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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아르바이트를 할 때의 일이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한 곳은 중학교 문제집을 만드는 출판사였는데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의 5과목 문제집을 모두 출판하는 곳이어서 각 과목 전공자들로 구성된 아르바이트 생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교정이란 일이 혼자서 집중해야 되는 것이라,
처음 며칠 동안은 다른 사람들과 별로 교류도 없다가 나흘째 되는 날 점심 시간이 되어서야
나와 같이 국어 과목 교정을 보고 있는 언니와 이런 저런 사적인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놀란 사실은, 매우 동안인 언니가 결혼도 했거니와 올해 나이가 무려 35세였던 것. 나는 그녀가 내 또래거나 나보다 어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사 학위를 받고 모 대학 강사였던 그 언니는 아이를 낳은 후 집에만 있다가 심심하기도 하고 용돈도 벌겸 일을 하게 됐단다.


그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회과를 담당했던 대학원생과 우연히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게 됐는데, 할 얘기도 다 떨어지고 갈 길은 멀어 너무나 어색했던 나는 그 언니의 얘기를 꺼내며
그에게 그녀가 몇 살 처럼 보이는지를 물어봤다. 내 예상과는 달리 그는 별 망설임도 없이 35~36세 쯤 됐을거란다.


"! 어떻게 알았어요? 그 언니 되게 동안인데...... .?"
...... .
잠시 후 그가 나를 쳐다보며 씩~ 웃으며 하는 말에,
나는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목에 주름 보면 대충 답이 나와요"
순박해 보였던 얼굴과는 달리 그는 선수(?)였던 것이다. 몰랐었다. 선수들은 그 짧은 시간에 여자의 얼굴은 물론이거니와 목에 있는 주름의 갯수까지 파악해 버린다는 것을.

더운 날씨에도 멋을 부린다며 스카프를 칭칭 감고 있었던 내 차림이 그 순간 어찌나 다행이었던지, 우리 여자들이 얼굴에만 비싼 화장품 바르고 관리하면 뭐하는가? 선수(?)들은 우리의 헛점을 고스란히 다 보고 있는데 말이다.



나는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 기어코 목주름 예방하는 법을 찾아냈다. 먼저 준비 운동 단계로 아, 에, 이, 오, 우를 입을 크게 벌려 두 번정도 반복해서 얼굴 근육을 풀어 준 다음, 본격적으로 목 주름 예방 운동으로 들어간다. 하는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목을 뒤로 한껏 젖힌 다음 아랫 입술을 위로 올리는 것인데, 1세트에 백번 씩 3세트를 반복해주면 목이 얼얼하고 주름이 쫙 펴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 (보기 흉한 모양이니 절대 혼자있을 때만 할 것!!)
생각보다 쉽지만, 매일 꾸준히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매일매일 생각날 때마다 꾸준히 해 주면 선수(?)들의 예리한 눈빛도 속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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