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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요?
직접 안 키워 보면 모릅니다. 암요~ 암만 말 해도 절대 모르실걸요?
아니요~ 예전에 키워 봤다고 해도 모르세요~
지금, 직접 키우고 있지 않으시면, 모릅니다. 모르고 말고요~
에이~ 설명해 드려도 모르신다니까요...





예전에 애들 둘을 다 재워 놓고,
밤 12시에, 소파에 누워서 초콜릿이 듬뿍 들어 있는 쿠키를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는데요~
밤 늦도록 잠 안자고 간식까지 먹으며 보기엔 살짝 민망했던, 다이어트 관련 프로그램이었어요. 


그 날 그 방송에 마음이 끌렸던 이유는 다이어트 주제가 '산후 다이어트'였었거든요~
다이어트가 시급한 주인공이 나와서
각 분야의 다이어트 전문가들에게 생활 습관과 현재 몸 상태를 체크 받은 후
짝이 된 다이어트 전문가와 함께 살을 뺀다...뭐 그런 내용이었는데요,
저를 발끈하게 만든 건 출연자의 생활 습관을 체크하던 중에 나온 '발언'이었어요.


산후 다이어트가 시급한 통통녀(뚱뚱은 슬프니까 ㅜㅜ)는
출산한지 1년도 채 안 된 새내기 초보 엄마였지요.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와 씨름을 하는 과정이 화면에 담겼는데,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아이를 남편에게 건네고 소파에 벌러덩 눕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 장면을 보던 다이어트 전문가들이 야유를 보내는 거예요~
남편이 퇴근을 하면 아이를 맡긴 후에
운동을 해야지 왜 그 즉시 눕냐는 거였죠.


저런!!! 저 육아의 'ㅇ'도 모르는 나쁜 전문가들 같으니라고 ^^
출산한지 고작(?) 10개월 남짓 된 엄마라면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느라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눕지도 못했을 텐데
머리 속으로는 남편의 퇴근 시간만 계산하고 있을 텐데
어떻게 퇴근한 남편에게 애를 맡기고 곧바로 운동을 시작할 수 있겠어요?
소파에 벌러덩 드러 눕는게 당연하지~
누워 봤자 고작 몇 분이나 쉰다고... 퇴근 한 남편 밥 차려야지, 밀린 집안 일 해야지 ......





집안 일은 아이를 돌보면서 할 수 있다고요?
육아를 하면서, 틈틈히 운동하고 또 동시에 집안 일까지?
몰라도 너무 모르시옵니다~


다른 집 꼬맹이들은 어떨 지 모르나
저희 집 개구쟁이 오누이들은 등만 보이면 무조건 올라 타고 (말도 아닌데 ㅜㅜ)
앉아 있을 땐 둘이서 한꺼번에 매달리고, 서 있어도 매달리니
운동을 하려고 하면 그냥 놔 둘리가 없죠.
정리를 하면 따라다니며 흐트리기, 설거지 하면 다리 잡고 늘어지기, 둘이서 한꺼번이 늘어지기~
쓰다보니 판소리 놀부 심보랑 비슷하네요^^




게다가 아이에게서 한시도 떨어질 수가 없는게
아들내미는 툭하면 얼굴에 낙서를 해서 얼굴에서 비가 오고,
딸내미는 툭하면 얼굴에 파우더를 발라 뽀얗게 해서 나타나니 애들을 따라다니지 않을 수가 없고
또 큰소리를 안 낼 수도 없어요.


지난 주 <아빠, 어디가?>에서 성동일이 뉴질랜드에서 딸아이를 크게 혼낸걸 두고
왈가왈부 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저는 전적으로 성동일이 잘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칭얼거리고 떼쓰는 아이들은 한 번 받아 주면 끝까지 칭얼대기 때문에
처음에 말썽을 부렸을 때 따끔하게 혼을 내야 쓸 데 없는 기력 낭비를 막을 수 있어요.
특히나 성동일은 여행 중이었으니 더더욱 초장에 쐐기를 박을 필요가 있었죠.


아이에게 공포심을 유발하면 안 된다,
아이에게 화내지 마라,
무조건 칭찬하고 따뜻하게 안아줘라~
아이는 사랑으로 키워야 앞으로 잘 된다...고 하셨던
저희 부모님, 시부모님 포함 '현재 육아를 전담하지 않는 분들'의 말씀을 참 많이도 들었는데요~


