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다인이가 태어난지 12일째 되는 날이에요.
산후조리원에서 아기를 내내 같이 데리고 있는 것은 사실 비효율(?)적인데요,
아기를 전문 간호사 분들께 대신 봐 달라고 부탁한 후
산모들은 푹 쉬면서 몸조리 하려고 그 비싼 돈을 지불하고 조리원에 들어와 있는 거니까요.
(근데 저도 그랬지만 첫 아이를 낳은 분들은 대부분 아이를 방에 데리고 계시죠.)


그래서 저는 둘째 다인이 때는 되도록 신생아실에 좀 맡겨 둘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몸무게가 좀처럼 늘지 않고 너무 오래 잠을 자 버려서(길게는 5시간 넘게)
오후에는 제 방에 데려와서 집중적으로 몸무게 늘리기에 돌입한지 이제 3일째 되었어요.





위와 같았던 다인이 몸무게가 하루에 50g 이상씩 꾸준히 늘어서
생후 12일째되는 날에는 2650g이 되었어요.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저에게는 참 뿌듯한 일이지요.


아참,
모유 수유를 할 때 분유 수유를 하는 것 보다
몸무게가 적게 느는 거 아시죠?
다솔이를 모유로 키워 보니 살이 오동통 오르진 않지만
굉장히 단단하고 옹골차게(?) 자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모유가 남아 돌아서
냉동실에 얼리고, 일부는 버리고(숟가락으로 떠 먹이다가 반은 흘리고 반은 먹이고)
남는 모유를 냉동실에 오래 두어 봤자 결국엔 버린다는 것을 알기에
(다솔이 때도 냉동 모유를 많이 보관해 두었지만 이유식에 넣어도 잘 먹지 않더라고요)
모유 비누를 만들어 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암튼
다인이를 남편이랑 교대로 시도때도 없이 캥거루를 하고
깨어나면 모유를 되도록 많이 먹이려고 노력하며
지극정성으로 다인이를 돌보고 있답니다.






오늘은 산후조리원 프로그램에서 모빌 만들기를 했어요.
다솔이 때에도 같은 산후조리원에 있었기에
비슷한 모양의 모빌을 만들었는데요,
2년 전과 비슷했지만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빌이었어요.


신생아들은 아직 색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흑백 모빌이 더 좋다고 해요.
그리고 아기들이 누워서 위쪽을 바라보는 것인 만큼
어른이 아닌 아기의 입장에서 예쁜 모빌을 만드는 것이 좋겠죠?


제가 미술에 소질이 없잖아요?
스티커를 떼어 붙이고 낚시줄을 꿰고 글루건으로 마감을 하는
아주 쉬워 보이는 작업이었음에도
저는 낑낑대면서 겨우겨우 모빌을 만들었어요.
아주 흡족해 하면서 집에 가서 다인이 침대에 달아 줘야지 했었는데,


사진이 없네요.
왜냐하면, 다솔이가 모빌을 달아 놓은지 하루만에 다 뜯어서 분해시켜 버렸거든요.



위 사진은 다솔이 때 만든 것인데
이번에 새로 만든 모빌은 더 예뻤었답니다.
아까워라...... .



오늘도 제가 먹은 하루 식단을 공개해요.
점점 사진찍는게 게을러져서 간식 사진 하나는 빼 먹었네요.





아침 식사





간식




진짜 푸짐했던 점심 식사




저녁 식사



 
밤참
반응형
반응형


다인이를 낳은지 벌써 11일이 되는 날이에요.
산후조리원에서의 하루는 아주아주 길어서
아침 식사를 하고 난 후에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자야겠다~~했는데,
푹 잤음에도 겨우 오전 10시 30분이어서(다인이를 먹이느라 새벽 3시까지 데리고 있었거든요.)
천천히 일어나 준비하고 요가 수업을 들으러 갔어요.


산후 요가는 정말 별 것 없답니다.
일반 사람들이 하듯 몸을 폴더처럼 접거나 다리와 팔을 배배꼬아 균형을 잡는...
뭐 그런 복잡한건 전혀 없고요,
어긋난 골반의 위치와 팔다리의 길이를 교정해 주는 동작 몇 가지와
늘어난 복부를 다시금 팽팽하게 만들어 주는 동작 몇 가지와
스트레칭 몇 가지가 요가의 전부예요.


그럼에도불구하고
여기저기에서 낑낑대는 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아기를 낳은지 얼마되지 않은 산모들이라 가부좌를 틀고 앉는 것도 제대로 하기 힘드니까요.
누웠다가 일어날 때도 끙끙
다리하나 들어 올리는데도 낑깅


정확히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똑바로 누워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며 명상하는 것 뿐이었어요.
제왕절개를 한 임산부들은 산욕기가 끝난 후부터 제대로 된 운동을 하는게 좋다고 해요.
그 전에 다이어트 한답시고 무리하게 움직였다간
몸만 축나니 조심하세요.





신생아실에 맡겨 놓았더니 다인이 몸무게가 잘 늘지 않아서 고민이었잖아요?
좀 힘들지만 다인이를 제 방으로 데려와 집중적으로 관리하니까
역시나 눈에 띄게 몸무게가 늘어나기 시작했답니다.
하루에 50g씩은 꾸준히 자라주고 있어요.





저는 산후조리원에서 먹는 재미에 빠져서
하루 종일 맛있는 음식들을 신나게 먹고 있는데요,





산후조리원의 프로그램도 받으랴
하루 여섯끼도 먹으랴
추가로 끊은 마사지도 받으랴
하루가 참 바쁘고도 재미있게 지나간답니다.
틈틈히 일기도 쓰고 있어요.




