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큰아이 다솔이와 작은아이 다인이를 모두 모유만 먹여 키우는데 성공을 했어요. 수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결국 해냈답니다. (저 자신에게 박수를~) 다솔이는 18개월까지 모유를 먹였고요, 다인이는 돌까지만 주력해서 먹이다가 돌잔치가 끝남과 동시에 젖을 뗐어요. 그래도 가끔씩 다인이가 젖을 먹고 싶어하면 (아기들은 배가 고플 때도 젖을 찾지만 위안을 받고 싶을 때도 젖을 찾거든요, 그걸 '위안빨기'라고 한답니다.) 지금도 다인이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요.


모유 수유가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잖아요~ 저도 유선염이 걸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의사 선생님이 모유 수유를 왜 그렇게 고집하냐고, 그만 젖떼고 유선염 치료에 전념하라고 저를 설득시킨 적도 있었었는데, 그 때마다 오기로 버티게 되더라고요.


요즘에도 모유 수유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오늘은 젖량 늘리는 방법을 다시 한 번 알려 드리려고 해요. 다솔이가 7개월이 되었을 때, 힘들었던 모유 수유 전쟁에서 이긴 후 아주 쉽게 젖을 먹일 때 썼던 제 일기를 보여 드릴게요. 사실 모유 수유는 한 번 산을 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룰루랄라 아주 편하거든요. 그럼 제가 예전에 썼던 일기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모유 수유에 도움을 얻길 기대할게요~

----------------------------------------------------------------------------------------------------


다솔이가 7개월이 넘었다. 이유식과 함께 여전히 모유만 먹이는 것을 보고 주윗 사람들, 특히 다솔이 또래의 아기를 기르는 엄마들은 깜짝 놀라 묻곤 한다.



'모유가 모자라지는 않아요?'라고 말이다.
나는 심상한 표정으로 '아니오'라고 대답하고 말지만, 속으로는 '야호!'쾌재를 부른다. 바로 이런 날을 생각하면서 분유 수유의 유혹을 떨쳐 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져서 분유를 먹이면 큰일이라도 날 것 처럼 얘기하지만, 나는 모유를 먹이든 분유를 먹이든 그 선택은 전적으로 엄마에게 달렸다고 생각한다. 제 자식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엄마요,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사람도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다. 주변을 둘러 보면 분유를 먹고서도 아주 바람직한 잘 큰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데도 많은 수의 새내기 엄마들이 모유 수유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나도 그랬지만 가슴에 상처가 나고 탈이 나면서도 주윗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이 두려워서 모유 수유를 포기하지 못하는 엄마들이 참 많다. 내가 아는 선배 중에도 자신의 아이가 자주 아프고 체격이 작은 이유를, 분유탓으로 돌리는 것을 봤다. 벌써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니까 까마득한 예전 일일텐데도 그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아이 엄마를 원망하는 말을 할 때면 내 속이 다 상한다. 모유야 좋은 것은 분명하지만 분유를 먹고 자랐다고 해서 아이가 약골로 자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해서 내내 속상해 할까봐 두렵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도 듣고 싶지 않아서 나는 이를 악물고 모유 수유의 어려움을 극복해 내었다. 7개월 동안 온전히 모유 수유를 하고 있는 내가 경험한 바로는 모유량을 늘리는 방법이 다음과 같다.






1.규칙적으로 수유 및 유축하기.


아기가 잘 먹지 못해고 수유 자세가 나빠서 나는 한동안 유두가 너덜너덜 해지고 피가 나고 갈라지고 형편없었다. 그래서 근 한 달간을 유축을 해서 먹였는데, 유축을 하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



바로 '젖은 비워 내는 양 만큼 새로 또 생긴다'는 것이다. 출산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아직 젖량이 많지 않을 땐 양을 늘리기 위해 아기에게 직접 수유를 한 후에도 조금 더 짜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다음 번 수유시에 비워 낸 것 만큼 또다시 젖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젖량이 너무 많아서 골치인 경우엔 아기에게 먹인 후 남은 젖을 그대로 두면 된다. 그러면 다음 수유시엔 그만큼 적게 젖이 돌게 되는 것이다.



전유가 너무 많을 것 같아서 고민인 엄마들도 있는데, 사실 전유와 후유의 구별은 그리 크지 않다. 아기가 꼴깍꼴깍 젖을 먹을 때 몇 모금의 차이 밖엔 나지 않는다. 그래서 젖양이 너무 많은 경우에도 굳이 전유를 짜 내지 않아도 되니 걱정하지 마시라.(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들은 말이니 믿어도 됨.)



백 일 정도 지나면 아기도 요령이 생겨서 잘 먹고 수유에도 규칙이 생기니 엄마의 고생도 백 일이면 끝이다. 백일 동안만 고생하면 아기가 먹는 만큼 젖이 생긴다.



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유축(유축기 보다 손이 훨씬 더 안전하다. 손으로 젖짜는 법도 예전에 쓴 글 중에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http://www.hotsuda.com/390)을 해서 젖병에 담아서 젖을 먹였는데, 처음엔 세 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했다. 서툴러서 한 번 유축할 때 너무 오래 걸려서 몹시 힘들었지만 자다가도 일어나서 세 시간에 한 번, 한 번에 한 시간씩!!! 유축을 했다.



세 시간마다 유축을 할 땐 세 시간마다 젖이 불었다. 나중에는 요령도 생기고 젖이 너무 남아서 네 시간에 한 번, 다섯 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했는데, 참 신기하게도 그럴 땐 네 시간에 한 번, 다섯 시간에 한 번, 젖이 불었다. 바로 젖은 비워 내는 양 만큼 새로 또 생긴다는 말이 꼭 맞아 떨어진 것이다.






2. 하루에 3L씩 물 마시기.


