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09. 9. 13.

다솔이는 하루 종일 잠만 잔다.
모자동실로 같이 있었는데 깨어 있는 모습을 별로 보지 못했다.
콜콜콜 계속 잠만 잔다.
우리 다솔이는 앞짱구, 뒷짱구라서 똑바로 눕지 못하고
늘 머리를 옆으로 돌려서 누워 있다.
목이 아플까 염려돼 가끔씩 방향을 바꾸어 주는데
쌔근쌔근 잘도 잔다.
반응형
반응형

늘 마음 한 구석이 찜찜했던, 그래서 늘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던 다솔이의 옷장을 드디어 오늘 깔끔하게 정리했다. 벌써 아기 옷장을? 하시는 분들은 아직 자녀가 없으시거나 아님 아빠이거나...... . 다솔이의 이름이 '별이'일 때 이미 장만해 둔 이 옷장의 이름도 '별이'다. 손잡이가 별 모양으로 된 이 옷장은 내가 임신 9개월에 접어 들었을 때 태명과 제품명이 같아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들여 놓았다. 미리 준비 해 둔 출산 용품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두었는데 참 잘 쓰고 있다.

아직은 외출 할 일이 별로 없어서 내의에다가 두툼한 우주복 하나 입혀서 나가지만 다솔이의 옷장 속에는 귀엽고 앙증맞은 옷들이 꽤 있다. 예뻐서 하나 싸서 둘 사 모은, 아직 한 번도 입지 못한 옷들이 따뜻한 봄날이 와 다솔이가 쑥쑥 커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모두 큰 치수로 사 두었다.)

신체치수 80인 다솔이에게 90짜리 옷들이 잘 맞을 리 없어 아직 개시도 못했지만 하나같이 정말 마음에 드는데, 그 옷을 걸고 있는 옷걸이가 내내 못마땅했던 것이다. 어른들 옷을 거는 옷걸이로 아기 옷을 거니까 크기가 맞지 않아서 옷들이 모두 양팔을 벌려 허수아비 놀이를 하고 있다. 때문에 옷장 문도 잘 닫히지 않고 더불어 옷장이 어수선하고 지저분해 보이기까지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다 아기 옷걸이를 사게 돼 다솔이 옷장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소품을 사러 갔다가 발견한 것인데 다섯 개 들이 한 묶음의 가격은 7,500원. 생각보다 사악한(?) 가격 때문에 고민을 좀 했지만 스웨이드로 된 소재도 고급스럽고 한 번 사서 오래 쓸 요랑으로 눈 딱 감고 두 묶음을 사 왔다. 어른용 옷걸이 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튼튼해 보인다.


아기 옷에서부터 아동 옷까지 오랫동안 쓸 수 있을 것 같다. 아기용 옷걸이만 사진으로 찍어 놓으니까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워 어른용 옷걸이와 비교해서 사진을 찍어 봤다. 같이 두고 보니 크기 차이가 현격해 어느 정도로 작은 지 알수 있겠다.


어른용 옷걸이에 걸어 두었을 땐 허수아비가 팔을 벌리고 서 있는 것 처럼 보이던 옷[니트 소재의 아기(혹은 유아)옷을 이렇게 걸어 두다간 옷감이 다 상해 버릴 수도 있겠다.]이 아기용 옷걸이를 만나니 편안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기용 옷걸이로 바꿔 주었을 뿐인데 옷장이 참 가지런해졌다. 깔끔하게 바뀐 다솔이의 옷장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의와 실내복은 오른쪽 수납장에 넣어 두었는데, 얼른 날씨가 좋아져서 다솔이를 데리고 같이 나들이 가고 싶다. 내의 하나에 점퍼 하나 입히고 말이다.  


반응형
반응형


늘 책에서 배운대로 행동하는 착한(?) 다솔이 엄마는 모유를 먹이는 아기들은 6개월 때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소리에 주윗 사람들의 걱정어린 말들을 억지로 견디면서 6개월을 꿋꿋하게 버텼다. 누구는 보니까 3개월 되자마자 이유식 시작하던데? 아기 덩치가 그렇게 큰데 어떻게 젖만 먹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겠어? 이유식 얼른 시작해야 되지 않나? 주윗 사람들이 이유식, 이유식 할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지만 임신 기간 동안 다니던 예비 엄마 교실 선생님도 그러셨고 책도 그랬기에 오직 6개월, 180일이 되기까지만 기다리고 기다렸다.

다솔이는 어느 덧 성장해서 어른들이 식사하는 것을 보면 쩝쩝 입맛도 다시고 내가 무엇을 먹을 때 마다 뚫어지게 혹은 민망하게 쳐다보는 등 음식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한 번은 사과를 먹고 있는데 포크가 움직이는 대로 고개를 돌리면서 침을 질질질 흘리는 것을 보곤 너무나 주고 싶어서 맛만 좀 보라며 혀끝에 사과를 살짝 대 줬는데, 다솔이가 무서운 속도로 사과를 빠는 것이 아닌가.