이 날은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정상희 선생님이
산욕기 관리에  관한 강의를 해 주셨어요.


대부분 다 알고 있는 얘기였지만
복습하는 차원에서 유익했고요
선생님이 특히 강조하셨던 얘기는 '많이 먹지마라'였는데,


산후조리를 할 때 너무 많이 먹어서 산후 비만이 되면,
산후 우울증이 오고, 그러면 더 먹고.... 악순환이 시작되는 거래요.
산후조리원에서도 많이 먹고 있지만
집으로 돌아가게 되면 어른들이 더욱 많은 음식들을 주실텐데
거기에 휘말리지 말라고도 하셨지요.





그래놓고
그 다음에 바로 친목 도모의 시간이 있어서
과일과 쿠키를 아구아구 먹는......
참 아이러니한 상황 발생.


저는 산후조리원에서만 많이 먹고 집에 가서부터 조심하기로 했습니다.
과연 될까 싶지만요...... .


오늘은 참 먹는 얘기가 많네요.




아침 식사




간식




점심 식사




저녁 식사



 
밤참
반응형
반응형


산후조리원에 들어가는 날이 됐어요.
입원 6일, 수술 5일 만에 입원실을 나와서 조리원으로 가는 것인데,
저는 다솔이 때와 마찬가지로 분당차여성병원과 조리원을 선택했기에 이동하기가 쉬웠어요.
아기와 저 둘 다 퇴원 수속을 밟고 조리원에 연락을 해서 기다리면
데리러 오는데 저는 3층 입원실, 아기는 5층 신생아실, 조리원은 6층에 있어요.


우리 다인이도 병원 신생아실을 졸업하고 산후조리원 신생아실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제가 분당차여성병원 조리원을 선택한 이유는,
가장 중요한 것이 산부인과로 유명한 병원이 운영하는 조리원이고
(말 못하고 표현 못하는 아기를 믿고 맡길 수 있어야 저도 맘 놓고 쉴 수 있으니까요.)
분당차여성병원에서 낳아서 10% 할인을 받을 수 있고(할인율이 적어졌어요.)
두 번째 이용이라 5%를 더 할인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조리원에서 짐까지 다 실어서 날라다 주니 정말 편했는데,
저는 아직도 걷는 것이 불편해서
신생아실 앞에서 다인이를 기다리는 동안 벽을 짚고 서 있었어요.
하루 더 입원해 있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병원에선 매정하게 퇴원을 시키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겉싸개를 저렇게 예쁘게 쌀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 .
다인이가 겉싸개(병원용)에 폭 싸여서 나왔네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만 올라가면 돼요.


산후조리원 방에도 사진 속에 보이는 신생아용 침대가 있는데,
다솔이 땐 병원용 신생아용 침대 대신 '멜로디 흔들 침대'가 있었는데 바뀌었더라고요.
다솔이는 멜로디 흔들 침대를 별로 안 좋아해서 몇 번 사용하지도 못했기에
잘 됐다 싶었어요. 병원용 침대가 훨씬 더 편하고 안전해요.




드디어 산후조리원 입성!
병실에서 환자복을 그대로 입고 가서 
배정된 방에서 조리원 옷으로 갈아 입으면 돼요.
정말 편한 듯~




병실에(저는 6인용 병실이었거든요.) 있다가 산후조리원에 올라 오니 어찌나 아늑하고 좋은지
다솔이 때도 6인실에 있었는데 그 땐 산후조리원이 그리 좋다고 느끼지 못했었거든요?
이번에는 들어오면서부터 감탄을 하고(사실 그리 넓은 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요.)
남편과 둘이서 정말 좋다, 편하다, 아늑하다며 기뻐했답니다.




방마다 화장실 겸 샤워실이 있고요,




샴푸, 린스, 치약, 칫솔, 비누가 있었어요.
그리고 남편을 위한 일회용 면도기도 있었고요.


저는 무려 6일 만에 고양이 세수에서 벗어나
(집에서 가져 간) 클렌징폼으로 향긋하고 개운하게 세수를 했더니
기분이 더욱 좋아졌어요.
샤워는 실밥을 푼 후 3일 후부터 가능하니, 머리 감기도 좀 미루도록 해요.




방 안에서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요.(27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아요.)
저는 첨엔 잘 몰라서 맞춰져 있는대로 27도로 해 가지고 있다가
그러면 바닥이 따뜻하지 않다는 다른 분의 말을 듣고 늘 30~33도 정도로 맞춰두고
특히 밤에는 땀을 흘리면서 잤답니다.
그렇게 자고 나면 부기도 잘 빠지고 한결 더 개운해요.




6인실 보호자 간이 침대에서
내내 쪽잠을 자야 했던 남편은 산후조리원 침대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졌어요.
차여성병원 산후조리원에는 보호자 침대가 없고
보호자는 소파에서 자야 되는데, 제가 짐을 정리하는 동안
다인이 데리고 캥거루 요법하면서 좀 자라고 했더니 눕자마자 숙면 모드로 돌입하더라고요.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으면...... 많이 미안했답니다.




차여성병원 산후조리원의 가격은 일반실 기준
13박 14일에 330만원이에요.
이 병원에서 분만했으면 10% 할인이 돼서 300만원이고
저 처럼 두 번 이상 이용할 경우엔 조금 더 할인이 돼서 280만 5천원이랍니다.
진짜 비싸죠? 그나마 할인을 받으면, 분당 지역에서는 싼 편에 속하니
저도 산후조리원 하나 운영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비스 프로그램은
가슴 마사지, 발 마사지, 전신 & 얼굴 마사지 각각 1회씩
이에요.