다른 분들께는 아이들을 맡겨 본 적이 없으나 친정부모님, 시부모님께는 아이들을 부탁하나 적이 종종 있는데
말썽꾸러기 3살, 5살 두 아이를 맡겨 놓은지 30분도 안 돼
삐뽀삐뽀 경찰 아저씨 온다(아이에게 공포심을 유발하면 안 된다)
이 녀석이 왜 이래, 혼 좀 나 봐야겠구나(아이에게 화내지 마라)
...... .
하시는 소리를 들었었답니다^^
어쩔 수 없어요. 아이들이 한창 말을 안 들을 때거든요~
아이를 키워 보면 늘 좋은 엄마, 따뜻한 엄마일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엄마들이 자주 가는 인터넷 카페에 어떤 글이 하나 올라 왔어요.
속상함을 토로하는 글이었는데,
친 이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이 올린 사연이었어요.
퇴근하고 돌아 왔는데 이모님께서 아이가 침대에서 놀다가 떨어졌다는 얘길 들은 모양이었죠.
아이는 한참 울었지만 다행히 상처도 없고 다친 데도 없고 
지금은 잘 자고 있다는 얘길 전해 들은 아기 엄마는 속이 상해 카페에 글을 올렸고
글의 내용은 어떻게 아이를 침대에서 떨어지도록 그냥 놔 둘 수 있냐는 것이었죠.


육아를 전담하는 엄마들은 다 알죠~
아이는 눈 깜짝 할 사이에 침대에서 떨어지고, 잠깐만 안 보면 모서리에 머리를 찧고,
물 마시다 옷에 쏟고, 화장실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진다는 사실을요.
아이들은 조금만 자라면 장난이 심해져서 하루종일 장난을 쳐야만 직성이 풀리는데
아이가 침대에서 뛰고, 소파에서 넘어지고, 책장을 기어 올라가서 떨어지는 걸 일일이 다 받아낼 수는 없어요.
놀아도 놀아도 체력이 남아 도는 아이들과 순식간에 에너지가 고갈되는 엄마들...
하루 종일 아이들을 따라 다니며 날쌘돌이가 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하나도 아니고 둘, 셋, 넷이라면???
오, 마이, 갓!!!


인터넷 카페의 그 글에, 육아를 전담하는 엄마들이 남긴 덧글은요~
엄마가 봐도 아이들은 다칠 수 있다는 내용이 제일 많았어요.
아이가 멀쩡한데도 솔직하게 말씀해 주신 그 이모님이 참 좋으신 분이라는 말도 있었고요.
직접 키워 보면 하루종일 숨 쉴 틈도 없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 거예요.
육아를 전담하지 않으면 모르죠, 모를 수 밖에요.


저는 아이를 둘 키우는데
하나만 키우는 엄마들이 이제 좀 살만하지 않냐고 물어 보면 눈에 쌍심지를 켠답니다^^
하나랑 둘은 천지차이이거늘~!!
그리고 아이를 셋, 넷, 다섯....키우는 엄마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답니다.
둘과 셋, 넷, 다섯...은 절대 절대 같을 수 없음을 잘 알기  아니요, 알 수가 없죠. 짐작도 못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없는 것 보다는 하나가 있는 것이, 아이가 하나인 것 보다는 둘인 것이 훨씬 더 행복한 까닭은,
생각해 보면 제가 웃는 이유의 80% 이상이 아이들 때문임을,
생각해 보면 남편과 제가 하는 대화 중의 80% 이상이 아이들과 관련된 것임을,
생각해 보면 친정부모님, 시부모님과 만날 때 당신들이 행복해 하시는 이유 중 80% 이상이 아이들 덕분임을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없었다면....이라고 상상하는 것 조차 끔찍한 것임을...


아이들을 키워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누리지 못할 것들을
아이들 덕에 팍팍 누리고 있음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셋, 넷, 다섯 있는 댁에서는 제가 감히 상상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더 행복할 것임을
그저 짐작만 할 뿐이지요.
육아요? 직접 키워보지 않고서는 모릅니다. 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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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9. (생후 131일)

이효리는 단 10분 만에 남자를 꼬일 수 있고
엄마는 다솔이를 단 10초만에 다솔이를 웃게 할 수 있다!
다솔이를 세상에서 가장 잘 웃는 아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기로 만들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고민중인 엄마는
 여러가지 시도 끝에 웃음의 비법을 알아냈는데,
그것은 바로 내가, 엄마가 웃는 것이다.
아무 이,유,없,이.
엄마가 배를 잡고 깔깔대고 웃으면 다솔이도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자지러진다.



2010. 1. 20. (생후 132일)

아빠가 다솔이를 위해 기도문을 읽어 주신다.
사랑을 가득담아 다솔이에게 읽어주는 축복의 기도문이다.
아직 어린 다솔이가 그 내용의 의미를 알 리 없지만
사랑은 본능이기에
다솔이를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은 다 알 것이라 믿는다.



2010. 1. 21. (생후 133일)

외할머니께서 편찮으시다.
병원에 계신 외할머니께 다솔이가 병문안을 갔다.
병실에서 외할머니의 침대를 떡하니 차지하고 누워 있는 다솔이
외할머니께는 다솔이가 비타민이다.