처음 맛 본 사과의 맛과 달콤한 향에 홀린 듯 '에에' 소리까지 내 가며 사과를 빠는데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먹을 수 있는 월령이기도 해서 그냥 줘 버릴까 잠시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배, 운, 여, 자'가 아닌가? 이유식은 6개월부터(모유 먹는 아기, 알러지 있는 아기), 순서는 쌀(곡식)-채소-과일, 단 맛이 나는 맛있는 것은 나중에, 육류에 신경쓸 것! 이렇게 달달달 외우고 있는데 어찌 알면서 그것을 어기겠나.


이제 다솔이도 이유식을 시작할 때가 돼서 쌀죽부터 끓여서 먹였고 며칠 지난 후 양배추도 같이 갈아 넣어서 먹이고 있다. 일찍 시작하는 아기들은 불린 쌀을 갈아서 10배 죽을 끓이는데 다솔이는 8배로 시작을 했다. 7개월부터는 덩어리가 있는 것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진도를 맞추기 위해서다.

보통 손가락이나 아기 숟가락을 입에 대 봐서 혀로 밀어내지 않으면 이유식을 시작할 때가 된 것이라고 하던데 나는 미리 다솔이와 숟가락으로 먹는 연습을 좀 해 두었다. 6개월을 고집하면서 남들보다 천천히 시작했는데 정작 때가 됐을 때 다솔이가 숟가락으로 음식 먹는 것에 익숙치 않아서 이유식을 못 먹게 되면 낭패가 아닌가. 그래서 5개월 중반이 넘어갔을 때 유축한 젖을 컵에 담아서 작은 숟가락으로 떠서 먹이면서 연습을 시켰다.

역시나 처음에는 주는 족족 흘려버리기 일쑤더니 두 번만 하니까 꼴깍꼴깍 곧잘 받아 먹었다. 경험한 기억이 있어서인지 이유식을 주는 첫 날부터 냠냠냠 참 달고 맛있게 잘 받아 먹는 다솔이. 보통의 아기들이 처음에 이유식을 먹을 땐 흘리는 것 반, 먹는 것 반이라던데 젖으로 연습을 해 봤기에 다솔이는 흘리는 것이 거의 없다.

이유식을 시작한 첫날엔 한 번만, 그 다음날 부터 하루에 두 번씩 먹이고 있는데 쌀의 양은 어른 밥 숟가락으로 반 숟가락(하루에 먹는 양)부터 시작해서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한 숟가락씩 먹는다. 물론 이유식 후에는 바로 또 젖을 물려야 한다. 아직은 모유가 주식이고 이유식은 간식이기 때문이다.(하루에 분유나 모유를 최소 600cc는 먹어야 된다.) 

간도 하지 않은 쌀과 야채를 갈아서 만든 죽이 뭐가 맛있을까 싶기도 한데, 다솔이는 새로 먹는 음식이 너무나 맛있다는 듯 숟가락만 들면 자동으로 입을 쩍쩍 벌리면서 냠냠 쩝쩝 너무나 맛있게 먹어 준다. 이유식 만드는 것 때문에 하루는 더 바빠졌지만 그만큼 보람은 더 늘어났다.



오늘따라 유독 얼굴에 많이 뭍히고 먹는 다솔이 귀엽게 봐 주세요.




 

반응형
반응형
자고 일어 나서부터 그르렁 그르렁 콧소리가 심상치 않더니 역시나 감기에 걸려 버린 다솔이. 3월이 되어 이제 다솔이는 태어난지 6개월에 접어드는데, 그동안에는 엄마에게서 받은 면역 성분 때문에 어떠한 바이러스에도 끄떡없이 이길 수 있었으나 이제는 스스로 면역력을 길러야 될 때가 된 것이다. 엄마에게서 두 번째로 독립을 하게 되는 순간이다. 

첫 번째는 엄마의 탯줄에서 독립하여 그저 영양분을 받아 먹기만 하다가(생각해보니 그저 받아 먹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자기에게 꼭 필요한 성분으로만 내 몸에서 쏙쏙 빼 갔으니까 말이다. 내가 무엇을 먹든 마시든 상관없이, 태아였던 다솔이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등을 필요에 따라 슬쩍슬쩍 가져갔다. 지방을 더 많이 가져갔으면 좋았을 것을...... . ) 자기 스스로 입을 오물거리면서 젖을 빨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면역력 독립이 두 번째이다.

육아 책에서 본 그대로였다. 안 그래도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잔병치레가 많아질 것이라고 하길래 마음을 준비 하고 있었는데 다솔이가 처음으로 감기를 경험하고 아파했다. 콧소리가 심했지만 첫날에는 콧물은 나지 않았고 열과 기침이 조금 있었고 둘째날부터 콧물이 나왔다.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자신의 증상에 대해 요목조목 설명을 할 텐데 다솔이는 그저 칭얼거릴 수밖에는 없었다. 평소보다 더 많이 잠을 재우고 평소보다 덜 먹으려고 하는 다솔이를 더 오래 안아주었다. 아픔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다솔이는 코를 훌쩍거리다가도 내가 재미있는 소리를 들려주거나 희안한 얼굴 표정을 보여주면 금세 헤헤거리면서 좋아했다. 언제쯤이면 아프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지.

