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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은 제 생일이었어요!!! 축하해 주세요~
중국에서 제가 가르치던 학생들이 제 생일을 기억하고 메일을 보내 주었어요.
헤어진지 5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저에게 소식을 전해 주는 사랑스러운 제자들~
부럽죠? 부럽죠? 부럽죠???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는 제자들은 많은데,
올 해 생일을 기억하고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 준 제자는 두 명이었네요~
제가 가르친 학생들이 이렇게 한글을 잘 쓰는 걸 자랑하고,
또 저를 사랑한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헤헤헷!!!
 
 
부럽죠? 부럽죠? 부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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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 주세요! 오늘이 바로 제 생일이거든요.

예나 지금이나 기념일에 무감각한 저는(이런 제 성격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는 중이랍니다.) 솔직히 생일이라고 특별히 마음이 들뜨거나 기쁘지는 않은데요, 반대로 낭만이 철철 넘치는 남편은 밤 12시를 넘긴 시각부터 계속해서 유난을 떨고 있습니다. 눈만 마주치면 '생일 축하한다'는 인사부터 건네더니 이제는 수시로 집으로 전화를 해서까지 축하를 남발하고 있네요. 뭐, 그런 남편의 호들갑이 기분 좋긴 해요.

생일날엔 반찬부터가 다르죠. 오늘은 아침부터 미역국에 무친 나물에 소갈비찜까지 두둑하게 먹고 저녁엔 작게나마 생일 잔치를 벌이려고 해요. 가족들과 둘러 앉아 케이크에 나이 수 대로 초를 꽂고, 잠시 소원을 빈 다음 후후 불어 끄는 게 잔치의 전부이지만 그래도 행복한 생일 저녁을 보낼 것 같아요.

아, 선물이요?
당연히 있지요. 올 해 생일엔 특별히 더 귀하고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어요. 어찌나 자랑을 하고 싶은지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싶어서 그냥 있을 수가 있어야죠. 얼른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가 바로 그 선물을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에요.

다솔이가 낮잠을 자는 틈을 타 메일을 확인했다가 두 명의 학생에게서 생일 기념 메일을 받았어요. 제가 중국에 있을 때 가르쳤던 중국인 학생들이지요. 저는 웨이팡 교육대학 한국어학과에서 1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다솔이를 임신해서, 임신 7개월 때 학교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었답니다. 다솔이가 2009년 9월 생이니까 아이들과 헤어진지 벌써 햇수로 2년이 됐지요.

제가 떠난 후 또 다른 한국인 선생님을 만났을 텐데도 저를 기억해 주고 제 생일까지 기억해 준다는 것이 정말 감격스러웠답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일부는 졸업 후 취업을 했고 일부는 상급학교에 진학을 했어요. 아이들은 가끔씩 자신들의 소식을 메일에 담아 전해 오는데, 아무리 한국어과 학생들이라고 해도 한국어 자판을 외워서(자판에 한글이 써 있진 않으니까요.) 메일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의 메일이 저에게는 더 특별하게 느껴지지요.




중국 대학은 모든 학생들이 다 기숙사 생활을 하거든요?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은 대학교 1학년들이었는데 한국어학과 특성상 모두 여학생이었지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이 부모님과 거의 처음 떨어져서 먼 곳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하나같이 다 외롭고 힘든 상황이었어요. 학생들은 저를 선생님이자 엄마로 생각했고 저는 학생들을 딸처럼 여겼었어요.

한국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요?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그만큼 순진하고 착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의사소통이 완벽하게 되지는 않았어도 제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했던 내용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을 보면서, 교실에서는 인성 교육, 감성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답니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저는 월급의 일부를 떼어서 매달 아이들과 생일 잔치를 열었었어요. 제가 근무하던 학교는 중국에서도 아주 작은 시골이었기 때문에 아이들 중에는 생일 케이크를 먹어 보지 못한 학생들도 있었고 제대로 생일을 축하받지 못한 학생들도 있었어요. 스무 살이 되도록 생일 잔치를 처음 열어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찌나 가슴이 먹먹하던지...... 암튼 그 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음에 저는 감사하고 있답니다.




학생들은 저에게 메일을 보내어 취업 문제, 남자 친구 문제, 앞으로의 진로 문제 등등의 고민 상담을 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자신의 최근 사진을 보내 주기도 해요. 제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엄격하게 제한했던 각종 이모티콘들이나 인터넷 용어들을 볼 때면 속상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성심성의껏 답장을 써요. 고민이 있을 때 저를 생각해 주어서 뿌듯한 마음도 들고요.

중국에 오면 꼭 자기의 집에서 머물라는 아이들, 공짜 여행은 떼어 놓은 당상이죠?
이런 제자들이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답니다. 오늘은 제 생일이니까 자랑 좀 해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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