무척 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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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 다솔 군은 하루가 다르게 장난이 심해지고, 힘은 더 세지고 있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제 시야에서 사라져 아슬아슬 위험한 장난을 시도하기도 하고, 그걸 말리러 뛰어 간 절 뿌리치고 또 다른 곳으로 숨어 버리기도 하고, 또 다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 와중에 다인이는 앵앵 울고, 어른인 저는 울 수도 없고...... . 이거 보약이라도 한 재 지어 먹어야지 제 저질 체력으로는 다솔이의 쌩쌩 체력을 도저히 이길 수가 없네요.


어른들 말씀 들어 보면 다솔이가 남편의 어린 모습과 100% 일치한다고 하더라고요. 제 남편도 어린 시절 부모님 속 꽤나 썩혔다는 말씀인데요, 시부모님께서는 남편이 어렸을 때 너도 꼭 너 같은 애 낳아서 고생 좀 해 보라며 악담을 하셨다는데요, 아뿔싸! 그 고생을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거잖아요!!! 어느 날인가에는 다솔이가 하루 종일 깔깔거리며 진을 빠지게 하기에, 남편에게 따지기도 했답니다. 저는 어릴 때 순둥이였다고요!!




장난에도 급이 있는거잖아요?
책장에서 책을 하나씩 꺼내 던져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면 치우면 되고, 의자 밟고 옷장 위에 떡하나 올라 앉아 있으면 떨어지지 않게 도와 주면 되는 거지만, 가만히 있는 동생 다인이를 이유 없이 공격한다거나(물론 제 딴에는 이유가 있었겠지만.) 외출을 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때엔 따끔하게 혼을 내야 되는데요, 아이를 혼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남편은 제가 너무 다솔이를 오냐오냐 길러서 다솔이가 더 말썽꾸러기가 되었다면서, 말 안 듣는 아이들은 '매'로 다스려야 한다며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렸을 때 다솔이를 때리기도 했었어요. 그것도 '손'으로...... . 남편이 아이를 훈육하는 그 순간에는 남편과 뜻이 다르더라도 아이의 편을 들 수는 없기에(아빠의 권위를 지켜 주고, 아이의 훈육이 실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꾹꾹 참고 기다렸는데,


사실 어떠한 경우에도 36개월 미만의 아이를 때려서는 안 돼요. 제가 좋아하는 오은영(소아 청소년과 클리닉 원장) 선생님의 책에 따르면 36개월 미만의 아이에게는 훈육도 아직은 이르다고 하더라고요. 훈육을 해도 아직 그 의미를 잘 못 알아 듣기에 어린 아이들이 잘못을 했을 땐 진지한 목소리로 '안돼' 라고 한 후,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다솔이는 아직 36개월이 안 되긴 했지만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심한 장난이나 잘못을 종종 저지르고, 낮은 목소리로 '안돼', '그만'이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절대 통하지 않는 순간이 너무 많아서, 절대 때리지는 않되, 야단은 쳐야겠다고 남편과 합의를 했답니다.





 
훈육을 할  때 중요한 것이 일관성이에요. 엄마가 기분이 좋을 때는 허용되던 것이 어느 날엔 야단맞을 행동으로 바뀐다거나 주위에 다른 사람이 있다고 야단맞을 짓을 했는데도 봐 준다거나 그러면 안 되죠. 그리고 한 번 야단을 칠 땐 어설프게 하지 말고 눈물 쏙 빠지도록 제대로---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저희 부부가 사용하는 훈육법은 일종의 '타임아웃'인데요, 아이가 잘못을 했을 경우 아이가 좋아하는 모든 행동을 중단시키고 잠시 반성의 시간을 갖는 거예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왔던 훈육 의자를 사용하는 것도 그 방법이고, 저희가 사용하는 벽보고 반성하기도 마찬가지죠.


식당에서 물컵으로 장난을 치는 정도야 괜찮지만, 식당을 뛰어 다니면서 소리를 꽥꽥 지르는 등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했을 땐 야단을 치는데, 감정적으로 격해지지 않도록 주의를 하셔야 돼요.(저도 다솔이에게 화를 내 본 적이 있는데, 화는 또 다른 화를 불러 일으키고, 아이를 공포에 질리게 하며,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면서제 기분과 아이의 기분을 상하게만 만들더라고요.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아이와 다투지 마시고 아이를 훈육시켜야 해요. 어렵죠. 이것도.)


벽을 보고 서게 한 후 아이가 잘못한 사항들을 조목조목 말 해 준 후,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답을 받아 내야 되는데, 자존심이 강한 다솔이는 '잘못했다'는 말과 잘못을 수긍하는 말을 하는데 정말 오래 걸린답니다.  최대 한 시간. 제 생각엔 별 것 아닌 것인데, 잘못했냐고 물으면 '네' 하면 끝인데, 다솔이에겐 '네'라고 수긍하는 게 그리도 자존심 상하는 일인가 보더라고요.


눈물범벅, 땀범벅이 된 아이가 결국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면 아이를 안아 주는데 안쓰럽죠. 이제 겨우 네 살인데 지금도 아이를 훈육하는 것이 이렇게도 어려운 일인데, 앞으로는 어떨까요? 아이들이 괴물로 변한다는 사춘기 때는?? 생각만해도 무시무시하네요.


아래는 장난을 치는 다솔이의 귀여운 동영상(짧아요.)하나를 첨부할게요. 재미삼아 보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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