손톱으로 자기 얼굴에 자주 생채기를 내는 것을 보면 아직 아프다는 게 어떤 것인지 뚜렷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 확실하다. 피가 날 정도로 깊은 상처를 내고 그 상처가 다 아물면 또다른 상처를 만들어 내니까 말이다. 감기 증상을 보인지 삼일이 되니까 기침은 완전히 사라졌고 콧물도 거의 없어졌다. 체온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아직은 조심해야 되기 때문에 되도록 외출은 삼가고 주의해서 다솔이를 관찰하고 있다.

커 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엄마에게서 독립을 하고 있는 다솔이, 다음 번 독립은 어떤 것일까?


반응형
반응형


다른 방에 있던 남편을 부르던 내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틀림없는 '환호'였다. 다급하게 도움을 청하는 것 같으면서도 불만이나 불안함 보다는 기쁨과 즐거움이 더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이미 여러 번을 반복했던 일이기에 다솔 아빠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대강 눈치를 챈 듯 서둘러 나에게로 달려왔다. 역시나 웃는 얼굴이었다. 이제부터는 분업이다. 아랫도리를 벗겨내고 나서도 심하게 버둥거리는 다리를 잡는 것은 남편의 몫, 나는 기저귀를 벗겨 낸 다솔이의 은밀한 부위를 세심하게 닦아 내는 일을 하면 된다.

욕조에 물을 받아서 엉덩이를 깨끗하게 씻기고 뽀송뽀송하게 말려주면 끝.

모유를 먹어서 며칠에 한 번씩 '응가'를 누는 다솔이는(모유는 분유보다 흡수력이 좋기 때문에 그렇단다.) 가끔 큰 일을 보는 대신 그 양이 어마어마한데 나는 그것을 치우는 일이 더럽기는 커녕 무진장 재미있다. 기저귀가 흘러 넘칠 듯이 꾸역꾸역(?) 나오는 그것을 볼 때면 혼자 보기가 너무나 아까워서 꼭 남편을 부르곤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아기들은 소화기관이 짧기 때문에 변의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 젖이 짧은 소화 기관을 빨리 통과하게 되면 소화액 때문에 녹변을 보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황금색변을 보여주는 다솔이가 어찌나 기특하고 내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임신 중이었을 때 시어머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어머님은 할머님과 함께 아기(현재 나의 남편)를 돌봤는데, 가장 속상했던 것이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이셨단다. 다솔이 아빠는 어머님께도 첫 아이였지만(처음이자 마지막) 할머님께도 첫 손자였기 때문에 무척 큰 사랑을 받으며 자랐는데, 그래서인지 기저귀를 갈 때가 되면 어머님이 손을 댈 겨를도 없이 할머님께서 쓱싹 해치워버리셨단다.

시어머님은 아들의 기저귀를 당신 손으로 갈아 본 적이 없어서 그게 너무 서운하셨다고. 나는 말씀을 드리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처럼 종이 기저귀가 흔한 시기도 아니었기에 천 기저귀로 작은 일 큰 일을 다 받아내야 했을텐데 누군가 냄새나고 수고로운 일을 대신 해 주면 고맙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어느 날 어머님은 할머님 몰래 아기 곁에서 기저귀를 지키고 앉아 계시다가 기저귀 갈 때가 되자 얼른 그걸 가지고 화장실로 가셔서 문까지 잠그시곤 감격하며 빨래를 하셨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야 그 말씀이 이해가 되는 것이, 내가 낳은 아이여서 그런지 내 젖을 먹고 눈 '그것'이어서 그런지 기저귀를 갈 때 전혀 냄새가 나지도 않고 더럽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오죽하면 수시로 다솔이의 아랫도리를 킁킁거릴까. 다솔이는 용변을 보고도 보채지 않고 잘 노는 까닭에 냄새를 맡아 봐야 된다. 요즘엔 뒤집기가 숙달이 돼서 툭하면 엎드려서 노는데 응가를 하고 나서도 엎드리는 경우가 참 많다. 그럴 땐 '오 마이 갓'을 저절로 외치게 되지만 그 모습마저 정말 귀엽다.  

친정 엄마는 맨손으로 응가를 거침없이 만진다며, 나 더러 '엄마'가 다 됐다고 하셨는데 나에게 기저귀 갈기란 엄청나게 즐거운 놀이의 하나일 뿐이다.