조리원 입소 첫 날엔 가슴이 많이 뭉쳐 있을 테니 가슴 마사지를 해 주는데,
둘째를 출산해서 한 번만 받아도 유선이 뚫리고 뭉친 곳이 다 풀어져서 좋았어요.
아까운 초유를 흘려 버리지 않고 젖병에다 받아 주는 것이 장점이에요.
더 이상 받을 필요도 없어서 정말 다행이었고요.
추가 가슴 마사지는 1회에 5만원이에요.


다솔이 때는 가슴 마사지도 많이 받았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마사지를 그렇게 잘 하는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초기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으니
필요하면 추가로 한 두 번 정도는 더 받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분유든 모유든 젖병으로 먹일 때는 아빠도 아이를 먹이는 기쁨을 같이 누릴 수 있어서 좋아요.
종범 님은(예전엔 다솔 아빠라고 불렀으나, 이젠 다솔 & 다인 아빠니, 그냥 이름을 부르기로 해요.)


다솔이를 먹여 본 경험이 있어서
먹이기도 잘 하고, 트림도 잘 시키는데,
어느새 훌쩍 커 버린 다솔이를 안다가 이렇게 작고 귀여운 다인이를 안으니
어쩔 수 없이 팔이며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임산부들이 끔찍하게 비싼 산후조리원을 선택하는 이유가
자기 자신을 대우해 주기 위함이잖아요?


아프고 힘들게 아기를 낳았는데 이 정도 호사는 누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예요.
이제 몸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겠다, 편안한 산후조리원에 와서 호강도 하겠다,
이제 고생 끝! 행복시작이에요!!
야호! 2주 동안 맘껏 누려 보아요!!





저녁식사




 
밤참으로 나온 죽
반응형
반응형



제왕절개 수술 후 5일이 지났어요.
 걷는 것이 여전히 불편하지만 처음에 비해 이 정도면 날아다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맘 같아선 하루 더 입원해서 완전히 괜찮아진 후에 퇴원하고 싶으나,
병원에선 가차없이 이제 그만 안녕을 고하네요.
힘든 순간마다 저를 기운나게 만들었던 사람은 역시나 사랑스러운 아이들(그리고 남편)
다솔이는 홀로 외갓집에서 씩씩하게 잘 지내줘서 정말 고마웠고요,
아궁! 귀여운 다인이. 제가 낳았지만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제왕절개 수술 후 5일이 지나면 병원에서는 실밥을 풀고 퇴원을 시키는데요,
실밥을 풀 때 따끔따끔 아프니 심호흡을 하고 훅--- 마음에 준비가 필요해요.
제왕절개 수술 부위는 다친 상처가 아니고
깨끗하게 소독된 수술 도구에 의해 생겨난 것이어서
따로 약을 바르는 등의 관리는 필요가 없어요.


그냥 실밥 제거 후 3일 정도는 물이 닿지 않게 하고, 6주 정도는 통목욕을 안 하는 정도면 되지요.
그런데 저는 첫 아이 때 (흔히 켈로이드라고 하죠.) 수술 부위가 예쁘게 아물지 않아서 흉이 심하게 남았었어요.
이번에 불필요한 살이 살아난 부분을 잘라 내고
선생님이 다시금 예쁘게 꿰매 주셔서 이번에는 흉터 관리에 신경쓰려고 해요.


그래서 흉터를 없애 준다는 바르는 약을 처방받고,
붙이는 밴드를 구입했어요
.
진짜 켈로이드성 피부면 별 효능이 없겠지만 상처가 덜 남으면 후기로 남길게요.
켈로이드성 피부라도 처음부터 살이 징그럽게 아물지는 않으니까
6개월 정도 지켜 볼 필요가 있어요.




아직도 퉁퉁 부어서 눈 두덩이가 두툼해져 있는 제 모습이에요.
그동안 이는 닦았으나 
머리는 한 번도 안 감고, 세수는 두어 번 물만 묻혔고, 화장품도 전혀 바르지 않았는데
 얼굴이 탱탱 부으니 일시적으로 주름이 안 보이고, 피부가 좋아 보인다는 장점은 있네요.
뭐... 말 그래도 일시적으로 그래 보이는 것 뿐이지만 위안은 되잖아요.


퇴원을 앞두고 몸무게를 재 봤어요.
수술 직전 몸무게를 모르긴 하지만 다인이를 살찌우기 위해 끊임 없이 먹어댔기에
아마 딱 60kg를 채웠을 거예요. 제 평생 가장 많이 나간 몸무게였지요.
그러나 다인 양은 제가 2kg을 찌우는 동안 저는 200g밖에 늘지를 않았더라고요.
역시나 엄마가 많이 먹는 것과 태아 몸무게가 느는 것은 별 상관이 없는 듯...... .


다인이가 2.77kg이었고
태반이 빠져 나갔고, 양수와 피도 많이 흘렸고
금식도 며칠 했고, 그 후에 밥도 조금 먹었잖아요?
그러니 출산후 몸무게가 적어도 6kg이상은 빠져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었어요.
그러나, 이럴 수가!!!
제 몸무게는 59.5kg이었어요.
겨우 0.5kg 빠진 것이지요.


부어서 그런거라고 애써 위로해 보지만,
좀 실망스럽긴 하더라고요.
이제 입맛이 돌아 와서 밥 한그릇 뚝딱, 반찬도 뚝딱뚝딱 해치우는데,
임신 중 불어난 15kg은 언제 다 뺄까요?
그래도 제 몸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니까 다이어트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해요.
일단은 많이 먹고 기운을 차릴게요.