가물치, 돼지족, 잉어탕 등등 젖량을 늘리기 위해 뽀얗고 기름진 국물들을 코를 막고 마시는 엄마들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위에 나열 된 음식들은 젖량 늘리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산부인과 의사도 그랬다. 정말이다. 뽀얀 국물이 젖이랑 색깔과 질감이 비슷해서 그런 낭설이 생겼나 본데 먹을 때 비위만 상하지 젖량이 늘어나지는 않는단다.



그러면 뭘 먹어야 될까?



아주 쉽다. 바로 '물'이다. 모유는 아주 영양이 풍부한 음식인데 엄마의 몸에 있는 여러가지 영양소들을 엄마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골고루 쏙쏙쏙 빼 가서 만든다. 이 때 다른 것은 이미 엄마의 몸 속에 있고(엄마가 영양 결핍 상태가 아니라면) 수분만 더 필요하다. 그래서 엄마가 물을 많이, 아주 많이 마셔야 된다.



모유를 먹인다고 해서 엄마가 더 많은 영양 섭취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아시는 분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신다. 임신 기간과 마찬가지로 음식으로 치자면 빵 한 쪽, 고구마 한 개, 밥 반공기 등만 더 먹어도 충분하다. 이미 임신 기간 동안 찌운 살들이 엄마의 허벅지, 배, 엉덩이에 덕지덕지 붙어서 아기에게 줄 모유의 재료로 대기하고 있다. 그러니 더 먹을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간혹 엄마가 밥을 잘 먹어야 아기도 잘 먹는 것이 아니냐며 억지로 밥을 두 그릇씩 드시는 분들도 있는데, 안 된다. 산후조리 기간에는 엄마가 몸을 추스르기 위해 많이 먹어야 되지만 그 이후엔 얼른 예전의 몸매로 돌아가는 것이 엄마에게도 아기에게도 좋다. 아기는 이기적이기 때문에 엄마가 무엇을 먹든 얼마를 먹든 자기가 필요한 것은 쏙쏙쏙 다 가져가니까 말이다.



대신 물은 꼬박꼬박 잘 마셔주어야 된다. 나는 원래부터 물을 많이 마셨는데 요즘에는 더욱 많이 마시고 있다. 물 마시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이제는 곁에 물이 없으면 심한 갈증을 느낀다. 내가 마시는 물은 일부러 재 보지는 않았지만 하루에 3L 정도 되는 것 같다.(국, 음료수 제외한 순수한 물) 물을 많이 마시니 젖도 잘 돌고 순환도 잘 돼서 몸 속 노폐물도 다른 사람들보다 잘 빠져나가는 것 같다



평소에 물을 적게 마시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3L를 마시는 것은 무리일테니 보리차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양을 늘려 나가길 바란다.



분유를 먹인다고 해서 비난하는 사람은 참 나쁜 사람이다. 해 본 사람은 다 알지만 물 끓이고, 분유를 타고, 식히고, 먹이고, 젖병을 씻고...... . 분유를 먹이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분유에도 좋은 성분이 참 많이 골고루 들어있다. 그래서 나는 분유 먹이는 엄마들도 참 훌륭한 엄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래도 모유 100%에 성공하고 싶으신 분들은 앞서 내가 이야기 한 2가지를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반응형
반응형



큰아이 다솔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아이를 작게 낳기도 했고, 아이가 황달로 고생도 했으며 모유를 먹는 것에 익숙하지 못해서 2.84kg으로 태어났던 몸무게가 2.5kg까지 내려갔을 무렵이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산모의 70% 이상이 경험한다는 산후 우울감(우울증보다 가벼운 증상으로 대부분 출산 후 2주 후에 사라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그 무렵 제 관심사는 온통 다솔이의 몸무게 늘리기에 집중돼 있었던 것 같아요.


하루가 시작되고 점심 먹을 즈음 되면 그 날 새로 잰 아기 몸무게가 게시판에 표로 붙게 되는데, 그 앞에서 오늘은 다솔이의 몸무게가 얼마나 더 늘었는지를 신경을 곤두세우고 보곤 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저 스스로 화들짝 놀라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는데요, 제가 매일매일 눈을 부릅뜨고 점검하던 것이 비단 다솔이의 몸무게만은 아니었던 것이에요! 저는 다솔이의 몸무게를 제일 우선으로 보면서도 다른 아이들의 몸무게는 얼마나 늘었는지, 다른 아이들은 최초 몸무게가 몇 kg이었는지도 늘상 눈여겨 보면서 다솔이와 비교 하고 있었지요.


대한민국처럼 경쟁이 치열한 나라에서 살다 보면 아이를 낳은 그 순간부터 다른 아이들과 비교를 하면서 경쟁하듯 육아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겠는데요, 내 아이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아이에 맞게 육아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어요? 다른 아이와 하나부터 열까지를 비교하기 시작하는 그 순간 (그것도 꼭 내 아이에게 부족한 것만 골라서) 이미 못된 엄마 1순위로 등극하게 되니 조심하세요.


엄마들이 잘못하기 쉬운 생각 중 하나가 조금만 도와주면 우리 아이의 발달 단계를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일찍 진행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들은 빨리빨리 자란답니다. 꼬물꼬물 귀엽던 순간이 아깝고 아쉬울 만큼요. 그러니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오래오래 기다려 주는 인내가 필요해요.


 

모유 수유를 하시는 엄마들이라면 얼른 젖을 떼기 위해 애쓰지 마세요. 모유 수유가 익숙해졌다면 분유를 먹이는 것 보다 훨씬 더 쉬운 것이 모유 수유고요, 분유보다 훨씬 더 영양가가 있는 것도 모유니까요.