반응형
반응형

대대적인 윷놀이 경기를 열기로 한 설날 저녁이다. 식구가 너무 많은지라 떡국은 가족별로 집에서 먹고 윷놀이 시합은 우리집에서 차로 10여 분 떨어져 있는 외갓집에서 하기로 했다. 외갓집에 들어서니 미리 모여있는 며느리들에 사위들까지 이미 북새통이었는데 한쪽 방에서는 꼬마 녀석들이 벌을 서는 중이었다. 야단을 맞은 모양인지 우리 가족들이 들어서는 대도 뾰루퉁해 있었다.

무슨 잘못을 했길래 설날 저녁부터 저러고 있을까 궁금해하다가 이내 답을 찾고는 푸시식 웃음부터 터뜨렸다. 안방의 한 쪽 벽면에 전에 없던 추상화가 한 가득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찌나 열심히 낙서를 했는지 빈틈이 별로 없었다. 색색깔로 그려져 있는 사람 얼굴, 동물 얼굴과 한글을 모방해서 만든 듯 한 요상한 글씨들까지...... . 새로 벽지를 바르지 않고선 절대 원상태로 돌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우리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벌도 사면을 받았는데 녀석들은 벌써 기력을 되찾았는지 헤헤거리면서 또 이 방 저 방을 우르르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아마도 벌을 받을 땐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야 빨리 용서 받는 다는 것을 알고 눈치껏 연기를 한 모양이다. 영리한 것들!


어른들의 말씀을 들으니 잠시 과일을 드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시는 동안 고만고만한 아이들 셋이서(나이는 5살 안밖이다.) 벽지를 도화지 삼아 그림 그리기 삼매경에 빠져 버렸단다. 도배한지 얼마되지 않는 데다가 그림을 그린 도구가 사촌 언니의 샤넬 립스틱을 포함한 값비싼 화장 도구들이라 가중죄가 적용됐다.

자연스레 화제는 '아이들이 자랄 수록 집안이 황폐해진다'는 것으로 옮겨갔고 다솔이(5개월)가 자라 보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금방 깨닫게 될 것이라고 잔뜩 겁을 주었다. 4살, 5살 연년생 형제를 키우는 사촌 언니가 가장 큰 한숨을 쉬었고, 말괄량이 딸아이를 둔 덕에 아들 둔 엄마 못지 않은 수고를 하고 있다는 사촌 오빠도 거들었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가전 제품이며 살림 살이가 남아나질 않는데 그런 것들이야 고장나면 다시 살 수 있지만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아이들의 안전이란다.

그래서 서랍들의 손잡이는 모조리 빼고 가스레인지 손잡이도 빼고 냉장고 문처럼 여닫이는 다 묶어 놓아야 한단다.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다른 것은 몰라도 아이들이 벽에다 낙서를 하는 것 정도는 눈감아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릴 땐 자꾸만 벽에다 낙서를 하고 싶어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면 아이들의 창의성이 개발될 것 같기도 해서다.

나는 다솔이의 방을 꾸밀 때 아예 낙서를 할 수 있게끔 만드려고 한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다솔이의 방은 이렇다. 신랑의 이야기를 들으니 남자 아이들은 요새 만들기를 좋아하과 구석지고 약간 어두운 곳에서 놀기를 즐긴다니까 침대 아래에서 놀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천장은 구름이 떠 있는 하늘 모양으로 도배를 해 주고 싶다. 그리고 벽면엔 낙서가 지겨워질 때까지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큰 종이를 붙여주고 싶다. 대신 꼭 크레파스로만 그리기로 약속을 하고 말이다.

지금 내가 가장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이들 방의 벽지인데 예전 내 방은 그냥 모든 면을 똑같은 벽지로 발랐었다. 그런데 다솔이 방에는 가능하면 구간을 나누어서 다른 벽지를 발라주고 싶다. 예를 들어 어떤 한 면엔 귀여운 인형들이 가득한 벽지를 또 다른 면엔 숲이 울창한 벽지를 또 한 면엔 파도가 넘실거리는 벽지를 말이다. 물론 아랫 쪽에는 낙서를 할 수 있도록 큰 종이를 붙여야되겠지. 아이 방을 생각하다가 내 상상력과 창의성까지 저절로 길러지게 될 것 같다.



 

