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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동시에 잉꼬부부 반열에 오른 정선희 안재환 부부. 사랑이 여자의 얼굴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하게 보여 준 똑순이 정선희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망가짐도 불사하는 안재환. 연예인 아니랄까봐 신혼여행지에서부터 배꼽 잡는 이야깃 거리를 잔뜩 안고 돌아온 이 훈녀훈남의 사랑 얘기는 보는 이의 마음을 절로 흐뭇하게 만든다. 얼마전에 해피투게더에 안재환이 나왔을 때, 정선희의 등장은 다분히 의도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혹시나 안재환에게 주목이 덜 갈까봐 든든한 지원군으로 녹화장에 가 준 것이다. 입담하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선희의 등장만으로도 안재환은 절로 기가 살았을 것이다.(정말 그랬다. 또다른 초대 손님이었던 이천희는 거의 한 마디도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뿐만 아니라 정선희는 퇴장할 때도 안재환의 입술에 쪽 소리나는 뽀뽀를 함으로써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신혼 부부의 닭살행각은 '어우~'하는 야유를 보내면서도 예뻐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 날도 나는 그 둘의 고소한 신혼 냄새가 밉기는 커녕 정말 좋아보였다.

그런데, 해피투게더 이후 얼마가 지났을까? 우연히 홈쇼핑 방송에서 열심히 화장품 광고를 하고 있는 정선희 안재환 부부를 또 보게 됐다. 연예인이 홈쇼핑 방송에 등장하여 판매수를 높여주는 것이야 하루 이틀 된 일도 아니고, 잘못된 일도 아니기에, 나는 그 점을 문제삼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여자 화장품 모델로 정선희가 나와서 직접 화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와 정말 이뻐졌다' 하고 감탄하며 그 방송을 보고 있었는데, 잠시 뒤 안재환이 같이 나와서 파우더를 바르는 시늉을 하더니 쇼호스트에게로 화면이 넘어가기 전 마지막 장면은 해피투게더에서 봤던 그 뽀뽀였다. 흐음... 이렇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나는 부부나 연인간의 친밀함이나 애정의 깊이(?) 같은 것들을 의도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항상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써야 하는 연예인들은 더욱더 그렇다. 연인이라면 굳이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사랑하는 사이임을 다 알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사랑의 기운이 그 둘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의도적으로 '우리 사랑하는 사이에요, 우리는 아직 한 번도 안 싸웠고요, 우리는 늘 헤어지기 전에는 뽀뽀를 한답니다. 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는데요?'하며 설명할 필요도 자꾸 보여줄 필요도 없다. 특히나 잉꼬부부 콘셉트(물론 콘셉트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잉꼬부부이겠지만)를 사용하여 마케팅을 하거나 인기 관리를 하려 든다면 그것은 스스로 수렁에 발을 넣는 행위이다.

일일이 언급하지 않아도 연예계 커플들의 결별과 이혼의 배경을 보면, 사람들이 자신들을 잉꼬로 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하는 경우가 참 많다. 광고나 토크쇼 등에 동반출연하여 자신들의 사랑 얘기를 그럴싸하게 얘기하거나 거침없는 스킨십을 보여주던 커플들이 불과 몇 개월 지나서 그건 사실 거짓이었다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면 참 민망하다. 정선희 안재환 부부는 두 사람 모두 결혼전에도 활발하게 활동해 왔으니 결혼을 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초반부터 잉꼬부부의 전형이 되어 뽀뽀마케팅 등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물론 나는 정선희 안재환 부부가 행복하게 백년해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표정에서, 행동에서 은은히 묻어 나오는 배우자에 대한 사랑이 더 아름답게 보일 것 같다. 또한 남편 얘기, 아내 얘기 등을 가끔씩 이야기의 양념으로 사용할 때 시청자들이 더 크게 웃고 더 많이 공감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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