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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그럽게 5살 연하랑 어떻게 사귄대? 내가 만약 5살 연하랑 사귀면, 나는 15살이랑 사귀는거잖아, 으~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나는 버스 뒷좌석에 앉아있던 여대생들의 대화를 듣고 피식웃었다.  갓 스무살을 넘긴 여자들에게 연하남이 인기가 있을리가 없다. 그들에게 연하남은 구슬땀을 흘리며 수능에 매진하고 있는 고등학생이거나, 여드름 투성이의 중학생일테니까. 나도 그 나이 땐 그랬다. 누나~하며 매달리는 연하남보다는 오빠~하며 기댈 '그'의 어깨가 더 로맨틱해보였다. 그러나 하나 둘 나이가 더 많아짐에따라 내가 남자라고 생각하는 '그'의 나잇대는 점차 다양해(?)졌다.

나이가 들어도 여자는 여자다. 목욕탕에 가 보면 심각한 얼굴로 뱃살을 고민하고 계시는 60대 아줌마(할머니란 말은 왠지 서글프다.)들이 얼마나 많은가? 평생을 실컷 먹어보지 못하고 살아야 되는 것이 여자들의 삶이라면 좀 뜨악하지만, 평생을 아름답게 살고 싶은 것이 여자들의 욕심이라면 그건 또 괜찮다. 어쩌면 여자들은 '어림'의 기준을 자신의 나이에 맞추고 사는지도 같은데, 그렇기에 50살이 되어도, 60살이 되어도, 가끔은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질는지도 모른다.

내가 스물 다섯이 되었을 때, 스무살 때는 절대 남자로 보이지 않던 '녀석'들이 '그'로 보였다. 그 때 나는 '언니'들이 연하를 사랑할 수 있는 까닭을 진심으로 이해했던 것 같다.(연하를 더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연하를 좋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 생각으로는, 남자들은 스무살이 넘음과 동시에 비로소 진정한 남자로 거듭나는 것 같다. 그들은 군대를 다녀오고나면 급격히 의젓해진다. 그리고 여자들은 나이와 상관 없이 언제나 '여자'이다. 앞에서도 말했든 여자들은 '어림'의 기준을 자신의 나이에 맞추고 산다.

박정수 아줌마가 자신의 변하지 않는 외모의 비결은 남자친구와의 사랑때문이라는 말을 한 것을 들었다.(그 커플의 나이는 모른다.) 중년 여성의 사랑 얘기에 악성 덧글을 다는 사람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이라고 내가 말한다면, 내 블로그에도 악성 덧글이 줄줄이 달릴까?

남자들은 5~6살 연하와 결혼하는 것을 참 많이도 봤다. 남자 연예인들의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면서 그들은 12살 연하와 당연하게 결혼하기도 한다. 그들의 나이차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당사자도 아닌 내가 괜히 심각해지지만, '사랑'한다는데 더 무슨 말을 하겠는가? 연하와 교재하는 여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들도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에 남들보다 평탄하지 않을 그 사랑이 얼마나 어렵게 진행될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러나 '사랑'하기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원래 이 글에서 하고 싶었던 것 보다는 약간 글이 무겁게 흘러간 것 같다. 난 그저 나이가 들어(?)보니 나이 차이가 좀 나는 남자들도 '남자'로 보이더라, 하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 오늘 신문에서 어머니의 대명사격으로 돼 버린 '김해숙' 아줌마가 21살 연하남과 사랑에 빠진 연기를 한다는 얘길 보았다.(영화 '경축! 우리사랑') 21살 연하라니! 감정이입 잘 하는 나는, 생각만해도 머리가 복잡했다. 감독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도 어려운 얘길 시작하려고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내가 그 나이가 돼 보지 않고서는 장담할 수 없다. 김해숙 아줌마 보다는 내가 한참 어리므로, 어린 내가 아직 모르는 그 나잇대의 세계가 있겠지. 영화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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