분유를 먹는 아기와 모유를 먹는 아기는 배변 활동부터가 다른데요, 분유는 흡수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응가를 자주 하지만, 모유는 거의 다 흡수되기 때문에 응가를 며칠에 한 번씩 하게 되고 응가의 냄새도 천양지차랍니다. 분유만 먹이던 엄마들이라면 잘 모를 수도 있는데, 모유를 먹이다가 어쩌다 한 번 분유를 주었을 때는 방귀 냄새도 응가 냄새도 훨씬 더 고약하게 달라져 있음을 알 수 있어요.


밤중수유도 아직 수유 중이라면 아기가 원할 때까지 허용해 주세요. 수유에 익숙해진 엄마들이라면 누워서 먹이는 것을 연습해 보시고, 아기가 자다가 깨어나서 젖을 찾을 땐 누워 있던 그 상태에서 그대로 젖을 먹이세요. 그러면 별로 힘들지 않답니다. 천천히 젖을 떼면 엄마도 어떠한 인공적인 노력없이 자연스레 젖을 말릴 수 있고요, 아이들도 생각보다 쉽게 젖을 뗄 수 있어요. 신통방통하게도 아이 스스로 그만 먹어야 할 때를 아는 듯 싶게 말예요. (젖 떼기 관련글 보기 http://hotsuda.com/710)




걸음마도 마찬가지예요. 친구네 아이는 생후 10개월 만에 걷는데, 왜 우리 아이는 돌이 지나도 못 걷느냐며 고민하다가, 손잡고 하루에도 몇 번씩 걸음마 연습을 시키고, 아이에게 걸으라며 다그치는 엄마들... 있죠? 그러지 마세요. 아이들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아직 일어서서 걸을 때가 안 됐을 뿐이에요. 생각해보면 꼬물꼬물 기어다니는 시기는 정말 짧은데, 나중에 그 귀엽던 모습이 그리워지지 않겠어요? 저는 다솔이가 조금 더 아기의 모습으로 천천히 자라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면 아이들 스스로 일어나서 걷다가, 넘어지고, 그래도 또 일어나서 발을 내딛고, 또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마침내 뒤뚱뒤뚱 걸어다니기 시작한답니다. 아직 걷기를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어른들이 반강제로 걸음마를 연습시키게 되면 아이들의 척추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냥 기다려 주시면 건강에 이상이 없는 한, 다~ 잘 걷게 된답니다. 너무 뛰다가 넘어져서 문제죠.



기저귀도 그래요. 너무 빨리 떼는 연습을 시키면 처음엔 잘 하는 듯 하다가도, 조금만 긴장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또 다시 용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어 도로아미타불로 실패하는 경우가 왕왕 있더라고요. 특별한 까닭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저귀도 조금 천천히 떼도록 허용해 주시길 권해드려요.


다솔이요? 지금 25개월인데, 아직 기저귀를 차고 있답니다. 응가를 했을 때, 쉬를 했을 때 표현을 하는 편인데요, 조금만 도와주면 아이용 변기에서 용변을 가릴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저는 30개월 때까지는 기다리려고 한답니다. 다솔이도 이제 조금씩 눈치를 채고 있어요. 엄마, 아빠가 쉬가 마려울 때 일정한 장소(화장실)로 간다는 것을요. 저는 화장실에 갈 때 꼭 다솔이에게 얘기를 해 주고 가거든요(그래야 눈에 안 보여도 걱정하지 않을 테니까요.)


조금 더 지나 제 의사가 다솔이에게 확실에 전달이 되고, 다솔이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때가 되면 기저귀를 떼는 일도 훨~씬 더 쉽게, 일사천리로 이루어 지리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그 때 기저귀를 떼는 연습을 시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일도 없겠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과시하기 위해서,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육아를 하지 말고요, 우리 아이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육아를 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세워 놓으시면,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하면서 엄마와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저도 때때로 경쟁심이 발동할 때가 있어서 늘상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저도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노력해야만 하는 평범한 엄마니까요.




반응형
반응형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다솔이와 함께 거실에서 집안 어지럽히기 놀이를 하며 놀고 있었다. 책장에서 책을 서너권 뽑아 바닥에 촥 하고 뿌리는 다솔이에게 질 세라 나는 장난감 바구니를 뒤집어 엎어 더 이상 디딜 틈 없는 곳에 좌르륵 쏟아 부었다. 촥촥, 좌르르, 촥촥, 좌르르 우리는 마주 보며 가끔씩 깔깔 웃으면서 누가 누가 더 빨리 누가누가 더 심하게 온 집안을 아수라장을 만드는지 내기하듯 놀고 있는데, 컴퓨터방 안에서 와! 하는 소리와 함께 다솔 아빠가 등장했다.

내 걱정과는 달리 다솔 아빠는 폭탄이 떨어진듯 어수선한 거실 바닥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나와 다솔이를 데리고 컴퓨터 방으로 들어간다. 뭐지? 남편이 자랑스런 얼굴로 보여 준 인터넷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모유 먹은 남자 아이 모두 똑똑'

크흐흐--. 그렇다! 바로 이거다! 이런 기쁨을 맛 보고자 나는 유선염에 세 번 걸려 가면서까지 모유 수유를 고집했고 현재까지 16개월 동안 완모(완전히 모유만 먹이는 것을 뜻하는 엄마들끼리의 암호)를 했던 것이다. 기사를 본 후 나는 더욱 의기양양해져서 어깨를 우뚝 세우고 비비안리 처럼 턱까지 치켜든 후 남편에게 아수라장이 된 거실을 함께 치워줄 것을 부탁했고, 남편은 흔쾌히 책을 책꽂이에 장난감을 바구니에 넣어 주었다.

나는 아이를 똑똑하게 만드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모유 먹인 엄마이므로...... .