오늘도 식단을 공개합니다.




아침 식사




점심식사


원래 점심식사까지 하고 퇴원인데, 저는 산후조리원에 가서 점심을 먹게 됐어요.
산후조리원도 첫째 때와 동일하게 분당차여성병원 산후조리원을 선택해서 편하게 이동했어요.




산후조리원에서 먹은 저녁 식사




밤참으로 나온 죽




산후조리원으로 옮겨 와서
저도 그렇지만 보호자인 남편도 훨씬 더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됐어요.
여보! 그동안 고생했어.
정말 고마워!!


이것으로 제왕절개 후기를 마치고,
다음 번 글부터는 산후조리원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반응형
반응형


제왕절개 수술 3일째가 됐어요.
여전히 배가 끊어질 듯 아프고, 혼자서는 절대 일어나 앉을 수도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꼼짝 없이 누워있어서인지
등에 담이 걸려서 몸을 돌릴 때 마다 아야얏 소리가 절로 나와요.
그래도 다인이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몸을 조금씩은 움직여야 한답니다.
데리고 와서 안아 주고 싶고, 젖물리는 연습도 해 보고 싶거든요.


산모들 중에는 회복이 빠른 분들도 있어서
수술 다음날부터 혼자서 앉는 분들도 있고, 걸어다니는 분들도 있어요.
수술 후에는 되도록 많이 움직이는 것이 회복이 빠르고 좋지만
운동은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답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하지 말고 꼭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야 돼요.


담당 선생님이 회진하실 때, 저에게 많이 아플테니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었어요.
그럴 상황도 안 됐지만 저도 일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다가
소변줄 빼고 어제까지는 소변기에다 소변을 보고 그 양을 간호사에게 보고를 했었는데,
이제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라고 하기에
오늘은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서 앉고,
부축을 받아서 화장실에 가는 일까지 해 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답니다.





스스로 몸을 어느 정도는 가눌 수 있어야 다인이를 데려 올 수 있으니까요.
오래 누워 있는 사람들이 왜 욕창이 생기는지 알 것만 같은......
툭하면 하반신에 쥐가 나서 엉덩이 아래쪽으로는 제 몸 같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요,
여기저기 쑤시지 않은 곳이 없었어요.
다리를 좌우로 천천히 흔드는 연습부터 하고,
누워서 몸을 왼쪽 오른쪽으로 세워 보는 연습도 하고,


드디어 일어나서 앉는 연습을 할 차례가 됐는데,
너무 아파서 눈물이 저절로 나고
의도치 않아도 숨을 후--- 후---- 깊게 쉬게 돼요.
겨우겨우 느리게 느리게 화장실에 다녀오는 데 성공.


긍정적인 것은,
한 번 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훨씬 더 쉽다는 것!



신생아실에서 다인이를 데려와서 얼른 캥거루 요법부터 했어요.
작게 태어나서, 엄마 얼굴도 잘 못 보고 신생아실에서 지내야 되는 다인이에게,
엄마의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기에 갱거루 요법이 딱이거든요.
정석대로 하려면 다인이도 옷을 벗겨서 아기와 엄마의 가슴이 맨살로 맞닿게 해야 되지만,
다인이는 그냥 옷을 입힌 채 제 가슴 위에 올려 놓았어요.
그래도 충분히 제 사랑이 전해졌으리라고 생각해요.




아빠에게 안겨 있는 다인이, 정말 조그맣네요.
다솔, 다인 아빠도 다인이를 안아 보고 정말 행복해했어요.


아, 제왕절개 수술 3일째부터는 드디어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요,
입맛이 별로 없고 밥을 안 먹은지 꽤 되어 위가 좀 줄어들었는지 많은 양의 음식을 먹지는 못 해요.




오잉?
이게 아침 식사예요.
미음과, 물김치 국물과, 포카리스웨트.
(노란색은 뭐였지??? 별로 오래된 것도 아닌데 생각이 안 나네요.)
미음이 정말 달콤하게 느껴져요.
오히려 점심, 저녁때 먹었던 것보다 훨씬 더 맛있었던듯.




점심 식사엔 죽이 나왔어요.
반찬이 꽤 푸짐하죠?
입맛이 덜 돌아와서 맛이 없게 느껴졌었는데, 시간이 갈 수록 정말 맛있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병원 밥이 맛이 없다고 누가 그랬던가요?
뭐든 잘 먹는 저에겐 꿀맛.
그래도 처음 몇 번은 입맛이 없어서 절반도 못 먹었어요.
 
 


저녁 식사엔 밥이 나왔어요.
이제 몸이 거의 다  회복이 되었다는 뜻이에요.



힘이 들어서 모자동실은 오전에 몇 시간만 하고,
저녁엔 5층에 있는 신생아실에(저는 3층) 모유 수유 연습 겸 걷는 연습을 하러 세 번 정도 다녀왔는데요,
역시나 몇 번 걸으니 그 다음엔 일어나 앉는 것도, 첫 발을 떼는 것도 훨씬 더 쉬워졌답니다.
역시 죽을 것 처럼 아파도 시간이 흐르니 좋아지네요.
제왕절개 수술 후엔 버티는 것이 최선입니다.



