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들과 함께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일레드님의 남편입니다. 2020년 1월 14일 화요일, 필리핀에 온지 14일째 되는 날이네요. 이제 3일 남은 어학연수. 이틀만 더 수업을 하면 이제 한국으로 귀국하게 됩니다.
아침에 일이나 시간이 없어서 튀김우동 하나씩 먹고 출발했어요. 마스크와 모자를 챙기고 학교로 향했습니다. CNN 필리핀에서는 화요일까지 모든 학교와 직장에 휴교령이 내려졌는데 오늘부터 수업을 정상적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학교로 향했어요.
한국에서의 기사와 필리핀에서의 상황은 매우 온도차가 심했는데요, 한국 기사의 대부분은 조만간 폭발할 예정이고 현재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 대부분이고, 필리핀 현지에서의 상황은 별일 아니라는 분위기입니다. 한국 기자들의 설레발인지, 필리핀의 안전불감증인지는 지나봐야 알겠지만, 우선은 안전을 위해 빠른 귀국을 선택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학교 가는 길.
오전에는 선생님과 1대1 수업을 합니다. 이제는 약간 힘든가봐요. 첫 1주일간은 재미있다고 하더니만 이번 주에는 이제 수업이 3번만 더 하면 되는대도 힘들다고 합니다. 하긴 하루에 영어만 6시간을 하면 정말 힘들죠. 저도 같이 6시간씩 수업을 하지만, 그룹 수업임에도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일대일 수업으로 6시간을 하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가면 푹 놀게 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마닐라 공항은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는데요, 원래도 많은 비행기가 왔다갔다 했지만, 오늘따라 떠나는 비행기가 더 많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학교에는 학생들이 등교를 했더라고요. 엔더런대학교는 월요일이 대학생들 개강이었는데, 화산으로 이해 화요일부터 개강을 했어요.
첫 수업은 소셜클럽이었습니다. 크리스틴 선생님과 했는데요, 크리스틴 선생님 수업은 언제 들어도 좋은 것 같아요. 미국 플로리다가 고향이고, 필리핀에 온지는 2년 정도 되었다고 하는데 영어는 미국 원어민 발음입니다.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직업에 대해서 각 나라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약간씩 다르더라고요. 이런 것들을 통해서 사고가 확장되는 것이 어학연수의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아들을 데리러 가는 길이 슈퍼마켓을 지나가게 되는데 어떤 사람이 물을 잔뜩 사서 가더라고요. 이걸 보고 필리핀 내에도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화산이 한번 더 폭발하게 된다면 이런 사재기는 더 심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미 수업이 끝나고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는 아들. 모자와 마스크를 잘 챙겨 쓰고 있습니다. 저는 화산이 터지던 날 화산이 터진 줄 모르고 화산재를 맞으며 돌아다녀서 그런지 목이 칼칼하니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마스크를 꼼꼼하게 쓰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미세먼지가 심할 때도 마스크 안쓰고 다녀도 괜찮았는데 화산재는 매퀘한 것이 저에게는 목에 무리가 오더라고요.
점심시간에는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했어요.
스테이크와 스프 그리고 밥이 나왔습니다. 언제 먹어도 맛이 있네요.
두번째 수업은 인텐시브 수업이었는데요, 리스닝, 라이팅, 문법등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이번엔 리스닝 시험을 봤어요. 대화를 틀어주고 받아쓰기를 하는 것이었는데요, 리스닝이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부터 민트영어를 통해서 1년동안 화상 영어를 해 왔고, 엔더런대학교에 와서 강도 있게 하루에 6시간씩 영어 수업을 하고 일상에서도 영어를 사용하다보니 리스닝이 확실히 많이 늘은 것 같아요. 특히 화산 폭발하면서 CNN을 하루종일 틀어놓고 사전 찾아가며 봤는데 나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한국에 가서도 화상영어 꾸준히 하고 CNN이나 영어뉴스를 꾸준히 봐야겠어요.특히 발음하는 것을 곧바로 따라하는 쉐도잉은 여기와서 처음 해 보았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미셜 선생님은 매우 친절하고 잘 가르쳐주세요. 재미있으면서도 수업의 원칙을 잘 지켜나가고, 학생들에게 발화할 수 있는 기회를 균등하게 주어서 매우 세심한 수업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5분 발표 숙제를 내주었어요. 주어진 주제 중 하나로 5분간 영어로 스피킹을 하는 숙제였는데요,
발표할 때의 자세나 제스처 그리고 스킬들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간단한 큐카드에 키워드 적어서 발표하는 것이라 큰 부담은 없어요.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을 데리러 가니 아이들은 역시 포켓몬을 잡고 있었습니다. ㅎㅎㅎ
현지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고요, 간혹 N95 마스크를 쓴 사람이 보입니다. 우선 마닐라의 모든 약국에서는 N95 마스크가 품절인 상태입니다. 현재 웃돈을 주고 팔리고 있는 상황이라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에요.