오히려 예전에는 분유가 귀한 대접을 받았기에 돈이 있는 사람들은 분유 수유를 고집했다던데, 요즘 엄마들은 자연의 것을 최고로 여기는 풍토 때문인지 대부분 모유 수유를 선호한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모유를 먹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분유 수유 엄마들로부터 엄청난 칭찬과 박수를 받는데, 사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같은 양의 칭찬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모유 수유를 처음 시도할 때에는 출산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요령도 없고 모유량도 충분치 않아서 고생을 좀 하지만 일단 백 일 이상만 잘 먹이게 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정말 쉬운 것이 모유 수유이기 때문이다. 아기가 배고파할 때 낮이든 밤이든 집에서나 밖에서나 아무런 준비 없이 그냥 먹이면 되는 것이 모유인데, 반면 분유 수유는 처음이나 나중이나 한결같이 준비할 것이 많다.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70도로 식힌 물을 젖병에 절반정도 따르고, 분유를 넣고 다시 물을 절반 따라서 30도가 될 정도로 식히고 나서야 아기에게 먹일 수가 있는데, 이 과정을 돌이 지날 때까지(돌이 지나고 나면 생우유를 먹일 수 있으니까) 밤낮없이 계속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많은 젖병은 누가 씻지?


내가 모유 수유를 고집한 데에는 참 쉽다는 이유도 있지만 또 하나의 비밀이 숨어 있다.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을 잘 챙겨 본 분들이라면 아마 기억하실 텐데 시즌 몇이었던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얘기가 나온다.

앉은 자리에서 초콜릿과 크림이 듬뿍 들어간 도넛 여러 개를 게 눈 감추듯 하던 한 날씬맘이 자신은 아이의 건강을 위해 되도록 오래 모유 수유를 할 것이라며 다섯 살이 된 아이에게 (회사 수유실에서)젖을 물리고 그 사실을 안 동료들은 경악한다.

그녀 때문에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해지자 그녀의 상사인 쌍둥이 엄마는 대책을 세우게 되는데, 목이 마를 때 마다 엄마를 찾는 아이를 몰래 불러다 '초코 우유'를 먹이게 되고 그 달콤함을 맛 본 아이는 더 이상 모유를 먹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의 건강을 위해 모유 수유를 한다던 날씬맘은 대성 통곡을 하면서, 이제 앞으로 자신의 체중관리는 누가 해 주냐며 더 이상 기름진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운다.

내가 모유 수유를 고집하는 숨겨진 이유는 바로 '다이어트' 때문이다. 언제였던가 무슨 일이었는지 다솔이가 밤새 모유를 먹으며 나를 무진장 괴롭혔던 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배와 등이 붙어 있었다. 나는 그 전날 뷔폐에서 과식을 한 것으로도 모자라 집에 돌아와 케이크까지 듬뿍 먹고 잠에 들었는데...... .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모유 수유를 하면 살이 잘 빠진다는 이야기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출산 초기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팠던 까닭이 아기가 모든 영양을 쏙쏙 가져가 버리기 때문인데, 다솔이는 이제 밥도 먹고 간식도 먹기에 모유는 하루에 500cc 정도만 먹으면 되지만 그것이 무시하지 못할 양이었던 것 같다.

내가 삼일 만에 케이크 하나를 다 먹어 치우고, 닭튀김이며 피자를 별 고민 없이 먹고 한밤중에 라면까지 끓여 먹는 ( 365일 다이어트 중인 사람으로서는)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르는 데도 몸무게에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면 모유 수유는 정말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 (단, 그렇다고 매일매일 과식을 일 삼으면 안 됩니다.)

이제 서서히 다솔이도 젖을 떼고 생우유로 넘어 가야 할 텐데, 그럼 나는 <위기의 주부들> 속 날씬맘처럼 서운해질지도 모른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 되는 쉬운 방법 대신 살을 빼기 위해 런닝 머신을 뛰는 힘든 방법을 선택해야 하므로.

반응형
반응형


다솔이가 7개월이 넘었다. 이유식과 함께 여전히 모유만 먹이는 것을 보고 주윗 사람들, 특히 다솔이 또래의 아기를 기르는 엄마들은 깜짝 놀라 묻곤 한다.

'모유가 모자라지는 않아요?'라고 말이다.
나는 심상한 표정으로 '아니오'라고 대답하고 말지만, 속으로는 '야호!'쾌재를 부른다. 바로 이런 날을 생각하면서 분유 수유의 유혹을 떨쳐 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져서 분유를 먹이면 큰일이라도 날 것 처럼 얘기하지만, 나는 이전에 쓴 글(모유 수유, 강요만 할 일이 아니다 http://www.hotsuda.com/277)에서도 밝혔듯 모유를 먹이든 분유를 먹이든 그 선택은 전적으로 엄마에게 달렸다고 생각한다. 제 자식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엄마요,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사람도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다. 주변을 둘러 보면 분유를 먹고서도 아주 바람직한 잘 큰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데도 많은 수의 새내기 엄마들이 모유 수유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나도 그랬지만 가슴에 상처가 나고 탈이 나면서도 주윗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이 두려워서 모유 수유를 포기하지 못하는 엄마들이 참 많다. 내가 아는 선배 중에도 자신의 아이가 자주 아프고 체격이 작은 이유를, 분유탓으로 돌리는 것을 봤다. 벌써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니까 까마득한 예전 일일텐데도 그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아이 엄마를 원망하는 말을 할 때면 내 속이 다 상한다. 모유야 좋은 것은 분명하지만 분유를 먹고 자랐다고 해서 아이가 약골로 자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해서 내내 속상해 할까봐 두렵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도 듣고 싶지 않아서 나는 이를 악물고 모유 수유의 어려움을 극복해 내었다. 7개월 동안 온전히 모유 수유를 하고 있는 내가 경험한 바로는 모유량을 늘리는 방법이 다음과 같다.



1.규칙적으로 수유 및 유축하기.