반응형
반응형

뉴스 추적에서 산후우울증을 다룬 '아가야 미안해' 편이 방송되자, 고만고만한 아기들을 키우는 내 또래 엄마들 사이에서 새삼스럽게 산후우울증이 화제로 떠올랐다. 방송에서는 겉보기에 특별한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던 한 여성이 3개월 된 아기를 강물에 던지고 뒤이어 자신도 몸을 던진 무서운 사례가 나왔다. 산후우울증을 아주 심각하게 앓는 산모들의 30%가 아기를 해치고 70%가 자신을 해친단다. 심하면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는 것이 산후우울증이니 별 것 아니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너무 무,섭,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저 의사 선생님의 지긋한 눈매를 몇 초간 바라봤을 뿐이다. 그런데도 나는 나 조차도 영문을 모르는 울음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토해내기 시작했다. 다른 산모들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랄 것도 없었다. 그 자리에 있던 막 출산한 산모 열 명은 무엇이 그리도 서러웠는지 한나같이 어깨를 들썩이고 입술을 씰룩이면서 한참을 울었다. 마지막 울음까지 실컷 쏟아내고 나자 이번엔 웃음이 났는데 웃음이 번지는 속도는 울음보다 더 빨랐지만 이번에는 모두들 그 이유를 알았다. 영문 모를 눈물에 대한 민망함이 만들어 낸 웃음이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있던 산후조리원 프로그램 중에는 산후우울증에 관련 된 것이 꽤 있었다. 출산 후 누구나 겪는 산후우울증에 대한 정보를 주고 미술치료를 2번 받게 해 주는데, 마침 조리원에 와 있던 남편에게 손을 흔들며 방을 나설 때만 해도 몰랐다. 그저 이미 지불한 산후조리 비용에 포함돼 있는 것이어서 '본전' 생각에 간 것이었지 손톱만큼도 우울하다는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울감은 호르몬과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출산직전과 직후 거의 모든 산모들은 우울감을 경험한다. 그저 알아채지 못할 뿐. 첫 아이를 출산하는 엄마일 수록 더 심한데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10개월 동안의 임신 기간을 거치고 무시무시한 산통을 이겨내고 출산을 했으니(나처럼 제왕절개를 했을지라도) 얼마나 엄청난 경험을 한 것인가.

출산 후 갑자기 배가 허전해지고 통증은 계속되며 그러나 체중은 별로 빠지지도 않고 오히려 얼굴은 더 부으며 갓난 아기의 울음에 덜컥 겁이 나는데도 젖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아기를 어떻게 안고 달래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병원을 퇴원해야 된다. 모든 일들이 한꺼번에 시작되는데 어떻게 마음에 평온이 있을 수가 있겠는가.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이다.

나도 그랬다. 나는 우리 다솔이를 작게 낳았다. 2.84kg으로 태어난 다솔이는 왠일인지 먹는 것에 관심이 없어서 언제나 콜콜 잠만 잤다. 작은 입을 억지로 벌려서 젖을 물려도 골아 떨어지기만 할 뿐 좀처럼 먹지를 않았다. 당연히 적었던 몸무게는 더 빠지고 수분이 빠져나가서 자연스레 몸무게가 더 줄어드니 2.5kg이 간당간당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황달까지 오고 힘이 없는 다솔이는 더욱 젖을 빨지 못했다. 그럴 수록 내가 받는 스트레스의 양이 더 늘었났던 모양이다. 아기의 몸무게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시절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술 치료를 받던 첫 날 '모자상'을 그려 보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난 별 생각 없이 쓱쓱 도화지를 채워나갔는데 다 그려 놓고 보니, 상의를 벗은 채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나와 다솔이였다. 그 무렵 나는 유두가 찢어지고 헐어서 옷을 입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고 그럼에도 아기의 몸무게를 생각하느라 내 상처를 돌볼 겨를이 없었다. 그림을 그릴 때만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아무말 없이 후두둑 눈물만 흘리게 된 것이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산후우울감은 누구나 다 경험하는 증상이다. 출산 후 2주 동안에 나타나는데 예민해지고 눈물이 많아지며 불안, 초조, 수면 및 식욕 장애를 겪는다. 정신적으로 고통이 심하지만 특별히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아기를 돌보는 데에 익숙해지고 푹 쉬고 잘먹으면 점차로 우울한 마음이 사라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 25% 정도는 우울한 정도가 극심해질 수도 있어서 문제다.

가족들은 산모를 보듬어주고 배려해야 된다. 육아를 산후조리도 끝나지 않은 엄마 혼자에게만 맡기지 말고 되도록 산모를 푹 쉬게 해 주어야 되는데 산모 자신도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출산 후 몇 주가 지났는데도 우울감이 지속되거나 더 심해지는 경우 혼자서 끙끙 맘 졸이지 말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84kg으로 태어난 다솔이의 몸무게가 어느새 8.2kg이 됐다. 엄마를 알아보고 빙긋 웃어주며 반갑다고 손과 발을 버둥거리는 다솔이를 보며 우울감을 떨쳐버린지도 오래 됐다. 그래도 나는 낯선 의사 선생님 앞에서 주룩주룩 눈물을 쏟아내던 지난 날의 내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반응형
반응형
엄마의 마음은 원래 다 이런건지, 이제 겨우 4개월 된 다솔이에 대한 상상이 끝이 없다. 드라마 '공부의 신'을 보면서 수험생이 된 다솔이를 생각하고, 휴가 나온 군인을 생각하며 군입대 하는 다솔이를 생각하고, 텔레비전에 나온 아역 배우들을 보면서 그 맘 때의 다솔이를 또 한번 생각하게 된다.

