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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이와 둘이서 집에 있던 날,
딸아이라서 얌전하고 순해, 키우기가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고 스스로 감격해하며
다인이랑 짝짜꿍 놀아주기도 하고, 밥도 먹은 후 슬슬 집안 일을 해야겠기에
잘 노는 다인이를 곁에 두고 저는 설거지를 했어요.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너무 조용한 다인이가 걱정이 되는거예요.
설거지 자세를 유지한 채 고개만 휙~ 휘~ 돌려 다인이를 찾아 봤는데,
부엌 싱크대 앞에 서 있던 제 눈에는 다인이가 보이지 않았죠.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고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을 느끼며
급히 고무장갑을 벗어 던지고
다인아~ 다인아~ 불렀는데!!!
소파 위에 저렇게 귀여운 자세로 올라가 있는 거예요.
처음엔 떨어지지나 않을까 놀랐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소파와 벽 사이에 다리가 끼어서 떨어지지는 않겠더라고요.
히유~~ 그래서 안심을 하고 휴대전화로 찰칵, 사진을 찍었어요.
사실 소파 팔걸이 위, 소파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다니며
걸어다니다 쿵 떨어지기도 하고,
미끄덩~ 하는 모습에 제 마음까지 쿵~ 내려 앉게 만드는 장본인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바로 다인이 오빠 다솔 군.
제 오빠를 무지 좋아하는 다인이는 그런 다솔이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나봐요.
언젠간 꼭 하고 말거야~ 속으로 결심을 하고 있다가
조금씩 조금씩 커 가면서
소파 위에도 홀로 올라갈 수 있게 되었고,
용기도 생겼고...
엄마가 설거지를 하여 심심하던 차에 소파 팔걸이를 정복하게 된 것이었어요.
한 번 소파를 정복한 이후론
수시로 소파 위에 고양이처럼 올라가 앉아 있기 때문에
저는 예전과는 다르게 내내 다인이 옆에 붙어 앉아, 다인이를 유심히 살펴 봐야만 했어요.
힝힝힝~ 괜히 했어, 괜히 했어~ 편하다는 말 괜히 했어~~
어디든 올라가기를 좋아하는 개구쟁이 오빠 다솔이를 본받아(?)
어디든 다리부터 척 걸치고 보는 다인 양이에요.
누나가 있는 남자 아이들이 어릴 때 인형놀이 소꿉놀이를 하며 자라듯
오빠가 있는 다인이는 자동차 놀이 로보트 놀이를 하며 자라나고 있는데요,
다인이의 타고난 성격이 유순하다고 해도
개구쟁이 오빠를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덩달아 말괄량이로 커 갈 것 같아요.
개구쟁이와 말괄량이를 기르기 위해서 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체력과 정신력을 길러 두어야 할텐데 자신이 없습니다.
울고 있다가도 오빠만 보면 방긋방긋 웃는 다인 양.
다인이를 좋아한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얘기하는 다솔 군.
이 둘이 합하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폭발하게 되니,
저는 오늘도 밥을 많이 먹을 수 있는 핑곗거리가 생겼네요.
엄마는 밥심으로 버티니까요...... .
다솔이가 양치질을 하는 것을 자주 본 다인이는 욕실에만 들어가면
치카치카 치카치카
말괄량이어도 괜찮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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