아기가 잘 먹지 못해고 수유 자세가 나빠서 나는 한동안 유두가 너덜너덜 해지고 피가 나고 갈라지고 형편없었다. 그래서 근 한 달간을 유축을 해서 먹였는데, 유축을 하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

바로 '젖은 비워 내는 양 만큼 새로 또 생긴다'는 것이다. 출산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아직 젖량이 많지 않을 땐 양을 늘리기 위해 아기에게 직접 수유를 한 후에도 조금 더 짜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다음 번 수유시에 비워 낸 것 만큼 또다시 젖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젖량이 너무 많아서 골치인 경우엔 아기에게 먹인 후 남은 젖을 그대로 두면 된다. 그러면 다음 수유시엔 그만큼 적게 젖이 돌게 되는 것이다.

전유가 너무 많을 것 같아서 고민인 엄마들도 있는데, 사실 전유와 후유의 구별은 그리 크지 않다. 아기가 꼴깍꼴깍 젖을 먹을 때 몇 모금의 차이 밖엔 나지 않는다. 그래서 젖양이 너무 많은 경우에도 굳이 전유를 짜 내지 않아도 되니 걱정하지 마시라.(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들은 말이니 믿어도 됨.)

백 일 정도 지나면 아기도 요령이 생겨서 잘 먹고 수유에도 규칙이 생기니 엄마의 고생도 백 일이면 끝이다. 백일 동안만 고생하면 아기가 먹는 만큼 젖이 생긴다.

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유축(유축기 보다 손이 훨씬 더 안전하다. 손으로 젖짜는 법도 예전에 쓴 글 중에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http://www.hotsuda.com/390)을 해서 젖병에 담아서 젖을 먹였는데, 처음엔 세 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했다. 서툴러서 한 번 유축할 때 너무 오래 걸려서 몹시 힘들었지만 자다가도 일어나서 세 시간에 한 번, 한 번에 한 시간씩!!! 유축을 했다.

세 시간마다 유축을 할 땐 세 시간마다 젖이 불었다. 나중에는 요령도 생기고 젖이 너무 남아서 네 시간에 한 번, 다섯 시간에 한 번씩 유축을 했는데, 참 신기하게도 그럴 땐 네 시간에 한 번, 다섯 시간에 한 번, 젖이 불었다. 바로 젖은 비워 내는 양 만큼 새로 또 생긴다는 말이 꼭 맞아 떨어진 것이다.


2.하루에 3L씩 물 마시기.

가물치, 돼지족, 잉어탕 등등 젖량을 늘리기 위해 뽀얗고 기름진 국물들을 코를 막고 마시는 엄마들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위에 나열 된 음식들은 젖량 늘리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산부인과 의사도 그랬다. 정말이다. 뽀얀 국물이 젖이랑 색깔과 질감이 비슷해서 그런 낭설이 생겼나 본데 먹을 때 비위만 상하지 젖량이 늘어나지는 않는단다.

그러면 뭘 먹어야 될까?

아주 쉽다. 바로 '물'이다. 모유는 아주 영양이 풍부한 음식인데 엄마의 몸에 있는 여러가지 영양소들을 엄마에게 허락도 받지 않고 골고루 쏙쏙쏙 빼 가서 만든다. 이 때 다른 것은 이미 엄마의 몸 속에 있고(엄마가 영양 결핍 상태가 아니라면) 수분만 더 필요하다. 그래서 엄마가 물을 많이, 아주 많이 마셔야 된다.

모유를 먹인다고 해서 엄마가 더 많은 영양 섭취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아시는 분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신다. 임신 기간과 마찬가지로 음식으로 치자면 빵 한 쪽, 고구마 한 개, 밥 반공기 등만 더 먹어도 충분하다. 이미 임신 기간 동안 찌운 살들이 엄마의 허벅지, 배, 엉덩이에 덕지덕지 붙어서 아기에게 줄 모유의 재료로 대기하고 있다. 그러니 더 먹을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간혹 엄마가 밥을 잘 먹어야 아기도 잘 먹는 것이 아니냐며 억지로 밥을 두 그릇씩 드시는 분들도 있는데, 안 된다. 산후조리 기간에는 엄마가 몸을 추스르기 위해 많이 먹어야 되지만 그 이후엔 얼른 예전의 몸매로 돌아가는 것이 엄마에게도 아기에게도 좋다. 아기는 이기적이기 때문에 엄마가 무엇을 먹든 얼마를 먹든 자기가 필요한 것은 쏙쏙쏙 다 가져가니까 말이다.

대신 물은 꼬박꼬박 잘 마셔주어야 된다. 나는 원래부터 물을 많이 마셨는데 요즘에는 더욱 많이 마시고 있다. 물 마시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이제는 곁에 물이 없으면 심한 갈증을 느낀다. 내가 마시는 물은 일부러 재 보지는 않았지만 하루에 3L 정도 되는 것 같다.(국, 음료수 제외한 순수한 물) 물을 많이 마시니 젖도 잘 돌고 순환도 잘 돼서 몸 속 노폐물도 다른 사람들보다 잘 빠져나가는 것 같다

평소에 물을 적게 마시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3L를 마시는 것은 무리일테니 보리차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양을 늘려 나가길 바란다.

분유를 먹인다고 해서 비난하는 사람은 참 나쁜 사람이다. 해 본 사람은 다 알지만 물 끓이고, 분유를 타고, 식히고, 먹이고, 젖병을 씻고...... . 분유를 먹이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분유에도 좋은 성분이 참 많이 골고루 들어있다. 그래서 나는 분유 먹이는 엄마들도 참 훌륭한 엄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래도 모유 100%에 성공하고 싶으신 분들은 앞서 내가 이야기 한 2가지를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반응형
반응형

내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분들 중 참 많은 분들이 '유선염'에 대해 궁금해 하신다.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들 중 대부분이 유선염 때문에 힘들어 하기 때문일 것이고, 그런 반면 유선염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하면 예방을 할 수 있을지, 예기치 않게 걸리게 됐을 땐 어떤 조치를 취해야 되는지, 유선염으로 고생하고 있을 때 수유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인지라 유선염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았고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으며 한편으론 억울한 생각까지 들어 모유 수유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참 컸다. 그러나 미련 곰탱이 같은 참을성 덕에 울며불며 끝까지 모유 수유를 고집하며 유선염을 이겨냈고 지금은 갖가지 수난들을 견뎌내고 나니 세상에서 모유 수유 만큼 쉬운 것은 없다고 여기며 벌써 올챙이적 고통들을 다 잊어버리고 있다.

