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하이킥의 후속편 격인 '지붕 뚫고 하이킥'이 정말 재미있다. 처음에는 신세경-신신애 자매가 너무 신파로 나오는 것 같아서 이러다 망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금은 밝음과 어두움이 적절히 조화가 돼 더욱 재미있어졌다. 톱스타가 전혀 없고 신인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좋은 시트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더욱 고무적이다.
한동안 너무 식상하고 지루한 시트콤만 만들어져서 이제 시트콤의 시대는 끝났구나 했었지만 그것은 나의 기우였던 것 같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초반에 이민호와 정일우의 활약이 컸고 후반부터는 서민정과 최민용의 사랑 얘기가 애잔했었다. 가슴 아프면서도 달콤했던 그 둘의 사랑 얘기가 너무 공감이 돼서 끝난 후에도 여운이 꽤 오래 남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황정음과 신세경이 극의 전반을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나 황정음은 가수 출신이라 이렇게까지 잘 할 줄 몰랐었는데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전심을 다해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게다가 예쁘기도 하여서 그녀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황정음은 현실성이 있는 캐릭터이면서도 개성 강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신세경도 차분한듯 똑부러지는 연기가 안정돼 극을 이끌어 가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데 며칠 전에 보여줬던 술취해 웃는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다. 많은 연기자들이 웃는 연기를 가장 힘들어 한다고 들었다. 그러니 아무 대사 없이 깔깔대며 웃기만 해야 했던 그 날의 연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금까지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역할을 맡아서 놀라움을 주고 있는 정보석과 오현경, 그리고 김자옥의 연기도 무척 재미있다. 정보석은 무게를 버리고 촐싹대면서도 구박덩어리 사위 역을 맡았는데 언제까지나 한가지 이미지만 고집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기에 이번 연기 변신은 정보석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 같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어리버리한 사위 역을 맡고 나니 왠지 더 젊어 보이기도 하고 더 친근해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극의 제목처럼 현란한 하이킥을 선보이는 체육 교사 역의 오현경과 그녀의 앙숙인 김자옥, 이 둘이 티격태격하는 상황도 우습거니와 김자옥과 이순재의 로맨스는 배꼽을 쥐게 만든다.
한편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누가 누구와 사랑에 빠질 것인가 하는 것. 은근히 매력있는 최다니엘이 좋아하는 사람이 사사건건 부딪히는 황정음인지 보호본능을 유발하는 신세경인지 아직 드러나지 않았고, 반항기 있는 손자 정준혁이 맘에 품은 사람 또한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더해지면 더욱 재미있어질 것 같은 지붕 뚫고 하이킥, 내일도 정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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