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원불변의 외갓집 여름 별미는 옥수수인 것 같아요.
집에서는 잘 먹지 않으면서
외갓집에서는 하루에 두 자루도 거뜬히 먹는 아이들~
소금 설탕 한 톨도 넣지 않아도 경쟁적으로 아구아구아구... 정말 잘 먹습니다.





탱글탱글 씹을 수록 더 고소한 옥수수맛!
외할머니께서 해 주시는 옥수수맛에 폭 빠져~ 배 뽈록 나오도록 옥수수를 먹었으면,
자, 이제 옥수수 나무를 찾으러 가 봅시다~


외갓집에 왔으니 농촌 체험학습 제대로 하고 가야죠~
친정에는 옥수수 나무가 없지만 집에서 조금만 걸으면 옥수수, 토마토, 호박, 콩, 깨...... 없는게 없는
그야말로 체험학습의 장이 좌르르륵 펼쳐 집니다.




옥수수 나무 보러가기 전에 강아지풀을 뜯는 아이들,
강아지가 먹는다고 강아지풀인 줄 알고
다솔이는 친정에서 키우는 구슬이꺼, 써니꺼 잔뜩잔뜩 강아지풀을 뽑는데....
저는 자꾸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라는 속담이 생각나 웃음이 났어요.





왔다!!! 옥수수밭.
다솔이가 옥수수밭은 이번에 처음 보는 건가?




옥수수가 무슨 맛이냐고 물었더니
'토마토' 맛이라는 전혀 엉뚱한 대답을~ 그래도 면박을 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는 습관대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
그래도 외갓집에 있는 동안은 자주자주 외출을 했기에
스마트폰을 덜 봐서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외갓집에는 스마트폰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많으니까요~

반응형
반응형

끼니 때가 되어 배는 고픈데 날씨는 덥고, 그렇다고 입맛이 절대로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뭐 좀 특별한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니까 편하게 시켜 먹어도 됐겠지만 닭튀김? 피자? 자장면? 암만 생각해 봐도 마땅히 주문할 음식이 없었다. 들여다 보나마나 그 속에 있는 것들은 뻔하지만 나는 한참이나 목을 넣고 냉장고 속을 샅샅이 살펴 봤다. 그 때 비닐팩에 들어 있는 반포기 정도 남은 배추가 눈에 들어왔다. 이거다! 벌써부터 입가에 군침이 돌았다.

서울 사람들은 이름조차 생소한 '배추전'을 내 고향 경상북도 안동시에서는 참 자주도 해 먹는다. (예전에는 우리 나라 전 지역에서 배추전을 만들어 먹는 줄 알았는데 서울 토박이들은 배추전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 당연히 먹어 보지도 못했겠고 아무런 양념이 들어 있지 않은 생배추로 전을 부쳐 먹는것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 했다.)


배추전이란 생배추를 달걀 푼 부침가루 옷을 입혀 프라이팬에 지글지글 부쳐 낸 음식이다. 너무 간단하고 소박해서 과연 맛이 있을까 의심하는 분들이 있겠지만 정말 맛있다. 매콤한 김치전도 맛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배추전을 더 좋아한다. 드셔보지 않으신 분들은 고개만 갸우뚱하지 마시고 시간이 나실 때 꼭 한 번 드셔 보시길 권해 드린다.

부침가루를 물에 개고 달걀 하나를 깨 넣어 부침 옷을 만들었다. 거기다가 하나씩 떼어내어 깨끗하게 씻어 놓은 배춧잎을 푹 적셔서 옷을 입히고 잘 달궈진 프라이팬에 줄기 부분과 입사귀 부분을 지그재그로 넣어 준다.(다른 입사귀와 조금씩 겹쳐서 넣고 부침가루로 경계를 붙여 주면 된다.) 이 때 줄기 부분은 두꺼우니까 손으로 미리 쪼개 주어 잘 익을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평소에는 살 때문에 걱정스러워서 기름을 극도로 아껴서 넣지만 오늘 만큼은 넉넉하게 둘러줬다.

지글지글 소리를 내면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배추전이 한 장 두 장 쌓이는 것을 보니 어찌나 흐뭇하던지. 한 번 뒤집은 다음, 줄기 부분에 부침옷이 제대로 묻지 않았으면 숟가락으로 조금 떠서 그 부분에 조금 더 옷을 입혀 준다. 엄마와 함께 배추전을 만들 때, 엄마께서는 내가 부침옷을 너무 많이 바르는 것을 염려하셨지만 나는 너무 헐벗은 배추전보다는 도톰하게 옷을 입고 있는 배추전이 더 맛있다.

앞과 뒤가 노릇하게 잘 익었으면 네모 모양으로 잘 잘라서 미리 준비 한 초간장에 찍어서 냠냠 먹으면 된다. 혼자서 배추 반포기를 다 먹어 버렸다. 너무 맛있어서 절대로 멈출 수 없었다. 내일부터 비가 온다고 하던데 비 올 때 빗소리를 들으면서 먹기엔 딱일 것 같다. 별미가 생각나실 땐 싸고, 쉽고, 맛있는 배추전이 어떨까?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