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들과 함께 필리핀에 한달살기 연재를 하고 있는 일레드님의 남편입니다. 필리핀 마닐라 화산폭발로 인해 원래 일정보다 1주일 빠르게 이틀 후 출국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현지 상황은 조용한 편입니다.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별일 아닌데 호들갑 떤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듯 합니다. 여러 뉴스들이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지만, 자연 앞에서는 겸손해질 수 밖에 없고, 여행객인 저로서는 다시 한번 화산 폭발이 있을 경우 외지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귀국을 선택했습니다. 화산 폭발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망고와 수박을 먹었습니다. 원래 일정보다 빠르게 가기 때문에 그동안 사두었던 음식들을 빨리 처리해야 하는데요, 망고를 너무 많이 사두어서 아침부터 망고 2개와 수박을 먹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7개의 망고가 더 남아서 앞으로 이틀동안은 망고를 많이 먹어야 할 것 같아요. ^^;;
모자와 마스크를 챙겨서 학교로 갔습니다
아이들은 오전에는 1대 1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그룹 수업을 하고 있어요.
오전 수업의 선생님입니다.
저도 수업을 들으러 가는 중에 학교에 유리로 된 건물의 천장을 직원분들이 열심히 쓸고 있더라고요. 시커먼 것이 있어서 뭔가 봤더니 화산재였어요. 정말 생각보다 많은 화산재가 날아온 것 같습니다. 바람에 날리고도 저만큼이니 가끔 걸어가다가 눈에 뭐가 들어가곤 하는데 화산재인 것 같아요. 화산에서 날아오는 것도 있겠지만, 화산 연기 분출이 잠잠해진 상태라고 하니 건물에 있던 화산재들이 떨어진 것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전 수업은 더글라스 선생님의 소셜 클럽이었어요.
오늘의 주제는 취미였는데요, 다양한 취미에 대해서 카테고리로 나누고 카테고리마다 세부적인 취미에 대해서 서로 짝을 지어서 토론을 하는 시간이었는데요,
저는 키르키스스탄에 사는 자스굴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서 서로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는데요, 자스굴은 남편이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영국 회사에 취직을 해서 주재원으로 여러 나라를 다니고 있다고 하는데요, 현재 남편이 필리핀 주재원으로 있어서 아이들은 중국 국제학교에 보내고 아이들을 픽업하기 위해 바로 옆에 학교인 엔더런대학교에 수업을 듣는다고 해요.
35살이고, 남편은 78년생. 이야기하다보니 별의 별 이야기를 다하게 됩니다. ^^;; 키르키스스탄은 부부의 나이 차이가 15살~20살정도 나는게 보통이래요.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아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다음 짝은 유하였습니다. 일본의 라쿠텐에 다니는 유하는 HR부서에 있는데 라쿠텐이 회사 내에서는 영어만 사용하게 해서 공부하러 잠시 왔다고 해요. 유하랑은 많이 친해져서 서로의 나라에 돌아가서도 계속 연락을 하기로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랜 시간 같이 공부하다보니 금새 친해지는 것 같아요.
홍콩에서 온 레모나입니다. 댄서이고, 마닐라에서 직장을 구하고 있다고 해요.
비비안은 한국분인데 마닐라에만 2년 거주하셨다고 합니다. 마닐라에 거주하시는 분들도 영어를 좀 더 배우기 위해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저희 반에는 마닐라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오늘 처음 온 제이라는 일본인입니다. 60세가 넘으셨는데 매년 영어를 배우러 오신다고 해요. 굉장한 기인의 포스가 느껴졌는데요, 1년에 한번은 30일 금식을 한다고 하고, 취미가 집짓기인 특이하신 분이에요.
이 분이 키르키스스탄의 자스굴입니다.
오늘이 저의 더글라스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이어서 단체 사진을 찍었어요. 여기와서 알게 된 팁인데 사진을 주고 받을 때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더라고요. 네임태그라는 기능을 이용해서 서로 팔로잉을 하고 DM으로 사진을 보내주는데요, 아무래도 아이디를 입력하기에는 자국어로 이름을 적어두기에 일본어나 러시아어로 되어 있어서 입력 자체가 어렵기에 네임태그로 촬영을 하면 바로 팔로잉이 가능합니다. 덕분에 친구들과 인친도 되고 일거양득인 것 같아요.
아이들을 데리러 가니 이미 끝나고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요, 아이들의 사진도 내일 찍을 시간이 있을지 몰라서 기념 사진을 찍어놓았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학교로 가는 길이에요~
저희는 항상 120페소짜리 카페테리아 음식을 먹습니다. ㅎㅎ
오후 수업은 라이팅 수업이었어요. 지난 번 쓴 글에 대해서 피드백을 주셨고, 시간을 충분히 주고 다시 한번 써 보라고 했습니다.
다들 열심히 적고 있는데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네요. 환경 문제에 대한 주제로 서론, 본론, 결론의 형태로 본론의 자신의 의견을 5가지로 하고 각 의견마다 사실 또는 예시를 2가지씩 들라는 것이었는데, 글 쓰는 것은 자신있었지만 영어로 써야 하기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요.
