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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임신한지 23주나 흘렀어요.
배가 많이 나와서 누워 있을 때 좀 힘들고, 그만큼 몸이 둔해졌다는 것 밖에는
특별한 것 없이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며 지내고 있답니다.
보건소에서 (무료로) 받아 온 철분제도 꼬박꼬박 잘 먹고 있어요.
 
 
너무 특별한 것이 없어서 '달이'에게 좀 미안한데요,
내내 잊고 있다가 병원갈 때만 되면,
아참 내 속에 달이가 있었었지?--- 하는 무심한 엄마.
 
 
지난 번에 달이 아빠랑 병원에 갔을 때,
달이 아빠가 의사 선생님께 달이가 아들인지, 딸인지를 여쭤봤었어요.
선생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다음 진료때 가르쳐 주신다고 했는데요,
저는 어쩐지 성별을 미리 아는 것이 두려웠었답니다.
 
 
만약,
달이가 다솔이처럼 '아들'이면,
저는 아들 둘 기르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처럼 '헐크'로 변화해 갈 테고
두 개구장이들을 감당할 자신은 없고,
딸 아이에 미련이 남아서 세 번째 임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만세!!!!
그런데, 이번 진료 때 우리 달이가 딸이었음이 밝혀졌답니다!!!
진료실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가 딸이라는 소리에 꽥! 소리를 질렀어요.
참으려 해도 저절로 입이 귀에 걸리고
가만히 있는데도 히죽히죽 웃음이 나왔답니다.


딸이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그 동안 제가 무언가 잘못한 것이 없는지 되돌아 보게 되더라고요.
아들도 아니고(어쩐지 다솔 군에게 미안하네요.)
귀한(!!) 딸인데, 뭘 잘못 먹은 것은 없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태교를 해야될 것인지......
아들 가진 엄마와 딸 가진 엄마는 이렇게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지네요.


내일부터는 가슴에 쪽지라도 달고 다닐까봐요.
'조심하세요! 뱃속에 딸아이가 들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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