2010. 1. 22. (생후 134일)

이번에는 아빠와 합동으로 웃는 다솔이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하루에 한 번은 한바탕 신나게 웃는 것이
우리 가족의 행복 비법이다.



2010. 1. 23. (생후 135일)

우리 다솔이는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굵기의 허벅지를 타고 났다.
근육도 상당해서, 의사 선생님을 놀래킨 튼튼한 아기다.
엄마는 은근히 다솔이의 다리가 자랑스러워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주 아주 천천히 기저귀를 갈기도 하는데,
그나저나 침대 위의 저 어지러운 것들은 언제 다 치우려는지...... .
차라리 눈을 감고 마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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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우연히 '욕심'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날 모인 친구들 모두 '백분토론 400회'를 보았기 때문인지 우리는 너도나도 손석희 아저씨가 되어서 저마다의 2008년을 진단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우리들만의 백분토론이 진행되었다. 가장 불행했던 기억과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다가 행복은 결국 욕심을 버리는 데에서 비롯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행복은 마음가짐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욕심을 버릴 때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술도 마셨겠다, 연말이라 기분도 아리송하겠다, 우리는 우리가 버려야 할 욕심에 대해 웃기면서도 진지한 얘기를 나눴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게 욕심은, 마지막 한 모금 남긴 커피잔 위로 생기는 말풍선과 같은 것이다. 커다란 머그컵에서 적당한 카페인과 적당한 달콤함으로써 나를 즐겁게 해 주던 커피. 뜨거운 커피가 주는 정신적 만족감에 빠져 한 모금씩 마시다 보면 어느새 커피잔은 바닥을 드러내고, 그러면 자연스레 만화처럼 '한 잔 더?'라고 씌어진 말풍선이 나를 유혹한다. 나는 그것을 욕심이라고 부른다. 이미 충분히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원하는 마음말이다. 지나친 욕심은 쓰린 속과 불면을 낳을 뿐이다.



다이어트 삼매경에 빠진 내 친구는 24인치 청바지를 욕심이라고 정의했다. 그 친구는 2% 부족한 둥글녀에서 완벽한 매력녀로 거듭나기 위해 매일 자신과 싸우고 있다. 꽤 오랫동안 다이어트를 계속해서 이제는 더 뺄 살도 없어 보이는데 그녀는 아직도 전쟁중이다. 그동안 먹고 싶은 것 참아가면서 열심히 운동한 덕에 슬쩍보기에도 참 많이 예뻐졌다. 그러나 친구는 24인치 청바지를 입기 전까지는 다이어트를 그만 둘 수 없다고 했다. 친구야, 그건 초등학생이 입는 사이즈 아니니? 너는 키가 커서 24는 좀 무리일텐데. 자신조차 24인치 청바지를 욕심이라고 말하면서도 멈출 수 없다는 친구. 2% 부족했던 둥글녀에서 이제는 매력적인 까칠녀가 되어 버린 그녀는 점점 더 날씬해지려고 욕심을 부린다.

또 다른 친구의 욕심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다른 남자를 따라가는 자신의 시선이었다. 우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뭐 한 번 쯤은 다른 사람을 쳐다볼 수도 있겠지. 너도 사람인데' 했지만 오랜 연인을 둔 그녀는 그것마저 미안했나보다. 거리에서 멋있는 사람과 지나칠 때면 눈이 먼저 그 사람의 얼굴과 그 사람의 근육과 그 사람의 스타일에 이끌려 그 사람에게 고정되고, 어떨 땐 묘한 설렘을 느끼기도 한단다. 짧은 순간의 눈맞춤이 엄청난 파동을 일으키는 것이기에 시선의 이끌림도 넓은 의미의 바람이라고 말하는 그녀. 이미 자신의 마음에 사랑하는 사람을 담았기에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것은 욕심이라고 말하는 그녀가 어찌나 자랑스러운지.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직업 때문에 우리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또 다른 친구. 우리는 이 친구가 고백한 욕심을 만장일치로 진정한 욕심으로 인정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좋은 직업을 가진 게 뭐 그리 잘못이라고 그렇게까지 윽박질렀나 싶어 미안하기도 하다. 친구는 달력에 빨간 날이 더 많기를 바라는 마음을 욕심으로 고백했는데, 그러면서도 칼퇴근에 주 5일 근무인 자기가 요즘 같은 시기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민망한 듯 웃었다. 그러고보니 2009년에는 공휴일이 많이 줄었다는 기사를 본 것도 같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시작했던 욕심에 관한 이야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가 처한 상황과 서로의 고민에 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미 가진 것을 더 가지려는 마음, 끝 없이 계속 커지는 마음,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 나 보다 못한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는 마음' 이 날 우리가 고백한 마음들이 비단 우리들만의 욕심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각자의 마음속에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욕심을 털어버린다면 2009년에는 더 많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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