 
거추장스럽던 모든 주삿바늘을 다 뗐기에
저녁부터는 소화제와 진통제를 약으로 먹기 시작했어요.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두둥---. 드디어 다인이를 만날 날이 다가왔고,
수술 하루 전에 산부인과 병동에 입원을 했어요.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병실이 잡혔다는 전화를 받으면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30분 사이에 미리 입원 약정서를 써서 내원하면 되는데요,


입원 전에도 무슨 할 일이 그리도 많은지,
밀린 빨래, 설거지, 청소를 싹싹 끝내고 마지막 식사까지 마치니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 그 전날 밤 12시부터 금식을 해야 돼요.)
시간이 어느새 5시를 넘기고, 서둘러서 동네에 있는 분당차여성병원으로 갔답니다.




입원 수속을 밟고, 병실이 배정되면
수술 준비를 하게 되는데요,
체중, 키 검사를 하고,
항생제 반응 검사(조금 따끔하게 아파요.)를 하고,
피검사를 하고,
수술 부위를 제모하고(미리 집에서 해 가면 왜 안 되는 걸까요?)
입원 안내 설명을 받게 된답니다.


이 날은 환자복을 입고는 있지만 어느 곳 하나 아픈 곳 없으니,
남편에게 집에서 편하게 자라고 하고(수술 후에 보호자로 고생을 많이 해 줘야 되니까요.)
저 혼자서 병원에서 잠을 잤어요.




밤 12시가 넘으면 물도 마실 수 없기에
11시 즈음 마지막 물을 참 달고도 아쉽게 마셨답니다.
매일 3L 정도의 물을 마시는 저에게, 물을 금한다는 것은 너무 무시무시한 일이에요.
차라리 곡기를 끊지, 물은 절대로 절대로 끊을 수 없어요!!





마지막 물도 마셨겠다, 이제 슬슬 자야 되는데
걱정스러워서 그런지 암만 눈을 감고 양을 세어 봐도 잠이 들지 않는 거예요.
잡지 책 한 권을 다 읽고,
휴대전화로 제왕절개와 훗배앓이와 둘째에 관한 내용을 검색 해 보고,
연예 기사를 검색해 보고,
...... .
결국 새벽 6시까지 말똥말똥 뜬 눈으로 있었어요.




물도 못 마시고,
산부인과 병동이라 꽁꽁 문을 닫아 놓고 난방은 세게 하기 때문에
너무너무 건조해요.
수분 크림과 입술 크림은 정말 필수인 것 같아요.
뭐,,, 제왕절개 후 입원 해 있는 동안 세수도 안 하고 크림도 안 발랐지만
입술 크림은 수시로 발라주지 않음 입술이 갈라져서 입을 을 벌릴 수 없을지도 몰라요.




너무너무 건조해서
수건을 빨아서 침대 머리맡에 걸어 두고 자기로 했지요.




짜잔---.
제가 입원함과 동시에 엄청 난장판이 돼 버린 제 자리.
저는 6인실에 입원을 했어요.
(그래서 보호자 자리가 더 불편했지요.)




다음날 새벽(아직 아침 아님.)

수액을 맞는다며 바늘을 꽂았는데,
이거이거 바늘 맞나요? 젓가락 아닌가요????
정말 굵어요.
이렇게 굵은 주사는 처음(?? 다솔이 낳을 때도 맞았었겠지요?)인 듯 진짜 아팠어요.




왜 이렇게 굵은 주사 바늘을 꽂아야 되는지 물어봤더니,
수술 중 수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수액은 제왕절개 수술은 하루 전날 밤부터 수술 다음날까지 물도 못 마시기 때문에
수액으로 수분과 영양을 보충해 줘야 되기 때문에 맞아야 한다고 해요.
그래도 너무너무 아파요.


 


아참, 그리고 머리를 양갈래로 땋은 것은 예쁘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고요,
병원에서 고무줄을 가져다 주면서 양갈래로 묶으라고 시키더라고요.
수술 할 때 모자를 쓰는데 그 때 머리카락이 방해가 되면 안 되고
또 수술 후 (척추 마취라) 머리도 못 들고 이틀 동안 내내 누워만 있어야 되는데
그 때 머리가 배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지요.




임신 38주+1일
오전 10시

송정은 님, 수술하러 가시겠습니다.
!!!!!
두근두근 너무 떨리고 설레고 무섭고 기대되고 긴장되고...... .
저 잘 하고 돌아올게요.



아래는 제가 다니는 병원인 분당차여성병원의
 산부인과 선택진료 추가비용부담 내용이에요.




그리고 병실료





또또,  미리 써서 가야 되는 입원 약정서,



마지막으로 식대 조견표예요.
참고하시라고 올려 보았어요.




반응형
반응형



임신 35주. 정확히 말씀드리면 35+6일이에요.


지난 번 산부인과 정기 검진 때는 주치의 선생님이셨던 분당차여성병원 박혜리 선생님이 연수를 가셔서, 다른 분께 진료를 봤었는데요, 박혜리 선생님이 오시면 수술 날짜도 잡고 막달 검사도 한다고 말씀해 주셨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지료는 더 설레는 맘으로 산부인과에 갔었답니다.


오랫만에 뵙는 주치의 선생님은 더 반갑게 느껴졌어요. 제가 전에도 말씀드렸었죠? 지금껏 이렇게 친절한 의사 선생님은 처음이라고요. 젊은 여자 분이신데요, 갈 때마다 살갑게 맞아 주시고, 좋은 얘기도 많이 해 주시고...... 그래서 제 블로그에 선생님의 실명도 공개하는 것이랍니다.


이제부터는 담당 선생님 방에 있는 구닥다리 초음파 기계로 아기가 잘 있는지만 보기 때문에 (따로 초음파 비용을 내지는 않아요.) 아기 몸무게를 알 수가 없는 것이 좀 답답하긴 하지만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으리라고 믿어요. 부디 3kg만 넘기거라 아가야!!