그래도 말하듯 그냥 쭉 써내려 가서 제일 처음 끝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피드백은 "What do you mean?" ㅎㅎㅎㅎㅎ 20년 전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한 마지막 날 집주인 할머니가 "Can you speak English?"라고 물어서 허무했던 이후 다시 한번 현타가 오는 피드백이었어요. ㅋㅋㅋㅋ
오후 수업은 매우 알찼는데요, 글쓰기 후 바로 피드백을 주었고, 주어진 피드백으로 정정하여 요약해 1분 내로 말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역시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었어요. 선생님은 라살 대학교 학생이라고 합니다. 교육을 전공하고 있다고 하는데 필리핀에서도 라살 대학은 공부를 잘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 필리핀대학과 라살대학 모두 붙었었다고 하네요. 중국인 존과 제임스, 일본인 사야카, 시야, 홍콩 레모나와 한국 브라이언, 비비안 그리고 저입니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을 데리러 갔어요.
오늘은 오후에 파티가 있어서 잠시 숙소에서 쉬다가 바로 파티에 가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심심했는지 숙소에 있던 퍼즐을 다 맞췄어요
80년대 패션을 컨셉으로 한 믹서파티였는데요, 현재 ESL을 하고 있는 모든 학생들이 와서 즐기는 파티였습니다.
꽤 많이 준비해 두었더라고요. 솜사탕과 팝콘, 마시멜로, 젤리등이 있었고요,
오후 8시부터는 저녁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네요. 저희는 분위기만 보고 저녁은 하이스트리트에 가서 먹기로 했기에 저녁은 못 먹고 나왔습니다
한두명씩 파티장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학생들은 대부분 80년대 아이템을 하나씩 갖추고 왔더라고요. 저야 뭐 그냥 입어도 80년대를 대표하는 패션이니..ㅎㅎ
크리스틴 선생님이 계셔서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크리스틴 선생님은 1대1로 수업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잘 가르치시는 선생님이에요~ 인친을 맺었으니 자주 이야기해야겠어요~
팝콘도 있었고,
솜사탕도 있었어요~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네요!
저도 하나 얻어먹었습니다. ^^
팝콘 무한리필! 넘 좋아요~
클래스 친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한국 대학 캠프에 온 학생들도 오기 시작했고요,
모이니까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더라고요.
텐트 안에 사는 고양이가 살갑게 아이들에게 다가왔습니다.
드디어 파티가 시작되었어요~ ^^
고양이는 이제 아예 아들 품에 안겨 있습니다.
학생들이 나와서 게임을 했는데요,
다양한 프로그램과 상품을 준비해 두었더라고요.
더 있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타임존에 가자고 졸라서 어쩔 수 없이 나왔습니다.
아들의 선생님들과 함께 한컷!
그랩을 타고 하이스트리트로 가서 망고트리에 갔어요~
엄청 고급스러운 태국 레스토랑입니다.
다양한 메뉴가 있었는데요, 전 똠양꿍과 팟타이 정말 좋아해서 기대가 되었어요~
사람들도 만석이었습니다.
이건 튀긴 밥에 소스를 얹어 먹는 샐러드인데요,
전 고수를 좋아해서 제 입맛에는 딱이었어요~
그 다음으로 나온 똠양꿍입니다. 매우 걸쭉했는데요, 완전 맛있었어요~ 양이 조금 적은게 아쉬웠습니다.
망고 스티키 라이스입니다. 연유를 뿌려서 아이들이 좋아했어요~
필리핀에서 쏨땀을 먹다니. 쏨땀콘입니다. 약간 매콤해서 더욱 맛있었어요~
다음은 팟타이입니다. 크리스피 팟타이라고 해서 뭔가했더니 면을 튀겨 놓았더라고요. 약간 짜긴 한데 밥이랑 같이 먹으니 찰떡궁합이에요~
밥은 계란 볶음밥으로 라지 사이즈 시켰습니다. 이거 안시켰으면 양이 많이 모자를 뻔 했어요~
크리스피 팟타이는 소스를 뿌려서 비비는 방식인데요, 서버분이 직접 비벼줍니다.
완전 맛있어요~ 강추합니다.
맛있게 먹고 산책을 하려 했지만, 화산재도 있고, 원래 하이스트리트로 온 목적이 있기에 바로 목적지로 향했어요~
목적지는 바로 타임존~! ㅎㅎㅎ 그냥 지나갈 수가 없죠~
지난 번 포스팅에서 보여드렸던 3D도 아닌 선풍기로 입체감을 경험하는 게임기입니다. 그냥 앉아 있기만 하면 되는건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기도 해요.
헤머에 맛을 들린 아들. 쳤다하면 최고 기록이 나옵니다. 어른이 치면 오히려 점수가 안나와요. 아이들에게 최적화 되어 있는 기계인 것 같아요.
거의 프로게이머가 되어가고 있는 아이들. 온갖 기계를 다 섭렵했습니다.
모은 티켓으로 타임존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날이기에 상품을 다 바꾸었어요.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고른 아들.
지난 번 아들이 같이 간 동생에게 쿠션을 선물해주었는데 이번에는 동생이 모은 티켓으로 아들에게 쿠션 선물을 해 주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그랩을 기다리던 중 길냥이가 와서 부비부비를.... 마닐라 길냥이들은 사람들을 잘 따라요.
숙소에 와서 야식으로 튀김우동 하나 말아 드신 아드님. 남은 음식들을 처리해야 해서 하나씩 먹어 재끼고 있습니다. 이제 내일이 마지막 수업이네요. 화산으로 인해 갑자기 가게 되어 아쉬움도 많지만, 좋은 추억 많이 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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