출산 전만해도 나는 내가 절대 유난스러운 엄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나 스스로 다짐까지 했다. 아무리 내 자식이 귀해도 너무 호들갑 떨며 기르지 않겠노라고. 금방금방 커 버리는 아이에게 절대로 비싼 옷을 사 주지 않을 것이며, 사 달라고 떼를 써도 필요한 것이 아니면 장난감도 함부로 사주지 않겠노라고 말이다.

그런데 다솔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미리 구입해 둔 다솔이 옷 장에는 내년 봄에나 입을까 말까 한 옷들이 대여섯 벌 쯤 걸려 있고, 찬거리를 사러 간 마트에서 정작 내가 넋 놓고 보는 것은 로보트와 기차놀이 장난감이다. 막상 다솔이를 기르다보니 이것 저것 자꾸만 해 주고 싶어진다. 그래도 선언한 것이 있어서, 어른 옷 보다 더 비싼 아기옷 브랜드 매장에는 가지 않지만 대박 세일을 하는 인터넷 매장에서는 클릭질을 멈출 수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는 내가 와이프로그 3기로 활동하고 있는 한샘의 홈페이지를 둘러 보다가 알록달록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들 가구를 보게 됐다. 우리집에는 여윳방도 없고 다솔이에게 아이만의 방을 만들어 주기엔 아직 이르지만 가구들이 어찌나 앙증맞고 예쁜지 하나하나 다 둘러봤다. 자녀의 나이에 따라 깜찍한 것에서부터 고상한 것까지 다양하게 구비돼 있었는데 역시 나는 갓난쟁이 엄마답게 귀여운 것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때부터 내 방을 가졌는데 우리 어렸을 때만 해도 아이들 방이라고 그렇게 예쁘게 꾸며놓고 살지는 않았었다.(우리집만 그랬나?) 그러나 요즘은 어떤 시대인가 밥 한 끼를 먹어도 모양, 맛, 영양 등을 꼼꼼하게 따지는 엄마들이 참 많다. 그렇듯 아이가 자고, 놀며 생활하는 공간인 아이방을 꾸며 줄 때도 그냥 아무것이나 사지는 않는다. 특히나 가구는 한 번 구입하면 오랜 시간동안 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따져 볼 것이 참 많다.

그런면에서 한샘 가구는 무척 잘 나온 것 같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양이 예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색깔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아이들 물건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왜 딸아이의 물건들이 더 예쁜지, 다솔이 동생으로는 꼭 딸을 낳아야겠다는 사명감을 심어주었다!(헉! 벌써 둘째 생각을?) 가구도 딸아이 것으로 나온것이 분명한 파스텔 분홍색이 더 마음에 들었다. 보기만 해도 열고 싶어지는 하트 모양 손잡이는 아이의 감성을 자극해서 놀이와 학습의 재미를 더해 줄 것만 같고, 모서리를 둥근 곡선으로 처리 해 주어서 한샘 가구는 아이의 안전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모서리 부분을 다른 색으로 처리해서 더 감각적으로 보이게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마음에 드는 것은 넉넉한 수납장인데, 큰 장난감도 너끈히 들어갈 수 있도록 크기가 커서 참 실용적일 것 같다. 크면서도 쉽게 열고 닫을 수 있어서 아이들 스스로 가지고 놀더 장남감이나 옷 등을 정리할 수 있다. 또한 토끼 모양으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의자는 아랫 부분에 수납 공간이 있어서 자질구레한 아이 물건들을 깔끔하게 넣어둘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이 가구의 이름은 애니 ANY인데 가볍고 질 좋은 플라스틱 소재에 어린이가 혼자서도 움직일 수 있는 규격으로 만들어져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동시키며 놀 수 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은 작은 공간에도 여유를 더해줌으로써 실용적으로 배치하기에 참 좋다. 녹색, 분홍색, 파란색으로 구성돼 있으니까 엄마와 아이의 개성에 따라 마음대로 구입해서 알록달록 예쁘게 꾸미면 좋을 듯 싶다.

이런 추세면 얼마 뒤엔 짜잔, 우리 다솔이에게도 예쁜 방이 생길 것 같다. 아직은 안방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다솔이. 우리 침대에서 엄마와 꼭 붙어서 자는 다솔이가 혼자 잘 수 있을 때가 되면, 혼자서도 무서워하지 않고 쌔근쌔근 단 잠을 잘 수있도록 한샘 가구로 예쁜 다솔이 방을 꾸며주고 싶다.

아, 한샘 홈페이지에서는 'tntn 자녀방 이벤트'를 여는데 매장 방문만 해도 공짜로 선물을 주는 이벤트도 열고 있기 때문에 엄마라면 꼭 한 번 참여해 보시길 권해드린다. 한샘 자녀방 가구는 유아에서부터 수험생 자녀에 이르기까지 나이에 맞춤맞은 가구들을 구비해 놓고 있으므로 천천히 둘러 보시고 다가오는 봄, 자녀에게 꿈을 키울 수 있는 자신만의 방을 꾸며주시길 또한 권해드린다.

