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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건 뭐야? 이거는 뭐야? 저거는?
아이가 묻는 말에 대답을 꼭 해 주세요.
 
 
 
27개월이 다 되어 가는 우리 다인이.
둘째라서 그런지, 여자 아이라서 그런지, 언어 발달이 살짝 빠른지... 요즘 부쩍 말이 많이 늘었어요.
어린 아이들이 사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말인
'나, '내'와 같은 단어도 적재적소에 잘 사용을 해서 조금 놀랐는데요~
 
 
아이들은 주어에 자기의 이름을 넣어서 문장을 만드는 경우가 많잖아요?
다인이는 딸기를 좋아해, 다인이 물 마시고 싶어, 다인이 집에 가... 처럼 말예요.
큰아이는 꽤 오랫동안 주어에 자기 이름을 넣어서 말을 했고,
'나'라는 말을 사용하고 난지 한참이 지나서야 '내'라는 말을 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어른들이 듣기엔 약간 어색한 문장으로 말을 했는데,
'할머니, 나 집에 와. 그거 나 꺼야' 등등^^ 귀여웠던 때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다인이는 '나'와 '내'의 개념이 조금 빨리 잡혀서
제가 아이들에게 간식 먹을 사람? 물으면 큰아이가 '나' 하는데, 그 옆에서 꼭 '나도~'라고 말을 하고,
손으로 자기 가슴을 짚으면서 '나 토끼 좋아해' (진짜 사랑스러워요~)
제 오빠가 자기 물건을 가져 가려고 하면, '안 돼. 이거 내꺼야' 하면서 야무지게 막기도 하더라고요.
 
 



이런 다인이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엄마, 이게 뭐야?


조금 전에 대답을 해 줬던 걸 똑같이 엄마, 이게 뭐야? 또 살짝 옆의 것을 가리키며 이거는?
또또 그 옆의 것을 짚으면서 이게 뭐야, 엄마, 이거는? ....을 무한 반복하는데요~


아이가 이게 뭐야??? 하고 물을 때, 그거 아까 얘기 해 줬잖아~ 하기 보다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대답을 해 주는 것이 좋답니다.


아이들은 정말로 몰라서 물을 때도 있지만,
어쩌면 그 문장을 특별히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우연히 습득하게 된 문장인데 그 말을 할 때마다 엄마가 대답을 해 주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어요?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 때를 생각해 보면 문장 하나를 겨우 외워서 외국인에게 써 먹었는데 그 뜻이 통했다면?
또 다른 외국인, 또또 다른 외국인에게도 신나게 써 먹게 되지 않겠어요??)


어떨 땐 마음 속으로 미리 답을 생각해 두고, 그것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이미 그것이 토끼라는 걸 알고 속으로 '이건 토끼지' 생각을 하고 있다가
엄마에게 물었는데, 엄마가 자기 생각과 똑같이 '토끼'라고 대답해 주면 얼마나 기쁠까요?
그러니 조금 귀찮더라도 아직 말이 서투른 아이와 대화한다고 생각하고
늘 기분좋고 상냥하게 (정말 어렵죠 ^^) 대답을 해 주는게 좋아요.




올 해 6살이 되는 큰아이의 경우는 말이 정말 많이 늘어서
이제는 못하는 말이 거의 없을 정도인데요~
(아이 앞에서 말 조심 할 때가 되었습니다 ^^ 비밀 얘기는 금물 ^^)


질문의 수준도 동생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어느 날은 차를 타고 가면서 자꾸만 엉덩이를 들썩이며 창밖을 아이에게, 자리에 똑바로 앉으라고 꾸중을 했더니,
'아니야, 구경하는거야' 하더니,
엄마, 집은 누가 만들었어? 묻습니다.


아이가 아이의 수준보다 살짝 어려운 질문을 하더라도 사실을 이야기 해 주는 편이 좋아요.
처음에는 이해를 못하더라도 아이의 경험치가 자라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될 때가 있거든요.


그러더니 곧이어 집은 어떻게 만드는 거야? 추가 질문도 하기에,
제가 대답하기를,,,, 집은 집을 잘 만드는 사람들이 만들었는데(^^)
집을 만들 때는 우선 종이에다가 어떤 집을 만들지를 생각해서 그림을 그리고,
집을 잘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그 그림대로 집을 만든다...고 얘기해줬던 것 같아요.


그 이야기는 한참 전에 해 줬었는데,
며칠 전에 블록으로 집을 만들겠다던 아이가 갑자기 종이를 달라고 하더니 그림을 그립니다.
제 나름대로의 설계도인 셈이었어요.
아이의 행동에 얼마나 놀랐던지......!!!!!


위의 사진은 재연한 모습이에요^^
설계도를 그린 후 그걸 보고(물론 제 눈에는 터무니 없이 보이지만^^) 블록집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놀라워서
남편에게 얘기를 해 줬더니, 사진으로 남겨 두고 싶다며 다시 한 번 그림 그리는 시늉을 해 보라고
재연을 시킨 모습이랍니다~




그리하여 설계도를 보고 만든 블록집.




디테일이 놀라워요.
아이 아빠와 함께 카센터에 갔던 걸 기억하고 한 쪽에 차를 고치는 모습을 만들어 두었네요.


