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의 주인이 되면서 늘상 고민하는 것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냐,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것이냐'예요. 몸에 좋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요.
특히나 집에 손님을 초대했을 경우엔 평소에 저희끼리 먹을 때 보다 간을 조금 더 세게 하는데요, 짭짤한 음식을 내었을 때 손님들은 입을 모아 음식 솜씨 좋다는 얘기를 해 주더라고요. 손님들이 서울 토박이거나 나이가 약간 어릴 때엔 거기다가 설탕을 조금 더 넣는데, 역시나 반응은 폭발적이에요. 그러면 또 저는 고민에 빠진답니다. 과연 어떻게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게 옳을까?
덜 짜고 덜 달콤한 음식을 만들면 건강에는 좋은 음식을 먹게 되겠지만 한편으론 음식 솜씨 없는 사람으로 평가를 받을 것이고, 먹기 좋은 음식을 내놓자니 건강이 염려되고...... .
그런데 식탁 위의 백색 공포 소금(1부도 오늘 찾아서 2부와 한꺼번에 봤어요.), 설탕 편을 차례로 보면서 제 고민의 답을 찾았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니까 결론이 지어지더라고요. 아이들을 건강하게 기르기 위해서는 덜 짜게, 덜 달게 음식을 만들어서 아이들의 입맛이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찌개류, 젓갈류, 김치류가 특히 더 짜잖아요? 다행히 저희는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아주 가끔씩만 끓여서 건더기 위주로 먹으므로 찌개는 괜찮은데, 남편이 게장과 젓갈을 좋아하고 제가 김치류를 좋아해서 좀 걱정이긴 해요. 또 저희 부부가 둘 다 좋아하는 라면과 떡볶이에도 나트륨이 많이 들었다니, 담백하게 먹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방안으로 레몬즙이나 식초와 같이 상큼한 맛을 첨가하는 게 있던데, 한식에는 잘 어울리지 않긴 하네요. 그럼 어쩌지? ...고민돼요.
어린 나이의 아이들은 짠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아직 짜게 먹는 습관이 형성되지 않아 진짜 다행인데요, 저희가 짜게 먹는 식습관을 고친 다면 아이들도 짠맛엔 흔들리지 않게 되겠죠? 내일부턴 싱겁게 먹도록 할 거예요. 진짜로!
저희 집에서 짠맛보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바로 단맛.
남편은 저보다 훨씬 더 단맛을 좋아해서 저는 남편의 그릇에 설탕을 조금 더 넣어서 줄 때가 있어요. 같이 비빔국수를 먹을 때에도 남편의 국수에는 설탕 반 숫가락을 더 넣어줍니다. 그럼 남편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며, '최고다!' 하는데, 이제 당분간 최고의 국수는 못 먹게 생겼네요. 단맛의 중독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 땐 설탕을 덜 넣어도 맛있다고 느낄 수 있게 되겠죠?
단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설탕 중독에 빠졌으니, 앞으로 어떻게 끊어야 하나, 벌써부터 걱정되는 것이 바로 믹스커피예요. 제 스스로 카페인 중독이 아닐까 착각했으나 어느 날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설탕 없는 커피를 마셔 보곤 그 즉시 깨달았답니다. 아~ 나에게 커피란 설탕물이로구나~ 제가 좋아하는 커피의 맛이란 약간 쌉쌀하면서 커피의 향이 나는 '설탕'이더라고요.
다솔이도 이미 설탕에 중독이 되어 있을지 몰라요. 다솔이가 말을 안 들을 때 무기처럼 제가 사탕을 사용했었거든요. 아이스크림도 많이 먹어 봤고, 요구르트와 어린이 음료도 많이 사 줬고, 초콜릿이 잔뜩 묻은 과자도......
아이에게 술을 주는 부모는 없는데, 설탕이 몸속으로 들어가 술과 똑같은 형태로 대사된다는 것을 아는 부모도 없는 말을 듣는데(식탁 위의 백색 공포 설탕편에서) 찌릿~ 하더라고요. 설탕을 줄인 후 아토피가 없어졌다는 아이, 체지방이 줄어 들고 몸과 마음이 편해졌다는 아이의 사례를 보는데, 힘들어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솔이처럼 어린 아이들은 눈에 안 보이면 많이 떼를 쓰며 달라고 하지는 않으니까 가급적 집에 사탕류, 콜라 등의 탄산음료, 주스, 설탕과 소금이 잔뜩 들어 있는 과자류를 두지 말아야겠어요. 문제는 스스로 아주 잘 찾아 먹는 저와 남편인데, 간을 아예 안 하고 음식을 먹는다는 말씀은 아니고요, 소금과 설탕을 줄여서 건강하게 밥상을 차리겠다는 말씀이랍니다. 아이들의 건강, 우리 가정의 건강을 위해 내일부터는 꼭꼭 실천하기로 약속했어요.
소금과 설탕을 줄이면 다이어트는 저절로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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