이미지를 클릭하거나 여기를 클릭하면 tntn 자녀방 이벤트로 바로 갑니다. ^^~ 슝슝~!


반응형
반응형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산후조리원은 워낙에 비싸기 때문에 아무리 잘 활용을 하더라도 절대로 본전을 뽑을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금 더 지혜롭게 활용하면 산후조리원 이용비가 너무 아까워 배가 아플 일은 없기 때문에 비싼 돈 내고 제대로 조리하지 못하는 산모들을 위해 이 글을 쓰려고 한다.

산후조리원 본전 뽑는 법 1. 아기는 되도록 신생아실에 맡기기

산후조리원은 말 그대로 출산을 한 산모가 자기의 몸을 추스르기 위해 몸조리를 하러 들어가는 곳이다. 엄마라면 누구나 갓 태어난 아기와의 만남이 무척 반가워서 아기와 하루종일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우선 자신의 지친 몸부터 달래는 것이 급선무다. 자신과 남편을 쏙 빼닮은 아기가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계속 안아 주고 싶겠지만 아기는 되도록 신생아실에 맡기고 엄마들은 그 시간에 1분이라도 더 잘 것을 권한다.

아기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잠에 빠져서 하루 20시간은 거뜬히 잘 수 있지만(먹을 때도 자면서 먹는다.) 엄마들은 출산과 동시에 수유와의 전쟁이 선포되기 때문에 제대로 누워있을 시간조차 없다. 신생아들은 젖을 빨 힘이 부족해서 2시간마다 배고프다고 울어대고 이제 막 출산한 산모의 젖이 풍부할 리 없으니 엄마들은 유축하랴, 물리랴 정신이 없다. 좀 쉴만 하면 수유하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수유실로 뛰어가야 되고 제대로 앉아 밥 먹을 시간조차 없다. 밤에도 쉬지 않고 2시간 마다 수유를 해야 되기 때문에 엄마들은 산후조리를 하러 조리원에 간 건지 젖을 주러 수유원에 간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도 처음에는 무조건 '완모(100% 모유만 주는 것)'를 고집했기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내가 읽은 책에서는 분유를 주면 큰 일 날 것처럼 묘사를 해 두었고, 한 번 젖병을 빨아 본 아기들은 젖병보다 60배나 더 힘든 엄마젖을 빨려고 할 리 없다며 잔뜩 겁을 줬기 때문에 힘이 들어 쓰러질 직전까지 젖을 주러 다녔다.

모르는 분들은 그깟(????) 모유 수유가 뭐라고 이렇게 엄살이냐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태어난지 얼마 안 돼 힘이 없는 아기들은 젖을 빨다가 잠들어 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초보 엄마들은 젖 주다 말고 아기 깨우는 것이 일이고 몇 번 빨다가 잠들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보면 수유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걸리게 된다.

트림까지 시키고 나면 녹초가 돼(다시 한번 알려드리자면 그냥 엄마가 아니라 산후조리 중인, 하루 종일 자도 부족할 회복 전의 엄마들에 관한 이야기다.) 진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 된다. 겨우 아기를 눕혀 놓고 조금 쉬려고 하면 금세 또 수유 시간이 돼 버려서(초반 아기들의 수유 간격은 2~3시간마다 한 번인데, 한 번 먹이는 데 1시간이 걸리니까) 정작 엄마들은 밥도 못 먹고 또 젖을 물리러 가야 된다. 나도 신생아실에서 언제 전화가 올 지 모르기 때문에 서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산후조리원에 비싼 돈을 내고 들어간 이상, 충분한 조리를 하다 돌아와야 되지 않겠는가. 모든 산후조리원에는 하루에 일정시간을 모자동실 시간으로 정해 두고 그 시간 동안 신생아실을 소독한다. 대개 2~3시간 정도인데, 내가 경험해 보니 산후조리원에서 조리하는 2주 동안에는 모자동실 시간에 충분히 아기를 안아 주고 나머지 시간에는 신생아실에 맡겨 두는 것이 더 낫다. 어차피 수유할 때 또 아기와 만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초반에는 거의 모자동실로 지내다가 아기를 에만 신생아실에 맡겨서 내가 쉴 틈이 없었다. 거의 종일 데리고 있으면서 아기가 젖을 찾으면 바로 물렸고 12시 쯤 유축해 놓은 모유와 함께 신생아실에 데려다 주었다. 새벽에 한 번 깨서 유축을 하고 조금 더 자다보면 신생아실에서 아기가 배고파하는 것 같다며 전화가 왔다.

아기가 젖을 찾으면 바로 전화를 달라고 부탁했기에 신생아실에서 무시로 내게 전화를 한 것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기를 키워보니 젖병을 물었다고 해서 엄마 젖을 거부하지도 않으며 금방 태어나 힘이 없을 땐 하루에 몇 번은 젖병을 빨아서 쉽게 배를 채워 주는 것도 필요하다. 나도 산후조리원에서 젖병으로도 줘 봤고 너무 힘들 땐 분유도 먹여 봤다. 그래도 지금 다솔이가 태어난지 130일 정도 되었는데 모유로만 아기를 키우고 있다.