드디어 수술 날짜를 잡았는데요,
임신 38+1일에 수술을 할 예정이랍니다. 모두모두 순산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큰아이를 38+4일에 낳았기에 그 때보다 조금 더 앞당기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셨어요. 왜냐하면 제왕절개를 한 번 한 임신부는 진통이 오면 안 되기 때문이지요. 진통이 오면 이전 수술 부위가 파열되고, 그러면 산모와 아기 모두 위험할 수도 있거든요. 아기가 클 경우에는 37주로 앞당겨서 날짜를 잡기도 한다고 해요.


생각보다 날짜가 일러서 너무 떨리고 걱정도 되는데요, 이제 조심조심 될 수 있음 외출하지 않고 집에만 콕 쳐박혀 있을 생각이랍니다.


날짜를 잡고 막달 검사를 했어요.
막달 검사는 피 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검사를 하고 폐사진을 찍는데
비용은 보험 혜택을 받아서 55660원이 나왔어요.
(담당 선생님 선택 진료료 포함된 금액이에요.)


이제 정말로 얼마 안 남았네요. 왜 이렇게 떨릴까요?




반응형
반응형



어여쁜 딸아이를 잉태하고 있는 일레드입니다.
임신 23주째 '달이'의 옆 얼굴과 힘차게 뛰는 심장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 드리면서,
우리나라 산부인과의 좀 이상한 행태에 대해 말씀 좀 드릴까 해요.


첫 아이 다솔 군을 임신했을 때는 저희 부부가 중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기 때문에
방학 때 잠시 귀국했을 때, 산부인과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한 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기에
임신 8개월까지 아무런 산부인과 검사 및 진료를 받지 못했었어요.
뭐, 좀 불안한 마음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중국인 선생님들과 얘기를 해 보니, 중국의 산부인과에서는 별다른 검사가 없더라고요.


이번에 둘째를 임신했지만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은 처음이나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 산부인과는 좀 이상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체 기형아 검사를 몇 번을 하는 건가요?


산부인과 진료 및 검사가 거의 100% 기형아 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것 같아요.
임신 초기부터 목둘레 검사, 피 검사 두 번, 가장 최근에 받은 정말 초음파 검사까지...... .
두 차례의 피 검사를 받고, 담당 선생님께서
나이도 젊고(??) 이력도 없으니 피 검사 결과만으로도 90% 이상은 안심할 수 있다고 하셨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 진료에 정밀 초음파 검사가 잡혀 있는 거예요.
간호사 선생님이 기형아 검사 중 아주아주 중요한 검사라고 덧붙이셨지요.
90% 이상 안심할 수 있다면서 왜 또 정밀 초음파를 하는 걸까요?


이건 실화인데요,
제가 아는 사람이 임신 중에 사정상 일본에서 생활을 하게 됐었어요.
일본의 산부인과에서는 기형아 검사를 하지 않는다네요, 한국에서 첫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기에
그 분이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께 기형아 검사는 안 하냐고 물어 봤대요.
그러자 일본인 의사 선생님의 눈빛이 무섭게 변하더니,
일본에서는 기형아 검사를 하지 않는다며, 검사해서 기형아면 어쩔건데? 하더랍니다.


그렇죠. 기형아면 어쩔건데요...... .
솔직히 깊게 생각해 보면 저도 자신이 없어지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러나 너무 기형아 검사에만 치우쳐 져 있는 산부인과 진료가 좀 탐탁지 않은 것도 분명하죠.




182,500원


정밀 초음파를 하고 낸 진료비예요.
정밀 초음파를 본 후 99% 안전하다는 결과를 들었답니다. 안심하는 대가로 낸 돈 182,000원.
중국에서 병원에 한 번도 가지 않을 때는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니,
한국에 와서 산부인과를 다니게 되니, 산부인과에서 마음대로 예약해 놓는 검사들을 뿌리치기가 또 어렵네요.
산부인과를 함부로 바꿀 수 없는 이유도 검사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3주 후에 임신성 당뇨 검사를 한다기에,
(저는 당뇨 검사에도 좀 부정적이거든요. 임신 20주 이상이 되면 산부인과에 갈 때 마다
소변 검사로 당뇨 검사를 하는데 왜 또 굳이?? 그리고 당뇨 판정을 받더라도 치료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에요.)
조심스럽게 보건소(무료로 임신성 당뇨 검사를 받을 수 있어요.)에서 받아 와도 되냐고 물어 봤는데, 
다행히 화통한 담당 선생님께서 결과지를 가져 오라고 하셨어요.


어떤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니, 첫째 낳을 때랑 셋째 낳을 때 산부인과의 진료 내용이 달라졌다고 하던데요,
산부인과에서 새로운 검사들을 자꾸만 내 놓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 아닐까요?

반응형
반응형
텔레비전 리모컨을 이리저리 누르다가 엉거주춤 어색한 자세의 임신부들을 발견했다. 10kg의 육중한 배를 껴안은채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던 그녀들은 '골드미스가 간다'의 출연진이었다. 결혼도 하지 않은 골드미스가 임신을 할 리는 없고 그녀들은 이 날 방송분에서 특별히 임신부 체험을 한 것이었다. 사실 임신을 하게 되면 보통 10kg이 훨씬 넘게 체중이 불어나고 손발도 엄청나게 부어 골드미스들이 느낀 것 보다 더 많이 힘들것이다. 그러나 골드미스들은 갑작스레 10kg을 떠안게(?) 돼서 그런지 진짜 임신부 보다 더 힘들어 보였다.

