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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집들이를 했어요.
집이 예뻐지니까 초대하고 싶은
제 친구들, 남편 친구들, 교회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요.


그리 잘 하지는 못하지만 쬐끔 있는 음식 솜씨도 뽐내고 싶고
오붓하게 모여서 진지한 얘기도 많이 나누고 싶고
밤늦도록 왁자지껄, 하하호호 즐겁게 놀고도 싶어요.


그리하여 첫 번째 초대 손님이 저희 집을 방문하기로 했는데요,
보통 집들이를 하시면 음식을 걱정하시잖아요?
그런데 딱 한 가정만 오시기로 해서
손님이 어른 둘, 아이 둘이었고요,


친한 분들이라 그냥 조촐하게 저녁 한 끼 하는 자리라
음식은 별로 걱정할 게 없었어요.
문제는 '청소'였지요.






개구장이 다솔 군이 온 집안을 어지럽히고
반찬 몇 가지만 만들어 먹다 보면 싱크대는 그릇, 냄비, 컵들로 넘쳐 나고
방 마다 가득가득 치울 것들이 있어서
손님이 오시면 청소가 가장 큰 문제였어요.


아이가 깨어 있을 땐 청소가 무용지물이거든요?


손님 오시기 전날 밤
이 날따라 다솔이 다인이가 번갈아 가며 엄마를 찾아서
겨우 다인이까지 재우니 밤 12시!
저는 밤 12시부터 새벽 3시까지 치우고, 쓸고, 닦고, 설거지를 끝냈어요.





손님이 오시는 당일
저희 집은 언제 치웠냐는 듯 다시금 어지러워졌지만
그래도 치워둔 게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지요.





손님이 오시기로 한 시간은 오후 6시
남편이 볼 일을 보고 돌아 온 3시부터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음식 준비를 시작됐어요.


거하게 차리려면 3시간 가지고는 어림없지만
조촐한 식사 자리였으니까요.





6살, 8살 아이들을 위해선
간장으로 양념한 고기 채소 덮밥을,



중국에서 오랫동안 유학을 하고 돌아 온
언니를 위해선
중국식 반찬을 두 가지 준비했어요.
굴 소스 가지 볶음과 두반장으로 맛을 낸 마파두부.




그리고 남자 분을 위해 한국식 반찬 두 가지
(시금치 넣은 된장국을 좋아한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멸치 육수를 진하게 우려 낸 시금치 된장국과 매콤달달하게 볶은 고추장 불고기





아삭하고 상큼하게 샐러드도 준비하고요,





독특하게 된장과 마요네즈가 들어간 양념으로 무친
브로콜리(정말 맛있어요!!),
그리고 배추 김치와 파 김치를 냈어요.





다 차려진 밥상을 보니
큰 접시를 써서 더 푸짐해 보이도록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조촐하지만 나름대로 맞춤식 밥상이었어요.



손님이 예정보다 조금 늦게 오셔서
밥상을 차린 후에 사진을 찍을 여유가 있었네요.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다솔 아빠는 일을 좀 하고,
다솔이, 다인이는 콜콜 잠들어 버렸어요.


한참을 재미있게 즐긴 후 손님은 11시가 넘어서 돌아가셨고 
음식을 많이 하지는 않았음에도
청소하고 신경쓰느라 기운을 많이 쓴 까닭인지
저도 거의 기절해 버렸답니다.


힘은 들었지만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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