유선염은 왜 걸릴까?

나는 유선염만 세 번 걸렸다. 그것도 짧은 기간 동안 세 번이었다. 첫 번째엔 단순히 젖몸살이려니 했다가 입원까지 하고 나서야 유선염이라는 것을 알았다. 피검사 결과에서 염증 수치가 높았다. 그 때가 아기를 낳은 지 35일 즈음 되었을 것이다. 출산 후 처음으로 잠시나마 외출할 일이 생겼는데 출산 후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처음 만나게 되는 자리여서 나도 모르게 욕심이 좀 생겼었다. '예쁘게 보이고 픈 욕심'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기에게 젖 한 번 물린 후 오랜 시간 공들여 화장하고 머리 빗고 옷을 입었다. 미리 유축해 둔 모유를 젖병에 담아서 외출을 했고 밖에서는 준비해간 젖병으로 아기를 먹였다. 다섯 시간 정도 수유를 하지 못했는데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젖이 너무 불어서 옷이 다 젖을 정도로 가슴에 압박감이 심했었다. 단단하게 굳어진 가슴을 마사지를 하면서 유축기로 젖을 유축했는데 얼마나 쌓였든지 한쪽에서 150cc이상이 나왔던 것 같다. 탈이 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날 밤 갑자기 오한이 나면서 온몸이 떨려 오고 열은 40도로 올랐다. 미련한 탓에 며칠 버텨봤지만 열은 내렸다 올랐다를 반복했고 결국 병원에서 진찰을 받음과 동시에 입원 판정을 받았다. 친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수유 간격이 불규칙했을 때 안에 고여 있던 젖에 탈이 생겨서 유선염이 되는데 갑자기 고열이 나고 오한이 생기면 영락없으니 바로 병원을 찾아야 된다.

두 번째로 유선염에 걸렸을 땐 좀 달랐다. 그 당시 나는 수유 자세가 올바르지 않고 아기가 유륜이 아닌 유두를 세게 빠는 바람에 가슴 상태가 엉망징창이었다. 모유 수유를 할 때마다 젖보다 눈물이 더 많이 나왔고 심할 땐 피까지 나는 상황이었다. 아기가 힘이 좋아서 너무 세게 빨았고 잘못된 위치를 빠는 바람에 젖을 잘 먹지 못해서 수유 시간이 길어졌고 그럴수록 유두가 너무 시달려 버텨주질 못했다. 오죽했으면 당연히 동그라미 모양이어야 될 유두가 몇 달째 동그라미가 되지 못했다. 찢어지고 헐어 있던 곳으로 균이 들어가 염증을 발생시켰다.

유선염을 예방하려먼?

유선염을 예방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 수유 간격을 일정하게 하는 수밖에는. 3~4시간 간격으로 시계를 보면서 규칙적으로 먹여야 된다. 나 같이 유두가 찢어지고 헤진 사람은 아기에게 직접 물리는 것을 자제하고(아기의 토사물이나 침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 유축을 해서 먹여야 되며 상처가 완전히 낫기 전에는 상처를 낫게 하는데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된다.(세 번째 유선염은 이제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직접 젖을 물렸다가 바로 또 걸려 버렸었다.) 나는 *시딘을 발랐었다. 물론 아기가 먹으면 안되는 연고였지만 상태가 너무 심했고 효과가 빠르기에. 수유전 물로 깨끗이 씻어내고 젖을 조금 흘려보내어 그 부분을 닦는 방법을 썼다.

책이나 병원에서 준 자료에서는 모유 수유가 저절로 될 것 처럼 얘기하지만 내가 직접 해보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날 수록 아기도 엄마도 요령이 생기고 모유의 양과 아기가 먹는 양이 점점 맞아지니까 탈도 적어진다. 그러므로 100% 모유 수유를 하려는 엄마들은 이골이 생기도록 인내하고 기다리면, 진짜 힘들긴 하지만 되긴 된다.



유선염에 걸렸으면?

앞에서도 얘기했듯 모유를 먹이는 중이라면 유선염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고 재발도 너무 쉽다. 나는 세 번이지만 인터넷 카페에서 본 어떤 엄마는 무려 아홉 번이었다. 나는 다행히도 심각한 수준까지 가지 않아서 비교적 쉽게 치료를 할 수가 있었는데 집에서 무턱대고 참기만 한 다른 엄마는 유방을 절개하고 염증을 뽑아 내는 수술, 그 부위를 찢고 심을 박는 수술, 주사기로 염증을 빨아들이는 수술 등 생각만 해도 오싹한 수술들을 받기도 했단다.

일단 유선염이 의심되면 산부인과 보다는 유방전문외과를 찾아야 된다. 나는 친정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입원 치료한 경험이 있었기에 두 번째, 세 번째엔 나 스스로 유선염인 줄 알았지만 산부인과 의사는 그 사실을 의심했었다. 당시 한창 신종플루 때문에 전국이 들썩거릴 때였으므로, 토요일 오후 유일하게 문을 열어 찾아간 분당 K산부인과 의사는 나에게 신종플루 주사를 권유했었다.