우리 다솔이는 산후조리원에서 엄마 젖, 젖병, 모유, 분유를 다 경험해 봐서 그런지 어떤 방법으로 먹여도 별로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 산후조리원에서 본전 뽑는 법 중 첫번 째는 아기를 가급적 신생아실에 맡겨 두고 엄마는 무조건 열심히 쉬는 것이다. 내가 바보같이 그랬던 것처럼 수유하느라 진 빼지 말고 하루 중 몇 번은 직접 수유, 나머지는 젖병으로 주기를 권한다.(나중에 직접 수유로 전환할 수 있다.) 텔레비전도 보고 여유롭게 쉬면서 유축기로 젖을 유축해서 신생아 간호사에게 맡기자, 간호사가 잘 먹여 준다. 산후조리원 비용에 이미 젖 먹여 주는 비용도 다 포함이 돼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축기로 규칙적으로 젖을 짜 주면 젖량이 더 늘어나는데, 출산 초반에 젖이 부족해서 잘 나오지 않으면 분유도 좀 먹이자. 비싼 분유값도 이미 조리원 비용에 대 포함이 돼 있는 것이다. 먹여 주는 비용, 분유값이 다 포함 돼 있어서 산후조리원이 그토록 비싼 것인데, 왜 그것을 셀프(?)로 할까.

아, 그런데 아기를 신생아실에 안심하고 맡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산후조리원을 선택할 때 신생아실에 있는 선생님들이 소아과 간호사 출신들로 구생돼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믿고 맡길 수 있다. 보통 병원에서 운영하는 산후조리원들은 믿을 수 있는데, 간호사 출신이 아닌 용역이나 심지어 임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서 운영하는 산후조리원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된다. 아기는 간호사에게 엄마는 무조건 쉬고 또 쉬자.



반응형
반응형

정말 이 날이 오긴 오네요. 제왕절개 수술로 다솔이를 낳고 입원을 하고 산후조리원에서 4주를 보내고 친정에 다니러 갔다가 유선염 세번을 경험하고 나니, 다솔이가 백일을 맞았어요. 백일의 기적이라더니 요즘은 정말 아기 돌보기가 수월하답니다. 지긋지긋하고 무섭기까지 하던 유선염이 괜찮아지고 나니 이젠 정말 살 것 같네요. 다솔이는 꽤 의젓해져서 별로 울지도 않고 배고프지 않게 젖만 잘 주면 하루 종일 울 일이 없어요.


애교도 어찌나 많이 늘었는지 조금만 놀아주면 방긋방긋 웃음이 떠나질 않고 조금 더 과장해서 웃기면 꺄르르르 숨넘어가는 웃음 소리로 엄마 아빠의 애간장을 녹인답니다. 아기를 낳게 되니 어느새 고슴도치가 돼 세상에서 우리 아들이 가장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이네요.


백일이 약간 지난 오늘 집 근처 사진관에서 백일 앨범 사진을 찍었어요. 차만 타면 잠이 들어 버려서 사진 찍으러 가는 십여분 동안 내내 쿨쿨 자고 사진관에 도착해서도 잠에서 깨질 않았는데 토닥토닥 등도 두드리고 볼도 살살 만져주었더니 방긋 웃으며 일어나는 것이에요. 다솔 아빠가 아기를 안고 사진관 풍경을 구경시켜주고 다른 친구들 사진 찍는 것도 구경하면서 잠을 깨운 후에 다솔이를 주인공으로 한 사진 촬영이 시작됐답니다.


네 가지 배경으로 이루어진 사진 촬영 내내 아기 모델 분위기를 풍기면서(콩깍지가 심하지요?) 좌중을 압도 하더니 원래 계획에 없던 가족사진에 까지 방긋 웃어주었어요. 사진관 관계자분들 말씀이 다른 아기들보다 체력이 좋아서 오랫동안 좋은 표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칭찬도 받았지요. 아기 모델로 데뷔시켜볼까 하는 욕심이 조금 생기기도 했는데 정말 그래도 될 지는 다음 번 글에서 검증을 받아볼게요. 오늘은 덤으로 찍은 우리 가족사진을 올려봅니다. 보정없는 원본 사진이에요. 제 얼굴이 맘에 안들어서 뽀샵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만, 그냥 올릴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솔이는 사진을 찍고서 힘들었는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시 자기 시작해서 다섯시간을 푹 잤는데 조금 전에 일어나서 아빠하고 또 놀고 있어요. 아무것도 한 것 없는 우리도 함께 골아떨어졌으니 아기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래도 나중에 백일 사진보고 웃으며 이야기 할 날이 오겠죠.


다솔이의 백일을 축하해주세요.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