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저희 부부에게 공통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바로 미적감각인데요,
다솔 아빠는 미술 학원을 꽤 오래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미술 실력이 형편없음을 스스로 고백했고, 저는 따로 학원을 다닌 적은 없으나 학교 미술 시간이 제게는 고문 시간이었답니다. 그림그리기는 물론이고 만들기, 조각하기, 찰흙으로 빚기 등등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괴로웠던 순간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옷을 입을 때 위 아래 어떤 색을 입으면 잘 어울리는지를 잘 알지 못해서, 맘 편한 원피스를 즐겨 입고요, 사진을 자주 찍는 남편은 구도를 잘 맞추지 못해 아쉬워한답니다.




저희는 다솔이가 '미술 잘 하는 아이'이길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
아직 어린 아이를 값비싼 수강료를 지불하고 학원에 보낼 마음은 전혀 없어요. 집 근처에 24개월 이후부터 시작하라는, 창의력을 길러 준다는, 미술 전문학원이 있기에 혹하는 마음이 들어 알아 봤더니, 일주일에 딱 한 번 한 시간 남짓 수업을 하는데 수강료가 (3개월이 기본) 한 달에 12만원이더라고요!!


럴쑤럴쑤 이럴쑤!! 너무 심하게 비싸잖아요!!!
흥! 어차피 학원에 보낼 생각도 없었지만, 집에서 내가 가르칠 수 있겠다 싶어, 인체에 무해한 유아용 물감 놀이 세트를 샀답니다. 물감, 롤러, 붓, 도장이 한 세트인데 뭐... 비교적 가격도 괜찮은 것 같아요.




처음부터 도화지나 전지에 그림그리기를 시키기 보다는, 다솔이는 아직 어리니까 각각의 색감을 익히고, 색깔이 섞였을 때 어떤 색으로 변하고, 물감을 손으로 만지면 어떤 느낌이 들며, 붓으로, 도장으로, 롤러로 물감을 칠해 보았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먼저 알려 주고 싶었어요.




제가 먼저 시범을 보이고 다솔이에게 마음대로 해 보라고 하니,
신이 나서 벽에 색깔을 칠합니다.




도장도 콩콩 찍어 보고, 붓으로 쓱쓱 문질러 보기도 하면서 재밌게 놀고 있어요.
아! 다솔이가 벌거벗고 물감 놀이를 하는 이 곳은 욕실인데요,
인체에 무해한 물감이라니 연약한 아이 피부에 얼마쯤은 묻어도 괜찮을 것 같고요, 난장판을 만들어도 치우기가 쉽도록 욕실에서 놀게끔 했어요. 끝나고 아이도 싹싹 욕실도 싹싹 씻으면 되니까요.




이크! 단 한가지 문제는 다솔이나 너무 깔끔쟁이라는 것!!
다솔 아빠도, 저도 별로 깔끔하지 않는데, 다솔이는 누구에게서 기질을 물려 받았는지 타고 난 깔끔쟁이에요. 그래서 물감이 제 손과 몸에 묻는 것이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닌 듯 싶습니다. 얼른 씻어 달라며 손을 내미는데 조금만 더 하고, 조금만 더 하고 몇 번을 타일렀어요.




이~~~ 엄마, 손이 너무 더러워!! 씻고 싶어!!!
두 번째 물감 놀이를 할 땐 아예 도구 없이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손바닥 찍기 놀이를 했는데,
다솔이에게는 새카만 제 손이 너무 거슬리나봐요.


다른 엄마들은 집 안에 떨어진 과자도 못 먹게 하는데,
저는 흙바닥에 떨어진 것도 후후-- 털어서 먹였는데(좀...심했나요?) 우리 다솔인 어쩜 이리도 깔끔쟁이인지, 밥상 위에 밥풀이 떨어지면 그걸 치우지 않으면 밥을 안 먹는답니다.




알았어, 알았어! 이제 그만 하고 씻자~




씻는 것을 좋아하는 다솔 군!
욕실 벽과 팔레트를 우선 다솔이에게 씻을 권한을 주고,




다솔이가 샤워를 할 때,
벽과 팔레트에 남아 있는 물감 자국을 제가 씻으면 되지요. 샘플로 받아 둔 샴푸가 있어서 욕실 청소하는 세제를 쓰지 않고 스폰지에 샴푸를 묻혀서 쓱쓱 문지르니까 별로 힘들이지 않아도 금세 잘 지워지던데요?



만 36개월이 되기 전에는 아이를 굳이 학원에 보낼 필요가 없어요! 세 돌 전인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은 아이의 특성을 잘 알고, 아이를 가장 잘 이해하며, 가장 많이 사랑해 줄 수 있는 엄마니까요.


아이에게 사회성을 길러 주고 싶어서 일찍 학원에 보내시는 분들도 있지요? 만 36개월까지는 엄마, 아빠와 교감하면서 애착을 기르는 것이 더 필요한 시기라서, 학원에 보내봤자 친구들과는 교감이 잘 되지도 않고요, 그 시기에 또래와 교류하는 것이 그리 중요하지도 않답니다. (제 의견이 아니라, 유아교육 박사님의 말씀이니 믿어도 돼요.)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