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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생리'가 부끄러운가요?
    세상 사는 이야기 2008. 3. 22. 23:43
    성숙(?)한 여성들이라면 한달에 한 번, 약 40년 동안 꼬박꼬박 겪어야 하는 게 '생리'이다. 생리는 단순히 '임신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징후일 뿐 아니라 '여성성'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해, 폐경기 여성들은 폐경의 홀가분함 보다는 그것이 주는 우울함에 더 힘들어진다고 한다. 남성들은 상상조차할 수 없을 정도로, 생리전후에는 갖가지 말 못할 고통들이 많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생리는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니 여성들에게 그 의미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것 같다.

    세상은 많이 달라졌고 여성들의 지위는 급격히 상승되었다. 여성들이 사회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되면서 예전에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생리도 수면위로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됐다. 뿐만아니라 그것을 사용할 수 있든 없든 법률상 생리휴가가 생겼고, 수영장에서는 생리할인도 해 준단다. 게다가 현대는 출산을 장려하는 시대이니 출산을 가능하게 하는 여성들의 생리는 고귀하게 받들어져야한다. 그러나 아직도 생리는 낯부끄러운 현상으로 치부되고 있는 듯 하다.

    몇 달 전, 생리대를 사러 대형마트에 갔다. 늘 하던대로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져보다가 한 제품을 사서 계산대에 줄을 서 있었는데, 계산해주시는 분이 내 손에 들려있던 생리대를 얼른 빼앗아서 검은 봉지에 손수 넣어주셨다. 대형마트에서는 1회용 비닐 봉지를 무상으로 주지 못하게 돼 있기에, 나는 봉지는 필요없다고 말을 했으나 한사코 생리대를 봉지에 담아주셨다. 물론 나는 그 분이 왜 그렇게까지 배려(?)를 해 주시는지 알고 있었지면 속으로는 뭐 어때서 하는 반발심(?)이 생겼다.



    그 일이 있고 난 다음에 다른 마트에서 생리대를 살 일이 있었는데, 거기에서는 비닐 봉지를 주시진 않았지만 잠시만요 하더니 신문지로 네모낳게 생리대를 포장해 주시는 정성을 보여주셨다. 시간이 꽤 걸렸음에도 내 뒤에 줄을 서 있던 다른 고객들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서 생리대에 관한 생각들이 대부분 보수적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다 바로 오늘, 나는 또 생리대를 사러가야 할 일(?)이 생겼다. 평소에는 늘 여분을 준비해두고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오늘은 남은 생리대가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나는 또한 생리통을 너무도 심히 앓는 사람이기에 끙끙대며 생리대를 찾다가 그만 침대에 쓰러지고야 말았다. 한참동안 끙끙대는 내가 가여웠는지 마침 집에 있던 남동생이 자신이 생리대를 사 오겠단다. 완전 구세주가 따로 없었다. 몇 분 뒤, 동생은 어김없이 검은 비닐봉지를 달랑 거리며 들고 왔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리대를 들고 계산대에 서 있는 동안 어찌나 보는 눈이 많고 수근거림이 많았던지 민망해서 혼났단다. 여자인 내가 남자들의 전유물인 면도기나 심지어 트렁크 팬티를 들고 왔다갔다 해도 아무일도 없던데, 왜 사람들은 아직도 생리대에 그리 민감한 것인가?

    일부러 생리 중인 것을 떠들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생리중인 것을 숨겨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것에 관해선 우리 여성들부터 인식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 9

    • Favicon of http://kurumsan.tistory.com BlogIcon 다정 2008.03.23 15:48 신고

      글쎄요. 그리 자랑스러운 건 아니죠. 근데 왜 남자들은 여자가 되고 싶어할까요?

      • Favicon of https://razell.net BlogIcon razell_ 2008.03.23 17:42 신고

        자랑스럽게 남에게 나 오늘 생리한다!! 라고 내보일만한건 아니지만, 이걸 꼭 숨기거나 해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왜 말을 이렇게 하시는지 ^^;; 독특하게 생각을 하시네요

    • Favicon of https://chocoberry.tistory.com BlogIcon hoseongz 2008.03.23 17:20 신고

      다정님은 뜬금없이 남자들이 여자가 되고싶어하는 이유를 말씀하시는 이유가 뭔지;;

      아무튼 이 글에 대해 코멘트 하나 남길께요~

      저는 남잔데 가끔 제 여자친구꺼도 사다주고 여동생것도 사다주고 합니다

      부끄럽다는 생각 해본적도 없고 그런 시선 느껴본적도 없어요

      다 그냥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그런것 아닐까요?

