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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 재미있는 것이 하도 없어서 채널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를 반복하다가 발견해낸 금쪽같은 방송, 바로 케이블의 '롤러코스터'(tvn 토요일 오후 11시 방송)이다. 케이블 방송이라 예산을 적게 들여서 그런지 얼핏보면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낯익은 얼굴 정형돈이 등장하기에 채널 돌리던 것을 멈춰서 몇 초간 지켜보기로 했고 그렇게 정말 배꼽잡는 방송 하나를 찾아내는 성과를 이뤘다.

정말 독특한 것이 정형돈이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여자 주인공은 정가은) 대사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대신 주인공들의 모든 동작과 생각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말해주는 나레이터가 등장하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약간 기계음처럼 느껴지는 것이 재미를 부가 시켜 준다. 남녀탐구생활을 통해 남자 대표 정형돈과 여자 대표 정가은이 각각 남자와 여자의 너무나도 다른 생각과 생활방식을 보여주는데, 남자들의 생활 실상을 보면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 그렇구나를 반복하게 되고, 여자들의 실상이 낱낱히 공개될때는 맞아 맞아 진짜 저래를 연발하게 된다. 어찌나 솔직하게 다 드러내고 있는지 어떨 땐 다소 민망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욱 획기적인 방송이다.


방송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보지 못했지만(기회가 있다면 1회부터 빠짐없이 다 보고 싶다.) 내가 본 방송분 중에서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다. 신입사원의 '책상 꾸미기'가 그 날 주된 소재라면 여자는 출근과 동시에 문방구만 들락날락 거리면서 방석, 슬리퍼, 색색의 펜들 화분 등 온갖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소품들로써 하루 종일을 책상 꾸미는 데에만 신경을 쓰는 모습이 소개된다. 반면 남자는 누가 썼는지도 모를 책상에 척하니 앉는 것으로 책상 정리를 끝내버린다. 결국 책상 꾸미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다소 과장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 남녀의 차이가 확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군대'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는데, 남자가 입영 통지서를 받고 군대 생활을 해 나가는 과정과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내 놓고 그 기간을 인내하면서 기다리는 여자의 입장을 정말 실감나면서 재미있게 잘 그려 놓았다. 비록 나는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내 본 경험은 없지만, 만약 경험이 있었으면 정말로 롤러코스터 속 정가은과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 같았다. 그 뿐만 아니라 시댁에서의 며느리와 아들의 상반된 입장, 그리고 처가에서의 이들의 속마음도 참 재미있게 잘 표현해 두었다.


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표현력이 떨어지는지 절대로 이 방송의 묘미를 다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방송은 정말 독특하기 때문에 내가 말로 열 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이해가 빠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자가 화났다'라는 코너에서는 왜 여자 그리고 남자가 화났는지를 상황별로 알기 쉽게 정리 해 주는데, 우리는 실제로 왜 상대가 화를 내는지를 모르는 적이 많기에 실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남녀의 이해하기 힘든 심리 상황을 아주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기 때문에 눈치가 조금 없는 사람들이라면 이 방송을 보고 나면 인간관계를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특히나 여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여 힘든 연애를 하고 있는 남성들은 반드시 봐야 할 방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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