아들 다솔이가 이제 곧 백일이지만 나는 아직도 출산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기에 임신과 출산에 관련 내용이 담긴 방송을 볼 때면 다시금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목이 약간 메어온다. 이 날 방송에서는 세 명씩 두 팀으로 나누어서 한 팀은 장을 보러 갔고 다른 한 팀은 레스토랑에서 일을 했는데, 낑낑대며 힘들어하는 그녀들을 보며 새삼스레 옛 생각이 났다.

아가씨들이 임신부 체험을 하면서 잠시나마 임신의 고충을 느껴본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실제 자연분만 하는 과정을 보여 주었던 장면이었다. 가족분만실에서 신봉선과 박소현이 함께 한 가운데 어떤 산모가 아기를 낳게 됐는데, 조금 편집이 됐긴 했겠지만 길고 힘들었던 진통 끝에 아기를 낳아 가슴에 품는 과정이 너무나도 의미있게 느껴졌다.


산모는 출산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후-후- 호흡을 했는데 아마도 라마즈 호흡일 것이다. 나도 당연히 자연분만을 하는 줄 알았기에 남편과 함께 라마즈 호흡법을 배우러 다녔다. 라마즈 호흡으로 출산 중 통증을 아주 없앨 수는 없다. 그렇지만 잘만 활용하면 외로운 진통의 과정을 훨씬 쉽게 견뎌낼 수 있다.

진통이 오면 산모들은 남편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싶을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고 한다.(나는 제왕절개를 했기 때문에 이 고통을 잘 모른다.) 아기고 남편이고 다 내팽겨치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부정적인 기분이 들 수밖에 없겠다. 라마즈 호흡은 이것을 연상, 이완, 호흡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통해서 임신부의 통증을 경감시키는데 상당히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이 호흡법은 조건 반사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꾸준히 계속 연습을 해야만 실전에서 써 먹을 수 있다.

라마즈 호흡법의 순서는 연상-이완-호흡인데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리 몸 속에서는 기분이 좋을 때 천연 진통제인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연상법은 말 그대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머리에 떠올려 엔돌핀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과정이다. 결혼식 장면이나 맛있는 음식을 마구마구 먹었던 장면 등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리려 애쓰면서 부정적인 기분을 긍정적으로 바꾼다.



그런 다음 온몸의 이완을 위해서 몸의 관절부위부터 힘을 뺀다. 진통이 시작되면 배만 아픈 것이 아니라 그 통증 때문에 온몸이 경직되고 경직된 근육에서 나오는 젖산의 축적으로 피로가 더욱 심해지게 된다. 경직된 근육은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고 자궁문이 열리는데 방해가 되므로 분만 시간이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완하면 엔돌핀의 분비도 촉진돼 또다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호흡을 한다. 호흡법을 배우는 목적은 산소를 체내에 충분히 공급함으로써 근육이나 조직의 이완을 돕고 더불어 태아에게도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통증 리듬에 맞추어 호흡함으로써 진통에 집중돼 있는 관심을 호흡쪽으로 분산시켜 통증을 덜 느끼게 하는 것이다. 분만의 진행 과정에 따라 호흡도 달라지게 되는데 말로 설명을 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배우고 꾸준한 연습을 해 봐야 체화시킬 수가 있다.

나는 임신부라면 누구나 라마즈 호흡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나햐면 나처럼 제왕절개를 한 사람들에게도 이 호흡법은 유용하기 때문이다. 척추마취를 하여 정신이 말짱한 상태에서 수술대에 홀로 누워 수술의 전과정을 느끼(?)는 것은 생각보다 더 무서운 일인데, 이럴 때도 연상, 이완, 호흡을 하면서 출산의 무서움을 이겨낼 수가 있다.


병원에서 4주동안 이 과정을 배우고 집에서도 충분히 연습을 하면 라마즈 호흡법을 체화시킬 수가 있는데, 긴장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서도 이 호흡을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골드미스가 간다' 속 자연분만의 과정을 지켜 보면서 나는 또다시 출산하는 기분이 들었다. 산모의 후-후 내쉬는 호흡에 맞추어 같이 후-후 호흡을 하니 새삼스레 손에 땀이 나기도 했다. 곁에서 사랑스럽게 잠이 들어 있는 다솔이를 내려다 보니 어떻에 이런 귀여운 아이가 내 뱃속에서 쏙 나왔나 싶기도 했다. 출산을 앞두고 있는 많은 분들이 라마즈 호흡법을 배워서 출산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건강한 아이를 좀 더 쉽게 쑴풍쑴풍 낳기를 바란다.



반응형
반응형
이제 막 전역한 군인이 군대 시절의 얘기를 하지 못해서 안달인 것 처럼, 갓 출산한 나에게는 출산과 양육에 관한 이야깃거리가 한 보따리다. 군대 시절의 무용담이 하면 할 수록 더 신나듯 나도 몇 년이고 이 얘기를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기를 기르면서 새로운 소재들이 매일 더 생겨나니 아마 평생을 들여서도 다 끝내지 못 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절대로 끝나지 않을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나는 아기가 자리를 거꾸로 잡는 바람에 38주 4일 째 되는 날 제왕절개 수술로 우리 별이(태명)를 만났다. 내가 다니던 병원은 분당차여성병원이다. 산부인과 진료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병원이 '차병원'인 만큼 무엇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이라는 것이 처음에 이 병원을 택한 까닭이다. 집에서 가까운 것도(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 참 마음에 들었다.

