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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떴을 통해 인기덤에 오른 이천희는 김수로와 함께 천데렐라와 김계모로 활약하고 있다. 이천희의 엉성함은 이제 그가 어떤 행동만 해도 큰 웃음을 줄 정도로 익숙하고 재미있어졌다. 키 큰 사람을 보고 싱겁다고 한 것은 바로 이천희를 두고 한 말 같이 그는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지만 자기 발에 걸리고 넘어지는 등 개그맨 못지 않은 몸개그를 자연스레 보여줌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허술하고 어리버리함이 깐깐한 김수로에게 걸려 만날 구박받고 굳은 일은 모두 그의 차지가 되면서 김계모와 천데렐라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이승기 또한 1박 2일을 통해 인기덤에 오른 가수이다. 어머님들과 누나들이 더욱 좋아하는 이승기는 반듯한 외모에 항상 입가에 띄고 있는 살인미소로 매력을 발산한다. 누나들의 로망 이승기는 큰 키에 스타일도 좋고, 노래도 잘하고, 매너까지 있다. 하지만 그에게 붙은 별명이 하나 있으니 바로 허당 선생이다. 말귀가 어둡고 만날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허당 이승기는 1박 2일에서 단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정형돈은 예전 개콘 시절에서 도레미송을 부를 때는 꽤 재미있는 개그맨으로 알려져 있었다.그랬던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본격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게 된 것은 무한도전에 출연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이천희나 이승기와는 다르게 뚱뚱하고 부담스러운 외모를 가진 그는 그의 캐릭터를 건뚱(건방진 뚱보)으로 정하고 무한도전에 입성한다. 생각해보면 무한도전의 초창기에는 정형돈이 어색하지도 재미없지도 않았다. 오히려 개콘 출신답게 신선하고 재밌는 개그를 마구마구 날려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기억으로는 무한도전에 정준하가 영입되고 그의 뚱뚱하고 건방진 캐릭터가 정준하의 뚱뚱보 캐릭터와 겹치게 되면서(정준하 옆에선 정형돈은 통통하다.) 무한도전 속에서 그의 존재감은 점점 작아졌다. 결국 그는 어색한 개그맨, 재미없는 개그맨이라 불리게 된다. 못 웃기는 개그맨, 그것은 개그맨에게 치명타이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회의를 느낄 정도로 위기상황이지만, 정형돈의 전략이었는지 행운이었는지 그 위기는 곧 그를 특화된(?) 개그맨으로 만들어주는 기회가 되었다. 어색한 뚱보, 정형돈의 새로운 별명이다. 웃기는 것 빼고는 다 잘한다는 말을 들으며 정형돈이 어색해 할수록 시청자들이 더욱 재미있어하는 희한한 일이 생겨버린 것이다. 존재감 없고 재미없어서 남모를 고민도 많이 했을 정형돈, 그가 이제는 유재석의 뒤를 이을 차세대 MC라는 말까지 듣는 잘 나가는 개그맨이 되었다.

이천희, 이승기, 정형돈, 이들의 닮은점은?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점이 닮았을까? 그건 바로 지금의 그들을 스타덤에 오르게 해 준 별명들이 사실은 그들이 원했던 모습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처음에는 자신들의  이전까지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것인 그 별명들을 싫어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자신들도 모르게 그 별명이 익숙해졌고 이제는 그 별명 덕에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 됐다.

패떴의 첫 방송 때 이천희는 에이스였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정장에 훤칠한 키 그리고 잘생긴 외모, 그 어느 하나 빠질 때 없는 이천희였다. 게임을 할 때도 서로 데리고 가려 했으며, 순위 정하기 게임에서는 단연 1위였다. 그러나 그 때까지만 해도 이천희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리고 그는 그다지 재밌지도 않았다. 그런 그를 순식간에 신데렐라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김수로였다고 생각한다. 어리버리한 대학 후배 이천희를 김수로 특유의 카리스마로 제압하였고, 그것이 김계모와 천데렐라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천희는 어리버리 천데렐라라는 정감가고 친근한, 그리고 재미있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이제는 이천희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몸개그하는 개그맨보다 더 재미있다. 아무리 숙련된 몸개그를 선보여도 진짜로 넘어지는 것과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천희는 어리버리한 천데렐라라는 이미지로 인식되다보니 이제는 이천희의 그런 모습만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그를 더욱더 재밌는 남자로 바꾸어주는 것 같다.

이승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1박 2일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이승기는 현재 1박 2일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안티 없는 정수기 같은 존재이다. 잘생기고 키도 크고, 얼굴은 주먹만하고, 피부는 뽀얗고, 옷도 스타일리시하게 잘 입고, 게다가 노래까지 잘하는 이승기는 완벽 그 자체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샤워는 꼭 해야 하는 깔끔남 이승기에게 웃음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과연 그가 지금과 같이 웃기게 되리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신은 공평하게 완소남 이승기에게 허당의 모습을 주었지만, 이승기는 그마저 자신의 매력으로 바꾸어버렸다. 그리고 그 이미지가 이승기를 더욱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정형돈은 더 강도가 세다. 직업이 개그맨인 정형돈에게 캐릭터가 겹치고 재미가 없다는 말은 절망 그 자체였을 것이다. 개그맨으로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아마도 “안 웃겨”가 아닌가 싶다. 정형돈은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이미지를 가진 재미없는 남자가 되었지만 그것이 전무후무한 기술(?)을 가진 특색있는 개그맨으로 그를 차별화시켜 주었다. 정형돈이 나오면 자동적으로 생각나는 인간극장의 그 멜로디~ 따라라라~ 따라~ 따라~ 따라~ 정말 눈물나게 재밌지 않은가?

자신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모습이 그들의 새로운 이미지가 되었고, 그 이미지가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면서 그들을 더욱 사랑 받게 만들어 준 것. 이것이 이 세 남자의 닮은 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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