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2> 안동 건진국수
아이들 데리고 '박재숙 농가민박'에 다녀왔어요.
몇 주전 <아빠, 어디가? 2>를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제 고향인 안동이 나왔기 때문인데요^^
그 날 방송된 내용은 안동의 3가지 맛을 소개하는 것이었어요.
안동의 달콤한 맛 ;; 딸기
안동의 뜨거운 맛 ;; 건진국수
안동의 매운 맛 ;; 선지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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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서 20여 년을 살았고,
결혼한 후에도 툭하면 안동에 내려가는 저는 건진국수도 선지국밥도 못 먹어 봤지만^^
딸기 따기 체험과 건진국수 만들기 체험은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최고일 것 같았어요.
그 방송을 본 바로 다음 날 안동에 내려 갈 계획이었기에 딱 맞아 떨어졌죠.
안동에 내려가면 <아빠, 어디가? 2>에 나왔던 안동의 세 가지 맛을 다 체험하고 돌아 오리라 다짐을 했답니다.
그리하여 첫 번째로 들른 곳은
안동의 뜨거운 맛을 보여 주었던 건진국수와 손두부로 유명하다는(정작 안동사람들은 잘 모른다는 게 함정 ^^)
박재숙 농가 민박에 찾아 갔어요.
저희는 평일에 안동을 방문했고 늦잠자고 일어나 아침을 늦게 먹었기에
점심도 살짝 늦었던 오후 2시 30분 정도에 박재숙 농가 민박에 도착했어요.
박재숙 농가 민박에는 딱 봐도 여행객으로 보이는 여성 한 분이 식사를 하고 있었어요.
박재숙 농가 민박은 친정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
차 타는 동안 잠들었던 다인이가 비몽사몽 일어났습니다.
박재숙 농가 민박 뒤로 부용대, 옥연정사, 화천서원 등의 볼 거리가 있어서
식사를 하고 한바퀴 둘러 보기 좋아요.
특히 부용대는 하회마을이 한 눈에 보여서 경치가 정말 멋진 곳!! 강추!!!
진짜 허허벌판에 가정집을 그대로 식당으로 혹은 민박집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그냥 시골집에 밥 먹으러 가는 기분이 들어요.
부엌도 살짝 정리가 덜 돼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사람 사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될듯~
밑반찬이 먼저 나왔는데,
감자조림, 김치, 시금치와 손두부를 찍어 먹을 간장이 전부인 소박한 반찬들...
할머니께서 국수를 만들어 주시는 모습을 살짝 봤는데,
식당이라는 느낌 전혀 안 들죠?
그냥 할머니 집에 가서 밥 먹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건진국수는 국수를 따로 삶아 건져 놓은 데에
육수(육수가 일품)를 부어 먹는데에서 이름이 유래 되었어요.
예전에는 은어로 육수를 끓여 냈는데
요즘에는 은어값이 너무 비싸서 멸치 등 다른 재료를 사용하신다고 해요.
조미료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아서 담백한 맛이 건진국수의 매력이에요.
손두부가 먼저 나왔는데,
즉석에서 만들어 낸 고소하고 뜨끈뜨근한 손두부를 기대했는데 살짝 실망이었어요.
손으로 만든 두부는 맞지만 금방 만들어 낸 것은 아니었던 듯....
그래도 맛이 없는 건 아니어서 간장 찍어 냠냠냠 먹었습니다.
조미료가 들어 가 있지 않아서 완전 맹탕이면 어쩌지 걱정을 했었는데,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한 것이 먹을 수록 맛있는....
자꾸자꾸 먹고 싶어지는 그런 맛?
국물이 정말 맛있었고요~ (조미료가 안 들어갔으니 자극적인 맛있는 맛은 아니지만^^)
건진국수의 면발은 콩가루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쫄깃한 것이
다른 국수랑은 달랐어요.
두부를 먼저 아이들 입에 하나씩 쏙쏙 넣어 줬는데
간장 없는 맨두부인데도 잘 먹었고,
특히 놀라웠던 건,
아이들이 국수를 정말 정말 잘 먹었다는 것!!!!
입이 짧고
잘 안 먹는 아이들인데 박재숙 농가민박의 건진국수는 참 잘 먹더라고요~
조미료 안 들어간 건강한 음식이란 걸 아이들이 먼저 아는지...
참 신통방통했답니다.
다솔이는 그래도 먹여 줘야 했고 ㅜㅜㅜ
다인이는 다소곳이 앉아서 스스로 국수를 먹습니다^^
혼자서 어찌나 잘 먹는지 !!!
아이들이 잘 먹는 모습에 기뻐하며
저랑 남편도 국수를 먹기 시작...먹을 수록 맛있는...
이 날, 엄마도 함께 가셔서
엄마, 저, 남편, 아이들 둘이서 국수 두 그릇과 손두부 하나를 먹었는데,
남편의 국수 먹는 속도는 거의 LTE급이네요~
다인이가 특히 좋아했는데,
친정 엄마께 국수 맛있냐고 여쭤 봤더니,
시크하신 우리 엄마^^ 원래부터 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만 무한반복^^
박재숙 농가민박의 국수 가격은 한 그릇에 7,000원
손두부는 한 접시에 5,000원인데,
엄마의 생각에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느껴졌었나봐요.
남편은 직접 손으로 밀어서 만든 국수니 이 정도는 받아야 된다고 하고
엄마께서는 다른 손국수 집에 가 보니 5,000원 정도만 받으면 충분하다시고 ^^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그냥 그랬던 칼국수를 6,500원에 먹었으니
박재숙 농가민박의 국수 가격이 7,0000원인게 일리가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에요~
<아빠, 어디가? 2>를 보고 왔던터라
박재숙 농가민박에 가면 할머니께서 국수 반죽하고 홍두깨로 미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줄 알았었는데,
미리 만들어 두신 국수가 있어서 저희가 갔을 땐 안 하신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같이 가셨던 엄마의 특급 친화력으로 ^^
특별히 할머니께서 국수 미는 모습을 보여 주셨어요~ 역시 엄마 최고!!!!
국수 만들기 체험까지 한다면 국수 가격이 정말 저렴하게 느껴질테고 맛은 더 좋게 느껴질테고 ^^
그냥 국수만 먹게 된다면 어쩌면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다인이는 거의 끝까지 혼자서 먹다가 마지막에 떠 먹기가 힘들어졌을 때
제가 도와 줘서 제 몫의 한 그릇 다 먹었고
처음부터 먹여 주었던 다솔이도 한 그릇 잘 먹었어요~
손두부 두 조각만 남기고 모조리 싹쓸이 한 박재숙 농가 민박의 건진국수와 손두부.
안동으로 여행을 간다면 한 번쯤 들러 봄직한 건강한 국수맛이에요.
그러나 너무 기대는 하지 말길...국수는 국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