내가 우겨서 유선염일 때 먹는, 복용 후에도 아기에게 젖을 먹일 수 있는 항생제를 받아 올 수 있었지만 그 의사는 유선염은 출산 초반에나 걸리는 병이라며 이미 출산 후 3개월이 지난 내가, 가슴이 별로 딱딱하지 않은 내가 유선염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당에서 유명한 곳으로 손꼽히는 k산부인과에서 이렇게 말하다니 참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에서 유방에 관한 모든 것들은 '유방외과'에서 해결함이 지혜롭다고 하길래 또 인터넷에 물어물어 집 근처 유방외과를 찾았다. 역시 전문은 다른 것이 초음파를 통해 가슴을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염증의 부위와 젖의 흐름, 유선염을 여러 번 앓음으로써 젖줄이 막힌 곳 등등에 관해 속시원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유방외과에서 상태에 따라 무시무시한 시술을 하기도 하고 나처럼 비교적 가벼운 상황일 땐 마사지와 유축을 권해주기도 한다. 통증을 줄여 주고 치료도 되는 약도 처방해 준다.

가벼운 유선염엔 마사지와 유축이 최고다.

가볍다고는 하지만 염증 때문에 유륜과 유두를 살짝만 건드려도 아얏 소리가 절로 나고 수유시엔 저절로 꽥꽥 비명을 지르고 싶어지는 초기 유선염. 칼로 가슴을 찢는 끔찍한 수술은 하지 않지만 유선염에 걸리면 감정적으로 만신창이가 된다. 아파도 하루에 8~10번 규칙적으로 수유는 해야되기 때문이다.

산부인과와 유방외과 모두 나에게 젖을 계속 물릴 건지를 물어 왔고, 언제까지 수유할 생각이냐고, 이 상태로 모유를 먹이는 것이 엄마인 나에게는 참 힘든 일일텐데 분유를 먹이면 되지 왜 모유만을 고집하냐고 했었다. 의사가 권유하는 상황이니 핑계도 좋았고 눈 한 번 딱 감으면 앞으로 모유 수유의 고통에서 해방될 거라는 참기 힘든 유혹도 있었다.

그러나 천성이 미련하고 주위의 눈총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어서 나는 이를 악물고 모유 수유를 택했다. 성공하고나니 밤에 자다가 분유를 타러 가는 일, 물을 끓였다 식혔다, 젖병 소독하는 일 모두가 모유 수유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인 것 같아서 모유 수유가 가장 쉬운 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그러나 실제로는 어렵다.)

유선염에 걸렸을 때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으니 가슴 마사지 업체들의 광고글만 수십 개가 주르륵 올라 왔다. 마사지만 받으면 다 낫는다는 둥, 병원 갈 필요도 없다는 둥 너무 자신만만하게 얘기하고 있어서 오히려 더 의심이 가는 글들이 태반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마사지와 유축이 최고였다. 염증 때문에 유두와 유륜이 엄청나게 붓고 제대로 수유를 하지 못해서 젖이 계속 쌓이기 때문에 가슴은 점점 커져서 수박만 해지고 딱딱해져서 아기가 먹는 것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젖을 빼 내야 되는데 유축기 보다는 당연히 손으로 젖을 짜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살짝 닿아도 너무 아픈 상태일 테니까 스스로는 절대 할 수 없으니 전문 마사지 업체를 찾아야 된다. 통증이 없다고 소문난 곳이면 어디든 괜찮고(진짜 통증이 없었다. 인정은 많았지만 요령은 없었던 유방외과 의사 선생님이 유축 시범을 보일 땐 딱 죽고 싶었는데 말이다.) 쿠폰을 끊을 필요는 전혀 없다. 한 두번만 받으면 되고 심해도 3번만 받으면 된다. 나는 4번을 받았는데 마지막엔 스스로 할 걸 괜히 갔다 싶기도 했었다.



손으로 젖짜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출산 준비물로 유축기를 장만하는 사람들은 참 많고 임신 기간 내내 배 마사지를 하는 사람들도 참 많은데, 가슴 마사지의 방법과 손으로 유축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은 참 드물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배 마사지 보다 가슴 마사지와 유축 방법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한 번 잘 배워두고 요령을 익히면 유축기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쉽게 젖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유선염에 걸렸어도 모유에 피만 섞이지 않았다면 유축해서 아기에게 먹일 수가 있다. 직접 수유를 하는 경우엔 피가 좀 나와도 괜찮다. 항생제를 먹더라도 모유에까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유선염에 걸린 대부분의 엄마들이 유두와 유륜까지 아픈 상태니 손으로 젖을 짜는 방법을 배워야 된다. 병원에서 주는 자료에도 그림으로써 설명을 잘 해두었던데 블로그에 올리고 싶지만 가슴 그림이라 괜히 선정적이라고 오해할까봐 글로 설명을 해야겠다.

만약 왼쪽 젖을 짜려고 한다면, 왼손으로 가슴 아래를 받히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이용해서 젖을 짜면 된다. 이 때 유륜을 눌러야 되고 12시와 6시 방향에 각각 엄지, 검지를 두며 젖을 짤 때 이 두 손가락이 만나야 된다. 만냐야 된다는 말의 의미는, 손가락을 미끄러뜨려 아래에서 만난다는 말이 아니라 12시와 6시 방향을 완전히 눌러서 피부를 사이에 두고 손가락 지문 부분끼리 맞부딪혀야 된다는 뜻이다.

글로 설명을 해도 혼자서는 아무래도 이해하기 힘드니까 가슴 마사지하는 업체에 가서 배워오는 것이 좋겠다. 어차피 처음엔 너무 아파서 도움을 받아야 되니까 말이다. 이것도 연습이 필요한데 처음엔 숙달이 안되서 한 방울 씩 겨우 나오지만 익숙해지면 샤워기에 물 틀어 놓은 것 처럼 착착착 소리를 내면서 여러 가닥으로 젖이 나오니까 시간도 별로 안 걸리고 손쉽게 할 수 있다.

익숙해지면 모유 수유가 가장 쉽다.