유명세에 걸맞게 병원 외관도 멋스러웠고 내부는 더욱 깔끔했다. 워낙에 유명해서 그런지 환자들이 너무 많아서 분빈다는 점이 단점이긴 하지만 의료진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됐다. 처음에 이 병원을 선택할 땐 믿을 수 있는 의료진이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데 임신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수술까지 하고 보니, 그저 실력있는 병원일 뿐만 아니라 사랑과 감동까지 있는 병원인 것 같아서 다른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은 병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래 제왕절개 수술을 할 때는 수술 전 날 입원해서 마음에 안정을 취한 다음 수술을 하는 것이 의례적인데, 우리 별이를 만나기로 한 날 즈음이 길일이라서 너무 많은 환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병실을 미리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수술 당일 아침에 응급실로 입원을 해서 수술 차례를 기다렸다. 나중에 들어보니 별이는 9월 11일에 태어났는데, 2009년 9월 9일(090909)에 아기를 만나고 싶어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그 전후로 수술 날을 많이 잡았기 때문이란다. 거기다가 갑자기 진통이 와서 입원한 산모들까지 있어서 정말 대단했다. 북적북적 정신이 없었을테지만 그래도 큰 병원답게 모든 산모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순산할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응급실에서 수술 차례를 기다리는데 정말 떨렸다. 우선 머리를 양갈래로 땋고 링거도 꽂은 다음 수술 부위를 제모 하는 등 모든 준비를 응급실에서 했는데 그래도 실감이 안 났다. 정말 앞으로 몇 시간 후면 기다리던 별이와 만나게 된다는 것이 꿈처럼 느껴졌다. 응급 환자가 있어서 원래 수술 시간보다 조금 더 기다려야 했지만 그동안 심호흡을 하면서 병원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몸무게가 130Kg이나 나가는 산모가 응급 수술을 해야 했는데 무척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아이와 산모 모두 건강하게 잘 끝났다고 했다. 복덩이 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두 목숨이나 구했다면서 의사 선생님들이 칭찬해 주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드디어 내 차례가 되고 휠체어를 탄 채 지하에 있는 수술실로 향했는데 담담해졌던 가슴이 또다시 방망이질을 하면서 사지가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긴장이 됐다. 수술실 앞까지만 보호자가 같이 있을 수 있다. 자연분만이라면 힘을 줄 때 손도 잡아 주고 같이 힘도 줄 수 있겠지만 수술은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만 함께 있을 수 있다. 나와 비슷한 강도로 떨고 있는 남편의 얼굴에 긴장감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보였다. 애써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있는 남편과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고 나니 이제는 정말 혼자였다.

그 때 조금 풍만한 체구를 지니신 선생님 두 분이 내 쪽으로 걸어 오셨다. 나에게 친근한 동네 아주머니처럼, 이깟 제왕절개 수술 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말투로 내 기분이며 신상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 보셨다. 알고보니 마취과 선생님이셨는데 긴장을 덜어 주시려고 계속 말을 걸어 주셨던 것이다. 따뜻하게 손을 잡아 주시며 긴장을 덜어 주시려 노력해 주시니 어찌나 푸근하게 느껴지던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드디어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고 남편은 대기실에서 전광판을 보며 내 수술 진행 상황을 보면서 기다렸다. 수술실은 생각보다 컸고 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수술을 돕고 있었다. 긴장을 해서 자세히 볼 겨를이 없긴 했지만 수술실도 한결같이 깨끗했다. 바깥에서 만났던 푸근하신 마취과 선생님이 다시 내 곁에서 다정한 목소리로 수술 준비를 하셨다.

나는 척추마취를 했는데 이 마취가 전신마취보다 회복도 빠르고 아기를 안아 볼 수도 있어서 더 좋다. 다만 좀 무섭다는 단점이 있는데 수술 내내 담당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수술의 진행 상황을 알 수 있고, 내가 괜찮은지 간호사가 계속 와서 상태를 확인해 주니까 생각했던 것 보다는 덜 무섭게 수술을 끝낼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가운 알콜솜을 배에 문질러 봐도 그 감촉을 느낄 수 없게 되자 담당 선생님의 집도 하에 수술이 진행됐는데, 칼이 배에 스치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전혀 아프지는 않았다. 우리 별이는 예상대로 거꾸로 위치해 있었는데 선생님이 배 위쪽을 누르니 엉덩이부터 세상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내 머리 위치에 있던 간호사가 모든 과정을 이야기 해 주어서 나는, 수술의 진행 과정과 아기의 탄생 과정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었다.

'아드님 낳으셨네요'라는 알림과 함께 우리 별이의 '응애응애' 소리가 들렸다. 내 뱃속에서 아기가 나왔다는 것이 완전히 실감이 나지는 않았지만 갓 태어난 별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막 세상에 나와서 힘들어 하는 별이의 얼굴이었지만 어찌나 귀엽던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탈 없이 건강한 아기를 낳고 나니 긴장감이 사라져서 더이상 수술이 무섭지 않았다. 그래서 따로 수면 마취를 하지 않고 그대로 수술후 처리까지 끝냈다. 아기는 처치 후 신생아실로 보내졌고 나는 모든 과정이 끝나고 회복실에서 조금 경과를 지켜 본 후 병실로 올라가게 됐다.

척추마취로 수술을 했기에 24시간 동안 머리를 들지도 못하고 물 한모금 마실 수 없었지만, 얼마 후 아기와 만나고 나니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듯 했다. 나보다 더 힘들게 세상밖으로 나왔을 별이에게 다시한번 고마움을 느끼면서 깔끔하고 완벽하게 수술을 끝마쳐 주신 담당선생님 박지현 선생님게도 정말 감사드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