      그냥 필요해서 사는것이고 죄짓는것도 아닌데 여자들이 왜 부끄러워 하는지 모르겠네요

      제 생각이 모든 남자의 의견을 대변하는것은 아니지만,

      모든 남자들이 생리에 대해 낯부끄럽게 생각하는것은 아닙니다~

    • Favicon of https://wmino.tistory.com BlogIcon WMINO 2008.03.23 22:31 신고

      콘돔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콘돔도 그저 성병을 예방하기 위한 도구.
      피임을 위한 좋은 도구 라고 생각되기보단.
      보수적이고 유교적인 윤리가 지배적인 대한민국에선....
      '성관계를 맺기 위한 도구'로 인식되고 있으니까요....

      같은 맥락은 아니지만 생리대 또한.
      여성분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편의를 위한 것으로 인식이 돼야하는데.
      '저 사람은 오늘 그날'
      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도구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네요.;;

      글쓴이님 말씀대로 점점 이런 것들이 확대돼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kurumsan.tistory.com BlogIcon 다정 2008.03.23 23:55 신고

      흠.. 제가 좀 보수적이죠. 생리 할적에 무지 힘들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흠..
      콘돔하고 비슷하다고 하는 분도 있고, 제 생각이 이상한 거 군요. 좀 엉뚱녀랍니다. 워낙에 일찍 시작해서? 제가 6학년때 했었거든요. 30대입니다. 월경증후군이 좀 있어요. ㅎㅎ
      좀 귀찮긴 하죠. 그거 땜시 수영도 배우다가 말았는데.. 에효.. 여자라면 다 하는 거지만..
      왜 좀 부끄럽다고 생각이 드는지요. 아직 미혼이고, 주위에 남자가 없어서?ㅎㅎ 외딸인것도 이유가 되겠네요. ㅎㅎ

    • Favicon of http://nostalgia89.tistory.com BlogIcon Music Addicted 2008.03.24 03:02 신고

      저는 마인드가 히피스러워서 그런가요.
      한국의 성리학적인 윤리는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역활보다는
      리비도와 생활 반경을 억압하는 역활을 해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심지어는 현대에 와선 한국의 성리학적 윤리가 거의 가치가 없다고 까지 생각합니다.

      실로 지금의 한국 사회에선..
      이 성리학적 윤리가 아주 큰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s://corneli85537.tistory.com BlogIcon playpiano3 2008.03.24 06:50 신고

      이런 현상은 아주 지극히 정상이지요. 급속한 세계화와 동서양 문화교류로 인해 전통혼례는 눈씻고 찾기 힘들고 부케를 던지는 서양식 결혼이 뿌리를 내려 버렸지만 대한민국은 불과 몇 십년 전만하여도 도포에 저고리 두르고 다니던 나라입니다.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고 민감하게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그런 시선들도 둔화된다고 봅니다. 모든 것들이 세월 앞에서 그래왔던것처럼요. 왜 날 이렇게 보는거야?라며 정색까지 할 필요는 없지요.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보면 그 남성의 생리대 앞에서의 부끄러움이 없는것보다는 있는것이 더 좋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 Favicon of http://taiking.tistory.com BlogIcon 타이킨 2008.03.24 08:42 신고

      음... 이 블로그는 왜 트랙백이 금지되어 있죠? 트랙백은 다른 블로거들과의 좋은 소통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트랙백이 차단 되어 있으면, 다른 블로거들의 의견은 듣고 싶지 않다는 것 처럼 보여서, 좀 그렇네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Favicon of http://100faces.tistory.com BlogIcon 절세미남 2008.11.17 00:12 신고

      길가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찍었을 때와 같은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죠. 엉덩방아 찍은 게 무슨 잘못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한테 보이면 창피한 법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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