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땐 내가 먹고, 다솔이를 돌보며, 같이 간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일을 동시에 해야 돼서 너무 힘들다. 뿐만 아니라 다솔이가 귀엽다고 여기저기에서 손들이 나타나 다솔이의 볼이며 머리를 쓰다듬는 일이 많아졌기에 낯선 손을 조심하는 일도 새로이 추가된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아기가 귀엽다는 의미로 손을 내밀고, 쓰다듬는 것인데 그런 사람들을 무작정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나마 어른들은 스스로 조심을 해 주는 편이서 신경이 덜 쓰이는데, 감기에 걸린 것이 분명해 보이는 아이들이나 손이며 옷에 사탕과 초콜릿을 잔뜩 묻힌 아이들이 다가올 땐 나도 모르게 바짝 긴장을 하게 된다.
같이 식사를 했던 선배 엄마들에게 이런 내 속마음을 털어 놓았더니 엄마라면 누구나 당연히 할 수 있는 생각이라며 나를 토닥여 주었다. 내 마음을 솔직히 말하면 내 아이만 챙기는 이기적인 엄마로 비춰 질까봐 걱정했는데, 그녀들은 모든 엄마의 고민이라며 자신들의 이야기도 덧붙여 줬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들이 바로 '무슨 무슨 질병을 옮아 오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선배 엄마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이,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가 동요도 배워 오고 어휘 실력도 좋아지는 등 하루하루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감기를 달고 사는 것이 걱정이라는 이야기였다. 어린이집에 보내기 전에 반드시 해야 되는 것 하나가 예방접종일 정도로 '아이'들이 가장 무서운(??) 존재란다.
이때다! 싶어 나는 얼마 전에 찾아봤던 콤보백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콤보백신인 테트락심은 이미 유럽이나 미주에서는 10년 이상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배 엄마들도 아직 잘 모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했고 참 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기들은 매 2, 4, 6개월에 DTaP와 IPV를 맞는데 한 번에 두 대의 주사를 맞기 때문에 맞는 아기들도 괴롭고 그 장면을 보는 엄마들도 힘들다. 뾰족하고 길다란 주사가 아기의 허벅지에 푹 들어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플 것 같기 때문에, 나는 예방접종을 맞힐 때마다 차라리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려 버렸었다. 그런데 한 대만 맞아도 힘든 주사를 두 대씩 맞는 것이 아기들에게는 얼마나 스트레스요 공포겠는가? 기초에 추가접종까지 해서 하루에 주사 4대를 맞혔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그래서 개발된 약이 테트락심이다. 1998년에 출시 되어 세계 80개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개별 접종과 같거나 그 이상의 효과를 내며, 값은 두 대를 맞을 때보다 조금 더 비싸다고 한다.(병원마다 차이가 있기에 정확한 금액을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선배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이 콤보백신이 각각의 백신을 섞어서 만든 것인데, 섞어도 괜찮냐는 것이었다. 내가 알아 본 바로는 각각의 백신이 서로 다른 면역세포를 자극하므로 상호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꺼번에 맞아도 큰 영향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내 생각으로도 원래 두 대를 동시에 맞는 주사였으니 그걸 섞어서 맞는다고 해도 큰 해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37.8도 이상의 발열과 인후통,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와 3개월 이내에 수혈을 받았을 때에는 예방접종을 피해야 한단다.(미열은 괜찮다.) 또한 과거에 알레르기 반응이나 과민 반응을 일으켰던 백신일 경우에도 접종을 피해야 하며 소아청소년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다.
우리 아이의 건강을 위해,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맞추는 것이 예방 접종인데 주사를 맞힐 때마다 아기의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아기가 겁에 질려 운다면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더 아플까? 아기의 건강은 지키면서도 아기의 고통은 줄여주기 때문에, 이미 콤보백신에 대해 알고 있는 엄마들이 콤보, 콤보하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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