아이가 질문을 할 때 되도록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답을 해 주는 것이
아이를 창의적이고 지혜롭게 만든답니다.
저도 계속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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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나선 동네 산책 길~
오랫만에 비가 그쳐 보송보송 기분도 좋고 아이와 함께라 더 좋았던 그 날 저녁,
아이가 제 등 뒤를 바라 보며 크게 소리를 칩니다.


엄마!! 쟤가 나한테 인사를 해~
응? 뭐라고??
쟤가 나한테 안녕하고 인사를 한다고~
(동네니까 어린이집 친구를 만났겠거니 생각하고 무심코 고개를 돌리며)
누가?
쟤! 쟤가!!
...


저는 사람 좋은 웃음을 허허허 웃으며 다솔이를 향해 손을 흔드
경비원 할아버지와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답니다.
!!!!!!!!!!!!!!!!!!!!!!!!


다솔이 대신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하면서,
일부러 크게 다시금 (몇 번을 반복해서 가르쳤던 건데도 아직 개념 이해가 안 되나봐요~) 설명을 해 주었어요.
'너, 얘, 쟤'는 친구나 동생한테만 말하는 거고,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선생님, 아저씨, 아줌마한테는 쓰면 안 된다고
.
그냥 이름(지칭어를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유일하게 아빠와 삼촌, 다인이 이름은 압니다만...)으로 부르라고 말예요.




또 이런 일도 있었어요.
다솔이가 재밌게 알콩달콩 얘기를 하는 중이랍니다.


나 오늘 너 집에 가고 싶어.
왜???
니가 예쁘니까.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웃는 '너'는 바로 다솔이의 외할머니,
다솔이가 외갓집에 가고 싶다는 표현을 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아직 서툴어서 우리말을 배운지 얼마 안 돼 자꾸만 실수를 하는 외국 사람처럼
다솔이는 아직 높임말이나 언어의 체계를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서 난처한 경우도 종종 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다솔이의 언어 발달이 엄청난 수준이라서
저는 거의 매일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 있는데요~


<언어 관련 다른 글 보기>
28개월 다솔이는 언어 폭발 중! '아이가 말을 더듬어'도 염려 마세요.
http://hotsuda.com/1027


우리가 왜 자기의 이름을 부르며 말을 하는 어른을 유치하다고 말하는 줄 아세요?
예를 들면, 다 큰 어른이 '예슬이 배 고파, 예슬이 오늘 피곤해, 예슬이는 오빠를 좋아해'라는 말에
왜 손발이 오그라들고 머리카락이 쭈뼛 설까요?
아이들이 '나'의 개념을 가지기 전에 다른 사람이 이름으로 부르니까 당연히 자신을 지칭하는 말이 이름인 줄 알고,
다솔이 배고파, 다솔이 피곤해, 다솔이는 엄마를 좋아해~ 라고 하는 말을, 알 거 다 알아야 하는 어른이 따라 쓰고 있기 때문이지요.


다솔이도 말이 많이 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다솔이가~ 다솔이는~ 다솔이~ 다솔이....하더니
어느 순간 부터 '나'라는 말을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저는 깜짝 놀라서 칭찬을 해 주고, 다솔이가 '나'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가만히 들어 봤었는데요~
한참 동안이나 '할머니 나 집에 와, 나 장난감...' 등으로 '나'를 사용하던 다솔이가
'내 집'에서 '우리집'으로 점점 더 언어(모국어인 한국어)의 발달을 이룰 때 와우... 어찌나 신통방통한지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그 뿐인가요?
외국인들이 머리카락을 쥐어 뜯어며 어려워 하는 조사의 사용도 다솔이는 자유자재예요.


엄마, 나 먹고 싶어.
엄마, 다인이는 말고 나 안아 줬으면 좋겠어.
엄마, 자고 일어났더니 침대에 다인이랑 나랑 둘이 있었어.
... 거의 환상적이니 않나요?
(국문과 나온 엄마의 엉뚱한 환호.)


아이의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고 발달이 일어나는 순간도 감동적이지만,
언어가 자라고 어휘력이 늘어서 저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순간도 정말 감동적인 것 같아요.
최근 다솔이에게서 들은 가장 완벽했던 한 문장은요~
나는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아! ---캬~~ 기가 막힙니다.
기술 점수 100점에 예술 점수도 100점이에요.




한 편, 21개월 3살인 우리 다인이는요~
'엄마, 물 줘~' 3음절의 문장을 구사할 줄 아는데요~
(다른 말을 3음절로 말하는 것은 아직 한 번도 듣지 못했다는 것이 함정.)


보통 아이들이 돌이 지나면
엄마, 밥, 물, 집...등등 한 음절의 말을
두 돌이 지니면
'엄마, 물', '집 가', '맘마 줘' 등등의 두 음절의 말을,
세 돌이 지나야 3음절의 문장을 말할 줄 알게 된대요.


아이가 말이 늦다고 걱정할 필요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면,
곧 조잘조잘 귀가 따갑도록 엄마를 불러 대며 말을 쏟아 낼 때가 오겠죠.
둘째들은 그 날이 조금 더 빠를게 분명하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아이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언어 조합에 감탄을 하시고,
아이가 하는 참으로 듣기 좋은 말에 감동을 하시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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