유선염으로 한창 고생할 땐 3월만 기다렸었다. 아기가 6개월이 될 때까지만 모유 수유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힘들었던지 딱 6개월만 먹이고 그 이후론 분유만 주리라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100% 모유 수유에 성공하고 나니 이제는 분유 주는 것이 더 힘들것 같아서 계속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 아기도 많이 커서 젖을 잘 먹어 주고 이제는 수유 간격이 좀 벌어져서 7시간 이상 먹이지 않아도 탈이 없다.

무엇보다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두려울 것이 없는 것이다. 나는 분유가 번거로워서 아기가 돌이 지나서 생우유를 먹을 수 있을 때까지는 젖을 먹일 생각이다. 내 블로그에 놀러 오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유선염에 관해 궁금해 하시고, 다른 분들이 유선염 때문에 고생을 덜 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긴 글을 썼다. 부디 울지 않고 모유 수유에 성공하시길 빈다.
반응형
반응형

 

'엄마 젖'은 '수도꼭지'가 아, 니, 다.

나도 아기를 낳기 전에는 틀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처럼 엄마 젖도 그런 줄 알았다. 그저 아기 입에 물리기만 하면 젖이 콸콸 쏟아지는 줄로만 알았다는 말이다. 나와 내 동생도 순전히 모유만 먹고 자랐다기에 엄마를 닮은 나에게 모유 수유가 두려울 리 없었다. 그러나 막상 닥치고 보니 모유 수유는 출산의 과정보다 더 힘든 것이었고 나를 포함한 많은 수의 새내기 엄마들이 모유 수유 때문에 울고 웃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식이 귀해서 그런지 요즘 엄마들은 하나같이 모유 수유에 성공하려고 무척이나 애를 쓴다. 사회적으로도 모유 수유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아기를 낳았든 낳지 않았든 모유가 아기에게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고 그러므로 좋은 엄마라면 응당 모유로써 아기를 길러야 된다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보통 출산을 하고 나면 삼일 후쯤부터 젖이 돌기 시작하는데 이 때 산모들은 첫번째 고통을 맛보게 된다. 젖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마사지로 풀지 않으면 참을 수가 없다. 남편들은 출산의 과정도 잘 이겨낸 아내가 그깟 가슴 통증 때문에 낑낑거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을테지만 가슴을 옥죄어 오는 아픔은 정말 겪어보지 않고선 모르는 것일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뜨거운 물수건으로 아픈 가슴을 마사지 하고 유선을 뚫어(막힌 변기를 뚫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고 확신한다.)젖이 잘 나오도록 한 다음 아기에게 본격적으로 먹이게 되는데, 솔직히 텔레비전에서 보던 '감동'보다는 악 소리나는 '아픔'이 더 큰게 사실이다.

나는 아기에게 한 방울도 아깝다는 초유를 먹일 때 한 손에는 꼭 손수건을 쥐고 있었다. 어찌나 아픈지 손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데 손수건이 흠뻑 젖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모성이란 대단해서 눈물을 찔끔거리면서도 모유를 계속 먹였다. 그것도 세 시간에 한 번씩!! 세 시간에 한 번씩 아기에게 먹이거나 유축을 해야 되는데 깜박 잠이 들어서 그 시간을 넘겨 버리면 야속하게도 가슴은 또 돌덩이가 되고 그것을 풀기 위해 또 눈물 콧물을 다 빼야만 한다.

그래도 모유 수유는 중요하고 꼭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나는 모든 고통을 감내했다. 아기를 먼저 낳은 선배 엄마들을 조언을 들어보면 모유 수유를 몇 개월동안 했냐는 것에 따라 남편과 시댁의 대우가 달라지기에 힘들어도 꾹 참아야 된다고 했다. 분유를 먹인 엄마들은 아기가 조금만 아파도 '모유를 못 먹였으니'라는 핀잔이 평생 따라 붙는다고도 했다. 무,서,운,일,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젖가슴이 돌이 되는 젖몸살을 잘 넘기고 나니 유두 균열이 시작됐다. 균열, 말 그대로 갈라진다는 말이다. 말랑해야 할 유두가 마른 논처럼 쩍쩍 갈라지고 피도 나며 헤진 옷처럼 너덜거리는 증상이다. 운이 좋게도 잘 넘기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또 한번 손수건을 쥐어 짜야만 했다.

균열이 있어도 아기에게 먹어야 되기 때문에 약은 바를 수 없다. 낳을만 하면 또 젖을 주고, 낳을만 하면 또 주니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나는 수유때문에 살짝 우울증도 겪었다. 다행히(?) 한 쪽 가슴에 문제가 극심해지면 다른 쪽이 조금 괜찮고, 또 그 쪽이 심각해지면 다른 쪽이 덜 아프고를 반복해서 여러 번의 고비를 잘 넘겼다. 출산한지 50일을 넘긴 지금 가슴이 너무 심하게 아플 땐 유축을 해서 젖병으로라도 모유를 먹이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나는 젖양이 괜찮은 편이라서 참아내기만 하면 되지만 선천적으로 젖양이 부족한 엄마들도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모유와 분유를 함께 먹이기를 권장하거나 아니면 분유만 먹이도록 해야 된다. 그런데도 모유만을 강조하는 분위기 때문에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엄마들 중에는 너무나도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분들이 있었다. 시댁이며 친정에서 젖이 잘 나오느냐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울상이 돼서는 하소연을 해 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의 모든 엄마는 그들의 아기를 사랑한다. 모유를 먹이지 않는 엄마를 이기적인 엄마라고 단정짓지 말고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땐 분유를 먹이더라도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 봐 줄 필요가 있다. 다른 가족들은 반드시 모유 수유를 해야 된다고 강요하기 보다는 엄마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그저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유두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모유 수유를 했듯 모유를 가장 먹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엄마 자신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아자!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