수업이 끝나고 베니스몰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어요.
7번가의 기적을 필리핀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영화와 스타워즈, 캣츠가 하고 있었는데요, 아이들은 캣츠를 어른들은 스타워즈를 보기로 했습니다.
스타워즈는 울트라라는 프리미엄 영화관에서 상영하고 있어서 545페소, 한 1만원정도 되는 금액이고요,
캣츠는 일반 영화관으로 7천원정도 되는 금액입니다. 여기에는 팝콘과 음료수가 포함되어 있는 가격이고요, 일반 영화관은 2종류의 팝콘과 물, 울트라 영화관은 3종류의 팝콘과 콜라, 다이어트 콜라, 물 중에 고를 수 있습니다. 일반 영화관은 하나씩 밖에 못가지고 들어가고 울트라 영화관은 계속 리필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영화관 전경인데여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요. 결제하는데 정말 오래 걸립니다. 한 10분 걸린 것 같아요.
상영은 한 영화관에 5번 정도 상영하는 것 같았어요. 저는 4시 40분 영화를 보았습니다.
시간이 좀 남아서 장을 보았는데요, 영화관에서 먹을만한 것을 슈퍼마켓에서 샀어요. 이 초콜렛이 요즘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몰티저스라는 초콜렛이라고 아들이 흥분하면서 사더라고요.
기분 좋은 아들의 놀란 포즈~
발레 포즈~
울트라 영화관 앞에 이렇게 진열이 되어 있고 골라서 가면 됩니다. 전 바비큐 팝콘, 사우어 팝콘, 콜라, 물을 들고 들어갔어요.
안에 들어가보고 깜작 놀랐는데요, 2명씩 앉는 의자에 쿠션도 엄청 푹신하더라고요.
좌석도 넓고 리클라이나 의자라 전동으로 기울어져서 침대처럼 거의 수평으로 됩니다. 개인 전등도 있고, USB 충전 포트도 있었어요.
발을 쭉 뻗고 아주 편하게 영화를 보았습니다.
스타워즈를 보았는데요, 자막 없이 보니 처음에는 집중해서 보다가 못알아 먹으니 좀 잤어요. 좌석이 편해서 잔건지 못알아 들어서 잔건지는 모르겠는데 아주 편하게 영화를 보고 나왔습니다. 필리핀 오면 울트라 영화관에서 꼭 영화를 보시기 바래요. 일반 영화관도 거의 전용으로 3명인 저희 일행 말고 2명이 더 있어서 5명이 캣츠를 보았다고 하더라고요. 울트라 영화관도 저희 2명이랑 나머지 3명정도로 5명이 보았습니다. 한국에서 프리미엄 영화관에 가면 적어도 3만원 이상은 드는데 여기서는 만원의 행복을 즐길 수 있어요. 다만 한국어 자막이 없다는 것만 빼면 완벽합니다. ㅎㅎ
밤의 베니스몰의 풍경입니다. 월요일만해도 손님들이 거의 없더니 하루가 지난 오늘은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화산재 때문인지 배는 운행을 안하고 있더라고요.
숙소로 들어와서 저녁을 먹고 먼저 예약해둔 비행기표와 에어비앤비 숙소 남은 일정들에 대한 환불을 요청했습니다.
에어아시아에서 17일 비행기표를 새로 샀기에 기존의 25일 비행기표를 취소했어요. 챗봇으로 환불을 하게 되어있는데 아무래도 기계가 하는 것이라 잘 안되더라고요. 자꾸 이메일 입력 후 오류가 나서 Allstar 상담이라고 치면 고객지원팀에서 상담사와 채팅이 가능합니다. 역시 사람이 하는게 가장 빠른 것 같아요. 바로 환불 처리 되었고, 70% 환불을 받게 되고, 90일 이전에 완료된다고 합니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에게 미리 사정을 이야기한 메세지를 보냈고, 에어비앤비 자체에서 일정 변경을 하면 되더라고요. 호스트가 확인을 눌러주면 차액이 환불됩니다. 엔더런대학교에서 수업료도 수정된 수업료를 받았고, 항공료 30%의 손해 외에는 아무런 손해없이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달은 참 밝고 오묘한 달이었습니다. 구름 사이로 눈처럼 보이는 보름달을 보며 마닐라 땅에 평화가 가득하길 기도해봅니다.
한국에서 난 기사들이 설레발이길 바라며 오늘도 잠을 청합니다. 남은 기간 잘 지내고 한국에 무사 귀국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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