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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 나서부터 그르렁 그르렁 콧소리가 심상치 않더니 역시나 감기에 걸려 버린 다솔이. 3월이 되어 이제 다솔이는 태어난지 6개월에 접어드는데, 그동안에는 엄마에게서 받은 면역 성분 때문에 어떠한 바이러스에도 끄떡없이 이길 수 있었으나 이제는 스스로 면역력을 길러야 될 때가 된 것이다. 엄마에게서 두 번째로 독립을 하게 되는 순간이다. 

첫 번째는 엄마의 탯줄에서 독립하여 그저 영양분을 받아 먹기만 하다가(생각해보니 그저 받아 먹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자기에게 꼭 필요한 성분으로만 내 몸에서 쏙쏙 빼 갔으니까 말이다. 내가 무엇을 먹든 마시든 상관없이, 태아였던 다솔이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등을 필요에 따라 슬쩍슬쩍 가져갔다. 지방을 더 많이 가져갔으면 좋았을 것을...... . ) 자기 스스로 입을 오물거리면서 젖을 빨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면역력 독립이 두 번째이다.

육아 책에서 본 그대로였다. 안 그래도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잔병치레가 많아질 것이라고 하길래 마음을 준비 하고 있었는데 다솔이가 처음으로 감기를 경험하고 아파했다. 콧소리가 심했지만 첫날에는 콧물은 나지 않았고 열과 기침이 조금 있었고 둘째날부터 콧물이 나왔다.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자신의 증상에 대해 요목조목 설명을 할 텐데 다솔이는 그저 칭얼거릴 수밖에는 없었다. 평소보다 더 많이 잠을 재우고 평소보다 덜 먹으려고 하는 다솔이를 더 오래 안아주었다. 아픔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다솔이는 코를 훌쩍거리다가도 내가 재미있는 소리를 들려주거나 희안한 얼굴 표정을 보여주면 금세 헤헤거리면서 좋아했다. 언제쯤이면 아프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지.

손톱으로 자기 얼굴에 자주 생채기를 내는 것을 보면 아직 아프다는 게 어떤 것인지 뚜렷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 확실하다. 피가 날 정도로 깊은 상처를 내고 그 상처가 다 아물면 또다른 상처를 만들어 내니까 말이다. 감기 증상을 보인지 삼일이 되니까 기침은 완전히 사라졌고 콧물도 거의 없어졌다. 체온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아직은 조심해야 되기 때문에 되도록 외출은 삼가고 주의해서 다솔이를 관찰하고 있다.

커 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엄마에게서 독립을 하고 있는 다솔이, 다음 번 독립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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